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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최군 동기생 “폭행·금품갈취 목격” 유서 등장 가해자 5명 등 곧 조사

속보=학교폭력에 시달렸다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 11일 자살한 최 모(15)군에 대한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최군의 사건을 수사중인 경산경찰서는 13일 “사인규명을 위해 경북대학교 법의학교실에서 실시한 부검에서 폭행흔적 등 다른 외상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지난 2001년부터 폭행과 갈취를 당했다고 밝힌 5명의 학생에 대해서도 현재 진행 중인 최군의 컴퓨터와 휴대폰에 대해 지방청 사이버수사대의 분석이 끝나고 동기생 등 주변 조사가 끝나면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최군의 중학교 동기생인 박모(15)군 등 3명이 경찰조사에서 “중학교 2~3학년 때 김모(15) 군이 학교 내에서 상습적으로 최군을 폭행하고 돈을 갈취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히고 “다른 동급생 2명이 최군을 폭행하는 것을 목격했고 자신들도 김군에게 폭행당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해 폭행과 금품갈취가 사실로 보인다.김군은 수개월을 김군의 집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13일 최군의 장례식이 끝남에 따라 경찰은 유족들을 상대로 자세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최군이 상습적으로 폭행과 갈취를 당한 것으로 알려진 경산 A 중학교는 지난해 전국적으로 이뤄진 정서행동발달선별검사 1차에서는 최군이 관심군으로 분류되었으나 2차 정밀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와 넘어갔다.13일 A 중학교에서 만난 이모 교감은 “최군과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5명을 알고 있다”며 “최군은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무척 따르고 얼굴이 밝아 폭행 등 피해를 당하고 있는 줄 몰랐다”다고 밝혔다. 또 “최군이 유서에서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는 화장실과 교실 등 사각지대를 거론 한 것은 항상 누군가 자기를 지켜 봐주기를 원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A 중학교에는 복도 6대, 건물주변 13대 등 19대의 CCTV가 설치되어 있으며 교무실에서 모니터링이 이루어지고 있다.최군이 다녔던 A 중학교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등 8명은 13일 최군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숨진 최군은 개인사업을 하는 아버지(49)와 가정주부인 어머니(46), 누나와 함께 살고 있었다.경산/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13-03-14

`세우나 마나` 학교폭력 대책

교육청이 학교폭력대책에 사활을 걸고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지만 겉만 번지르르한 형식적인 것으로 증명됐다.지난 11일 숨진 최군의 중학교는 지난해 2월 당시 이주호 교과부장관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학부모, 교사, 학생의 현장 목소리를 듣는 `필통(必通) 톡(Talk)` 토크쇼를 시작한 곳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당시 이 장관은 대구에서 권모 군이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자 이의 예방을 위해 시범 일선학교를 지정하고, 직접 내려와 학생, 학부모, 교사와 대화를 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더구나 이 장관이 시범적으로 토크쇼를 한 곳이 바로 최군이 당시 다녔던 중학교였으며 당시에도 학교 폭력으로 피해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당시 이 장관은 “학교가 어린 생명을 앗아가는 장소로 변질하는 것이 한없이 개탄스럽다”면서 “사고 재발 시 관련자를 물색해 엄중 처벌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경산의 학부모 심모(52)씨는 “사건이 터져 장관과 국회의원, 교육감 등 높은 사람이 내려와 백 번 말을 하면 뭐하냐. 얼마 있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과거 타성에 빠지는 것을 보면 그저 답답할 뿐이다. 그 당시 좀 더 진정성이 있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났겠느냐”며 탄식했다.또 당시 중학교 3학년인 최군은 전국적으로 실시된 정서행동발달선별검사에서 정서 관심군으로 1차 분류됐다가 2차에서 제외된 것으로 밝혀져 교육당국의 관심대상 학생 선정절차가 치밀하지 못했음이 드러났다.더구나 이 학교는 지난해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전체 학생 888명 중 616명(69.4%, 경북평균 81.6%)이 참여했고 피해응답 학생은 47명이었다. 그러나 이 기간 학폭위 심의 건수는 1건, 개최 건수는 3건에 그쳤다.이에따라 실제 학폭위에서 조치한 피해·가해학생도 각각 1명 뿐이었다. 그것도 피해학생 1명에 대한 보호조치는 심리상담과 조언으로 끝났다. 가해학생 1명은 특별교육과 출석정지 처분을 받았다.당시 좀 더 정밀하게 조사했더라면 이번의 사태를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또 숨진 최군이 다닌 학교에는 CCTV가 19대나 설치됐지만 폭력을 잡아내지 못했다. 최군도 유서에서 수차례에 걸쳐 CCTV가 제 기능을 하지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외 교육청 당국은 CCTV 설치후 이로인해 학교폭력을 인지한 통계조차도 모르고 있어 형식적인 탁상행정에 치우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3-03-14

