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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일대, ‘경북 산불’ 성금 2000만 원 의성군에 전달

경일대학교는 지난달 29일 경북 산불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해 성금 2000만 원을 의성군에 전달했다. 이번 성금은 산불로 피해를 입은 의성군민의 조속한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해 경일대 교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마련했다. 모금된 성금은 산불 피해 복구와 긴급 생계 지원에 사용된다. 또 피해 지역 복구를 돕기 위한 자원봉사자 모집에 교직원 45명, 학생 128명 등 총 173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피해 현장에서 복구 작업을 돕게 된다. 경일대는 의성군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지난해 1월 업무협약을 통해 교육부의 평생교육 지원사업인 ‘경북미래라이프대학’ 의성캠퍼스를 설립, 성인학습자를 위한 정규 학위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 컬링 인재 양성을 위해 컬링의 성지인 의성군과 협약을 맺고 지난 2021년 전국 대학 중 유일하게 전문 운동부 형태의 컬링부를 창단했으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컬링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정현태 경일대 총장은 “이번 산불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의성군민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바란다“며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하는 대학으로서 소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4-30

예결위서 여야 ‘한덕수 출마설·추경’ 설전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위해 29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설, 추경 증액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의 예결위 불출석을 문제 삼으며 대선 출마설을 성토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지역화폐 등 추경 증액 요구가 국가 재정 건전성을 해치는 '이재명 후보 대선용 증액 요구'라고 응수했다. 민주당 주철현 의원은 "한 총리의 대선 출마는 국정 혼란을 볼모로 몰상식·몰염치·몰지각한 행태"라며 "본분을 망각하고 본인의 야욕을 위해 공직을 함부로 다루는 것이 내란 수괴 윤석열을 빼다 박았다"고 말했다. 황정아 의원은 "한 권한대행은 3년 동안 이어진 윤석열 폭정의 동조자이자 부역자"라며 "국정 폭망의 책임자이자 위헌적 행태를 일삼아온 무능력한 반헌법주의자가 대선을 꿈꾼다는 것 자체가 국민 보시기에 우스운 코미디"라고 꼬집었다. 반면,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8개 사건, 12개 죄목으로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런 사람을 (대선) 후보로 만든 민주당이 무슨 염치로 한 총리의 출마에 대해 트집을 잡느냐"며 "남의 눈에 티끌은 보여도 자기 눈에 대들보는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딱 맞다"고 받아쳤다. 김성원 의원은 이 후보와 민주당이 추진하는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개편을 두고 "긴밀하게 부처 안에서 유기적으로 잘하고 있는데 왜 자꾸 찢으려 하는가"라며 "말로는 통합·화합을 이야기하면서 왜 찢으려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지적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4-29

“내가 이준석 보다 낫다… 제3지대서 승부수”

개혁신당을 탈당하고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허은아 전 대표가 29일 “여당도 야당도 아닌 제3지대에서 이준석을 이기고 싶다”고 밝혔다. 허 전 대표는 이날 대구 중구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3지대 공간이 커지면서 양당에 실망한 국민들이 이준석에게 희망을 찾는 모습을 보고 허은아가 더 낫다는 생각을 했다”며 출마결심을 한 이유를 말했다. 허 전 대표는 이날 이준석 대선후보를 겨냥해 “(탈당 전) 이 후보에게 찾아갔다가 문전박대 당했다. 전화도 안받고 문자도 없었다"며, 이 후보를 ‘양두구육’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이 후보는 청년이라는 키워드로 성장한 분인데 자기 후배들의 사다리는 걷어차고 있다. 지난 4.2 재보궐 선거에 개혁신당 청년 후보들이 출마하려고 있지만 이 후보는 그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마저 없애버렸다”고 말했다. 허 전 대표는 ‘반이재명 빅텐트’와 관련해선 “사실은 이번 대선은 ‘반이재명’이 화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반 이재명을 외치시는 분들은 본인들의 미래 비전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사실 여러 곳에서 러브콜이 오지만, 반이재명의 구호로 모인 사람들과 만나서 함께 하자고 그러면 저는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TK지역을 비롯한 영남권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유세하지 않아도 당선되는 곳이기 때문에 유권자 무서운지 모르는 것 같다”면서 ‘역량 미달의 위정자’라고 비판했다. 허 전 대표는 이날 대구 일자리 공약으로 ‘미래형 밀라노 프로젝트 어게인’을 내걸었다. 밀라노 프로젝트는 1996년부터 2003년까지 대구시의 낙후된 섬유산업을 고부가가치 섬유사업으로 탈바꿈 시키기위해 김영삼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다. 그는 청년을 위한 ‘취업 특화구역 조성’과 ‘대구권 순환 철도망 구축’도 공약했다. 허 전 대표는 “대구를 청년상권이 주축이 된 자생적 청년 도시로 재설계하고, 대경선 영천연장과 대구산업선 조기 개통, 대구순환선 신설을 통해 대구권 전체를 15분 내 이동이 가능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4-29

3선 권오을 전 의원, 이재명 지지 선언

안동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권오을 전 한나라당(국민회의 전신) 의원이 2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권 전 의원은 이날 경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영 논리와 이념 대립, 분열과 증오, 저주의 정치를 넘어 이제는 통합과 타협의 정치를 통해 국민 모두가 행복한 시대를 열어야 할 때다. 이재명의 실용 정치가 국가 위상과 침체된 경제회복, 복지국가 실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대구·경북도 패배의 늪에서 나와 지역 발전의 획기적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재명 후보가 실용 정치와 국민 통합을 통해 이 과제를 풀어낼 적임자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은 안동에서 15~17대 의원을 지냈으며, 국회사무총장도 역임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는 경북고(57회) 동기로 절친이다. 그는 유 전 의원등이 주축이 돼 창당한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이러한 경력으로 인해 민주당이 그를 영입함으로써 유 전 의원의 지지를 함께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도·보수 진영으로의 외연 확장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 후보는 권 전 의원과는 고향이 같기 때문에 지난 2022년 대선때도 영입을 시도했지만 거절당했다. 이날 권 전 의원 지지선언에는 김선종 전 경북도의원, 이재갑·김호석 안동시의원을 비롯해 최수일 전 울릉군수, 조경섭 전 예천군의회 의장, 김성태 전 상주시의회 의장, 이성우 전 울진군의회 의장 등 전현직 정치인들과 금융, 문화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4-29

이재명 ‘선거법 위반 혐의’ 내일 판가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관한 대법원 판단이 5월 1일 나온다. 이 후보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29일 “다음달 1일 오후 3시 대법정에서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상고심 판결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달 28일 사건을 접수한 뒤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지난 22일과 24일 두 차례 심리했다. 통상 한달에 한번 합의 기일을 열고 몇달 후 선고하던 전원합의체 사건 전례에 비춰보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 대법원이 이 후보 사건을 어떻게 선고하느냐에 따라 대선 국면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무죄가 확정되는 상고 기각, 유죄 취지의 파기 환송, 대법원이 직접 형량까지 정하는 파기 자판이 있다. 대법원이 상고 기각을 할 경우 이 후보는 사법리스크를 벗게 된다. 반대로 파기 환송되면 이 후보의 대통령 자격에 대한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후보는 2021년 대선 후보 신분으로 방송에 출연해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 1처장을 모른다고 발언하고,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김 전 처장 관련 발언 중 이 후보가 그와 골프를 함께 치지 않았다는 발언과 백현동 협박 발언 등을 유죄로 인해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김 전 처장 관련 발언은 행위가 아닌 인식에 관한 발언이라며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1·2심 판단이 극명하게 엇갈린 부분을 어떻게 평가할지, 각 발언을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로 처벌할 수 있는지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4-29

민주 ‘선대위’ 오늘 출범 진영·계파 초월한 ‘원팀’

