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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농촌왕진버스, 맞춤 진료에 의료 사각 해소에 도움

봉화군은 농협중앙회와 함께 17일 명호면 행정복지센터에서 농촌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번 의료지원은 농촌지역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를 보완하기 위한 ‘농촌왕진버스’ 사업의 일환으로, 봉화군은 지난해 11월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본격적인 의료 혜택을 주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날 행사에는 3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여했으며, 보건의료 통합봉사회와 연세대학교 스포츠재활연구소 소속 의사·한의사·간호사 등 20여 명의 전문 인력이 투입돼 양·한방 진료, 물리치료, 안과 검진은 물론 각종 질환 상담과 약 처방까지 무료로 진행했다. 또한 홍제그랑프리안경원이 참여해 정밀 시력검사와 돋보기 제공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지역 특성을 반영한 다각적인 의료 활동이 펼쳐졌다. 군 관계자는 “농촌은 도심과 비교해 의료 접근성이 낮아 건강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쉽다”며 “이번 방문 진료가 주민들의 질병 예방과 생활 속 건강관리 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이뤄진 다양한 검진과 상담은 주민들의 만족도를 크게 높였으며, 의료 공백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영농에 종사하다 보면 정기적으로 건강을 살피기 어려운데, 이번 진료를 통해 주민들이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농업인과 군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의료·복지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5-09-18

봉화사랑상품권 연말까지 특별할인 확대⋯지역경제 활력 기대

봉화군은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를 지원하기 위해 올해 연말까지 봉화사랑상품권 특별할인 판매를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이번 조치는 군민들이 일상에서 보다 폭넓게 상품권을 활용할 수 있도록 혜택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할인율은 기존 10%에서 15%로 상향되며, 개인별 월 구매 한도 역시 120만 원까지 크게 확대된다. 그동안 봉화사랑상품권은 지류형과 카드형을 합산해 월 50만 원까지만 구입이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지류형 50만 원, 카드형 70만 원으로 구분해 총 120만 원까지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군민들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 내 소비 촉진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입 방법은 지류형은 관내 농협, 새마을금고 등 금융기관 판매대행점에서, 카드·모바일형은 지역상품권 전용 애플리케이션 ‘chak(착)’을 통해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예산 소진 상황에 따라 월말에는 구매 제한이 발생할 수 있어 조기 구매가 필요하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이번 할인율 상향과 구매한도 확대는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특별 조치로, 연말까지 지역 내 자금의 역외 유출을 차단하고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군민들의 적극적인 이용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5-09-18

울릉도 ‘관광객 감소=붕괴’라는 프레임을 경계한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울릉도를 두고 “여객선도 끊겼다”, “바가지 논란 요금”, “울릉도 이러다 다 죽는다”는 식의 자극적인 제목을 내세운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제목만 보면 울릉도는 관광객이 끊겨 생존을 위협받는 지역처럼 비친다. 그러나 현장의 사정을 차분히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소 다르다. 실제로 여객선 운항 문제는 심각하다. 울진 후포~울릉도를 잇던 썬플라워크루즈가 경영난으로 이달부터 멈췄고, 970명을 태울 수 있는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도 지난 4월부터 휴항 상태다. 대신 8월 29일부터는 썬라이즈호가 투입됐다. 성수기마다 표가 없어 발길을 돌려야 했던 관광객 입장에서는 분명 불편이 크다. 울릉군의회와 울진군의회가 연석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관광객 감소도 수치상 사실이다. 2022년 46만1천여 명이던 울릉도 관광객은 2023년 40만8천여 명, 2024년에는 38만여 명으로 줄었다. 올해 1~8월 기준 26만9000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6%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것이 가장 큰 배경이지만, 불친절·바가지요금 논란이 겹치며 울릉도의 이미지가 악화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삼겹살 고기질 논란, 예상의 두 배에 달한 택시비, 고가 렌터카 사례는 실제 소비자 불만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그러나 이 모든 사실들을 ‘울릉도 다 죽는다’는 프레임으로 엮어내는 건 지나치다. 6% 감소는 수치상 줄어든 것이 맞지만, 정원 970명이 타는 엘도라도호가 빠진 상황을 고려하면 오히려 선박 수송 능력에 비해 관광객이 꾸준히 유지됐다. 운항이 정상화되면 다시 회복할 가능성도 크다. 더욱이 울릉도 경제의 모든 기반이 관광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울릉도는 전국에서 고용률 1위를 10년 넘게 유지해온 섬이다. 관광업이 중요한 축임은 분명하지만, 여객선 운항 차질과 일부 바가지 논란이 곧 지역 붕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언론의 보도 태도다. 주민의 불안과 관광객의 불편을 지적하는 것과, 사실을 과장해 “울릉도 붕괴”라는 이미지로 소비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지나친 위기론은 울릉도의 신뢰를 더욱 해치고, 되레 관광객 발길을 끊게 만드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울릉도는 지금 ‘죽어가는 섬’이 아니다. 여객선 문제는 제도 개선과 준공영제 도입 같은 구조적 해법을 모색해야 할 사안이고, 관광업계는 서비스 개선과 바가지 근절로 신뢰 회복에 힘써야 한다. 언론이 해야 할 일은 “다 죽는다”는 자극적 문구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합리적 대안을 비추는 것이다. 섬은 위기 속에서 더 강해진다. 울릉도가 지금 필요한 건 위기의 과장이 아니라, 냉정한 진단과 차분한 해법이다. kimdh@kbmaeil.com

2025-09-18

울릉도 추석연휴 주민·관광객 안전 확보… 울릉군, 태풍 대비 주요 사업장 안전 점검

울릉군(군수 남한권)은 다가오는 추석 연휴와 태풍 북상에 대비해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관내 주요 사업장과 위험지역을 대상으로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이번 점검은 추석 연휴 기간 발생할 수 있는 태풍 등에 대비하고 울릉도를 찾는 귀성객과 관광객의 안전을 확보는 물론, 울릉도 주민들의 생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울릉군은 △급경사지 붕괴 위험지역 △일주도로 개선구간 △다기능 어항개발사업 △태하 연안지구 정비사업 △울릉삶터 건립사업 △마을회관 건립사업 등 생활·교통·문화 인프라 현장을 직접 방문해 공정률과 안전관리 실태를 면밀히 확인했다. 남한권 울릉군수는“추석 연휴와 태풍으로 인한 돌발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 울릉도를 찾는 모든 분들이 안전하게 머물다 가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군민 안전을 군정의 최우선 가치로 삼아 주요 사업장과 위험지역도 빈틈없이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울릉군은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적극 행정을 통해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이 안전하고 쾌적한 힐링을 즐길 수 있는 울릉도를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5-09-18

