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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제5회 경북도 어르신 주산대회서 최우수상과 장려상 수상

예천군은 23일 구미코에서 열린 ‘제5회 경북도 어르신 주산대회’에서 예천군 소속 선수들이 개인전 최우수상과 단체전 장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이번 대회는 어르신들의 두뇌 건강 증진과 여가문화 확산을 목적으로 경북도가 주최하고 경북도평생교육지도자협의회가 주관해 열렸다. 군은 올해 처음으로 읍·면 평생학습센터를 운영하며 8개 읍·면에서 주산 수업을 개설했다. 이를 통해 배움을 이어온 어르신 7명이 대표로 출전해 첫 참가임에도 불구하고 값진 성과를 거두었다. 대회 결과, 양국자(예천읍 거주) 어르신이 개인전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해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단체전에서도 예천군이 장려상을 차지했다. 양국자 어르신은 “평생학습센터에서 다시 배우고 연습하면서 큰 보람을 느꼈고, 이렇게 상까지 받게 되어 영광이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주산 학습을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번 성과에는 예천군평생교육지도자협의회원들이 강사와 평생학습매니저로 참여해 지도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점도 큰 힘이 되었다. 현장에서 학습을 돕고 선수들의 실력을 키운 덕분에 첫 출전임에도 우수한 결과를 낼 수 있었다는 평가다. 김학동 군수는 “읍·면 평생학습센터 운영 첫해부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어르신들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지도자협의회의 헌신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읍·면 평생학습센터를 더욱 활성화하여 어르신들의 활기찬 삶과 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5-09-24

독도재단, 경북도의회서 ‘K-독도 홍보관’ 운영…3D·VR·AI 체험관으로 울릉독도의 가치 생생히 전달

재단법인 독도재단은 23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경북도의회 제358회 임시회 기간 동안 의회 1층 로비에서 ‘K-독도 홍보관’을 운영했다. 이번 홍보관은 ‘경북도의회 독도 수호 디지털 체험관’을 주제로, 방문객들에게 독도의 올바른 역사 인식을 확산하고 나라사랑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기획됐다. 홍보관에는 △독도 4D 입체영상 △360도 터치 VR △디지털 수족관 △인터랙티브 미디어 월 △AI 포토존 △독도 디지털북 △독도 미니게임 등 최신 디지털 콘텐츠가 마련됐다. 또한 독도네컷 포토존, OX 퀴즈, 홍보물 제공 등 부대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돼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행사를 찾은 도민과 관람객들은 “독도를 직접 체험하듯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 의미 있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승환 독도재단 사무총장은 “K-독도 홍보관은 국민 누구나 독도의 가치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최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프로그램”이라며, “이번 체험관 운영을 통해 독도 수호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세대와 국적을 넘어 공감대를 확산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홍보관 운영은 독도의 가치를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현대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독도 교육·홍보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5-09-24

울릉도 찾아가는 생명지킴이 자살예방 교육…울릉군, 어르신 정신건강 안전망 강화

울릉군정신건강복지센터는 초근 관내 노인주거복지시설 종사자와 입소 어르신을 대상으로 자살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어르신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위기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은 자살예방 전문 강사가 진행했으며 △노인 자살 고위험 신호 이해 △위기 상황 대응 방법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활용 및 연계 절차 등을 중심으로 사례 위주로 이뤄졌다. 특히 이해하기 쉽게 구성돼 어르신들과 종사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노인복지 종사자와 입소 어르신 모두가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시키는 중요한 주체”라며 “앞으로도 군민의 생명을 지키고 정신건강을 돌보는 다양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울릉군정신건강복지센터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자살예방교육을 운영 중이다. 자살예방 의무기관은 물론, 생명지킴이 교육을 희망하는 기관·단체·기업도 신청할 수 있다. 문의 울릉군정신건강복지센터(☎ 054-790-6815) 울릉군은 전체 인구 약 9천여 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30%를 웃도는 초고령 사회로 분류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노인 자살률은 OECD 평균의 2배 이상으로, 특히 도서·산간 지역에서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위험성이 높게 나타난다. 울릉군은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전문 의료·상담 서비스 접근성이 제한돼 있어, 찾아가는 생명지킴이 교육과 같은 현장 밀착형 프로그램이 큰 의미를 가진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5-09-24

울릉도 따뜻한 손길로 아름답고 행복한 한가위…추석 맞아 취약계층 100세대 정성 담은 음식 전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울릉도에서는 나이많은 홀몸어르신 결손가정 등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나눔이 실천되며 ‘아름다운 사회’의 진정한 의미가 빛나고 있다. 울릉군자원봉사센터(센터장 김숙희)는 23, 24일 이틀간 한마음회관 조리실에서 정성과 사랑을 담아 풍성하고 즐거운 추석 명절 음식을 마련했다. 이를 한국전력 MCS 사회봉사단과 울릉도 자생봉사단체 삼봉회 회원들이 힘을 모아 직접 배달에 나섬으로써 울릉군 내 취약계층 100세대가 풍성하고 따뜻한 한가위를 맞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나눔은 ‘추석맞이 사랑의 온기 나눔’과 ‘취약계층 추석명절 음식 나눔 봉사’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홀로 사는 어르신과 결손 가정, 여러 사정으로 명절 음식을 장만하기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과 정을 나누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울릉도만의 최고의 웰빙 특산물과 전통의 맛을 담은 음식 꾸러미는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니라 섬 주민 모두가 서로의 존재를 기억하고 지켜주는 연대의 상징이 되었다. 정성껏 준비된 음식에는 울릉 칡소로 만든 육전과 가자미전, 고추전, 오징어전, 고구마전 등 5종의 전과 송편, 울릉도의 대표 나물인 고비·부지갱이·콩나물·무로 조리한 나물 4종이 담겼다. 이는 지역의 풍요로운 자연과 문화를 그대로 담아낸 건강한 명절 음식일 뿐 아니라, 취약계층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울릉군민의 정성 그 자체였다. 김숙희 센터장은 “추석을 홀로 쓸쓸하게 보내는 이웃이 없도록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모아 음식을 준비했다”며 “모두가 행복한 명절을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사랑과 정성으로 음식을 만들어주신 자원봉사자들과 땀 흘려 배달에 나선 봉사자들 덕분에 울릉군이 더욱 밝고 따뜻한 섬이 되었다”며 “군에서도 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울릉도의 이번 나눔 활동은 단순히 명절 음식을 전하는 행사가 아니라,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사는 가치를 일깨우고 작은 정성이 모여 세상을 밝히는 힘이 됨을 보여주며, 울릉군이 아름다운 사회를 구현해 나가는 소중한 발걸음이 되고 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5-09-24

‘울릉도는 신비의 자연과 치유가 상존하는 독창적인 관광 섬’

