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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슬픔의 또 다른 이름은 사랑”

칠곡에서 집필활동을 하고 있는 시인 김주완 전 대구한의대 교수가 다섯 번째 시집 `그늘의 정체`(시인동네 시인선 21, 114쪽, 9천원)를 펴냈다. 198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김주완 시인의 지난해에 이어 출간한 신작 시집으로 2008년 이후에 쓴 단시 중에서 75편을 엄선해 실었다.김주완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자연 대상물 가운데서 자신의 생명력을 발산하는 것들을 면밀히 살피며 골똘히 생각해본 뒤에 그것의 특징을 일필휘지로 그려낸다. 짧은 시형이 오히려 대상의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잡아내는 촌철살인의 미학을 보여준다. 존재하는 것들 속에 내재하는 슬픔과, 그것을 응시하는 시인의 시선이 차분하고 절제된 어조로 표현됐다. 낭만적 정열과 시적 역발상으로 21세기 우리 시단에서 여전히 서정시의 본령을 지키고 있다.김주안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해 “생과 사물의 본질 해명에 대한 천착이나 유년의 풍경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들 역시 슬픔으로 노래되고 있다. 슬픔의 또 다른 이름이 사랑이다. 늙어서도 노래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랑이라는 사실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해설을 쓴 진주교대 송희복 교수는 “서정시의 본령을 지키는 시인 김주완은 낭만적 정열을 지닌, 시적 역발상의 극치를 보여준 시인으로 가장 먼저 손꼽혀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김주완 전 대구한의대 교수추천사를 쓴 평론가 김유중 서울대 교수는 “김주완의 시는 생래적인 연민과 이끌림을 더듬어가는 숙명적인 작업이다. 그의 시는 저주인 동시에 축복이다”고 썼다. 이승하(중앙대) 교수는 “말이 많아지면서 뜻을 잃고 있는 현대시의 악습에 물들지 않고 서정시의 본령을 지켜낸 김주완 시인의 이번 시집은 촌철살인의 미학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왜관 출신인 저자는 구상 시인 추천으로 1984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예술철학을 전공한 철학박사이다. 대구한의대 교수로 퇴직하여 현재 한국문협 이사, 경북문협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구상문학관시창작강좌를 매주 3시간씩 연중무휴, 무보수로 이끌고 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10-24

현실과 이상 사이 고뇌하는 詩人의 넋두리

2014년 세종시 문화예술 지원 사업의 `문인창작집 발간` 선정작가 성봉수 시인의 시집 `너의 끈`(도서출판 책과 나무, 1만원)이 발간됐다.`내 가슴 깊은 곳에 쟁여진 앞선 인연들의 절절한 그리움에 이 책을 바칩니다`는 서문으로 시작되는 이 시집은 총 94편의 시를 실었다.이 시집은 영상시로 알려진 성봉수 시인이 2012년부터 E-Book으로 소개했던 시들을 세종특별자치시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창작 지원사업 작가로 선정되면서 한 권으로 묶어 출간했다.교보문고 eBook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그의 시는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마음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뇌하는 가난한 시인의 삶의 노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공감의 메시지를 전한다.성봉수 시인은 1964년 충남 조치원읍(현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에서 태어나 1990년 성기조(문예운동 발행인, 한국문학진흥재단 이사장, 한국펜클럽 명예회장)와 정광수(해동문학 주간)의 추천으로 백수문학 시부분에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다. 1995년 박재삼 시인과 원영동 시인의 추천으로 한겨레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다.청년문화 사무국장과 백수문학 편집위원을 거쳐 현재 백수문학 사무국장, 한국문학방송 문인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인 중견 시인이다.한편 세종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공동으로 2014년 문화예술 창작 지원사업을 공모해 6개 분야 20건의 예술창작사업에 총 2억원을 지원하고 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10-17

기독교의 길을 물은 브라질 해방신학가

브라질 상파울루감신대 인문법대 학장 성정모(57) 교수는 한국계 브라질인이다. 1965년 가족들과 함께 이민을 떠나 그곳에서 교육받고 성장한 가톨릭 평신도 신학자다.그가 쓴 `시장, 종교, 욕망`(서해문집)이 최근 한국에서 번역 출간됐다. 홍인식멕시코장신대 교수가 번역했다.브라질 빈민촌에서 해방신학 모임을 주도했던 성 교수는 2007년 브라질 아파레시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당시 추기경)이 `교회의 가난한 자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승인할 때 옵서버로 초청돼 강연했을 만큼 라틴아메리카 주교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성 교수는 책에서 인간 욕망의 문제, 신학과 종교의 연관성, 교회와 해방신학이나아갈 방향 등을 깊이 있게 다뤘다.그는 “오늘날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타인의 욕망을 모방하며 살아가는데 여기에서 갈등과 폭력이 발생한다”고 말한다.오늘날 우리가 처한 상황은 유토피아적 희망과 꿈을 포기하도록 종용한다. 사회는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현 체제만이 현실에서 가능한 것이라고 세뇌한다. 또 정치·사회적 행동으로 사회를 변혁하려는 노력보다는 체제에 순응하고 적응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현실적이며 옳은 것이라고 속삭인다.이에 저자는 “불의한 세상을 바꾸려면 소비문화 아래 숨어 있는 메커니즘의 실체를 드러내고 끊임없는 소비를 부채질하는 모방 욕구를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진정한 인간 해방을 이루려면 더 많은 소비와 욕망을 끊임없이 느끼게 하는 자본주의 경제구조와 함께 인간 욕망도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말이다.부와 가난이 혼합돼 있는 복잡하고 모순된 세계 앞에서 복음적 메시지는 추상적이거나 통상적이어선 안 되며, 현재의 역사적 맥락과 국제경제 질서와의 연관성 안에서 선포돼야 한다고 성 교수는 강조한다.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위한 복음이어야 하며,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죄의 실체를 드러내며 우리 가운데 존재하는 성령의 행동을 밝히는 선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2014-10-17

“한글 병들게 만드는 주범, 대학평가”

