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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제도 개선했으면…

지난해 12월 23일 소상공인·소기업의 피해회복 및 방역지원을 위한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지원계획이 발표됐다. 2021년 12월 18일 이후 영업시간 제한조치를 받은 소상공인·소기업들은 심각한 피해가 예상됐고, 이에 제한조치를 매출 감소로 간주해 지원을 결정한 것.1차 지급은 지난해 12월 27일 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받은 소상공인·소기업 중 사전에 시설 확인이 가능한 사업체가 대상이었고, 사업자 등록번호 끝자리를 기준으로 홀짝제 지급했다.2차는 일반 업종의 소상공인과 소기업, 3차는 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받은 소상공인·소기업 중 지자체를 통해 영업시간 제한 행정명령을 이행한 것으로 확인된 사업체에 지급했다. 이후 4차 와 5차도 증빙서류를 확인해 지급 중이다.고령군 대가야읍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 A씨는 코로나19의 발생 이후 매출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2021년 월 매출이 수 십만 원가량 있다는 이유로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고 한다.그 후 지난해 12월 23일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지원계획에 영업시간 제한조치 업종은 매출 감소와 관계없이 지원한다고 공고를 봤으나, 자신은 기존에 지원 받은 명단에 없어 1차 지급에서 누락됐다고 설명했다.3차 지급에서는 행정명령이행확인서를 늦게 받아 누락돼 애로사항을 관련 기관에 문의했고, 지난 10일 행정명령이행확인서을 첨부해 방역지원금을 인터넷으로 신청했으나 현재까지도 지원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A씨는 “영업시간 제한업종 전체에 방역지원금을 줄 때는 일선 행정기관에서 전국단위로 취합해 동시에 지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보 접근이 어려운 농촌과 노령의 소상공인은 이를 몰라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호소했다. /이경근 시민기자

2022-02-27

시골마을 어르신들 뮤직비디오 만들다

최근 예천군 지보면 한 마을에서 제작한 동영상이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 마을 어르신들이 자신들의 생활을 가사로 만들었고, 여기에 어르신들이 직접 분장까지 하고 영상에 출연한 것.동영상에 등장하는 노래의 제목은 ‘난 아니라고 봐, 되고마고지’다. 가사의 내용은 이렇다.“들에 가 일하고 집에 왔디만 밥차리라카네/난 아이라고 봐!밥 먹고나이 내한테 설거지까지 하라고카네/난 아이라고 봐!논밭일은 같이 하만서 밥은 맨날 내만하네/난 아이라카이(...)중략농사일에 남자여자 따로 있나/되고마고라 카이집안일에 여자남자 따로 있나/되고마고라 그러도살고지고 짜증나도 웃으면서 함께 가세/되고마고라 카이...”앞부분이 우리 어머니들의 지나온 삶을 말한 것이라면, 뒷부분은 그분들의 간절한 바람을 이야기 하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을 참으며 살아온 어미니들의 삶에 가슴이 찡해진다. 이제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예천 어르신들 멋지네요”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이번 영상은 경북문화재단의 ‘마을 노래 만들기 사업’으로 진행됐으며 2편 ‘꼬두밥 찌는 날’ 3편 ‘피룡바우’도 만들어졌다./박정서 시민기자

2022-02-27

스스로 당당히 설 수 있는 삶을 꿈꾸는 사람들

지난주 ‘긴 터널을 지나 사랑을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알려진 경북시각장애인연합회 경산지회 최계순(69) 회장을 만났다. 최 회장과의 인연은 장애인 활동봉사를 통해서 맺어졌다. “어, 오늘은 치마를 입었네요. 어쩜 더 예뻐졌어요”라는 이야기를 전하는 최 회장의 모습은 시각 중증장애인으로 믿기지 않을 정도다.명랑, 쾌활, 긍정의 아이콘인 그는 13세 때 후천척으로 시각장애인이 됐다. 고향 강원도에서 대구로 공부를 하러 왔던 게 계기가 돼 경산에 정착해 결혼을 하고 가정도 꾸렸다 장애로 인해 불편한 것은 없는지 물었다.“빛이 없는 어둠속에 살아보셨나요?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를 겁니다. 평범한 외모를 보고 우리의 장애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때로는 과도하게 꺼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도 보통 사람들처럼 스스로 서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릴 혼자 힘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나약한 존재라고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최 회장은 독거 시각장애 어르신이 밥상을 받아놓고 파리 떼를 감당하지 못해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경산지회장직 수락을 결심했다.하지만 취임해 보니 상황은 열악했다. 자본금은 8만원이 전부. 그때부터 최 회장은 잔 다르크라도 된 듯 개척자의 길을 걷게 됐고, 이웃들에게 호소해 모든 돈으로 쉼터를 만들었다.사람들이 모이자 먹을거리가 필요해 마트를 찾아다니며 유효기간이 일주일쯤 남은 음식들을 얻어다 식사도 제공했다. 부끄러움도 몰랐고 망설임도 없었다. 이런 최 회장의 활동에 감동한 이웃들은 십시일반 사랑을 나눠줬다.무급인 회장직이 어느새 15년. 이제는 복지제도가 진화됐고, 예전처럼 모임 장소나 먹을거리에 대한 걱정은 줄었다.하지만, 얼마 전부터는 또 하나의 간절한 소망이 생겨났다. 자신이 회장에서 물러나기 전에 1천300명 회원들에게 등급별로 각자가 스스로 설 수 있는 교육제도를 마련하는 게 바로 그것. 최 회장은 “이제는 복지에 대한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 장애인도 일반인처럼 삶의 목표를 세워 성취감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신념이다.이런 연장선에서 최 회장은 경산에 ‘힐링안마’와 ‘복손안마’로 불리는 시각장애인 자립 활동시설을 만들어 안마교육을 시켰다 그의 노력은 결실을 맺고 있다. 이제 걸음마에 불과하지만 대기업 두 군데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은 것.대구에 있는 LG지사와 백화점에서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일하는 직원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간단한 안마를 해주는 일은 비록 작은 금액이지만 장애인들이 일을 하고 대가를 지급받는 것이니 그 의미가 크다. 이는 ‘상생복지’라 불러도 좋을 듯하다.최 회장은 곧 일흔 살이 된다. 그전에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안마센터의 바우처 등록과 직업교육을 통한 취업으로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싶은 것이다.구호복지에서 자활복지로의 전환을 꿈꾸는 최 회장은 오늘도 세상을 향해 외친다. “국가와 기관의 보조를 받는 삶이 아닌, 자활교육과 사회동참 기회의 확대로 당당한 생활인으로 서고 싶다”고. 그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길 빌어본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2-02-27

