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버리고 난 뒤
무인도가 되어버린 섬처럼
내 마음의 집에도
불 꺼진 지 여러 해 되었다
소리쳐 불러도
소리의 끝을 따라
파도소리만 밀려왔다
너도 망망한 바다 끝 외딴 섬에서
한 마장쯤 더 떨어진
그런 섬처럼 있어본 적 있느냐
사람은 끝없는, 대책없는 외로운 존재인지 모른다 무인도처럼. 막막한 바다에 점으로 떠있는 무인도를 바라보는 시인은 자신도 외로운 무인도라고 절감하고 그 외로움에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시끄럽고 분탕스런 사람들 사이에 놓인 외로운 무인도인지 모른다. 그 외로움에 이미 지쳐버려 그 외로움마져 느끼지 못하는.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