9일은 한글날이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 반포한 날을 기념하는 법정공휴일이다. 현재 국제법상 국가로 인정받고 있는 전세계 국가는 242개국이지만 문자는 66개 정도이고 이 가운데 한글은 가장 과학적인 문자로 평가받고 있다. 한글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위대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한글은 무지했던 국민들의 문맹을 깨치고 수없는 외세의 침략에서 나라를 지켜낸 민족정신이자 전쟁의 상처를 딛고 현재 세계 10위권의 경제발전을 이룩한 원동력이었다. 그런 우수한 한글이 우리나라에서 정작 천대를 받고 있다. 국가기관을 비롯해 교육현장에서까지 뜻모를 외국어가 남발하고 거리의 광고물은 외국어로 도배되다시피해 있다. 1945년에 법정공휴일로 제정됐던 한글날은 지난 1990년 공휴일에서 제외됐다가 지난해 재지정되는 수모를 당했다.이같은 한글을 천대하는 우리 사회현상을 꼬집은 책이 출간돼 주목을 받고 있다.오랫동안 `우리말로 학문하기` 운동에 힘써 온 구연상 숙명여대 교수가 `우리말은 병신말입니까`(채륜 펴냄)를 출간했다.구 교수는 이 책에서 정부, 언론사, 대학 경영자 등 한국의 사회적 권력자들이 영어화 또는 국제화에 대한 자신들의 개인적 판단에 따라 우리말을 마구잡이 `병신 말`로 만든다고 주장했다.특히 다른 나라 언론사의 대학평가 지표에는 한국 언론사들이 애지중지 떠받드는 `국제 저널 평가`와 `국제화 평가`라는 평가 요소가 빠져 있다고 강조한다.그는 “한국 언론사들이 외국 언론사들의 대학평가 방식을 따르는 점을 고려하면 이 두 요소는 우리 언론사들의 창작품인 셈인데, 이는 곧 `우리말을 병신으로 만드는 세력`이 바로 우리 자신임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모든 학문어의 영어화는 학문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학문어 선택의 자유를 가로막고 학문의 자유를 짓밟는 폭력이며, 나아가 민족의 정체성을 허물어 버린다는 것이다.구 교수가 책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대학교수 임용을 둘러싼 이야기를 통해 말과 글에 대한 억압이 곧 사람과 삶에 대한 통제임을 강조하고, `우리말`에 대한 뜻매김을 통해 우리말이 정말로 `병신 말`인지 아닌지 따져 밝히고 있다.우리의 말과 글을 비정상으로 내모는 영어몰입교육과 영어로 강의하기, 영어로 논문 쓰기의 실태와 문제점을 논하고 개선 방향도 내놓았다.▲ 구연상 교수또 정부와 신문사들의 대학평가의 국제화 지표가 왜 옳지 않은지 밝히고, 우리말을 학문어로 키우기 위한 길도 제시한다.저자는 우리말과 글을 `병신`으로 만드는 주범으로 대학평가를 꼽는다. 현재 대학평가는 대학의 운명을 손아귀에 쥔 사회적 권력이 됐고, 평가 내용 가운데 국제화 항목이 한국의 모든 대학을 영어의 노예로 만든다는 것이다.학문의 영어화는 단순히 정체성 위기에 그치지 않고 학문어에 대한 제한과 억압으로 학문의 자유마저 크게 움츠러들게 했다고 그는 진단했다.저자는 책 제목에 붙인 `병신`(病身)이란 낱말에 대해 옛날에는 그냥 아픈 몸을 뜻했지만 병자호란 이후부터 뜻이 바뀌어 불구자, 무능력자, 약자, 바보를 일컫게 됐다고 설명했다.구 교수는 이에 따라 학문의 방향이 창조성과 융합 쪽으로 잡혀야 하고 이를 위해선 모국어로 학문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수학이라는 수단을 잃으면 물리학이 길을 잃듯, 우리말과 글이 사라지면 `우리 학문`의 길도 끊긴다면서 학자들에게 동참을 호소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10-10

한국 `知`의 본질은 다양성에 있었다

“일본어권에서는 이미 분야별로 한국학 연구자들의 연구가 많이 이뤄져 왔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한국은 어디까지나 연구의 `대상`일 뿐이었죠. 지(知)라는 같은 평면에서 한국을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저서 `한글의 탄생`을 통해 한글을 `지`의 관점에서 조명한 언어학자 노마 히데키(野間秀樹) 일본 국제교양대 객원교수가 `한국의 지`에 관한 또 다른 기획의 결과물을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했다. 한국어권과 일본어권 지식인 140명의 글을 모아 엮은 `한국의 知를 읽다`(위즈덤하우스)다.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최근 방한한 노마 사진교수는 7일 인터뷰에서 “일본어권에서 `한국`과 `지`라는 말이 함께 등장하는 책은 거의 없었다”며 “한국의 지에 대한 일본어권과 한국어권 지식인들의 시각을 공유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노마 교수는 `지`를 “우리가 삶을 사는 데 꼭 필요한, 지성과 관련된 모든 것”으로 정의하면서 “물론 오랜 세월 전수되는 기술 등 `암묵지`도 지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책에서는 일단 언어화한, 번역된 지를 다뤘다”고 말했다.책을 두고 “학자들의 연구성과 모음집이 아니다”라고 밝힌 노마 교수는 필자를 선정하면서 한국과 관련이 있는지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그래야만 진정한 한국의 지에 다가갈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책의 구성 자체는 별로 특별하지 않다. 양국에서 활동하는 지식인들이 각자 읽은 책 가운데 자신을 `한국의 지`와 접촉하게 한 저작을 골라 소개하는 방식이다. 언뜻 흔한 서평 모음집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필자들의 폭은 상당히 넓다. 한국 독자 입장에서는 일본어권의 어떤 필자들이 어떤 책을 통해 한국의 지를 접했는가에 관심이 갈 법하다. 사상가 가라타니 고진(柄谷善男), 역사학자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등 유명 학자들은 물론 언론인, 출판인, 작가, 시민운동가, 영화감독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 94명이 글을 썼다.쉽게 손에 잡히는 주제가 아니어서 고사하려 한 필자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노마 교수가 일일이 전화와 이메일로 이들을 접촉, 여러 차례 설득하고 원고를 청탁했다.“한국 연구자나 한국학에 관여하는 사람, 한국과 접촉하는 사람뿐 아니라 일본어권에서 `지의 최전선`에 관여하는 이들이라면 어딘가에서 한국의 지와 접촉하는 지점이 있었을 겁니다. 그걸 모으고 싶었어요. 가라타니 고진처럼 한국과 관련이 있는 분들이 있지만 없는 분들도 있어요.”필자가 다양한 만큼 언급된 저작들도 매우 넓은 영역을 아우른다. 삼국사기, 삼국유사, 정도전의 삼봉집부터 윤동주와 김지하의 시, 전태일 평전, 박경리와 황석영의 소설 등 잘 알려진 저술이 있는가 하면 김중혁과 같은 현대 작가의 소설,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시나리오 같은 의외의 작품도 포함됐다. 한일관계가 양국의 중요 현안이다 보니 이를 다룬 서적들도 여러 필자가 거론했다.노마 교수는 “두 언어권 지식인들 간 차이를 부각하기보다 다양성에 무게를 두려 했다”며 “처음부터 한국의 지를 두고 다양한 시각이 나오리라 예상했지만 실제 원고를 취합해 보니 생각한 것보다 훨씬 다양성이 컸다”고 말했다./정철화기자