CU 독도사랑원정대, 울릉도·독도 탐방… 독도사랑기부금 전달로 뜻깊은 후원행사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임직원과 가맹점주로 구성된 ‘CU 독도사랑 원정대’가 (사)독도사랑운동본부와 함께 울릉도 독도를 방문해 ‘2025 독도사랑 후원 행사’를 가졌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원정은 지난 15일 BGF리테일 본사에서 열린 발대식을 시작으로, 독도의 역사와 탐방의 의의에 대한 조종철 사무국장의 강연을 통해 의미를 더했다. 울릉도를 거쳐 독도에 입도한 원정대 20여 명은 독도사랑운동본부에 후원금을 전달하며 독도 수호 활동을 지원했다. 전달된 후원금은 △독도의 역사를 바로 알리는 국내외 홍보사업 △독도의 실효적 지배 강화 활동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BGF리테일과 독도사랑운동본부는 2012년부터 나라사랑과 독도 수호 의지를 국민과 공유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으며,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면 매년 직접 독도를 방문해 왔다. 또한 CU는 원정대 활동 외에도 △독도 지킴이 상품(독도 간편식·독도소주) 출시 △‘독도의 날’ 캠페인 △독도 팩트 체크 퀴즈 △독도 동식물 도감 발행 △독도 타임라인 제작 등 생활 속에서 독도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지난 6월에는 울진 후포여객터미널에서 'get 커피 응원 릴레이 캠페인’을 열어 울릉독도 관광객들에게 커피를 나누며 독도 홍보와 애국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기도 했다. 조종철 독도사랑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매년 임직원과 점주 대표들이 두 차례 독도를 방문해 꾸준히 독도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며 “독도의 실효적 지배 강화에 함께해주는 BGF리테일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5-09-18

울릉도·독도관할 동해해청 추석연휴해양안전관리··· 울릉도 여객선 등 안전 종합대책수립

울릉도·독도 등 동해해상치안을 담당하는 동해지방해양경찰청(청장 김성종)은 다가오는 추석 명절을 맞아 해양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추진, 해양사고 예방 활동을 강화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추석 연휴는 개천절과 한글날을 포함한 최장 7일간의 연휴로, 귀성객과 해양레저 활동객이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동해해경청은 각종 해양사고와 민생범죄 예방을 위한 대비·대응 태세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동해해경청은 18일부터 10월 9일까지 22일간 점검·계도를 통해 해양사고 예방을 위해 울릉도 여객선 등 다중이용선박·어선 등에 대한 사전점검, 안전계도, 홍보 활동을 집중 실시한다, 추석 연휴에 맞춰 비상대응기간(10.3.~10.9.)에는 비상 근무체계를 유지하고, 여객선·유도선·낚시어선 등 다중이용선박과 연안 행락객 대상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최근 3년간 추석 연휴 기간 다중이용선박 이용객은 평시 대비 △유·도선 112% △여객선 116% △낚시어선 1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안사고 8건(인명피해 4명) △선박사고 11척이 발생했으며, 사고 원인은 주로 정비 불량과 운항 부주의 등 인적 과실이었다. 김성종 청장은 “국민들이 풍요롭고 안전한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해양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해양활동 시 안전수칙을 반드시 준수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5-09-18

경북 국립공원, 가을 성수기 불법행위 집중단속

국립공원의 가을 성수기 불법행위에 대해 집중단속이 이루어진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가을 단풍철을 맞아 국립공원 내 불법·무질서 행위에 대한 집중단속에 나선다. 단속 기간은 9월 27일부터 11월 16일까지다. 경북지역에서는 경주국립공원에 114명, 청송 주왕산국립공원에 132명 등 총 246명의 인력이 투입된다. 경주는 10월 3일부터 11월 9일까지 38일간, 주왕산은 9월 27일부터 11월 9일까지 44일간 집중 단속이 이뤄진다. 주요 단속 대상은 △샛길 등 금지 구역 출입 △지정되지 않은 장소에서의 취사·야영·주차 △흡연 △산 정상과 대피소에서의 음주행위 등이다. 국립공원공단은 탐방로 입구에 문자전광판과 현수막을 설치해 단속 사항을 사전에 알리고, 홈페이지(knps.or.kr)에도 관련 정보를 공지한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가을 성수기(10~11월) 동안 적발된 불법행위는 전국적으로 1968건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샛길 출입이 621건으로 가장 많았고, 불법주차 408건, 음주행위 217건, 불법취사 210건, 오물투기 186건 순이었다. 가을철은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이 집중되는 시기다. 지난해 전국 국립공원 방문객 3846만 명 가운데 약 24%인 923만 명이 10~11월에 집중됐다. 올해는 추석 연휴가 개천절과 한글날로 이어지면서 9일간 이어지는 만큼 탐방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공원공단 주대영 이사장은 “경북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국립공원에 탐방객이 몰리는 시기인 만큼 불법행위 차단과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탐방객들도 자연을 지키고 안전을 위해 산행 수칙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18

2022년 경북 GRDP “구미·포항·경주 ‘3강’, 칠곡·울진 약진”

2022년 기준 경북도내 시군별 지역내총생산(GRDP) 추계 결과가 나왔다. 최근 경상북도가 발표한 ‘경상북도 시군단위 지역내총생산 2022년 기준 추계 결과(2020년 기준년)’에 따르면 도 전체 지역총생산은 121조원으로 전년 대비 2조7000억원(2.3%) 증가했다. 경북도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0.6%를 기록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산업별로는 전기·가스·증기업, 건설업, 숙박·음식점업이 성장을 견인한 반면, 농림어업과 제조업은 감소세를 보였다. △구미·포항·경주, 경북 경제 중심축 시군별 명목 GRDP로 보면 구미가 30조원으로 가장 컸고, 포항(24조원), 경주(13조원), 경산(9조원)이 뒤를 이었다. 구미는 여전히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2022년 제조업이 4.2% 감소하며 경제성장률은 -1.7%로 역성장했다. 다만 건설업(67.2%)과 운수업(28.9%)에서는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은 건설업(19.2%)과 공공행정(7.2%)이 아파트건설 붐 등의 영향으로 성장했으나, 주력 산업인 철강을 중심으로 하는 제조업(-11.3%)이 뒷걸음치며 전체 성장률이 -1.6%의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주는 3.9% 성장률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제조업(6.1%)과 공공행정(9.2%)이 경제성장을 견인했지만 농림어업(-10.8%)과 문화·기타서비스업(-3.4%)이 역성장하면서 전체 성장률의 약진을 억제한 모습이다. △두 자릿수 성장률의 칠곡·울진이 ‘약진’ 경제성장률에서는 칠곡(11.0%), 울진(10.0%), 김천(8.0%) 등이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나타내 돋보였다. 칠곡은 자동차 부품 제조와 일차전지·축전지 제조 등 제조업(17.7%)이 크게 늘며 도내 시군 가운데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울진은 전기·가스업(22.8%)과 사업시설관리업(52.6%)이 활기를 띠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다. 김천은 제조업(10.7%)과 건설업(36.5%)이 동반 성장하면서 8%의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울릉(-3.3%), 군위(-2.3%), 상주(-2.2%) 등은 건설업과 제조업 부진으로 역성장했다. 특히 울릉은 건설업(-30.0%), 부동산업(-44.3%)이 급감하면서 역성장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산업별 부침···제조업 부진·서비스업 확장 희비 교차 경북도의 전체 산업 구조를 보면, 광업·제조업 비중은 구미(42.0%), 포항(17.7%), 경주(10.2%) 순으로 높았다. 반면 울릉(81.3%), 안동(79.3%) 등은 서비스업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산업별 성장률에서는 전기·가스·증기업이 10.1%, 건설업도 7.1%를 기록했다. 서비스업 역시 3.5%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농림어업(-2.8%)과 제조업(-2.3%)은 부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예천은 건설업(-36.3%) 위축으로 전체 경제성장률이 -0.2%에 그쳤고, 고령은 농림어업(-26.5%) 부진의 영향으로 -1.9%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도소매업 확대가 견인한 성주(10.7%)와 사업서비스업의 성장세가 컸던 울진(11.6%)은 서비스업 호조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1인당 GRDP, 전국 평균 상회 2022년 기준 경북도의 1인당 평균 GRDP는 4633만원으로 전년 대비 128만원 증가했다. 이는 같은 시점의 전국 평균(4503만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지역별로는 구미(7237만원), 성주(6249만원), 고령(6051만원)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농림어업 비중이 큰 일부 군 지역은 도 평균을 밑돌았다. 경북은 제조업 중심의 시군과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시군이 공존하며 지역별 격차가 확연하게 나타났다. 특히 구미·포항·경주 등 산업 도시와 도내 군 지역 간의 성장 동력이 엇갈리면서, 산업 구조 다변화와 균형발전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18

