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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후보 난립 괜찮나

4·11총선을 준비하는 예비후보들이 1천500명을 넘어서는 등 난립양상을 보이자 예비후보의 등록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예비후보가 난립하면서 불·탈법선거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총선후보가 선관위 홈페이지에 등록하는 전과기록, 재산, 병역관계 등을 예비후보에게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25일 현재 전국 245개 선거구에 등록한 4·11총선 예비후보는 1천529명으로 평균 6.2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시도별 경쟁률은 대구 6.2대1, 경북 5.5대 1을 보인 것을 비롯, 인천이 7.3대 1로 가장 높았고, 울산과 충북이 4.3대1로 가장 낮았다.이 같이 예비후보가 난립하는 것은 중앙선관위의 예비후보등록 기준이 총선후보에 비해 느슨한 반면 이 기간동안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여러가지 행위들이 제도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이에따라 일부 후보는 정작 총선보다는 자신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전적으로 큰 부담이 없는데다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일수 있기 때문인데 일부에서는 차기 지방선거를 겨냥해 이번에 예비후보로 등록,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예비후보들이 난립하면서 유권자들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예비후보의 출판기념회와 선거사무실 개소 참석 여부를 두고 골머리를 앓을 수 밖에 없는 것. 특히 지역 사회의 유력인사들은 특정 예비후보나 유력 후보 행사에만 참석하면 돌아올 눈총에다 나중에 닥쳐올 불이익 때문에 보험으로라도 대부분 초청받으면 다 참석하는 것이 관례가 됐다. 그런데 문제는 금전적 부담이 만만찮다는 것이다. 실제, 주변에는`책값을 어느 정도 넣어야 하느냐``사무실 개소식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등을 이리저리 알아보는 인사들이 많다. 예비후보 난립으로 유권자들이 혼란스러워 진 대표적인 사례다.많은 예비후보들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서면서 지역민의 편가르기 등 정치불신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벌써부터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고, 상호간에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아 유권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는 것.지역정가에서는 이 같은 무분별한 예비후보의 난립을 막기 위해서라도 예비후보의 등록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 후보와 같은 정도의 기준을 적용하면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무모한 도전은 줄어들 것이라는 것.예비후보가 난립, 선거운동이 가열되면서 불탈법 선거운동도 증가하고 있다.중앙선관위에 따르면 19대 국회의원 선거가 70여일 남은 25일 현재 불법 선거운동 442건을 적발해 이 가운데 44건을 검찰에 고발하고 15건을 수사의뢰했다. 또 381건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리고 2건은 검찰에 이첩했다. 이는 선관위가 지난 2008년 4월 치러진 18대 총선 당시 전체 불법선거운동 1천975건의 22.4%에 달한다.지역별로는 경기도의 적발건수가 9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울 56건, 경북 45건, 부산ㆍ충남 각 30건 순이었다. 현역의원과 직ㆍ간접적으로 관련된 불법선거운동도 23건이나 적발됐다.선관위 관계자는“지난 12일 총선출마 공직자 사퇴 시한이 지나고 예비 후보들의 선거 운동이 가열되면서 불법 선거운동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이준택·박순원기자