2014-10-10

김남주 시인 은박지에 눌러쓴 `옥중 詩` 공개

`저항 시인` 김남주(1945~1994)가 옥중에서 쓴 시가 공개됐다.후배 시인인 고형렬 시인은 최근 펴낸 자전적 에세이 `등대와 뿔`(도서출판b)에 김남주 시인이 옥중에서 은박지에 눌러 쓴 시 `단식`과 `일제히 거울을 보기 시작한다`를 소개했다.고 시인은 8일 연합뉴스에 “남주 형이 죽기 몇 달 전에 제가 일하고 있던 출판사 사무실에 놀러 왔는데 그때 제게 준 것”이라면서 “20년 동안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다가 20주기인 올해 세상에 처음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그는 “형이 옥중에 있을 때 은박지에 눌러 쓴 시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본 적은 없었는데 처음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은박지에 썼지만, 글씨가 반듯반듯하고 띄어쓰기가 정확했다”고 말했다.또 “편지 봉투만 한 크기의 은박지에 시가 꽉 차있는 것을 보고 눈물이 났다”면서 “칫솔을 부러뜨려 한쪽을 갈아서 날카롭게 만든 뒤 은박지에 눌러 쓴 것 같다”고 추정했다.“단식이 시작되었다/겨울에서 솜옷을 빼갔기 때문이다/얼음장 같은 바닥 위 등짝 밑에서/담요를 빼갔기 때문이다/주먹밥이 작아지더니/주먹밥에 박힌 콩알 수가 적어지더니/한 주에 한번씩 나오던 엄지발가락만 한/돼지고기가 안나왔기 때문이다”(`단식` 중)“일제히 거울을 보기 시작한다 소스라치게 놀라/일제히 제 얼굴을 훔치기 시작한다 허겁지겁/피 묻은 제 손바닥을 문지르고/일제히 시치미를 떼기 시작한다(중략) 아무도 제 얼굴에 책임이 없다”(`일제히 얼굴을 보기 시작한다` 중)고형렬 시인은 “가장 어려운 시대, 가장 깊은 곳에 갇혀 있던 사람이 쓴 시”라고 말다./연합뉴스

2014-10-10

위장된 詩의 현대성, 진정성으로 극복

포항 출신의 김왕노사진 시인이 신작 시집 `그리운 파란만장`을 출간했다. 김왕노 시인은 포항에서 출생, 공주교육대학과, 아주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2년 매일신문을 통해 등단했다.시집으로 `슬픔도 진화한다`, `말달리자 아버지`, `사랑, 그백년에 대하여` 등이 있다. 한국해양문학대상과 지리산문학상, 박인환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시와 경계`의 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정진규 시인은 이번 시집 추천사를 통해 한밤에 우는 소를 일러 `우황 들었다`고 한다. 김왕노 시인의 우황은 사랑의 우황으로 태어난 것으로 명명되어있으나 넓게는 시의 우황으로 확장된다. 그만큼 이번 김왕노 시인의 시집 속의 시들은 그런 진정성으로 가득차있다.많은 시들이 불투명으로 시의 현대성을 위장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김왕노 시인은 고뇌의 진정성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평했다.우대식 시인은 시평에서 김왕노 시인을 유미주의자로 평가했다. 아름다움으로의 투신, 그에게는 사랑으로의 투신이겠지만 어떤 조건도 없는 그 시적 투신이 아마 그를 그렇게 생각하도록 한 것이다.남성성과 섬세함의 길항 관계에서 그의 시가 비롯될 것이라고 짐작했다. 이번 시집을 읽으며 또 다른 발견을 하게 된 것은 타인에 대한 관심이다. 몸을 건너가는 것과 같은 시편에서는 월출 아지매로 상징되는 인고의 여인상을, 오동나무집 이모에서는 이모의 비극적인 여생에 대한 연민을 보여 준다. 울음 밥그릇의 독거노인과 맛조개의 노숙인의 비애는 오늘날 우리가 안고 있는 사회의 깊은 그림자를 쓸쓸하게 기록하고 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10-03

일본내 조선학교를 아시나요?

일본 내 민족학교인 `조선학교`를 소개하는 책자가 출간됐다.동포단체인 지구촌동포연대(KIN)와 일본의 `고교무상화제도로부터 조선학교 배제에 반대하는 연락회`가 공동으로 기획해 25일 펴낸 책은 `차별을 딛고 꿈꾸는 아이들-조선학교 이야기`(도서출판 선인).지금까지 조선학교는 학교 땅을 둘러싸고 도쿄도지사와 한판 싸움을 하던 에다가와조선학교에 대한 지원모금운동,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학교`,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조선학교를 지원하는 문화운동, 지난 2월 오사카조선학교 럭비 선수들의 모습을 담은 영화 `60만 번의 트라이` 등을 통해 알려졌지만 입문서 형태의 책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조선학교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계열의 학교로, 일본 전역에 64개교가 있다. 학생 수는 8천여 명을 헤아린다.1945년 해방 후 재일조선인들은 자식에게 조선말의 읽기·쓰기를 가르치고자 각지에서 `국어강습소`라는 시설을 만들었고, 이듬해 9월 학교로 정비했다. 당시 총 525개교에 4만4천여 명이 다녔다.1990년대까지만 해도 140개 학교가 운영됐지만 북한의 실상이 공개되고 일본의 차별이 심해지면서 현재 절반이 넘게 줄었다.배덕호 대표는 “민족학교인 조선학교에 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이 학교의 역사와 현실을 국내에 바르게 알리기 위해 대중입문서로 이 책을 펴냈다”고 밝혔다./연합뉴스