`있으나 마나` 폭력예방 CCTV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설치된 CCTV가 있으나 마나한 것으로 드러나,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지난 11일 또래 친구들의 폭력과 괴롭힘을 못 이겨 아파트에서 투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북 청도 모고교 1학년 최모(15)군의 유서에는 CCTV가 학교폭력을 잡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최군은 유서에서 “CCTV 조차도 날 지켜주지 못했다. 학교폭력을 없애려면 CCTV를 더 많이, 더 좋은 것으로 설치하거나 혹은 판별이 될 수 있을 정도의 CCTV를 설치해야 합니다”라고 호소했다. 또 “주로 CCTV 없는 곳이나 사각지대에 있다고 해도 화질이 안 좋아 판별하기 어려운 곳 등 이런데서 맞습니다”, “학교 측에서는 다들 돈이 없어서 설치 또는 교체를 못했다고 말하는데 난 그걸 핑계라고 생각합니다”고 적고 있다.최군은 이어 “학교폭력은 지금처럼 해도 100퍼센트 못 잡아내요. 반에서도 화장실에서도 여러 가지 시설들에 CCTV가 안 달려 있거나 사각지대가 있습니다”라며 “괴롭힘은 주로 그런데서 받죠”라고 CCTV에 대한 문제점을 수차례 지적했다.이처럼 학교에서 설치하고 있는 CCTV가 그냥 형식적으로 설치했거나, 화질도 안좋아 가해 학생을 판별해 내기가 쉽지않은 등 제도개선책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그냥 보이기 위한 편의위주의 CCTV 설치를 지양하고, 사각지대를 없애 실질적으로 학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설치돼야 할 걸로 지적됐다. 또 화질을 개선해 가·피해학생이 또렷이 구분될 정도로 선명도 문제도 신경써야 할 걸로 지적됐다.실제 경북지역 대부분의 학교에 설치돼 있는 CCTV는 사람이나 차량의 번호판을 식별하지 못하는 50만화소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각 일선학교에 설치된 8천792여대중 50만화소는 달랑 47대(0.5%)뿐으로, 99.5%이상이 사람 식별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CCTV가 설치된 곳도 방향설정이 부정확하거나 주변에 장애물 등이 가로막고 있어 제대로 촬영이 안되는 곳도 많고, CCTV 설치 대수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각급 학교에서는 상시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않아 사고 발생 때 즉각 대처가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다.실제 경산의 모 중학교 교사는 “교내의 CCTV는 식별 뿐 아니라 관리가 매우 부실한 걸로 알고있다. 아마 상당수 CCTV는 고장으로 인해 녹화가 되지 않거나 작동되지 않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한편 현재 설치된 CCTV로 학교폭력을 인지했다는 통계 자체도 없어 사후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경북교육청은 CCTV설치후 이로인해 학교폭력을 알고, 선도했다는 통계자체는 아예 없다고 밝혔다.본지가 학교 CCTV의 실태에 대한 현장 확인을 위해 포항지역의 중·고등학교 5곳에 취재요청을 했으나 이들 모두 “학교 내부에 설치된 CCTV에 관련된 정보는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는 이유를 대며 단호히 거절했다. 포항의 한 중학교 관계자는 “학교에 담벼락이 사라진 이후부터 학교폭력 및 성폭력 방지를 위해 CCTV를 설치해 운영중이다”며 “하지만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못박아 CCTV의 운영 자체가 겉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게 했다. 이에대해 경산의 학부모 최모(48)씨는 “이번 사태로 볼때 교육청은 그냥 보여주기식 행정을 했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한 것”이라며 “CCTV를 설치했으면 관리자체도 제대로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창훈·박동혁기자 myway@kbmaeil.com

2013-03-14

청도 고교 1년생 “학교폭력 시달려” 투신

고교생이 학교폭력에 시달렸다는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11일 오후 7시40분께 경산시 정평동 모 아파트 23층에서 이곳에 살던 청도 A 고교 1년생 최 모(15)군이 뛰어내려 숨졌다.아파트 경비원 최모(70)씨는 “통로 입구 위쪽에 `쿵`하는 소리가 나서 가보니 학생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숨진 최군의 가방에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친구 5명으로부터 폭행 및 갈취 등 괴롭힘을 받았다. 학교에서 돈을 빼앗긴 적도 있으며 학교에는 패쇄회로 TV가 없는 폭력사각지대도 있다” 등의 내용을 담은 유서가 발견됐다.A4용지 두 장에 적은 유서에서 최군은 “가족에게 미안하다”며 중학교 시절과 고교 진학 후 최근까지 자신을 괴롭힌 학생 5명의 이름을 적어 놓았다. 5명 중 2명은 최군과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했다.최군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 등교를 위해 집을 나서 친구와 함께 경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청도역까지 갔으나 등교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숨진 최군이 졸업한 경산의 B 중학교 측은 “최군이 중학교 시절 아주 차분하고 착한 심성을 가진 아이여서 또래로부터 폭력에 시달린 점은 몰랐다”고 말했다.경찰은 12일 함께 등교한 박 모군과 담임교사 등 주변인을 면담하고 CCTV 분석 등 행적조사에 나서는 한편 숨진 최군에 대한 부검을 실시키로 했다. 또 유서에 거론된 학생들에 대한 조사를 벌여 폭력 등 행위가 드러나면 사법처리 할 방침이다.경산/심한식기자shs1127@kbmaeil.com