미 연준, 9개월 만에 기준금리 0.25%p 인하 단행

한미간 중앙은행의 금리차가 2%포인트에서 1.75%포인트로 좁혀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FRB)가 17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9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정책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 범위를 4.25∼4.50%에서 0.25%포인트 내린 4.00~4.25%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파월 의장을 비롯한 위원 11명이 찬성했으며, 하루 전 이사로 취임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스티브 미란 이사가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했다. FOMC는 연내 남은 두 차례 회의에서 각각 0.25%포인트씩 추가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6월 전망(연내 총 2회 인하)보다 완화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노동시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FOMC는 성명에서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실업률이 소폭 상승했다”며 “고용의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최근 발표된 7~8월 고용지표가 하향 수정되며 노동시장 약화 우려가 커진 점이 반영됐다. 실업률은 8월 기준 4.3%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이 더 이상 매우 견조하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언급하며 통화 긴축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하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8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FOMC 참가자들은 물가상승률이 오는 2025년 말 3.0%, 2026년 말에도 2.6%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해,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예상했다. △금리 전망 엇갈려···정치적 압력 논란도 연내 금리 인하 경로를 두고는 이견이 컸다. 19명의 참가자 중 7명은 추가 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2명은 1회 인하, 9명은 2회 인하를 전망했다. 1명은 연말까지 총 6회(이번 포함) 대폭 인하를 주장했는데, 이는 미란 이사의 입장과 일치한다. 이번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개적인 금리 인하 압박 속에서 열렸다. 미란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 지명으로 최근 상원 인준을 통과했으며, 여전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직을 겸하고 있어 정치적 영향력 논란이 일고 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확고히 지키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18

경북 상장사 시총 올해(~9월 중순) 14.5%↑

경북지역 상장기업들이 올해(2024년말~2025년 9월 15일 기간중) 증시에서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다. 전체 시가총액이 올해 14% 넘게 불어나며 코스피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다만 지역별 성과는 산업 구조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전자·IT 업체가 몰린 구미시는 ‘폭발적 성장’을 기록한 반면, 철강·에너지 비중이 큰 포항은 3%대 보합세에 머물렀다. △경북 전체, 코스피 웃도는 14.5% 상승 올해 9월 중순 기준 경북도 내 70개 상장기업 전체 시총은 667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582조5000억원에서 84조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증가율은 14.5%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약 6%)을 두 배 이상 상회했다. 지역별로 보면 전자·IT 업종의 강세, 철도·기계·자동차 부품 업종의 선전이 주요 동력이었으나, 철강·에너지 업종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지역별 차이를 키웠다. △구미, 전자·IT 호조로 77% 폭등 구미는 단연 압도적이었다. 지역 상장사 22곳의 합산 시총은 지난해 말 160조8000억원에서 올해 285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증가율은 77.3%에 달한다.삼성전자와 LG이노텍 협력사 등 전자부품·IT 장비업체들이 글로벌 AI 서버 수요 확대 수혜를 입으며 주가가 일제히 치솟았다. 전자산업 집적지로서의 위상이 증시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김천, 철도·기계 업종 호조… 17.6%↑ 김천시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4개 상장사의 시총은 지난해 7조3000억원에서 올해 8조6000억원으로 늘어 17.6% 증가했다. 철도차량·기계업체들이 국가철도망 확충, 해외 프로젝트 수출 기대감에 힘입어 실적을 개선했고, 이에 따른 외국인 수급 유입이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주가 평균 상승률은 27.9%로 지역별 상위권에 올랐다. △경산, 자동차 부품 중심… 성장 제한적 경산은 자동차 부품업체 집적지로 8개 상장사가 포진해 있다. 올해 들어 평균 주가 상승률은 18.7%를 기록했지만, 시총 증가율은 4.3%에 그쳤다.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정과 글로벌 완성차 업황 둔화로 기업별 편차가 커졌다. 일부 종목은 강세를 보였지만 다른 기업은 부진해 상승폭을 제한했다. △경주, 대형주 부재로 2.8% 상승 경주는 에너지·관광·소규모 제조업이 혼재된 구조다. 원자력 관련 기업이 일정 부분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대형주가 없는 탓에 4개사 전체 시총 증가율은 2.8%에 머물렀다. 평균 주가 상승률은 20.7%로 높았으나, 전체 규모가 작아 경북도 전체 성과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포항, 철강 비중 높아 3.3% 보합세 포항은 경북 최대의 상장사 밀집지임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포스코그룹 계열사를 비롯한 20개 기업의 합산 시총은 지난해 말 872조8000억원에서 올해 901조3000억원으로 3.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철강·에너지 업종이 글로벌 공급과잉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주가 흐름이 둔화됐다. 평균 주가 상승률은 6.4%로 다른 지역 대비 낮았다. 다만 일부 비철금속·소재기업은 선전하며 낙폭을 방어했다. △기타 지역(상주, 성주, 안동) 상주, 성주, 안동은 상장기업이 각 1개사씩 존재하나 상주(+77.4%)와 성주(+69.2%)는 화학과 반도체관련 업종으로 상위권의 상승률을 보였으나, 안동은 건설사로 61.4% 하락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17