더불어민주당이 30일 이재명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한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다. 노무현 정부 초대 법무부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가 민주당 선대위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다. ‘보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권오을 전 국민의힘 의원 등도 선대위에 합류하기로 하면서, 선대위는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통합 선대위’가 될 전망이다.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내일부터 민주당은 선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대선 승리에 모든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30일부터는 선대위가 기존의 최고위원회의를 대체하고, 원내대책회의는 선대본부장 주재로 열린다. 민주당은 무엇보다 통합에 방점을 두고 선대위를 구성할 방침이다. 이 후보는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14차례나 ‘통합’을 언급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후보는 경선 경쟁자였던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의원에게 선대위 합류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현역 자치단체장으로 선대위 합류가 불가능하긴 하지만 대선 승리에 필수적인 ‘원팀’의 면모를 다지려면 이 같은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됐으나 불출마한 박용진·이광재 전 의원, 경선 불참 의사를 밝혔던 김두관 전 의원을 비롯해 우상호 전 원내대표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과도 막판까지 소통을 이어갈 전망이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초대 질병관리청장을 지낸 정은경 전 청장도 선대위에 합류했다. 민주당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에게도 선대위 합류를 요청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해 당의 모든 인적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장은희기자

2025-04-29

한덕수·국민의힘·이낙연·이준석 ‘반명’ 슈퍼 빅텐트 펼칠까

내달 11일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을 열흘 남짓 앞두고 ‘반(反)이재명 연대’를 표방한 ‘빅텐트’ 구상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9일 대선 경선 후보를 2강으로 압축한 국민의힘을 주축으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 등 범보수권은 물론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 등 구(舊) 민주당 세력이 ‘반명 연대'로 거론되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국민의힘 대선 최종 후보와 한 대행과의 후보 단일화다. 정치권 안팎의 예상대로 한 대행이 5월 초 사퇴 및 출마 선언을 하면 내달 3일 최종 선출될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이날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후보는 한 대행과의 후보 단일화에 적극적인 입장이지만 한동훈 후보는 한 대행의 출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후보는 전날에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경선 진행 중 자꾸 그런 얘기하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라며 “패배주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오는 3일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누가 최종 선출되느냐에 따라서 단일화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도, 난항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 및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 등과의 연대도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 출신 인사인 이 상임고문은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와 당 대표를 지낸 중량급 정치인이다. 그는 이재명 후보와 갈등을 빚은 끝에 지난해 총선 직전 탈당했고 이번 대선 출마를 준비하면서 ‘반명 빅텐트’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 상임고문은 “아무나 무턱대고 손잡지 않겠다”며 뜻을 같이하는 사람과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이 상임고문의 빅텐트 참여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독재국가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는 정치인들이 많은데 이들이 하나가 되는 게 결국 대한민국의 발전과 성장, 대한민국 민주주의 체제 공고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준석 후보의 경우 ‘3자 구도 필승론’을 내세우면서 국민의힘과의 후보 단일화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날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이재명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한다는 것은 여의도 정치꾼들의 이야기지 대한민국 국민이 감동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뜻이 안 맞는 사람과는 아무리 좋은 황금텐트라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의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빅텐트가 아니라 스몰텐트라도 함께 하겠다”고 부연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4-29

경북선관위, 투·개표관리 투명·신뢰성 강화 방안 발표

오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북선거관리위원회가 투·개표관리 투명성·신뢰성 강화 방안을 설명했다. Q.개표 결과의 정확성·공정성·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은? A.투표지분류기에서 분류된 투표지는 여러 단계의 육안 심사·확인(심사·집계부의 확인·심사→위원 검열)을 거쳐 확정된다. 특히, 제22대 국회의원선거부터 심사집계부에 수검표 절차(투표지분류기운영부로부터 후보자별로 분류된 투표지를 넘겨받아 개표사무원이 한 장씩 오분류 여부 등을 심사)를 추가했다. 개표사무는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및 전임직원 외에도 공무원, 교직원 등 많은 개표사무원들이 함께 관리하고, 정당·후보자가 선정한 개표참관인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모하여 선정된 개표참관인이 개표의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촬영할 수 있다. Q.사전투표소별 관내·관외 투표자수를 알 수 있나? A.중앙선관위는 인터넷 홈페이지의 선거통계시스템를 통해 선거인의 주소지를 기준으로 사전투표자 수(관내·외 총수)를 구·시·군별 1시단 단위로(07시~18시) 공개를 해왔다. 또한 사전투표소별 사전투표자 수는 사전투표 종료 후 매일 인터넷홈페이지를 통해 별도로 공개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사전투표소별 사전투표자수를 관내, 관외로 구분해 추가로 공개한. 사전투표소의 시간대별 투표자수와 참관인이 직접 헤아린 투표자수를 시각마다 비교할 수 있어 사전투표자수가 부풀려지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Q.투표함에 사용하는 특수봉인지는 어떤 역할을 하나? A.투표함 봉함에 사용하는 특수봉인지는 부착 후 떼어낼 경우 훼손 표시(OPEN VOID)가 나타남으로 재사용이 불가능하다. 또한, 봉인지에는 투표관리관 및 투표참관인 등 관련자가 직접 서명을 하고 투표함에 부착한다. 참관인은 투표함 봉쇄·봉인과정을 촬영할 수 있고, 부착된 봉인지를 떼어낼 경우 특수봉인지에 훼손 표시가 나타나므로 누구든지 봉인된 투표함을 무단으로 개함할 수 없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4-29

포항서 풍력발전 사업권 ‘매각 투기’ 논란 확산

포항시 일대에서 추진 중인 일부 풍력발전 사업권을 둘러싼 ‘매각 투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포항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기조에 맞춰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포항시의 일부 풍력발전 예정 부지에서 수도권 소재 업체가 허가를 받은 이후 착공 전에 다른 외부 업체로 사업권을 넘기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발전허가 인허가를 받기 위해선 조건 중 하나인 주민동의가 있는데 이를 받기 위해 사업권자는 마치 자기가 할 것처럼 온갖 장밋빛 약속을 해 놓고 정작 허가를 받자마자 사업권을 타인에게 팔아버리는 것은 전형적 투기 수법일 뿐만 아니라 어떻게 보면 사기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간 발전 허가 과정을 지켜본 흥해읍 해당 지역 주민 A씨는 “발전 인허가 후 발전시설을 세우지 않고 사업권을 거래한다는 것은 주민 동의를 해준 사람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분에 대해선 풍력발전사업 관계자들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B 사업자는 “풍력발전 허가를 받은 뒤 한국전력 등과 전력 판매 계약을 통해 전력망 접속 권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이를 제3자에게 넘겨 수익을 올리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그렇게 되면 정작 그동안 환경문제에 대해 갈등을 일으켰던 지역사회에는 도움이 되는 일이 없어지게 되고 이는 또 다른 분쟁의 빌미로 작용, 사업 지연을 수반하는 등 주민들의 불신만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발전 허가 후 일정 기간 내 시설 착공을 의무화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 허가를 취소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야 사업자가 전력 판매량만 확보한 뒤 되팔기를 반복하는 관행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이미 인식하고 지난 2023년 산업통상자원부는 발전 허가 기준의 인허가에 공사계획 인가 기간을 추가하기도 했다. 육상풍력 4년, 해상풍력 5년 내 인가받지 못하면 사업이 취소되도록 한 것. 그러나 지자체와 시의회에서는 규제가 여전히 미진하다는 시각이다. 포항시 측에서는 “발전 허가를 득한 후 인허가권을 되팔기만 해도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적어도 1기당 10여억 원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보니 지금 읍면지역 일대에는 발전 인허가용 풍력계측기가 쫙 깔려 있다”라며 “제대로 사업을 추진할 실사업자가 발전 인허가 첫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업 허가 후 투기성 사업권 매각이 이뤄지면 페널티 부과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제도 개선에 대해선 풍력 업계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시설 설치를 전문으로 하는 C업체 대표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바람이 좀 부는 산 마다 발전 인허가 앞 단계인 풍력을 측정하는 계측기가 꼽혀 있다”며 비정상도 이런 비정상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에너지원 확보라는 국책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려면 일정 수준의 투자 이행 의무화나 개발이익의 지역사회 환원 강화 등 치밀한 법적 보완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포항에도 풍력사업 바람이 불면서 인허가가 잇따르자 포항시와 포항시의회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응에 나섰다.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은 “무분별한 풍력발전 사업이 투기 수단으로 변질한다면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까지 무너질 수 있다”며 “의회 차원에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우선 풍력발전 이익 공유 조례를 제정해 대응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제도 악용을 막고 지역사회와의 실질적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2025-04-29

