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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건 450주년’ 도산서원, 내일 고유제·기념행사

450년의 역사를 지닌 도산서원의 창건 의미를 되새기고 퇴계 이황 선생의 정신을 기리는 기념행사가 열린다. 경북도와 안동시는 오는 19일 도산서원 일원에서 ‘도산서원 창건 450주년 고유제 및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도산서원이 지닌 정신적 가치와 퇴계 선생의 학문적 업적을 조명하는 자리다.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1501~1570)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1574년 건립됐으며, 1575년 사액서원으로 지정되면서 영남 유학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서원은 퇴계가 직접 제자를 가르친 도산서당과 그의 서거 후 제자들이 건립한 사당·서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기념행사는 고유제를 시작으로 전통 의례와 공연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도산서원의 창건 과정을 풀어낸 기념연극과 서예 퍼포먼스가 열리는데 이어 퇴계의 정신세계를 담아낸 ‘도산12곡’ 합창이 울려 퍼져 참가자들이 학문과 예술의 가치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안동시는 “도산서원이 지닌 정신적 유산을 시민과 후손들이 일상 속에서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도산서원을 중심으로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를 계승·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09-17

이철우 지사, APEC 성공개최 위해 발로 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17일 역대 가장 성공적인 APEC 행사 개최를 위해 현장 준비 체계 전환을 선언했다. 직접 경주에 상주하며 주요 인프라 공사 마무리부터 손님맞이 서비스까지 직접 챙길 의지도 밝혔다. 경북도는 이날 경주 APEC 현장에서 이철우 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대통령실 경호안전통제단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APEC 정상회의 추진상황 점검회의 및 현장 도지사실 현판식’을 열었다. 또 APEC 정상회의의 주요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 및 경호·안전 대책을 공유했다. 김상철 경북도 APEC 준비지원단장은 이 자리에서 “정상회의장, 미디어 센터 등 주요 인프라 시설이 현재 마무리 공사에 접어들어 9월 중으로 완공 되는데 문제가 없으며, PRS 숙소 개선사업도 코모도 호텔을 제외한 전 숙박시설의 공사가 완료됐다”며 “경주엑스포공원에는 국내외 기업의 기술력을 선보일 ‘K-비즈니스 스퀘어’와 ‘K-테크 쇼케이스’가 조성 중이다”고 보고했다. 이어 “신라금관 특별전, 백남준 특별전 등 중앙정부 주관 공연 외에도 월정교 한복 패션쇼, 보문호 멀티미디어쇼, XR 모빌리티 버스 운행 등 경북만의 문화 DNA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북도는 24시간 운영되는 의료지원단과 교통·수송 특별본부도 마련했다. 대통령실 경호안전통제단 관계자는 “낮은 경호 원칙을 바탕으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철우 지사는 “처음 중소도시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한다고 했을 때의 의심은 이제 확신으로 바뀌었다”며 “경북의 역사와 정신, 산업화의 힘으로 세계 평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APEC을 계기로 국내외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투자유치 및 수출계약 등 지역 경제에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할 것과 정상 및 배우자 관람 코스를 활용한 새로운 관광상품도 개발할 것을 지시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6일 국립경주박물관을 직접 방문해 APEC 정상회의 공식 만찬장 공사 현장을 점검하면서 “만찬장은 단순한 친교 공간이 아닌 대한민국의 문화적 위상을 보여줄 핵심 무대”라며 “이번 APEC은 대한민국이 초일류 국가로 도약할 기회인 만큼 남은 기간 동안 경주에 머물며 준비 상황을 직접 챙기겠다”고 전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9-17

봉화군 공직자 청렴 가치 확산 ⋯ ‘청렴콘서트’ 개최

봉화군은 지난 16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청렴콘서트’를 열고, 청렴한 공직문화 조성을 다짐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300여 명의 공직자가 함께해 청렴 가치 확산에 대한 군정의 의지를 다시금 확인했다. 이번 콘서트는 기존의 일방적이고 형식적인 교육 방식을 탈피해, 공직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소통형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청렴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보다 쉽고 친근하게 풀어내어 실질적인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행사는 전문 MC의 사회로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먼저 1부 ‘청렴 토크콘서트’에서는 청렴 전문 변호사 전세준 강사가 이해충돌방지법, 청탁금지법, 공무원 행동강령 등 공직자가 반드시 숙지해야 할 법과 규정을 실제 사례 중심으로 설명하며,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진 2부 프로그램에서는 팝페라 공연이 펼쳐져 딱딱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내고, 음악을 통한 감성적 울림으로 청렴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시간을 제공했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청렴은 선택이 아닌 기본이며, 우리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가장 본질적 가치”라며 “작은 원칙 하나를 지키는 태도가 결국 군정에 대한 신뢰를 지켜내는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군은 이번 청렴콘서트를 계기로, 공직사회 내 청렴 의식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군민에게 신뢰받는 행정을 실현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5-09-17

구미 농식품 괌 수출 확대 발판 마련

구미시는 16일 괌 주정부 청사에서 괌 주정부와 ‘농식품 수출 및 교류 협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장호 구미시장과 ‘루 레온 게레로’ 괌 주지사가 참석해 구미시와 괌주정부간 △신선 농식품의 물류 및 공급망 최적화 △지속 가능한 수출 확대를 위한 상호협력 △민·관 대표단 간 문화·관광 분야 교류를 통해 양 지역 간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이번 협약은 구미시 농식품 통합브랜드 ‘G-Food(구미식품브랜드)’의 안정적인 괌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지역 농식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추진됐다. 이날 오후에는 괌 리조트 운영 대기업인 PHR 그룹 본사에서 G-Food 협의체 소속 ㈜지푸드프레시가 현지 유통사 ‘퓨리어스 임포턴트(Furious Import’), ‘PHR 그룹’과 3자 수출 협약을 맺었다. 업무협약 체결의 핵심 파트너인 PHR 그룹은 츠바키타워, PIC, 힐튼 등 괌 내 6개 호텔 리조트를 운영하며, 괌 전체 숙박시설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식품 수요처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지푸드프레시는 괌 타무닝 지역에 구축한 물류창고와 전처리 가공 시설을 활용해 신선한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현지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시장 경쟁력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괌은 연간 수억 달러 규모의 식품을 수입하는 대형 시장으로 전체 식량의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2024년도 기준 한국인 관광객 수는 약 37만 명으로 전체 관광객의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K-Food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은 만큼 구미 농식품의 진출에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평가된다. 이번 방문에 함께한 G-Food 소속 기업인 토끼밀(배혜민 대표), 낭만연구소(박창욱 대표), 구수한(황재호 대표) 등은 이미 괌 현지 호텔에 약 13만 달러(한화 1억 8천만 원) 상당의 가공식품을 수출하며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은 바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괌 주정부와의 협력과 현지 호텔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구미 농식품 ‘G-Food’가 괌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글로벌 브랜드로서 인지도를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류승완기자 ryusw@kbmaeil.com