2014-10-03

젊은 작가들 한국문학 세계화 `시동`

한국 문학을 이끌어가는 개성 넘치는 젊은 작가들의 최신작을 해외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K-픽션` 시리즈가 나왔다.아시아 출판사는 “K팝 등 한국의 최신 문화는 실시간으로 세계에 소개되고 있지만 한국 문학의 해외 소개는 오래된 작품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면서 “`한국 문학은 고루하고 낡은 것`이란 오해를 불식시키고 개성 넘치는 지금 이 순간의 한국 문학을 세계에 실시간으로 소개하려는 시도”라고 30일 밝혔다.`K-픽션` 시리즈는 전 세계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젊은 한국 문학`을 표방한다.국내는 물론 세계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주제를 다룬 작품을 중심으로, 한국 문단의 새로운 흐름과 역동성을 보여주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으로 시리즈를 구성했다.한글 원문과 영어번역본, 평론가의 작품 해설, 작품을 쓴 배경 등 작가의 생각을 담은 `창작노트` 등을 책에 실어 외국 독자들도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100쪽 안팎의 분량으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아시아 출판사는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 조정래의 `유형의 땅` 등 이른바 `고전`이 된 한국 문학 작품 100여 편을 해외에 소개해왔다.정은경 아시아출판사 편집위원은 “근대 소설들이 전쟁, 분단, 민주화 등 격동적인 사건을 소개했다면 `K-픽션`은 바로 지금 동시대적 감각과 일상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라면서 “주부습진에 걸린 남성 이야기도 있다”고 소개했다.그는 “한국적인 일상을 담았지만 이게 한국 작품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세계적인 감각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박민규의 `버핏과의 저녁 식사`, 박형서의 `아르판`, 손보미의 `애드벌룬`, 오한기의 `나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최민우의 `이베리아의 전갈` 등 다섯 편이 1차분으로 먼저 출간됐다. 작품마다 작가들의 개성이 빛난다.평단의 찬사를 받은 신진 작가들의 작품은 물론 평단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신예 작가들의 작품을 두루 소개할 계획이다.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말할 때면 매번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온 번역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문 번역가들에게 번역을 맡겼다.박민규의 `버핏과의 저녁 식사`를 영어로 번역한 전승희 하버드한국학연구원은 “작품들이 무엇보다 참신하다”면서 “가벼워 보이는 문체지만 상당히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전 연구원은 “지구화 시대에 전 세계 사람들과 호흡할 수 있는 주제 의식을 갖는 뛰어난 작품들”이라면서 “이런 작품들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만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그는 “형식적으로도 상당히 흥미롭다”면서 “따옴표가 없거나 주인공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이름의 소유자라든가 어느 나라에 대입해도 통할 것 같은 작품들”이라고 덧붙였다.한국문학번역원의 위키피디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찰스 몽고메리 동국대 교수는 “12년 전 가장 친한 한국 친구를 통해 한국 문학을 알게 됐는데 당시 영어를 말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가서 한국 작가를 아느냐고 물으면 아무도 몰랐는데 이것이 한국 문학의 문제점이었다”고 지적했다.그는 “외국인에게 염상섭의 `삼대`를 추천해준 적이 있는데 너무나 한국적인 이야기여서 읽어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다”면서 “하지만 K-픽션을 읽었을 때 왜 등장인물이 그렇게 행동하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K-픽션은 인터넷 서점 아마존을 통해 보급된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10-03

노비가 아프면 약을 썼을까

고대에서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개인들의 병앓이 모습은 구체적으로 어떠했을까? 노비가 아프면 약을 썼을까?문화재전문위원이며 카이스트 한국과학문명사연구소 소장인 신동원 씨가 환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의료 행위의 미시사 `조선의약생활사`(들녘)를 펴냈다.과학사로 서울대에서 학위를 받은 신 박사는 우리 선조가 많이 앓던 병과 죽음에 이르게 된 병, 병의 원인, 병으로 인한 고통, 치료의 방법, 의료제도, 의료지식의 활용 등 구체적 모습이 어떠했는지 추적한다. 실제로 병을 앓은 사람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미시사의 관점으로, 95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책은 고대에서 고려시대까지의 의약생활을 다룬 1부와 조선시대 향촌의 의약생활을 다룬 2부, 조선의 의약생활 변화를 다룬 3부로 구성된다. 특히 2부는 묵재 이문건의 `묵재일기`를 기반으로 조선시대 의약생활의 전모를 생생히 보여준다. `묵재일기`는 저자 자신과 가족, 노비, 이웃은 물론 가축들의 질병과 그 처방에 대한 기록까지 상세히 담아낸 귀중한 자료다.저자는 미시사에의 천착을 통해 한국 의학의 기원과 한중일 3국 간의 관계 속에서 한국 의학의 위상, 의학과 의료 행위가 실제 민중의 삶에 미친 영향 등 학문적 궁금증에 관한 해답을 구한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09-26

백동나비 한마리 내 어깨에 앉고…

젖은 마음/모처럼 봄볕에 말리고/집에 들어서니/아내의 장롱에 살던 백동나비 한 마리// 마지막 아내의 손 무게로/사풋이 내 어깨에 날아 앉았다// 차마 눈짓이라도 되고픈/알 수 없는 파문을 그으며(詩 `백동나비1` 전문)1982년 등단해 30년 넘게 시단에서 활동해온 서상만(73·사진) 시인이 새 시집 백동나비(서정시학刊)와 동시집 `꼬마 파도의 외출`(청개구리刊)을 동시에 출간했다.서 시인은 포항 호미곶에서 출생해 학창시절을 보냈다. 때문에 지난 2010년 출간한 시집 `그림자를 태우다`에서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 `분월포`를 연작으로 실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겨주었다.76편의 시를 찬찬히 읽다 보면 한 시인의 순애보가 가슴 절절하게 전해옴을 느낄 수 있다.나 없는 이 세간/홀로 병들어, 사는게 재미없이/고생할까 해서/나 당신을 천국에 먼저 보냈네/어느 해거름/함께 갈까도 마음먹었지만/하늘이 가당찮다 하였네/곧 따라갈 테니/그동안 도원(桃園)에서 기다리게/혹, 너무 늙어서 가면/나를 알아나 볼까`(詩 `배웅` 전문)서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꼬마 파도의 외출`은 조금은 아니들의 눈으로, 조금은 어른의 눈으로 동심의 세계에 들어가 쓴, 동시로 전하는 어른의 마음이 시 구절마다 담겨있다.서상만 시인은 그동안 주로 어른이 읽는 시작품을 서왔다. 하지만 동시는 어린이가 좋아하고 즐겨 쓰는 언어를 표현했다.제1부 `꼬마 파도의 외출`, 제2부 `풀무치는 장사예요`, 제3부 `울타리 없는 집`, 제4부 `마음을 비우면`으로 나눠 56편의 시를 실은 이번 동시집은 어린이를 좋아하는 시인의 마음과 표정을 엿볼 수 있다.`열 살 은이는 `할아버지, 할아버지`/다섯 살 빈이는 `하바지, 하베`/ 한 살배기 인이는 눈웃음만 주네// 날이면 날마다 눈에 삼삼삼/할아버지 눈에 들락날락/사알짝 깨물어 주고 싶은/요요요! 참깨 세 알` (동시 `요요요! 참깨 세 알`)이 시집에는 동시에 쓰인 호드기, 다듬이 소리, 밤참, 배꼽시계, 정구지 꽃, 몰개월, 물수제비 등과 같은 시어들이 많다. 물미나리, 나울, 모래톱, 샛바람, 바람세, 풀무치, 너와집, 문풍지 등 지금 사람들이 잘 안쓰는, 참으로 아름다운 우리말의 집합소 같다.`실바람 부는 /잔파도 소리에/ 눈썹달 하나/솔가지에 앉아/꾸벅꾸벅꾸벅…// 외로운 등대 불빛 //저도 졸린 듯 // 껌뻑 껌뻑 껌뻑…(동시 `눈섶달 하나` 전문)파도와 달과 등대가 하나로 조응하는 이러한 광경이야 말로 서상만시인이 어린이에게 들려줄 자연의 아름다움이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진정으로 챙겨야 할 마음의 세계가 어떠한 것인가에 대한 가르침이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사는 어린이가 지녀야할 진정한 가치가 어디에 있느냐를 구체적인 동심의 형상으로 가르쳐 주고 있다.서상만 시인의 주요시집으로는 `시간의 사금파리` `그림자를 태우다` `모래알로 울다` `적소 ` 동시집 `꼬마파도의 외출`, `너 까불래` 등이 있다.제1회 월간문학상 , 제13회 최계락문학상을 수상했다./정철화기자

