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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대구선수단 출전

대구시체육회가 오는 27일까지 목포종합경기장 등 전라남도 일원에서 열리는 ‘2025 전국생활체육대축전’에 참가한다.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은 전국 17개 시도의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국내 최대의 생활체육 축제로 올해 대회에는 총 6만여 명이 참가한다. 대구는 40개 종목, 총 1190명(선수 956, 임원 234)으로 구성된 선수단이 참가한다. 개회식은 오는 25일 목포종합경기장에서 ‘마당놀이 전남 생생뎐(전남의 맛, 멋, 정 그리고 새로운 기회)‘ 라는 주제로 열린다. 대구선수단은 9번째로 입장한다.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은 시·도 종목별 대항전으로 진행되며 종합순위를 매겨 종목별 시상이 이루어진다. 대구 선수단은 작년 울산에서 개최된 대회에서 볼링, 사격, 수중핀수영, 파크골프 4개 종목이 종합 1위를 달성했으며 농구, 산악, 소프트테니스, 야구는 종합 2위, 보디빌딩 등 6개 종목이 종합 3위를 차지해 총 14개 종목이 입상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또 체조 종목에 참가하는 정옥규, 장판상 선수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대구 선수단의 최고령(87세) 참가자이고, 수중핀수영 종목에 참가하는 차알렌, 조아진 선수와 수영 종목에 참가하는 이동혁 선수는 최연소 참가자(7세)이다. 박영기 대구시체육회장은 “대구시를 대표해 참가하는 선수단 여러분은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마음껏 발휘해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4-24

중국 외교부,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코멘트

23일 중국 외교부 궈지아쿤(郭嘉昆) 보도관(대변인)은 정례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관세 관련 발언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기자단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보도진에 대해 “145%의 대중관세는 확실히 높다. 협상에 따라 대중관세는 대폭으로 내려갈 것이지만, 제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코멘트는 어떤가라는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궈 보도관은 “중국측은 예전부터 관세전쟁과 무역전쟁에 승자는 없으며, 보호주의에 활로는 없고, ‘디커플링이나 서플라이체인의 분단’은 자신을 고립시킬뿐이라고 지적해 왔다"고 말문을 꺼낸 다음, 이어 “미국이 시작한 관세전쟁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며, 중국은 싸우고 싶지는 않지만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만약 미국이 관세전쟁에 고집한다면 최후까지 상대할 것이며, 교섭한다면 문을 크게 열겠다"고 답했다. 또 궈 보도관은 “만약 미국이 정말로 대화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협박과 공갈을 그치고, 평등, 존중, 호혜를 기반으로 중국과 대화해야만 한다. 중국과 교섭한다고 말하면서 압력을 계속 가하는 것은 중국과 상대하는 정당한 방법이 아니며,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현지시간 22일 기자단에게 하루 전만 해도 미국 연방준비은행 파월 의장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었던 것에서 해고하지 않겠다고 답한 데 이어, 중국에 대해서도 기존의 입장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관세와 관련 해 “145%는 매우 높은 수치인데, 그렇게까지 높게 매기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제로(0)는 아니지만 상당히 낮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늘 뉴욕증시는 순간적으로 급등하기도 했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하루 만에 말이 바뀌는 지금의 상황으로 볼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완전히 완화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4-23

트럼프號 혼란속 美 달러화 지위 휘청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식시장, 외환시장, 채권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언제나 위기 상황에서 안전자산으로서 금(Gold)과 함께 선택을 받았던 미국 달러화의 지위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두번째로 취임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 2기 출범 이후 지난해 선거캠페인 당시 내세웠던 공약들을 하나씩 시행하면서 세계를 흔들고 있다. 그 가운데 지난 2월 이후 본격적으로 세계 각국과의 무역수지 불균형을 조정하기 위한 관세부과정책이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각국에서는 관세부과 대상이 되는 품목과 관련된 주식시장의 주가가 급락 또는 급등을 반복하는 한편 그와 더불어 각국 외환시장에서도 해당 국 통화의 대미 달러화 환율도 함께 요동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세계 금융시장에서 장기금리의 지표로 사용되고 있는 미국 국채수익률(10년물)이 빠른 속도로 상승(국채가격 하락)하면서 막대한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측의 투매가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한동안 논란을 일으키기도 하는 등 전 세계의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도 불확실성과 변동성 모두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그러는 가운데 과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 세계적인 위기상황이나 향후 경제상황이 불확실해지는 경우 글로벌 투자자들은 ‘안전으로의 도피’ 또는 ‘질로의 도피’로 ‘금’과 함께 ‘미국 달러화’를 선택했었지만, 지금은 다소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미국에 대한 신뢰가 과거와 같이 확고한 상태가 아닌 것으로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증거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에서 과거처럼 금값과 달러의 가치가 동반 상승하지 않고, 금값은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가운데 달러화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인해 달러화 환율이 하락하는 현상 즉 달러화 가치의 약세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올해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이후 달러화가치는 지속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4월 들어서는 이미 지난해 10월 수준 이하에서 밑돌고 있는 상태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서는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에 대한 금리인하 압박에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종합적인 경기판단 등을 기반으로 응하지 않자 아예 하루빨리 그를 해임해야한다는 식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금리의 결정 등 통화정책은 과거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이래 독일의 분데스방크 등은 물론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정치와 분리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키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미국에서는 이와 같은 중앙은행의 독립성까지 침해하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세계로 확산되면서 미국 현지시간 21일에는 미국 달러화 가치가 최근 3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도 당분간 환율은 지금 이상으로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큰 만큼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계속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4-23

금감원, 소형 금융투자사 공모주 청약 대행 ‘소비자경보’