2025-09-17

울릉도 최대국가사업 울릉공항건설 주민설명회… 주민,활주로 연장 등 안전성 주장

지난 15일 울릉군민회관에서 국토교통부 주최로 ‘찾아가는 울릉공항 건설공사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이번 설명회는 2027년 완공 및 2028년 상반기 개항을 목표로 추진 중인 울릉공항 건설 현황과 안전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설명회에는 국토교통부 공항건설팀, 부산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DL이앤씨(시공사), 한국종합기술(감리단) 등 관계기관과 남한권 울릉군수, 울릉군의회 의원, 활주로 연장 추진위원회,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울릉공항 건설 추진상황 보고 △주민 소통방안 설명 △활주로 연장추진위 대표 발언 △안전성 관련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주민들은 활주로 연장의 필요성, 종단안전구역(RESA) 확장 요구안, 계기비행 방식 전환 가능성 등을 집중 논의하며 안전성 강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남한권 군수는 “울릉공항 주민설명회를 마련해 준 국토부와 부산지방항공청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울릉군은 안전한 공항 건설을 위해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하고, 주민의 목소리를 중앙정부에 적극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울릉공항은 총사업비 8300억 원이 투입되는 국가 핵심 사업으로, 완공 시 울릉도 접근성 개선과 관광·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향후 추가 설명회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글·사진/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5-09-17

안동병원 18병상 호스피스·완화의료 병동 개소

안동의료재단 안동병원이 15일 신축 별관 6층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병동을 공식 개소하며 지역 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병동은 출생부터 임종까지 이어지는 생애 전 주기 의료 서비스 체계를 완성하는 중대한 이정표로 총 18병상 규모로, 4인실 4개와 1인실 2개(일반실 및 임종실)로 구성돼 있다. 특히, 환자와 가족의 심리적 안정을 고려해 요법실, 상담실, 기도실 등 부속 공간도 마련해 다학제 전문팀이 참여하는 ‘입원형 호스피스’ 모델을 통해 전인적 돌봄을 제공한다. 또한,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2명이 상주하며 말기 암 환자 등 중증 질환자의 통증과 증상 관리를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병동 운영은 ‘연명의료결정법’에 근거해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무의미한 연명치료 대신 삶의 질 향상에 중점을 둔다. 이번 병동 개소는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병원이 자발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안동병원은 지역 내 호스피스 병상 부족 문제를 인식하고,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책임감을 바탕으로 이번 사업을 선도적으로 진행했다. 정재헌 센터장은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생애 말기의 삶의 질 보장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환우와 가족이 평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동병원은 향후 6개월간 시범 운영을 통해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중앙호스피스센터의 심사 및 보건복지부 지정 절차를 거쳐 공식 호스피스 전문기관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지역 보건 전문가들은 이번 개소가 “경북 북부권의 말기 환자 의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의료기관의 역할이 치료를 넘어 삶의 마무리까지 확장되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강신홍 이사장은 “호스피스·완화의료 병동 개소는 안동병원이 지역민의 건강과 삶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환자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며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상의 돌봄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동병원은 이번 병동 개소를 통해 지역 대표 의료기관으로서 생애 전 주기 의료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고, 환자의 존엄한 삶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9-17

대한민국상이군경회, 독도의용수비대기념사업회에 500만원 기부

대한민국상이군경회(회장 유을상)는 독도의용수비대기념사업회(회장 최안근)에 기부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이번 기부는 독도의용수비대 대원 및 유족의 공로를 기리고 애국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이뤄졌다. 독도의용수비대는 울릉도 주민들이 1953년 4월 20일 독도에 상륙해 1956년 12월 30일 국립경찰에 수비 임무와 장비를 인계하기까지 활동한 단체다. 당시 33명의 대원들은 6·25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일본과 외세의 침탈을 막기 위해 목숨을 걸고 독도를 지켜냈다. 이들은 독도에 상주하면서 일본 등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독도를 지켜 대한민국의 실효적 지배 기반을 마련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독도의용수비대원들은 김영삼 정부로 부터 보국훈장을 받기도 했다. 특히, 33명 중 15명은 6·25전쟁 참전 상이군인으로, 홍순칠 대장과 정원도 대원(대한민국상이군경회 회원, 현 울릉도 거주) 등이 포함됐다. 유을상 회장은 “독도의용수비대원의 헌신을 기리고 국민의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기부금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독도의용수비대기념사업회는 이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기념사업 및 유족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기부는 상이군경회와 기념사업회의 협력을 통해 독도 수호 정신을 후대에 전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울릉도 북면 석포리에는 후손들에게 독도의용수비대원들이 독도를 지킨 활약상을 기리며 독도수호를 위한 독도수비대기념관이 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5-09-17