2013-03-13

잊히나 싶었는데 또…

지난 11일 청도 모 고교 1학년 최모(15)군이 학교폭력을 괴로워하며 자살한다는 유서를 남겨놓고 투신한 사건이 발생하자, 경북교육청은 12일 김순기 교육국장과 관련부서 담당자들이 현장을 방문해 사건경위를 조사했다.교육청 관계자들은 최군의 시신이 안치된 경산의 모 병원을 비롯, 청도의 고교 등을 방문 현장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이 사건은 현재 경찰에서 수사중이어서, 수사결과가 나온 뒤 교육청 차원의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교육청은 학교폭력과 관련해 지난해 4월 영주의 한 학생이 자살한 이후, 약 1년도 되기전에 유사사건이 터져 매우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2011년 12월 대구의 덕원중 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이후, 사회적으로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닥쳤다. 하지만 불과 몇 개월 후 지난해 4월 영주에서도 교내폭력으로 인해 학생이 자살, 교육청은 여러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학교폭력을 근원적으로 막지 못했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경산의 학부모 김모(55)씨는 “사건이 터지면 많은 대책이 쏟아져 나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 되는 경향이 있다. 교육청은 탁상행정에 치우치지 말고 학생과 학부모 등이 공감하는 보다 구체적인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경북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대책으로 존중과 배려의 인성 교육 강화, 학교폭력 선제 대처 능력 및 책무성 제고, 사제·또래 간 공감을 통한 폭력 예방, 조기 발견과 신고로 가·피해 학생의 즉각적인 조치, 학부모와 지역 사회가 함께 하는 학교 안전망 구축, 학교폭력 유해 요인 차단과 안전 인프라 확충 등을 내놨다. 또 정책제안으로 교직 전 생애 적극적 생활 지도 연수, 학급 담임, 생활 지도 담당 교사 인센티브 부여, 교원 업무 경감 인력 배치 등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나 또다시 폭력으로 인한 자살사건이 발생해 이에대한 근본적인 재점검이 불가피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한편 경북도에서는 학생자살이 지난 2011년 9명, 12년 10명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처음이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3-03-13

보조금 가로챈 어린이집 원장 6명 입건

어린이집 운영에 지원되는 국가보조금 중 모두 1억1천만원 상당을 개인용도로 사용하고 건축물 용도를 임의변경한 어린이집 원장이 무더기로 검거됐다.대구 달성경찰서는 11일 어린이집 운영을 위한 국가보조금에서 수십만~수천만원을 빼내 차량 구입 등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국가보조금 유용)로 신모(50·여)씨 등 달성군내 어린이집 원장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에 따르면 신 씨는 지난해 2월27일께 어린이집 국가보조금 중 2천만원 상당을 개인 차량 구입과 주유비, 판공비, 명절 선물비 등으로 지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또 이모(52)씨는 지난 2011년 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국가보조금 5천여만원을 개인차량 주유비와 채무변제, 미채용 기사급여 명목 등으로 지출한 혐의다. 이어 나머지 원장들도 담당 관청에 신고 없이 어린이집 건물 일부를 개인주거용 주택으로 용도 변경해 사용하거나 채무변제, 개인주택 공공요금, 주유비 등 어린이집과 무관하게 개인 용도로 유용했다 적발됐다.달성경찰서 관계자는 “어린이집 원장 6명이 개인용도로 사용한 국고보조금은 모두 1억1천만원에 이르며, 모두 환수할 예정”이라며 “이중 2명의 원장은 어린이집 건물 일부를 개인주거용 주택으로 용도 변경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박중석·김영태기자piuskk@kbmaeil.com

2013-03-12

청송·상주서 또 산불… 임야 등 2ha 태워

지난 10일 오후 8시께 상주시 청리면 가천리 서산에서 산불이 나 임야 1ha를 태우고 11일 오전 8시55분께 진화됐다. 산불이 나자 상주시는 공무원 600여명과 산불 진화용 헬기 5대 등을 동원해 진화작업에 나서 약 12시간 만에 잔불 정리까지 마무리 했다.산불 진화가 지연된 것은 산불이 발생한 시간이 일몰 이후여서 헬기가 출동할 수 없어 11일 새벽부터 본격적인 진화 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상주시 관계자는 “불이 산 중턱부터 시작된 점으로 미뤄 입산자 실화가 아닌가 보고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앞서 같은 날 오후 1시55분께 청송군 안덕면 문거리 산 3번지 일대에 산불이 발생해 산림 1ha(5천여만원 피해)를 태우고 9시간만인 밤 11시에 진화됐다.군 관계자는 산불이 발생한 지역은 사유림으로 인근 밭둑에서 김모(48·안덕면 장전리)씨 등 3명이 담배를 피우다 발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이날 바람이 강하게 불어 출동한 공무원과 소방대원, 진화대원 등도 초동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길이 인근 현동면 인지리까지 확산됐다. 헬기 6대와 진화차량 2대, 소방차 5대 등과 600여명의 인원이 진화에 동원됐다.한편 청송군청 특별사법경찰관은 11일 김모 씨 등 3명을 입건해 정확한 발화 원인을 조사중에 있다./곽인규·김종철기자