울릉도의 신비로운 자연과 청정한 생태환경이 도시민에게 치유와 힐링을 선사하는 섬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울릉군과 서울관광재단이 상생발전과 협력 강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울릉군은 24일 서울관광재단과 서울 중구 서울관광재단 7층 대회의실에서 지난 23일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남한권 울릉군수와 울릉군 관계자 4명, 길기연 대표이사를 비롯한 서울관광재단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상호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이번 협약은 울릉군이 보유한 독창적인 관광자원과 서울관광재단의 마케팅 역량을 결합해 지속가능한 지역 관광산업 발전과 관광교육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두 기관은 앞으로 관광 정보 교류 및 네트워크 구축 ▲국내외 관광객 대상 상호 홍보 협력 ▲관광 인프라와 마케팅 역량의 상호 보완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사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울릉군은 이번 협약을 통해 수도권 관광 거점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함으로써 울릉도 관광자원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외 관광객 유치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울릉군이 지닌 천혜의 자연환경과 독창적인 문화유산은 ‘힐링과 회복의 섬’을 찾는 도시민 관광 수요와 맞닿아 있어 앞으로 울릉군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치유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울릉군 관광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뜻깊은 계기가 마련됐다”며, “서울관광재단과의 지속적이고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울릉군이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5-09-24

“울릉공항 여객수요 과다 산정·공사 감독 부실”

울릉공항 건설과 관련해 국토부의 여객수요 예측 과다 산정과 울릉도 공사현장에 대한 부산항공청의 감독 부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국토부는 울릉공항 2040년 여객수요를 111만 명으로 산정했지만, 해수부는 101만명 수준으로 전망했다. 흑산공항 역시 국토부가 해수부보다 43만 명 이상 높게 추산해 과다 산정 논란이 불거졌다. 감사원은 “도서공항 여객수요 산정 방법을 개선하고 수요를 재산정하라”고 국토부에 통보했다. 부산항공청은 울릉공항 케이슨 공사 과정에서 시공사가 설계도면과 다르게 시공했음에도 이를 방치했다. 또 하도급자가 건설산업기본법상 자격을 갖추지 못한 현장대리인을 배치했는데도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를 “관리·감독 부실”로 규정했다. 감사원은 국토부 장관에게 도서공항 수요예측 개선 및 소형항공사 수익성 보장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부산항공청장에게는 항공기 안전 운항 확보와 감독 강화 대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총 12건의 시정·주의 조치가 내려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국토교통부는 사업 타당성을 재검토하거나 시설 규모를 조정하는 등 적절한 추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앞으로 지방공항 건설사업 추진시 여객수요를 과다 산정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25-09-24

초록우산·구미그린리더클럽, 범죄피해 위기 아동 일상 회복 후원금 전달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본부장 박정숙)와 구미그린리더클럽(회장 이규왕)은 지난 23일 범죄 피해로 위기에 처한 아동을 지원하기 위한 후원금 300만 원을 전달했다. 이번 후원금은 구미그린리더클럽 소속 ㈜태경종합건설 및 ㈜대경건설 오형석 대표가 마련했다. 기금은 범죄피해를 입은 아동의 긴급 지원과 회복을 위한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오형석 대표는 2023년부터 3년간 꾸준히 김천·구미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후원을 이어오며 지역사회 나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오형석 대표는 “범죄 피해로 갑작스러운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나눔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 박정숙 본부장은 “아이들이 범죄 피해로 인해 삶의 기반을 잃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이번 후원은 위기 상황 속 아동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며, 아동 보호와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구미그린리더클럽은 초록우산의 중·고액 후원자 모임으로,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 아동을 돕기 위해 결성됐다. 장학금 지원과 물품 기부, 범죄 피해 위기 아동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구미 지역에 건강한 나눔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류승완기자 ryusw@kbmaeil.com

2025-09-24

李대통령, 유엔 사무총장 접견···우즈벡·체코 정상과도 연쇄회담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마친 뒤 우즈베키스탄 및 체코 정상과 연이어 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우선 유엔본부 의장실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24일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교통 분야와 인프라 분야에서 양국의 실질적이고 호혜적인 협력을 확대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룬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도 “(지난번) 통화에 이어 이번에 이렇게 직접 뵙게 돼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고,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역시 “지난번에 전화를 해 준 점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회담하며 양국의 관광 교류 등에 대한 대화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파벨 대통령을) 한번 뵙고 싶었다. 대한민국에서는 체코의 프라하가 아주 유명한데 알고 계신가”라고 물었다. 파벨 대통령은 “잘 알고 있다. 제가 출근하는 길에도 한국인 관광객을 굉장히 많이 만난다”고 답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7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서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 냉전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END’는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의 약자다. /박형남기자

2025-09-24

‘가슴엔 태극기, 대한민국 33번 외쳤다’···李대통령, 유엔총회 데뷔

이재명 대통령이 20분간의 연설로 세계 최대 다자외교 무대인 유엔총회 데뷔전을 치렀다. 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에서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에 이어 7번째 순서로 기조연설에 나서 차분한 목소리로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연설은 통상적으로 각국 정상에 배정되는 연설 시간인 15분을 다소 넘겨 20분간 진행됐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2022년 첫 유엔총회 연설 때 소요된 15분보다 길었다.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22분과 비슷한 길이였다. 이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극복한 ‘민주주의 대한민국’의 국제사회 복귀를 선언하고, 한반도 대결 종식의 방법론으로 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를 의미하는 ‘엔드(END)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 극복의 원동력을 지칭하는 ‘빛의 혁명’을 “유엔 정신의 성취를 보여준 역사적 현장”이라면서 “대한민국 국민이 들었던 오색빛 응원봉처럼 국제사회와 유엔이 인류의 미래를 밝힐 희망의 등불을 함께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유엔의 과제 해결과 관련해 “대한민국 국민이 증명한 길에 답이 있다. 더 많은 민주주의”라고 말하면서 오른손 검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대한민국’ 33회, ‘평화’ 25회, ‘민주주의’ 12회, ‘한반도’를 8회 언급됐다. 연설 도중 대한민국의 국제사회 복귀를 선언한 대목, 북한을 향한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고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대목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형남기자

