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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24 사진의숲 트리엔날레’

가을은 수확의 계절, 문화 예술 분야도 마찬가지다. 가을밤 수필 낭독회가 열리고 독서 대전이 포항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열렸고 열리는 중이다. 사진을 찍는 사진가들도 이 가을을 풍성하게 전시회를 준비했다. 포항 양덕에 자리한 갤러리 상생에서 초대전으로 ‘2024 사진의숲 트리엔날레’를 준비했다. ‘사진의숲’은 2017년부터 포항, 경주, 안강, 영덕, 울진에서 활동하는 사진가들이 모여서 사진예술에 대해 고민하며 트리엔날레 전시로 관객과 소통하는 모임이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하는 전시는 갤러리 상생 1층과 2층 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참여작가로는 강철행 권기철 권영섭 김배근 김시태 김숙경 김주영 박영희 박성두 박태희 양순남 오연미 이한구이다. 1층 전시장은 사진예술의 대중적 접근성 확대를 위한 사진 마켓으로 꾸몄다. 작품의 구매 장벽을 허물고 사진예술에 대한 깊이와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그래서인지 전시회 시작하고 며칠 만에 방문객들이 전시를 보고 그 자리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현장에서 구매해 갔다. 빈자리에는 구매자가 사진에 대한 느낌과 사연을 적은 메모지를 붙여놓아 그 또한 전시의 일부분이 되었다. 김주영 작가의 사진을 사려고 했다가 완판이라는 소식에 축하의 말만 전했다. 1층 전시장이 허전해질수록 사진이 도착한 곳에서 더 빛날 것이다. 이번 사진 마켓이 사진예술을 소유하고, 가정에서 즐기는 문화가 자연스러워지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2층 전시장은 ‘사진의숲’ 기획전시 ‘현현하는 존재’로 꾸려졌다. 입구에서부터 돌에 새겨진 불상이 발밑에서 시작해 기둥까지 이어졌다. 벽에 액자로만 전시되었던 사진이 이렇게 자유로운 형식을 입고 있어서 사진을 더 자세히 보게 만든다. 동서남북에서 부처님을 지키는 형상이라는 설명을 들으니 오래된 탁본을 보는 느낌도 들었다. 여러 작가가 모여 ‘근원, 심연, 현상’의 원형질이 사유와 통찰을 통해 작가들이 어떻게 해석하는지 사진을 보며 관찰할 수 있다. 고정된 실체는 없다. 모든 것은 변해간다. 지금이라는 순간은 끊임없이 반복된다. 생성과 소멸, 반복의 순환을 거듭하는 지금을 규정한다는 것, 그 자체가 모순이다. ‘사진의 숲’ 사진가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지금을 ‘현현하는 존재’로 표상화했다. 입구 오른편은 바다를 찍은 사진들이다. 이한구 작가의 ‘어떤 것도 아닌, 그러나 그 어떤 것’은 카메라 셔터가 ‘찰’하고 ‘칵’하는 그사이를 표현했다. 반대편 창가에서 바라보면 창에 비친 관람자 또한 작품이 된다. 박영희 작가의 ‘일마레’는 이탈리아어로 바다란 뜻이다. 영화 ‘시월애’가 떠올라 작가가 우리에게 과거에서 보낸 편지처럼 느껴졌다. 박태희 작가의 ‘흔적의 소멸’은 나무 액자가 아닌 인화지 상자에 사진을 넣어 바닥에 전시했다. 언젠가 시골 폐교에 갔을 때,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교실 바닥에 놓인 초점이 흔들린 운동회 사진이 생각났다. 인화지 상자에 동료 사진작가들의 이름이 써 있어 그 또한 전시회의 주제인가 싶어 작가의 상상력이 어디까지일까 궁금했다. 식물의 안부를 묻는 김주영 작가의 사진을 보니, 전시장에 가며 들고 간 쑥부쟁이꽃 사진이 환하게 피어있어 더 반가웠다. 강철행 작가의 ‘진주의 상평상단’은 쓸쓸했고, 김숙경 작가의 ‘비나리’는 저절로 두 손을 모으게 했다. 작가 각자의 시선이 달라, 보는 맛이 있었다. 전시 기간은 10월 5∼17일이며 매주 월요일 휴관이고,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이다. 입장료 무료이니 풍성하게 시월을 보내려면 가까운 곳으로 전시장을 방문하면 좋은 날씨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2024-10-15