2013-03-12

포화 휩쓸고 갔나… 잿더미에 뒤덮인 보금자리

10일 오전 11시30분 포항시 북구 용흥동 현대아파트 뒤편의 속칭 `우미골`.전날 오후 인근 탑산에서 발생한 불이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옮겨 붙으면서 이 마을에서는 주택 전체 100여 가구 중 30%인 28채가 불에 탔다. 마을 단위로는 피해가 가장 컸다.특히 탑산과 수도산의 중간지대에 움푹 꺼진 지대에 자리해 이날 주민들은 옴짝달싹 못하고 화마에 갇혔다.19시간이 지난 현장은 마치 참혹한 전쟁터를 연상케 했다.형체 하나 남기지 않고 모조리 무너져 내리거나 시커먼 뼈대만 남은 집, 매캐한 냄새, 화재 20시간이 지난 뒤에도 곳곳에서 허옇게 피어오르는 연기가 당시 화마의 위력을 짐작하게 했다.피해 주택 대부분이 야산과 경계를 이루는 집들이었다. 그중에서도 불행 중 다행으로 집 바로 뒤에 나무가 없는 집들은 화를 면했다. 담장을 사이에 둔 집은 전소되는가 하면 어느 집은 마당의 잡초 하나 불에 타지 않은 이유였다.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박춘화씨의 경우 60여평 집이 모조리 탔다.박씨는 “남편도 나도 일을 하는 날이라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 둘만 집에 있었다. 이웃에 있는 친정어머니 전화를 받고 급하게 달려갔더니 불은 이미 집 뒤쪽으로 번졌더라. 옷가지 하나 제대로 못 챙기고 급하게 아이들만 데리고 나왔다. 진화가 늦어져 멀리서 집이 타는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보는데 가슴이 미어지더라”며 밤새 울어 퉁퉁 부은 눈에서 굵고 뜨거운 물줄기가 또 한 번 흘러내렸다.소식을 듣고 지방에서 한 걸음에 달려왔다는 박씨의 올케는 “작년에 큰 돈 들여 도배도 하고 리모델링까지 했는데 하루 아침에 이런 일을 당해 막막할 뿐이다. 같은 산밑이어도 옆집은 깨끗한데….”라며 긴 한숨을 쉬었다.피해 주민 대부분이 고령으로 친척집 또는 대피소로 이동하는 바람에 인적조차 드물었다.다행히 화를 면한 아랫마을 주민들만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전날 위급했던 상황을 회상했다. A씨는 “대피고 뭐고 불이 마을 쪽으로 번지기 시작하자마자 본능적으로 지붕이고 담벼락이고 할 것 없이 정신없이 물을 뿌려댔다”고 말했다.B씨는 “독거노인이나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저소득층이 대부분인데 이런 일까지 일어나 허탈하다”면서 “포항에서 몇 안 되는 난민촌이나 마찬가지이고 이번 화재로 전소된 집이 한두 곳이 아닌 만큼 이참에 포항시도 마을의 재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2013-03-11

경북도·포항시 재난지휘소 이원화 `공조 허점`

포항시와 경북도가 지난 9일 포항에서 발생한 산불 상황실을 따로 마련해 평소 우려 대로 공조 체계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이날 오후 3시38분께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서 산불이 발생하자 포항시는 학산동 포항고등학교에, 경북도는 용흥동 대흥초등학교에 별도의 재난지휘소를 마련했다.포항시는 시청소속 공무원 1천500명과 경찰 830명, 군부대 600명, 산불감시원 106명 등 3천여명으로 구성된 산불진화팀을 만들어 진화작업을 벌였다. 반면 경북도는 소방대와 의용소방대 등 1천50여명의 인원을 동원해 별도의 진화활동을 개시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진화팀 간의 동선이 겹쳐 인원이 집중된 구역이 발생했고, 인원배치가 전혀 되지 않은 곳도 발생해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포항시의 현장지휘소인 포항고에서 만난 L시의원은 “이렇게 큰불이 나 서로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시는 시 대로, 도는 도 대로 따로 돌아가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도와 시 간에 마치 불협화음이 있는 듯이 비춰져온 마당에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대흥초교의 경북도 관계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경북도 관계자는 “이런 큰 화재가 발생하면 당연히 공무원, 소방, 경찰, 군이 힘을 모아야 하는데 포항시가 고집을 부리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상황실을 합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긴급한 상황 속에 실시간으로 보고돼야 할 피해현황과 조치상황 등에 대한 공조도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었다.경북도 재난지휘소 측은 피해상황에 대한 질문에 “포항시 측의 피해현황과 조치상황을 합쳐야 하기 때문에 아직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결국 포항시는 이날 자정이 가까워져서야 포항고의 현장지휘소를 철수하고 대흥초등학교로 옮겼다.박승호 포항시장은 10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도 소방본부의 지휘차량과 함께 이동해 움직이는 상황실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다”며 “지난 9일 오후 10시께 도와 시의 상황실이 분리된 것을 알고 즉시 포항고에서 철수하라고 지시했다”고 답변했다./윤경보·박동혁기자