경북 70개 상장社 지표분석결과 “업종•기업별 양극화 현상”뚜렷

경북도 내 70개 상장기업의 결산(2024년도) 자료 가운데 주당순이익(EPS), 외국인 지분율, 부채비율, 영업이익률 등을 본지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업종·기업별 차이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대형사와 수익성이 강한 기업은 안정적 성과를 거둔 반면, 중소형사와 신산업 진출기업은 부진한 ‘양극화’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EPS 상위, 철강·지주사 강세 도내 상장기업의 EPS 순위에서는 철강·지주사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CS홀딩스, 조선선재, POSCO홀딩스, 동일산업, 포스코스틸리온 등이 Top 5에 올랐다. 안정적인 본업 수익과 배당 여력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EPS 하위권에는 새로닉스, 아주스틸, 포스코퓨처엠, 새빗켐, 탑엔지니어링이 자리했다. 매출이 늘었어도 원가 부담, R&D 확대 등으로 순이익이 감소한 때문이다. 특히 2차전지·신소재 관련 기업 일부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 등으로 수익성 측면에서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 지분율, 글로벌 수요 업종에 집중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엔피케이, POSCO홀딩스, 에코프로머티, 장원테크, 케이씨피드 순으로 높았다. 주로 글로벌 교역망과 직접 연결된 업종으로, 해외 수요와 연계성이 높다는 점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호가 두드러졌다. 특히 POSCO홀딩스는 본업인 철강의 안정성에 2차전지 소재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외국인의 투자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부채비율, 일부 중소형사 취약 재무건전성과 관련된 부채비율은 아주스틸, 에코플라스틱, 아진산업, 동원금속, 일지테크가 높았다. 대부분 자동차 부품·철강가공 등 자본집약적 업종에 속해 차입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대형사들은 30~50% 수준으로 안정적이었다. △영업이익률, 양극화 뚜렷 영업이익률 상위권에는 월덱스, 원바이오젠, 조선선재, 피엔티, CS홀딩스가 돋보였다. 이들은 15~20%대 영업이익률로 안정적 수익 구조를 보였다. 반면 레몬, 테크트랜스, 에이에프더블류, 에코프로머티, 새빗켐은 적자나 낮은 이익률에 그쳤다. 이는 신사업 확장을 위한 R&D투자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17

대구·경북서 수도권으로 20년간 36만 명 여명 ‘순유출’

대구·경북지역에서 지난 20년간 수도권으로 순유출된 인구가 총 36만 1130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들 중 87%가 청년층으로 나타나 지역 인재 유출이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이동’ 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작년까지 대구와 경북에서 수도권으로 순유출된 인구는 각각 19만 1916명, 16만 9214명을 기록했다. 대구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인구(주민등록 기준 238만 명) 중 8.1%에 해당하는 규모다. 경북은 전체 인구(251만 명) 중 6.7%를 차지한다. 대구와 경북은 지난 2004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수도권으로 인구가 순유출됐다. 대구는 2004년 1만 2432명이 순유출된 이후 2013년 6099명까지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해 지난해 7818명을 기록했다. 경북은 2004년 1만 7839명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4775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 보면 청년층(19~34세) 인구 유출이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대구에서 수도권으로 순유출된 청년층은 14만 7146명으로 전체 순유출 인구의 76.6%를 차지했다. 경북은 16만 9200명으로 무려 99.9%에 달했다. 중장년층(40~64세)은 대구에서 1만 6865명이 유출됐으나 경북은 수도권에서 2만 326명이 유입됐다. 은퇴 이후 고향으로 돌아오거나 귀농·귀촌 정책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수도권으로 순유출된 인구가 많은 시군구 순위에서는 대구 달서구(2180명)가 3위, 대구 수성구(1882명)가 4위, 대구 북구(1686명)가 7위를 기록했다. 한편, 통계청은 대구·경북에서 수도권으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이유로 청년층의 일자리를 찾아 이동하는 경우가 많음, 교육 기회 확대를 위한 이동,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고용 기회 차이 등을 꼽았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9-17

권성동 구속… 특검 첫 현역의원 신병확보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구속됐다. 22대 국회 들어 현역 의원의 첫 구속이자, 특별검사 제도 도입 이래 불체포 특권이 있는 현역 의원이 구속된 첫 사례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의원은 지난 2022년 윤영호 전 통일교 본부장으로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을 통해 통일교 현안 등을 챙겨달라는 청탁과 함께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건희 국정농단’ 특검팀은 구속심사에서 160쪽가량의 의견서와 130여 쪽 발표 자료를 바탕으로 구속 필요성을 설명하며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전날 영장심사에서 윤 전 본부장의 부인인 이모씨의 휴대전화에 있던 1억 원 상당의 한국은행 관봉권 사진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큰 거 1장 support’, ‘권성동 오찬’이라는 메모가 적힌 윤 전 본부장의 다이어리, ‘오늘 드린 것은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달라’며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등도 재판부에 제출했다. 권 의원은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자신의 SNS에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정치 탄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첫 번째 신호탄”이라며, “이번 특검의 수사는 허구의 사건을 창조하고 있는 것이며, 수사가 아니라 소설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 구속과 관련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17일 기자들에게 "지금은 그저 야당인 것이 죄인 시대”라고 언급하면서 “권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은 장기 집권을 위한 개헌으로 가기 위해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이 차근차근 밟아가는 야당 말살”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날 “한마디로 참담하다”며 “국회 안에서는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사법부 독립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데 오히려 사법부가 먼저 드러누운 상황이 전개됐다”고 말했다. /장은희 기자

2025-09-17

국회, 경제 대정부질문… 부동산·노란봉투법 격론

국회는 17일 본회의를 열고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사흘째 이어갔다. 여야는 부동산 정책,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상법 개정안 등을 놓고 치열하게 맞섰다. 국민의힘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은 “대한민국 기업들이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며 “코리아 엑소더스를 고민하는 기업들의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권력 독점과 경제 몰락을 불러온 베네수엘라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향해 “현 정부의 경제 기조는 노사 상생이 아닌 노조 편향으로 기울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노란봉투법은 기업의 손에 쇠사슬을 채우고 노조의 손에 쇠망치를 쥐여주는 법”이라며 “결국 기업을 해외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 통과 이후 산업 전반에서 파업과 노동쟁의가 확산되고 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도 한국의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릴 법이라고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구 부총리는 “노사 간 소통과 제도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불확실성을 줄일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한미 통상 문제와 대미 투자펀드 관련 질의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경기 화성병) 의원은 “과거에 없던 방식의 일방적 관세 부과가 잇따르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은 사라지고 보이는 손이 노골적으로 등장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대미 투자펀드와 관련해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미국에 투자하고, 손실은 한국이 떠안으며 이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간다는 것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구조는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 다만 펀드 규모 자체는 한국의 대미 투자 잔액과 경상수지 흑자를 고려할 때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총리는 “협상팀은 현재 1500억~2000억 달러 규모를 반도체·원전·에너지 등 전략산업 중심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 고 답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9-17