21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일부 소형 금융투자회사에서 공모주 청약 대행과 관련한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최근 일부 자산운용사 및 투자자문사 등이 회사계좌로 투자금을 송금하면 기관명의로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한 후 수익을 배분하겠다고 하였으나 이를 어기고 투자원금 및 수익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민원이 급증하고 있어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요예측이란 기관투자자의 전문적인 가격분석 능력이 적정 공모가 발견에 기여하는 점을 감안하여 수요예측 참여 기관투자자는 통상 배정물량이 개인보다 많고 청약증거금도 불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공모주 청약 대행은 무인가 투자중개업으로 엄연히 불법행위임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금융회사를 신뢰하고 투자금을 송금하는 사례가 지속 발생함에 따라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게 됐다. 주요 투자자 피해 사례로는 최근 업황 악화로 실적이 부진한 일부 소형 운용사 및 투자자문사가 투자자를 기망해 공모주 청약 대행 명목으로 자금을 송금받은 후 기존 투자자에 대한 투자금 반환 및 수익금 정산, 회사 경비 등으로 유용하는 사례가 있다. 또 회사 계좌로 송금하면 기관 명의로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하고 배정물량 매도 수익을 50%씩 배분하는 내용의 투자일임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관투자자는 청약증거금이 없고 개인보다 많은 물량을 배정받는다고 홍보하는 사례다. 주로 최초 1회는 수익금을 정산해 신뢰를 얻은 다음 이후에는 허위로 작성한 ‘공모주 배정표’ 및 ‘수익금 정산내역’을 제시하면서 재투자를 유도하는 수법이다. 실제로는 해당 공모주에 청약을 하지 아니하여 배정내역이 없거나, 배정받은 수량이 소량임에도 많은 물량이 배정된 것처럼 기재함으로써 마치 투자수익이 상당한 것으로 오인하게 끔 유도한다. 금감원은 투자자들이 유의해야할 사항으로 다음과 같이 안내했다. 첫째, 공모주 투자대행 계약은 불법이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에 한해 투자일임계약을 통해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으며, 개인투자자가 자산운용사 또는 투자자문사 명의로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공모주 투자대행은 무인가 투자중개업으로 불법행위에 속한다. 둘째, 투자일임재산은 고객 명의의 계좌에서 운용되어야 한다. 투자일임재산은 증권사 등 금융기관에 개설된 고객 명의의 계좌에서 운용되어야 하며, 금융기관 명의의 계좌로 투자금을 송금하면 안 된다.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검사2국 이현덕 국장은 “앞으로 금감원은 IPO 공모주 청약 대행은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공모가격 결정 절차의 공정성 및 신뢰성을 저하시키는 불법행위라는 점을 고려해, 운용사 및 투자자문사 등의 불법 공모주 청약 대행 적발시 즉각 수사기관 통보 및 엄정 제재(무인가 투자중개업)하고, 금융투자협회와 협력하여 신속히 불성실 참여자 수요예측 제한 조치를 취하는 등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덧붙여 이 국장은 “특히, 증권사의 공모주 청약 홈페이지를 통해 불법 공모주 청약 대행 관련 유의사항을 안내토록 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4-23

자유총연맹, 산불 피해 성금 4억3000여 만 원 쾌척

한국자유총연맹(총재 강석호)이 23일 최근 울산·경북·경남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을 돕기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 5000만 원을 기탁했다. 이날 성금은 연맹 본부를 비롯한 대구·광주·대전·강원·충북·충남지부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마련됐다. 기탁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영남 지역 산불 피해 주민의 생활 안정과 재난 복구 지원에 사용된다. 강석호 총재는 “예기치 못한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재민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라며 “연맹 회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은 성금과 구호 활동이 작은 위로와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연맹은 지난달 22일부터 4월 18일까지 산하 17개 시·도지부를 비롯한 228개 시·군·구지회와 본부 임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울산·경북·경남 지역의 산불 피해 현장에서 성금 기탁, 구호물품 전달, 대민 자원봉사를 펼치며 따듯한 온정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날까지 전국적인 성금 모금액은 총 4억 3천여만 원으로 각각 산불 피해 지역의 지정기부금단체에 쾌척했다. 한국자유총연맹 산하 지부·지회별 구호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경북 의성군지회는 지난달 22일부터 의성체육관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서 이재민을 위한 무료 급식 봉사활동을 벌였다. 경남 산청군지회도 같은 날 시천면사무소를 찾아 이재민과 산불진화대원을 위한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전국청년협의회와 전국여성협의회도 각각 지난달 25일과 30일 경남 적십자사에 산불 피해 구호 성금을 갹출했다. 이밖에 서울시지부를 비롯한 전국 17개 시·도지부와 228개 시·군·구지회 별로 성금 기탁 및 물품지원과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4-23

‘12.2조 추경’ 내달 1일 처리 잠정결정… ‘2차 추경’ 갈등 예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다음 달 1일까지 정부가 제출한 12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처리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예결위는 추경안에 대한 공청회를 생략하고 오는 28일∼29일 종합 정책 질의를 한다. 30일부터는 감·증액을 심사하는 예산안 조정 소위가 본격 가동된다. 예결특위는 다음 달 1일 전체 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심사·의결할 계획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민주당은 이번 추경 시기와 규모 등을 문제 삼으며 ‘2차 추경’과 지역사랑상품권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의 추경안은 터무니없이 부족한 규모”라고 비판했다. 같은당 황명선 의원은 “이번 추경은 시기와 내용 면에서 매우 부실하고, 국민의 삶을 외면한 뒷북·찔끔 추경”이라며 “(추경안에 담긴) 상생페이백은 온누리상품권 발행 예산으로만 사용되는 구조라 사용 범위가 제한적이다. 온누리상품권보다 사용 범위가 넓고 여러 지방정부에서 이미 소비 진작 효과가 입증된 지역화폐 발행 예산으로 바꾸거나 새로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애초에 감액 예산안을 단독 처리한 민주당에 책임이 있다며 재정 건전성을 고려해 대규모 추경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은 “‘정부가 타이밍이 늦었다, 늑장을 부렸다’는 표현은 사실관계를 종합해 보면 타당하지 않다”며 “오히려 작년 12월에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4조 원 감액 예산을 헌정사에 유례없이 처리하고 5일 만에 이재명 전 대표가 30조 원 추경을 이야기하지 않았느냐. 국민을 기만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신동욱 의원은 “민주당은 기승전 ‘지역화폐’로 가는 것 같다”며 “그것보다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 같은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위한 재정 확대가 필요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재위는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2025년도 복권기금운용계획변경안’, ‘2025년도 공공자금관리기금운용계획변경안’ 등을 상정해 예산결사심사소위원회에 회부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4-23