2013-03-11

강풍에 헬기진화 지연 `성난 화마`잡기 역부족

9일 포항 용흥동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순식간에 주택 수십 채를 태우고 인명피해까지 내는 대형 화재로 번진 이유는 강풍과 건조한 날씨, 산불헬기 투입 지연, 지자체 방심 등으로 조기 진화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이날 불은 9일 오후 3시38분께 포항 D중학교 학생 3명이 용흥초등학교 뒤 탑산에서 라이터로 불장난을 하면서 시작됐다.최근 포항에는 지난 1일 발효된 건조주의보가 6일 건조경보로 대체되는 등 산불 발생 당시까지 무려 열흘 동안 산불에 취약한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다. 야산에 가득 쌓인 마른 낙엽은 불쏘시개 역할을 했고 불은 순식간에 산불로 번졌다. 이날 습도는 30%도 채 안 됐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대 풍속 12.3m의 강풍까지 불면서 불씨는 산 건너 용흥동 우미골과 우현동으로까지 번졌다.여기에 산불 진화의 가장 효율적인 장비인 산불진화용 헬기까지 뒤늦게 투입돼 화를 키웠다.포항시는 산불 발생 10여분 만에 시 임차헬기 1대를 투입해 진화를 시작했지만 바람이 워낙 강해 헬기가 공중에서 물을 제대로 뿌리지 못해 조기 진화에 실패했다.구미와 경주·경북도·소방본부 등에 헬기를 요청했지만 이날 울산 울주군 등 전국 22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해 진화용 헬기가 모두 출동하는 바람에 뒤늦게 6대가 투입되는 것이 고작이었다.게다가 비슷한 시각에 연일읍에서도 산불이 나 헬기들이 투입되면서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최근 몇 년 사이 대형 산불이 뜸하면서 느슨해진 지자체 산불대응도 조기 진화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2009년 남구 대보면 강사2리 야산, 2006년 북구 흥해읍 금장리 야산 등 그동안 대형 산불을 잇따라 겪은 포항시는 매년 산불집중발생 시기에 읍면동 직원뿐 아니라 본청, 사업소 직원까지 동원해 비상체제를 가동했다. 하지만 몇 년 사이 대형 산불이 잦아들자 읍면동과 남·북구청 산림 관련 직원들만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특히 이번 불이 휴일에 발생하면서 시청 동호회 소속 직원들이 외지 산행을 가는 등 상당수 공무원이 자리를 비운 것으로 알려져 지자체의 안일한 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다.포항시 한 공무원은 “최근 몇 년 동안 포항에서 대형산불이 잠잠했고 그 틈을 타 산불예방기간 동안 전 직원이 동원됐던 비상근무체제가 느슨해진 것은 사실이다”고 털어놨다./최승희·박동혁기자

2013-03-11

귀신잡는 해병, 산불 잡다

해병대 제1사단이 포항지역에 발생한 산불 진화를 위해 긴급 화재진화작전을 수행했다.지난 9일 포항시청으로부터 긴급지원요청을 받은 해병대 제1사단은 즉시 포특사 위기조치반을 소집해 산불진화부대 병력 700여명과 소방차 2대, 헬기 2대(2UH-1H)를 산불 현장으로 급파했다.해병대는 이날부터 10일 새벽 1시께까지 포항시 북구 용흥동과 연일읍 일대에서 유관기관 인력과 함께 지역별 방화선을 구축하고 군사작전에 준하는 산불진화작전을 수행했다.이같은 해병대의 산불진화 매뉴얼에 따른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지원은 지역 주민들의 피해 예방에 크게 기여했다.해병대 제1사단은 10일까지 계속되고 있는 산불 진압을 위해 4개 부대 1천여명의 병력과 소방차 4대, 헬기 4대(4UH-1H)를 투입해 용흥동과 연일읍 일대에 잔존하는 잔불제거를 실시하고, 전소된 가옥 28가구에 대한 피해복구 지원 임무를 완수했다.산불진화작전을 수행한 해병대 제1사단 조성민 중령은 “건조경보와 강풍주의보가 발령된 상황인 만큼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유관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조로 단시간 내 산불을 진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한편, 해병대 제1사단은 산불진화작전 수행을 위해 주말 전 부대병력이 정상과업을 실시하고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 후속증원을 위해 6개 부대를 대기부대로 지정해 운용하는 등 산불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2013-03-11