“청년 스타트업 지원 1조원 재도전 펀드 약속”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경기도 성남에 있는 창업기업 지원 공간 ‘판교 스타트업 스퀘어’에서 청년 창업자들과 ‘우리는 청년, 현재에 도전한다’는 제목으로 토크 콘서트를 갖고 “스타트업이 미래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제3벤처 붐’ 시대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기업에 청년고용을 각별히 신경 써달라는 당부를 한 것에 이어 연일 2030 세대의 민심을 끌어안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오는 20일 ‘청년의 날’을 계기로 청년 스타트업의 의견을 듣고 새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제시하는 자리로 마련됐으며 스타트업, 투자자, 관련 협회 회원 등 100여 명이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실패의 경험이 새로운 도전을 가로막지 않고 우리 청년들이 도약의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1조 원 규모의 재도전 펀드를 조성해 청년 스타트업의 회복과 성장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옛날에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고,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했는데 요즘은 그런 얘기 하면 뺨 맞는다고 한다”며 “요즘은 한 번 실패하면 끝이고 도전의 기회도 그렇게 자주 주어지는 게 아니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번 사업이 망하면 개인이 완전히 신용불량자가 되고, 다시는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못 하게 옥죄는 제도들도 많다”고 지적하면서 “제 경험으로는 똑같은 역량을 가진 사람이면, 똑같은 의지와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사실 실패해 본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크고 통계적으로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재도전하는 사람들이 더 우대받지는 못할지라도 차별받지 않도록 노력해 보겠다”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생존 자체가 어려운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는데 우리 청년들의 도전을 정부가 지원하고 응원해 혁신 국가, 창업 국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9-17

여야 ‘3+3 민생경제협의체’ 내일 첫 회의

‘3+3 민생경제협의체’가 구성되면서 여야 의원들이 공동발의한 이른바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 처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초 민주당 어기구·국민의힘 이상휘(포항남·울릉) 의원이 함께 대표발의한 이 법안에는 포항 등을 대상으로 한 녹색철강특구 지정, 중소철강 업계 지원 체계 구축 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다. 현재 K-스틸법은 지난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에 상정돼 본격 심사를 앞두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과 알루미늄 등에 대한 관세 50%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한국 정부 차원의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3+3 민생경제협의체’를 구성하고 오는 19일 첫 회동을 갖기로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정책위의장·원내수석·정책위수석이 참여하는 민생경제협의체를 구성해 민생 현안을 논의한다. 민주당에서는 한정애 정책위의장·최기상 정책위 사회수석부의장·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국민의힘에서는 김도읍 정책위의장·박수영 정책위 수석부의장·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각각 참석한다. 이는 지난 8일 이재명 대통령의 여야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민생경제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협의체를 통해 여야가 대선 당시 공통 공약과 입법 문제를 함께 논의하면서 협치를 꾀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민생경제협의체는 상견례 후 각 당의 입법 우선순위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여야 민생공통 법안인 K-스틸법도 이번 민생경제협의체 테이블에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시급하고 빨리 합의를 할 수 있는 것부터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9-17

해월 최시형 기념관 두고 “경제성 없다”vs“엉터리 용역” 충돌

동학 제2대 교주로서 34년간(1863년~1897년) 동학 정신과 세력을 확산하면서 조직을 체계화한 해월 최시형 선생의 생애와 ‘삼경(하늘, 사람, 만물 공경) 사상’을 조망할 기념관 건립 요구가 꾸준히 나오지만, 포항시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용역조사 결과를 근거로 해서다. 최시형 선생은 경주에서 태어났지만, 포항시 신광면 기일(터일)에서 성장했다. 신광면 마북리 검등골은 최시형 선생이 동학사상을 정립했던 정신적 고향이고, 검등골의 왼쪽 골짜기 마을 기일은 최시형 선생이 성장한 곳이다. 포항시가 2023년 산업경제발전연구원에 의뢰한 ‘해월 최시형 기념관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 보고서를 보면 기념관 건립에 따른 경제적 편익과 비용을 현재가치로 환산해 경제적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기준인 1.0에 한참 못 미치는 0.4376에 머물렀다. 정혜숙 포항시 문화예술과장은 “기념관 건립은 타당성이 있다는 근거가 없어서 추진이 어렵고, 기념사업 등은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포항시는 지난해 10월 16일 제정한 ‘포항시 동학사상 계승·발전을 위한 지원 조례’에 근거해 각종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동학 창시자이자 초대 교주인 최제우 선생 기념관 등을 갖춘 경주시와 해오름동맹 차원의 문화협력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용역보고서 기본구상에는 기념관이 최시형 선생의 삼경사상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할 수 있고, 포항의 기존 관광 시너지 효과와 함께 신광·흥해 지역의 균형발전을 도울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시형 선생의 삼경사상을 치유 복지 프로그램으로 활용하는 등 새로운 복지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지난 6월 20일 최시형 선생 기념관 건립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한 사단법인 동대해문화연구소의 주성균 이사는 “주민 의견 수렴도 없이 후보지를 정하는 등 용역 자체가 문제가 있었고, 보고서 또한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주 이사는 “지명수배자로 수난의 가시밭길을 걸으면서도 동학의 사상체계를 정립하고, 3·1운동 등으로까지 영향력을 미친 최시형 선생의 활동은 우리가 당연히 기념해야 한다”라면서 “엉터리 보고서 하나로 기념관 건립의 당위성을 부정한다는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최광열 포항시의원은 18일 포항시의회 임시회에서 기념관 건립을 촉구하는 시정질문을 한다. 최광열 시의원은 17일 경북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근대사에 한 획을 그은 역사적 인물인 최시형 선생을 기리는 기념관과 같은 인문학적 자원은 경제적 타당성으로만 따질 수 없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만3140㎡(약 7000평)에 달하는 옛 포항환경학교 부지에 해월 기념관과 수련관, 치유농장, 환경학교 등을 갖춰 그 정신을 계승해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9-17