포항 남구보건소, 마음건강 바우처 부정 사용 예방 현장조사 실시

포항시 남구보건소는 24일부터 오는 30일까지 2025년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현장 조사를 실시한다. 이번 현장 조사는 서비스 품질 향상과 이용권의 유통 질서 확립, 바우처 부정 사용 예방 등을 목적으로 추진된다. 남구보건소 정신건강팀장을 포함한 점검반 3명이 직접 기관을 방문하여 △운영 현황 △서비스 제공 과정 전반 △바우처 사용의 적정성 등을 확인할 예정이며, 특히 대화기반의 심리상담 서비스가 이루어지는지 여부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 대상은 남구 관내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서비스 제공기관 4개소이며, 각 기관은 사전에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자체점검 체크리스트를 제출해야 한다. 현장 조사는 기관의 자율적인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현장 확인을 병행함으로써, 기관 운영의 투명성과 서비스의 질을 동시에 제고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점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남구보건소는 지난달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활성화를 위해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읍면동 담당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의견을 나눈 바 있다. 김정임 남구보건소장은 “이번 현장 조사는 마음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장의 실태를 점검하고, 주민들에게 보다 나은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중요한 절차”라며 “서비스 제공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4-23

이재명 ‘원팀 정신’… 김경수·김동연 ‘지지 호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김경수·김동연 후보가 23일 2차 대선 경선 후보 유튜브 방송 토론회를 열고 약 90분간 정치, 경제, 외교·안보, 사회 분야 등의 공약과 비전을 제시하며 정책 경쟁을 벌였다. 이재명 후보는 “원팀 정신으로 이기도록 하겠다”고 했고, 김경수·김동연 후보는 “민주당 경선 이대로는 안 된다”며 “대한민국과 민주당 미래를 위해 함께 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경수 후보는 “국민들이 내란에 대한 불안감이 정말 크다. 이번 만큼은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야겠다는 열망이 크다”며 “이번에는 대선승리를 통해서 정권을 교체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종자씨앗까지 다 틀어막으면 다음에 어떻게 농사짓겠냐”며 “이번에 김경수에게 투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경남과 부울경 험지에서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싸웠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 앞으로도 헌신하겠다. 대한민국과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재명 후보는"이번 대선이 정말 중요하다. 민주당 후보가 이겨야 한다"며 “그래야 그들(국민의힘)에게 책임을 묻고 대한민국이 새로운 희망을 찾는다. 반드시 이번 대선에서 원팀정신으로 이기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대선이 끝난 이후도 국민들이 분열된 문제, 정치권 분열이 가장 큰 문제”라며 “책임지지 않는 권력을 남용하는 정치인들이 이 나라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내란수괴를 끌어안고 그를 보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위기 국면마다 국민이 해결했다.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라며 “기회를 주시면 이 나라 현실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후보는 “이번 민주당 첫 번째 순회 경선은 고향인 충청도에서 열렸다”며 “후보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올라 57년 돌아가신 아버지, 청년 열혈 민주당원이던 아버지가 어디 앉아 계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7% 지지를 받았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 경선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며 "더 큰 민주당 정권교체 이상의 교체를 위해 민주당의 역동성이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지금 옆에는 현역위원 한 분도 서지 않는다. 때로는 외롭고 힘들다”면서도 “김동연을 선택하면 경제를, 통합을 선택한다. 당원동지 꿈을 이뤄줬다는 칭찬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듣고 싶다. 손잡아 주시고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4-23

TK출신 의원 3명 洪캠프 ‘합류→취소’ 해프닝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 캠프가 23일 오전 대구·경북(TK) 출신 강대식(대구 동·군위을), 구자근(구미갑), 이인선(대구 수성을) 의원이 선대위에 합류했다고 밝힌 뒤 오후에 다시 공식 명단에서 빼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홍 후보 캠프는 이날 “오전 10시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에서 홍 후보 ‘51캠프, 777인재’ 매머드 선대위 구성 명단을 발표한다”고 공지했다. 공지에서 홍 후보 캠프는 강 의원을 국방안보총괄본부장, 구 의원은 정무총괄본부장, 이 의원을 여성총괄본부장으로 각각 선임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현재까지 현역 의원 7명이 캠프에 참여했고, 총 48명의 현역 의원이 (홍 후보와)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후보 지지 의원으로 분류된 이 의원은 가장 먼저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내용은 아직 협의된 바 없으며, 저는 현재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을 뿐 아니라 향후 대선에서 국민의힘 여성총괄본부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경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엇보다 사랑하는 수성을 주민과 지역 당직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향후 방향을 정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구 의원도 “국민의힘 대선준비위원회 직능총괄 부본부장이라는 직책을 맡아 당의 성공적인 정권 재창출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국회 예결위 간사로서 역대 최대 피해 규모의 산불 피해 지원과 민생 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경안 심사를 앞두고 있어 현재로서 대선 캠프에서 기대하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강 의원 역시 대구시당위원장을 맡고 있어 캠프에 합류할 수 없는 상황이다. 3명의 TK의원들이 캠프 합류 사실을 부인하자 홍 캠프에서 정정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 캠프 비서실장인 김대식 의원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오늘 인선 발표 중 강·구·이 의원은 당 방침에 따라 현재 당직을 맡고 있어 공식 명단에서 빠진다”고 말했다. 대신 1차 경선에 탈락한 나경원 의원을 비롯해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 등을 영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김 의원은 “오늘 내일 홍 후보가 나 의원께 직접 컨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 의원 등도 모시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4-23