동물원 멸종위기종 10마리 중 6마리 ‘질병·사고’로 죽었다

전국 동물원에서 사육하고 있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 절반 이상(64%) 질병 등으로 폐사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상주ㆍ문경·사진)이 13일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동물원에서 총 4001마리의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이 폐사했다. 이 가운데 2563마리(64%)가 질병, 투쟁 등 자연사 외 원인으로 나타났으며, 자연사로 인한 폐사는 1438마리(36%)로 집계됐다. 폐사한 국제적 멸종위기종에는 반달가슴곰을 비롯해 오랑우탄, 알파카, 친칠라, 백공작, 구관조, 아누비스 개코원숭이, 망토원숭이, 작은발톱수달, 남아메리카물개, 장미앵무, 자카스펭귄 등 다양한 종이 포함돼 있다. 서울대공원과 에버랜드 동물원이 위치한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이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립생태원이 있는 충남이 그 뒤를 이었다. 경기도에서는 총 1303마리 중 916마리(70%)가, 충남에서는 총 880마리 중 728마리(83%)가 자연사 외 원인으로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제주(93%), 경북(88%), 경남(87%), 전남(86%)의 동물원에서는 자연사의 비중이 훨씬 높아 지역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임이자 의원은 “자연사 외의 원인으로 인한 폐사가 더 많다는 것은 동물원 보호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증명”이라며 “관련 기관들은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한 종합적인 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자연사 외 폐사율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2024-10-14

‘안전조치 미흡’ 근로자 사망사고 업체대표 실형

공사현장에 안전조치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근로자가 작업 도중 토사에 깔려 숨진 사건과 관련, 법원이 해당 건설업체 대표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14일 대구지법 형사5단독(안경록 부장판사)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60)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A씨의 회사에는 업무상과실치사혐의로 1500만원의 벌금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8일쯤 경북 영천시 망정동에 위치한 상수도 시설 개설공사현장에서 피해자 등 근로자들에게 굴착을 한 후 상수도 배관 설치 작업을 지시했다. 해당 현장은 안전조치를 위해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 및 작업계획서 작성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굴착면의 기울기 기준도 맞추지 않았다. 또한, 토석 낙하의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도 흙막이 지보공도 설치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A씨는 피해자 B씨에게 일을 진행하게 했고, 이날 오전 11시 25분쯤 피해자 B씨는 지하 2.5m 깊이의 굴착면에서 상수도관 연결 작업을 하던 도중 측면에서 붕괴한 토사에 맞고 매물됐다. B씨는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사망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안전조치 의무 또는 업무상 주의의무의 위반 정도가 가볍지 않으며, 피해자의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다만, 소규모 회사를 운영하면서 관급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안전조치를 충분히 이행하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었고, A씨가 책임을 인정하며 사고 수습을 위해 노력했던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A씨가 대표자인 회사는 위반행위 정도와 경위, 피고인의 조직 형태와 영업 규모 등 제반 양형 조건을 종합해 벌금액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10-14

3억대 위조지폐 유통한 20대 총책 검거

서울, 경북 구미·안동 등지에서 수억원 상당의 위조지폐를 제작해 유통한 조직 총책이 필리핀에서 붙잡혔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통화위조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올해 초 3억7230만원 상당의 5만원권 위조지폐를 컬러프린트로 만들어 마약 구매 등 불법 거래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 광고를 올려 미성년자 등에게 위조지폐를 판매하기도 했다. 5만원권 위조지폐 한장당 판매 가격은 2500∼3500원가량으로 모두 1000매가량을 판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 1월 구미에서 유통한 위조지폐를 사용하던 학생들이 경찰에 붙잡혀 처음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유통된 위조지폐 일련번호를 추적하는 등 수사를 통해 이들이 구미, 안동, 서울 등 전국에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파악했다. A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 2월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고 필리핀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지난 추석 연휴 때 국내로 송환됐고 공범 21명은 지난 5월 검찰에 넘겨진 상태다. 김동욱 구미경찰서장은 “화폐 위조범들이 주로 모텔, 목욕탕, 재래시장 등을 피해 대상으로 삼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지영 인턴기자 thepen02@kbmaeil.com

2024-10-14

“안전한 탐방 위해 ‘야생동물 거리두기’ 하세요”

청송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안호경)는 최근 탐방객이 집중되는 가을철을 맞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예방과 야생동물 매개질병으로부터 안전한 탐방문화 조성을 위해 ‘야생동물 거리두기’ 캠페인을 실시했다. 10~11월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쯔쯔가무시증 등 야생동물 매개질병이 자주 발생하는 시기이며 최근까지도 청송군 일원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야생멧돼지가 발견되는 등 매개질병 감염과 ASF 확산과 예방을 위한 탐방객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때이다. 주왕산공원사무소는 캠페인에 참여한 500여 명의 탐방객을 대상으로 홍보물을 배포하고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로써 야생동물 질병에 대한 탐방객의 이해를 돕고 멧돼지 폐사체 신고요령과 가을철 안전한 산행요령 등 탐방객 행동수칙을 집중 홍보했다. 탐방객 행동수칙으로는 폐사체 발견시 신고하기, 야생동물과 접촉하거나 먹이주지 않기, 음식물쓰레기 버리지 않기, 기피제 사용하기, 지정된 탐방로만 이용하기, 풀숲에 그냥 앉지 않기, 반려동물 데려오지 않기 등이 있다. 우병웅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국립공원 탐방시 야생동물 거리두기 실천을 통해 사람과 동물 모두가 안전한 국립공원이 될 수 있도록 탐방객들이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2024-10-14