정계 은퇴 선언한 홍준표 오늘 국힘 탈당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안철수 의원의 대권 도전이 좌절됐다. 홍 전 시장은 3번째, 안 의원은 4번째 도전이었다. 대구시장직을 내려놨던 홍 전 시장은 2차 경선에서 탈락하자 정계 은퇴를 선언했고, 안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이번이 세 번째 대권 도전이었던 홍 전 시장은 29일 2차 경선 결과 발표 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조기졸업 했다”면서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서울 시민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0여 년 정치 생활 동안 보살펴 주신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며 “이제 부담 없이 시장통에서, 거리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홍 전 시장은 “더 이상 당에서 내 역할이 없고 더 이상 정계에 머물 명분도 없어졌다”며 30일 국민의힘을 탈당하기로 했다. 안 의원도 당내 약한 지지기반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네 번째 대권 도전에 실패했다. 안 의원은 이날 결과 발표 후 “지금 우리나라는 참으로 중대한 위기에 놓여 있다”며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이재명으로 정권 교체되는 것을 막는 데 제 힘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4-29

홍준표 제치고… ‘반탄 김문수-찬탄 한동훈’ 결선 올랐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를 4명에서 2명으로 압축하는 2차 예비경선에서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통과했다.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탈락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이같은 2차 예비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2차 경선은 당심 50%, 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했으며, 이번에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상위 2명을 추렸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이날 ‘정당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일까지 공표할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2차 경선 순위와 후보별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3강으로 평가받았던 홍 후보가 탈락한 것은 탄핵 반대파인 김 후보와 표심이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차 경선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김 후보와 탄핵에 찬성한 한 후보 간의 대결 구도로 짜였다. 두 후보는 3차 경선에서 계엄·탄핵 사태 등에 대한 인식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맞서 경쟁력이 있는지 여부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에 대한 입장도 경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3차 경선도 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역선택방지조항 포함) 50%를 반영해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김 후보 측은 경선에서 탈락한 홍 후보의 지지층과 당내 ‘반(反) 한동훈’ 당원들의 표심이 자신에게 결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차 경선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대구·경북(TK) 의원들도 지역 여론을 감안해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한 후보를 ‘배신자 프레임’으로 가둬 당심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후보 측은 경선에 탈락한 안 후보 지지층이 한 후보를 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 후보의 4강 진입으로 탄핵에 찬성하는 중도층의 경선 영향력이 입증된 만큼 3차 경선에서도 중도층 표심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긋지 않으면 대선에서 승리하는 건 불가능하다”, “탄핵 논란을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당원들이 적잖다”는 점 등을 들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30일 두 후보간 토론을 거쳐, 5월 1~2일 양일간 투표를 진행한 후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최종후보가 결정되더라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여부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두 후보 모두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적극성에서는 차이가 있다. 김 후보는 2002년 대선 당시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으로 단일화를 이뤄낸 ‘노무현-정몽준’식 단일화를 제안한 상황이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이 참여하는 반명 빅텐트 구상에도 긍정적이다. 반면 한 후보는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며 경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후보 측은 한 대행을 포함해 당 밖의 다른 후보들과의 단일화에 대한 당원들의 기류를 파악한 뒤 단일화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한 후보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하고, 탄핵 소추에 찬성했다는 점에서 계엄 당시 국무총리였던 한 대행과의 단일화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4-29

경산은 높은 봉우리가 있다

경산시에는 높은 봉우리가 있다. 월요일마다 많은 사람이 봉우리에 오른다. 그 이름은 학자봉, 경산시교육지원청에 둥지를 튼 봉사단체다. 경산학생상담자원봉사자연합회를 줄여서 학자봉이라 한다. 1997년에 설립해서 올해로 38기 신입을 맞이해 교육 중이다. 105명이 활동하는 단체다. 매주 월요일마다 상담에 필요한 주제로 다양한 공부를 한다. 4월에는 상담할 때 활용할 보드게임을 2주 연강으로 들으며 함께 했다. 그다음 교육 주제는 중독이다. 1년 동안 봉사자가 되기 위해 다양한 교육을 수료하고 2학기부터 신입이 부촉진자로 따라간다. 주촉진자와 함께 부촉진자로 참여한다. 그렇게 참관하며 주촉진자가 되어간다. 주촉진자 몇 분과 대화를 나눴다. 특별한 경험이 있으면 들려달라고 하니 회기가 지날수록 아이들이 달라지는 게 보인다고 했다. 첫 시간에 자유밖에 없던 아이들이 시간이 쌓이니 절제가 생기더라고 한다. 체험에서 나온 명언이다. 처음엔 자리에 잠시 앉아있지도 못하던 애가 마지막 날 편지를 써서 감사한 마음을 전해 주었다고 한다. ‘한 번도 저를 혼내지 않아서 감사해요.’ 자기통제가 안되던 아이, 그런 자신에게 화를 내지 않아서 고마웠다고. 안아주며 속상하지, 다 알아. 그러자 흥분을 서서히 가라앉힌 아이였다. 가끔은 상담자로 만난 아이가 SNS를 타고타고 찾아와 감사 댓글을 남겨 감동을 안기기도 한단다. 위문공연도 해준 교실이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부촉진자로 따라갔다가 주촉진자가 하시는 거 보고 이거 해볼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참여했다고 한다. 손을 잡아 줄 때 눈빛이 달라지더라며 기억을 회상했다. 저학년이 더 힘들긴 하지만 그것보다 10회기 후 다음 해 다시 방문했을 때 처음 상태로 다시 되돌아 온 상담자를 보면 제일 안타까웠다고 한다. 학자봉에서 하루를 보내고 집에 가면 착한 엄마가 된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엄마 월요일 학자봉 안가? 아이들이 묻고, 말투가 바뀌었다고 남편이 바뀐 부인이 멋지다는 칭찬을 해주어서 놀라웠다고 한다. 욱하던 엄마가 보고 기다려주는 엄마로 변해서 인기가 많아졌다. 집안 분위기 바뀌니 가족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다고 웃었다. 또 다른 회원에게 참여한 이유를 물으니 아들 둘 키우는데 화내는 격차가 심한 엄마라 자신이 변하려고 참여했다고 한다. 또 큰딸과 관계가 좋지 않아 시작한 회원은 워낙 사이가 안 좋아 딸이 국제결혼 해 멀리 떠나서 보지 않고 살고 싶을 만큼 힘들어서 이 봉사단에 들어왔다. 교육받으며 엄마가 노력하는 게 보여서 딸도 노력한다고 말해 모녀 관계가 좋아졌다. 참여하기 전에는 내가 희생해서 가족이 행복해지겠지 했는데 활동하면서 내가 행복해야 가족도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다른 지역보다 경산만의 특별한 점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하니 잠시 망설임도 없이 ‘공연’이라고 했다. 1년 교육과정을 수료하면 공개 보고회를 여는데 신입 1년차가 모여 오카리나연주, 성악, 댄스, 우쿨렐레 연주 같은 다양한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35기부터 상담에 맞는 주제를 정해 뮤지컬을 연습해 공연했다. 그 공연이 특별해서 교육감님이 보시고 행사에 초청해서 공연하기도 했다. 36기 공연을 보고 눈물 흘리신 분들도 있었다니 자랑할만했다. 도교육청에서 과일을 보내올 정도였다. 경산시장님께 봉사상을 받고, 도지사상을 받는 경산학자봉 팀이다. 자원봉사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받지만, 무엇보다 교육 내용을 집에서도 써먹을 수 있어서 더 좋다고 했다. 수업 전 자신의 아이들에게 실험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봉사하며 봉사 점수를 쌓으면 나중에 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극장 할인, 교통벌점도 감해진다니 일석십조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4-29