국힘 일각 “韓 대행, 결심 임박”… 대선 출마 촉구

6·3 조기대선을 앞두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등판론'이 식지않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일각에서 한 대행의 결심이 임박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한 대행이 당장 큰 현안인 한미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지은 뒤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최종 사퇴 시한인 다음 달 4일 전까지 정치적 행로를 결정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전날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1차 컷오프를 마무리 지었음에도 정치권 안팎에서 여전히 한 대행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은 23일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의 주선으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경선이 끝나면 바로 ‘국민단일후보’ 전략을 가동해야 한다”며 한 대행의 출마를 촉구했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나라의 위기에 대응하는 데는 지금 거론되고 있는 어떤 후보자보다도 한덕수 대행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을 향해 “‘잠재적 대마(大馬)는 당 밖의 한 대행’이라는 세간의 여론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말하라”고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이재명을 막기 위한 대연합 차원에서 한 대행에게 대권 출마를 권유할 것인지, 아니면 입당을 종용할 것인지, 한 대행과 국민대연합이라는 빅텐트를 쳐서 국민승리를 끌어낼 빅매치를 제안할 것인지를 토론하라”고 주장했다. 전날 1차 경선을 통과한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한 대행의 출마 가능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홍준표 후보는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에서 “(한 대행의 출마 여부는) 고려 대상에 넣지 않는다”며 “한 대행의 ‘(대통령) 추대위원회’라는 분들은 전부 민주당 사람들이더라. 민주당 사람들이 우리 당 잘되라고 한 대행을 추대하겠나”라고 지적했다. 김문수 후보 캠프의 김재원 미디어총괄본부장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 총리가 이재명 후보를 앞서는 여론조사가 한 번도 안 나왔다. ‘대망론’도 아니다”라며 “(한 대행이) 보수진영에서 베일에 싸여 있는 후보이다 보니까 일종의 ‘정치 신상’ 취급을 받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동훈 캠프의 신지호 특보단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에서 “(한 대행은 무소속으로 출마할) 결기가 없고 출마에 대해 긍정 여론보다 부정 여론이 더 많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부 친윤 인사들이 한 대행의 출마를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그런 것 같다”며 “삼류 기획이자 자해성 기획이다. 오히려 이재명을 도와주는 기획”이라고 비판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4-23

국힘 ‘맞수토론’ 한동훈-홍준표 붙는다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후보의 ‘맞수 토론’ 상대가 정해졌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23일 국회 중앙당사에서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를 열고 1차 경선을 통과한 후보 4명의 토론 일정을 정했다. 이들은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맞수 및 4인 후보 토론회를 연다. 토론은 각자 상대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결정했다. 24일에는 △김문수 vs 한동훈 △안철수 vs 김문수 후보가 맞수 토론을, 오는 25일에는 서로 상대로 지목한 한동훈·홍준표 후보가 2번 연속 토론한다. 26일에는 4강 진출자 모두가 참여하는 마무리 토론회가 열린다. 김 후보는 “한 전 대표에게 궁금한 게 많고 토론할 게 많다. 탄핵당하고 다시 선거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한 전 대표 때문 아니냐고 해서 그것을 물어보려고 한다”라며 한 후보 지목 이유를 밝혔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지목하며 “1차 토론 때 시간이 너무 짧아 미처 물어보지 못하고 질문이 끊겼다. 김 전 장관이 가진 곧은 생각들을 국민에게도 알려드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지목했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홍 후보를 지목한 이유에 대해 “민주당은 경선이 아니라 대관식을 하고 있다. 우리는 경선에서 치열하게 토론하면서 우리가 어떤 사람이고, 반성하고 있고, 어떤 과정 거치는지 보여드려서 국민 관심 끌어야 한다. 그걸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세 분에게 지목을 못 받을 줄 알았는데, 지목해 주니 고맙다. 저도 한 후보를 지목하겠다”라고 답했다. 이에 진행자가 ‘현장에서 협의한 것인가?’라고 묻자 홍 후보는 “그렇다. 둘이 옆에 앉아서 ‘아무래도 나를 지목하는 사람이 없을 것 같으니, 같이 지목하자’라는 합의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최종 토론회를 마무리한 후 27~28일 당원 여론조사, 국민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한 2차 경선을 한 뒤 29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4-23