신성호 문경시의원 ‘대한민국 지방의정봉사상’ 수상

문경시의회 신성호 의회운영위원장이 16일 대한민국 시군자치구 의회의장협의회가 주최하고 경상북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가 주관한 제268차 시도대표회의에서 ‘대한민국 지방의정봉사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창의적이고 모범적인 의정활동을 통해 주민 복리 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지방의회의 위상을 높이는 데 공헌한 기초의회 의원에게 주어진다. 신성호 위원장은 제9대 문경시의회에 입성해 후반기 의회운영위원장으로서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꾸준히 실천해 왔다. 그는 시민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소통하는 의정 구현에 앞장서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문경시립 공공산후조리원 설립 제안 △법정문화도시 추진 △온천 산업 개발을 통한 관광 시너지 창출 △브랜드K 특산품 선정 지원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 지원 방안 △부실사업 대안 촉구 △옛길 복원 △비효율 예산사업 정상화 △KTX 개통 지역발전 전략 △컨벤션센터 건립 등 다수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해 왔다. 신 위원장은 “뜻깊은 상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듣고, 행복한 문경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5-09-17

울릉도 발전, 독도 영토주권수호 동참... 독도 품은 울릉군·미래도시 용인특례시 자매결연

울릉군(군수 남한권)과 용인특례시(시장 이상일)는 15일 울릉군 한마음회관에서 두 지자체 간 자매결연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번 협약식에는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을 비롯해 관계 공무원 등 20여 명이 울릉도를 방문했다. 이날 울릉군은 남한권 군수를 비롯해 부군수와 전 부서장이 참석해 두 지자체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고 교류 확대의 의지를 다졌다. 행사에 앞서 이상일 용인시장은 우리땅 독도영토를 수호하고 있는 독도경비대를 방문,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협약식은 △자매결연 협약서 서명 △교류협력 방안 발표 △양 기관장 축사 △독도명예주민증 전달 △기념 촬영 순으로 진행됐으며, 이어진 환영 만찬에서는 따뜻한 우의를 다지며 상호 협력의 의지를 확인했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대한민국의 자존과 국토수호의 섬, 독도를 품은 울릉군이 미래도시 용인특례시와 자매결연을 맺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울릉공항 건설을 앞두고 수도권역과 문화·관광·경제를 비롯한 다방면에서 상생 발전을 이루고, 양 지자체 주민들이 서로 교류하며 함께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전통과 자연의 보고(寶庫)인 울릉군과 역동적인 미래도시 용인특례시가 손을 잡게 된 것은 매우 상징적인 일”이라며,“앞으로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력을 통해 양 지역 주민들이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경쟁력 강화라는 성과를 나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자매결연 협약은 울릉군과 용인특례시가 각자의 강점을 살려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울릉군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독도의 상징성을 지닌 관광·해양 도시로서, 청정 자원을 활용한 관광산업 발전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용인특례시는 수도권의 중심에서 관광·문화·교육·첨단산업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다. 양 지자체는 앞으로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 운영 △문화·예술 행사 공동 개최 △관광 홍보 협력 △농·수산물 및 특산품 교류 △지역 축제 상호 참여 등 다양한 공동사업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주민 체감도가 높은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자매결연에 따라 두 도시 주민들은 다양한 관광지의 입장·이용료 할인 혜택을 누린다. 울릉군을 찾는 용인시민은 울릉도 관광명승지 입장 시 50% 감면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울릉군민은 용인자연휴양림과 농촌테마파크 입장료를 면제받는다. 울릉군 관계자는 “이번 자매결연은 단순한 형식적 협약을 넘어, 지역 발전을 위한 구체적 협력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섬과 대도시가 함께 걸어가는 모범적인 협력 사례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울릉군과 용인특례시는 이번 협약을 통해 섬과 내륙, 전통과 미래, 자연과 첨단기술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며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모범적인 교류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상일 시장 일행은 독도를 방문 국토 수호 의지를 다졌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5-09-17

“공정한 공천시스템으로 2018년 재현 말아야”

국민의힘 구자근(구미갑) 경북도당 위원장은 17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천 시스템"이라며 “원칙을 가지고 공정하게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 위원장은 이날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2018년도의 일이 재현되지 않아야 된다”며 “2018년도에 구미에 민주당 시장 들어선 것은 (국민의힘)공천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표가 분산돼 민주당이 시장 자리를 갖고 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앙 공심위가 마련되면 공천을 받을 사람 대상 경쟁력과 도덕성 그리고 당 및 사회 기여도, 면접 등 큰 카테고리 속에서 점수 배분을 하겠다”며 “예를 들어서 벌금 100만 원 이하는 1점 감점 집행유예나 금고 같으면 1년에 3점 등이다”고 설명했다. 또 “총점이 15점 이상이면 총점에서 또 플러스 감점하겠다. 점수가 많은 분들은 알아서 나오지 마시라는 것”이라며 "특히 시장·군수 공천에서 철저한 준비를 통해 경북의 자리를 사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구 위원장은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와 관련해 “내년 대구시장이 취임하면 결정해야 한다"며 "지자체 간 갈등을 조장하지 않고 국가 차원의 물 관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방선거 전 사안이 지역 분쟁으로 부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026년 이후 중장기적 접근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의 삼권분립 침해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구 위원장은 “민주당의 삼권분립에 대한 부분이 이해가 안 된다”며 “결국은 장기집권하려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특검도 야당을 압박하기 위한 거고 폭정”이라며 “민주당에서 이야기하는 논리 같으면 그날(계엄 날) 저녁에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은 사람 다 조사해야 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의문 제기한 게 있지 않나”며 “그렇다고 치면 그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 국회의장 다 포렌식 하고 휴대전화 압수하고 해야 되는 거 아니냐. 공정하게 진행이 돼야 된다”고 주장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9-17