70여 년을 하루처럼 그 자리를 지키는 94세 할머니 열쇠공

시간의 문을 여는 비밀 공간이 있다면 아마도 이곳이 아닐까.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세 평 남짓한 작은 가게. 먼지가 진득하게 쌓인 구형 열쇠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곳. 포항 원도심 중앙로의 역사를 몸소 겪어낸 열쇠공이 여전히 고객을 맞이하는 곳. 포항시 북구 죽도동 135-105번지 ‘죽도열쇠’다. 죽도시장 건너편 골목 안 컨테이너 건물이 바로 그곳이다. 세월 고스란히 간직한 세 평 남짓한 가게 고윤기 씨가 문 열고 따뜻하게 손님 맞아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서울내기 고 씨 이북 출신 남편 김흥준 씨와 사랑에 빠져 서울서 강릉·울산 등 거쳐 포항에 터 잡아 “손재주 뛰어난 남편, 손수레 하나 마련해 시장통 누비던게 ‘죽도열쇠’의 시작이지” “노점 생활 30년 만에 판잣집을 짓고 장사 우리 다섯 식구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아 세 아들 이곳에서 일 배우고 밥벌이 했어” 올해 94세를 맞은 고윤기 씨가 문을 열고 손님을 맞았다. 인터뷰를 시도했다가 거절당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 조심스러웠지만 의외로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근처에서 열쇠집을 운영하는 차남 김건식 대표와 함께 먼저 인사를 드린 적이 있었는데, 그 일도 기억하고 있었다. 가게의 3분의 1 정도를 방처럼 만들어 놓은 이곳에서, 고 씨는 손님이 오면 자물쇠를 판매하고 열쇠 복사를 해준다. 바닥을 창문 높이까지 돋운 방에는 텔레비전과 밥솥, 이부자리까지 살림살이가 살뜰히 마련되어 있었다. 지내시기에 비좁지 않은지 물으니 이 정도면 충분하단다. 손수레로 장사하던 시절에 비하면 대궐이라고 했다. 오는 길에 사 온 간식거리를 내놓았다. 죽도시장 난전에서 파는 옥수수빵을 군것질 삼아 대화는 자연스럽게 과거로 흘렀다. ‘죽도열쇠’의 역사는 194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 씨의 남편인 고(故) 김흥준 씨(1999년 작고)는 이북 출신으로 인민군 장교였다가 한국전쟁이 터지기 1년여 전에 국군에 귀순했다. 혈혈단신 내려온 남한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고윤기 씨와는 서울에서 만났다. 부유한 집안 출신의 서울내기 고 씨는 사랑에 빠져 남편을 따라나섰다. 고생길이 훤한 고 씨의 선택을 부모도 말리지 못했다. 서울에서 강릉, 울산, 부산 등지를 거쳐 터전을 잡은 곳이 포항이었다. 비록 가진 것은 없으나 젊고 명석한 머리와 고치고 만드는 손재주가 뛰어난 남편은 낡은 손수레 하나를 마련했다. 연장을 싣고 시장통을 누비던 손수레가 바로 죽도열쇠의 시작이었다. 열쇠 수리에 필요한 재료와 장비뿐 아니라 지퍼나 라이터, 석유풍로 같은 잡화를 취급하는 난전이었다. “장사가 잘되었어. 우리 아저씨가 손재주가 좋았거든.”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세 평 정도의 땅을 얻어 가게를 냈다. 금은방을 운영하던 사장이 옆자리가 하나 비었으니 얼른 오라고 알려준 데가 여기였다. 목수를 불러 판잣집을 짓고 장사를 시작한 것이 1982년, 노점 생활을 한 지 30여 년 만이었다. □ 열쇠점은 다섯 식구의 삶의 터전 고 씨에 따르면 죽도 다리 위에서 난전을 시작했고, 가게도 멀지 않은 곳에 냈다. 가게 앞으로 개천이 흘렀다. 바로 눈앞이 물이었지만, 지대가 높아서 넘친 적은 없었다. 고 씨는 개천이 흙으로 덮이고, 아스팔트 도로가 깔리는 도시의 변화를 고스란히 지켜봤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국군 장교로 참전한 김흥준 씨는 폭탄 파편이 폐에 박히는 부상을 입고 제대했다. 제대 후에는 예비군 훈련대장을 맡았다. 고 씨는 훈련병들의 식사까지 손수 준비해 손수레에 싣고 연병장까지 날랐다. 남편뿐 아니라 훈련병들의 식사까지 챙기는 것은 소대장 아내의 책무라고 여겼다. 훈련이 없는 날에는 생계를 위해 시장에 나가 난전을 펼쳤다. 때마침 영일만에 제철소가 들어선 뒤 주택과 자동차가 늘면서 열쇠 수리 일감도 많아졌다. 고윤기 씨가 포항에 터를 잡았을 때가 스물한 살이었다. 남편과는 서너 살 차이였다. 고 씨의 친정은 서울 종로에 택시회사와 주유소를 소유했을 만큼 부자였다. 1931년생인 그녀는 일제강점기와 광복이라는 혼란한 시대를 보내면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남편과 만나서 포항까지 오게 된 사연을 이야기해달라고 하니 힘든 시절은 떠올리기 싫다며 진저리를 냈다. “여기서 같이 놀던 친구들은 다 갔어. 놀러 오는 사람도 없고 찾는 이도 없고 그래.” 다들 변했지만 홀로 변하지 않은 섬과도 같은 가게를 지켜온 이유는 다섯 식구의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세 아들은 수업이 끝나면 집이 아닌 가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 씨는 밥을 지어서 출근했다. 성장한 아들들이 아버지의 출장길을 따라나서면, 고 씨는 가게에 남아 손님을 맞았다. 세 아들 모두 손재주가 있었지만, 둘째 김건식 대표가 특히 두각을 나타냈다. 습득이 빠르고 머리가 비상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김 대표는 10년 전에 가게를 키워 독립했다. “잘되어서 나가니 무척이나 기쁘지.” □ 두 아들도 열쇠업에 종사 인터뷰하는 내내 손님은 없었다. 요즘은 손님이 있는지 물으니, 오전에 벌써 열쇠 세 개를 복사했다고 했다. 고 씨는 열쇠 하나당 5000원이니 제법 벌었다며 자랑했다. 앉아서 쉴 틈도 없이 바쁘던 시절에 비하면 초라한 액수다. 한창때에는 손님이 내미는 열쇠를 어느 회사 제품이라는 것까지 알아맞힐 정도로 실력이 출중했다. 그런 기술자도 세월은 어쩔 수 없었다. 육칠십 대까지 노안이라곤 없던 눈이 침침해져서 세 대의 복사기 중 두 개는 놀리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시력만 빼면 예전의 실력 그대로다. “집에서 놀면 뭐 해? 가게에 나와서 그냥 놀다가 집에 가서 자고, 아침이 되면 밥을 해서 또 나오는 거야. 딴 거 없어. 손님 있으면 일하고, 없으면 노는 거지.” 손님이 한 명도 없는 날도 있다. 허탈한 마음이야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다음 날이 되면 툴툴 털고 출근한다. 젊은 시절부터 대낮에 빨래를 해본 적이 없다. 낮에는 가게 일로, 밤에는 집안일로 늘 바쁘게 살아온 삶이 몸에 밴 탓이다. 여생을 편안히 보내도 될 텐데 왜 아직도 비좁은 가게를 떠나지 못하는 걸까. “나는 여기서 늙었어. 우리 아이들도 다 여길 거쳤지. 우리 영감님이 하던 거라, 되든 안 되든 내가 지키는 거야.” 세 아들 모두 이곳에서 자라며 일을 배우고 밥벌이를 했다. 세월이 흘러 맏아들은 먼저 세상을 떠났지만, 두 아들은 여전히 열쇠업에 종사한다. 고 씨에게 이 작은 가게는 가족을 지탱해준 고마운 공간이다. 이제는 이곳 말고는 가고 싶은 곳도, 마땅히 갈 곳도 없다고 말한다. □ 94세 할머니 열쇠공 가끔 “안 열리는 자물쇠가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호통부터 친다. 안 열리는 열쇠는 없다는 것이다. 모든 자물쇠는 열리게끔 만들어졌고, 열고자 하면 안 열릴 수 없다는 말이다. 그래도 혹시 안 열리면 “우리 건식이에게 가면 다 열린다”고 덧붙였다. 아들에 향한 믿음과 애정이 묻어났다. 지금도 자택이 있는 용흥동에서 가게까지 20분 남짓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고 씨다. 자전거를 20년 가까이 타다 보니 다리에 근력이 생겼다며 바짓단을 걷어 보였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고 씨의 일상은 변함없다. 아침마다 도시락을 챙겨 가게로 출근한다. 젊은 시절 다섯 식구의 끼니를 챙겨 가게로 향했던 것처럼 길을 나선다. 세 평 남짓한 가게의 자물쇠를 열고 오래된 과거 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들어가 앉는다. 여전히 제 할 일을 기다리는 오래된 열쇠들 사이에 우두커니 앉아 손님을 기다린다. 죽도동에 가면 70여 년을 하루처럼 그 자리를 지키는 94세의 할머니 열쇠공을 만날 수 있다. 글 : 배은정 소설가 사 진 : 김 훈 작가

