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물 소리` 황석영 지음 창비 펴냄, 424쪽
지난해 `사재기` 파동과 절판 소동을 빚었던 한국 현대문학의 거장 황석영 소설가의 장편소설 `여울물 소리`가 다시 출간됐다.
작가는 초판본(2012)의 오류를 바로잡고, 1년여에 걸친 치열한 퇴고를 통해 한결 정갈한 작품으로 `여울물 소리`를 재탄생시켰다.
황석영은 2012년 등단 50년을 기념해 발표한 `여울물 소리`가 출판사의 사재기 의혹에 휩싸이자 지난해 이 소설을 절판시켰다.
`여울물 소리`는 임오군란, 동학혁명, 청일전쟁, 갑오개혁 등이 이어지는 격동의 19세기 후반을 배경으로 이야기꾼이자 혁명가인 주인공의 삶을 작가 특유의 입담과 힘있는 필력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 소설은 우리 근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현장으로 기록될 동학혁명과 천도교(소설 속 `천지도`)를 주소재로 한 작품이 동학혁명 120주년에 맞춰 재출간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1894년 사회적으로 고착된 부패와 외세의 내정간섭에 맞서 들불같이 타오른 혁명의 현장을 배경으로 작가는 피폐해진 민중의 삶과 그 속에서 피어난 사랑을 생생하게 되살려 냈다.
황석영 작가 특유의 이야기 솜씨는 두 주인공의 애절한 사랑, 혁명의 좌절과 희망, 당시 질박한 민중들의 삶을 아우르며 독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은 물론 답답한 오늘의 현실을 견디고 헤쳐나갈 지혜를 얻게 한다.
특별히 이 `여울물 소리`는 6개월간 오디오북을 무료 서비스하는 `더책 특별판`으로 출간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소설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책머리에서 “일정에 쫓기며 연재한 당시의 원고들을 그대로 냈던지라 초판에서 잡아내지 못했던 오자도 찾아내고 문맥이 흐트러진 부분도 바로잡으면서, 군더더기라고 느껴지는 부분도 들어내고 나니 한결 깔끔하고 가뿐해 보인다”고 썼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