‘통일교서 1억 수수’ 권성동 구속···특검 첫 현역의원 신병확보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1억원 받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다. 22대 국회 들어 현역 의원의 첫 구속이자 특별검사 제도 도입 이래 불체포 특권이 있는 현역 의원이 구속된 첫 사례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구속기소)로부터 20대 대선에서 통일교 교인의 표와 조직, 재정 등을 제공하는 대신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통일교 현안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해달라는 등의 청탁과 함께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이 특검팀에 송부한 체포동의요구서는 법무부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아 국회에 보고됐다. 국회는 지난 11일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을 가결했다. 특검팀은 지난 16일 영장심사에서 윤 전 본부장의 부인인 이모씨의 휴대전화에 있던 1억원 상당의 한국은행 관봉권 사진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큰 거 1장 support’, ‘권성동 오찬’이라는 메모가 적힌 윤 전 본부장의 다이어리, ‘오늘 드린 것은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달라’며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등도 재판부에 제출했다. 특검은 권 의원이 수사 개시 당시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차명 휴대전화로 수사 관계자들과 연락한 정황을 들며 권 의원의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영장실질심사 최후진술에서 “결백하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권 의원측은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정치탄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구속은 첫 번째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검 수사는 허구의 사건을 창조하고 있다. 수사가 아니라 소설을 쓰고 있다”며 “아무리 저를 탄압하더라도, 저는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무죄를 받아내겠다. 문재인 정권도 저를 쓰러트리지 못한 것처럼, 이재명 정권도 저를 쓰러트리지 못할 것”이라고 썼다. 권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그가 2022년 2∼3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아 갔다는 의혹,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 경찰 수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흘려 수사에 대비하도록 했다는 의혹 등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 총재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씨와 공모해 권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특검팀으로부터 세 차례 소환 통보를 받았으나 건강 문제를 이유로 모두 불출석했다가 오는 17일 자진 출석하기로 했다. /박형남기자

2025-09-17

대구·경북 비 내리고 낮 최고기온 33도 늦더위

대구·경북은 17일 낮 사이 가끔 비가 내리고 낮 기온은 올라 더운 날씨를 보이겠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 낮 최고기온이 27~33도의 분포를 보이며 늦더위가 나타나겠다고 예보했다. 대구·경북은 오전 6시부터 가끔 비가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10~60㎜다. 울릉도·독도는 5~40㎜다. 짧은 시간 내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는 원활한 대기 확산과 강수의 영향으로 전국이 ‘좋음’ 수준을 보이겠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2.0m로 일겠다. 안쪽 먼바다(해안선에서 약 200㎞ 내의 먼바다)의 파고는 동해 0.5∼3.5m로 예측된다. 기상청은 18일부터 20일까지 비가 내리겠다고 예상했다. 내일인 18일 대체로 흐리고 오후 3시까지 곳에 따라 가끔 비가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10~60㎜다. 모레 19일도 대체로 흐리고 밤 9시부터 자정 사이 경북남서내륙(김천, 고령, 성주)부터 비가 오겠다. 예상 강수량은 5~10㎜다. 글피 20일은 대체로 흐리고 오전 6시부터 정오까지 가끔 비가 내리고 경북동해안은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비 이어지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주변 기압계 변화에 따라 강수지역과 시점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으니 최신 예보를 참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9-17

123대 국정과제 바구니 안 ‘TK 몫’은…

이재명 정부의 123대 국정과제가 16일 확정됐다. 대구·경북(TK) 공항을 관문 공항으로 육성하고, TK지역 등 첨단분야 국가산단 20곳을 신속히 조성해 2030년까지 절반 이상 착공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과 그 안에 포함된 123대 국정 과제를 확정했다. 특히 이들 과제에 대한 세부 추진 내용이 공개됐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해소하고 지역별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이른바 ‘5극 3특’ 전략의 신속한 추진을 주문했다. TK는 미래차부품, 이차전지, AI로봇, 섬유패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실제 TK는 전국 최대 자동차부품 집적지이며, 이차전지 분야에서도 양극재 생산·수출의 핵심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정과제에는 수도권 GTX에 버금가는 지방권 광역급행철도 사업을 신속히 추진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TK신공항 광역철도, 포항~새만금 고속도로, 구미~군위 고속도로 등이 포함되며, 이는 5차 철도교망 구축계획(2026년~2035년)에 반영된다. 또 TK신공항 등을 권역별 관문 공항으로 육성하고, 전용 운수권 확대, 연계 교통망 등을 통해 지방공항 활성화에 힘을 보태겠다는 방침이다. 기업과 인재가 모이는 첨단산업 기반의 거점도시를 육성하겠다는 내용도 국정과제에 담겼다. 안동 바이오 생명·울진 원자력 수소·경주 혁신원자력(SMR)·대구 달성 미래 스마트 기술 등 20곳을 신속히 특화단지로 조성하고, 2030년까지 절반 이상 착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겠다는 계획이다. 공공기관 이전은 오는 2027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차 이전 대상기관 전수조사에 착수해 2026년 이전계획을 확정하겠다는 내용을 과제에 포함시켰다. 지방 재정 확충과 자치재정권 확대도 국정과제로 넣었다. 정부는 “지방세입 확충 강화 등을 연계해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 3 수준으로 상향 추진하겠다”고 했다. 실질적인 재정분권 기반을 마련하고 지방재정의 지속 가능성이 확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외에도 지역 교육 혁신을 위한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도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9-16