담배꽁초 휙휙 버리지 마세요

산책로에 버려진 담배꽁초가 수북하다. 누구나 이용하는 산책로에 무심코 던져버린 담배꽁초를 보고 있으니 이내 눈살이 찌푸려지고 만다. 환경오염은 물론 거리 곳곳에 내걸린 ‘금연 및 화기 인화물질 금지‘, ’산불 예방‘이라는 현수막과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화재 소식과 산불 이야기가 무색할 정도다. 최근에도 크고 작은 화재와 산불 발생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건조한 날씨에 작은 불씨 하나도 조심해야 하는 이때, 버려진 양심처럼 무심코 던진 담배꽁초는 그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는 모습이다. 얼마 전 겪은 의성발 산불 피해를 보고 나서인지 더 화가 났다.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에 불씨를 조심하라는 문자가 하루에도 여러 번 오는 상황인데도 말이다.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로 인해 일어나는 화재는 우리가 자주 목격하고 있다. 그 위험성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작지만 무서운 불씨의 시작이다. 산불의 경우는 특히 등산객이 버린 담배꽁초 하나가 발단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막대한 재산과 인명 피해까지 내고 있어 그 결과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 지난해 발생한 대구경북혈액원에서의 화재도 담뱃불을 완전히 끄지 않은 상태에서 플라스틱 쓰레기통에 버린 게 그 이유였다. 2023년 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도 무심코 방치한 담배꽁초가 그 원인이었다. 2022년에 발생한 울진 산불도 마찬가지로 담배꽁초를 발화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재 그 이후엔 사람들의 마음에 지금도 떠올리기 힘들 정도로 끔찍한 상처를 남겼다. 이처럼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소방청의 화재 발생 통계에 따르면 3월에서 5월에 가장 많은 화재가 발생했다.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90,844건으로 전체 47%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가 전체 부주의로 인한 화재 발생의 32%나 차지하고 있으며 그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담배 한 개가 완전히 연소하는 시간은 약 15분이다. 따라서 담배꽁초를 버린 후에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니 불씨가 완전히 꺼졌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담배꽁초를 버릴 때도 길가나 땅, 화분, 하수구에 버리는 행위는 절대 하지 않아야 한다. 습관적으로 지정된 장소에서 흡연을 하도록 하고 가연물이 많은 곳에서의 흡연도 삼가야 한다. 담배는 불꽃이 보이지 않지만 내부에 800도 가까운 숨은 열이 있어 주변의 가연성 물질과 만나면 언제든지 불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산소 공급이 원활해지면 재발화 하기 쉽고 불완전 연소의 특성상 장시간 열을 머금고 있어서 시간이 지나서도 발화 위험성이 있다. 특히 봄철에는 큰 일교차와 낮은 습도, 강한 바람 등 계절적 요인으로 불이 나기 좋은 조건들이 만들어져 어느 때보다 화재 발생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달 안동 산불을 겪은 주부 A(45) 씨는 “자욱한 연기 속에서 운전을 하는데 앞차의 운전자가 담배꽁초를 휙 하고 던졌다. 이 끔찍한 산불 상황에서 생각이 있는 건지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주부 B(42) 씨도 “길거리에서도 그냥 피고 무심한 듯 툭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을 종종 목격한다. 아파트 위층에서도 막 버린다. 담배가 개인의 기호품이긴 하지만 제발 좀 생각하고 피우고 뒷정리도 깔끔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4-29

신선도 살고 싶은 봉화 세평하늘 비경길

강은 산을 넘지 못한다. 그러기에 골을 만들고, 오랜 시간 물길을 만들면서 비경을 만들어낸다. 굽이굽이 산을 휘돌아 수십 번을 굽이쳐 협곡을 만들어 이 물길은 ‘낙동강’이란 이름을 붙이고 달리기 시작한다. 오랜 세월 숨어 있었기에 훼손되지 않은 비경, 12선경을 품고 있는 세평 하늘길 제1코스 비경길은 자연이 오랜 시간 빚어낸 걸작이다. 낙동강은 태백에서 발원해 봉화 승부를 지나 백두대간 협곡을 만들고, 낙동정맥의 원시 비경을 간직한 체 세평 하늘길이 생겨났다. 세평 하늘길은 승부역에서 양원역까지 5.6km ‘제1구간 비경길’이라 부른다. 비경길에는 12선경 중 7선경이 있으며, 빼어난 절경의 강을 따라가는 평지길이다 승부역에서 시작하는 비경길은 시작과 함께 용의 전설을 간직한 1선경 용관바위를 지나고, 암벽이 병풍처럼 펼쳐진 은병대, 2선경을 만나게 된다. 물소리 봄의 기운과 함께 힘차게 흐르고 억겁의 세월이 만들어낸 예술품 같은 바위를 휘감아 돌며 소를 만들어 3선경 관란담에 이른다. 자연을 아우르는 맑은 강물 소리는 달콤한 봄바람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걷다보면 설화를 간직한 거북바위가 있는 4선경 구암에 닿는다. 설화에 따르면 거북은 달에 살고 있어 월섬이라 하고, 신선들의 사랑을 받던 설홍선녀를 꾀어 인간 세상에 내려 보낸다. 선녀에게 장난을 친 벌로 거북바위가 돼 세상에 남게 되니 달과 신선 세계를 잊지 못하고 곤륜산을 바라보고 있다는 거북바위. 거북바위를 지나면 악어의 상체 부분을 닮은 악어바위를 지나고 출렁다리를 만나게 된다. 출렁다리를 지나면서 큰 소를 이루고 있는 선약소와 설홍선녀가 사랑에 빠져 연인의 손을 잡고 달빛이 놓은 길을 따라 올라갔다는 한 쌍의 봉우리 연인봉과 선약소가 있다. 전망대가 있어 맑은 물빛과 너럭바위, 수려한 산수풍광은 서서 보면 절경이요. 앉아보면 비경이 아닐 수 없어 한참 동안 발길을 묶는다. 5경 연인봉과 선약소를 지나면 협곡을 가로지르는 철길이 지나고 굴과 굴을 통과하는 영동선 기찻길이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 아릿한 감성으로 다가온다. 신선들이 살던 곤륜산이 보인다는 선계로 들어가는 문이 우뚝 서 있다. 이 문이 선문으로 6선경이다. 백두대간 협곡의 풍경은 웅장하고 경이롭다. 자연이 빚어낸 걸작들은 무척이나 인상적이고 봄의 청량감까지 더해 혼자 걷기에는 아까운 길이다. 소나무 숲길을 지나면 양원역이 보인다. 솟구쳐 서있는 암벽이 아담한 민자 역사 양원을 감싸고, 강물은 유유히 흘러 포근한 오지마을 풍경을 만들고 있는 7선경 양원에 이른다. 오랜 시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오지 협곡, 그만큼 깊은 곳에 숨어 있었기에 훼손되지 않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비경길이다. 길고 긴 자연의 시간 앞에 뭉클한 감동을 선물하는 비경길. 협곡을 따라 고도가 거의 없는 평지길로 누구나 걷기에 무리가 따르지 않은 길이다. 여러분도 유유자적하며 걸어보길 권한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4-29

DIMF 제6대 이사장에 서중호 아진산업 대표이사 선임

뮤지컬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뮤지컬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는 (사)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28일 서중호 아진산업 대표이사를 제6대 DIMF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DIMF는 이장우 이사장의 임기 만료에 따라 2016년부터 9년여 간 이사로 활동해온 서 대표를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서중호 신임 이사장은 아진산업, 우신산업, 대우전자부품, 아진카인텍 등 다수의 중견기업 대표이사로 20년 넘게 지역 산업계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그는 노사 상생과 사회 공헌을 경영의 핵심 가치로 실천하는 상생형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학교법인 일청학원(경일대학교) 이사장, 성균관 원임부관장, 한국비치발리볼연맹 회장, 경상북도새마을회 회장 등 다양한 공공·교육·체육·문화 분야에서 활약하며 인재 발굴과 육성에 힘써왔고, 지역사회의 균형 있는 성장에도 기여했다. 서중호 이사장은 “DIMF는 이제 하나의 지역 축제를 넘어 대한민국 문화산업의 상징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며 “그동안 산업계에서 쌓은 경험과 지속가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DIMF가 K-뮤지컬을 넘어 세계적 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문화예술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과 축제, 그리고 사람을 잇는 다양한 연결점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중호 이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9