하룻새 전국 산림 수십㏊ 화마가 집어삼켜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9일 하루동안 경북 포항, 울산 울주, 전북 고창 등 전국에서 모두 20건의 산불이 발생, 수십㏊의 산림이 불에 탔다고 10일 밝혔다.산림청은 이날 오전 전북 고창과 제주시 연동에서 각각 산불신고가 접수된 직후 헬기를 출동시키는 등 모두 38대의 산림청 헬기를 투입, 16곳의 산불을 진화했다.이날 산불은 건조한 날씨 속에 기온이 예년보다 크게 높아진 가운데 강풍이 불어 산림 당국을 긴장시켰다. 특히 논·밭두렁이나 영농쓰레기를 태우다가 번진 산불이 많아 오전 11시~오후 4시 사이에 전북 5건, 경북 3건, 광주 2건 등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산림청은 3월 상순으로는 최고 기온을 보인 이날 한꺼번에 영농준비에 나서며 논·밭두렁 등을 태운 것이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대구 앞산 `맞불작전`으로 막아●…10일 낮 12시45분께 대구 동구 불로동 고분군 내 잔디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잔디 500㎡를 태우고 30여분만에 진화됐다. 인명피해는 없었다.이에앞서 9일 오후 6시58분께 대구서 달서구 송현동 대덕승마장 위쪽 앞산 매자골 8부 능선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해 작목류 등 0.3㏊를 태우고 이튿날인 10일 오전 8시30분께 진화됐다.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소방차 15대와 헬기 2대를 비롯한 공무원 등 700여명을 투입해 산불진화에 나섰지만 날이 어두워지면서 소방대원들이 걸어서 현장에 올라가는 등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또 이날 초속 5~6m가량의 강한 남서풍의 바람을 타고 남구 대명동 황룡사 쪽으로 번지는 등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소방당국은 황룡사와 산 정상 쪽에 산불 방어선을 구축하고 이른바 `맞불작전`으로 산불확산을 막았다. 이에 따라 불이 난 지 4시간여 만인 오후 10시30분께 큰 불길을 잡았고 이튿날인 10일 오전8시30분께 완전히 진화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봉화서 담뱃불 실화, 15㏊ 태워●…봉화군 재산면 상리 산 135번지 일대 사유림에 9일 오후 3시31분 담뱃불 실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났다. 산불은 소나무·잡목 등 임야 15ha를 태우고 10일 오전 10시10분께 불길이 잡혔다.불이 나자 공무원 경찰 소방대원 군인 등 930여명이 동원돼 산불진화에 나섰지만 산세가 험한데다 일몰로 당일 불길을 잡지 못했다.10일 오전 날이 밝자 산림청,소방, 군 헬기 등 9대가 동원돼 불길을 잡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담뱃불 실화자로 추정되는 김모(52)씨를 상대로 정확한 화인을 조사중이다.봉화/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울산주민 수백명 대피, 가축도 폐사●…9일 오후 8시 37분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향산리 능산마을 근처에서 산불이 나 인접한 언양읍 송대리, 직동리, 다개리까지 강한 바람을 타고 약 5㎞를 북상했다.언양읍 송대리에 사는 김모(45·여)씨가 연기를 들이마시는 등 주민 3명이 다쳤다.산림 50㏊와 건물 23채가 불탔다. 닭과 개 등 가축 560여마리가 폐사했다. 언양을 지나는 국도 24호선과 35호선 일원이 검은 연기로 뒤덮이면서 교통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시는 7개 마을 주민 1천890여명에 대피령을 내렸다.이 가운데 수백명은 실제 집을 나와 몸을 피했고, 울산양육원 원생 100여명 등 140여명은 시가 마련한 3곳의 대피소로 갔다.관계 당국이 10일 오전 6시께부터 헬기 26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이면서 불길은 잡히기 시작했다. 전날 오후 발효됐던 강풍주의보도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해제됐다. 불길은 오후 1시 30분께 대부분 잡혔다. 불이 난 지 약 17시간 만이다.화마에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주민들은 차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라 넋을 놓고 있다. /연합뉴스경남 양산·합천 야산서도 불 ●…주말인 9일 경남 양산과 합천에 산불이 나 임야 3㏊가 피해를 보았다.각 시·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경남 양산시 물금읍 양산경찰서 뒷산인 오봉산에서 불이 나 임야 0.6㏊를 태우고 2시간여 만에 진화됐다.불이 나자 양산시와 소방당국은 진화인력 110명과 헬기 3대 등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그러나 이날 오후 양산지역에 강한 바람이 불어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오후 4시에는 합천군 가야면 이천리 한 야산에서 불이 나 5시간 만인 오후 9시에 겨우 큰 불길이 잡혔다.잔불을 정리하고 있는 합천군은 이 불로 임야 2㏊ 이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연합뉴스

2013-03-11

주말 포항은 전쟁터…집도 마음도 까맣게 타다

지난 9일 오후 3시38분께 포항시 북구 용흥초등학교 뒷편 탑산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발생해 70대 노인 1명이 사망하고, 주민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가옥 56채가 불에 타 11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산림 5㏊가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이날 화재는 아파트, 단독주택 등 주거지가 밀집돼 있는 도심 인근에서 발생해 7번 국도 등 일부 도로가 통제되는 등 일대에 대혼란을 초래했다.초속 12m가 넘는 강풍의 영향으로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으면서 산불은 인근 수도산, 양학산 등지로 급격히 번져갔다.같은날 오후 3시45분께 남구 연일읍 우복리 야산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진화 장비 및 인력이 분산되면서 화재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삽시간에 번진 불길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까지 확산되면서 주민 수천여명이 황급히 대피했다.그러나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자신의 집에 머물고 있던 북구 우현동 대동우방아파트 옆 단독주택 주민 안모(79)씨가 숨졌다. 경찰은 안씨가 화재로 인해 발생한 연기를 마시고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이와 함께 이모(46·여)씨 등 주민 14명이 화상과 호흡곤란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우현동 대동우방아파트 꼭대기 층 3가구에 불씨가 날아들어 일부가 탔고, 단독주택 등 가옥 56채가 불에 탔다. 화재의 영향으로 귀가가 불가능해진 주민 1천여명은 포항시에서 지정한 대피소 3곳에서 머물다 자정이 넘어 집으로 돌아갔지만 집을 잃은 주민 47가구 118명은 10일 오후 4시 현재 대피소와 친지 집 등에 머물고 있다.포항시는 산림청, 소방서, 군, 임차헬기 등 진화헬기 11대, 산불진화차량 237대, 공무원 2천여명을 비롯한 소방, 경찰, 군부대, 주민 등 5천500여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진행했다.하지만 해가 떨어져 헬기 진화작업이 중단되면서 산림 5㏊를 태우고 불을 완전히 끄는 데까지는 17시간이 소요됐다.포항시는 산불피해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10일 부터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시는 이날 정부에 산불에 따른 이재민 보상을 위해 정부에 특별교부세 교부 협조를 요청했다.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산불이 발생한 포항시와 울산 울주군에 특별교부세 20억원을 지원했고, 지방세 감면 조치를 했다. 이어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로하고 지원하는 차원에서 지방세 면제 및 징수유예 등 지원기준을 시·도에 통보하고 시행토록 했다.박승호 포항시장은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산불의 피해는 크지만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정도의 규모는 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이재민들의 빠른 보상을 위해 특별교부세를 신청,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윤경보·박동혁기자