‘의원 세몰이’ 국힘 4강 후보 치열한 영입 경쟁

국민의힘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 간 세몰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2차 경선은 당원 투표 50%가 반영되는 만큼 현역의원을 영입하는 동시에, 1차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문수 후보 캠프는 23일 여의도 선거 사무소에서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육군사관학교 출신 장성 모임인 호국연합회와 보수 성향 단체인 ‘KOREA 구국연대’의 지지선언식을 열었다. 또 탄핵 반대파인 5선의 윤상현 의원도 김 후보 캠프에 공식 합류했다. 윤 의원은 “좌파·부정부패 카르텔 세력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거대 야당에 맞서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저와 김 후보가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 외에 김 후보 측 캠프에 공식 합류한 의원은 총괄선대본부장을 맡고 있는 장동혁 의원을 비롯해 김선교, 박수영, 엄태영 의원 등이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금명간 추가로 현역 의원이 몇 명 더 합류할 예정”이라며 “정확한 규모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외에 대학교수와 각계 전문가 136명으로 구성된 ‘김문수 정책연구원’도 공식 출범했다. 이 연구원은 캠프의 대선정책및 공약수립을 지원할 싱크탱크역할을 한다. 보좌진 위주의 실무형 캠프로 1차 경선을 치른 안철수 후보는 2차 경선 시작과 함께 캠프 정비를 시작해 인선을 조율하고 있다. 한동훈 후보는 이날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양향자 전 의원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양 전 의원은 “한 후보는 지난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대표 시절부터 줄기차게 합류를 제안했고, 이번 대선 경선 후보 중에서도 가장 먼저 저를 찾았다”며 “양향자와 한동훈의 동행은 민심과의 동행이자, 혁신과의 동행이자, 미래와의 동행”이라고 강조했다. 또 수도권 3선 김성원 의원도 영입했다. 김 의원은 “한 후보는 정치적 계산 없이 오로지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고 보수의 품격과 가치를 지켜냈다”며 한 후보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한 후보 캠프에는 조경태, 송석준 의원을 비롯해 김형동(안동·예천)·우재준(대구 북갑) 의원 등 18명의 현역 의원이 합류한 상태다. 홍준표 후보 캠프는 이날 현역 의원 4명이 선대위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유상범 총괄상황본부장 △백종헌 보건복지총괄본부장 △김위상 노동총괄본부장 △김대식 비서실장 등이다. 또 친윤계 핵심으로 꼽혔던 이철규 의원도 홍 후보 캠프에 합류해 정책·정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홍 후보 측은 밝혔다. 이 외에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TK출신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 등을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구·경북(TK) 출신 강대식(대구 동·군위을)·구자근(구미갑)·이인선(대구 수성을) 의원이 홍 캠프 선대위에 합류하려 했으나 국민의힘 당직을 맡고 있어 공식 명단에서 제외됐다. 전날 1차 경선에서 탈락한 나경원 의원과 이철우 경북지사, 유정복 인천시장에 대한 후보들의 구애 작전도 본격화되고 있다. 실제 김 후보는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이 지사와 유정복 인천시장이 밀어주기로 했다”며 “나 의원에게는 (컷오프된 것을) 위로도 하고 많이 도와달라고 말씀했다”고 밝혔다. 홍 후보 역시 1차 경선 기간 이 지사 캠프 개소식에 참석해 “이 지사는 TK다. 하나가 돼 TK 발전을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언급했었다. 이에 따라 한 후보 지지를 선언한 양 전 의원을 제외한 1차 컷오프 탈락자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런 가운데 이 지사는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확정될 때까지 경선 과정에서 중립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우파 종가집 종손으로서 우리당 후보가 결정되면 자유우파가 똘똘 뭉치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래서 우리당 경선 시에는 종손으로서 중립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유우파 빅텐트의 중심이 되겠다”며 “오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4-23

대선 話頭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으로

대선이나 총선 때마다 공약으로 대두되는 이슈 중 하나가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이다. 지방의 입장에서 이보다 더 절실한 과제가 없으면서도 이런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거나 실천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방자치가 부활된 지 30년 되는 해다. 지역민이 직접 선거를 통해 단체장과 지방의원 등을 선출했지만 여전히 중앙정당에 예속된 중앙정치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란 지역주민의 의사를 반영해 지역의 선량들이 지역 실정에 맞게 사업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말한다. 그런데 지금 지역의 사정은 어떤가. 규모가 조금 크면 중앙정부의 허가 없이 사업을 벌일 수가 없다. 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을 중앙정부가 쥐고 있고 이런저런 이유로 난색을 표명하면 사업은 어렵다. 지난 22일 전남 장흥군에서 열린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대선 공약에 실질적인 지방자치분권 보장을 위한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과 재정분권 강화 등을 포함해 달라는 내용을 공개 건의했다. 이들 협의회의 건의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나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등도 같은 내용의 반복적으로 건의했다. 그러나 건의는 건의에 그쳤고, 어느 정부서든 이를 수용한 적은 없다. 노태우 정부가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추진했지만 후속 조치가 아직 없다. 이후 정부마다 지방분권 약속을 남발했지만 실행에 옮긴 정부는 없다. 문재인 정부는 연방제 수준의 분권을 약속했지만 흐지부지됐다. 그러는 사이 지방과 중앙의 격차는 더 심각하게 벌어졌다. 수도권 인구가 국내 전체인구의 절반을 넘었다. 지방에서는 청년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지방소멸이 현실화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인구의 50.2%, 100대 기업의 91%, 정부투자 출자·출연기관의 86%가 수도권에 몰렸다. 강력한 지방분권 정책을 추진하지 않으면 수도권의 집중을 막을 수 없다. 비록 짧은 대선 기간이지만 대선후보들은 지방정부의 가장 절실한 문제인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대선공약에 포함해야 한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국가의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길이 되기 때문이다.

2025-04-23

국힘, 찬탄·반탄 통합할 수 있는 후보 절실

국민의힘 2차 경선이 탄핵에 반대(반탄)한 김문수·홍준표 후보와 탄핵에 찬성(찬탄)한 안철수·한동훈 후보의 대결 구도로 압축됐다. 앞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반을 둘러싼 내부 싸움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1차 경선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안철수 후보의 4강 진입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3강으로 평가돼온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의 경선 통과는 일찌감치 예상됐지만, 찬탄파인 안 후보가 컷오프 문턱을 넘은 것은 의외다. 국민의힘내에서는 탄핵 반대 집회에 적극 참석해온 나경원 의원이 4강에 진입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1차 경선 여론조사는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했지만, ‘역선택 방지조항’이 적용됐기 때문에 반탄후보들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주류였다. 찬탄후보 2명의 컷오프 통과를 두고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지지층에서 기류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탄집회에 참가했던 지지층에서도 ‘이제 윤 전 대통령의 수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상식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민의힘 당원·지지층 사이에서도 대선에 이기기 위해서는 찬탄파와 반탄파를 통합할 수 있는 인물이 대선후보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실제 커지고 있다. 김계리·배의철 변호사가 지난 17일 ‘윤 어게인’을 내건 신당 추진 움직임을 보인 것에 대한 거부감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 같다. 이제 주목되는 것은 27~28일 양일간 진행되는 2차 경선이다. 2차 경선은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되는 데다 찬탄과 반탄 후보들이 2대2 균형을 이루면서 더욱 치열한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차 경선에선 당원들이 당락을 가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당원들도 시간이 갈수록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찾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경선 결과는 예측하기가 힘들다. 국민의힘 4강 후보들이 남은 경선 과정에서 계엄과 탄핵의 늪에서 벗어나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중도층 민심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5-04-23

글 읽을 줄 아시죠?