40대 이상 기술창업 증가세… 지역 시니어 지원 강화해야

40대 이상의 기술 창업이 증가하는 가운데, 지역 내 시니어 기술 창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술 창업은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조업 및 지식 기반 서비스업 창업으로,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력이 높아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베이비부머의 지역 내 고부가가치 창업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기술 창업을 지역으로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증가시키고 지역 산업 생태계의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가 2016~2023년까지 국내 창업 동향을 분석한 결과, 40대와 50대, 60대 이상의 기술 창업 비중이 각각 3.0%포인트, 3.8%포인트, 2.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와 같은 증가세가 학력 수준과 전문성이 높아진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4∼1974년생)가 산업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부가가치 창업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국내 기술 창업 건수는 2016년 19만 674건에서 2023년 22만 1436건으로 8년 동안 16.1%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의 기술 창업은 같은 기간 11만 254건에서 13만 5042건으로 22.5% 증가하며 전체 기술 창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7.8%에서 61.0%로 확대됐다. 반면 비수도권은 8만 420건에서 8만 6394건으로 7.4% 증가에 그쳤으며, 비중은 42.2%에서 39.0%로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의 기술 창업 비중은 2016년 27.5%에서 2023년 31.6%로 4.1%포인트 증가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인천도 같은 기간 5.1%에서 5.8%로 0.7%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서울은 25.3%에서 23.7%로 1.6%포인트 감소했으며, 이는 경기·인천·충남 등 인근 지역으로 창업이 이동한 결과로 해석된다. 경남의 기술 창업 비중은 2016년 7.0%에서 2023년 5.2%로 1.8%포인트 하락하며 전국 17개 광역 시도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경북(0.7%포인트↓), 부산·대구(0.5%포인트↓), 울산(0.4%포인트↓)서도 기술 창업 비중이 줄었다. /단정민기자

2024-10-14

10분 기다려도 배차 못받고… 기사가 먼저 호출 취소

포항시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를 목표로 출시한 타보소 택시 앱이 출시 한 달을 맞이했으나, 이용자와 택시 기사 모두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타보소 택시 앱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택시업계의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도입된 서비스로, 포항사랑상품권과 연계한 결제 편의성 제공을 핵심 기능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실제 서비스 도입 후 발생한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일 가을비가 내리던 저녁, 기자가 직접 타보소 택시를 호출해 봤다. 경쟁 앱인 카카오택시의 경우 5분 이내에 호출이 잡히는 데 반해 타보소 택시는 10분을 기다려도 배차를 받을 수 없었다. 대기 시간은 17분에서 28분으로 계속 늘어났다. 조금 더 기다리면 택시를 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기사가 호출을 취소해 결국 택시를 이용하지 못했다. 출근길 타보소 택시를 호출한 직장인 김 씨(20대)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녀는 “배차 후 예상 도착 시간이 짧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더 오래 걸렸다”며 “출근 시간에 맞추기 위해 택시를 호출했으나, 예상 도착 시간이 계속 늘어나 초조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이용자 최 씨(50대)는 앱의 위치 인식 문제로 겪은 불편을 털어놨다. 그는 “영일대에 있는 식당 앞으로 택시를 호출했지만, 택시는 식당을 한참 지나친 뒤에야 도착했다”며 “결국 택시 기사로부터 전화가 와 위치를 다시 설명해야 했다”고 전했다. 불편은 승객들만 겪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기사들 또한 타보소 택시 기사용 앱 사용에 있어 여러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택시 기사 이 씨(50대)는 “자동 결제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직접 결제해야 하거나, 미터기 금액을 수기로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앱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결제 시스템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또 다른 기사 박 씨(60대)도 “기사용 앱의 잦은 오류로 인해 정상적인 운행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타보소 택시 앱의 이용 현황을 살펴보면, 서비스의 문제점은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지난 3일 기준, 총 호출 건수는 약 240건, 그중 주행 완료된 건수는 약 130건에 그쳤다. 나머지 약 110건은 호출이 취소됐다. 콜 취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앱 오류, 날씨 악화, 기사들의 호출 거부 등이 꼽혔다. 이처럼 높은 취소율은 택시 공급 부족도 한몫하고 있다. 현재 타보소 택시에 등록된 택시는 개인택시 875대, 법인택시 70대에 불과해 총 1만2000명의 가입자 수를 감안했을 때 기사들이 호출을 거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제 문제도 타보소 택시 앱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포항사랑카드로 결제 시 카드 발급 정보 인증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간편 결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구은행과 협력하고 있지만, 결제 과정이 복잡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홍보 부족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택시 래핑 차량이 가장 효과적인 홍보 수단으로 꼽히고 있으나, 현재 타보소 택시 문구가 래핑된 차량은 10대 이하에 불과하다. 포항시 관계자는 “택시 기사와 승객들로부터 접수된 불편 사항을 바탕으로 주기적인 앱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앱의 안정성과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보완을 꾸준히 이어가겠다. 이를 통해 포항시의 모빌리티 서비스가 더 많은 이들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타보소에 가입되지 않은 약 600대의 택시를 대상으로 10월 내 가입을 유도할 계획이며, 택시 기사들을 위한 추가 교육을 실시해 앱 사용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겠다. 국토부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 예산을 활용한 10% 마일리지 적립 프로모션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보와 관련해서는 “광고 효과가 가장 큰 수단은 차량 래핑이라 판단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500대 이상의 택시를 래핑할 계획이다. 타보소 택시 서비스를 더 널리 알리고 시민들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10-13