2025-09-24

李대통령 “새로운 대한민국, 국제사회 완전 복귀”···유엔총회 기조연설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저는 오늘 유엔총회에서, 세계 시민의 등불이 될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당당히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때 민주주의와 평화가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대한민국은 그때마다 불굴의 저력으로 일어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지난 겨울,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은 ‘빛의 혁명’을 이뤄냈다”며 “친위쿠데타로도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원하는 대한국민의 강렬한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유엔 정신의 빛나는 성취를 보여준 역사적 현장이기도 했다”며 “대한민국이 보여준 놀라운 회복력과 민주주의의 저력은 대한민국의 것인 동시에 전 세계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라는 말처럼,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을 함께할 모든 이에게 ‘빛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 유엔이 걸어온 지난 80년은 인류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고 미래세대를 위한 길을 모색한 소중한 여정이었다”고도 했다. 그는 “누군가 유엔의 성취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대한민국 80년의 역사를 바라보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것”이라며 “도전과 응전으로 점철된 대한민국의 역사는 곧 인류의 거대한 도전에 맞서 온 유엔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유엔이 설립된 해 식민 지배에서 해방됐고 유엔의 도움으로 분단의 상흔과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국가정체성을 유지하며 산업화를 일궈내고, 민주주의를 꽃피웠다”며 “대한민국은 그 자체로 유엔의 존재가치를 증명한 나라”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일어선 동방의 작은 나라가 당당한 유엔 회원국으로 거듭났다. 이제 민주주의 회복의 경험을 아낌없이 나누는 선도국가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박형남기자

2025-09-24

OECD, 올해 세계성장률 3.2% 전망···미국 AI 투자·중국 재정확대가 견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3일 2025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3.2%로 전망했다. 지난 6월 발표한 예측치(2.9%)보다 0.3%포인트 상향 조정한 수치다. 미국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중국의 적극적 재정 지출이 성장률 상향의 배경으로 꼽았다. 다만 OECD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여전히 주요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8월 말 기준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19.5%로, 1933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관세 부과 전 수출입 기업들이 ‘밀어내기’ 수요를 보였지만, 본격적인 부정적 영향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OECD는 세계 성장률이 2024년 3.3%에서 2025년 3.2%로 둔화하고, 2026년에는 2.9%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지역별로는 미국의 2025년 성장률 전망이 1.8%로, 6월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2024년(2.8%)보다는 낮다. 활발한 하이테크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고관세와 이민 감소가 경제활동을 제약하면서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업률 상승 등 경기 둔화 조짐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유로존은 1.2%로 0.2%포인트 올려 잡았다. 기준금리가 2023~2024년의 4%에서 현재 2% 수준까지 낮아지며 무역 충격이 일부 완화된 것으로 평가됐다. 일본은 기업 실적 호조와 투자 증가세를 반영해 0.4%포인트 상향 조정된 1.1% 성장률을 예상했다. 반면 한국경제의 경우에는 최근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해 두번 성장률 전망치를 내린 지난 6월 1.0% 성장률을 그대로 유지했다. 또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상향조정된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지난 6월과 동일한 2.2%를 유지했다. 신흥국도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중국은 4.9%로 0.2%포인트 올랐지만, 2024년(5.0%)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OECD는 2026년에는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 감소와 재정 지출 축소로 4.4%까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알바로 페레이라 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방위비와 고령화 대응 지출 증가가 국가 재정 부담을 키우고 있다”며 “각국 국채 금리가 오르는 것은 투자자들이 재정 리스크 확대를 우려하는 신호”라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24

“기업 성장사다리 구축 시급”···한경협, 5대 정책과제 제시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를 걷어내고, 자본조달부터 장기 성장까지 이어지는 ‘성장사다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정책 제언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4일 곽관훈 선문대 교수(중견기업학회장)에게 의뢰한 ‘기업의 성장사다리 구축을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를 발표하고, 기업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다섯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 자본조달 유연화 보고서는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외부자금 출자 비율은 40%, 해외투자는 20%로 제한돼 있다. 또 CVC는 대기업집단 계열사와 총수일가가 출자한 기업에는 투자할 수 없다. 한경협은 이 같은 규제가 벤처투자 활성화를 막고 있다며, 외부자금 및 해외투자 한도 완화, 투자금지 범위 재검토 등을 제안했다. △ 기업 성장 촉진 국내 기업집단 제도가 ‘사전규제’ 중심으로 설계돼 기업의 성장의욕을 꺾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정 자산 이상이면 ‘공시대상기업집단’ 또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묶여 내부거래, 출자, 채무보증 등에 강한 규제를 받는다. 보고서는 일본의 사례를 들면서 위법행위는 사후 제재로 전환하고, 모회사의 내부통제 의무 제도를 도입해 그룹 전체의 자율적 관리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성장 유인 강화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전환하면 연구개발(R&D) 세액공제율이 크게 낮아지고, 고용 증대에 따른 세제 혜택도 줄어드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중견기업 6년 차 이후에도 점진적으로 세액공제를 적용하고, 고용 증대 공제도 유예기간을 두어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사업 다각화 지원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가 상장 자회사 지분 30%, 비상장 50% 이상을 보유하도록 규정해 소규모 지분투자나 합작회사를 통한 신사업 진출을 제약하고 있다. 보고서는 ‘기업활력법’ 개정을 통해 지주회사 지분율 규제의 유예·배제를 허용하고, 일본처럼 주식교부제도를 도입해 자금력이 부족한 기업도 M&A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장기 성장 기반 강화 우수 인재 확보와 장기 투자를 위한 보상제도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특히 성과연계형 보상체계인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 활용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들며, 무상 신주발행 허용, 자기주식 취득 예외 규정 신설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국내 투자자의 평균 주식 보유기간이 코스피 6.5개월, 코스닥 2.9개월에 불과한 만큼, 장기 주주 우대제도 도입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우리 경제는 기업 성장 과정마다 규제가 누적돼 도전의 보상이 사라지고 있다”며 “이제는 규모 중심의 계단식 규제를 지양하고, 성장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과감한 정책 전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24

與, 30일 ‘대선개입 의혹’ 조희대 청문회 강행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오는 30일 오전 10시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긴급 현안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법사위는 지난 22일 밤 전체회의에서 청문회 실시계획서와 관련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안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청문회 증인으로는 조 대법원장을 비롯해 오경미·이흥구·이숙연·박영재 대법관, 한덕수 전 국무총리,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판사,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오민석 서울중앙지법원장 등이 채택됐다. 참고인으로는 김주옥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노행남 부산지법 동부지원 부장판사, 한인섭 변호사, 언론인 정규재 씨, 김선택 교수 등이 포함됐다. 민주당은 만약 청문회에 조 대법원장이 불출석할 경우 고발 등을 통해 처벌까지도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법사위 소속 이성윤 의원은 23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청문회가) 법사위에서 어느 날 뜬금없이 나온 것은 아니고 여러 번 논의가 됐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이) 안 나오면 처벌받을 것”이라면서 “불출석 시 법사위에서 조 대법원장을 고발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청문회 의결은 ‘날치기 처리’라며 날을 세웠다. 곽규택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어제 추미애 (법사위) 위원장과 민주당은 예고도 없이,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긴급 청문회’ 실시계획서와 증인‧참고인 출석의 건을 날치기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곽 원내수석대변인은 “해당 의혹을 처음 제기한 친여 성향의 유튜브 채널은 이제 와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제보’라 말하고 있고, 서영교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이 취재원’이라는 변명만을 늘어놓고 있다”며 “그럼에도 민주당이 무리하게 청문회를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겨냥한 노골적 빌드업”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 사건을 파기환송 취지로 결정하자, 민주당은 곧바로 ‘사법부의 대선 개입’이라며 들고 일어났다”며 “이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는 잠잠하다가, 지난 8월 27일 법원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돌연 다시 ‘대법원장 사퇴 압박 카드’를 꺼내들었다.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사법부를 공격하고, 유리할 땐 침묵하는 민주당의 내로남불 정치”라고 꼬집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9-23