겉만 번지르르… 오어사 화장실 불만 토로 잇따라

포항시 남구 오천읍 오어사 공동화장실이 불결하여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철저한 청결 관리는 물론이고, 일부 낡은 시설은 하루빨리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다.운제산 자락에 있는 오어사는 1천400여 년 전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신라 4대 고승인 원효·혜공·자장·의상대사가 머물렀으며, 삼국유사를 집필한 일연 스님도 머물렀던 곳이다. 유물전시관에는 목비(木碑)와 보물로 지정된 동종, 고승들의 영정과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2007년 조성된 오어지 둘레길과 사계절이 아름다운 사찰 주변은 풍광을 찾아오는 등산객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명소다.이처럼 이용객이 많은 명소임에도 불구하고 공동화장실이 심히 불결하게 관리돼 잦은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시민 강모 씨(50)는 “절에서 기도하고 정갈한 마음으로 화장실에 들렀는데, 악취가 심하고 지저분해서 한순간에 좋은 마음이 사라졌다. 도대체 화장실은 누가 관리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문화관광해설사 장모 씨(55)는 “특히 주말에는 화장실 민원이 많다. 포항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오어지 둘레길과 오어사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포항시의 이미지가 손상될까 봐 염려스럽다”면서 “화장실을 청결하게 관리해서 관광객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비치된 공중화장실 점검표, 점검 체크리스트 등에도 아무런 표시가 없었으며, 점검자 성명과 연락처도 적혀있지 않았다. 배수구가 막힌 세면기, 휴지가 비치되지 않은 휴지걸이, 파손된 수건걸이도 보였다.관광객 박모 씨(67)는 “변기가 문제다. 요즘 공용화장실에 화변기를 설치한 데가 어디 있느냐. 다리가 불편하거나 쭈그려 앉을 수 없는 사람은 이런 화장실을 깨끗하게 사용할 수 없다. 지저분할 수밖에 없다”면서 “좌변기로 바꾸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순영 시민기자

2022-02-22

정확도 떨어지는 자가진단키트, 3월 개학이 두렵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며칠째 10만 명대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바뀐 코로나 검사체계에 사용하는 자가진단키트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3월 개학을 앞두고 불안감이 깊어지고 있다.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감염이 크게 확산하는 가운데 교육부도 21일 당초 발표한 ‘정상 등교’ 원칙을 바꿔 “학교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원격수업으로 전환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북교육청도 원활한 교육활동을 위해 학교별 학사 운영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모든 학교에 자가진단키트를 예정대로 배부하기로 했다.하지만 자가진단 검사 결과 여러 차례 음성이 나왔지만 PCR(유전자 증폭)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고위험군을 제외하고 신속항원검사로 1차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검사 정확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의료진에게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지 않고 개인이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할 경우엔 정확도가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심각하다.포항시 북구 흥해읍 초곡리에 사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 정모 씨는 “면봉에 표시된 줄까지 깊숙이 찔러야 하는데 넣다가 뇌에 균이 들어갈 수도 있어 위험하기도 하고 아이는 코도 작아서 발버둥 치고, 스스로 검사하면서도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 의심만 한가득”이라고 불안한 마음을 내비쳤다.장성동에 사는 40대 학부모 이모 씨도 “딸아이가 자가진단키트 검사로는 음성인데 PCR은 양성이 나왔다. 가격이 싼 편도 아닌데 이런 걸 아이들에게 계속 사용하겠다니 방역 정책도 뭐가 뭔지 헷갈린다. 우리 같은 비전문가들은 불안감만 커지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중학생과 고등학생을 둔 학부모 권모 씨도 “신속 항원 설명서를 보면 제품만으로 코로나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없고 18세 미만은 사용 권장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다”면서 “비강 검사의 임상적 성능이 충분하지 않다고 들었다. 이런 검사가 세금 낭비,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코로나19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내달 중순에는 확진자가 30만 명 가까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학부모들은 “정상적인 등교를 누구보다 바라지만 그에 앞서 안전한 학교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02-22

제철 송어회 맛집 가보니

동계 올림픽이 막을 내리니 어딘가 허전하다. 헛헛한 속을 달래줄 무언가를 찾아 나선다. 이럴 땐 추워야 제 맛이라는 송어회가 제격이다. 소노벨 청송에서 차로 2분 거리에 ‘청송 송어장 횟집’이 있다. 23년 전통을 자랑하는 소문난 맛집이다.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지붕이 나지막한 식당 건물로 향한다. 유명 방송 텔레비전에 출연한 사진이 한옥 벽에 그득하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큐알코드를 체크하고 안으로 들어선다. 주인이 양식을 시작한 지 50년이나 되었다니 햇 송어든 묵은 송어든 믿을만한 맛이겠다. 앉은뱅이 상 앞에 앉아 송어회를 기다린다. 입 안에 침이 고이고 남의 상으로 눈길이 간다. 껍질째 볶은 땅콩을 먹으며 솟구치는 식욕을 누른다. 푸짐한 상이 차려지고 두꺼운 옥돌 위에 발그스름한 송어회가 가지런하다. 양념된장에 폭 찍어 서둘러 한 입 먹는다. 쫄깃하고 탄력 있는 육질이 입안에서 부드럽게 씹힌다. 고소하고 담백한 속에 향긋함마저 숨어있다. 부지런히 젓가락을 움직인다.송어회는 무침회로 먹어도 기차게 어울린다. 싱싱한 채소와 다진 마늘, 콩가루에 참기름을 두르고 초장에 쓱쓱 비빈다. 콩가루 덕분에 고소함이 배가된다. 한 번 비벼서는 양에 차지 않는다. 두어 번 비며 먹으니 그제야 흡족한 탄성이 새어 나온다. 옆 테이블을 넘겨다보니 모두 셰프가 된 듯하다. 취향에 맞게 비비느라 손들이 바쁘다. 충분히 음미한 후 딸려 나오는 송어 매운탕과 밥을 먹는다. 비로소 속이 든든하다.송어는 DHA 성분이 풍부해서 두뇌발달이며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인지 노부모를 모신 이들도 자주 찾는 곳이란다. 뿐만 아니라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노화방지와 피부미용에도 좋다. 송어에 포함된 칼슘은 갱년기 여성의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또한 비타민 A와 B가 들어있어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기르고 기관지 점막을 튼튼히 한다고 알려져 있다.소나무 마디의 색과 비슷해서 이름 붙였다는 송어는 차고 깨끗한 1급수의 민물에서만 서식한다. 바다를 헤엄치는 연어와 비슷한 살빛을 가졌으나 연어에 비해 지방과 칼로리 함량이 낮다. 연어보다 섬세한 맛과 풍미를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깊은 산골 청송에서 자란 송어회 맛보러 이 번 주말 나들이 계획을 세워보면 좋겠다. /박월수 시민기자

2022-02-22

‘생활 속 작은 실천’ 재활용품 분리 배출

얼마 전. 동네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설 명절을 보내면서 선물 포장에 사용된 플라스틱 같은 일회용품이 많이 버려진 것을 보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과 장기화로 배달 문화가 대중화되고, 캠핑 문화가 정착되면서 도시락 용기의 사용도 크게 늘었다.이렇듯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재활용품을 분리·배출하고 있긴 하지만 정확하지 않아 실제로 재활용률은 떨어진다. 페트병 같은 경우 내용물을 비운 후 그냥 배출하는 경우가 많다. 페트병의 라벨을 제거한 후 찌그러트려 뚜껑을 닫은 후 투명과 유색을 분리해 지정된 배출함에 넣어야 한다. 이런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요즘 생수는 라벨 없이 생산되는 것도 많다.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쓰레기 분리 배출법 몇 가지를 알아보자. 종이팩은 일반 종이류와 구분해 전용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우유팩 같은 경우는 물로 씻은 다음 말려서 접어 배출하고, 물티슈의 캡은 플라스틱으로 분리해 배출한다.알루미늄캔의 경우 내용물을 제거한 후 압착한 다음 플라스틱 뚜껑은 분리 배출한다. 종이박스는 테이프를 분리한 후 접어서 배출한다. 이물질이 제거되지 않은 종이, 컵라면 용기 음식물이 남아 있는 케첩, 마요네즈 통 양념통은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배출해야 한다.과일망, 과일포장재, 깨진 병, 보온·보냉팩, 거울, 화장품 용기 등은 오해하기 쉬운 분리 배출 품목으로 종량제 봉투에 담아 내놓아야 한다.재활용품의 올바른 배출 방법을 알고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이도록 모두가 노력한다면 재활용률을 높이는데 동참할 뿐만 아니라, 재분리 하는데 드는 시간과 인력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사공은 시민기자

