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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고갯길, 천년고도 문경 하늘재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지만, 여름의 더위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며 좀처럼 물러날 기미가 없다. 대구에서 고속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달리며, 우리는 삼국시대 신라·백제·고구려가 서로를 오가던 고갯길, 영남과 기호지방을 잇는 삼국시대 신라가 처음으로 개척한 문경 하늘재로 향했다. 그 옛날에는 봇짐을 지거나 말을 타고 넘던 길이었지만, 지금은 자동차의 바퀴가 눈 깜짝할 사이에 그 거리를 줄인다. 그러나 길을 오르는 사람의 마음은 다르지 않다. 고갯마루에 닿자, 흰 구름은 하늘 높이 솟아올라 푸른빛을 가르며 무심히 흘러가고 있다. 숲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식혀 주고, 우리는 정자에 앉아 옛사람들의 자취를 생각하며 대화를 나누었다. 하늘의 구름과 땅의 숲, 자연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는데, 인간 삶의 시스템은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눈앞에 펼쳐진 포암산 베바위를 바라보며, 이 재를 넘나들던 옛사람들의 역사와 애환을 그려 보았다. 신라 아달라왕 3년 북진 위해 길 열어 한강과 낙동강 잇던 가장 이른 고갯길 사람·사상·물자와 함께 불교도 전해져 오늘날엔 배움과 치유 공간으로 발길 잘 다듬어진 숲길 나무들로 울창하며 오솔길은 굽이치는 물길처럼 이어져 “민족의 숨결과 역사가 함께 흐르던 길 우리에게 시련을 넘어설 힘 일깨워줘” 하늘재는 신라가 처음 개척한 역사의 길로 삼국의 군사들이 오르내리며 흘린 땀과 한숨이 배어 있었을 것이다. 고구려 온달 장군은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으나, 평강공주의 내조와 자신의 노력을 바탕으로 장군이 되었다. 신라와 맞서 싸우던 그는 결국 전장에서 쓰러졌지만, 그의 죽음은 나라를 되찾으려는 고구려의 간절한 뜻을 상징했다. 개인의 비극을 넘어, 국토 회복의 열망과 민족의 충정을 일깨워주는 서사로 지금까지 전해오면서 가슴을 저리게 한다. 또한 고구려 실권자 연개소문은 백제와 함께 반(反)신라 동맹을 맺고 신라를 공격했다. 이에 신라는 당나라와 손을 잡아 나당 연합군을 형성하여 여제 연합군에 맞섰다. 645년, 당 태종이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침공했을 때, 연개소문은 안시성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며 당의 침략을 막아냈다. 그러나 그가 세상을 떠난 뒤 고구려는 결국 나당 연합군에 의해 무너진다. 온달이 빼앗긴 국토를 되찾기 위해 맞선 신라와 갈등은 한 개인의 비극으로 끝났다면, 연개소문의 대립은 국가의 흥망으로 이어져 삼국시대의 거대한 전환점을 만들었다. 신라 태종 무열왕 김춘추는 이 고개를 넘어 삼국통일의 뜻을 이루었으나 통일신라 말에는 마의태자와 덕주공주가 망국의 한을 안고 이 길을 넘어갔다. 이렇듯 하늘재는 통일의 꿈과 망국의 설움이 교차한 역사의 현장이 되었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아달라왕 3년, 서기 156년 북진을 위해 이 길을 열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잇던 가장 이른 고갯길, 사람과 사상과 물자가 오가던 통로였다. 불교 또한 이 길을 따라 전해졌다. 고구려 승려 아도(阿道)가 불법을 전할 때, 지형상 가장 그럴듯한 길목이 바로 이 하늘재였을 것이라는 학설도 있다. 고개 남쪽의 관음리와 북쪽의 미륵리라는 지명은 불심을 전하는 이름 그대로다. 관세음을 찾고 미륵을 기다리던 신앙의 기운이 고개에 서려 있다. 지금도 관음사와 포암사의 법고 소리가 숲속에 울려 퍼지며, 폐사 터의 기왓조각과 옛 주막터의 흙냄새가 옛 발자취를 떠올리게 한다. 