2014-09-26

“원만한 대인관계가 성공비법이죠”

사회적 성공비법으로 원만한 대인관계를 꼽는다. 사람 저마다의 성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그 사람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해 가기란 쉽지않다.사마들은 대다수가 원만한 대인관계 정립을 위한 방법을 알고싶어하고 또 끊임없이 공부를 하며 노력한다.타인과 자신을 이해하는 완벽한 가이드를 제시하는 전략적 성격 설계법이란 책이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헬렌 맥그래스·헤이즐 에드워즈가 쓴 전략적 성격설계서인 `함께 지내기 힘든 성격들`. 이화여대 심리학과에서 상담심리학을 전공, 박사학위를 이지연 교수와 안지연씨가 공동으로 번역해 출간했다.(464쪽, 1만7000원, 학지사)이 책은 다양한 성격군의 특징과 행동방식, 그것이 관계에서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들을 대할 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나아가 그 속성이 나에게도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세하게 풀어냈다. 성격심리학 책에 산발적으로 나와 있는 다양한 성격과 이상심리학에서 성격장애로 나와 있는 내용이 잘 통합되어 있다.온종일 울리지 않는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나는 생각한다. “왜, 나는 이렇게 외로운 걸까”하지만 낙담하기엔 아직 이르다. 세상엔 완벽한 사람도, 완성된 성격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원만한 대인관계와 자존감 회복을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의 성격을 수정하고, 보완해나가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그렇다면 함께 지내기 힘든 성격을 지닌 사람들은 과연 어떠한 특징을 지니고 있을까. 바로 이 책은 우리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이른바 `함께하기 불편한 성격`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연구해 그 특징과 행동들에 관해 정밀하게 기술하고 있다. 아울러 각 각의 성격 유형에 따른 맞춤형 성격 설계법을 전략적으로 제시해 타인과의 원만한 관계를 넘어 독자 스스로가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이 책은 총 6개의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양립할 수 없는 성격의 특성 및 정의 그리고 이에 따른 다양한 사례들을 중점으로 밀도 있게 구성됐다. 제2장은 타인에게 좌절감을 안기고, 짜증을 유발하는 성격 패턴의 흥미로운 특징을 통해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제3장은 불안과 불만이 많은 성격을 대변할 수 있는 혼란스러운 성격 유형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으며, 제4장은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위협적인 성격의 정의와 구체적 일례들을 담고 있다. 제5장은 앞서 설명했던 함께하기 힘든 성격 패턴의 해결방안으로 구체적인 전략을 면밀히 전하고 있으며, 마지막 6장은 좋은 상담자 찾기와 더 읽을거리를 삽입해 책의 종합적인 구성도를 높였다.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 혹은 타인이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문제적 행동 패턴과 그러한 행동을 취하는 이유에 대해 아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대인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때문에 이 책에서 상세하게 분류된 다양한 성격 유형들을 통해, 사람들의 행동 조합이 얼마나 다양한 상황과 강도에 따라 이루어지는 이해함으로써 타인과 자신을 이해하는 척도를 마련할 수 있다./정철화기자

2014-09-26

그들에겐 중동·아프리카가 기회였다

세계여행이 일반화된 지구촌 시대를 맞았지만, 여전히 중동과 아프리카는 우리에게 먼 땅이다.일간지 기자로 20여년을 보낸 박상주씨. 지금은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중인 그가 중동과 아프리카를 발로 뛰며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17인의 한국인들을 심층 취재해 두 권의 책 `나에게는 중동이 있다`, `나에게는 아프리카가 있다`로 펴냈다.`지구촌 순례 기자`를 자처하는 저자는 도전의지와 각자의 사연을 갖고 현지 적응의 어려운 과정을 이겨낸 이들을 애정 어린 시선을 담아 소개한다.중동편은 여덟 편의 정착기로 구성됐다. 선원 일을 하다가 모로코에서 배추와 무 재배, 방앗간 일로 입지를 굳힌 이종완 김명숙 부부. 이슬람권 유학을 떠났다가 중동전쟁의 여파에 휩쓸린 우여곡절 끝에 이집트에서 태권도 사범을 거쳐 섬유용 계면활성제 제조업 사장으로 성공한 조경행 씨, 배구스타 출신으로 바레인에서 식당 경영인으로 성공한 오한남 씨 등 동포들의 살아 있는 도전과 성취의 개인사들을 생생하게 펼쳐보인다.저자는 “`역사의 성장통`을 앓고 있는 중동 현장 역시 인생의 승부를 걸어 볼 만한 기회의 땅”이라며 “취업 고민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주었으면 하는 소망”이라고 말했다.아프리카 또한 마찬가지다. 저자는 잠비아, 짐바브웨에서 가발 사업을 펼쳐 연간 1천600만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김근욱 씨에서 대치동에서 자라났지만, 탄자니아에서 사업가와 현지 사회 기여의 꿈을 키우고 있는 20대의 김용경 씨 등 9편의 성공과 도전의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두 편의 책을 통한 저자의 메시지는 명료하게 다가온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09-19

