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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엔딩은 ‘봉화 물야저수지’에서

류중천 시민기자
등록일 2025-04-17 09:35 게재일 2025-04-1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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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물야저수지 벚꽃길.

물결처럼 꽃잎이 흐르는 선달산과 옥석산 계곡 물야저수지의 벚꽃길. 전국적으로 벚꽃은 피고 명소도 많다. 하지만, 이곳 벚꽃길이 다른 명소보다 특별한 이유는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늦게 꽆이 피고 진다는 것이다.

올해 벚꽃 엔딩축제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경북의 산불로 축제는 취소되었어도 벚꽃은 피고 여전히 찾는 사람이 많다. 올해 마지막 벚꽃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봉화 물야저수지 벚꽃길을 추천한다.

선달산(1239m) 옥석산(1244m) 문수산(1207m)의 맑은 계곡물이 모였고 저수지 상류 쪽에 조선시대 약수대회에서 최고의 약수로 선정된 오전 약수 관광지가 있는 곳이다.

또한, 물야저수지 벚꽃길은 소백산자락길 10구간, 동서트레일 46-3구간, 외씨버선길 10길 약수탕길이기도 해 아름다운 경치와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고개 하나 넘으면 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자리 잡고 있으며, 주변에는 ‘춘향전’ 이몽룡의 생가 계서당과 축서사가 있다.

저수지를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의 속삭임은 계곡 바람을 타고 그윽한 봄의 향기가 되어 흩날린다. 떨어진 벚꽃이 수면에 떠다니는 낭만적인 풍경으로 사람들을 매혹한다.

이른 아침 차디찬 기온이 잔잔한 저수지 물 위로 내려앉아 신비로운 아침 안개를 가득 피워내며 감동적인 풍경을 만들어 내고, 물안개가 피어오른 아침은 푸른 물과 벚꽃이 어우러진 조화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봉화는 남한의 시베리아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춥고 봄이 더디 온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늦게 핀 봉화 벚꽃은 마지막 벚꽃 황홀경에 빠지고 싶은 상춘객을 기다리고 있다. 봉화는 봄도 늦고 꽃도 늦게 핀다. 전국의 수많은 벚꽃 명소들이 엔딩을 맞이한 다음 비로소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물야저수지 벚꽃은 전국에서 가장 늦게 피는 벚꽃이다.

풍경에 넋을 놓고 걷기 좋은 벚꽃길, 활짝 핀 벚꽃이 잘 우러난 꽃차의 향기만큼 진해서 가슴 깊은 곳까지 후련해지고 상쾌해지는 벚꽃 엔딩은 바로 이곳이다. 저수지 주변은 여유로운 산골로 번잡하지 않고 군데군데 의자와 정자가 있으며 주차장 공간도 넓다. 벚꽃길을 걷다 보면 보부상 위령비가 있고 위령비에서 생달마을 쪽 길에 정자와 작은 공원도 조성되어 있다.

이 공원에는 보부상 이야기가 간단하게 소개돼 있다. 이 저수지는 애전마을이 있던 곳으로 보부상들의 집단 거주지였으며, 임방이 있던 지역이었으나 저수지 공사로 수몰되고 지금은 역사로 남아 있다.

애전 보부상들은 홀아비로 살다가 처자식이 없으니 많은 전답을 마을에 남기고 돌아가셨고 후세가 기억하는 11분의 이름이 위령비로 전하고 있다. 매년 10월 셋째 주 토요일에는 위령제를 지내고 축제도 개최한다.

벚꽃길 바로 위는 오전약수터로 볼거리와 먹을거리도 많다. 맛집으로 약수 백숙, 송어횟집, 화덕피자가 유명해 다른 지역에서도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빼어난 산과 계곡 그리고 저수지가 어우러지고, 수변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벚꽃을 볼 수 있는 봉화 물야저수지 벚꽃길에서 추억을 만들어보길 권한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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