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남구 대잠동 일원에서 추진 중인 ‘상생공원 조성사업’을 둘러싸고 공공성 훼손과 특혜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 휴식 공간 확충이라는 취지와 달리, 대규모 아파트 공급을 위한 수익 사업이 본질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이라는 제도를 활용했지만, 그 운영 방식과 정보 비공개로 인해 사업의 정당성과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 사라진 공공성, 콘크리트로 채워진 공간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 사업자가 공원 부지 전체를 매입해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기부채납하고, 나머지 30% 범위에서 비공원시설을 설치해 사업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다. 장기 미집행 공원을 해소하고 녹지를 보전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상생공원 대상지는 도심 인접 개발 가능 부지를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어, 순수한 녹지 보전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원 조성 과정에서 대규모 토목 공사가 병행되면서 생태 훼손과 도시 열섬 완화 기능 약화 우려도 제기된다. 공원이 주(主)인지, 아파트가 주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 ‘영업비밀’에 가린 협약… 투명성의 실종
논란의 핵심은 포항시와 민간 사업자 간 협약서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비 산정 근거, 예상 수익률, 초과 이익 환수 장치 등 핵심 내용이 비공개 상태다. 포항시는 ‘민간 업자의 영업상 비밀’을 이유로 정보 공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공공 자산이 포함된 개발 사업에서 수익 구조와 이익 배분 기준을 시민에게 설명하지 않는 것은 행정 신뢰를 훼손할 소지가 크다. 협약 내용이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는 ‘밀실 협약’ 의혹을 피하기 어렵다. 공공성과 직결된 사업일수록 투명성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 수익 환수 장치, 왜 포항만 비공개인가
최근 고금리와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사업성이 유지되는 배경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부족하다. 분양가 책정 기준과 예상 수익률, 위험 분담 구조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특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타 지자체 사례와 비교하면 포항시의 태도는 더욱 도드라진다. 광주광역시는 사업자 수익률을 약 6%로 제한하고, 이를 초과하는 이익은 전액 공공에 환수하도록 협약서에 명문화했다.
인천광역시는 초과 이익 발생 시 공공 귀속 또는 공원 시설 재투자 강제, 관련 정보 투명 공개토록 했다. 익산시는 수익률을 고정하고 추가 이익은 공원 개발에 재투입하도록 설계해 공공성 확보했다.
이처럼 다른 지자체들은 수익률 상한 설정과 초과 이익 환수 장치를 제도적으로 명확히 하고, 이를 시민에게 공개함으로써 공공성 논란을 최소화하고 있다. 반면 포항시는 수익 환수 방식과 이익 배분 기준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 ‘상생’의 이름을 지키려면
상생공원 조성사업이 진정한 시민 공원 확충 사업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 공공 자산이 투입되고, 도시의 미래 공간 구조를 바꾸는 대규모 개발 사업에서 협약 내용이 비공개로 남아 있는 현실은 납득하기 어렵다.
‘상생’이라는 이름을 내건 사업이라면, 그 상생의 구조와 이익 배분의 기준 또한 시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수익률 상한은 존재하는지, 초과 이익은 어떻게 환수되는지, 분양가 산정은 어떤 근거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
이제 포항시는 협약서 전문과 수익 구조를 시민에게 공개하고, 초과 이익 환수 장치의 유무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행정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다. 공개가 곧 불신을 잠재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상생’은 퇴색되고 ‘특혜’라는 의혹만 짙어질 뿐이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