어린이신간 소개

△ 백조의 호수샤를로트 가스토 지음, 최정수 옮김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가 그림책으로 재탄생했다. 프랑스의 일러스트레이터 샤를로트 가스토는 페이퍼 커팅 기법을 활용해 `백조의 호수`를 환상적으로 표현해냈다.그림책을 쫙 펼치면 푸른색과 빛나는 금색을 무대로 흰색의 별과 꽃송이가 총총히 빛나는 가운데 섬세하게 오려진 옷을 입은 공주와 왕자가 발레 무대 속에서 튀어나온 듯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펼쳐보인다. 책장을 덮을 때까지 마치 꿈속을 걷는듯한 낭만적이고 매혹적인 장면에 눈을 떼기 어렵다. 보림. 44쪽. 3만5천원.△ 부엉이는 부끄럼쟁이도종환·오장환 지음도종환 시인이 오장환(1918~1951) 시인이 남긴 동시 작품을 엮었다.오장환 시인은 소년문예가였다. 16살 때인 1934년 어린이 잡지 `어린이`에 `바다` `기러기` `수염` 등의 동시를 발표했다.“눈물은/바닷물처럼/짜구나./바다는/누가 울은/눈물인가.”(`바다`)“나는, 나는,/할아버지마냥 늙어서/수염 나거든/누가, 누가,/더 긴-가/내기 할 테야.”(`수염`)도종환 시인은 “오장환 시인은 동시를 쓰면서 어린이는 무조건 천사라고 여기거나, 공연히 슬픈 표정을 짓거나 하지 않았다”면서 “어린이다운 감수성과 진솔함을 노래했다”고 소개했다. 실천문학사. 80쪽. 1만원.

2014-09-19

`착한 이웃` 김종원 박사 생애 재조명

지역 의료봉사에 평생을 바치며 `착한 이웃`으로 살다간 인산 김종원(1914년~2007년) 선린병원 설립자가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6·25의 폐허속에 굶주리고 아픈 어린이들을 볼봤고 자식들에게 재산 한 푼도 남겨 주지 않고 전재산을 지역 의료사업에 환원하고 세상을 떠난 그는 포항의 슈바이처로 기억되고 있다.인산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분의 생애가 재조명되고 있다.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경주대 손진은 교수가 김종원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고아들의 아버지, 포항의 슈바이처 정도로만 알려진 김종원 박사의 전 생애를 되짚어낸 평전 `우리 이웃, 김종원`을 펴냈다. (보이스간, 2만5천원)손 교수는 “할아버지 의사 김종원`이라는 이름은 경북 동해안 지역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지만 우리나라 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몸에 안고 온 인간 김종원을 만날 기회는 그동안 없었다”고 출간 동기를 밝혔다.김종원은 6·25 전쟁 당시 북한군과의 교전 과정에서 초토화된 포항에 전쟁고아들과 임산부들을 위한 `미 해병 기념 소아진료소`가 개원되자 소장으로 자원하고 나서 현재 선린병원의 초석을 놓았다.저자는 그런 결단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인간 김종원의 면모를 만지듯이 느낄 수 있었고 책을 통해 세간에 알려진 김종원의 면모 이상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이 책은 지난 2년간의 취재와 인터뷰, 자료 발굴을 바탕으로 압록강변인 평안북도 초산에서 태어난 병약한 소년의 두 차례 투옥과 민족의식에 눈을 뜨는 과정, 소아과 의사로의 결단, 평양의전과 평양의대 교수시절의 일화, 정치보위부에서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세 아들을 북에 남기고 이산가족으로 살아온 과정, 삶의 철학과 정신 등 인산의 생애에 관련된 생생하고도 구체적인 내용을 오롯이 담았다.▲ 생전의 김종원 박사더욱이 `미 해병 기념 소아진료소` 시절의 모자보건활동이 의학사적으로 다른 병원보다 30년이나 빨리 시행된 한국 최초의 의료사업임도 밝혀 놓았다. 더불어 손으로 직접 기록한 개소 1년간의 진료실적도 발굴했다. 손만 대면 낫는 할아버지 의사라는 세간의 평가 뒤에 숨겨진 일화, 평생 수입을 3등분해 구제비·생활비·저축으로 나눠 썼는데 항상 생활비를 당겨 구제비로 썼다는 것도 가계부의 기록을 통해 밝혀 냈다.`인생이 끝난 뒤에 남는 것은 남에게 준 것뿐`이라는 인생의 좌우명, 일상생활 취미와 기호에 이르기까지 인산의 인간적인 면모를 담았다.이 책에는 천재의사 김종원은 없다.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과 목표를 정한 후 일관되게 실천하는 모습, 그리고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민족과 인류를 위한 비전과 꿈을 키워나갔던 인물의 끝없는 노력만 있다.인산은 밤새 자신을 기다리는 아이 엄마와 아가를 위해 새벽 5시부터 밤 9시까지 35년이나 지각 한 번 안 하고, 폐렴과 열사병에 걸려 신문지를 말아 코에 막아가면서까지 어린이를 진료했다.▲ 김 박사가 세운 선린병원 전경.서영욱 전 동산병원장은 이는 한국이나 세계 의료사에서 유일무이하며, 그런 일관된 노력과 어린이를 사랑한 그는 이미 한국의 슈바이처라 증언했다. 아울러 그는 40개 성상 이상을 일구고 발전시켜 온 선린병원을 조건 없이 한동대 의과대학 설립을 위해 기증했다. 지역민들의 치료만을 생각했던 인성의 바램은 의과대 설립이 무산되면서 끝내 실현되지는 못했다.저자는 인성의 이러한 삶과 정신은 우리 세대가 물려받아야 할 유산이자 정신인데, 그것을 우리는 오히려 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게 이 책을 쓰게 된 직접적인 동기였다고 밝혔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09-19

소설가 최인호 마지막 글은 `손녀 사랑`

“우리 집 현관은 내 신발과 아내의 신발만이 놓여 있던 비좁은 공간이었다. 그러다가 다혜의 꼬까신이 놓이고 어느 날 도단이의 운동화가 그 곁에 놓였다. 아이들의 신발 문수가 점점 더 커지더니 어느 날엔가 우리 집에 새로운 신발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사위 민석이의 것이었다. 그러더니 어느 날엔가 나의 딸이 낳은 정원이가 가족의 뉴 페이스로 등장했다. 정원이의 신발은 그야말로 `꽃신`이었다.”(326쪽) 지난해 우리 곁을 떠난 소설가 고(故) 최인호(1945~2013)가 마지막까지 기쁨으로 써내려간 글은 손녀 사랑에 관한 글이었다.그는 작고하기 4년 전에 책 제목까지 지어놓았다. 책 제목은 `나의 딸의 딸`.손녀와 가족에 대한 작가의 애틋했던 사랑을 담은 유고집 `나의 딸의 딸`이 작가의 1주기를 앞두고 나왔다.책을 펴낸 여백출판사는 “이 책에 담긴 사랑의 의미를 독자들에게 보다 뜻깊게 전달할 수 있는 길이라는 작은 믿음”에서 이 책을 작가의 1주기에 맞춰 출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딸 다혜와 외손녀이자 다혜의 딸인 정원이에 대한 작가의 사랑과 애틋함이 책 곳곳에서 배어나온다.돌도 지나지 않은 아픈 딸을 들쳐 업고 정신없이 병원으로 달려가는가 하면 신혼여행을 떠난 딸의 빈방에 앉아 눈물짓는 `아버지 최인호`와 손녀 앞에서 동요를 부르며 춤을 추는 `할아버지 최인호`를 만날 수 있다.“나는 잠든 아이의 배를 가만히 살펴보았다. 나는 내 손이 약손이라고는 믿지 않는다. 내 손이야말로 더럽고 타락한 손이지 어찌 약손이겠는가. 그러나 나는 수십 번 딸아이의 배를 쓸어내렸다. 내 손은 약손. 내 손은 약손……”(36쪽)작가는 “우리들의 가족이야말로 하느님이 만들어주신 최고의 `위대한 유산`”이라고 고백한다.작가가 손녀를 위해 손수 만든 보물쪽지, 그림, 편지도 책에 실었다. 특히 악필로 유명한 작가가 어린 손녀를 위해 또박또박한 글씨로 정성껏 쓴 편지가 눈길을 끈다. 화가인 딸 다혜 씨는 작가가 생전에 좋아했던 자신의 그림들로 책을 꾸몄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09-19