포항문화재단, 무장애 문화향유 사업 최종선정… 8000만원 확보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주관하는 ‘2025 무장애 문화향유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번 선정으로 국비 8000만 원을 확보해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무장애 기획전시를 오는 9월 선보이게 됐다. 이 전시는 포항문화예술회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으며, 사회적 약자의 문화 접근성을 확대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포용적 예술환경을 조성하고자 마련됐다. 이번 공모에서 전국 16개 선정 기관 중 경북권에서는 포항문화재단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전시명은 ‘모두의 스틸아트-점‧선‧면 그 너머’로, 기존 시각 중심의 스틸아트 작품을 촉각 중심으로 재구성해 누구나 만지고 체험 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포항 전역에 설치된 스틸아트작품 일부를 전시장으로 옮기거나, 축소‧재제작해 새로운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포항문화재단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무장애 전시로, 단순한 접근성 개선을 넘어 문화예술이 지닌 개방성과 다양성의 가치를 시민과 공유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문화예술회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적 도시로 한 걸음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장애 유무를 떠나 누구나 함께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꾸준히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9

노년층 위한 문화체험 ‘박물관 백세 청춘 마당’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윤상덕)은 노년층 대상 교육 프로그램 ‘박물관 백세 청춘 마당’을 운영한다. 문화 취약계층인 노년층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고, 소장품을 활용해 문화유산의 감상 및 체험 활동을 통해 자기 표현력과 인지 능력 향상, 자존감 회복을 돕고자 마련됐다. ‘박물관 백세 청춘 마당’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활동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활동은 ‘나는 왕이로소이다!’로, 금관을 주제로 한 음악을 들으며 빈칸에 들어갈 단어를 적고, 금관 복제품을 직접 착용해보며 모양과 감각에 대한 느낌을 나눈다. 이후 자신만의 금관을 만드는 체험 활동을 통해 상상력과 표현력을 확장시킨다. 두 번째 활동인 ‘옛날 옛적 기와 이야기’는 기와에 얽힌 자신의 기억을 나누고, 기와(복제품)를 직접 만져보고 관찰한다. 이후 얼굴무늬 수막새 모양의 비누를 만드는 체험 활동이 이어진다. 각 활동은 ‘떠올리기 – 관찰하기 – 체험하기’의 순서로 구성돼 있어 단순한 만들기 활동을 넘어 개인의 기억과 감정, 신체 감각을 조화롭게 자극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해당 교육은 오는 5월 8일부터 8월 21일까지 매월 둘째·넷째 목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총 8회 국립경주박물관 수묵당에서 진행된다.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이번 교육을 통해 지역사회 노년층이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일상 속 활력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9

대구서 되살아난 이육사의 삶과 정신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투사 이육사가 대구에서 펼친 활동을 중심으로 그의 삶과 정신을 재조명하는 대규모 전시회가 열린다. 이 전시회에서는 당시 대구 사회의 모습과 독립운동의 역사적 맥락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원장 박순태) 박물관운영본부 소속 대구근대역사관은 2025년 특별기획전 ‘백마 타고 온 초인(超人), 대구 이육사’를 30일부터 9월 7일까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일제강점기 대구 사회의 일면과 주요 인물, 사건들을 소개하는 특강과 전시를 진행하고 있는 대구근대역사관은 지난 3월 19일과 4월 23일에 기념 특강을 개최했고, 30일에는 특별기획전을 개막한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민족시인이자 독립투사’인 이육사(李陸史·1904~1944)를 대구와 연계해 재조명하는 전시회다. 이육사는 40년의 생애 가운데 가장 피 끓는 시기를 대구에서 보냈고, 민족의식을 글로 표출하고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한 곳도 바로 대구였다. 스스로를 ‘대구 이육사(大邱 二六四)’라 불렀다. 이번 행사는 범위를 좁혀서 ‘대구 이육사’로의 시간에 집중한 최초의 전시회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했다. 1부 ‘대구 사람이 된 이육사’에서는 퇴계 이황의 14대손으로 안동에서 나고 자란 이육사와 가족이 대구로 이사를 온 이후 ‘대구 사람’이 된 사실, 당시 그가 목격한 대구 사회 모습과 6형제의 활동, 영천 처가에 가서 백학학원 수학(修學)과 교사 생활 그리고 일본과 중국 유학 등에 대해 살펴본다. 2부는 ‘대구에서 독립운동의 길에 들어서다’다. 이육사가 1925년부터 달성공원 앞에 있던 조양회관(1922년 건립)에 출입하며 사회단체에 가입하고 민족운동을 펼치고 1927년 10월 ‘장진홍 의거’에 연루돼 억울하게 1년 7개월 옥살이한 기록이 등장한다. 이때 수인번호 ‘264’를 ‘대구 이육사’라는 이름으로 사용하며 독립운동의 의지를 다졌던 내용이 소개된다. 특이한 것은 이육사는 대구에서 2년 가까이 중외일보와 조선일보 기자로 활동한 당시 신문 기사와 사진 자료, 편지 등의 전시물이다. 3부는 ‘독립투사, 민족의 별이 되다’다. 1932년 4월 대구를 떠나 중국에서 무장투쟁을 위해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를 다니고 이후 다시 서울에서 글로 행동하던 시기, 마지막 베이징에서 독립투사로 순국하던 순간 등을 당시 기록과 편지, 사진자료 등으로 재구성했다. 이육사가 대한제국시기 을사조약 한 해 전(1905)에 태어나 해방 한 해 전(1944)에 순국한 사실을 주목해 기획전시실 분위기를 식민지 조선의 당시 현실처럼 감옥 느낌으로 연출했다. 포스터 글자와 전시실 내 주요 글자는 최근 개발한 ‘안동 이육사체’를 활용했다. 특별기획전 개최 장소가 식민지시기 경제 침탈 기관의 하나였던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 건물(현 대구근대역사관)이라는 점도 또한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전시에는 이육사의 친필 원고, 1927년 10월 ‘장진홍 의거’와 관련된 신문 기사, 이육사가 관심을 가진 대구 약령시와 전통 놀이 ‘장(杖)치기’에 대한 기록, 2024년 새롭게 발견된 이육사의 신문 기고 등 그동안 별로 알려지지 않은 자료들도 소개된다. 전시 기간 중에는 특강, 답사, 어린이 체험학습 등 연계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구근대역사관 관장을 맡고 있는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신형석 박물관운영본부장은 “‘대구 이육사’를 주제로 한 특별기획전은 이육사의 독립투사로서의 면모와 대구에서의 시간을 조명한다”고 소개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육사의 독립투사로의 면모, ‘대구 이육사’로의 시간에 대해서는 어렴풋하게만 알려져 있는데, 이번 특별기획전을 통해 독립투사 이육사의 대구 속 발자취를 다시 더듬어 보고, 당시 이육사가 마주했던 대구 사회 일면도 알아보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9