장동혁, 김문수와 오찬 “당내 단합·협조”당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전당대회에서 맞붙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오찬 회동을 갖고 당내 단합과 협조를 당부했다. 이번 회동은 전당대회 결선 이후 두 사람이 처음 공식적으로 만난 자리다. 장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김 전 장관을 만나 “당내 상황이 여러모로 어렵고 국정 상황도 녹록지 않다”며 “좋은 말씀도 듣고 조언과 지혜를 구할 겸 청을 드렸는데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열심히 잘하고 계시다”며 “얼굴이 더 좋아지셨다”고 화답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오찬은 약 한 시간가량 이어졌다. 장 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장관께 당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 여러 말씀을 들었고, 충분히 검토하며 받아들일 말씀이 많았다”며 “좋은 말씀을 많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어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강행한 것과 관련해 “사법부를 장악하려는 욕망 때문에 민주당이 정신줄을 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법원장을 상대로 있지도 않은 사실을 날조해 퍼뜨리고 선전·선동하는 것은 정치공작”이라며 “사법부가 장악되면 독재는 완성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내란특별재판부·검찰 해체 같은 정치 폭거로 독재로 가는 길은 이미 7~8부 능선을 넘었다”고 강조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 구속과 관련해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연결시키려는 정치공작을 계속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강제수사를 통해 밝혀진 것에 의하면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가 부당하게 연결되는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9-23

“1년보다 더 길었던 100일 여야 협치 무너져 내렸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3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0일은 1년보다도 더 긴 시간으로 느껴졌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폭주’로 여야 협치가 무너졌다면서 의회민주주의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송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 폭주로 여야 대화와 협치가 무너져 내렸다”며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민생 경제와 외교 안보 위기 타개책을 마련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무회의를 통과한 3대 특검법 개정안을 두고서는 “이 대통령 순방 중에도 야당 말살 폭주는 멈출 줄 모른다”며 “국내에서는 야당 탄압·정치 보복을 이어가면서 유엔 총회에 가서는 민주주의 회복을 운운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해당 법안을 “검찰의 권한은 해체하면서 특검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몰아주는 반개혁적 법안”이라며 “특검 정국으로 내년 지방선거까지 치르려는 매우 비열한 정치 공작”이라고 말했다. 특히 ‘플리바게닝(사법협조자 형량 감면 제도)’ 조항을 문제 삼으며 “우리나라 형사법 체계에 존재하지 않는 제도를 유독 특검에게만 인정하는 것은 사법 체계의 형평성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의결한 조희대 대법원장 인사청문회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에게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내린 조 대법원장에 대한 보복적 청문회”라고 규정하면서 “국회가 국민을 위한 민생 토론의 장이 아니라 이 대통령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한 보복의 장으로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정부 조직은 한 번 망가지면 되돌리기 어렵다”고 전제하며 “우리처럼 조변석개(朝變夕改)하며 정부조직을 이리저리 바꾸는 케이스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정부조직 개편안과 관련해선, “개편안대로라면 앞으로 원전 건설 운영은 지금의 환경부 장관이 담당하게 된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문재인 정권 당시 대표적인 탈원전주의자였다”며 “결국 이번 정부조직 개편은 탈원전 시즌 2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라고 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배임죄 폐지에 대해서는, “상법상 기업인 특별배임 완화에는 공감하지만, 형법상 배임죄 폐지는 곤란하다”며 “대장동·백현동 사건이 형법상 배임 혐의로 걸려 있는 만큼 대통령을 면책하려는 정략적 의도가 숨어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설 방침이다. 송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소수 야당이 고심 끝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5-09-23

李대통령,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와 AI 협력 MOU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순방 첫날 경제 외교를 본격화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회장을 만나 대한민국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AI 허브로 만들기 위한 양해 각서를 체결하는가 하면, 미국 의회의 상하원 의원단 접견과 뉴욕 동포 만찬 일정을 진행했다. 뉴욕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곧바로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을 접견했다. 블랙록은 현재 12조 5000억 달러, 한화로 약 1경 7000조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대통령실은 이번 만남에서 양측의 인공지능(AI) 및 재생에너지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래리 핑크 회장과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협력 방안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통령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은 “래리 핑크 회장은 한국이 아시아의 ‘AI 수도(AI Capital in Asia)’가 될 수 있도록 글로벌 자본을 연계해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언급되지 않았다. 이날 브리핑에 배석한 더불어민주당 차지호 의원은 “블랙록 같은 자산운용사에서 대규모 투자라고 하면 통상 수십조 원 단위가 된다”며 “이 대통령과 래리 핑크 회장 사이에 함께 추진하자는 컨센서스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TF가 결정되고 공동 투자의 포트폴리오가 논의된 뒤에 전반적인 투자 규모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미국 의회의 상하원 의원단과 만나 최근 미 조지아주에서의 한국인 구금 사태의 재발 방지 방안, 관세 협상 등에 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인 구금 사태에 대해 “최근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 전문인력 구금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미 의원들은 비자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을 표명하고 양국 정부의 비자 개선 노력이 한국인 전문인력만을 대상으로 별도의 비자(E-4) 쿼터를 신설하는 ‘한국 동반자법’의 의회 통과에 힘이 될 것이란 기대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교착 상태에 있는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한미 간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한국 외환시장에 불안정이 야기될 우려가 있지만 결국 양측이 ‘상업적 합리성’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9-23