2012-01-26

제2의 영일만 시대는…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근세에 들어 대구경북권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한 사업을 든다면 일제강점기에 부설된 경부선 철도와 박정희 시대에 건설된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포스코), 구미공단을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중에 철강공장이나 전자공단은 제조업체이기 때문에 철도나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의 기반 없이는 입지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경부선 철도와 경부고속도로가 지역발전에 획기적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지역적으로는 한반도의 동남부인 이곳이 먼저 개발된 것은 일본, 미국 등 태평양권 국가와의 연계에서 이들 도로와 철도, 항만이 긴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업들이 한반도 남부의 동해안시대를 열었던 것이고, 그 중에서도 포스코의 건설은 한국의 근대화를 획기적으로 촉진시킨 동해안 시대의 꽃이라 할 수 있다.그러다 중국의 개혁 개방으로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서해를 끼고 있는 한반도 남부 서해안이 새로운 기회의 지역으로 부상했다. 서해안 고속도로가 건설되고 호남고속 철도가 놓이는 등 이른바 서해안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서해안의 여러 항구와 공단들이 이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중국과 연계되는 사업을 활기차게 전개함에 따라 경제가 엄청나게 발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국토 개발계획도 서해안과 남해안을 있는 L자형으로 확정하는 바람에 경북의 동해안은 정부 계획에서 소외되고 말았다. 동해안과 영일만의 영광은 찬밥신세가 되었고 때맞춰 등장한 호남연고 정권의 기간 동안 낙후의 길을 걷게 되었다.그러나 경북도와 포항시, 지역정치권과 경제계의 줄기찬 노력에 힘입어 2008년 정부가 국토개발정책을 U자형으로 선회하면서 동해안을 정부개발 정책에 포함시켰고 그것이 결실을 맺어 신년들어 포항-영덕 동해안 고속도로 영일만 관통사업이 성사된 것이다. 실로 20년 가까운 오랜 세월의 한이 풀렸다. 2020년 완공 목표로 시작되는 이 사업은 포항에서 영덕을 거쳐 상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이지만 초점은 영일만에 맞추어져 있다. 당초 육지노선으로 계획 되었던 것이 해저터널을 포함한 영일만을 관통하는 대교를 건설해서 도로를 건설하는 방향으로 수정한 것이다. 영일만 뻘밭에 제철공장을 건설한 이후 같은 장소에 또 하나의 대역사가 이뤄지게 되었다.영남권 주민들은 이 사업을 계기로 제2의 동해안시대, 제2의 영일만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서해안에 비해 낙후된 설움을 씻자는 것이다. 때마침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유럽을 중시하던 대외정책을 아시아 올인 정책으로 변경한다고 천명했다. 그 첫 단계로 환태평양자유무역 협정을 추진하고 이미 성사단계에 와 있다. 이미 포항은 환동해권 발전정책을 추진해 왔고 포항신항만 건설을 계기로 상당한 탄력을 받고 있다. 아직 태평양 자유무역협정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21세기는 아시아가 다시 세계사의 중심에 서게 되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한가운데 처한 우리는 경제와 정치, 사회, 문화의 통로와 허브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를 향해 불어오는 환태평양 자유무역국가의 경제 바람이 동해안으로 불어오면 과거 영일만에 세워진 포스코가 한국중흥의 견인차 역할을 했듯이 동해안시대의 영일만은 또 한 번 한국선진화의 표상지역으로 부각될 수 있게 되었다.또 한가지 주목할 것은 포항~영덕 고속도로가 남쪽으로는 울산과 연결되고 영덕에서 서쪽으로는 상주와 연결됨으로써 동해안과 서해안이 고속도로로 연접되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중국과의 교류로 얻어지는 서해안의 여러 효과들이 이 고속도로를 타고 동해안으로 전해지고 동해안의 환태평양 효과가 서해안으로 흘러가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민이 명심해야 할 것은 과거 대구~포항간 고속도로가 정권교체로 지지부진했던 사실이다. 정권이 어떻게 바뀌든 동해안 고속도로는 계획기간 이전에 완공되게 해야 한다.

2012-01-25

화룡점정(畵龍點睛)