2022-02-20

기차 타고 떠나는 봉화 협곡여행

봉화군에는 1천m 이상 되는 산이 13개가 있고, 순수 우리 기술로 1955년 영암선(영주~철암) 철도가 개통되면서 봉화 사람들의 손발이 돼준 기찻길에 13개의 기차역이 있다. 기차여행은 말만 들어도 설레고 행복해진다. 코로나19로 피로해진 심신에 봄기운과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백두대간 협곡열차(V-train) 타고 여행을 떠나보자.봉화 분천역에서 철암역까지(분천역~비동승강장~양원역~승부역~석포역~철암역) 약 28㎞ 백두대간 협곡구간으로 낙동강 최상류 물길을 따라 이어진 기찻길에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시속 30㎞ 느린 속도로 운행되고 있다.기차가 아니면 갈 수 없었던 첩첩산중. 구비구비 강줄기 따라 비경이 펼쳐지는 기찻길과 간이역 하면 떠오르는 소소한 추억의 풍경들을 느낄 수 있도록, 오지 간이역에서 쉬었다 가는 감성 열차여행이 사람들을 유혹한다.수려한 풍경도 좋지만 감동적인 영화 ‘기적’의 실제 배경인 양원역을 경유하고, 환상 눈꽃과 “하늘도 세 평, 땅도 세 평”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승부역도 경유한다. 시발역인 분천역 일대는 산타마을이다. 그래서 가족여행, 연인여행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협곡열차 내부는 사방이 확 트인 개방형 통유리로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고, 겨울에는 히터 대신 난로를 피우고, 여름에는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돌리는 감성 아날로그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터널을 지날 때는 지붕 위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를 이용한 조명이 밤하늘 별빛처럼 황홀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백두대간 협곡열차 백호 무늬의 외곽 디자인은 백두대간 호랑이의 기상을 표현한 것이며, 백호기관차와 진홍색 객차가 눈에 확 들어온다.영화 ‘기적’으로 세상에 알려진 양원역은 최초의 민자역이며 세상에서 가장 작고 아름다운역이다.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원곡마을과 울진군 서면 전곡리 원곡마을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원곡마을은 물길로 인해 기차가 아니면 학교를 가거나 춘양장에 갈 수 없던 오지로 원곡마을에서 분천역까지는 기찻길로 6.2㎞, 승부역까지는 3.7㎞를 걸어가야 했었다. 터널을 지나고 철교를 건너고 기차를 피할 수 없는 곳에서는 목숨을 내어놓고 다녀야 했던 안타까움을 지닌 섬 같은 오지 주민들. 철길로 걸어다니다 미처 기차를 피하지 못해 10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다친 사람도 부지기수. 철교에서 강물로 빠진 사람도 있었다는 가슴 아픈 사연들이 전해온다.춘양장을 보고 돌아올 때는 기차가 마을 앞을 지날 때 무거운 보따리는 기차 밖으로 던져 놓고 사람은 승부역에서 걸어서 내려왔다고 한다. 1988년 역을 만들어 달라고 눈물로 쓴 탄원서가 대통령께 전달이 되고 마침내 간이역 허가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철도청에서는 역을 못 만들어 준다고 하니 마을 주민들이 삽과 괭이를 들고 나와 역사를 만들었다. 그것이 지금의 양원역이다. 양원역이라는 이름은 원곡이 강 양쪽에 있으니 양원역으로 정했다고 한다.양원역은 시멘트로 만든 약 3평의 건물로 파란색 슬레이트 지붕이고, 역사에는 긴 나무의자와 시계, 열차시간표와 거울이 걸려 있는 게 전부다. 산이 에워싸고 강물이 가로막아 아무나 갈 수 없었던 오지 중 오지 협곡. 그곳에 가면 우리가 잊고 있던 계절 본연의 얼굴을 맞이할 수 있다.얼었던 강물도 봄을 준비하기 위해 서서히 녹아 맑은 물소리가 들리고, 산길 따라 굽이굽이 들어가서 만나는 자연,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협곡의 비경은 경이롭다.산길, 물길, 기찻길이 함께 하는 낙동강 최상류, 태곳적부터 자연이 미리 약속해둔 강을 따라 얼었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고 있다. 기찻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낙동강 물길은 가파른 협곡을 휘감으며 나아간다.봄을 맞으러 떠나는 기차여행. 봉화 백두대간 협곡열차 여행으로 삶의 무게도, 코로나19로 지친 심신도 잠시 위로받으면 어떨까?깊고 깊은 산골짜기에도 봄이 찾아오고 물소리가 가득한 그곳. 경북 봉화 산타마을 분천역, “하늘도 세 평 땅도 세 평” 승부역, 영화 ‘기적’의 이야기를 간직한 양원역을 찾아 느린 여행을 떠나보자. /류중천 시민기자

2022-02-20

경산 자인시장 찾았더니 장바구니에 봄이 한가득

지난주 경산시 자인면에서 5일 간격(3일과 8일)으로 열리는 ‘자인장’을 찾았다. 자인장은 시골의 작은 시장임에도 돔배기와 간갈치가 전국적으로 알려진 유명한 전통시장이다.입춘을 지나 우수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떡 하니 버티고 자리를 내어주지 않으려는 동장군의 기세가 무색하게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전통가요 가락에 맞춰 장터가 들썩들썩 따뜻한 봄기운이 넘쳐난다.이른 시간이니 손님들이 별로 없으려니 생각하고 어물전부터 가봤는데, 오늘도 간 갈치와 돔배기를 진열한 상점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다. 계량의 법칙은 주인의 손과 마음에 달렸다. 잡히는 만큼 잘라주는데도 신기하게 이의를 다는 사람이 없다. 그저 묵묵히 순서를 기다릴 뿐. 한참 만에 갈치를 사 들고 노점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영춘화, 설중매, 대추나무, 동백꽃, 영산홍 등 봉오리를 머금은 묘목들과 꽃이 활짝 핀 화분들, 그 옆으로는 자연 바람과 햇빛 아래서 자란 냉이, 동초, 딸기, 전통방식으로 띄운 메주, 나물 등이 골목 안에 가득이다.냉이 한 소쿠리. 도라지 그리고 당장 필요 없는데도 “젊은이, 이것도 사세요”라는 말을 뿌리칠 수 없어 주섬주섬 사고 또 사니 굽은 등을 겨우 펴 물건을 건네주는 어르신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고맙고메이.”“복 많이 받그라.”그 모습에 문득 그리운 어머니가 떠올라 가슴이 뭉클했다.복잡한 시장을 돌아 나오다가 깜짝 놀랄 만큼 큰 버섯을 발견했다. 길이가 30㎝가 넘는 버섯은 생전 처음이라 신기해 이것저것 질문하고 관심을 보이자 입담 좋은 아저씨는 신이 났는지 손님들에게 두세 개씩 덤을 마구 넣어주시며 맛과 효능에 대해 자랑이 흐드러졌다.갈치와 돔배기 뿐 아니라 왕느타리버섯 파는 아저씨까지 자인시장 명품으로 등극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시간 가는 줄도 몰랐는데 어느새 두 시간을 훌쩍 넘겨 점심시간. 욕심껏 구입한 물건이 양손 가득이다. 장바구니에 담긴 물건을 한쪽에 밀어 놓고 자인전통시장의 먹을거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수구레국밥집에서 국밥 한 수저로 얼었던 몸을 녹인다.편리함을 갖춘 대형마트에 밀려 존재가치가 희미해져가는 전통 5일장은 서민들의 희로애락이 가득한 삶의 터전이다. 막걸리 한잔, 칼국수 한 그릇에 아픔도 사랑도 녹여내는 전통시장이 오래오래 우리 곁에 머물러 화합과 치유의 장으로 역할하길 바란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2-02-20