“중도해지 안 되네” 넷플릭스·쿠팡· ‘배짱 영업’

국내 주요 OTT 서비스들이 사실상 유료 고객의 중도해지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도해지권이란 소비자가 다음 결제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언제든지 서비스를 중단하고 일부 환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한국소비자원과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실이 올해 2월 말부터 6월까지 △유튜브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등 6개 OTT 사업자의 약관과 서비스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OTT 서비스들이 중도해지 기능을 갖추고 있으나 이를 소비자에게 명확히 안내하지 않고, 과정도 일반해지와 달리 복잡하다. 예를 들어 대다수의 OTT 서비스는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해지를 신청할 경우 별 다른 중도해지로 인한 환불 조치에 대한 설명 없이 다음 결제일까지 서비스를 유지한 뒤 환불 없이 계약을 종료한다. 또 만약 소비자가 중도해지로 잔여 이용료를 환불받으려면 본사 상담원을 통한 전화나 채팅 상담 절차가 필요하다.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는 중도해지가 아예 불가능하다. 넷플릭스는 일반해지만 가능했다. 한 번 구독하면 다음 결제일까지는 무조건 구독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쿠팡플레이는 현재 이커머스 플랫폼인 쿠팡의 유료 서비스(와우 회원)과 결합돼 있어 쿠팡플레이만 단독 해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쿠팡플레이만 따로 떼서 일반·중도해지가 모두 불가능한 셈이다. 소비자원이 최근 3년간(2021~2023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OTT 관련 상담 1166건을 분석한 결과, 계약 해제·해지 및 위약금 관련 문의가 전체의 47%(344건)로 가장 많았고 부당 요금 결제나 구독료 중복 청구 관련 문의가 28.9%(211건)로 뒤를 이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도해지권 보장 및 안내 강화 △과오납금 환불 보장 및 약관 개선 △소비자 피해보상 기준 구체화 △할인 요금제 도입 검토 등을 OTT 사업자들에게 권고했다. /성지영 인턴기자 thepen02@kbmaeil.com

2024-10-13

불법 입양 신생아 숨지자 암매장한 남녀 징역 5∼7년 선고

불법 입양한 신생아를 방치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된 20·30대 남녀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11일 대구지법 형사11부(이종길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3·여)와 B씨(29)씨 등 2명에게 징역 5∼7년을 선고했다. 또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각 40시간씩 이수와 5∼7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날 피해 여아를 A씨 등에게 넘긴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30대 친모 C씨씨에게도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및 5년간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A씨와 B씨 등 2명은 지난해 2월 24일 사회관계망 서비스 오픈채팅방에서 알게 된 C씨로부터 생후 7일 된 여아를 불법으로 입양했다. 피해 여아는 A씨 등이 거주하는 경기도 동두천에 있는 집에 도착한 이튿날부터 제대로 호흡하지 못하는 이상 증세를 보였다. 하지만, 여아는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됐고 열흘 뒤인 3월 7일 오전에는 숨을 쉬지 않는 상태로 발견됐다. 그러나 A씨는 119에 이러한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채 인터넷에서 검색한 심장마사지·가래침 제거 등 조치를 했고, 피해 여아는 결국 사망했다. A씨는 여아 시신을 평소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의 장례를 위해 구입해 놓은 나무관에 담아 보관하다가 이틀 뒤인 9일 경기도 포천에 있는 친척 집 인근 나무 아래에 암매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모 C씨 역시 A·B씨 등 2명이 피해 여아 시신을 암매장한 직후 휴대전화 문자로 이러한 사실을 알렸음에도 수사당국 등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씨는 또 피해 여아를 불법으로 A씨 등에게 입양시킨 후에도 관할 당국에 거짓으로 사회보장급여 신청서를 제출해 990만원가량의 양육·아동수당을 지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재판 과정에서 B씨 측은 피해 여아 암매장에 가담한 사실을 제외한 나머지 혐의들을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B씨가 A씨 집에서 동거하며 피해 아동 물품 구입 비용을 부담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보호자 지위’에 있었다고 판단하며 암매장 가담 외 범행에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아무런 의사 능력이 없는 피해 아동에게 저지른 범행 수법과 경위 등을 볼 때 죄질이 좋지 않아 엄벌이 필요하다”며 “다만 계획적으로 피해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며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A씨와 B씨의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또 친모 C씨에 대해 “적법한 절차 없이 양육 환경도 확인하지 않은 채 딸을 (A씨 등에) 입양시키고 피해 아동 시체 유기에도 동의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면서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입양을 선택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10-11