에도의 출판왕, 츠타야 쥬자부로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일본 만화는 전세계에서 1년 동안 대략 10억 부가 출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만화 이외에도 일본은 ‘출판 대국’이자 ‘독서 대국’으로 불릴 만큼 책으로 유명한데요. 지하철 안의 모든 이가 책을 읽고 있다는 이야기는 전설이 되었지만, 여전히 출판 문화가 발달하고 독서 인구가 많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책과 친한 일본 문화를 낳는데 커다란 역할을 한 이로 ‘에도 시대(1603-1867) 출판왕’ 츠타야 쥬자부로(蔦屋 重三郎, 1750-1797)를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NHK에서 2025년 대하역사드라마로 츠타야 쥬자부로의 일생을 다룬 ‘べらぼう-蔦重栄華乃夢噺(베라보-츠타쥬의 파란만장한 꿈 이야기)’를 방영하면서, 작년 연말부터 도쿄 시내 곳곳에는 츠타야 쥬자부로 관련 문화 행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츠타야 쥬자부로와 관련된 우키요에나 주변 인물들에 대한 행사가 열리고, 일본을 대표하는 출판사들이 빠짐없이 츠타야 쥬자부로에 대한 책을 출판해 놓고 있는 겁니다. 심지어는 자료를 찾으러 간 일본국회도서관에서도 츠타야 쥬자부로에 대한 전시를 하고 있을 정도였는데요. 4월 22일부터 6월 15일에는 일본 최대의 박물관인 도쿄국립박물관에서도 츠타야 쥬자부로(줄여서 츠타쥬)가 유통시켰던 우키요에를 대거 전시하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에도 막부의 유일한 공인 유곽인 요시와라에서 태어나 자란 츠타쥬는 일곱 살에 부모의 이혼을 경험하고, 아무런 배경도, 재산도 없이 오직 타고난 독창성과 감각만으로 ‘에도의 출판왕’이 된 인물입니다. 에도 막부에 밉보여서 재산의 절반을 압수당하는 처분을 받으면서도, 자신이 원하고 꿈꾼 문화 콘텐츠를 끊임없이 만들어간 츠타쥬는 그야말로 시대를 앞서간 ‘베라보’였던 것입니다. 츠타쥬가 활약한 18세기 후반에는 목판인쇄로 책들이 출판되었으며, 그 책들에는 대부분 그림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하나의 콘텐츠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작가, 화가, 조각가, 판화가가 협업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를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제작하여 출판 및 판매하는 역할이 필요했으며, 이러한 역할을 가장 훌륭하게 수행한 이가 바로 츠타쥬입니다. 그가 활동하던 18세기 말 에도(江戸, 도쿄의 옛날 이름)는 인구 백만의 세계 최대 도시였습니다. 우에노 국립박물관 전시 포스터에는 “잠재고객은 에도사람 100만인(潜在顧客は、江戸の衆、百万人.”이라는 문구가 크게 새겨져 있는데요. 츠타쥬는 날카로운 감각과 창의적 안목으로 대중들의 욕망을 읽어내고, 그에 바탕해 수많은 문화 콘텐츠들을 만들어 냈던 것입니다. 츠타쥬는 1773년에 요시와라 정문 앞에 고쇼도(耕書堂)라는 서점(本屋)을 내고 처음에는 책 대여를 했지만, 곧 본격적인 출판에 나섭니다. 그는 거의 모든 문화 콘텐츠를 만들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요시와라 안내서, 쿄카에혼(狂歌絵本), 기뵤시(黄表紙), 우키요에(浮世絵)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는 대중이 읽고 싶은 책과 보고 싶은 그림을 대중보다 먼저 알아채고서는 이를 콘텐츠로 구체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츠타쥬는 최고의 연출자처럼 당대 최고의 재능들을 조합하여 멋진 무대를 만들어 냈던 것인데요. 츠타쥬의 손발이 되었던 천재들로는 산토 교덴, 기타가와 우타마로, 가쓰시카 호쿠사이, 도슈사이 샤라쿠, 교쿠테이 바킨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츠타야는 단순히 책만 편집하여 만든 것이 아니라, 재능을 편집하여 최고의 콘텐츠와 시대를 창조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목할 것은, 츠타쥬가 새로운 예술가들을 발굴하여 그들의 창조적 재능을 장려하고, 그들의 후원자 및 멘토 역할을 하였다는 점입니다. 미인화의 대가 기타가와 우타마로, 일본 역사에 남는 인기작인 ‘南総里見八犬伝’을 남긴 교쿠테이 바킨, 골계본이라는 장르를 낳은 ‘五十三次膝栗毛’의 짓펜샤 잇쿠처럼 무명의 재능을 발견하여 일본 문화의 상징으로 우뚝 일으켜 세우기도 했습니다. 츠타쥬는 그들에게 의식주를 보장해주었고,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감사의 표시로 선물과 접대 정도가 전부였던 시대에, 원고료를 지불한 것도 츠타쥬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수많은 명작은 물론이고 새로운 장르와 미디어를 낳은 츠타쥬는 새로운 유행을 창출하고 시대와 문화를 선도해나갔습니다. 이러한 츠타쥬의 활약이 오늘날 세계에서 인정받는 일본 망가나 출판의 기본적인 밑거름이 되었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츠타야 쥬자부로는 채 오십이 되지 않은 1797년 5월 6일 저녁에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합니다. 한 인간의 본질은 삶의 마지막 순간이나 유언에 압축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츠타쥬는 연극이 끝났음을 알리는 박자목(拍子木) 소리를 기다리며 죽었다고 합니다. 이 대목에서 그가 자신의 인생을 하나의 연기로 보며 살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서 자신을 활발하게 창조하고 또 창조하는 사람들은 진정으로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이며, 자기 삶을 대상으로 한 예술가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츠타쥬는 수많은 명작과 예술가들을 낳았지만, 그가 창조한 최고의 콘텐츠는 아마도 츠타야 쥬자부로 자기 자신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사진=이경재(숭실대 교수)

2025-04-29

보호자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기형도 시인의 ‘엄마 걱정’이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나는 이 시를 읽을 때마다 멈칫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내 유년의 집은 늘 어두웠고 나는 늘 혼자였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면 불 꺼진 거실과 차가운 공기만이 나를 맞이했다. 나는 그 집의 문을 여는 게 두려웠다. 마치 어두움 속에 함께 동거하는 무언가가 나를 짓누를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바빴다. 사는 일이 바빴고 생계를 지키는 일이 하루를 삼켜버렸다. 붙들어야 했던 삶의 동아줄을 잡고 버티느라 내 곁에 오래 머물 수가 없었다. 그 분주함과 비워진 시간의 계절은 어린 나에게 ‘부재’로 느껴졌다.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도 오지 않는 어두운 집에 혼자 앉아 텅 빈 소리와 싸웠던 기억이 지금도 아련히 내 마음 한 구석을 적신다. 나는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숙제를 하고 혼자 TV를 보았다. 누군가 내 옆에서 밥 먹어라, 숙제해라, 드라마 보자 등등의 말을 걸어주며 함께 있어 주기를 바랐다. 그런 순간이 올 때마다 내 가슴의 작은 불마저 식으며 꺼져버리는 것 같았다. 옆 집에 환하게 불을 켜고 숙제를 하는 친구가 부러웠고 그 시끌벅적함이 나도 갖고 싶었다.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은 어린 나도 알고 있었다. 그것이 부모님의 부재가 아니라 현실이었음을. 그럼에도 나는 나를 지켜줄 보호자가 필요했다. 어두운 방 안에서 나를 보살펴 주고, 이끌어 주고, 내 이름을 불러줄 보호자를 기다렸다. 기다림은 아무 것도 변하게 하지 않았다. 불안은 습관처럼 내 안에 자리 잡았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일이 어른이 되는 과정인 줄 알았다. 누구에게도 무게를 기대지 않고 천천히 아주 느린 속도로 스스로를 보호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믿었다. 아프지 않게, 다치지 않게, 눈물을 잘 삼키는 연습도 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 쪽에서는 늘 작은 빛 하나 반짝이는 희망 하나를 품었다. 언젠가는 부모님의 삶의 동아줄이 더 견고하고 단단해지는 날 내 이름을 다정히 불러줄 거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사람은 남편이었다. 가끔 일이 늦어져 늦게 오는 날이면 아파트의 불을 환히 밝혀 나를 맞아 주었다. 큰 수술을 몇 번이나 할 때마다 주저없이 남편의 이름을 보호자 란에 적었다. 어린 시절 내겐 늘 보호자가 있었지만 보호받지 못했던 공허함이 자리잡았지만 남편으로 인해 마음 속 빈 의자 하나가 조용히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것처럼 내 안의 결핍이 채워지는 것을 느꼈다. 아주 오래된 바람 하나를 접어 작은 종이배로 띄운 것처럼 마음의 틈이 매워졌다. 휘청거리던 내 안의 외로움도 누구에게도 닿지 못할 것 같던 그리움도 서서히 시간의 질서와 함께 잔잔한 물살을 따라 흘러가기 시작했다. 과거의 결핍을 탓하지 않고 사랑으로 채워가며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도 하고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기도 하며 나 역시도 오래도록 기다렸던 보호자의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부모님에게 내 이름은 보호자로 저장되어 있다. 지금, 나는 부모님의 보호자가 되었다. 어린 시절 내 곁을 지켜주지 못했던 그 시간들을 이해하게 되면서 나는 부모님을 지켜주는 사람이 되었다. 때로는 병원 복도에서, 때로는 어두운 골목길에서, 또 낯선 서류 앞에서. 나는 묵묵히 ‘보호자’라는 이름을 지켜나간다. 살아간다는 건, 어릴적 바라던 것들이 결국 삶의 무대가 되어 다시 누군가에게 건네지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여전히 누군가를 그리워하지만 이제는 누군가를 위해 따뜻한 불빛 하나를 지피며 살아간다. 삶은 그렇게 끝없이 이어지는 보호의 노래처럼 흘러간다. 그리고 삶이 내게 말한다. “누군가의 기다리던 사람이 되어주라고”. 내 유년의 윗목은 먼 시간 끝에서 지금의 내 마음을 데워주는 아랫목이 되었다. /김경아작가