김유복포항항도초등학교총동창회 명예회장임진년 새해가 밝은지 이십 여일이 지나고 음력으로 정월 초하루인 설이 엊그제였다. 해가 바뀌면 그 해를 상징하거나 소망하는 마음을 담아 덕담을 한다. 올해는 용의 해 중 가장 길하다는 흑룡의 해로 여러가지 얘기들이 많다. 용기와 비상, 희망을 뜻하는 상상의 동물로 힘찬 상승의 기운을 가진 용 중에서도 임금을 비유하는 `흑(黑)`을 더해 그 어느 때보다 올 해는 진정 기운찬 한 해가 될 것 같다.지난 12일 포스코 효자아트홀에서 있은 포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인`희망 2012 신년음악회`에 초대받아 간 적이 있다.포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포스코 패밀리 직원 및 가족, 지역민들이 참여해 2010년 9월에 창단된 오케스트라로 포항제철소 조봉래 소장이 단장을 맡고 있는 연주단이다. 기업과 문화 예술이 합성된 보기 좋은 그림이다.신년음악회 초청의 글을 낸 제철소장의 화두가 `꿈 초롱 들고 화룡점정(畵龍點睛)해 주소서`였다. 용의 해에 걸맞는 덕담이다.중국 양나라 화가 장승요가 용 그림을 그리며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그려 넣자 그림 속의 용이 살아나 하늘로 올랐다는 고사에서 나온 `화룡점정`의 의미가 어떤 일의 완성을 위한 마무리를 뜻하듯 새해에는 그간의 어려움을 훌훌 떨쳐 버리고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비상하는 용처럼 되기를 소망한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국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세계적인 철강기업으로써의 역할을 다 하고 있는 포스코가 신년에 띄우는 메시지가 신선하고 희망 찬 것이어서 더욱 반갑다. 지역과 함께 공생발전하는 포스코가 되겠다는 각오 일 수도 있다. “올 해는 지역과 더욱 소통하고 나누며 감사하는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 나겠다”는 조봉래 소장의 인사에 감명하며 즐거운 음악회를 다녀왔다.또 하나, 올해는 더욱 소통과 나눔이 필요한 곳이 자라나는 2세들의 교육 현장인 것 같다. 지난 연말부터 학교폭력에 관한 뉴스가 하루도 빠짐없이 나오는 현실이 정말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학교폭력이 중·고등학교를 넘어 초등학교에 까지 만연되어 따돌림을 당한 어린학생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실상에 전율하지 않을 수 없다. 모교 학교운영위원장을 맡은 적이 있는 필자도 교육 현장의 변화만은 빛의 속도 만큼이나 빠름을 느낀다. 교육 현장에서의 잘못은 우리 기성세대들의 책임이 크다. 각박한 일상 때문에 자녀들의 문제에 너무나 소홀 할 수밖에 없고, 더욱 커지는 양극화로 교육 현장의 소통과 나눔이 제대로 스며들지 못하는 사이, 학교 폭력이 더 기승을 부려 청소년들에게 절망감만 안겨 주고 있는 것 같다.우리가 다닌 모교는 올해로 개교 50주년을 맞는 역사가 제법 된 학교로 동창회에서도 후배들을 위해 지난 연말에는 17년 동안 십시일반으로 모은 동창장학금 2억여 원으로 동창장학재단법인을 설립해 화제가 되기도 하고 효행의 근본을 다지고자 한문교육을 장려해 학교 육성과목으로 지정 받기도 하는 등 꾸준한 노력과 관심을 기울이지만 아직은 미흡하다. 지속적인 소통과 나눔을 통해 올바른 인성을 지닌 후배로 키워야 한다.우리 스스로가 더 베풀고 사랑으로 감쌀 때 학교 폭력이란 말이 사라지고 밝고 웃음이 넘쳐나는 학교가 만들어 질 것이라 확신한다.포스코의 신선한 희망과 교육 현장의 따뜻함으로 지역 사회가 `화룡점정`하여 승천하는 희망 찬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2012-01-25

