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자전거여행` 김경원 지음 국커뮤니케이션 펴냄, 335쪽
특별할 것 없는 영천에 무슨 볼거리가 많아서 책이 이리 두툼할까 싶어 한 장 두 장 넘기다 보면 다양한 컬러사진 및 지도와 함께 영천 사람들도 모르는 영천과 영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때론 유쾌하게 때론 불편하게 긴 여운을 남긴다.
친절한 가이드북도 아니고 잔잔한 에세이도 아닌 어중간한 이 책에서 느껴지는 영천은 적어도 저자에게만큼은 고향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음이 책 곳곳에서 느껴진다.
고향과 고향 사람들에 대한 애정, 낙후된 고향에 대한 연민, 젊은이들이 먹고 살 거리가 없어 영천을 떠나야하는 현실에 대한 애틋함과 회한을 포장되지 않은 민낯의 모습으로 책 여기저기에 툭툭 던져져 있다.
누구나 마지막에 돌아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그곳은 가족일수도 있고 홀로 있고 싶은 시간일수도 있을 텐데, 영천 자전거여행의 저자인 김경원에게 그곳은 `영천`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 않고는 1년을 하루 같이 짝사랑에 들뜬 사람처럼 영천 땅을 밟을 수는 없는 노릇일 테니까.
고향 영천에 대한 까칠한 시선과 애뜻한 그리움, 가슴 먹먹해지는 책임감으로 한 줄 한 줄 새겨 놓은 `영천 자전거여행`은 영천 사람을 물론이고, 모두에게 일독을 권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1953년 영천시 금호읍 삼호2리에서 태어난 저자 김경원은 경북대 사범대학교부설고등학교와 영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메디슨 위스콘신 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과정을 거쳐 서울 시립대학교 세무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행시 18회 출신으로 재무부 세제조사과장과 국세청 공보담당관을 지냈으며 현재는 명인세무그룹 회장으로 있다.
/안재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