포항역 주차난 이대로 둘건가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리 KTX 포항역 주변이 열차 이용객 차량들의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KTX 포항역은 공영주차장 405대, 코레일 주차장 455대 등 유료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주말이나 휴가철, 명절이면 이용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져 주차장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KTX 포항역에서는 포항∼서울 KTX 1일 상행선 16회, 하행선 14회, 대구선 무궁화호 왕복 4회, 동해선 무궁화호 왕복 7회, 동해남부선 무궁화호 왕복 2회 등 56회가 운행되고 있다.연말연시와 명절 연휴를 맞아 포항을 찾는 이용객들이 증가하면서 역에서 시내 방면 출구도로(렌터카 사무실 쪽)에 불법 주차 차량 수십 대가 줄지어 서 있어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일부 지각없는 사람들은 도로 가운데 설치해 둔 차선 표시 봉을 철거하고 장기간 얌체 주차를 해놓아 이용객들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이용객들은 이 같은 불법 주차 차량에 대해 포항시와 경찰의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포항역을 자주 이용한다는 시민 김모(32) 씨는 “얼마 전에는 도로 가운데에 봉을 설치해서 도로 양쪽에 주차된 자동차가 없어서 안전하게 다닐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설치된 봉을 철거하고 양쪽 길에 주차를 해두는 바람에 차 한 대도 겨우 지나갈 정도”라면서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난감한 상황에 처하곤 한다”고 지적했다.박모(59) 씨는 “교행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 짝이 없다. 봉을 망가뜨리고 땅에 볼트가 그대로 박혀있어서 다닐 때마다 사고가 날까 봐 아슬아슬하다”면서 “다시 봉을 단단하게 설치해서 차량 통행을 원활하게 하든지, 주차타워를 만들든지 근본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채모(67) 씨는 “공영주차장이나 코레일 주차장에 주차할 장소가 있는데도 좁은 도로를 점령하고 불법 주차하는 사람들이 있어 위험하기 짝이 없다. 이곳에 주차하는 차는 모조리 견인하든지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순영 시민기자

2022-02-15

보석보다 방석-문화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

황성진·오현미 부부(포항시 북구 청하면 방석2리)는 먹거리인 바다 해조류를 이용한 문화활동을 기획해서 마을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포항시 북구 송라면 방석2리 마을 해녀들과 함께 ‘해조등(스탠드 조명등)’을 만들기를 진행했다. 말려놓은 미역, 진저리, 파래, 톳 등의 해조류를 한지 위에 곱게 붙이고 조명을 넣으면 해조등이 완성된다. 직접 채취한 해조류를 한지 위에 그림을 그리듯 붙이니 바다와 더불어 산 해녀들의 삶의 이야기가 꽃처럼 피어났다.부부는 몇 해 전 귀어하면서 문화활동으로 마을 사람들을 이어주었다. 부부의 활동이 지난 2020년은 해양수산부로부터 ‘어촌주민과 귀어, 귀촌인등이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고 화합하며 상생하는 우수사례 마을’로 지정되는 좋은 결과도 있었다. 방석2리 마을주민회는 포항문화재단의 ‘권역별 문화사업’과 시민이 문화를 만드는 ‘삼세판’ 사업을 2년 동안 진행하였다.첫 해에는 동해안별신굿에 사용된 지화(紙花)를 마을주민들과 함께 만들고 지화의 인문학적 가치와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다.방석2리 마을 우측 바닷가에 큰 언덕 형태의 자갈해변이 있는데 과거에는 그곳에서 수산물하역이 이루어졌고 수산시장이 열렸다고 한다. 옛 지명의 이름을 브랜드한 ‘한불장터’를 마을주민들과 시범 운영하면서 지역특산품인 ‘거무돌미역’과 수산물들을 시민들에게 홍보하는 행사도 했다.부부는 방석2리 마을에 귀어하면서 마을의 지형과 지명에 대해서도 마을주민들과 함께 관심을 가지며 삶과 문화의 지속적인 선순환을 기획하고 있다.황·오 부부는 “보석보다 방석, 찾아오는 어촌마을을 꿈꾼다”고 한다. 어촌마을 주민들과 문화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부부의 꿈을 응원한다. /김주영 시민기자

2022-02-15

항일가요 제1호 ‘황성 옛터’의 시인 무덤을 가다

32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시인이 있다. 왕평 이응호다. 그는 극작가이며 배우이고 작사가이기도 했다. 1908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아버지가 수정사 주지로 있는 청송에서 보냈다. 영천 보통학교와 서울 배재중을 졸업하고 조선배우학교에서 연기수업을 받았다. 1930년경 조선 연극사의 순회공연 때였다. 비 오는 여관방에서 고려왕조 터였던 만월대를 둘러보고 느낀 감회를 전수린이 멜로디로 만들고 왕평이 가사를 붙였다. 조선인에 의해 창작된 최초의 대중가요 ‘황성 옛터’다. “조선의 세레나데”라고도 불린다. 당시 인기가수며 명배우였던 이애리수가 불러 크게 히트했다. 1932년 빅터 레코드에서 출반 하자마자 5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민족의 정서를 자극한다는 이유로 일제에 의해 금지곡이 되었다.왕평은 유행가, 서정곡, 재즈송, 민요·속요·신민요, 합창·행진곡, 극과 극영화, 난센스, 스케치·만담 등 195편에 이르는 작품을 남겼다. 대표작으로는 님 그리워 타는 가슴, 항구의 일야, 조선 행진곡, 대한 팔경, 고도의 정한 등이 있다. 1904년 평북 강계에서 연극 ‘남매’를 공연하던 중 무대에서 뇌일혈로 쓰러져 사망했다. 청송 파천면 송강리 3번지 수정사 앞산 자락에 그의 유골이 묻혔다.수정사 앞 목계솔밭에 ‘황성 옛터’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지난 2009년 청송 향토문화 발전회에서 후원하고 청송군에서 건립했다. 노래비를 둘러보고 수정사 앞자락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 그의 묘소에 들렀다. 일본 경찰이 매장 허가를 내주지 않아 분묘는 봉분조차 없이 초라한 그대로 지금껏 방치되고 있다. 그를 기리는 후학들이 몇 해 전 소박하게나마 비석을 마련해주어 그곳이 ‘황성 옛터’의 시인 왕평의 무덤인걸 알 수 있다.‘대한팔경’ ‘조선 행진곡’ 같은 금지곡을 만들어 민족의 자긍심을 심어주었던 애국지사 왕평, 무대에서 쓰러진 참 예술인 왕평의 초라한 무덤 앞에서면 누구나 부끄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박월수 시민기자