신뢰의 바탕에서

신뢰는 믿는 것만이 아니라 믿고 의지하는 것이다. 사회는 서로의 신뢰와 부조((扶助)로써 위대한 행위는 행해지고 위대한 행위는 행해지고 위대한 발견이 이뤄진다. 영국 속담에 “자기 자신을 신뢰하는 자는 군중을 지도하고 그리고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사랑은 만인에게 신뢰는 소수에게”란 말은 남긴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그의 연극 대본에서 사랑하는 여인이 `나는 진실의 덩어리예요`라고 맹세할 때 나는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마는 그 말을 믿는다는 말을 남겼다. 이처럼 신뢰는 믿음이요 맹세이며 목숨이고 생명이어야 한다. 수사학자 베이컨은 사람과 사람이 접촉함에 있어서 가장 큰 신뢰는 충고를 주고 받는 신뢰라 했다. 공사장 인부들을 통해서 흘러나오는 얘기로 일본사람들의 공사(工事)에 대한 신뢰도는 세계의 최고라 극찬한다. 지금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일본인들이 건축한 건물만 보아도 철저함을 생명처럼 여기고 믿음과 신념은 그 세월이 증명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얼렁뚱땅은 통하지 아니하는 그들의 장인정신은 놀라울 정도로 치밀하다. 남이 보거나 말거나 비록 공사비가 추가되는 상황이 생겨도 한번 설계한 계획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양심껏 끝내주는 것이 사무라이 정신인지도 모르겠다. 일본을 찾아가본 사람은 모두가 느끼는 바른 생활 자세속에서 신뢰감이 형성되고 있음을 깨달을 수가 있다. 신뢰에는 시대의 흐름을 타지 않고 흔들림도 없다. 오랜 경제침체와 동일본 대지진, 원전사고 등 잇따른 악재에도 일본이 곧 쓰러질 것 같아 보이지만 그들의 핏속을 흐르는 신용사회의 맥인 신뢰만은 꺾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우리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일본의 무형자산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인생에 있어서 믿음보다 더 신비로운 것은 없다. 그것은 한 개의 유동력으로서 저울에 달아 볼 수도 없고 도가니에다가 시험해 볼 수도 없다. 신뢰사회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손경호(수필가)

2012-01-25

이란, 韓기업에 보복조치 움직임..제재 동참 반발

정부가 이란 제재에 동참하기로 방침을 정한데 대해 이란 정부가 현지 한국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일종의 보복성 조치를 취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정부 당국자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란 정부가 이달 초 테헤란시에 있는 삼성과 LG 등 한국기업 옥외광고판을 철거하라는 지시를 했다가 우리 현지공관에서 철회를 요구하자 광고금지 조치를 해제했다”라고 밝혔다.테헤란시 일부 지역에서는 한국 기업 옥외광고에 대한 철거가 실제로 진행됐지만 지난 8일자로 원상 복귀된 것으로 알려졌다.광고금지 조치가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이란이 한국의 원유수입 감축 방침에 반발, 현지 진출기업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려 했다는 점에 정부 당국은 주목하고 있다.당시 이란 외무부는 ‘한국이 미국의 제재에 동참해 이란산 원유수입을 감축키로 했다’는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그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이란은 2005년 한국이 유엔의 이란 핵 관련 제재 결의에 동참하자 한동안 한국산 제품의 수입을 중단한 전례가 있다.따라서 한국이 이란산 원유수입 감축에 돌입하면 이란이 우리 기업을 상대로 보복 조치를 실행할 가능성이 있어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지난해 한·이란 교역액은 185억달러(수출 72억달러, 수입 113억달러)로 전년(115억달러)보다 60%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은 종전 최대치였던 전년보다 56%, 수입은 2010년보다 63% 증가했다.

