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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닮아 보이는 일본의 어두운 현실

정철화기자
등록일 2014-12-26 02:01 게재일 2014-12-2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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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망의 나라 행복한 젊은이들`  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음 민음사 펴냄, 385쪽
일본과 한국의 유사점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비록 일본은 과거 제국주의를 추구했고 분단국도 아니었지만, 2차대전 이후 짧은 시간 안에 이뤄낸 경제성장과 이어 찾아온 불황, 청년들의 극심한 취업난 등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 참고할 만한 구석이 많다.

일본의 사회학자 후루이치 노리토시(古市憲壽)가 쓴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민음사)은 한일 양국에 큰 `골칫거리`인 젊은 세대 문제를 다룬 책이다. 일본 젊은이들의 현실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지만, 책에서 언급되는 많은 현실은 `일본`을 `한국`으로 바꿔 읽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한국과 비슷하다.

제목만으로는 마치 일본의 젊은이들이 절망적 상황에서도 현실을 긍정적으로 보고 행복을 느낀다는 내용을 담은 `자기계발서`류의 책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책이 말하는 바는 그와 정반대다. 일본에서 책을 낼 당시 26세(1985년생)였던 저자는 자신 또래의 일본 젊은이들이 `행복한` 이유를 이렇게 분석한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리 없다`라는 생각이 들 때, 인간은 `지금 행복하다`라고 생각한다…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소박하게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것이다`라는 생각을 믿지 않는다. 그들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은 그저 `끝나지 않는 일상`일 뿐이다. 그래서 `지금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었을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134~137쪽)

이같은 저자의 주장이 막연한 관념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국민 생활에 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10년 `현재 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한 20대의 비율은 남성이 65.9%, 여성은 75.2%에 달했다. 거품경제가 붕괴하고 일본 경제가 악화일로에 접어든 상황에서 20대의 70%가 `행복하다`라고 말했다는 얘기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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