경북경찰청, 어르신 보행용 전동휠체어 ‘안전 깃발’ 달아주기

경북경찰청이 최근 어르신들의 이동 수단 중 하나인 보행용 의자차(전동휠체어) 이용 증가에 따라, 어르신들의 교통안전을 위해 전국 최초로 보행용 의자차 안전 깃발 달아주기 운동을 실시한다. 11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보행용 의자차는 특성상 도로 시설물에 가리거나 자동차 사각지대에 놓여 교통사고 위험성이 높은 편으로, 어르신 교통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자 경북경찰청과 경북도, 자치경찰위원회, TS교통안전공단이 힘을 모아 안전 깃발을 제작해 배부하고 있다. 안전 깃발은 170cm 깃발 봉에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 노란 깃발과 안전 경고등을 부착한 것으로, 주․야간 도로 위 시인성 확보에 용이해 교통사고예방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경찰청은 대한노인회 행복선생님과 협업해 찾아가는 교통안전교육 실시, 유관기관 합동 장날 교통안전 캠페인 전개, 자치경찰위원회 협업 어르신 안전보행 5원칙이 담긴 ‘구구팔팔! 구구안전!’ 홍보영상을 제작하는 등 어르신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다양한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어르신들의 주요 이동 수단인 보행용 의자차의 안전을 위해 다각적인 홍보활동을 펼쳐 교통사고 예방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10-11

경주디아너스 회원그린피 5000원 인상으로 갈등 일단락

경주 소재 '블루원 디아너스CC(27홀)’ 회사 측과 회원 간에 팽팽한 줄 당기기를 했던 그린피는 5,000원 인상으로 타결됐다. 당초 이 골프장을 매입한 강동씨앤엘(고려시멘트) 측은 인수하자마자 비용과 물가상승 등의 이유로 그린피를 4만원에서 50% 인상(2만원)한 6만원으로 올리면서 회원들이 거세게 반발해 왔다.  소송으로까지 비화됐던 양측 갈등은 지난 7일 개최된 운영위원회에서 회원, 준회원 공히 그린피 5000원 인상으로 일단락됐다. 이 합의안은 8일부터 시행하며 지난 9월 1일부터 받았던 인상요금은 환불키로 하고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한편 이 골프장은 비회원들의 주말 이용료는 기존 25만에서 2만원 올려 27만원을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카트비용을 포함하면 29만5000원이 된다. 주중이용료도 220,000원에서 24만원으로 2만원 인상됐다. 이는 경북도내 골프장 중에서 가장 비싸고 수도권에서도 상위클래스다.  골프장 관계자는 "비회원 이용료는 픽스된 것이 아니라 시간대, 계절별로 다소 탄력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골프장은 현재 일반 회원권이 2억8000여 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강동씨앤엘은 지난 8월 태영그룹 계열사 블루원이 보유하고 있던  ‘블루원 디아너스CC’ 를 비롯 워터파크, 룩스타워(복합문화공간) 사업의 자산과 부채, 계약, 인력 등 영업 일체를 1320억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인수했다. /황성호 기자