‘지속가능한 건강도시’… 맞춤형 서비스로 더 든든한 지킴이

인간의 단위가 가족에서 부족으로, 다시 국가로 확대되며 전염병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이 강하게 요구되며 보건 행정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보건 행정은 국민이 심신의 건강을 유지함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건강증진을 도모하도록 돕는 보건정책으로 구체적으로는 영유아와 성인에서 노인까지의 보건 대책, 성인병이나 전염병을 포함한 각종 질병 대책과 정신위생 대책 등을 말한다. 이러한 보건 행정을 수행하기 위해 전국의 시·군·구 단위에 설치된 행정기관이 보건소다. 보건소의 사업 또는 조직이 본격화된 것은 20세기 초반으로 일본은 1937년, 대만도 1945년부터 위생보건소를 설치해 보건 활동을 전개했다.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부터 보건 산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어 6·25 전쟁 등 빈약한 국가재정으로 보건소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다 1956년 12월 ‘보건소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법률 제406호로 공포됨에 따라 전국적인 보건소 활동이 가능해졌다. 지방보건소는 인문지리적인 조건과 지역주민의 요구 등에 따라 조직과 체제가 다르게 발전돼 주로 도시형 보건소와 농촌형 보건소로 조직과 구조가 구분돼 발전돼 왔다. 응급 골드타임 사수·공공 심야약국·결식 아동들 식생활 문제부터 전문가 심리상담 까지 전 세대 아우르는 의료복지 사각 해소 노력 2023~2025년 ‘우수지자체’… 지난해 ‘치매 사업’ 등 총 9개 기관상 내년에 보건지소 원격협진 본격 가동 더 촘촘한 지역 밀착형 진료 □ 경산시보건소의 시작과 역사 경산에는 지난 1961년 1월 경산군보건소가 설치되고 2월에 남천면 보건지소가 설치되어 보건 행정의 첫발을 내디디고 1962년 4월에 자인과 와촌보건지소를, 1964년 4월에 하양·압량·진량·경산·용성·남산보건지소를 설치했다. 이후 보건 행정의 서비스를 넓히기 위해 1983년 12월 용성 육동보건진료소를 설치하고 1989년 12월 진량 대원보건진료소를 설치하기까지 10개의 보전진료소를 설치해 의료서비스 사각지대를 해결하고 있다. 1989년 1월 경산시·군이 분리되며 1991년 경산시 보건소가 설치되었다 1995년 1월 시·군이 통합되며 경안로30길 18(삼북동)로 이전했다. 2002년 12월 현재의 보건소로 이전해 여러 차례 개편을 거친 조직은 2024년 보건행정과와 건강증진과, 방문진료과, 식품의약과로 개편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 경산시 보건 행정의 도전 경산시는 ‘지속 가능한 건강 도시’를 목표로 감영병 예방과 치매와 만성질환 관리, 맞춤형 건강증진 서비스 등으로 시민의 삶 속에서 든든한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2026년에는 원격협진과 첨단 장비를 도입해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고 어르신과 임산부를 위한 예방접종을 강화한다. 보건기관 환경정비로 쾌적한 진료 환경을 구축하고 의료인력 부족으로 불편을 겪었던 7개 보건지소에 원격협진 사업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지난 4월 도입된 화상 시스템은 진료와 처방, 복약지도가 원스톱으로 이뤄지며 의료취약지역 주민들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받고 있다. 또 10개 진료소에는 지역 밀착형 진료와 건강한 생활 습관 정착을 돕는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이 확대되고 첨단 의료 장비 도입으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진료 환경을 마련한다. 올해부터 임신 27주 이상 36주 이내 임산부와 배우자,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까지 백일해를 무료 접종해 출산 친화적 환경을 조성했다. 또 65세 이상에만 지원하던 인플루엔자 무료 접종을 지난해부터 60세 이상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소아과·산부인과의 필수 의료 체계를 강화하고 응급의료 시스템을 혁신해 골든타임을 지키고 먹거리 플랫폼과 안전한 급식 관리로 시민이 안심하고 생활해 모든 세대가 웃으며 행복을 나눌 수 있는 도시에 도전한다. □ 경산시 보건 행정의 두드러진 성과 경산시는 2023년 제8기 지역 보건의료계획(2023~2026년) 수립 성과대회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24년 2차, 2025년 3차 연차별 계획에서도 우수 지자체에 이름을 올리며 시민 건강을 위해 효율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능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또 감염병 예방관리와 치매 예방 사업, 만성질환 예방, 맞춤형 건강증진 사업, 비대면 건강관리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경상북도가 주관한 제53회 보건의 날 기념 ‘2025년 보건 시책사업 우수기관 평가’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다시 한번 역량을 입증했다. 지난해에는 감염병 관리와 대응 부문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 중앙정부와 경북도평가에서 2023년에 이어 연속 기관상에 ‘치매 극복 관리사업’을 비롯한 주요 보건복지 정책들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총 9개의 기관상을 받았다. □ 초고령사회 선제 대응과 출산 정책 강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20.6%를 넘기며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경산시는 예방접종 등과 더불어 어르신 건강관리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치매안심센터를 중심으로 치매 검진과 맞춤형 사례관리, 예방과 인지 강화 프로그램, 환자 쉼터 제공, 공공후견 사업 등을 연계한 치매 통합관리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어르신의 건강과 존엄성을 보장하고 있다. 또 화면형 AI 스피커와 블루투스 건강측정기를 활용해 어르신의 일상 속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맞춤형 돌봄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미혼 남녀의 자연스러운 만남으로 결혼으로 이끄는 ‘경산시 솔로탈출 single, 벙글!’ 프로그램에 출산가정을 위한 정책도 확대하며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50만 원의 산후 조리비를 100만 원으로 상향하고 실생활에 필요한 출산 축하 박스도 지원한다. 다자녀 가정을 위한 농수산물과 35세 이상 고령 산모 진료비 지원, 생애 초기 건강관리사업 등 맞춤형 돌봄 정책으로 출산가정이 안심하고 건강한 육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처럼 경산시의 보건 행정은 응급환자 골드타임 사수, 공공심야약국, 어린이와 사회복지시설의 식생활 문제 해결, 전문가 심리상담 등 전 세대를 아우르고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의료복지 사각지대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지난 성과를 밑거름으로 한 걸음 더나가는 경산시보건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신규사업을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다”며 “어르신·임산부 예방접종 확대, AI·IoT 돌봄과 응급·필수 의료 강화로 건강한 경산을 만들며 나아가 안전한 먹거리 관리와 출산·육아 지원 정책을 확대해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 모든 세대가 어울려 건강한 일상을 만드는 행복 도시 경산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5-09-23

1800년 전부터 한국인과 더불어 살았던 소

부지런함과 우직함은 소가 가진 주요한 특성이다. 예부터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에게 “에이, 소만도 못한 놈”이라 손가락질 한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한국이 농경사회이던 시절. 소는 일꾼 열 몫의 농사일을 해냈다. 그러고도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다. 그 묵묵함과 순종적인 성격 때문에 적지 않은 농민들이 소를 그저 그런 짐승이 아닌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식구로 여기기도 했다. 그렇다면 소는 언제부터 인간과 함께 살아가게 됐을까?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엔 ‘신라 눌지왕 22년에 백성에게 소를 이용해 수레를 끄는 법을 가르쳤다’는 기록이 등장한다. 눌지왕 22년은 서기 438년이다. 신라, 백제와 함께 삼국시대의 한 축이었던 고구려. 그 나라 벽화에서도 바퀴 달린 수레를 끄는 소 그림이 발견됐다. 그보다 이전 시대엔 다수의 군인이 전쟁터에 나가거나, 가뭄과 홍수 등 천재지변으로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소를 제물로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확인된다. 이러한 고문헌의 기록으로 볼 때 소는 최소 1800여 년 전부터 한국인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고락(苦樂)을 함께 해왔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인간의 오랜 친구’라 불러도 무방하다는 이야기.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한우를 “세계에서 유일한 우리나라 고유의 역용종으로, 수천 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독특한 품종”이라 설명하며, “성질은 온순하고 인내심이 강하면서도 영리하다”고 부연하고 있다. 소와 인간의 정서적 교감이 가능하다는 건 경북 봉화군 산골에 사는 늙은 부부와 그들이 키웠던 소 ‘누렁이’의 일상을 관찰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를 통해 이미 증명된 바 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9-23