2025-04-29

포항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나라의 꿈

우리는 지금, 격동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험난한 국면을 넘어 조기 대선이라는 전례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혼란의 와중에도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정치란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정치는 국민을 편 가르지 않고 하나로 묶어야 하며, 권력을 쟁취하는 수단이 아니라 국가를 튼튼히 세우는 도구여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정치 현실은 어떠했나? 당리당략에 갇혀 민심을 외면하고, 국가의 미래보다 정파적 이익을 좇은 결과, 대한민국은 분열과 갈등, 불신의 늪에 빠졌다. 이제 우리는 이 흐름을 바로잡아야 한다.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고, 오직 국민과 국가를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필자는 그 출발점을 포항에서 찾고자 한다. 포항은 고난 속에서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자신의 힘으로 일어선 도시이다.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포항의 정신에서 오늘 우리가 다시 일어서야 할 이유와 방법을 엿볼 수 있다. 포항은 위기의 순간마다 스스로 길을 만들어 온 도시이다. 아무것도 없던 벌판에 제철소를 세우고, 세계적 산업도시로 성장시킨 포항의 역사야말로,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축소판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필요한 것은, 바로 이 포항의 정신이다. 중앙집권적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이 스스로 성장하고 번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포항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 가졌던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라는 믿음은 변함이 없다. 지역이 주체적으로 설 수 있을 때, 나라 전체가 튼튼해질 수 있다. 수도권 일극 체제는 이미 한계를 드러냈다. 사람이 떠나는 농어촌, 고령화로 활력을 잃어가는 중소도시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신음하고 있다. 포항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한때는 산업화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미래를 다시 고민해야 하는 도시가 되었다. 그렇기에 포항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중앙의 틀에 갇히지 않고, 지역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한다. 지방은 단순한 행정구역이 아니다. 사람들의 삶터이며, 꿈과 희망이 싹트는 터전이다. 교육이 살아야 하고, 경제가 돌아야 하며, 문화가 숨 쉬어야 한다. 그래야 젊은이가 돌아오고, 아이들이 웃으며 자랄 수 있다. 그러면 포항이 살아나고, 경북이 살아나고, 대한민국이 새로워질 것이다. 화려한 구호나 거창한 약속은 필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작은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지역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며, 느리더라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다. 포항에서부터 시작하자! 작은 변화부터 만들어 가자! 지역의 자존심을 세우고, 시민이 주인이 되는 지방자치를 실질적으로 실현해 보자! 절대 쉽지 않겠지만, 꼭 걸어야 한다.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포항이, 그리고 모든 지역이 스스로 빛나는 날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이 믿음을 지키며, 오늘도 묵묵히 나아간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단체장 출마 희망자의 기고문을 받습니다. 후보자의 현안 진단과 정책 비전 등을 주제로 200자 원고지 7.5∼8.5장 이내로 보내주시면 지면에 싣도록 하겠습니다. 기고문은 사진과 함께 이메일(hjyun@kbmaeil.com)로 보내주세요.   ※ 외부 기고는 기고자의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5-04-29

이재명의 통합행보… 선거용이 아니길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된 이재명 전 대표의 첫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그는 28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예정에 없던 박태준 포스코그룹 초대회장의 묘역까지 참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정국 때 선보였던 ‘우클릭’에 다시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대선 경선에 나섰던 8년 전 성남시장 시절엔 두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를 거부했었다. 이 후보는 이날 선대위 인사를 하면서도 ‘보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상임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전날 당 후보 수락 연설에서 ‘국민 대통합’을 강조한 그는 “최대한 넓게, 친소관계 구분 없이 실력 중심으로 사람을 쓰겠다”고 했다. 그는 첫 공약으로 반도체 특별법 제정을 제시하면서 이날 첫 현장 방문일정으로 반도체기업을 찾기도 했다. 중요한 건 진정성이다. 그는 지난 2월 21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우클릭 같은 얘기들에 대해서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전제하면서 “최근에 (반도체 특별법 관련) 주 52시간제 문제로 많은 분이 우려하시는데 저나 민주당의 입장은 명확하다. 우리 사회가 노동시간 단축과 주 4일 근무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발언 직후 “노란봉투법(쟁의행위 범위 확대와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이 핵심) 재추진 등을 앞으로도 당론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최근에는 주 52시간 예외 허용 내용이 빠진 반도체 특별법 제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다. 이 후보가 사회통합을 이번 선거의 최대이슈로 내건 이유는 뻔하다. 지난 대선에서 0.73%p 차이로 석패한 것을 뼈아프게 생각하면서, 공격적인 중도층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에 대한 유권자의 신뢰는 여전히 강하지 못하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수시로 말을 바꾼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야당인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조차 “반대파를 누구보다 효과적으로 숙청한 이 후보가 통합을 말하면 누가 믿겠는가”라고 말했다.

2025-04-29

포항 가볼까… 황금연휴 여행지 검색 1위

포항이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국내 여행객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여행지로 떠올랐다. 디지털 여행 플랫폼 부킹닷컴이 발표한 ‘5월 황금연휴 국내 여행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포항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국내 여행지 중 가장 높은 검색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러한 결과는 산업도시로 알려졌던 포항이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감성적인 해양 관광지로 재조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포항시는 최근 해양레저 활성화, 스페이스워크와 같은 신개념 관광지 조성,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개발 등 관광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며 ‘찾고 싶은 해양관광 도시’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특히 ‘나의 완벽한 비서’ 등 인기 드라마의 주요 촬영지로 연이어 등장하면서, 드라마 촬영 로케이션을 중심으로 한 테마 여행 코스가 관광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영일대해수욕장과 호미곶 해맞이광장, 포스코 야경 등 포항 특유의 관광 명소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힐링 여행’을 추구하는 여행객들의 방문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탁 트인 해안 풍경과 드라이브 코스, 포항 물회로 대표되는 지역 미식 문화 역시 포항의 매력을 한층 더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시는 이러한 인기에 발맞춰 5월 연휴 관광객 맞이를 위한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광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식당·숙박업소·전통시장 등 관광 편의시설에 대한 서비스 점검을 실시하고 주요 관광지 주변 교통 동선과 주차장 정비를 적극 추진 중이다. 아울러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한 특별 계도 활동과 식당 위생 관리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과 스페이스워크 등 주요 관광지 환경정비에도 행정력을 집중하며, 방문객들에게 쾌적하고 만족도 높은 여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강덕 시장은 “포항이 전국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얻으며, 명실상부한 인기 해양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해양 관광자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젊은 감성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해 포항만의 매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4-29