2012-01-24

남의 말 듣기에 따라

남의 말을 듣는데는 첫째 깊이 있게 사려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한다. 고려 공민왕 때부터 조선 문종때까지 90세의 천수를 누리면서 87세 관직에서 사임할 때까지 무려 58년을 공직자 생활을 했다는 방촌 황희는 정승으로 유명하다. 오늘날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직급이다. 방촌이 그렇게 오랫동안 고위직을 유지하며 명재상으로 유명하게 된 것은 `다른 사람의 진심을 잘 읽고 적절하게 대응할 줄 알았던 지혜가 있었기 때문`이라 한다. 그 지혜의 핵심에 상대방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주는 지혜가 한 방법이라 한다. 하루는 방촌이 한 시골길을 걷다가 논둑에서 일하다 쉬고 있는 누런 소, 까만 소를 보았다. 방촌 황희가 소 주인에게 다가가 두 마리 소 중에서 어느 소가 일을 더 잘하는지 물었다. 노인은 방촌의 귀에다 입을 대고 어느 소가 더 낫다고 속삭였다. 방촌이 그 노인에게 왜 속삭이며 말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짐승이라도 사람의 말의 좋고 나쁨을 짐작한다면서 당신은 나이가 어려서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나무랐다. 방촌은 노인의 말에 크게 깨달은 바가 있었다. 방촌 황희가 한평생 간직한 겸손하고 어질고 후덕한 덕과 도량은 노인의 이 한마디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한다. 말은 원래 속에 품은 마음을 밖으로 드러내는 행위이다. 말은 상대방에게 영향을 준다. 그래서 매우 민감하다. 상대방이 들으면 싫어할 말은 가급적 삼가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둘째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한다. 즉 `마음읽기`이다. 한 예화로 두 여종이 싸웠다. 두 사람의 의견을 듣던 방촌은 각각에게 욕설한 그 말이 맞다고 했다. 곁에서 지켜보던 황희의 아들이 못마땅한 말투로 아버지께 말씀을 드렸다. 어찌하여 이 말도 옳고 저 말도 옳다고 합니까 하고 물었다. 네 말도 맞다. 문제해결의 방법은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다. /손경호(수필가)

2012-01-20

새...고영민

뒷산 산책길에서 베어진 나무 한 그루가 있어 딸아이와 함께 그 앞에 앉아 나이테를 헤아린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이렇게 어린 딸과 함께 잘린 한 나무의 나이테를 헤아리는 것. 그 안의 새를 꺼내오는 것. 몇 살 먹었니? 대답 대신 자꾸 말을 시키면 헷갈린다며 어린 딸이 아빠에게 타박을 놓는 것. 헤아린 나이를 잊어먹지 않기 위해 한 금, 한 금 손으로 짚어가는 것. 긴 세월을 다 헤아릴 동안 그저 잠자코 서 있는 것. 그 사이 잘려 없어진 내 몸 어느 곳이 자꾸만 가려운 것. 여기서 살아라! 나무의 텅 빈 방에 들어가 보는 것. 이 몸을 부른 것이 너인가 싶어, 지나던 솔바람과 높다란 둥지를 떠올려보는 것. 천천히 톱이 지나가는 내 몸속, 어린 딸의 몸속에 짙고 둥근 테가 둘러지는 것. 베어진 나무의 나이테를 헤아리며 가만히 인생을 관조하는 시인의 시안이 참으로 조용하고 겸허하다. 아무리 더 가지고 폼나게 살아가려해도 우리네 몸을 뚫고 지나는 세월은 어쩔수 없는 것이리라. 천천히 혹은 어느날 갑자기 휘익 톱이 지나가는 몸속은 막을래야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어린 딸의 몸속으로 지티고 둥근 생명의 테가 둘러지는 것, 고운 생명의 순이 자라고 잎이 피어나는 것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이 깊다.시인