OECD가 ‘성인 인지능력(Survey of Adult Skills)’을 조사해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오늘날 어른들이 겪고 있는 인지능력의 변화가 흥미롭다. AI와 디지털의 변화가 눈부신 가운데, 세계적으로 문해력, 산술력과 문제해결능력 등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인들의 문해력 저하는 더욱 두드러진다. 어찌된 일일까? 문해력이 내려간다는 것은 단순히 글을 ‘읽을 줄 모른다’는 게 아니다. 표면적으로 읽고 새기는 능력은 유지되고 있지만, 이면의 의미를 이해하고 분석하여 문맥을 파악하며 내용을 자신의 사고로 끌어오는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글은 읽지만 생각하지 않는다. 정보는 접하지만 맥락은 사라진다. 기사는 보지만 분석은 하지 않는다. 문제는 역설적으로, 디지털 환경의 급격한 확산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스마트폰과 SNS를 중심으로 한 정보 소비는 빠르고 피상적이며 단편적이다. 이용자는 짧은 문장과 놀라운 이미지, 요약된 해설에 익숙해지고 스크롤과 클릭으로 반복되는 표면적 정보탐색에 길들여진다. 이런 정보환경은 장문의 글을 읽고 천천히 사유하는 능력을 약화시키고 결과적으로 문해력을 감퇴시킨다. 4월 23일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World Book and Copyright Day)’이었다. 책은 여전히 독해와 사유의 공간이며, 문해력의 가장 전통적이며 강력한 훈련 도구다. 독서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행위이며 언어를 통해 구조화된 사고를 익히고 타인의 시선과 저작을 통해 자기 인식을 확장하는 행위다. 독서를 멀리하는 경향은 인간의 사고력과 공감능력을 점차 축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한국 사회의 문해력 저하는 단지 교육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소통의 위기이며 민주적 판단력과 비판적 사고력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가 아닌가. 정책과 언론, 여론과 소통의 흐름이 점점 더 자극적이고 단선적이며 감정적인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는 현상은 복합적 맥락을 해석하고 대응하는 능력의 약화를 드러낸다. 가짜뉴스를 솎아내고 의미 있는 콘텐츠를 선별하여 높은 수준의 지적 능력을 길러내는 일도 적적한 문해력이 기초를 잡아주어야 가능하다. 문해력은 개인의 삶을 위한 기술이면서 공동체의 건강성을 지탱하는 집단적 자산이다. 기술 발전이 인간의 지적 능력을 자동으로 향상시킨다는 믿음은 허구다. 오히려 문명을 유지하고 확장해왔던 기본적인 인지기술, 특히 문해력은 더욱 의식적으로 단련하고 보존해야 하는 영역이다. 아인슈타인은 ‘교육의 목적은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지, 사실을 암기하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하였다. 인간이 장착해야 하는 도구로 생각하는 능력을 꼽은 것이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자칫 느리고 비효율적인 듯 보이지만, 바로 그 ‘느림’은 곧 사유의 깊이와 너비를 의미한다. 세상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생각은 오히려 더 깊고 넓어져야 한다. 그것이 가능한 길은 여전히 책 안에 있다.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은 단지 책을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사유하는 인간으로 남기 위한 최소한의 자각을 요구하는 날이다. 글을 읽을 뿐 아니라 독서를 통하여 시민의식을 높이고 시대정신을 꿰뚫는 지혜를 길러야 한다.

2025-04-23

어지럼의 진짜 원인을 찾아서

어지럼증은 매우 다양한 원인과 증상을 가진 흔한 증상 중 하나로 빈혈부터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내이 질환, 경추 이상, 심리적 요인까지 폭넓게 연관될 수 있다. 어지럼은 크게 회전성 어지럼(빙글빙글 도는 느낌), 체위성 어지럼(자세를 바꿀 때 핑 도는 느낌), 실신성 어지럼(깜깜해지며 쓰러질 듯한 느낌), 그리고 균형 장애형 어지럼(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등으로 나뉜다. 각각의 어지럼은 그 원인에 따라 접근 방법이 달라야 하며 치료의 핵심은 증상 자체보다 그 배후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 있다. 최근 많은 연구와 임상 사례에서는 어지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자율신경계의 부조화를 꼽는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성되며 이 둘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혈류, 심박, 혈압, 소화 기능 등 다양한 생리기능이 흐트러지게 된다. 어지럼 역시 이런 불균형의 신호 중 하나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현대인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교감신경 항진 상태는 스트레스, 수면 부족, 경추 긴장 등과 관련되어 있으며 부교감신경의 기능이 저하될 경우 회복력과 안정감이 떨어지면서 어지럼증이 만성화되기 쉽다. 치료는 증상의 완화와 근본 원인의 조절이라는 두 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진다. 상부경추 추나는 어지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경추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경추 1번과 2번 사이의 미세한 위치 이상은 척수 신경뿐 아니라 자율신경계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이 부위의 긴장을 풀어주는 추나 요법은 교감신경의 과도한 흥분을 억제하고 부교감신경의 기능 회복을 돕는다. 또한 초음파 가이딩 하에 정밀하게 시술되는 약침 치료는 성상신경절이나 미주신경 부위에 직접적으로 작용하여 자율신경계를 조율할 수 있다. 성상신경은 교감신경계를 대표하는 부위이며 미주신경은 부교감신경계의 핵심으로 이 두 부위를 조절함으로써 어지럼의 근본적 원인인 자율신경 불균형을 치료할 수 있다. 한약 처방은 체질과 증상에 맞추어 자율신경 조절 및 체내 순환 개선을 돕는다. 영계출감탕은 몸이 차고 습담이 많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위장의 기능을 도와주고 수분대사를 개선하여 체내의 불필요한 수분이 뇌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막는다. 소시호탕은 스트레스로 인해 화가 차 있을 때 사용하는데 교감신경 항진 상태를 안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당귀는 혈을 보하고 순환을 돕는 효능이 있어 혈류가 원활하지 않아 생기는 어지럼증을 개선하는 데 자주 쓰인다. 당귀가 포함된 여러 복합처방은 어지럼증뿐 아니라 동반되는 피로감, 집중력 저하, 두통 등의 증상을 함께 개선할 수 있다. 어지럼은 단순한 증상으로 넘기기보다 자율신경계의 조절과 전신적인 균형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한의학적 치료법인 추나, 약침, 한약 요법이 매우 유효하게 활용될 수 있다. 특히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을 되찾는 것은 단순히 어지럼을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건강 회복과 스트레스 대응 능력 향상, 면역력 강화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몸과 마음이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회복하는 것이 어지럼증 치료의 진정한 목표이며 이 과정에서 한의학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4-23