근대의 고독

가마쿠라 대불과 관월당 터를 뒤로 하고 고토쿠인을 나선 저는 하세역으로 향했습니다. 하세역에서 에노덴을 타고 가마쿠라 해안에 가기 위해서였는데요. 에노덴 노선은 후지사와역부터 가마쿠라역까지를 연결하는 총 길이 10km의 짧은 노선입니다. 이 노선은 해안선과 주택가를 따라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과 70미터가 조금 넘는 4량의 작고 귀여운 모습의 열차로도 유명합니다. 에노덴은 가마쿠라의 수많은 관광지를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수단이면서, 그 자체가 훌륭한 볼거리이기도 합니다. 가마쿠라 해안은 나쓰메 소세키(1867-1916)의 ‘마음’에서 매우 중요한 공간으로 등장하는데요. 나쓰메 소세키는 설명이 필요 없는 일본의 국민작가입니다. 일본 문부성 장학생으로 런던에서 유학했으며, 도쿄제대 전임교수였던 나쓰메 소세키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1905)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저는 나쓰메 소세키의 식지 않는 인기를 직접 확인한 일도 있는데요. 2025년 2월 13일 작가가 묻혀 있는 조시가야 공원묘지를 찾았을 때, 그의 무덤 앞에는 절절한 동경의 마음을 담은 장문의 편지가 놓여 있었습니다. 150년 전에 태어난 작가를 향한 팬심은 무척이나 드물고 귀하여 놀랍기까지 했습니다. 나쓰메 소세키는 신경쇠약과 위궤양에 시달리면서도 ‘우미인초’」, ‘산시로’, ‘그 후’, ‘행인」’ ‘문’ 등의 수많은 명작을 남겼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마음’(1914)입니다. 이 작품은 1946년부터 지금까지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으며, 1000만부 가까이 팔렸다고 합니다. 와세다대 근처에 있는 ‘나쓰메 소세키 산방기념관’에서는 2025년 4월 24일부터 7월 13일까지 ‘외국어가 된 소세키 작품’ 전시가 열렸는데요. 이 전시회에 따르면,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작품 역시 ‘마음’이라고 합니다. 이토록 유명한 ‘마음’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이 다름 아닌 가마쿠라 해안입니다. 대학생인 ‘나’는 가마쿠라 해안에서 한 초로의 남성을 만나고, 그의 인품과 교양에 매료되어 그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따르게 됩니다. 선생은 세상과 절연한 채, 아내와 단둘이서만 살아가는데요. 아버지를 간병하기 위해 귀향한 ‘나’에게 선생으로부터 두툼한 편지가 도착합니다. 놀랍게도 그 편지는 ‘선생의 유서(遺書)’인데요, 거기에는 젊은 날의 선생과 친구 K, 나중에 선생의 아내가 된 하숙집 딸을 둘러싼 비극의 드라마가 펼쳐져 있습니다. 저는 선생의 유서에 담긴 이야기가 근대라는 문명이 낳은 질병, 즉 개인주의의 어두운 심연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가족, 부족, 종교단체 같은 집단 속에서만 정체성을 가졌던 사람들은, 근대에 이르러 독립된 존재로 자신을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인간은 자율적 사고와 감정, 목적, 욕망을 가진 개인으로 재탄생한 것인데요. 문제는 이러한 개인에의 강조가 자신의 욕망만을 절대시하는 이기주의로 변질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마음’에서 고립된 채 살아가는 선생의 외로운 삶은 근대라는 문명의 고질병으로 규정됩니다. 이는 선생이 ‘나’에게 “자유, 독립 그리고 나 자신으로 가득 찬 현대에 태어난 우리는 그 대가로 모두가 이 외로움을 맛봐야겠지”라고 말하는 것에서도 드러나는군요. 선생과 K는 어린 시절부터의 친구입니다. ‘나’는 줄곧 K를 동경(질투)하며 살아왔는데요. K는 타고난 두뇌도 뛰어나고, 중고등학교 시절 성적도 늘 우수했으며, 모든 방면에서 ‘나’를 앞섰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K는 금욕적 이상주의자로서, 종교나 철학 등의 관념적 세계를 통하여 “자신의 의지력을 키워 강한 자가 되는 것이 최종 목적”인 구도자와도 같은 인물입니다. 그런 K의 일거수일투족은 늘 ’정진(精進)‘이라는 단어에 합당한 듯 보였습니다, 이런 K가 경제적으로 궁핍해지자, ’나‘는 K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모녀 단둘이 사는 자신의 하숙집 방으로 K를 불러들입니다. 결국 K는 하숙집 딸을 좋아하게 되고, 그 사실을 ’나‘에게 고백까지 하게 됩니다. 그러자 ’나‘는 그동안 받은 열등감을 되갚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정신적으로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자는 어리석은 사람”이라거나 “자넨 자네가 평소에 주장하던 그 ’길‘을 어찌할 셈인가?”라며 K를 궁지로 내몹니다. 더욱 잔인한 것은, K의 고백을 들은 이후 평소 자신을 신뢰하던 하숙집 사모님에게 “사모님, 따님을 제게 주십시오.”라고 말하여, 결혼승낙을 받아내는 것입니다. 결국 K는 ’나‘와 하숙집 딸의 결혼 소식을 들은 이후,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선생은 자신의 알량한 자존심(욕망)을 위해 친구 K의 성(城)을 무너뜨려 결국 죽음에까지 내몰고 만 겁니다. 저는 ‘마음’을 읽을 때마다, 근대의 개인주의가 도달할 수 있는 잔인함의 막장에 몸서리가 처지고는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마음’을 다시 읽으며, 이전에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희망’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이기주의의 “천벌”을 감내하며 고립과 은둔의 삶을 살던 선생이 ‘나’를 향해 자신을 온전히 개방하는 대목에서입니다. 선생은 유서에서 “나는 지금 내 스스로 나의 심장을 도려내어 그 피를 자네의 얼굴에 쏟아부으려 하네. 나의 심장이 고통을 멈추고 그 대신 자네 가슴에 새로운 혼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네.”라고 격정적으로 토로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개방적 자세야말로 친구 K를 향한 진정한 속죄이자, 선생이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이 아내에게도 꽁꽁 숨겨둔 비밀을 털어놓게 되는 ’나‘를 만난 곳이 바로 여름의 가마쿠라 바다입니다. 이곳에서 ‘나’는 선생에게 매혹되고 선생 역시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타인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열게 됩니다.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가마쿠라의 바다는 분명 그런 힘을 가진 듯이 보였습니다. 제가 가마쿠라 해안을 찾은 이 날은, 멀리 구름 위로 후지산이 보이기도 했는데요.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이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이유는, 근대의 어둠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가마쿠라 바다의 생명력에서 비롯된 ‘희망’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경재(숭실대 교수)