2012-01-20

나눔은 부메랑

나눔은 봉사와 희생이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다. 세상이 각박하고 살기 힘든다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의 이웃은 훈훈한 온기가 있고 베품과 기부가 있어 정말 살맛 난다고 한다. 그래서 나눔문화 확산이 따뜻한 사회를 만들고 서로가 아끼고 도우는 인간사회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기부천사로 불리는 가수 김장훈씨는 “나눔과 기부하는 그 자체가 행복이자 에너지 원”이라 했다. 기부문화도 해마다 늘고 있어 우리의 얼은 가슴을 녹이고 있다. 기부를 통한 나눔은 우리 사회를 건강하고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제도와 인프라를 통해 나눔문화를 더욱 확산시켜야 할 까닭도 거기에 있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현금이나 부동산 등 자산을 기부하는 본인이나 유족에게 기부금의 일정한 비율을 연금 형태로 지급하는 `기부연금`제도의 도입은 기부와 나눔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란 점에서 일단 긍정적 평가로 인정되고 있다. 재산을 기부하고 싶어도 노후생활이 안정되지 못해 기부를 망설이는 이들의 참여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부금품 모집 대상과 절차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기부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이다. 물론 기부자가 모집단체에 대한 정보와 기부 사용에 관한 내역을 상시적으로 소상하게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보완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나눔 정신을 확산할 수 있는 나눔 교육 강화도 올바른 지침이 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나눔 실천에 귀감이 되는 인사를 기리는 `나눔의 전당`설립도 어린 학생들이 나눔을 체험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호의적인 결과를 낳게 할 것이다. 살기가 팍팍할수록 이웃사랑의 실천이 절실함을 매우 자주 느끼게 된다. 유니세프가 찾고 있는 영양실조 아이들 돕기 운동만 해도 너무나 절박한 현실이다. 있을 때 아껴 또 하나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갸륵한 마음이 언제나 앞서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손경호(수필가)

2012-01-19

나그네 같은 인생

인생은 나그네란 말이 있다. 지구가 무대이고 인간은 거기서 잠시 쉬었다 가는 광대라 했다. 오래 살아야 100년 살다 가는 인생, 이것저것 빼고 나면 정말 보람있게 사는 날은 불과 40~50년이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도 “나는 고작 이 세상에서 하나의 나그네, 한 가닥 편로에 지나지 못한다”고 했다. 출발하면 돌아오는 길도 없는 외길이며 일방통행이다. 그래서 인간은 모두가 영원한 나그네이며 고독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던져진 생명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살다 갈 수도 없는 것이고 부모에게서 받은 육신을 함부로 천시할 수도 없는 귀중하고 소중한 존재이다. 그냥 떠날 수는 없다. 무엇인가를 남기고 가야 한다. 이름이나 명예를 남기기 위해서 모두가 부단히 노력하고 보람을 갖기 위해서 정해진 저마다의 목표를 향해서 매진한다. 어떤 이들은 인간답게 살다가는 것을 매우 소중한 것으로 여기고 고귀한 인품을 연마하고 수양하는 것도 모두가 이치에 맞는 일이다. 이런 시조가 생각난다. 봄철에 집을 떠나 가을에 돌아오니/ 꿈속을 오락가락 지낸 곳 암암코야/ 이몸은 철따라 도는 기러기인가 하노라/ 중국의 시인 호적도 긴 밤 몸소 베틀에 앉아/ 멀리 멀리 생각한다/ 먼곳에 가있는 사람을/붉은 거문고 줄 보드라운 손가락으로 희롱하며/한 가락 타고 푸른 눈썹 찌푸리고/ 자리에 가득찬 하늘가에서 모인 나그네/ 두서없이 나그네 시름 새로와 진다/ 나그네는 서러운 것이라 한다. 모두가 나그네인데도 한번 지나가는 세월이 아쉬운 듯 한다. 남한성에 해가 저문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피리 소리를/ 나그네는 강가에서 눈 감고 듣는다. / 아득히 돌아가는 천리 길/ 가을 바람이 차다/ 이럴 때면 머리에 백발이 는다고 했다. 속담에도 이런 말이 있다. 나그네 생활 삼년에 골이 빈다. 인생은 나그네, 마침내 집에 돌아온다. 인생은 나그네, 마침내 대지에 돌아온다. 나그네에겐 길이 있어야 한다. /손경호(수필가)