비단길 동쪽 출발점은 `신라 경주`

비단길(Silk Road)이라고 일컫는 실크로드는 고대 중국과 서역 각국 간에 비단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무역을 하면서 정치ㆍ경제ㆍ문화를 이어 준 교통로를 일컫는다. 경북도가 국내 최초로 실크로드 사전을 발간하고, 경주가 실크로드 동단임을 국제사회에 공인시키는 등 코리아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실크로드의 동쪽 출발점이 경주라는 것. 경북도는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경북도 실크로드 탐험대를 발족해 60일간 실크로드 탐험을 실시했다. 또 실크로드의 서쪽끝자락인 터키에서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를 성공리에 개최했다.이어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이스탄불 in 경주2014`행사를 연다. 경북은 천년왕국 신라인의 기상을 잇고, 한국문화의 모태인 신라문화를 재조명해 경북의 정체성과 혼(魂)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문화사업이 한창 진행중이다.이런 시점에서 실크로드에 푹 빠진 일간지 기자가 실크로드 답사기를 펴내 주목을 받고 있다.한국일보 전준호(49) 기자가 `경주가 실크로드 도시라고?`라는 실크로드 답사기를 펴냈다.(도서출판 마루·271쪽·1만3천원)저자는 이 답사기에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 중국, 우즈베키스탄, 이란, 터키 등 실크로드지역을 둘러본 생생한 경험담을 담았다.실크로드는 그동안 중국 시안에서 터키 이스탄불까지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통용되는 실크로드는 1960년대에 정립됐을 뿐이다. 실크로드란 이름조차 1877년 독일 지리학자 페르디난트 폰 리히트호펜이 붙인 것에 불과하다.저자는 경주 괘릉에 남은 서역인상, 우즈베키스탄의 고대 한국인 사신 벽화 등을 통해 한반도와 서역이 문물을 교류했다는 점에 주목했다.전 기자는 경북도의 실크로드 탐험대원으로 참여하고 지인과 함께 떠나기도 하면서 수차례에 걸쳐 비행기, 배, 기차, 버스, 도보 등의 수단으로 실크로드를 답사했다.이 과정에서 그는 실크로드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털어놓는다. 이 책은 답사기인 만큼 쉽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사학 전공자답게 여로에 놓인 역사나 주변 내용도 풍부하게 담고 있어 실크로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의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저자는 “이 책을 읽고 흥미가 조금이라도 생기면 직접 실크로드를 체험해보기 바란다”고 강조한다./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4-09-12

하루키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 1위… 고은은 12위

선선한 가을 바람과 함께 노벨상의 계절이 돌아왔다.스웨덴 한림원은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www.nobelprize.org)를 통해 생리의학상(10월6일·스웨덴 현지시간 기준), 물리학상(10월7일), 화학상(10월8일), 평화상(10월10일), 경제학상(10월13일) 등 주요 부문의 발표 일정을 공개했다.문학상의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매년 목요일에 발표된 관례에 비춰볼 때 10월 9일이나 16일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다른 분야의 노벨상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아온 노벨문학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올해도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꼽혔다.하루키는 8일 현재 영국의 온라인 도박사이트 래드브록스에서 배당률 5대1로 올해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점쳐졌다. 하루키가 노벨문학상을 받으면 일본은 19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1994년 오에 겐자부로에 이어 세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된다.매년 노벨문학상 시즌이면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되어온 하루키는 최근 한국에서 단편 소설집 `여자 없는 남자들`이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 오르며 `하루키 열풍`을 재점화시키고 있다. 케냐 출신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는 배당률 6대1로 하루키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알제리 출신 여성 작가 아시아 제바르가 배당률 10대1로 3위에 올랐고, 우크라이나 태생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와 미국 소설가 조이스 캐럴 오츠, 노르웨이 극작가 욘 포세가 각각 배당률 12대1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최근 수년간 꾸준히 수상 후보로 꼽혀온 고은 시인은 배당률 25대1로 미국 소설가 토머스 핀천, 루마니아 작가 미르체아 카르타레스쿠와 함께 공동 12위에 올라 있다./연합뉴스

2014-09-12

“한자, 부수 알면 쉽게 이해하고 배워”

한자 학습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한자부수를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전자책이 나왔다. 영진전문대 한학중(문학박사) 교수가 펴낸 `한자의 ABC 부수 214 글자`. 교보문고 퍼플 출판. 74쪽·전자책 1천원·종이책 4천100원)한자에는 몇 개의 기본 획(劃)과 이른 바 `부수`(部首)라는 것이 있다. 부수는 수많은 한자를 의미별로 분류한 뒤, 공통된 의미요소를 축출해 설정한 한자의 의미군별 표제자로서, 모두 214 글자로 분류된다.이 부수는 바로 한글의 자음과 모음, 영어의 알파벳과 같은 한자의 의미요소이자, 낱글자인 셈이다.한글을 익히기 위해서는 자음과 모음을 알아야 하고,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알파벳을 알아야 하듯이, 한자(漢字)를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부수(部首)를 알아야 한다.한문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부수를 알게 되면 한자를 쉽게 이해하고 익힐 수 있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표의문자인 한자의 뜻은 대다수 부수에 의해 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이번에 발간된 `한자의 ABC 부수 214 글자`는 부수 214 글자에 대해 한자 최초의 자형인 갑골문(甲骨文)으로부터 금문(文), 전서(篆書)의 자형을 제시하고, 부수글자의 구성 원리와 의미를 설명하여 한자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했다.한자 공부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초·중·고 학생들로부터 대학생, 일반인 등 한자능력시험을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효율적인 한자학습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09-12

