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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봄’… 상춘객 없이 적막함 감도는 안동댐과 월영교

피현진 기자
등록일 2025-04-20 16:52 게재일 2025-04-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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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축제·행사 잇달아 취소
숙박업소·음식점 매출 급하락
다양한 지원에도 경제 직격탄
예년 같으면 관광객들로 가득차 있어야 할 안동 월영교 모습. 관광객 대신 적막함만 가득 채우고 있다./피현진 기자 

빗방울이 흩날린 20일 오후 안동의 대표 관광지인 안동댐과 원영교 인근은 적막만 감돌았다. 방문객 몇몇이 월영교를 거닐고는 있었지만 예전의 활기찬 모습은 아니었다.

안동댐과 월영교 일원은 이맘때면 꽃 구경을 나온 상춘객들로 가득찼었다. 일요일이면 대부분의 주차장이 방문 차량들로 가득차 도로 옆으로 불법 주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았던 곳이다. 인근의 식당들도 주말이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가득 찼었지만, 이날 점심시간 대부분의 식당들이 한산한 모습이었다.

산불로 관광객이 사라져 버린 청송 달기 약수터. 관광객 대신 타버린 건물의 잔해만 약수터를 지키고 있다./김종철 기자 

지난달 22일 의성에서 발화해 인근 안동·청송·영양·영덕을 덮친 화마는 집과 농작물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앗아갔다. 여기에 각종 행사와 축제가 취소되면서 ‘관광객 없는 봄’이 되고 있다.

경북도와 각 지자체가 관광객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마련해 홍보하고 있지만 아직 관광객들의 뇌리엔 산불로 다 타버린 곳에 가기를 꺼려하면서 당장 예전처럼 관광객들을 불러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날 월영교를 찾은 김미화(대구·55)씨는 “친정이 인근이라 바람이라도 쐬려고 월영교를 방문했다. 자주 찾는 곳인 만큼 평소 주말처럼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너무 한산해 잠시 이해가 안갔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날씨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전 같으면 더 안좋은 날씨에도 사람이 많았다. 결국 산불로 인해 관광객이 오고 싶어도 현지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발길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MZ세대의 사진 명소로 자리잡은 안동 폭보공원. 예년 같으면 사람들로 가득했을 곳이지만 두어 커플만 추억을 담고 있을뿐 관광객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피현진 기자

당연히 지역 상권도 직격탄을 맞았다. 안동시에 따르면 산불 발생 이후 지역 숙박업소 역시 예약률이 90% 이상 하락했다. 음식점의 매출도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안동의 시티투어 및 관광택시 예약은 모두 취소됐다.

월영교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원래는 한창 관광객이 몰리면서 일부 식당의 경우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앉을 자리를 찾기 쉽지 않았지만 올해는 산불 때문이지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식당 매출도 절반 넘게 줄었다. 월영교 인근의 경우 안동시민들보다는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되면 식당 운영이 상당히 어려워 질 것”이라고 전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산불로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을 생각해 떠들썩하게 노는 모습을 보여 주지 않으려는 마음은 감사하지만 그것보다는 지역 식당과 숙박시설을 이용하고, 관광지를 찾아 주는 것이 진정으로 피해 지역을 위로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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