2012-01-18

스포츠바우처 사업 대상자 모집

칠곡군은 저소득층 가정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스포츠 활동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체력향상과 건강증진을 위해 스포츠강좌 수강료를 지원하는 `스포츠바우처 지원사업` 대상자를 16일부터 20일까지 접수한다.지원대상은 기초생활수급대상 가구 만 7세에서 19세까지 유·청소년이며, 국민체육진흥공단 홈페이지(www.kspo.or.kr)에서 회원 가입 후 가구주 명의의 스포츠바우처 카드를 발급받아야 지원할 수 있다.이용방법은 스포츠바우처 지정 시설을 통해서만 이용 가능하며, 스포츠강좌 바우처는 지난해보다 1만 원이 인상돼 한 달에 7만 원이 지원되며, 스포츠용품비는 지원대상자 다수의 지원기회 확대를 위해 올해부터 지원되지 않는다.그리고 스포츠바우처 시설 이용 시 초과비용은 자신이 부담해야 하며, 신청인원에 따라 이용기간이 조정될 수 있다.칠곡군 관계자는 “스포츠바우처 사업으로 더 많은 저소득층 유·청소년들이 스포츠 활동의 참여 기회를 얻어 혜택을 볼 수 있고, 체력 단련과 자신감을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군민 누구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용호기자 kim112@kbmaeil.com

2012-01-18

동네의 산책 및 운동시설

구자문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미국에 연말연시를 머무르며 쇼핑도 하고 음식점에도 가고 이것저것 한일들이 많았지만, 가장 즐거웠던 일들 중 하나가 식구들과 저녁 8~9시 경 인근 고등학교 운동장 3~400m 트랙을 10여 바퀴씩 걷던 것이었다. 운동장 중앙부의 축구장은 천연잔디이고 주변부의 육상트랙은 탄력있는 고무판으로 깔려 있는데 밤 10시까지 야간조명이 밝혀져 인근 주민들이 많이 이용한다.이 운동장은 공립학교인 `크리센타밸리고교`의 소유이지만, 운동장의 고무판 깔린 육상트랙은 몇 년전 동네 주민 한분이 주민들의 활용을 위해 100만불을 기부함으로 조성될 수 있었다고 한다. 낮 동안은 그곳 학생들이 이용하지만, 오후6시부터는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다. 인근 후리웨이의 소음이 들리기도 하지만 삼삼오오 짝을 지어 트랙을 걷고 뛰다 보면 수림에 둘러싸인 운동장의 맑은 공기와 고무판트랙의 탄력있는 발디딤이 매우 상쾌하다.이곳 `라크리센타`를 비롯한 미국의 동네들에서도 주민들의 건강관리 붐이 한창이어서 많은 이들이 주변의 사설 `휘트니스센터`에도 가고, 공공체육관 및 수영장에도 가고, 집주변을 산책이나 조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중 가장 인기있는 장소가 이 학교 운동장인 것 같다.요즈음 우리 한국의 경우, 불량한 자들의 어린이들에 대한 범죄를 예방하고자 혹은 학교시설 보호를 위해 초중고교에서 외부인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경향이 크다. 이곳 미국의 학교들, 특히 대규모의 고등학교에서는 교실 등 주요시설과 운동장의 체육시설들이 잘 분리되어 있어서 한국의 경우와 같은 염려는 크게 없어 보인다. 물론 경비원들의 역할도 클 것이지만….필자는 평소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내는 편이라, 식구들로 부터 `건강을 챙겨라`, `운동을 해라` 등 성화가 많았었다. 그래서 등산, 사이클링, 조깅 등에 걸친 규칙적인 운동계획을 세워 보았지만, 대부분 용두사미로 끝나고 남은 것은 어쩌다 집주변을 산책하는 것 정도이다.하지만 집 주변을 걷는 것도 그리 편치 못했다. 코스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도 못했고 노면도 정리되지 못한 경우가 많아 넘어지거나 교통사고의 위험이 없는 것도 아니다. 또한 문제가 되는 것은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 냄새이다. 이는 필자가 현재 거주하는 곳이 신도시급 아파트 주변임에도 그러하다.필자가 2~3년전까지 거주하던 교외 산자락의 작은 아파트단지의 경우에도 주변 산책이 기대와는 달리 쉽지 않았다. 저녁이면 여기 저기 불태우는 쓰레기냄새, 길가에 매어두거나 복날 대비하여 키우는 듯 커다란 철망에 넣어 둔 여러 마리 커다란 개들의 위협적인 짖음이 매우 신경을 건드렸었다.현재 포항의 많은 마을이나 아파트 단지들이 나름대로의 운동시설과 산책코스들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으며 좀 더 연구가 필요하고 투자가 필요하다. 도시단위 큰 시설들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선도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지만, 마을단위 시설들에 있어서는 시민들 스스로의 투자가 좀 더 필요하다고 보아진다.큰 규모 시설 설치, 교통안전, 생태계 보전 등을 위해서 지자체 차원의 역할 내지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시민들 차원에서도 산책코스 선정, 길 고르기, 주변 쓰레기 치우기 등이 필요하고, 기타 체육시설 설치를 위한 기부가 필요하고, 이를 유지 보수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필자는 포항시의 한 시민으로서 큰 규모의 시민전용 실내수영장, 휘트니스, 조깅트랙 등이 포함된 실내체육관이 남북구에 한 두개씩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각 읍면동 내지 지구단위로 중소규모의 최신 체육시설, 고무판 깔린 야외 조깅트랙, 산책코스 등이 설치되었으면 좋겠다.그 설치를 위한 재정확보 방안도 다양할 것이지만 시민들의 이용도 무료이거나 약간의 이용료를 내는 수준에서. 이러한 시설들은 시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기도 하지만 도시미관의 정비를 위해서도 도시의 특징적인 홍보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보아진다.