이 ‘착한 짐승’의 죄 없는 생애

경상북도 포항. 푸른 파도가 지척에서 출렁이는 죽도시장 들머리엔 소머리국밥과 소머리수육 딱 2가지 메뉴만 파는 두 음식점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자리해 있다. J식당과 P식당이다. 바람 쌀쌀하던 10년 전 겨울. 처음으로 J식당을 찾았을 때다. 정겹다고 해야 할까, 옛 정취 가득하다고 말해야 할까…. 어쨌건 고즈넉한 분위기에 매료됐다. 70~80대 노인들이 소주 한 병 가운데 놓고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오래 고아낸 소머리 국물을 천천히 드시고 있었다. 분위기만이 아니었다. 독특한 비주얼의 머릿고기는 보드라우면서도 쫀득한 식감으로 술꾼들의 아픈 속을 달래줬다. 수육에 곁들여 먹는 데친 부추는 향긋하고, 반찬으로 나오는 깍두기와 간장에 절인 양파도 깔끔한 맛. 가마솥에 오래 고아낸 ‘소머리 국물’ 보드랍고 쫀득한 식감 ‘소머리 수육’ 부추·깍두기·양파 곁들이면 맛 일품 2030 입맛까지 사로잡은 전통 음식 같은 메뉴를 파는 P식당도 분위기와 맛이 대동소이했다. 한 가지 다른 게 있다면 P식당은 국밥이 담긴 오지그릇에 날계란 하나를 깨 넣어주는 정도다. 그런데, 한참 동안 두 식당의 분위기가 달라진 적이 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두 곳 모두 이른바 ‘TV 맛집 프로그램’에 소개됐고, 방송을 탄 이후 거의 1년 이상 식당 앞 좁은 골목길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나이 지긋한 소머리국밥집 20~30년 단골들은 일종의 공황에 빠졌다. 조용하고 평화롭던 점심시간이 외지에서 찾아온 젊은이들로 시끌벅적한 도떼기시장이 됐으니. 분위기만이 아니라 “맛이 달라졌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더해지기도 했다. 방송의 힘이 어마무시하다는 걸 새삼 깨달으며 이 기간엔 기자도 J식당과 P식당을 찾지 않았다. 두 식당이 예전 분위기로 돌아온 건 한참이 지나서였다. 음식점 주인은 계속 구름처럼 몰려드는 손님을 받고 싶었을 테니 섭섭했겠으나, 오랜 단골들에겐 다행스런 일이었을 터. 식당 앞 골목은 다시금 조용해졌다. 권력도, 방송의 힘도 어쩔 수 없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영원히 지속되는 건 세상에 없으니. J식당엔 앞서 말한 1년가량의 ‘혼란기’를 제외하곤 1~2주에 한 번쯤 갔으니 주인, 종업원과 농담을 주고받을 만큼 친하다. 비싼 우설(牛舌) 한두 점을 슬쩍 기자의 국그릇에 넣어주기도 할 정도다. 가끔 소머리를 삶는 가마솥이 보이는 테이블에 앉을 때면 하얀 김이 무럭무럭 솟는 커다란 검은 솥을 가만히 바라보곤 한다. 그러면, 유년 시절 외갓집이 떠오른다. 아니, 반세기 전 코흘리개일 때 외숙부가 키우던 그렁그렁한 눈망울이 착했던 누렁이가 떠오른다. 경상남도 밀양시 삼랑진읍은 모친이 태어난 곳이다. 1970년대 후반이 돼서야 전기가 들어간 깡촌 중 깡촌. 낡고 덜컹거리는 완행열차를 타고 외가에 가면 가장 먼저 누렁이에게 볏짚을 먹이곤 했다. 열 살 안팎의 기자와 동생은 그 소를 말은 통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는 친구로 여겼다. 까마득한 옛날인 구석기시대에도 소는 존재했다. 여러 마리가 소가 그려진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가 그걸 증명한다. 그러나, 소와 인간은 친구가 되기 어려운 관계다. 알타미라 벽화가 그려진 1만8000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 왜냐? 상호소통 없이 한쪽이 한쪽을 위해 일방적으로 무한희생만 하는 탓이다.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 살아서는 불평 한마디 없이 힘든 농사일을 거들고, 아이들의 친구가 돼줬다. 죽은 후에도 자신을 살과 뼈, 심지어 내장과 머리까지 인간에게 먹인 게 소였다. 허니, 소의 도저한 희생은 신(神)의 영역을 위협할 정도 아닌가? 외갓집 누렁이는 송아지에서 듬직한 수소로 커가던 과정에서 죽었다. 삼킨 복숭아씨가 목구멍을 막은 게 원인이었다. 죽은 소를 살리는 건 인간의 능력 밖이다. 그래서다. 외숙부와 이웃들이 누렁이를 나눠 먹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었던 날. 소죽을 끓이던 가마솥과 텅 빈 외양간을 망연히 쳐다보다가 소리 내 울었다. 그랬던 기자가 누렁이와 동족인 또 다른 소의 머릿고기를 무시로 쩝쩝거리며 먹고 있으니, 산다는 건 그 자체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9-23