2024-10-11

최근 5년간 스미싱 발생건수 8배, 피해액 36배 증가

#1. A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송한 증명서발급 사실 여부 문자를 받고 하단의 URL을 클릭했다가 악성앱이 설치돼 개인정보 탈취와 소액결제 피해를 입었다. #2. B씨는 ‘저희 결혼식에 초대합니다~ 꼭 참석하시길 바랍니다‘ ‘[모바일] 청첩장 시간 7/8(토)AM 11:00 결혼식에 오세요’ 내용의 문자를 받고 하단의 URL이 예식장 위치라 생각하고 클릭했다가 스미싱 피해를 당했다. 정부 당국의 불법스팸에 대한 규제 강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스미싱(문자 결제사기) 피해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이상휘 국회의원(포항남·울릉)은 10일 한국인터넷진흥원(이하 KISA) 국정감사에서 스미싱 범죄가 최근 5년간 발생건수는 8배, 피해금액은 36배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KISA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스미싱 범죄 발생건수와 피해금액은 △2019년 207건, 4억원 △2020년 822건, 11억원 △2021년 1336건, 50억원 △2022년 799건, 41억원 △2023년 1673건, 144억원으로 최근 5년간 발생건수는 8배, 피해금액은 36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스미싱(Smishing)범죄는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로 문자메시지내 인터넷주소 클릭하면 악성코드가 스마트폰에 설치되어 피해자가 모르는 사이에 소액결제피해 또는 개인·금융정보 탈취하는 신종 범죄이다. KISA는 보이스피싱·스미싱 등 피싱을 목적으로 거짓표시한 전화번호를 확인 및 정지하고, 유포된 스미싱 문자에 포함된 피싱사이트 접속 및 악성앱 유포 인터넷주소(URL)를 분석 및 차단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스미싱 대응현황을 살펴보면, 스미싱문자 탐지 건수는 △2020년 95만843건 △2021년 20만2276건 △2022년 3만7122건 △2023년 50만3300건 △2024년 8월까지 109만2838건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피해가 급증하는 이유는 특히 국민들이 속기 쉽도록 공공기관, 지인 등을 사칭하는 문자 발송 비중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문자사기 현황을 보면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유형이 합계 116만여건(71%)에 이르고 청첩장·부고장 등 지인 사칭형도 27만여건(16.8%)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주식·가상자산 투자 유도, 상품권 지급 등 투자·상품권 사칭형이 2만여건(1.3%)으로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이상휘 의원은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스미싱도 함께 진화하며 피해자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카카오, 텔레그램 메신저앱으로 유도해 금전이나 금융거래 정보 등을 요구하는 메신저 피싱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데 KISA의 대책은 아직 문자메세지에 국한되어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용자가 스미싱으로 의심되는 악성 링크를 직접 신고하는 방식은 예방이 아닌 피해 신고로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면서 “최근 카카오톡에 신고채널처럼 민간 플랫폼사와의 협의를 통해 국민들이 쉽게 스미싱 신고할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대응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문자사기 의심 문자를 수신했거나 악성 앱 감염 등이 의심되는 경우 보이스피싱지킴이에 신고하거나, KISA가 운영하는 국번없이 118 상담센터에 연락하면 24시간 무료로 상담 받을 수 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4-10-10

에코프로 사칭 사이트 ‘또’ 투자자 각별한 주의 필요

에코프로가 10일 ‘에코프로 반대매매 물량 신청 허위 사이트’가 개설돼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허위 사이트는 ‘https://www.ecopro-main-trade.com’이라는 도메인으로 투자자를 유인하고 있다. 에코프로 공식 CI, CEO 메시지, 회사현황표, 최근 뉴스 내용 등도 불법적으로 도용했다. 해당 사이트는 ‘반대매매 물량 신청’ 목적으로 이름과 전화번호 등의 개인정보 입력을 유도하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해당 번호로 개인 계좌번호를 요구하는 전화가 오는 구조다. 반대매매 물량을 1주당 5만4000원으로 명시하고 선착순 물량이 소진 시 마감된다는 내용의 허위 내용을 게재했다. 에코프로는 해당 피싱 사이트로 인한 회사 이미지 훼손 및 투자자 피해 예방,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 및 경찰에 신고를 완료했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10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을 앞두고 비슷한 형태의 불법 사이트가 개설되자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고 경찰 사이버수사대와 금융위원회 등 관련 당국에 해당 사기 관련 내용을 신고한 바 있다. 지난 7월에도 공급물량 신청 명목으로 개인정보 입력을 유도하는 에코프로 사칭 피싱 사이트가 생기자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고 유의를 당부한 바 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4-10-10

숲뷰 호수뷰의 북카페 ‘지관서가’