2012-01-17

지혜를 지배하자

지혜는 지식을 능가한다고 한다. 그래서 지혜를 갖는 것은 최대의 덕이다. 지혜란 사물의 본성에 따라 이해하고 진실을 말하고 그리고는 행하는 것이다. 말이 많고 나서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지혜롭지 못하다. 자신의 열등의식을 감추기 위해서 대열에 낄 기회를 노리는 자로 평가 받고 있다. 물론 지혜가 많으면 괴로운 일도 많고 아는 것이 많으면 걱정도 많아지는 법이다. 그래서 식자(識者) 우환이란 말이 생겨났다. 사람은 다른 동물과 달리 머리가 발달했고 뛰어난 두뇌를 가진 만물의 영장이다. 사람의 생각이 진보되고 두뇌가 발달해 세상의 모든 만물을 지배하는 명석한 지능을 가진 존재다. 지금까지 인간이 발명한 것 중에 가장 대표가 되는 것 세 가지를 들라면 전기와 비행기, 그리고 컴퓨터라고 한다. 그 중 최고가 IT 사업이라 한다. 지혜를 모으고 의견을 모아 생각을 초월한 물건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성서에도 `지혜는 의견에서 드러나고 교양은 말투에서 드러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지혜를 붙잡는 자에게는 생명의 나무가 되고 지혜를 잡는 사람에겐 행복을 준다고 했다. 사람 두뇌의 발달은 끝이 없고 나날이 그 성과가 다를 만치 새로운 것이 쏟아져 나오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출현되고 있다. 미국의 정치가 벤자민 프랭크린이 “지혜는 매일 쓰지 않으면 안된다. 쓰지 않으면 그만큼 손해이다. 일상 쓰지 않는 자물쇠는 부식하고 녹이 쓸지만 항상 사용하는 자물쇠는 광채를 발한다”고 했다. 녹쓴 곳은 기름칠하고 닦고 만지면 다시 자기의 기능을 발휘한다. 그러므로 지식은 다른 사람에게 전할 수 있어도 지혜는 전할 수 없는 것이지만 사람은 지혜를 발견할 수는 있다. 그리고 지혜롭게 살 수도 있다. 지혜는 몸을 의탁할 수 있고 그것에 의해서 기적을 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혜를 말하여 주거나 가르쳐 줄 수는 없다. 다만 지배한다. /손경호(수필가)

2012-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