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포항에는 다양한 자연을 가까운 곳에서 만끽할 수 있다. 또 포항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국보들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그러나 포항시 신광면 행정복지센터 앞(북구 토성길37번길 13) 누각에 있는 신라시대에 조성된 국보 제 264호 ‘포항 냉수리 신라비’는 그 가치에 비해서 취급이 소홀하다. 훌륭한 국보가 떡하니 포항 자락에 자리매김하고 있음에도 시민들이 잘 알지 못한다. 그만큼 지자체에서 관리가 허술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1989년 4월 신광면 냉수리에서 발견된 포항 냉수리 신라비는 신라 지증왕 4년(503)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비에는 진이마촌의 ‘절거리’라는 사람이 소유했던 재산과 유산상속으로 다툼이 발생하자 갈문왕을 비롯한 신라 각부의 귀족 7명의 왕이 합의해 재산권 분쟁을 해결했다는 내용이 공문서 성격으로 기록돼 있다. 재산권 분쟁이 발생했을 때 각 부의 여러 귀족이 참여해 처리했다는 기록으로 당시 신라 왕권의 한계를 알 수 있다.
자연석으로서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사다리꼴 형태의 포항 냉수리 신라비에 새겨진 비문은 앞면과 뒷면에 7행 59자, 윗면에 5행 20자로 전체를 합해 231자가 판독된다. 국가에서 세운 비로서 신라의 왕명을 다룬 신라 초기 율령 체제의 형태를 보여 당시 사회를 이해하는데 귀중한 자료다. 신라유물 국보가 경주에만 있는 게 아니라 이처럼 포항 주변 가까운 곳에도 있다는 것은 지역의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지자체뿐 아니라 관내 각 초중고교에서도 충분한 홍보를 통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귀한 역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방책을 좀 마련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주말 봄바람을 맞으며 온 가족이 함께 보물찾기하듯 우리나라 국보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신광에는 신라의 흔적을 볼 수 있는 냉수리 신라비 국보 외에도 제철 음식도 맛볼 수 있는 곳이 많아 행복한 나들이가 될 것이다. /허지은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