산책하기 좋은 공원이라 해서 울산 송정박상진호수공원을 찾았다. 산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몇 걸음 오르자 푸른 호수가 일행을 맞았다. 호수 주변으로 산책로를 만들어 한 바퀴 휘돌아 볼 수 있다. 다만 지금은 산책로 보수 공사로 12월까지 산책로 많은 부분 출입을 통제 중이다. 뷰 좋은 입구에 북카페가 섰다. ‘지관서가’, 2층에 화장실이 공원 방문객들이 이용 가능하다 해서 올라가니 창밖으로 보이는 호수풍경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호수 뒤로 단풍이 유명한 무룡산이 보이고, 아름다운 경치를 읽는지 펼친 책을 보는지 모를 사람들로 창가 자리는 이미 만원이다. 서가는 문서나 책 따위를 얹어 두거나 꽂아 두도록 만든 선반이라는 뜻인데, 그 뜻에 맞게 북카페 벽은 책이 가득하다. 도서관이라 해도 될 분위기다. 커피부터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를 주문해서 먹을 수 있지만 책만 읽어도 좋다고 했다. 서가 앞 벤치에 동상이 보였다. 누군가의 이름을 공원 이름으로 지었다니 어떤 분일까 궁금했다. 박상진 의사(1884~1921)는 울산 송정동에서 태어나 의병장 허위의 문하와 양정의숙에서 수학하고 1915년 광복회를 조직해 총사령에 추대됐다. 광복회는 국권 회복을 위해 무장투쟁을 전개하고 되찾은 나라에서는 공화제 정치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던 독립운동단체였다. 그러나 박 의사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1918년 일경에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고 1921년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정부는 박 의사의 공훈을 기려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중구 학성공원에 광복회 총사령 박상진의사 추모비가 세워져 있고 남구 문화공원에 박상진 의사 동상이 있다. 지관서가(止觀書架)는 인문학 재단법인 플라톤 아카데미가 기획하고, SK가 재원을 제공하며, 지방자치단체가 공공 공간을 제공해 탄생한 복합 인문·문화공간이다. 2021년 4월 울산대공원을 시작으로 장생포, 선암호수공원, 유니스트, 울산시립미술관, 박상진호수공원, 여주 여백서원 괴테마을에 지관서가를 열었다. ‘멈추어 바라봄’을 뜻하는 ‘지관止觀’은 지관서가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분주하게 달리던 몸과 마음을 잠시 멈추고 止, 나와 세상의 전체를 깊이 바라보는 觀은 인문학의 성찰을 통해 우리 삶을 더 행복하게 변화시키려는 플라톤 아카데미의 근본 목표이기도 하다. (재)플라톤 아카데미는 우리가 성찰해야 할 핵심적인 주제들을 ‘인생의 테마’로 설정하고, 이를 깊이 있게 탐구해 왔다. 지관서가는 ‘인생의 테마’들을 ‘북 큐레이션’(book curation)의 주제로 삼는 것은 물론, 만남과 소통을 통해 함께 이를 나누려 한다. 이미 ‘관계’(울산대공원), ‘일’(장생포), ‘나이듦’(선암호수공원), ‘명상’(유니스트), ‘아름다움’(울산시립미술관), ‘영감’(박상진호수공원), ‘극복’(괴테마을)을 공간의 핵심 주제로 구현했고, 향후 가치, 몸, 쉼, 건강, 사랑과 같은 키워드들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미 울산 내에서는 명소로 자리를 제대로 잡은 북카페 지관서가는 공간은 공공단체가 제공하지만 한 곳당 5억 원가량 투입되는 조성 비용은 SK 케미칼이 부담, 운영은 전적으로 공공단체에 맡겼다. 서울대 인문확산센터와 인문360이 도서 큐레이션과 콘텐츠 제작에 참여했으며, 건축사무소 리옹이 공간을 디자인했다. 휠체어나 유모차 역시 이용하기에 무리가 없는 구조로 만들었다. 평소 인문 정신에 관심이 많았던 SK케미칼이 고향과도 다름없는 울산에서 시작하게 되었고, 전국을 대상으로 100여 곳에 만들 것을 구상 중이다. 실제로 안동시와 수원에도 지관서가가 생길 예정이라는 반가운 소식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0-10

우리가 박물관을 가야 하는 이유

며칠 전, 중간고사를 마친 아이와 경주국립박물관을 찾았다. 박물관은 그 인기를 실감하듯 오후 늦은 시간임에도 외국인들과 연휴를 맞은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함께 뒤섞여 있었다. 첫 번째로 들른 곳은 야외에 전시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성덕대왕신종이었다. 삼삼오오 모여있는 가족들 사이로 마침 녹음된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종소리는 박물관을 넘어 서라벌 경주를 온전히 감쌌다. 다음은 박물관의 중심인 신라역사관이다. 계단을 통해 올라온 우리에게 역사관은 4개의 전시실로 우리를 맞았다. 함께 간 아이는 어렸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새로운 느낌이라며 반가워했다. 신라역사관은 신라의 성장과 전성기 그리고 신라 시대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전시실에서 만난 토우 장식 항아리, 황금 보검과 유리잔, 임신서기석, 신라의 미소인 수막새, 금관 등을 보는 동안 우리는 ‘신라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는 것 같아’라는 생각이 스쳤다. 유물 중 임신서기석은 예상외로 작은 크기에 놀랐다. 비문의 내용은 그 시절 청소년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자는 내용의 서약서인데 아이가 역사책에도 나오는 거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라의 미소인 수막새 옆에서 아이는 미소를 따라 사진도 찍었다. 황금 보검과 유리잔은 신라가 교류의 흔적을 보여주는 유물인데 아쉽게도 지금은 영국으로 가 있어 사진으로만 볼 수 있었다. 이어서 이차돈의 순교비가 있는 신라미술관, 목간을 볼 수 있는 월지관, 특별 전시실 등 우리가 모르는 경주를 알기에 안성맞춤인 곳이 바로 경주국립박물관이다. 이처럼 박물관은 우리들에게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가지고 그 시대의 세밀한 역사를 보여주고 현재의 모습에서 흐름을 짚어 볼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술관과의 경계도 옅어지고 있다. 우리가 박물관을 바라볼 때 박물관은 세 가지의 큰 기능을 하고 있다. 수집과 보존, 전시의 기능, 교육의 기능이 그것이다. 박물관은 각 유물과 사료들이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도록 보존하고 연구한다. 그리고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자료들을 새롭게 알아내고 지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시간을 내어 우리가 박물관을 방문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전시의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수집하고 보존하는 작품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다면 그 의미는 희석되기 쉽다. 박물관에서는 자신들이 모은 각종 자료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기능을 하고 있다. 박물관에서의 교육의 기능은 관람객과 참여자들을 체험과 교육을 통해 각각의 박물관이 지켜오는 자료들의 가치를 전파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전문인력을 양성하기도 하고 앞으로의 연구가 이어져 나갈 수 있도록 한다. 예전과 비교해서 좀 더 폐쇄적이었던 박물관의 이런 기능들이 지금은 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더욱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히 전시나 교육을 뛰어넘어 새로운 문화 활동의 시발점으로서 역할을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연스레 멀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를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게 하는 것이다. 전국을 다니며 한국사 강연을 하는 ‘큰별쌤’ 최태성 강사는 “역사책이나 교과서에 실린 확대된 유물 사진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직접 보고 손으로 만져보는 경험과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우리가 박물관에 가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0-10