2025-09-16

“대구 군공항 이전은 국가사무”··· 공감 간다

주호영(대구 수성갑) 국회부의장이 지난 15일 국회 출입 대구경북 기자들과 만나 “대구경북(TK) 통합신공항 건설사업의 핵심인 대구 군공항 이전 문제를 정부가 외면하는 것은 국가의 ‘갑질’”이라며 신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국가재정 지원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TK신공항 건설 재원 마련과 관련한 입법을 주도해온 주 부의장은 오는 18일 전문가들과 토론(대구 도심전투비행단 이전사업 정책 세미나)을 거친 후 관련 법 개정에 나선다. 주 부의장은 이날 “대구 도심 전투비행단 부지 7.36㎢(222만 평) 중 98%는 국방부 소유다. 당연히 군 공항 이전 사업은 국가 사무다. 그런데 소음에 시달리는 대구시민을 향해 ‘아쉬우면 네가 옮겨라, 돈도 다 내라’는 건 국가의 갑질 중의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대구 군공항은 명백한 국방시설인 만큼, 지방정부가 아닌 중앙정부가 직접 이전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 주요 군공항 이전사업도 모두 국가 재정으로 이뤄졌다는 게 주 부의장 설명이다. 문제는 도심군공항 이전 내용을 담은 특별법 제9조는 기부대양여 단일 방식만 허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방부를 군공항 이전 사업의 시행자로 명시하고 국가재정을 전액 부담하는 내용의 특별법 개정이 필요하다. 주 부의장은 “특별법을 고쳐야 광주·수원 등 타 지역 군공항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TK신공항 건설사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당장 내년부터 신공항에 편입되는 토지보상에 들어가야 하지만,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8일 사업 기간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구 전투비행단 후적지(202만평) 개발로 13조원이 넘는 공사비를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지역 정치권과 대구시, 경북도는 주 부의장이 밝힌 특별법 개정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총력을 쏟아야 한다. 민주당도 지난주 ‘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서 TK현안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한 만큼, 특별법 개정에 힘을 합쳐 줄 것을 당부한다.

2025-09-16

유튜브 권력

1998년 미국에서 상영된 왝더독은 정치인의 권모술수를 주제로 다룬 영화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현직 대통령이 백악관에 견학 온 걸스카우트 학생을 성추행한 사건이 벌어진다. 초비상 상태에 빠진 백악관 참모들이 모의, 궁리 끝에 국민에게는 생소한 알바니아를 적대국으로 몰아 전쟁 위기로 끌고가는 내용이다. 왝더독(Wag the Dog)은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뜻이다. 정치에서는 권력자가 국민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연막을 치는 것을 두고 이렇게 부른다. 왝더독을 우리 말로 번역한다면 주객전도(主客顚倒)가 적당하다. “주인과 손님이 바뀐다”는 뜻인데, 본말이 전도됐을 때 쓰는 표현이다. 공부해야 할 학생이 놀이에만 정신을 팔았다면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물건 값보다 배송비가 더 비싸면 이것도 주객이 전도된 경우다. 원래 왝더독은 주식시장에서 선물이 현물시장보다 커졌을 때 이르는 용어다. 선물은 현물시장을 보완하기 위해 개설한 것인데 주객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주객전도가 자주 일어난다면 잘못된 현상이다. 주인이 주인답고 고객은 고객다워야 한다. 세상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위해는 각자가 제자리에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옳다. 민주당의 한 의원이 “유튜브 권력이 정치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며 유튜브 방송을 비판해 정치권 안팎에서 파장을 일으켰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유튜브의 눈치 보는 잘못된 정치풍토를 비판한 발언으로 일각에선 신선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정당의 정치가 당당하지 못하고 강성 층에 밀리고 유튜브 등의 눈치만 본다면 그거야말로 주객이 전도된 것 아닐까. /우정구(논설위원)

2025-09-16

정치권의 추석민심잡기, TK는 패싱?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누가 봐도 민심을 결집하기 위한 포석이다.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17개 시도지사 ‘석권’을 목표로 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현재의 12곳은 꼭 사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꼭 이기겠다는 민주당의 의지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실제 당내 비중있는 중견의원들이 벌써 선거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주변에선 대구시장 선거에 성주 출신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나올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춘천시를 찾아 강원도민과의 타운홀 미팅을 했다. 이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은 그동안 대도시(광주, 대전, 부산)에서 열렸기 때문에 다음 순위는 대구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외면당했다. 이 대통령은 강원도민들과의 미팅을 주재하면서 “강원은 엄청난 희생을 치르는 지역이다. 강원도와 같은 접경지역이 치르는 특별한 희생을 다 보상해드릴 수는 없지만, 각별한 배려를 하겠다”고 했다. 그는 부산 미팅에서는 “지방 발전전략을 부산·울산·경남을 중심으로 빠르게 시행할 생각”이라고 했고, 광주 미팅에서는 광주 군공항 이전 해법을 찾기 위해 대통령실에 전담TF까지 구성하도록 지시했다. 정부 여당의 외연확장 행보에 대해 야당에서는 “정권전체가 마치 선거기획사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난 14~15일 1박2일 일정으로 부산에서 첫 현장 최고위원회를 연 것은 의외다. 당의 ‘산실(産室)’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경북(TK)을 패싱하고 PK지역을 먼저 찾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부산시당에서 최고위원회를 연 뒤 가덕신공항 부지와 해양수산부 임시 청사를 방문하면서 PK지역 현안에 힘을 실어줬다. 최근 PK지역 민심이 요동친다는 위기감으로 인해 부랴부랴 부산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그렇다 치고, 국민의힘 지도부의 행보를 지켜보는 TK지역민들로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잡아놓은 물고기’ 취급을 당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다. 이러니 국민의힘에 대한 TK지역 민심 이반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정당지지율이 민주당에 뒤지는 경우도 더러 나온다.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처럼 정치력이 취약해진 TK지역은 예산국회를 앞두고 현재 사면초가 상황에 처해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모든 현안(TK신공항 건설, 대구 취수원 이전, 영일만 대교건설 등)이 사실상 중단돼 있다. TK정치권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현안해결의 해법을 찾기 위한 입법과 국비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다. 특히 TK 신공항 건설 관련 예산은 특별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지역정치권이 역량을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대구시, 경북도는 물론이지만 지역 정치권도 여당 의원과 정부를 설득할 치밀한 논리를 개발해서 주요 현안이 국비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총력을 쏟아야 한다. ‘TK패싱’이란 말은 이 지역 현역 국회의원의 정치적 역량이 그만큼 초라하다는 말과 같다. /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2025-09-16