10년을 한결 같이···뚝배기에 담아 나오는 슴슴한 대왕갈비

10년 이상 한자리에서 장사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왕갈비(포항시 북구 두호동)는 1998년부터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 비결이 궁금해서 가족과 함께 가 보았다. 갈비, 특히 돼지갈비 구이를 가족 모두 좋아하는 음식이라 기대가 됐다. 오후 2시 30분~5시까지 브레이크타임이라 끝나는 시간에 도착했다. 손님들로 붐비기 전에 먹으며 주인장에게 맛의 비결도 물어볼 참이었다. 다행히 우리가 첫 손님이었다. 들어서며 바닥과 벽을 자세히 살폈다. 보통 고깃집은 기름때로 미끌거리기 때문이다. 밝은색 바닥이 깔끔해서 평소 관리가 깔끔한 것 같아 안심했다. 5인분을 주문하니, 밑반찬이 먼저 깔리고 양념갈비가 뚝배기에 담겨 나왔다. 주인 내외가 젊은 시절엔 김치까지 모두 담가 사용했는데, 세월이 흘러 아이들이 다 크고 나니 힘이 들어 김치만 국산을 사서 쓰고, 나머지 장아찌 종류는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고 했다. 파김치와 깻잎김치까지 집 반찬처럼 깔끔한 상차림이었다. 고기 굽는 방법을 써서 테이블마다 두었다. 1. 고기를 하나씩 굽지 말고 넉넉히 올린다. 2. 자르지 말고 통째로 굽는다. 3. 자주 뒤집는다. 4. 화력이 세면 스위치를 끄고 중간 불에서 굽는다. 5. 구워진 고기는 가장자리로 밀어내고 가운데 새 고기를 올려 불판이 마르지 않게 한다. 써진 대로 차분히 구웠더니 타지 않고 적절히 맛있게 익었다. 요즘 귀한 상추에 고기를 얹고 파절이를 올려 쌈을 싸서 먹으니 달지도 짜지도 않아 우리 입맛에 맞았다. 양파절임을 추가하면서 고기의 단맛이 싫지 않는데 양념을 어떻게 하는지 여쭈니, 건강에 좋은 재료만 넣는데 비법은 비밀이라고 했다. 그사이 5인분이 순삭이라 3인분 더 추가했다. 돼지갈비는 갈비뼈에 고기가 붙어 나온 채 조리한 고기 요리이다. 한국에서는 갈비뼈 중 앞쪽(1~4번 또는 5번)을 ‘(돼지)갈비’ 또는 ‘쪽갈비’, 갈비뼈 중 앞쪽(갈비)을 제외한 나머지를 ‘등갈비’로 구분하여 부른다. 간혹 갈빗대가 없이 나오는 곳도 있는데, 대왕갈비는 모두 뼈와 함께 있어서 안심이었다. 대왕갈비의 가장 큰 장점은 비계와 살코기의 비율이 적당하여 고기의 풍미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양념 또한 자극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맛이 느껴져, 특히 파김치와 함께 먹으면 조화를 이룬다. 갈빗집에서 밥과 냉면이 후식이다. 나이 들면서 마음에 드는 음식점의 기준이 밥이 맛있는 곳이 될 만큼 밥에 진심이다. 비빔냉면과 된장찌개와 밥 한 그릇을 주문했다. 공깃밥 뚜껑을 열며 살짝 떨렸다. 고기 맛은 합격인데 밥이 부실하면 다시 방문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윤기가 흐르는 맛있는 밥이라 기분이 좋았다. 돼지갈비의 기름기를 심심한 된장찌개에 밥을 말아 한 그릇 뚝딱 해치웠다. 축구선수 이동국 선수가 어린 시절부터 단골이었고, 연예인 전현무의 방문으로 소문이 나서인지, 우리가 먹고 나올 때 손님이 가득 찼다. 영일대 해수욕장 근처라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였다. 30여 년 지켜온 명성을 50년 넘어서도 이어가길 바란다. 아쉬운 점이라면 주차장이 없었다. 가게 앞 도롯가에 세우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월~일요일 오전 11시 50분에 문을 열고, 오후 9시 10분 라스트 오더이다. 휴무일인지 전화해 보는 걸 추천한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23

지금은 아빠들도 ‘육아휴직시대’

최근 출생아 수가 반등한 것처럼 육아휴직을 하는 아빠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주위를 보면 아침에 출근 대신 아기 유모차를 밀고 다니는 모습을 보거나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더운 여름날 아이와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빠를 보는 건 낯설지 않다. 육아와 돌봄이라는 영역은 보통 엄마들의 역할로 여기고 있지만 이제는 아빠들도 책임을 함께 나누고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용보험에 가입된 일반 회사의 남성 근로자 육아휴직 사용률도 증가 추세다. 지난 7월 고용노동부의 고용행정통계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1~6월) 육아 휴직급여 수급자 중 남성 비율은 36.4%로 나타났다. 지난해(31.6%)보다 훨씬 높아진 수치다. 상대적으로 육아휴직을 하기 쉬운 공무원들의 남성 육아휴직은 2024년 50%로 두 명 중 한 명이 사용했다. 2년 전, 육아휴직을 사용한 김정현(37)씨는 “육아휴직을 신청하겠다고 했을 때 크게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실제로 6개월 쓰고 나니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이의 성장하는 모습을본다는 건 아빠로서 큰 보람이었다”고 했다. 경북과 포항에서도 중소기업의 남성 육아휴직과 유연근무에 대해 장려하고 있고 회사에서도 권장하는 분위기다. 한 예로 포항의 중소기업인 파인스에서 올해 남성 직원 4명이 육아휴직을 하고 1명은 단축 근무를 하게 했다.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면서 육아휴직에 큰 고민 없이 아빠도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회사의 적극적인 분위기가 있었다. 이렇게 아빠들의 육아휴직이 높아진 이유는 직장에서의 근로 시간 단축과 육아휴직수당이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 육아휴직을 망설이게 한 경제적인 부분도 지난해보다 지원 금액이 올라 육아휴직 시 최대 450만 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육아휴직수당의 상한액이 올라가고 사후 지급금이 폐지된 이유도 컸다. 하지만 아직은 공무원들과 일반 회사 간의 차이는 있다. 그럼에도 요즘 젊은 아빠들은 육아휴직을 택한다. 그들은 일과 회사보다는 가족의 행복한 삶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서다. 아이와 하루 종이 같이 있으면 아이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하고 잠을 못 자기도 하고 여러 가지 육아의 어려움이 있다. 식당에서 식사할 때도 신경이 쓰이는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휴직하기 전에는 몰랐던 아내의 육아 고충과 서로의 역할에 대해 소통하고 아빠라는 진짜 정체성과 사랑을 알게 된다. 그러나 아빠육아휴직자들은 사회적인 시선이 불편할 때가 있다. 아직은 아이의 주 보호자를 엄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다. 아이가 아파서 간 병원에서도 아빠가 있는데도 엄마는 같이 오지 않았냐는 시선을 느끼기도 하고 육아하는 아빠를 기특하게 바라보기도 한다. 현재 육아를 하고 있는 아빠들은 육아휴직을 두고 자신의 커리어와 육아휴직 사이에 고민이 있었지만 소중한 지금을 선택했다. 그들은 “ ‘대신 일할 사람은 있지만 대신 할 아빠는 없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돈은 나중에 벌 수 있지만 이 시간은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는다. 아내 혼자서 육아를 할 수 없다. 서로 부대끼면서 성장해야 가족이다“라고 말하며 아빠 육아휴직을 적극 추천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23