2022-02-15

입춘 칼바람 녹인 신개념 ‘맘스 프리마켓’ 열기

“입춘 추위는 장독도 깬다”는 옛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강추위가 찾아온 주말. 경산시 정평동 코오롱 하늘채 리버파크에서는 ‘맘스 프리마켓’이란 이름으로 장터가 열렸다맘스프리마켓(대표 우윤희·41)은 2016년 결성되었고 대부분 젊은 엄마들로 구성돼 있다. 이 단체엔 100여 명의 셀러(업체대표)가 참여하고 있으며, 구매와 판매는 물론 유익한 정보 교환과 이웃사랑을 실천운동까지 겸하고 있는 신개념 마켓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이들은 2020년 갑작스런 지역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기관의 업무 과부하로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자 지역봉사단체인 ‘커피 한잔 사랑 한모금’과 MOU를 맺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 생필품을 전달하는 ‘한줌 빛으로 릴레이 운동’을 실천했다.거기서 얻어진 수익금의 일부는 매번 적립해 온전의 손길을 기다리는 아동과 청소년, 홀몸 어르신들을 위해 사용했다. 그러니, 이들은 이름을 드러내지 않는 숨은 봉사자들이기도 하다칼바람에 빨갛게 언 손을 호호 불며 손님들을 기다리는 그들에게 물었다.“이렇게 추운 날은 비껴서 하지 왜 나왔어요?”그러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오늘을 기다리는 주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하고, 판매 수익금 일부를 적립해 이웃을 위해 사용하는 즐거움을 생각하면 이 정도 추위쯤은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어요.”‘나 하나가 아닌 우리가 되어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세상’을 위해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내고, 보여주기 위한 형식이 아닌 진짜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그들의 추구하는 가치다. 사랑은 드러나지 않아도 우리들 가까이 존재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만남이었다“신은 인간이 이겨낼 만큼의 고통만 준다”는 말이 있다. 너무나 긴 시간을 코로나19에 시달렸지만 차가운 얼음 아래로 봄이 오듯 우리의 일상이 평온을 되찾을 날도 멀지 않으리라.프리마켓이 열리는 장날마다 지역 주민들의 많은 호응을 얻어 수익금이 많아지고 나눔도 커져 이웃들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따뜻한 세상이 만들어지길 진심으로 소망해본다./민향심 시민기자

2022-02-13

가야산 기슭에 자리잡은 뜻은…

공직생활을 이어가던 지난 34년 동안 주말이면 빼놓지 않고 찾던 전국의 명산들, 대략 계산해도 족히 400여 개에 이르는 산을 찾아다닐 정도로 등산을 좋아했다.가야산은 ‘정견모주(正見母主)’의 신화가 곳곳에 서려 있는 산이다.‘십승지’로도 알려져 있는 가야산 기슭으로 삶을 정리하고자 스며든 지 어느덧 9년.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거실에서 마주하는 풍경이 바로 가야산이다.저녁이면 실루엣으로 다가오는 풍광을 저만치서 쳐다보곤 하는데, 근처에서 살면 가야산에 자주 오를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이 틀렸다는 걸 최근에야 깨달았다. 만 8년을 살면서 가야산을 오른 건 두 번뿐.귀촌·귀농하고 문화관광해설사란 새로운 일을 얻고부터는 농사 일과 해설사 업무 때문인지 아니면 예순 후반의 나이 탓인지, 평소 좋아하던 산행과 자전거 타기, 사진 촬영과 여행 등 나름의 취미생활이 없어진 지 오래인 듯하다.2022년 임인년 설을 맞고 입춘을 맞으면서, 올해부터는 농사 일과 해설사 업무 외에 그동안 미뤄왔던, 아니 못해왔던 취미와 여가생활을 다시 시작해 볼 것이라는 다짐을 해본다.가야산 기슭에 자리를 잡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고, 지척의 가야산을 자주 올라야겠다는 소박한 다짐을 해본다./정순오 시민기자

2022-02-13

‘버려진 양심’에 아파하는 천마산 둘레길

포항시 북구 장량동 주민들의 쉼터이자 도시 허파인 천마산 둘레길이 이용객들이 함부로 버리고 간 쓰레기 문제로 시민들의 원성이 높다.장량동 법원 뒤편과 한동대학교 사이에 위치한 흥해읍 곡강리 천마산 둘레길은 주민들에게 걷기코스로 인기가 높다.포항시가 지난 2012년 조성한 이 둘레길은 주거지역과 밀접하면서도 소나무 숲으로 이뤄져 있고, 편도 2.5km~4km 남짓 되는 다양한 길과 쉼터가 잘 조성돼 있어 포항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곳곳에 운동시설·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을 뿐 아니라, 멍석길·마루길·자갈길· 천마지(天馬池) 둘레길과 어우러진 적당한 오르내림이 있어 남녀노소 누구라도 걸을 수 있는 시민들로부터 선호도가 높은 트레킹 코스다.봄이 다가오면서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질 전망이다.특히, 천마산 일대는 한국전쟁의 격전지로, 6·25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이 이루어진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6·25 전쟁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6·25 전쟁 당시 나라를 지키다가 희생된 전사자들의 유해를 찾아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모시는 사업이다.포항지역은 1950년 8월 11일부터 9월 20일까지 국군 3사단과 북한군 5사단이 치열한 전투를 벌인 격전지이며, 천마산 96고지 전투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천마산에는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정신이 깃들어 있다. 천마지와 인접한 곳에 있는 대각사라는 절은 해방둥이로 출발해 과거 곡강리 주민들의 보시로 건립됐고, 주변의 자연과 잘 어우러져 수십 년 동안 소박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주민 강모 씨(64)는 “이곳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것은 좋지만 쓰레기는 버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버리는 사람 따로 줍는 사람 따로 아니다”며 “자기가 가져온 쓰레기는 당연히 자기가 가져가야 한다”고 성토했다.이모 씨(70)는 “과일 껍질을 동물들이 먹거나 거름이 된다고 버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염물이 될 뿐이다. 청정한 곳에 제발 쓰레기 좀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순영 시민기자

