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 택시운전사의 변신“난 잘 나가는 총각 사업가”
운전기사인 이모(37·대구 북구)씨는 몇 년전에 같은 동네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김모(35)씨가 초등학교 후배라는 걸 알게됐다. 이씨는 김씨가 미혼으로 모아놓은 돈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고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자신은 잘 나가는 휴대폰 대리점 사업가로 행세하면서 환심을 사 결혼약속까지 했다.
이씨는 교제를 하면서 서서히 마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는 `폭력사건 합의금으로 돈이 필요하다`는 등의 거짓말로 2009년 11월경 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3년여 동안 김씨로부터 수십회에 걸쳐 1억8천만원을 뜯어냈다. 가로챈 돈으로 이씨는 고급 손목시계와 목걸이 등을 구입하거나 유흥비 등으로 탕진했다. 김씨는 이씨에게 돈을 주기위해 과도한 대출을 해 결국 파산선고까지 당했다.
경찰은 올해 5월 이씨로 인해 고통받다 파산선고와 개인회생 신청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가 시작되자 이씨는 피해보상이나 사과를 하기는 커녕 야반도주하는 인면수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경찰의 끈질긴 추적으로 그는 마침내 쇠고랑을 찼다.
경찰은 1일 이씨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이씨는 특수강간 등 무려 전과가 9범이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