2025-09-17

포스코 노사 임단협 무분규 타결···철강경쟁력·안전·지역상생 ‘세 축’에 방점

포스코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파업이나 교섭결렬 없이 매듭지었다. 17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조인식은 잠정합의 도출(5일)과 조합원 찬반투표 가결(13일)에 이어 공식 절차를 마무리한 자리였다. 이번 합의는 정례적인 임금 인상과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 노사가 오랜 대립과 갈등의 패턴을 벗어나, 철강 경쟁력 복원·작업장 안전 강화·지역 상생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합의안을 짜냈기 때문이다. 합의안의 핵심은 기본임금 11만원 인상과 함께 성과보상체계 강화를 위한 PI(Performance Incentive) 제도 신설이다. 그동안 포스코 노사는 기본급 조정에 집중하는 구조였으나, 이번에는 회사 성과와 직원 보상을 직접적으로 연계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이는 글로벌 철강 수요 둔화와 고강도 경쟁 상황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또 ‘철강경쟁력 강화 공헌금’ 250만 원과 우리사주 취득 지원금 400만 원이 포함돼 직원들의 재무적 동기와 장기적 주인의식을 높이려는 의도가 반영됐다. 작업장 안전은 특히 비중 있게 다뤄졌다. 특히 작업중지권 확대 조항이 눈에 띈다. 이는 현장 근로자가 위험 상황을 직접 판단해 작업을 중단할 수 있는 권한을 넓힌 것으로,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는 노사 공동 의지의 표현이다. 최근 철강업을 비롯한 다양한 업종에서 안전사고 발생 시 사회적 파장이 커지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 이미지와 지속가능 경영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합의안에는 지역사랑상품권 50만 원 지급이 포함됐다. 이는 정부의 민생회복 기조에 동참하는 동시에, 포항·광양 등 사업장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단순한 일회성 지원을 넘어, ‘K-노사문화’ 실천의 실험적 시도라는 평가다. 이번 합의의 또 다른 특징은 무분규 타결이다. 과거 포스코 노사는 교섭결렬 선언, 파업 찬반투표 등 갈등 국면을 반복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치열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합리적 조율을 통해 대립 없이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는 글로벌 철강업계 불확실성 속에서 “내부 갈등보다 경쟁력 회복에 힘을 모으자”는 공감대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금 세계 철강산업은 공급 과잉, 보호무역 강화, 탈탄소 압박이라는 3중고에 직면해 있다. 포스코 역시 수익성 압박과 ESG 경영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번 임단협이 무분규로 타결된 것은 내부 체질 개선을 위한 첫 단추로 평가된다. 노사 간 신뢰가 구축되면 향후 설비투자, 탈탄소 기술 도입,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굵직한 현안에 대응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결국 올해 임단협은 ‘연봉 인상 협의’가 아닌 포스코 노사관계의 구조적 전환점이자 글로벌 경쟁력을 되살리기 위한 공동 선언에 가깝다. 포스코의 2025년 임단협은 △임금·성과보상 병행 △안전 강화 △지역 상생이라는 3대 기조 위에서 무분규로 합의됐다. 노사 모두가 코앞의 이해득실보다는 장기적 생존전략에 무게를 둔 결과다. 향후 이 합의가 포스코뿐 아니라 한국 철강산업 전반의 ‘노사 상생 모델’로, ‘K-노사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지역의 한 중소 철강업계의 임원은 “포스코와는 회사 규모나 다른 모든 부문에서 열악한 지방 중소 철강사의 입장에서는 포스코 임단협이 있을 때 마다 ‘우리도 그만큼은 아니더라도’라는 식의 노사 간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인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17