2022-02-09

‘아나바다’… 일상에서의 ‘제로 웨이스트’ 실천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고) 운동은 20년 전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자 생겨났다. 나와 이웃, 지구를 위해 일상 속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위한 실천으로 아나바다를 할 때이다. 매일 넘쳐나는 쓰레기를 보며 환경은 우리에게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아나바다 운동을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살펴보자. 첫 번째는 물품을 기부하거나 무료 나눔을 하는 것이다. 나에게는 더이상 쓰지 않는 물건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것이 될 수도 있다.포항에서도 기부와 나눔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여러 기관이 있다. 먼저 여성문화회관이나 미혼모 시설인 여성소망센터 같은 곳에서 물품을 기부할 수 있다. 작아서 못 입게 된 옷이나 신발, 가방, 아이들 장난감 등을 받는다. 개인적으로 기부를 해보니 판매된 금액으로 사회적 약자나 소외된 이웃에게 필요한 것들로 채워진다니 아파트의 의류함에 들어가는 것보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또 추천하고 싶은 곳은 일상의 나눔과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아름다운 가게다. 포항시 남구 이동에 있는 이곳은 기부를 하면 기부영수증도 발급해준다. 직접 물품을 가져갈 수도 있고 수량이 3박스 이상일 경우 택배나 온라인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수거영수증과 냉장고에 붙이는 자석 스티커도 받을 수 있고 며칠 후면 기부금 영수증 처리가 완료되었다는 문자도 받아볼 수 있다. 아름다운 가게에는 아이들 문구류와 중고도서도 볼 수 있다. 새 학기 노트를 200원에 구매할 수 있고 새것으로 구매하기 쉽지 않은 아이 한복도 5천원이면 가능하다. 이처럼 이사 가면서 무료 나눔 하기도 하고 아꼈지만 손이 가지 않는 물품을 나누고 다시 쓰는 자원순환의 긍정적인 면을 볼 수 있다.두 번째는 매일 쓰는 생필품을 친환경 제품으로 교체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칫솔, 샴푸, 일회용 컵, 빨대 등의 플라스틱은 사용하기에 편리하지만 썩지 않는다. 예를들면 제로 웨이스트 매장을 자주 이용하고 비닐봉지 대신에 장바구니를 이용하고 플라스틱 칫솔 대신 대나무 칫솔을, 세제나 화장품 등 리필스테이션 이용하기다.환경은 무엇보다 생활 속에서의 실천 습관이다. 내가 바뀌면 내 주변이 바뀐다는 것을 잊지말고 오늘부터 아나바다 운동을 실천해보자./허명화 시민기자

2022-02-09

청송 슬로시티길, 함께 거닐어요

청송, 영양, 봉화, 영월을 잇는 외씨버선길이 있다. 영양 출신 조지훈 시인의 ‘승무’에서 착안해 만든 길이다. 총 240킬로미터 13길까지를 다 이으면 외씨버선 모양이 된다. 그중 1길에서 3길까지가 청송에 있다. 2길에 해당하는 슬로시티길은 청송의 중심부인 청송읍을 지난다. 소헌공원을 출발해 아흔아홉 칸 고택이 있는 덕천마을을 거쳐 약 400살 먹은 느티나무가 있는 신기마을을 지나 청송한지체험장에 이르는 11.5킬로에 이르는 길이다. 짧지 않은 거리지만 대부분 평지라 걷기에 수월하다. 곳곳에 유서 깊은 명소가 펼쳐져 있어 자주 걸음을 멈추게 되는 구간이기도 하다.청송은 2011년 6월 국제 슬로시티로 공식 지정되었다. 자연과 환경, 인간이 조화를 이루고 여유롭게 살자는 취지의 국제 슬로시티 철학에 딱 맞춤한 곳이다. 공장 굴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느림보 마을에서 사람들은 농사에 기대 조용히 살아간다.슬로시티길에서 만나는 신기리 느티나무는 천연기념물 192호다. 1660년경 인동장씨 입향시조가 심었다고 전해진다. 봄에 나뭇잎이 어느 쪽에서 먼저 나오느냐에 따라 한 해 농사의 풍·흉을 점쳤다고 하니 나무에 대한 동네 사람들의 믿음을 알 수 있다. 당산목으로 지정하여 정월 보름이면 정성껏 동제(洞祭)도 지낸다. 요즘은 보기 귀한 풍속이어서 사진가들은 멀리서도 찾아온다. 높이 10미터, 수관폭 24미터, 가슴높이 둘레 8.4미터인 이 오래된 나무에게 사람들은 마을의 안녕을 빌며 지금껏 살아왔다.잠시 번잡한 도시를 떠나 청송 슬로시티길을 걸으며 여유와 낭만을 느껴보면 어떨까. 속이 텅 빈 느티나무가 전하는 위로를 듣다 보면 따뜻한 봄은 어느새 가까이 와 있을 것이다. 근처에 진성이씨 시조묘가 잘 관리되고 있어 조선의 대학자 퇴계 선생의 뿌리를 살펴보는 행운도 누릴 수 있다. /박월수 시민기자

2022-02-09

“건강 지키려 산에 오실텐데… 담배 끊어 주셨으면”

안개처럼 뿌연 먼지 속에 서 있는 성암산을 보니 삼한사미(三寒四黴)라는 말이 실감난다. 산행을 한참 망설이다 주섬주섬 등산 장비들을 챙겨 집을 나선다.성암산은 해발 469m로 높지는 않지만, 경사도가 있어 운동하기 좋다. 그래서 사시사철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등산 명소로 소문이 나있다. 산은 이미 부지런한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잔칫집처럼 북적인다.40분쯤 걸어 성암봉에 도착. 그곳에서 어김없이 등산객을 맞이하는 ‘행복발전소 대장 성암산 지킴이 장진락(51)씨’의 마중을 받는다. 오늘도 여전히 분주한 그는 산불지킴이 경력 3년차다.“지난주는 왜 안오셨는교”“살이 많이 빠지셨네예”“담배 끊으셨지예”많은 등산객이 오고가는데도 누군지 항상 기억하고 정겹게 인사를 전하는 장씨에게 “힘들지 않냐”고 묻자 손사래를 치며 말한다.“하나도 힘들지 않아예. 저는 이 일이 너무 좋습니다. 산불감시초소 중에 제일 높은 곳에 있어 다른 분들은 잘 지원하지 않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잖아요 혹시라도 불이라도 났다간 큰일 아닙니까. 하루에도 수십 명, 어떤 때는 수백 명도 오시는데 얼마나 소중한 곳입니까? 저는 시민들을 위해 이곳을 지켜낼 겁니다.”그의 대답이 어찌나 진지한지 결연함까지 배어나온다.“등산객들에게 전할 말이 있나요”라고 연이어 물었다.“등산객들은 건강해지려고 오시는 건데 가끔 산에서 담배를 피우는 분들 때문에 걱정입니다. 건조한 환경에서 불이 날 수도 있고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도 담배를 끊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산악용 오토바이나 자전거는 지정된 곳에서만 타주시면 좋겠고요. 왜냐하면 개인의 안전도 그렇고 산림이 훼손됩니다. 제발 규정을 지켜주세요”장진락 씨의 한마디 한마디에서 산을 사랑하는 마음이 뚝뚝 묻어나왔다.나이를 먹어도 산에 오를 힘이 있을 때까지 언제까지나 성암산을 지키겠다는 약속에 덧붙여 가족이 단출해 늘 외로웠는데 산불 지킴이로 근무하면서 친구, 형님, 동생들이 생겨나서 좋다는 장씨.커피, 물, 김밥 등 간식을 챙겨주는 분들도 많다며 그에 대한 보답의 일환으로 올 1월부터 봉사단체에 가입했고, 이제부터 자기도 누군가를 위해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며 활짝 웃는 모습이 소년처럼 맑고 순수하다.박봉에 어려운 가정환경임에도 이웃을 위한 나눔을 준비하는 장씨. 그가 성암산을 지키며 만들어낸 선한 영향력이 경산 전체에 따뜻하게 퍼져나가 ‘행복 경산’을 만들어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민향심 시민기자