건망증인지 치매인지

지난주 TV에서 치매를 앓는 팔순 노모를 돌보는 갸륵한 딸과 사위의 이야기를 봤다. 예쁜 치매를 앓고 있다고는 하지만 가족들에게는 한없는 희생을 요구하는 할머니가 가엾고 가족들이 안타까웠다. 젊었을 땐 총명했다는데도 치매로 고생하는 그 할머니를 보면서 나의 일이십 년 후를 생각하니 심히 걱정스럽다. 심각한 건망증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기억하는 몇 건의 건망증을 떠올리면 실소를 금치 못한다. 연구실에서 퇴근 준비 중 전화를 받았다. 컴퓨터를 끄고, 가방을 챙기면서도 내내 통화 중이었다. 3층 계단을 내려오면서도, 계단에서 누군가를 만나 목례를 하면서도 주차장에 와서도 계속 통화 중이었다. 차를 타려다가 문득 핸드폰을 챙기지 않았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차에 가방을 던져 놓고 다시 연구실로 뛰다시피 올라갔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 “이 교수님 왜 그렇게 숨차하세요?” “아, 제가 퇴근하려 내려왔더니 핸드폰을 두고 온 것 같아서 다시 연구실로 올라가고 있어요.” “저랑 지금 통화 중이시잖아요...” 며칠 후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동료 교수에게 이 일화를 얘기했다. 치매가 아닌가 걱정이라고 했더니, “지금 젓가락을 들고 계시면서 젓가락을 찾는다면 건망증이요, 그걸로 글씨를 쓰려고 하신다면 치매”라며 안심하라는 동료의 말씀에 안도했다. 잠시 후 식사를 마치고 퇴식구에 식판을 들여놓은 후 컵을 들고 식수대가 아닌 벽걸이 냅킨박스에 갖다대고 있는 나를 보더니 “건망증이 아니라 치매일 것도 같은데요...” 별로 덤벙대는 성격도 아닌데 왜 그런지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부터 메모벽이 생겼다. 연구실 탁상달력에도, 문에도 달력을 걸어두고 이중삼중 메모를 해 두었고, 다이어리에도 메모해 두고 어떤 일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지금은 달력이나 다이어리 대신 핸드폰의 메모장에 거의 모든 것을 항상 메모한다. 약속은 물론,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장단기 계획 등 모든 것을 메모한다. 달력에도 빠짐없이 기록한다. 빽빽한 달력이 일하는 사람 못지않을 정도다, 이 모든 것은 건망증을 극복하기 위함이다. 그 덕에 약속이나 계획을 놓치는 법은 잘 없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종종 건망증으로 곤욕을 치른다. 곰솥을 불 위에 올려두고 나가 솥도 태워 온 집안을 역한 사골 탄내로 채운 적도 있었다. 어쩌다 휴대폰을 냉동실에 넣었는지 모르겠지만 며칠을 찾은 적도 있었으니 심각한 지경이다. 그래서 내 생활방식을 좀 바꾸기로 했다. 좀 있다가 해야지 생각하면 바로 잊을 것이니 뭐든 생각날 때 바로 실행하기다. 의식의 흐름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서 들기름 한 숟가락 먹기를 잊고 안 먹는다. 참기름을 음식에 넣다가 들기름이 생각나면 바로 냉장고로 가서 꺼내 먹는 식이다. 동선은 꼬이고 일의 맥락은 좀 없어도 덜 놓치게 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도 매일 꼭꼭 챙겨먹지는 못한다. 기름을 쓰지 않을 땐 잊으니까. 휴대폰을 어디에 둔지 몰라 이 방 저 방 헤매고 다니다가 결국 남편에게 전화해 달라고 했더니 식탁 위에 있더라며 가르쳐준다. 이 글을 쓰던 중이었다. /이정옥 위덕대 명예교수

2025-04-23

“불법의료 재판 중에도 지속적 방송출연” 병원장에 방통위도 권고

최근 불법 의료 근절을 촉구하는 시민단체들의 행보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불법의료혐의로 재판 중인 병원 소속 의사에 대한 방송 출연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유의미한 조치를 내려 주목받고 있다. 2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위)는 지난 18일 시민단체가 진정한 ‘범죄행위 의사의 지속적인 KBS 방송 출연, 해당 의사의 위법한 의학설명, 해당 의사의 간접광고 내용 방송에 대한 제재조치 요청 건’에 대해 ‘권고’ 조치했다. 해당 건에 대한 ‘권고’ 의결은 지난 3월 31일 제12차 전체회의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시민단체는 서울 Y병원의 K원장이 중대한 범죄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도 KBS를 통해 해당 원장이 반복적으로 방송에 등장한 사실을 지적하며 진정을 청구한 바 있다. 특히 시민단체는 지상파 채널을 통해 TV로 방영된 영상 속 수술장면 중 불법의료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방통위 의결에 대해 반색했다. 시민단체는 Y병원과 K병원장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증거로 제출됐던 방송 영상 속 수술장면에 등장한 수술 보조 인원이 의료인이 아닌 영업사원이라 주장하고 있다. 재판을 통해서도 Y병원에서 직접 대리수술에 참여한 의료기기 회사 직원이 증인으로 참석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하기도 했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Y병원 및 K병원장 등 관련자 10명에 대한 5차 공판에서 의료기기 회사 직원 A씨가 증인으로 직접 출석해 대리수술에 참여한 당시 정황에 대해 증언했다. A씨는 재판에 2016년 의료기기 회사에 입사한 후 퇴사와 재입사를 반복하며 2020년까지 Y병원 수술실에 출근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2019년 재입사한 후 병원으로 출근했고 “처음 1시간 정도 수술을 지켜본 뒤 곧바로 수술에 투입돼 수술 보조를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A씨는 재판에서 입사 목적이 의료기기 공급이었으나 Y병원의 인공관절 수술 등에서 의료 행위를 했다고 증언하며 “의료기 회사 소속의 영업사원들이 인공관절 조립, 의료용 핀 망치 시술, 인공관절 삽입 시 망치질, 환부 개방을 위한 리트랙터 사용, 수술 중 출혈 닦기, 뼈에 박혀 있는 핀을 뽑아주는 역할 등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영업사원 2명이 참여해 어시스트 역할을 했고 드릴링, 망치질, 인공관절 부품 조립 등 구체적 역할까지 상세히 증언했다. 수술실에서 영업사원이 환자를 수술대로 옮기고, 수술 부위를 소독하고, 기구로 피부와 근육을 벌리고, 드릴로 뼈에 구멍을 뚫고, 핀을 박고 제거하는 등 주요 수술 단계를 수행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환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이같은 행태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재판일과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리수술과 유령수술을 강하게 규탄하며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보특법) 적용을 통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의료법이 아닌,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보특법을 적용해야 한다”면서 의료 윤리에 대한 사회적 불감증을 드러내는 대표적 사례로 Y병원을 지목하고 수사 당국과 정부의 철저한 조사 및 처벌을 요구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4-23