잠재력 충분한 영일만항, 북극항로 거점으로

경북도가 북극항로 시대를 맞아 동부청사 환동해지역본부 직속의 북극항로추진팀을 발족시켰다. 신설팀은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북극항로 개발정책에 신속히 대응하고, 경북도 차원의 북극항로 개발정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북극항로 시대에 요구되는 인재육성을 통해 영일만을 전국 5대 항만으로 육성하는 야심 찬 전략을 수행할 예정이다. 영일만항은 물동량 기준으로 보면 부산, 인천, 울산항 등에 비교하면 아주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포항의 철강과 이차전지 사업 등을 배경으로 한 산업적 비중에 비해 항만으로서 기능은 매우 허약한 상태다. 그러나 북극항로 시대가 예고되면서 영일만항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영일만항은 환동해 경제권의 중심지이자 지리적으로 유리해 북극항로 거점으로서 전략적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북극항로협회 최수범 사무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포항이 가진 거점항으로서 잠재력을 이렇게 설명한다. 포항은 철강산업과 연계된 벌크화물 처리 등 전통적 기능이 있고, 이차전지산업의 핵심광물자원 수요의 기지 역할이 수행되고 있는 산업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포스텍과 한동대 등 뛰어난 과학기술의 인프라가 있어 이를 잘 접목하면 물류·전통산업·첨단기술이 융합된 국가 핵심전략 거점으로 발전할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경북도의 전담팀 신설이 늦은 감은 있으나 향후 수행할 역할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전국의 지자체들이 북극항로 개척에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특별히 분발해 영일만항이 지역산업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여야 한다. 항만 인프라가 부족한 영일만항에 대한 투자와 다른 항만과 구별된 특화된 기능 부여, 배후산업 육성 등 할 일이 산적해 있다. 경북도의 지원만으로 문제를 다 풀 수는 없다. 지역 정치권이 나서 특별법도 만들고 정부의 지원도 얻어내야 한다. 기업도 영일만 활성화에 전략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지역의 민관정이 북극항로 시대를 선점할 영일만항 육성에 힘을 모아야 한다.

2025-09-16

삶의 스트레칭과 유연성

신체적 스트레칭이 근육을 풀고 유연성을 키우듯, 삶의 스트레칭은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 자신을 확장하고 성장시키는 행위이다. 새로운 경험, 배우지 않은 분야의 도전, 불편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통해 내적, 외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을 뜻한다. 즉, 내 삶의 관성에서 벗어나 더 큰 가능성으로 뻗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몸은 굳어 있지만 스트레칭을 할수록 유연성이 계발된다. 신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잠재력이고, 우리가 신에게 주는 선물은 잠재력 계발이다. 잠재력을 계발하려면 삶의 안전지대를 벗어나 육체, 정신, 정서, 영혼을 스트레칭해야 한다. 삶의 스트레칭의 조건은 첫째, 불편함을 받아들이는 용기이다. 스트레칭은 약간의 통증이 있어야 효과가 있듯, 사람의 스트레칭도 편안함의 경계를 넘어야 의미가 있다. 둘째, 지속성과 습관화이다. 한 번의 경험이 아니라, 매일 작은 확장을 반복할 때 변화가 일어난다. 가령, 하루 10분 독서, 일주일에 한 번 새로운 사람 만나기 등으로 삶의 새로운 상이 만들어진다. 셋째, 목표와 방향성이다. 무작정 확장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의 비전과 연결될 때 ‘의미 있는 성장’이 된다. 넷째, 피드백과 성찰이다. 시도 후 돌아보고, 배우고, 개선하는 과정을 넘어서면 성공으로 이어진다. 지금까지 삶의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내면을 개발하는 것인가, 외면을 가꾸는 것인가? 지난 1년 동안 옷, 보석, 가방 등에 쓴 돈과 책, 강연 참여 등에 쓴 돈을 비교해보자. 그리고 지난 달에 자기계발과 성장에 들인 시간과 외모를 위해 들인 시간을 비교해보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면 무엇을 바라고 그렇게 하는지 생각해보자. 내면의 건강인가, 외모인지? 내면보다 외면에 치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성장에 힘이 되는 것에 시간, 돈, 관심을 더 쏟아 초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 내 욕심을 내려두고 다른 사람을 먼저 챙기는 겸손, 성품, 이타심을 기를 수 있다. 가족을 위해 일하는 습관이 들지 않았다면 가족부터 시작하는 것도 의미 있고, 1주일에 1시간 정도 자원봉사를 하는 것도 좋다. 삶의 내적, 외적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고, 내 부족한 영역에 삶의 스트레칭이 필요한 것이다. 삶의 스트레칭을 하며 성공한 사람을 보면, 스티브 잡스는 대학 중퇴 후 불확실한 길을 걸으며, 서예 강의, 디자인 감각을 배우는 스트레칭을 했고, 이것이 훗날 애플 제품의 차별화로 이어졌고, 27년간 수감생활에서 좌절하지 않고 ‘내적 스트레칭을 통해 용서와 화합의 지도자로 성장, 결과적으로 남아공 민주화의 상징이 된 넬슨 만델라를 들 수 있다. 우리의 일상에서 보면, 내 자녀가 PD가 되겠다는 꿈이 있다면, 먼저 방송국 AD 계약직, 영상 자료 제작 보조, 뮤지컬을 찾아다니며 보는 것도 내일을 향한 삶의 스트레칭이다. 시각과 시야를 넓히는 과정 없이 유명 예술인이 되는 일은 없고, 작은 스트레칭이 쌓이면 삶의 유연성과 성공 가능성이 확장된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경〮영학 박사

2025-09-16

포항, 고용 위기에 선제 대응하자!