가을은 힐링의 계절

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청명한 하늘은 높고 풍부한 먹을거리는 말을 살찌운다. 선선한 바람과 황금 들녘은 풍요로움과 여유를 선사한다. 책을 읽기에도 좋은 독서의 계절. 그러나 책을 들고 있기에는 이 가을, 축제가 너무 많다.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비롯하여 부조장터 문화축제, 포항운하축제, 힐링필링포항철길숲 야행, 포은문화축제에 반려동물 문화축제까지 포항은 물론 전국 각 지역마다 무른 여름날 소나기 쏟아지듯 많은 축제가 열리고 있다. 잠시 책을 내려놓은 사람들은 우리 지역 축제는 물론 타 지역 곳곳에서 열리는 ‘가을꽃 축제’를 놓칠세라 전국을 분주히 오간다. 포항이 가지는 철강도시라는 차가운 이미지에 용광로를 대신하는 다양한 문화예술이 스며들어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그래서인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면 시민을 위한 문화콘텐츠가 무료이거나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정말 많다. 하물며 쉽게 접할 수 없고 다시 보기 힘든 ‘백남준 특별전’도 2010년 포항시립미술관에 무료로 전시되었다. 효자 호텔영일대 갤러리웰에서도 1년 내내 상시 다양한 작가들이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 또한 무료다. 게다가 지금 10월은 축제의 달이다. 많은 가을 축제 틈새, 효자아트홀에서 ‘제24회 포항바다국제연극제’가 상연되고 있다. 개막작 ‘배비장전’을 시작으로 ‘내 웨딩케이크는 누가 먹어버렸나’ ‘손님(客)’ 그리고 폐막작으로 ‘의자는 잘못 없다’를 10월 2~11일까지 시차를 두고 4편의 연극이 공연된다. 3편의 연극을 꼬박꼬박 충실한 관객이 되어 배우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이제 폐막작 1편을 남겨두고 있다. ‘배비장전’은 구전으로 내려오는 우리의 전통 판소리를 조선 후기에 소설로 정리한 작품으로 원작이 가지는 지배계급의 위선을 현 정치인들의 이중인격적인 모습에 빗대어 해학적으로 풍자한다. ‘내 웨딩케이크는 누가 먹어버렸나’는 중년 부부와 노년 부부의 에피소드. 진정한 사랑에 대한 고찰로 상대를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코믹하면서도 가슴 찡한 이야기로 관객과 함께 울고 웃으며 공감한다. ‘손님(客)’은 알베르 카뮈의 ‘오해’를 원작으로 한일합방 직전 조선의 인적 뜸한 어느 깊은 산중 강가 주막을 배경으로 각색해 인간의 욕망의 끝은 어디인가? 라는 명제를 던진다. 연극 4편 모두 무료다. 이렇게 좋은 작품들이 무료인데도 관객이 많지 않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홍보 부족인가? 관심 부족인가? 문화를 즐긴다는 것은 곧 마음의 여유다. 가을만큼이나 삶에 풍요와 여유를 준다. 영원히 타오를 것 같던 ‘불의 공원’ 불이 매장된 가스 소진으로 어느 날 맥없이 꺼져버렸다. 자연은 순리를 따르고 인간은 이에 순응한다. 비록 불은 꺼졌지만 사람들 마음에 불의 공원이라는 정체성은 그대로 남아 철길숲 공원은 연일 이어지는 가을 축제로 분주히 아쉬움을 달랜다. 내 마음대로 살아지지 않는 삶은 늘 걱정을 동반하고 그런 마음을 다스리고자 무던히도 노력하며 살아간다. 그 속에서 무대 위 배우들의 역설적인 해학과 웃음을 관객이 되어 함께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질감을 벗어나 공감으로 다가오고 내 삶을 공유하며 ‘사는 건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에 위안과 함께 잠시나마 마음에 평안이 깃든다. 이 가을, 시간이 허락한다면 책을 잠시 내려놓고 가을 힐링 축제를 찾아서 양껏 즐겨보자.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