따뜻한 말 한 마디의 힘

사람의 언어에는 무게가 있다. 나비처럼 살포시 머무는 말이 있고 바위처럼 묵직하게 가라앉는 말이 있다, 어떤 말은 꽃잎 위에 포근하게 내려앉는 햇살처럼 내 영혼에 조용히 스며들고, 어떤 말은 비에 젖은 흙덩이처럼 묵직하게 내 가슴을 짓누른다. 내가 일상생활에서 주고받는 문장 가운데 좋아하는 언어는 따뜻한 말이다. “괜찮아” “수고했어” “넌 잘하고 있어” 등의 말들은 고단했던 하루에 피로를 풀어주고, 얼어붙은 마음을 조금씩 녹여주기도 한다. 나에게 진심으로 건네는 말 한 마디에 위로를 받고 때로는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런 연유로 나도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을 전해주고 싶다. 그러면 누군가는 마음이 무너지려고 할 때 내가 건넨 말 한 마디에 신명을 느껴 거친 일상을 버텨낼 수 있으리라. 그런데 좋은 뜻으로 전한 나의 위로가 타인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얼마 전, 아는 후배를 만났다. 평소에도 말수가 적은 그였는데, 다른 때보다 더 침묵했다. 한참을 가만히 있더니 나에게 말했다. “아들이 대기업에 취업하려고 지원서를 냈는데, 또 떨어졌대요.” 나는 무엇이라도 힘이 되는 말을 전달하고 싶었다. “괜찮아. 다시 도전하면 돼.” 그날 후배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며칠 뒤 연락이 왔다. 솔직히 조금 서운했단다. 자기가 듣고 싶은 말이 아니었단다. 나는 미안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 말은 분명 위로였는데, 후배에게는 상처가 되었다니.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말이, 겉으로는 힘을 북돋는 말이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자신의 아픔이 가볍게 여겨진다는 느낌을 받았나 보다. 실패를 마주한 사람에게는 상실의 아픔이 깊고 감당하기 버거웠을 텐데, 나는 그 마음을 보듬어 주지 못했던 것이다. 장자(莊子) ‘지락(至樂)’ 편에 나오는 바닷새 일화가 떠올랐다. 한 마리 바닷새가 노나라 땅에 내려앉았다. 기이하게 여긴 임금은 바닷새를 불러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맛난 고기를 먹이며, 술을 권했다. 그러나 바닷새는 사흘 만에 죽었다. 장자는 말했다. “임금은 새를 기르되 자기를 기르듯 하였다. 새를 기르되 바닷새를 기르는 도리로써 하지 않았다.” 따뜻한 듯 보였으나 실제로 그것은 따뜻한 것이 아니었다. 상대인 바닷새의 방식이 아니라 나인 임금의 방식으로 대접해준 것이 문제였다. 나도 후배에게 ‘노나라 임금이 바닷새 대하듯’ 말했다. 후배가 진정으로 위로 받고자 하는 방식으로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언어는 내뱉는 순간 말하는 이와 듣는 이의 가슴에 남는다. 선한 의도로 내민 말일지라도, 때로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고 싶다. 그러나 따뜻함이 진심이 되려면 먼저 상대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나는 그 진실을 후배와의 대화를 통해 배웠다. 말이 위로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 아니라 듣는 사람의 마음을 향하고 있어야 한다. 앞으로 나에게 자신의 답답함을 말하는 이가 있다면 “그래, 속상했겠다”라고 건네야지. 내가 전해준 말이 특별한 말이 아니더라도, 마치 나뭇결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같기를 나는 소망한다. 그러면 그 말이 머물렀던 자리에 한동안 훈훈한 기운이 고여 있을 것이라 나는 믿는다. 따뜻한 말은 사람 사이를 잇는 다리다. 당신의 슬픔을 다 알 수 없지만, 곁에 머물고 싶다는 뜻의 조심스러운 접근이다. “많이 힘들었구나”라는 말은 당신이 아픈 것을 안다는 공감이고, “잘 견뎌줘서 고마워”는 당신 존재 자체를 존중한다는 고백일 것이다. 언어에도 진심이 담기면 잔잔한 물결이 되어 상대의 가슴에 퍼진다. 심장을 조용히 두드리는 은빛 종소리 같은 다정한 말은 상대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 감정의 온도를 높여준다. 그러면 말의 온기는 추억 속에서 행복의 편린으로 오래도록 남을 수 있으리라.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건네고 싶은, 화창한 봄날 오후다.

2025-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