2022-02-06

낙동강 굽이길서 청량산까지…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 속으로

봉화 예던길은 퇴계 이황(1501~1570)이 젊은 날 입신을 위해 즐겨 걸었던 옛길이다. 노년에도 학문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제자들과 함께 이 길을 걸었으며, 세상을 뜬 후에도 많은 제자들이 먼 길을 찾아와 옛 스승이 다니던 길을 즐겨 걸었다고 한다. 이 길을 복원한 예던길은 다니던 길이란 뜻으로 선현들이 걸었던 길이라는 의미다. 예던길은 낙동강 시발점 공원에서 청량산 입구까지 9.5km 구간으로 낙동강의 물줄기 굽이굽이 흐르는 강변로를 따라 이어지며 청량산 인물이야기 길, 건강의 길, 낙동강 수변생태의 길 등으로 구성돼 있다.빼어난 풍광과 때 묻지 않은 자연, 올곧은 선비의 숨결이 묻어있는 예던길은 코로나19 사태로 피로한 심신을 달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퇴계가 열세 살 때 숙부 송재 이우를 따라 처음 청량산을 오른 이후로, 청량산은 퇴계 일생에 이상향과 같은 곳이었다.자신을 ‘청량산인’이라 불렀으며, 예순네 살에도 이 길을 따라 청량산을 간 기록이 전해온다. 예던길에는 옥빛의 백용담 소가 있으며 강을 가로질러 선유교 다리가 있다. 선유교에서 바라보는 백용담 소의 풍경은 예술이요 비경이다.죽마고우 벽오 이문량을 기다리다 밝아오는 풍광 앞에 더 이상 지체 할 수 없었던 퇴계는 시를 읊으며 먼저 출발했다.“나 먼저 그림 속으로 들어가네/푸르다 못해 옥빛이 눈부신 백용담 소에”. 병풍을 두르듯 위풍당당하게 서있는 턱걸바위와의 조화는 한 폭의 수채화다.퇴계는 어린 시절부터 들락거리던 청량산 맞은편 만리산 계곡에 있는 관창폭포를 유람하고 그 풍경에 감탄하는 네 수의 시를 남겨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데 예던길의 또 하나의 절경이다. 오마교에서 바라보이는 청량산과 강물에 투영된 청량산은 황홀한 풍경이다. 부드러운 강물과 우아한 청량산의 조화는 자연이 주는 최고의 걸작이다.오마교란 이름은 황건적의 난을 피해 청량산으로 피난 왔던 공민왕의 마차를 끈 청량산 오마(다섯 마리의 말)에서 따왔다고 한다.예던길과 마주보며 이어진 35번 국도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다.세계적인 여행정보지 미슐랭 그린가이드가 유일하게 별을 준 한국 최고의 길로, 청량산(예던길)구간은 그림 같이 아름답다.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퇴계의 시적 감흥을 예던길을 걸으며 체험할 수 있고, 무심한 세월 속에서도 변하지 않은 아름다운 풍경은 선인들의 발자취와 이야기들을 품고 있어 더 빛난다. 산 그림자를 포근히 담은 물줄기 따라 걷는 예던길은 ‘언택트 여행’에 안성맞춤이다./류중천 시민기자

2022-02-06

必 환경 시대… 제로웨이스트 매장 늘어난다

바야흐로 친환경을 넘어 ‘필(必) 환경’ 시대다. 이제 환경과 우리의 삶을 지키는 제로웨이스트는 일상생활 속에서 꼭 필요한 일이 되었다. 제로웨이스트(쓰레기 없애기)는 사소한 일에서부터 환경을 생각하고 최소한의 소비로 쓰레기를 0에 가깝게 하자는 운동이다. 최근에 여러 곳에서 제로웨이스트 매장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얼마 전 여성 창업자가 문을 연 포항 북구 대신동의 ‘어스 시즌(EARTH SEASON)’을 반가운 마음으로 찾았다.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를 잡은 매장은 아담했다. 입구에는 ‘제로웨이스트’를 알려주는 입 간판이 세워져 있다. ‘노(NO) 플라스틱’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니 문에도 일반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구분하는 안내 용지가 붙어 있다. 진열장에는 생활 속 필수품들이 놓여있어 친숙했다. 주방용품부터 시작해서 욕실용품, 식기구 등 다양한 물건들이 가득했다.자세히 살펴보니 제품 대부분이 별도 용기가 필요로 하지 않는 ‘바(bar)’ 형태다. 주방세제, 수세미, 치약까지 고체 형태로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들이 애초에 불필요했다. 또 대나무 칫솔, 삼베 수세미, 여러 종류의 비누, 한삼 모시 빗자루, 손수건, 지역작가의 도자기 작품까지 환경을 생각하는 제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어스 시즌’에 갈 때는 빈 용기도 챙기면 좋다. 리필스테이션에서 주방세제와 세탁세제도 원하는 만큼 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구매하는 방법은 빈 용기에 담긴 무게만큼 재고 계산하면 된다.매장 안에서는 빈 유리 용기와 종이팩과 멸균 팩, 아이스팩 등 재활용 물품도 받는다.주로 이용하는 고객들은 SNS로 소통하는 주부들이다. 주부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세제 리필이다. 주방용품과 욕실용품은 선물로도 나간다. 개인적으로는 고체 치약도 청량감이 느껴져 좋았다.김경화 사장은 “아직 인식과 홍보가 부족하고 제로 웨이스트매장도 많이 생겨 이런 활동들을 공유하고 함께해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지역 환경 관련 단체와도 서로 교류도 하는 김 사장에게서 환경에 관한 여러 가지 활동도 제안받았다.‘어스시즌’을 나오며 앞으로 완벽하게 제로웨이스트, 플라스틱 제로를 실천하는 건 어렵다고 하더라도 한 사람이 하나씩은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시작하면 쓰레기가 하나 줄어든다. 우리가 모두 함께하면 그만큼 효과가 커진다. 탄소중립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필(必) 환경’ 시대에 제로웨이스트는 필수다./허명화 시민기자

2022-02-02

제철 맞은 ‘특효’ 주왕산 청정 미나리

명절 끝엔 상큼한 것이 입맛을 당긴다. 특유의 향과 아삭한 맛이 있는 미나리는 생각만으로도 입안이 개운하다. 섭씨 14도의 지하 암반수를 먹고 자라는 주왕산 청정 미나리는 요즘이 제철이다. 주왕산 절골 물이 내를 이루는 부일 마을에는 특허받은 미나리가 있다. 여름에 파종한 후 초가을에 뽑아 뿌리를 깨끗이 씻어 저온 저장고에 한 달간 잠을 재운다. 10월에 다시 깨워 모를 심듯 하나하나 심어 70일이 지나면 수확한다. 이식 아사기란 이름표를 단 미나리는 줄기가 굵고 식감은 아삭하며 진한 향이 특징이다.“미나리는 잡초처럼 아무데서나 막자라니까 누구든지 다 뽑아먹을 수 있어,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다 뽑아 먹구 건강해질 수 있어. 미나리는 김치에도 넣어 먹구 찌개에도 넣어 먹구 국에도 넣어 먹구 미나리는 아플 땐 약도 되고, 미나리는 원더풀, 원더풀이란다.”영화 ‘미나리’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그처럼 미나리는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식물이다. 청송의 맑은 거랑 가에도 흔하게 돌미나리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계절엔 따로 재배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 그러니 아무 음식에나 마구 넣어 먹기도 힘든 귀하신 몸이다. 다만 “아플 땐 약도 되고”란 말에는 언제든 공감한다.동의보감에는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갈증을 없애고 머리를 맑게 한다고 나온다. 이 외에도 해독 작용이 뛰어나고 간 기능 향상과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되며 혈액을 맑게 해 준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미나리는 차가운 음식에 가까우므로 몸이 냉한 사람은 익혀 먹는 것을 권한다. 삼겹살과 함께 구운 미나리는 더없이 잘 맞는 궁합이다.주왕산 청정 미나리는 최상품은 1㎏에 2만원, 하품은 1만2천원에 판매한다. 미나리를 다듬는 작업이 더뎌서 손님이 직접 다듬어 가는 경우도 더러 있다./박월수 시민기자

