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나라 행복한 젊은이들` 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음 민음사 펴냄, 385쪽
일본의 사회학자 후루이치 노리토시(古市憲壽)가 쓴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민음사)은 한일 양국에 큰 `골칫거리`인 젊은 세대 문제를 다룬 책이다. 일본 젊은이들의 현실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지만, 책에서 언급되는 많은 현실은 `일본`을 `한국`으로 바꿔 읽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한국과 비슷하다.
제목만으로는 마치 일본의 젊은이들이 절망적 상황에서도 현실을 긍정적으로 보고 행복을 느낀다는 내용을 담은 `자기계발서`류의 책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책이 말하는 바는 그와 정반대다. 일본에서 책을 낼 당시 26세(1985년생)였던 저자는 자신 또래의 일본 젊은이들이 `행복한` 이유를 이렇게 분석한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리 없다`라는 생각이 들 때, 인간은 `지금 행복하다`라고 생각한다…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소박하게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것이다`라는 생각을 믿지 않는다. 그들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은 그저 `끝나지 않는 일상`일 뿐이다. 그래서 `지금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었을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134~137쪽)
이같은 저자의 주장이 막연한 관념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국민 생활에 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10년 `현재 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한 20대의 비율은 남성이 65.9%, 여성은 75.2%에 달했다. 거품경제가 붕괴하고 일본 경제가 악화일로에 접어든 상황에서 20대의 70%가 `행복하다`라고 말했다는 얘기다.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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