최근 포항시는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앞으로 2년간 산업구조 개선과 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 지원은 위기 속에서 포항 경제의 길을 밝히는 등불과 같다. 그러나 산업 경쟁력 회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포항 시민이자 노동자’의 삶을 지키는 일이다. 포항 철강업계의 가동 중단과 휴업, 일부 공장 폐쇄는 단순한 산업적 손실을 넘어 노동자의 일자리, 지역 상권, 소비, 지방세 기반까지 크게 흔들고 있다. 지난해 ‘빅4 철강기업’의 지방세 납부액은 157억 원으로, 2022년 969억 원 대비 무려 83.7% 감소했고, 지난 8월을 기준으로 포항 지역 전체 고용률은 59.6%로 전년 동기 대비 0.4% 하락했다. 곳곳에서 늘어나는 공실과 임대 안내문은 이 위기의 민낯이다. 하지만 절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 지정으로 산업 경쟁력을 회복하는 동시에, 노동자의 일자리를 지키는 ‘고용 위기 선제 대응 지역’ 지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산업의 위기는 곧 고용의 위기로 이어진다. 고용 위기가 방치된다면 사회 안전망이 무너지고, 이는 다시 포항 경제에 부담으로 돌아온다. 고용 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되면 정부는 휴업·휴직자 지원금 상향, 직업훈련·재취업 프로그램 강화 등 다양한 조치를 제공한다. 산업위기 제도가 기업과 산업구조를 중심으로 지원한다면, 고용 위기 제도는 노동자와 지역 경제, 시민 생활을 직접 지탱하는 안전망 역할을 하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 7월 31일부터 고용 위기 선제 대응 지역 지정 사업을 시작했고, 석유화학 산업 침체로 여수시가 국내 최초로 산업위기 지정 이후 고용 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됐다. 포항의 상황도 여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중앙정부도 포항 철강산업의 위기를 인정해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제는 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계를 지키기 위해 포항 역시 고용 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되어야 한다. 포항이 고용 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된다면, 노동자의 일자리 안정뿐 아니라 지역 경제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된다. 산업구조 개선과 기업 경쟁력 강화로 생긴 회복 효과가 시민들의 삶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직업훈련을 통해 청년과 실업자의 재취업 기회를 넓히고, 고용유지 지원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도 확보할 수 있다. 포항 시민의 삶을 지키는 일은 우리의 밥상을 지키는 일이자, 사랑하는 가족과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것이다. 산업과 고용 두 축이 함께 돌아갈 때 포항은 더욱 단단하게 일어설 수 있다. 포항 시민과 기업, 정부가 함께 손을 맞잡고 협력할 때, 이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위기”라고 말하는 지금도 포항에는 여전히 많은 시민이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우리는 포항의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지키며,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다. 그것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포항 시민의 저력이며, 연대의 힘이라 믿는다. /김은주 포항시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2025-09-16

법사위 '나경원 간사 선임' 부결⋯여야 고성 충돌까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로 나경원 의원을 선임하는 안건이 16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표결에 부쳐져 결국 부결됐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나 의원 간사 선임의 건을 상정한 뒤 이를 무기명 표결에 부쳤다. 표결 결과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총 투표수 10표 중 부 10표로 나경원 간사 선임 안건은 부결됐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간사 선임을 표결에 부친 전례가 없다” “관행에 어긋난다”고 거세게 반발하며 표결에 앞서 회의장을 퇴장했다. 앞서 나 의원은 신상 발언을 통해 “간사 선임의 건은 국회법에 호선하게 돼 있고 이는 교섭단체가 내세운 사람을 그대로 선임해 주는 것”이라며 “투표하지 말고 형식적인 안건이니 그대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은 나 의원이 12·3 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면회하는 등 ‘내란 옹호’ 행보를 보였고, 2019년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검찰로부터 징역 2년을 구형받은 점을 문제 삼았다.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나 의원의 간사 선임 반대 이유가 10가지가 넘는다”며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방해 등 용납할 수 없는 행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표결 추진을 ‘내란몰이 공세’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사건 당시 빠루를 들고 국회 문을 뜯어내려 한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면서 “나 의원을 비판하는 것은 이중잣대”라고 반박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9-16

‘구금 사태’ ‘관세 협상’ 與野 대립 첨예

국회는 16일 외교·통일·안보 분야를 주제로 이틀째 대정부질문을 진행하며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을 이어갔다. 미국 조지아주의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와 한미 관세 협상이 주요 쟁점이 됐다. 국민의힘은 대정부 질문 시작부터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의 정부 책임론을 부각했다. 미국 이민 당국이 한미 관세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국 공장만 콕 집어 대규모 체포를 한 것은 이재명 정부의 실력 부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 이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우리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았다. 이재명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 재산을 지킬 의지도 실력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는 배 의원이 "대미 3500억 달러 투자에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고 보느냐‘고 묻자 “재정적 부담을 지울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국회 동의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이 헌법에 있으므로 그렇게 되면 국회 동의를 요청하고 구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국민의힘 김건 의원이 같은 취지로 질문하자 “국민에 부담을 지우는 내용이 있다면 당연히 국회에 와서 설명해드리고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고 이 점을 미 측에도 분명히 얘기했다”고 답했다. 김 총리는 또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공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근로자가 비자 문제로 무더기로 구금됐다 석방된 것과 관련, “새 정부를 시작할 때까지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를 지난 100일 사이에 미처 해결하지 못하고 이런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을 대단히 유감으로 생각하지만, 반드시 해결해내겠다”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비자 문제는 오래된 사안으로, 향후 대미 협의를 통해 유사 사안이 재발하지 않게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날 민주당은 이번 사태가 미국의 과도한 단속 때문에 비롯된 일이라고 맞섰다. 특히, 한국인 연행 과정에서 쇠사슬과 발목 수갑이 등장한 것은 반인권적 행태라며,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미 관세 협상도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한국이 약속한 대미 투자 금액이 GDP의 19.6%에 달한다. 너무 많은 투자 금액을 합의해 줬는데, 대통령실은 자화자찬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민석 국총리는 “재정 부담이 큰 문제인 만큼 쉽게 결론을 낼 수 없다”며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대구경북 의원중에는 국민의힘 김승수(대구 북을)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 나섰다. 김 의원은 김 총리를 상대로 “이재명 정부 들어 안보가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안보리스크 중에 가장 큰 게 인사리스크”라면서 정부 인사들의 잦은 방북 횟수를 지적했다. 그러자 김 총리는 “방북 횟수로 국무위원들의 사상을 문제 삼는 것이 적절한가”라며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합법적 이유로 북한을 방문한 모든 국민을 문제시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외교 역량도 강하게 비판하며 “조지아주 사태에서 드러난 초보적인 대응과 안이한 태도가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끼쳤다. 특히 사태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등 기민한 상황 관리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