2013-03-11

잇단 대형재난, 정부 컨트롤타워는 대체 있나

포항 산불 등 전국적으로 대형 안전사고가 속출하고 있지만 새정부의 내각이 정상적으로 출범하지 못하면서`재난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9일 오후 포항에서 발생한 산불은 17시간만인 10일 오전 진화될때까지 사망자와 부상자 그리고 다수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이날 하루동안 전국의 21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불이 나자 중앙재난상황실이 가동됐지만 정작 이를 총괄 지휘할 지휘부가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우선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된 만큼, 현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사실상 업무에서 손을 뗀 것으로 전해졌다. 유 내정자도 이날 상황실에 들러서 화재 현황 등을 보고받기도 했지만 정식 인선이 안돼 차관급인 소방방재청장에게 구체적인 업무지시 등을 내리지 못했다는 후문이다.또 산림청을 지휘하는 농림수산식품부 역시 아직 후임 장관이 뽑히지 않으면서 산림청의 대응책 마련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이 재난상황실을 찾아 밤늦게까지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교육과학기술부 등 관련이 있는 각 부처별로 상황을 점검하고 국무총리실과 연계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등 새정부의 재난컨트롤 타워가 기형적으로 작동했다.박근혜 대통령도 10일 새벽까지 포항과 울주군의 산불 피해 상황을 직접 보고받으면서 `재난 컨트롤타워`의 공백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를 의식하듯, “우리의 국정 현안을 정말 철저하게 점검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 비서실의 큰 임무”라며 “국정 공백이 생기는 일이 있으면 이것이야말로 대통령을 모시는 저희들의 처지가 아니라고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창형기자chlee@kbmaeil.com

2013-03-11

울진 산림헬기격납고 조기 준공 `발등의 불`

동해안에서 대형 산불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정부가 추진중인 울진 산림 헬기 격납고 건립 사업의 조기 준공이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9일 산불이 발생한 포항시는 산림청과 군, 인근 지자체 등에 진화 헬기 지원을 요청했으나 이날 전국 22곳에서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발생하자 봉화군에 투입된 헬기까지 지원받는 등 산불 진화에 큰 애를 먹었다.포항시는 이날 전용 임차헬기와 해군6전단 헬기, 경주시 임차 헬기까지 출동하고도 모자라자 구미에도 지원을 요청했지만 타 지역에 이미 투입돼 포항에는 1시간여 뒤에 도착하는 등 진화에 차질이 빚어졌다.최근 들어 산불이 갈수록 대형화되고 진화 인력의 안전사고 우려가 높아지면서 산불 진화의 90% 가량을 담당하는 산림헬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포항 등 동해안은 2000년 4월 동해안 대형산불, 2005년 강원도 양양 낙산사 산불, 2007년 4월 울진군 원남·기성 산불이 발생하는 등 산림헬기 배치가 가장 필요한 곳의 하나로 지적돼 왔다.이에 따라 산림청은 평가위원 현장 실사와 타당성 평가를 거쳐 울진군 기성면 정명리 울진공항 주변 지역을 산림항공관리소 헬기격납고로 최종 확정했다.당초 산림청은 양양 산불을 고려해 고성군을 후보지로 추진했으나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이던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새누리당 경북도당위원장)의원이 적극 개입함으로써 울진으로 최종 낙점됐다.이에 따라 산림청은 오는 2014년 5월까지 총사업비 281억원을 투입해 인력 30~40명과 대형 진화헬기 4대 가량을 울진에 상시 배치하기로 하고 사업을 추진해왔다.하지만 최근 들어 2월 새 정부가 출범한 데다 국가의 주요 계속사업마저 복지예산 확보 등의 영향으로 줄줄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더해지고 있어 내년 5월 준공이 불투명해지고 있다.이에 대해 산림항공본부 황명환 시설팀장은 10일 “산림청의 준공 시점이 지연된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 무근이다”면서 “조달청과의 계약에 따라 내년 5월 준공은 불변이다”고 잘라 말했다강석호(영양, 영덕, 봉화, 울진) 의원은 “이번 포항 도심 산불을 계기로 울진 헬기 격납고 입지의 당위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면서 “산림청에 조기 준공을 촉구해 동해안 지역민의 산불 걱정 해소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2013-03-11