‘별의 고장’ 영천, 신기한 연리목 노거수 발견

경북 영천시는 별의 고장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1.8m 반사 망원경과 태양 플레어 망원경 등 다수의 천체 관측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보현산천문대가 있다. 국내에서 발견한 소행성 13개 중 12개가 이곳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1.8m 반사 망원경의 이름은 도약이며, 1만 원권 지폐의 뒷면 도안에도 존재한다. 광활한 우주의 별들을 관측한다는 것은 마음 설레는 일이다. 대구와 포항 간 고속도로 영천 나들목을 빠져나와 청송과 보현산천문대로 가는 구불구불한 길을 가다 보면 오리장 숲(五里長林)을 만나게 된다. 우주의 소행성을 발견하는 것만큼이나 오리장 숲에서 신기한 연리목 노거수를 발견했다. 지난 청송군청에 근무할 때 대구를 오갈 때면 가끔 내려서 숲속의 연리근 회화나무와 느티나무를 만나 그 신비함을 체험하곤 했다. 아름드리 거목 울창한 ‘오리장 숲’… 수령 150∼300년 된 300여 그루 서식·천연기념물 제404호 지정 회화·느티나무 한 몸처럼 자라난 연리목, 사랑나무라 불리며 세 번 돌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도 아름드리 거목의 울창한 숲이다. 수령이 150년에서 300년, 줄기 둘레 3m, 키 10여m 이상의 노거수 300여 그루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도로와 하천을 따라 길게 조성된 숲은 왕버들, 말채나무, 팽나무, 느티나무, 회화나무, 은행나무, 굴참나무 등 다양한 수종의 노거수가 살아가고 있다. 오리장 숲은 1999년 4월 6일 천연기념물 제404호로 지정되어 나라에서 자연유산으로 보호 관리하고 있다. 예부터 마을 앞을 따라 오리(五里)에 걸쳐 뻗어있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은 도로 확장과 개발로 본래의 숲이 많이 사라지고 군락지 몇 곳만 남았지만, 여전히 마을을 품에 안은 채 푸르름을 자랑하고 서 있다. 숲에 들어서면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거대한 나무들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연리목(連理木) 회화나무와 느티나무이다. 다른 두 뿌리에서 돋아난 나무가 몸을 맞대고 한 생명을 이루듯 자라난 나무이다. 자천리 오리장 숲의 연리목은 나무 둘레만도 4m가 넘는다. 마치 회화나무가 느티나무를 양팔로 안은 모습이다. 예로부터 회화나무는 학자수(學者樹)라 하여 선비 나무라 하였다. 그리고 느티나무는 오지랖이 넓은 수형과 뭇 생명을 품는 여성목이라 했다. 그리고 보면 남자가 여자를 포근히 감싸 안은 형상의 모습이다. 주민들은 이를 보고 사랑 나무라 하여 나무 주위를 세 번 돌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귀하게 여기고 있다. 우리 인간 세상에서 사랑보다 더 큰 가치가 있을까. 사랑에 웃고 울며 목숨을 거는 인간 세상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연리목 앞에 서면, 이런 사랑에 대한 오래된 전설이 떠오른다. 옛날 중국에서는 하늘에는 비익조(比翼鳥)가 살고, 바다에는 비목어(比目魚)가 살고, 땅에는 연리지가 있다고 했다. 비익조는 암수가 각각 한쪽 날개와 한쪽 눈만 가지고 있어 서로가 합쳐져야만 날 수 있는 새이고, 비목어는 눈이 하나밖에 없어 좌우가 붙어야만 헤엄칠 수 있는 물고기다. 홀로는 온전히 살아갈 수 없는 존재로 함께해야만 완전해지는 생명체이다. 연리목 또한 그러하다. 두 그루의 나무가 하나로 뭉쳐서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연리지는 원래 중국의 후한서 채옹 편에 나오는 말로써 효심의 상징으로 전해졌지만, 당나라 시인 백낙천의 장한가라는 시가 나온 후에는 사랑의 나무란 의미가 덧붙였다. 그의 대표작 장한가(長恨歌)는 중국 당나라 황제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찬란하게 노래하면서도, 결국 파국으로 끝나는 역사적 비극을 노래했다. 궁의 온천에서 꽃처럼 피어난 사랑은 황제의 총애와 권세의 그늘 속에 더욱 농밀해졌으나, 그 뜨거운 사랑은 끝내 나라를 기울게 할 만큼 무겁고 치명적이었다. 권력과 사랑을 얻은 대가는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대가로 끝이 났다. 역사는 냉정했다. 안녹산의 반란, 즉 안사의 난이 일어나면서 당나라의 전성기는 무너졌다. 반란의 두목인 안녹산과 양귀비의 관계를 의심한 황제 호위병들은 피난길에 황제에게 양귀비의 목숨을 요구했다. 결국 황제의 피난길에서 양귀비는 군사들의 원망을 받아 마외역에서 목숨을 잃었다. 황제는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명령으로 사랑하는 양귀비의 죽음을 보게 되었다. 황제와 양귀비의 사랑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그러나 시인 백낙천은 사랑을 오히려 죽음 너머에도 이어지는 영혼의 결합으로 승화하여 노래했다.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자.” 이 맹세는 천지가 무너져도 사라지지 않는 사랑의 영원을 증언한다. 그래서 장한가는 단순한 옛 황제와 미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사랑의 가장 숭고하면서도 비극적인 진실을 보여주는 불멸의 서정시가 된 것이다. 오늘날 자천리 오리장 숲의 연리목은 그 시와 전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하다. 뿌리는 따로지만 줄기와 가지를 하나로 엮어 살아가는 나무는 인간의 삶과 사랑을 닮았다. 혼자서는 완전하지 못한 불완전한 존재가 서로를 의지하며 비로소 온전해지는 모습, 그것이 바로 인간의 진정한 삶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죽음이 둘을 갈라놓아도 사랑하는 마음은 언제나 하나로 연결되어 숭고함을 잇고 있다. 사랑이란 믿음이라는 세상에서 무성히 그리고 온전히 자라고 꽃을 피운다는 사실을 자천리 천연기념물 오리장 숲 연리목 앞에서 시인 백낙천의 장한가에서 그 의미를 찾아 되새겨본다. 별의 고장 영천, 보현산천문대에서 별을 바라보던 사람들의 꿈, 오리장 숲에서 나무에 기대어 살아온 마을 사람들의 염원, 이곳을 찾아 연리목 앞에 선 나의 소망, 이 모두는 하나로 이어져 있는 듯하다. 별빛과 숲, 전설의 시가 한곳에 만나는 자천리 오리장 숲. 이곳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 우리가 어떻게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야 하는지를 말없이 가르쳐주는 역사책이다. 자연을 자세히 보고 명상하면 자연은 우리의 지혜를 일깨워주는 스승과 같다. 연리목 아래서 바라본 하늘은 더없이 높고 깊고 푸르다. 언젠가 나 또한 이 땅에서 인연을 마무리하더라도 누군가와 함께한 사랑이 연리목처럼 하나의 흔적으로 남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의미 있지 않을까 싶다. 자천리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이 숲을 마을의 수호림으로 여겼다. 홍수와 바람을 막아내고, 제방을 지켜주며, 때로는 신령이 깃든 신목으로 모셔졌다. 정월 대보름이면 마을 사람들은 숲에서 제사를 올렸다. 숲이 푸르고 잎이 무성하면 그해 풍년이 들리라 믿었고, 나무의 기운이 약하면 흉년을 점쳤다. 숲의 생태는 곧 마을의 운명과 맞닿아 있었다. 근대화와 함께 제사의 전통은 끊어졌다. 그러다 2003년부터 마을 이장 협의회 주도로 다시 기원제가 부활했다. 노후화된 재단은 새로 정비되었고, 면민의 정성이 담긴 돌비석이 숲 한켠에 서 있다. 숲은 마을의 역사와 신앙, 삶의 기억을 간직한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다. 백낙천(白樂天)의 장한가(長恨歌)는… 양귀비(楊貴妃)와 당나라 황제 현종(玄宗) 둘의 로맨스가 워낙 유명했으므로 시를 지어 노래했는데 그것이 유명한 장한가이다. 생전 두 사람은 다음과 같이 언약했다고 하는데, 당나라의 시인 백낙천이 당 현종과 양귀비의 비극적인 사랑을 장한가라는 장대한 서사시로 읊었다. 당나라 현종이 양귀비의 무릎을 베고 누워 하늘의 별을 쳐다보면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장한가의 끝 구절로 이렇게 노래했다.​ 현종은 안녹산의 난으로 꽃다운 나이에 비명에 간 양귀비를 잊지 못해 늘 이 말을 되뇌었다고 한다. 七月七日長生殿(칠월칠일장생전) 7월 7일 장생전에서 夜半無人和語時(야반무인화어시) 깊은 밤 사람들 모르게 한 우리의 맹세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 하늘에선 비익조가 되고,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연리지) 땅에선 연리지가 되자고 간곡히 언약한 말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 하늘과 땅은 차라리 끝이 있을지라도,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 님을 사모하는 이 마음의 한은 끝이 없으리 /글·사진=장은재 작가

2025-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