공원에서 만난 그림 같은 노부부

휴일 오후,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그렇게 덥던 여름이 끝나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되는 절기 처서가 지났다. 걷기 좋은 계절이라 그런지 집을 나서는 발걸음마다 기분이 상쾌했다. 도심 속에도 여기저기 산책하기 좋은 초록공원이 잘 가꾸어져 있다. 길을 따라 걸어가다 나무 그늘 벤치에 앉아 있는 노부부를 만났다. 환자복을 입은 흰머리 할머니는 휠체어에 앉아 있었고, 그 곁에 벤치에 앉은 할아버지가 무어라 재미난 이야기를 하는 듯 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바람은 초록나무 사이를 스치며 은은하게 불어왔다. 두 분은 오롯이 서로를 바라보며 오가는 얘기 속에 웃고 있었다. 마치 그림 속 한 장면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내 발은 걷고 있지만 나의 눈길은 그들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 모습이 내 마음에 액자로 남았다. 나는 그 광경이 너무도 인상 깊어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저 스쳐 지나기에는 아쉬워, 조심스럽게 사진 두어 장을 몰래 찍었다. 부부는 인생의 가장 든든한 동반자라는 사실이 두 분의 모습에서 선명하게 다가왔다. 내 핸드폰에 사진을 담고도 그 눈길 떼지 못해, 일부러 그 곁을 스치듯 지나갔다. 용기를 내어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건넸다. 순간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동시에 고개를 들어 환한 미소를 지으셨다. 나는 그 모습이 좋아 그 주변을 몇 바퀴나 더 돌았는지 모른다. 짧은 인사였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마치 오래된 친구에게 인사를 받은 것처럼, 편안하고 포근한 기운이 전해졌다. 나는 그날 공원에서 노부부의 모습을 한동안 지켜보았다. 두 분은 앉았던 자리를 정리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앉아계신 휠체어를 밀며 천천히 그곳을 떠났다. 멀어져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동안, 내 마음은 잔잔한 울림으로 가득했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안에 담긴 사랑과 배려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이었다. 사람마다 살아온 시간은 다르지만, 결국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곁을 지켜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을까? 노부부의 다정한 모습은 내게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삶의 훈훈한 교훈을 남겼다. 진정한 부부의 모습이란 화려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을, 함께 걷고, 함께 웃고, 서로를 지켜 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아름답다는 것을 느꼈다. 우연히 만났던 두 분의 모습을 행여 또 볼까 싶어 나는 휴일이면 공원을 걷는다. /김영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23

대통령 선물에 포항 ‘동해덕장 건오징어’·의성 ‘쌀’

포항 ‘동해덕장 건오징어’와 의성 ‘쌀’이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추석 명절을 맞아 보낸 선물에 포함됐다. 대통령실은 23일 “이번 선물 대상에는 국가 발전과 생활 안정에 기여한 주요 인사, 호국영웅, 재난·재해 피해 유가족, 사회적 배려계층 등이 포함됐다”며 “특히 산업재해로 희생된 근로자의 유가족에게도 전달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 추석 선물에는 포항 동해바다 해풍과 햇살로 말린 ‘동해덕장 건오징어’ 를 비롯해 △서해바다 보리새우(인천·경기) △서해바다 김(충남 홍성) △갯벌 천일염(전북 고창) △남해바다 김(전남 완도) △김녕 해녀 톳(제주) △기장 다시마(부산·울산·경남) △강원도 돌미역(강원 삼척) 등 8도 수산물로 구성됐다. 대통령실은 “북극항로 시대를 맞이해 ‘세계로 뻗어가는 진짜 대한민국’의 귀중한 토대인 동해·서해·남해의 주요 특산물로 구성됐으며 이재명 정부의 국가 미래 비전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의성에서 생산되는 쌀도 대통령 추석 선물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3월 대형 산불 피해를 입은 의성 주민들을 위로하고 지역 회복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았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의 서명이 담긴 탁상시계도 포함됐다. 특별 제작된 대통령 시계에는 “대통령의 1시간은 온 국민의 5200만 시간과 같다”는 문구가 새겨져 국정 전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 대통령은 선물 메시지에서 “추석 명절을 맞아 모두의 땀과 노력이 결실을 맺기를, 우리 사회에 온기가 가득하기를 바란다”며 “함께 사는 세상,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9-23

포항 주거비용 부담 양호? 청년·서민 여전히 ‘벼랑 끝’

포항시민의 주거비 부담은 통계상 전국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지만 현실은 다르다. 청년과 저소득층은 월세와 전세금 마련에 허덕이며 여전히 주거 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주거학회논문집 2025년 8월호에 실린 구자문·안병국 연구위원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포항 원도심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가구 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이 30% 이상인 임차가구는 9.2%, 자가 가구도 5.3%였다. 수치상으로는 양호해 보이지만 연구진은 “포항의 낮은 임금 수준을 감안하면 체감 부담은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년층의 현실은 특히 냉혹하다. 23일 포항시 북구 두호동의 한 원룸촌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김모씨(27)는 “아르바이트로 버는 130만 원 중 40만 원이 월세로 나간다”며 “생활비를 줄여도 저축은 꿈도 못 꾼다”고 하소연했다. 맞벌이 부부 박모씨(34) 역시 “전세금이 최소 2억 원을 넘어 새 아파트 이사는 포기했다”며 “낡은 다세대주택에서 아이를 키울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정부가 청년·신혼부부에게 내 집 마련 사다리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출산율 문제도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단열과 채광, 주변 환경 등에 기여하기도 했지만 혜택은 특정 계층에 집중됐다. 포항시 남구 한 재개발 예정지 주민 이모씨(62)는 “지붕에서 새는 물을 양동이로 받아내며 살고 있다”며 “재개발 얘기는 수년째인데 지연만 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포항시는 현재 3개 단지 신축, 10개 단지 재개발, 21개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주거학회 연구진은 “분양가 기준으로 공급만 늘어난다면 저소득층은 계속 소외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도 “중산층 이상을 겨냥한 고가 아파트만 늘어나고 있다”며 “임대와 중저가 주택이 함께 늘지 않으면 포항은 빈집과 고가 아파트가 공존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주택을 ‘도시의 혈관’으로 비유한다. 혈관이 막히면 몸 전체가 위태로워지듯 서민과 청년층의 주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도시 경쟁력 자체가 흔들린다는 것이다. 구자문·안병국 연구위원도 “포항의 주거문제는 단순한 공급 수치가 아니라 체감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맞춤형 정책 없이는 원도심 공동화와 인구 유출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해법의 핵심으로 ‘다층적 가격대 형성을 통한 수요자 맞춤형 주택 공급’을 꼽는다. 서울 은평구와 세종시 일부 단지가신규 분양 시 임대주택 비율을 의무화해 다양한 계층이 함께 거주할 수 있도록 한 사례를 포항에 적용한다면 서민과 청년층의 주거 불안이 크게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정책 대안으로 ▲신규개발·재개발·도시재생을 병행한 공급 확대 ▲건축 허가 과정에서 일정 비율의 임대주택 의무화 ▲저소득층 금융·세제 지원을 제안했다. 이는 단순한 물량 공급을 넘어 소득별 맞춤형 주택이 실제로 시장에 안착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2025-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