포항 산불 큰 불길 잡혀

9일 오후 3시50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초등학교 뒤편 탑산에서 큰 불이 났다.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수도산, 양학산으로 번져 주민 5명이 부상하고 인접한 아파트와 주택 등 56가구를 태운 뒤 6시간여만에 큰 불길이 잡혔다.오후 10시 현재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작은 불씨만 남아 있다. 인력 2천여명이 불 확산에 대비해 현장에서 대기 중이다.같은 시각 남구 연일읍 우복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3시간여만에 큰 불길이 잡혔다.◇도심 인접해 민가 피해 = 주말 오후 대형 산불이 나자 포항시는 인근 용흥ㆍ양학ㆍ우창동 일대 아파트 단지와 주택의 주민 수천명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불을 끄던 주민 5명이 경미한 화상과 타박상,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보여 선린병원과 포항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또 우현동 대동우방아파트 2개 동의 꼭대기층 3가구에 불씨가 튀어 내부가 탔고, 확산된 불이 인근 주택을 덮쳐 53가구가 피해를 입었다.주택 피해를 본 주민 200여명은 경로당과 학교 등으로 대피했다.주민 박규도(27)씨는 "오후 3시50분께 검은 연기가 치솟았는데 얼마 안되는 거리에서도 앞이 안 보일 정도"라고 전했다.◇강풍에 진화 어려워 = 용흥동 산불이 1㎞가량 떨어진 우현동 포항여중 뒷산까지 번지면서 공무원과 군인들이 학교로 옮겨 붙을 것에 대비해 방어선을 쳤다.산림당국은 소방·임차·군헬기 11대와 공무원·군인·소방대원 2천500여명을 동원했으나 바람이 강한데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헬기마저 철수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포항 등 경북 동해안 지역에는 이날 오후 8시를 기해 강풍주의보가 발효돼 현장에는 불이 또다시 번질 것에 대비해 2천여명의 인력이 대기 중이다.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박승호 포항시장도 화재 현장에서 진두지휘에 나서고 있다.◇헬기 태부족에 강풍까지 = 도심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했는데도 부족한 장비에 강풍까지 겹쳐 대혼란을 겪었다.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산불이 발생하면서 동원 가능한 진화용 헬기가 모두 출동해 포항지역에만 집중 투입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이날 포항지역에 출동한 헬기는 총 6대. 이 중 용흥동 산불에 동원된 헬기는 고작 3대다. 3시간여만에 큰 불길을 잡은 남구 우복리 산불에 3대가 동원됐다.날이 어두워지기 직전 다른 지역에서 출동한 헬기 5대가 합류했으나 역부족이었다.한 공무원은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로 시 임차헬기 1대가 우선 투입되고 나머지는 다른 지역에서 오느라 초동진화가 늦었다"고 말했다.◇포항 도심 검은 연기로 아수라장 = 산불이 발생한 용흥동과 산불이 번진 양학ㆍ우창동 등은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도심지역이다.불이 나면서 검은 연기가 도심 하늘과 시가지를 뒤덮어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로인해 일부 도로의 차량이 통제되는 등 도심교통이 큰 혼잡을 빚었다.일부 주민들은 매캐한 연기 속에서 계속 기침을 하고, 아이들은 두려움에 떨며 부모를 찾는 등 한때 아수라장으로 변했다.시민 백상수(45)씨는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차량들로 도로가 막혀 마치 전쟁터에 온 느낌"이라며 "더 이상 피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학산동 포항여고가 산불에도 자율학습을 진행했다는 사진이 인터넷에 게재됐으나 학교 측은 긴급대피령 직후 학생들을 모두 귀가시켜 헛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담배불? 벌통소독? = 포항시는 용흥동 산불이 용흥초 뒷산에서 등산객이 버린 담뱃불이거나 쓰레기를 태우다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또 남구 연일읍 산불은 주민이 벌통을 소독하다가 불씨가 산으로 옮겨 붙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포항시 장종두 자치행정국장은 "대부분의 산불이 주민 실화로 발생하고 피해도 크다"며 "주민들이 쓰레기 등을 태울 때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시는 10일 아침 날이 밝는대로 불길을 완전히 잡은 뒤 화재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연합뉴스

2013-03-08

총 80만ℓ 저장 4개탱크 동시 폭발땐 대형참사 날뻔

7일 옥외 유류 저장탱크에서 폭발사고가 난 한국광유 저장탱크 시설은 구미시 오태동 477-1번지에서 1999년 11월3일 제2석유류(석유, 경유, 벙커C유)를 저장 시설 설치허가를 받았다.이후 2005년 11월11일 경북도로부터 총800㎘(80만ℓ)를 저장할 수 있는 저장탱크 4개(개당 20만ℓ)로 제조소 완공 검사필증을 받아 지금껏 유류저장을 해왔다.4개의 저장탱크를 모두 채울 경우 총 저장량은 80만ℓ로 지하에 매설된 송유관을 통해 저장탱크에 저장한후 관내 주유소에 유조 탱크 로리로 공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특히 이곳은 경북고속도로와 인접한 것은 물론 반경 100m 이내에는 조립식 주택 1채, 청구ENG, 유진테크·금호화학, 상영하이텍 등 10여 개 회사 근로자 약 1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곳이다.사고지점과 20~30m 내에는 조립식 민가 한 채가 자리 잡고 있어 이번 1개 탱크 폭발 외 4개의 탱크가 동시 폭발 때는 심각한 인명피해도 우려됐다.또한, 고속도로가 저유시설 바로 뒤쪽에 위치해 대형 폭발사고 발생 시는 고속도로 주행 차량들의 연쇄 추돌 사고도 우려했지만 다행히 이번 사고는 한 개의 저장탱크만 폭발했고 저유소 내 기름량잔류량도 그리 많지 않아 대형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한편 이번 사고를 낸 한국 광유는 지난 2005년 경북광유에서 분사된 회사다.구미/남보수기자 nbs@kbmaeil.com

2013-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