조선 사대부들 명산 여행이 궁금하세요

지금이야 교통수단 발달로 여행이 여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옛날에는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옛사람들이라고 낯선 풍경과 지역, 사람을 마주하면서 견문을 넓히고 마음을 풍요롭게 하려는 욕구가 없었을 리 만무하다. 그들도 두 다리로 걷거나 말을 타고 각지를 여행했다.조선시대 사대부들은 “만권의 책을 읽고 만릿길을 여행한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산수(山水) 유람을 중요한 공부로 생각했다. 적어도 평민들보다는 형편이 낫고 관직에 오른 경우도 많다 보니 공무수행이나 집안일, 그야말로 `여행` 성격의 유람 등 다양한 이유로 여행길에 나섰다. 그만큼 유람 기록도 많이 남아 있다.한국에는 명산이 많다. 사대부들이 `공부` 목적으로 유람했다면 산은 더없이 좋은 장소였을 것이다. 정치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쓴 `사대부, 산수 유람을 떠나다`(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376쪽·2만5천원)는 북한산·금강산·속리산·청량산·가야산·지리산·백두산에 대한 조선 사대부들의 기록을 중심으로 당시의 여행 양상을 살펴본 책이다.`어느 산이 어떻게 좋더라` 식의 단순한 유람기 모음집이 아니다. 저자는 사대부들의 기록에서 여행자들의 특성과 그에 따른 여행 목적, 준비 과정, 여행 중 숙식장소, 교통수단에 이르는 풍부한 단서를 찾아내 그 시대 식자층의 여행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생생하게 되살려낸다.산을 찾는다는 행위가 오늘날 여가의 한 방편인 `등산`과는 의미가 사뭇 달랐다는 점도 흥미롭다.이를테면 속리산은 노론계열 인사들이 많이 찾은 산이었다. 충청도에 노론이 많이 살았고, 노론의 영수 송시열의 흔적이 속리산 인근에 많이 남았다는 이유로 추정된다. 반면 경북 봉화에 있는 청량산은 퇴계 이황과 혈연·학연·지연으로 연결된 지식인들이 주로 찾은 곳이었다.한국의 대표 명산 지리산을 찾은 이들 가운데는 비록 관직에 나가지는 않았으나 국가 중대사에 자신의 의견을 적극 개진하다 사화에 휘말리거나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의병을 일으켜 싸운 사람이 적지 않았다. 남부지방에서 가장 큰 산인 데다 상징적 의미도 있어 호연지기를 기르기에 좋은 곳이었기 때문 아닐까 싶다.등산 애호가라면 사대부들의 당시 여행 경로에서 익숙한 지명을 발견하고 그들의 여행 모습을 상상해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겠다. 마치 지금 우리가 새로운 산을 찾기 전 남들의 블로그 등에서 미리 정보를 수집하듯 이들도 먼저 다녀온 이들의 `유산기`(遊山記)에서 사전 정보를 입수했다는 사실도 재미있다./연합뉴스

2014-09-12

베이징 국제도서관서 한국관 운영… 3천500권 전시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회장 고영수)는 지난 27일부터 5일간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베이징 국제도서전`에 우리 출판사들의 단체 전시관인 한국관을 운영 하고 있다.베이징국제도서전은 지난 1986년 시작된 이래 격년으로 개최돼 올해로 21회를 맞고 있다. 이 도서전은 지난해 76개국, 2천여 개사가 참가하며 아시아 최대 규모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이번 도서전의 한국관에는 계림북스, 교원, 길벗출판사, 넥서스, 미래엔, 사계절출판사, 여원미디어, 창비, 천재교육, 아동출판 전문 예림당 등을 비롯한 국내 출판사 및 저작권 에이전시 37개사가 참가해 부스를 설치했다.출판협회는 한국관 운영을 통해 참가사들의 현지 저작권 상담을 지원하고 거북이북스, 대원씨아이, 문학동네, 이퍼블릭, 청림, 한림출판사, 현암사 등 24개사의 위탁도서(106종)도 함께 전시했다.부스는 342㎡ 규모로 설치되며 주력 해외 수출 분야인 아동도서 외에 영어교재, 실용서, 사회과학, 문학예술 분야를 포함해 3천500여 권의 도서가 기획 전시되고 있다.한국문학번역원의 별도 도서 전시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전자출판 단체관 프로그램도 기획돼 있다. 동서문화사와 빅스타코리아, 신원에이전시, 청취닷컴 등은 개별로 참여했다.이번 도서전에는 노르웨이와 덴마크, 스웨덴, 아이슬란드, 핀란드 등 북유럽 5개국도 연합관을 차려 처음으로 참여하고 있다./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4-08-29

어린이신간 소개

◆위험한 여행= 토베 얀손 지음어린이작가정신. 32쪽. 1만1천원.고양이 `야옹이`와 함께 지내는 소녀 수산나는 한가롭고 평화로운 하루하루가 따분하기만 하다.“세상이 딱 정반대로 되면 난 웃기만 할 텐데!” 수산의 말 한마디에 지루했던 일상은 눈 깜짝할 사이 사라지고 빨간 구름이 떠다니는 하늘, 뱀이 꿈틀거리는 어두컴컴한 늪지 등 기이한 세상이 펼쳐진다.`무민` 시리즈로 유명한 핀란드의 대표 동화 작가 토베 얀손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다. 1977년 스웨덴에서 발표된 이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평범한 하루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사이렌= 전성현 지음문학과지성사. 256쪽. 1만원.장래 직업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나 대신 누군가가 정해준다면 어떨까.내비게이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사회에 사는 주인공 하루호는 장래 직업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지능 검사에서부터 운동 능력, 모발, DNA 검사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신체적성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직업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날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의 치명적 오류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면서 생각하지 못한 문제들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잃어버린 일기장`으로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을 받은 전성현 작가의 두 번째 장편 동화다. 작가는 선택의 기준이 성공이 아니라 개인의 행복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변정수의 탐나는 하우스파티이덴슬리벨. 240쪽. 2만3천800원.패션모델 출신 탤런트 변정수가 작은 노력으로 일상을 특별한 파티로 만드는 방법을 전한다.할로윈, 크리스마스, 아이들 생일 등 1년에 5회 이상 크고 작은 파티를 연다는 변정수는 자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방법으로 파티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오늘을 기념하기 위한 실용적인 파티`라는 것이다.파티별로 알맞은 소품과 메이크업, 아이템, 프로그램을 관련 사진과 함께 알려준다.이 책의 저자인세 전액은 서울SOS어린이마을 베이비박스로 유기된 신생아들을 위해 기부한다./연합뉴스

2014-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