‘계엄의 늪’속에서 이재명을 이길 수 있을까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지난 27일 대선 후보 경선에서 89.77%의 누적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6·3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득표율은 반올림하면 90%다. 진보대통령의 대명사 격인 김대중 전 대통령(새정치국민회의·77.53%)도 달성하지 못한 수치다. 민주 당원과 지지층들이 정권을 잡기 위해 그만큼 똘똘 뭉쳤다는 방증이다. 국민의힘은 “조선 노동당에서 볼 수 있는 득표율”이라고 했지만, 이를 가볍게 봐선 안 된다. 이 후보가 얻은 표 중에는 진보지지층 뿐만 아니라 중도층까지 포함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경선에서 권리당원·대의원·재외국민선거인단과 국민선거인단 투표율을 50%씩 반영하는 룰을 적용했다.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역선택 방지조항’을 적용하긴 했지만, 중도층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90% 득표율이 나올 수 없다. 지난해 8월 당 대표에 연임된 이 후보는 핵심 과제로 ‘중도 공략’을 내걸었다. 진보층이 천박한 욕망이라고 비난했던 ‘먹사니즘(먹고사는 게 최고 가치)’을 그는 ‘유일한 이데올로기’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후에는 통합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러나 이 후보의 이러한 변신에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많다. 민주당은 그동안 국회를 장악한 이후 사실상 국정을 마비시켰다. 재계가 반대하는 상법 개정안 등 셀 수 없는 많은 법안을 본회의에서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했다. 30번의 탄핵안과 33번의 특검법을 남발했다. 헌정사 초유의 감액 예산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제 이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대통령실이 당권과 입법권에 이어 예산권까지 장악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은 2028년 4월 총선까지 이어질 것이다. 이재명 대세론 속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사실상 대선출마 뜻을 밝히면서 각 당의 대선 구도에 변수가 생긴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한 대행은 개헌에 동의하는 세력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는 대국민선언을 하면서 국민의힘 대선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이낙연 전 총리 등과 ‘반(反) 이재명 빅텐트’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이 이 빅텐트의 주축이 되려면 우선은 ‘계엄의 늪’에서 벗어나 미래를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주에는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윤희숙 원장이 ‘당을 떡 주무르듯 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러한 패권적 행태를 방관하거나 지지한 친윤 그룹의 책임’을 지적한 당의 정강·정책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윤 원장의 지적처럼 국민의힘은 지금 계엄과 탄핵이라는 ‘윤석열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어떤 공약도 빛을 발하지 못한다. 태연하게 탄핵정국에 머무르면서 중도층 민심 흐름을 외면하다가는 지난 4·2 재보궐선거에서 나타난 ‘TK지역만의 승리’라는 성적표를 또 받게 된다. 재보선에서는 TK(김천시장)를 비롯해 PK(거제시장), 서울(구로구청장), 충청(아산시장), 호남(담양군수) 5곳에서 기초단체장 선거가 치러졌는데, 국민의힘은 TK에서만 이겼다. 이게 불과 한 달 전의 민심이다.

2025-04-29

‘포항사랑카드’ 내달 2일부터 7% 할인판매

포항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음 달 2일부터 100억 원 규모의 포항사랑상품권을 7%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이번 할인 판매는 모바일 앱 ‘iM샵’에서는 5월 2일 0시 15분부터, 시내 105개 판매대행점에서는 각 영업시간 내에 이용할 수 있다. 판매대행점 목록은 포항시청 홈페이지와 ‘iM샵’ 앱에서 확인 가능하다. 가정의 달을 맞아 포항사랑카드의 월 개인 구매 한도는 50만 원, 보유 한도는 70만 원으로 조정된다. 다만, 지류형 상품권은 이번 판매에서 제외된다. 포항사랑카드는 iM뱅크와 지역 농·수협, 새마을금고, 신협, 산림조합 등 금융기관에서 충전할 수 있으며, 카드 실물 결제뿐만 아니라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QR결제, BC QR결제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을 지원한다. 이 상품권은 포항 지역 내 음식점, 서비스업 등 약 2만 2천 개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하다. 또한 예산 범위 내에서 5월 16일까지 타보소택시 자동결제 이용 시 최대 20% 적립 혜택도 제공된다. 특히 청소년층의 이용 확대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5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지역 내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포항사랑카드 이동뱅크’를 운영한다. 이동뱅크는 신청 학교에 직접 방문해 현장에서 카드 발급 및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며, 최초 발급 학생에게는 5천 원 상당의 포항사랑카드를 지급한다. 또 같은 기간 만 14~19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용 금액에 따른 환급 이벤트도 진행된다. 5만 원 이상 사용 시 5천 원, 10만 원 이상 사용 시 1만 원을 각 100명씩 총 200명에게 추첨을 통해 환급할 예정이다. 환급금은 8월에 지급된다. 시는 이와 함께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5월부터 포항역, 포항시외버스터미널, 포항경주공항 등 주요 관광안내소에 포항사랑상품권 홍보물과 카드를 상시 비치해 방문객들의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강덕 시장은 “포항사랑상품권 상시 발행으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의 소상공인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 내 소비촉진을 위해 다양한 포항사랑상품권 활성화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포항시는 지난 4월 7일부터 가맹점 서포터즈 10명을 시내 상가 밀집지역과 주요 관광지에 배치해 현장 홍보와 신규 가맹점 등록을 지원하는 등 가맹점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4-29

위험천만 도시형 산불, 다각적 대응력 갖춰야

28일 오후 2시 1분께 대구시 북구 노곡동 경부고속도로 북대구 나들목 인근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도시지역과 인접한 곳에 발생한 산불이란 점에서 일반적인 산불과는 양상이 다르다. 산림과학원은 함지산 산불을 35년만에 발생한 도시형 산불이라고 했다. 도시형 산불이란 불길이 도시민이 사는 아파트 단지 등으로 옮겨 붙을 수 있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를 경우 인적 물적 피해가 상상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 또 불길이 도심으로 옮겨질 경우 소방당국의 대응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함지산 산불은 구암동, 서변동 등으로 번져가면서 수천 가구의 아파트단지와 공공시설물들을 위협했다. 다행히 불길이 잡혀 더 큰 피해는 없었지만 아찔한 순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5000여 명이 긴급 대피하고 인근 학교들이 휴교했다. 산불이 꺼질 때까지 밤잠을 설치며 노심초사했던 주민들이 많았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2013년 3월 포항시 용흥동. 우현동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은 도시형 산불의 대표적 사례다. 도시가 확장되고 야산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산불 발생의 무방비 상태에 빠지게 된 경우다. 산에서 일어난 불길이 아파트 꼭대기 가정집으로 옮겨 붙고, 20여 명의 인명 피해도 냈다. 도시형 산불은 도시가 확장되면서 전국적으로 위험성이 내포된 지역이 많아졌다고 보아야 한다. 도시형 산불의 또 다른 특징은 대기오염이다. 주택이나 각종 시설물이 불타면서 발생하는 중금속과 유기화합물 등이 대기 중으로 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함지산에서 시작한 산불은 다행히 주택 등의 피해가 없었으나 곳곳에서 매케한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는 것은 대기오염의 위험성을 증명한다. 도심 주변 산의 수종을 활엽수 등으로 바꾸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들어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에 이어 함지산 산불 등 대형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산불에 대한 주민들의 경각심 고취가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당국의 재난 대응력도 고도화돼야 다양한 재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2025-04-29

IMF의 경고

“시급한 외환 확보를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 지원체제를 활용하겠습니다” 1997년 11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다. 이를 시작으로 한국경제는 IMF 관리체제로 들어갔다. 당시 한국경제는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나면서 단기간에 많은 기업들이 파산하고, 대량의 실직사태까지 발생했다. 빚 독촉에 시달린 일가가 음독자살을 하는가 하면 회사 중견간부가 졸지에 집을 잃고 노숙자 신세로 돌변했다. 재계 14위였던 한보그룹의 부도 등 내로라하던 재벌들이 잇따라 무너지고 증권회사도 파산하는 전대미문의 일들이 벌어졌다. 한국 재벌기업들의 과도한 부채가 문제의 시작이었다. 수출보다 수입이 많아 달러가 고갈됐고, 국내 은행들도 무리한 대출을 해주면서 존폐 위기에 내몰렸다. 급기야 IMF 관리로 들어서면서 기업과 은행들의 통폐합 혹은 폐쇄가 속출한다. 국민의 삶의 질은 물어볼 것도 없이 핍박해졌다. IMF는 국제간 금융질서 확립과 균형발전 등을 목적으로 1947년 설립된 국제금융기구다. IMF의 지원을 받는 나라는 경제적 구조조정은 필수다. 한국의 IMF를 두고 국가 경제 주권이 빼앗긴 날로 부르는 이유다. 최근 IMF가 한국을 향해 잇단 경고를 보내 주목된다. 4월 세계 경제 전망 발표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로 낮추었다. 한달 전보다 1%포인트가 더 낮아졌다. 같은 기간 세계 경제성장률 하락치의 배다. 또 한국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내년부터 대만에 역전당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한국을 향한 부정적 경제 수치들이 쏟아지는 분위기다. 한국경제의 불길한 징조일까 걱정스럽다. /우정구(논설위원)

2025-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