2022-02-02

주객 뒤바뀐 ‘포항문화예술회관’ 간판 바로 잡아야

포항지역의 대표적 문화예술 공간인 ‘포항문화예술회관’이 시설 건립 운영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잘못된 간판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포항시 남구 희망대로에 위치한 이곳은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이루어지는 시민들의 공공시설임에도 ‘포항문화재단’이 메인 글씨(큰 글씨)로, ‘포항문화예술회관’이 작은 글씨로 돼 있어 주객이 전도됐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1995년에 건립된 포항문화예술회관은 대공연장, 소공연장, 야외공연장, 1,2층 전시실, 회의실과 사무실로 설계되어 연중 음악회를 비롯해 뮤지컬·연극 공연, 미술·서예 작품 전시 등이 펼쳐진다.이 건물은 오랫동안 포항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해 오다가 2017년 포항문화재단이 설립되어 사무실을 입주시키면서 포항문화재단이 위탁 관리하고 있다. 건물에는 포항문화재단 외에도 포항시 문화예술과와 예술단 사무실도 입주해 있다.이 시설의 주인은 당연히 포항시민이고, 지역의 모든 문화예술인들이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치는 공공시설이며 정식 명칭은 ‘포항문화예술회관’이다.그런데 포항문화재단이 관리권을 넘겨받으면서 메인 글씨가 ‘포항문화재단’으로 바뀐 정면 간판을 부착해 주인과 객이 뒤바뀌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원래 붙어있던 ‘포항문화예술회관’ 대형 간판을 떼어내고 새 간판을 제작 부착했는데, 누가 보아도 ‘포항문화예술회관’이 아닌 ‘포항문화재단’으로 읽혀, 보는 이들의 조롱거리가 되어버렸다는 지적이다. 특히 외지에서 문화예술교류차 ‘포항문화예술회관’을 찾아오는 예술인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는 뒷말이다.포항시 문화예술과는 간판 변경과정에 대한 문의에 대해 “직원들의 잦은 인사이동으로 알지 못한다”며 “당시 서류를 찾아봐야 알 수 있고, 포항문화재단에 알아보겠다”는 막연한 답변뿐이었다.포항문화예술회관을 자주 애용하는 시민들과 지역 예술인들은 “외지인들 보기 부끄럽다. 잘못된 간판은 시급히 교체해 ‘재단’이 아닌 ‘시민’들의 회관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성토하고 있다./송준규 시민기자

2022-02-02

설 명절 장보기의 즐거움, 흥해 전통시장

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한 요즘이다. 다가오는 고유의 명절 설을 맞아 전통시장으로 가보자. 지쳐있는 상인도 도울 겸 저렴한 물건도 구입하고 시장 구경하며 설 명절 장보기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오일장이 서는 날 흥해시장을 돌아보았다. 시장은 과일, 떡집, 야채 가게, 정육점, 건어물, 수산물, 잡곡류, 버섯, 약재, 옛날 과자를 비롯한 각종 먹거리들, 그리고 길가에 즐비한 노점 등 명절 장보기를 나선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또 매대에 가득 올려놓은 한과와 강정을 보니 명절 기분이 절로 났다. 수산물 파는 곳에서는 제수용 선어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떡집은 떡국 떡을 내보이며 주문도 받는 모습이다.흥해시장은 포항 북구 흥해읍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으로 환승센터가 있는 쪽이 시장 초입이다. 새롭게 선진화된 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공사 중이지만 매달 끝자리가 2, 7이 있는 날에 오일장이 서고 4, 9가 있는 날은 샛장이 선다. 고물가 시대라 명절을 앞두고 장보기가 겁나지만 물건도 신선하고 가격이 저렴하여 인기 있는 재래시장으로 손꼽힌다.직접 구매해 본 대파 한 묶음이 이천 원이었고 표고버섯은 덤으로 얹어주어 사람 냄새가 폴폴났다. 인기 있는 국산 두부도 오전에 벌써 매진이다. 시장 안쪽에 입소문이 난 칼국수와 추어탕을 비롯한 음식들은 시장을 가면 꼭 먹어봐야 하는 재미다.양덕에 거주하는 40대 주부 박모 씨도 “양덕에서 가까운 전통시장이라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서 장날이면 나들이 겸 자주 찾는 곳”이라고 했다.물가가 많이 올라 일반 마트에서 장을 보러 가면 일반 생필품에 고기 정도만 구입해도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런 고물가 시대에 전통시장에서 똑똑하게 장을 보면 대형마트와 비교해 25.7%나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포항사랑카드로 구매가 가능한 곳도 있어 이용하기가 더 편해졌다.올해는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고 1인 문화의 확산으로 명절 상차림이 갈수록 간소화되고 있다. 하지만 명절 분위기만큼은 정겹고 볼거리 가득한 전통시장을 따라갈 수가 없다. 전통시장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흥정을 하는 재미가 있고 덤 문화가 있다. 코로나 안전 수칙을 잘 지키며 마트보다 인간미 넘치는 흥해시장에서 장보기를 하면 좋겠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1-26

노점상이 점령한 조경용 화분… 이렇게 해도 되나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보리 호미곶해맞이광장 해안가에 설치한 포항시의 조경용 화분을 노점상들이 차지하고 있어 관광객들과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포항 관광1번지 호미곶, 바다 안쪽 ‘상생의 손’ 조각작품 주변 해안가에 설치된 조경용 화분들은 상인들이 상품 받침대로 사용하거나, 잡다한 물건을 위에 쌓아두는 바람에 제 기능을 상실했다.포항시민 장모 씨(58)는 “포항시의 시설물을 개인이 장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혈세를 들여 설치해 둔 화분을 잘 가꾸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망가뜨려도 되느냐”고 비판했다.관광객 임모 씨(29)는 “관광지에서 군것질을 사 먹는 일은 즐겁지만, 화분이 이렇게 훼손되는 것은 안타깝다. 상인들이 이동식 포장마차 같은 것을 이용하면 좋겠다”며 “화분에 예쁜 꽃이 피어있으면 훨씬 더 아름다울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손주들과 가족 여행을 온 한 할머니는 “새우깡을 사서 갈매기에게 던져주고 사진도 찍으며 손주들이 즐거워하니 나도 기분이 좋다. 하지만 공공시설물이 저렇게 사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것은 보기에도 흉하다”며 안타까워했다.포항 호미곶해맞이광장 해안에 설치해 둔 조경용 화분을 잘 관리하여 푸른 바다와 어우러지는 멋진 관광지로 회복되기를 기대한다./이순영 시민기자

2022-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