신라 이차돈의 순교 이전부터 이미 이 고개에는 신심의 불씨가 조용히 피어나고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문경새재에 자리를 내어주었지만, 고개와 산사, 마을들은 오래된 길이 품은 위안과 인연을 오늘까지 간직하고 있다. 하늘재 고갯마루 정상에는 ‘백두대간 하늘재’라 새긴 비석이 서 있고, 그 맞은편에는 ‘계림령 유허비’가 빼곡한 글자를 품은 채 옛 역사를 증언한다. 높이 520m에 불과한 고개지만, 백두대간의 포암산과 탄항산 사이에 자리하여 한반도의 등줄기를 잇는 요지이다. 하늘과 맞닿은 듯한 이름처럼, 이 길은 초월의 상징으로 읽혔다. 지금은 명승 49호로 지정되어 그 의미를 이어가고 있다. 고개란 늘 인간의 삶을 비유한다. 높은 산이 가로막아도 그 너머로 길은 이어지고, 사람은 언젠가 그 고개를 넘는다. 그래서 ‘재’를 넘는 일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극복과 인내의 상징이며, 동시에 새로운 세계로 들어서는 문턱이다. 이 길은 단절을 잇고,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하며, 낯선 세계와 소통하게 하는 깊은 강을 건너는 다리처럼 험준한 산을 넘는 재였다. 하늘재를 넘던 발걸음마다 고난과 희망, 슬픔과 기쁨이 함께 배어 있는 아리랑 고갯길이 되었다. 고갯길만을 줄기차게 찾아다니며 그 뜻을 음미하고 살아가는 마니아도 있고 보면 고갯길은 곧 삶의 여정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늘재 숲길은 사단법인 산과 자연의 친구 우이령 사람들과 남부지방산림청 영주국유림관리소가 협약을 맺어 ‘단체의 숲’으로 관리되고 있다. 안내판에는 숲 가꾸기 체험, 휴양과 문화 체험, 산림보호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소개되어 있었다. 하늘재는 옛날에는 길이었지만, 오늘날에는 배움과 치유의 공간으로 사람들을 부르고 있다. 많은 사람이 숲길을 걷고 있었다. 우리 또한 주차장에서 출발해 관음정사와 포암사를 지나 표지석까지 올랐다. 그 길은 2.9km였고, 충주 미륵리까지 이어지면 5.4km에 달했다. 잘 다듬어진 숲길은 나무들로 울창했고, 오솔길은 굽이져 흐르는 물길처럼 이어졌다. 고갯마루를 찾는 발걸음은 사람의 흐름이자 세월의 흐름처럼 느껴졌다. 숲은 쉼 없이 하늘에 물을 뿌려 더위를 식혀 주었고, 나뭇잎은 바람의 부채가 되어 에어컨과 선풍기가 따로 필요 없게 했다. 자줏빛 물봉선화는 호젓한 숲길을 지나는 이들을 반기듯 피어 있었다. 오늘은 대붕 아우와 함께 하늘재를 찾았다. 동생은 허리가 좋지 않아 오래 걷지 못했지만, 다음에 다시 와서는 마음껏 걸어 보고 싶다고 했다. 그의 말은 숲의 위안처럼 가슴 깊이 스며들었다. 숲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보약이 숨어 있는 듯했고, 매미 소리와 풀벌레 소리는 서로 어울려 자연의 오케스트라를 이루었다. 나는 그 순간을 오래도록 가슴에 담아두고 싶어 가만히 심호흡했다. 풀잎 향은 맑았고, 흙냄새는 오래된 시간의 기억을 끌어올렸다. 몸도 마음도 최상의 상태로 정화되는 듯했다. 하늘재는 민족의 숨결이 오가던 고갯길, 역사가 흐르던 고갯길이며, 지금도 우리에게 시련을 넘어설 힘을 일깨워주는 숲길이다. 언젠가 다시 찾아, 이 길 위에 쌓인 이야기와 초월의 숨결을 더 깊이 마시고 싶다. /글·사진=장은재 작가 하늘재는… 하늘재 옛길은 경북 문경시 문경읍 관음리에서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로 넘어가는 경계에 있는 고개로 높이 525m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뚫린 고갯길로 삼국시대 156년대 신라의 아달라왕이 북진을 위해 개척하였다. 고구려 온돌과 연개소문은 빼앗긴 하늘재를 다시 찾기 위해 끈질긴 전쟁을 벌였으며 고려 공민왕은 홍건적을 피해 몽진할 때 이 길을 이용했다고 한다. 이렇듯 교통의 요지이며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거점이었으나 조선 태종 때 새재길이 열리면서 그 역할이 축소되었다. 이전에는 계림령(鷄林領), 대원령, 지릅재 등으로 불렀으나 요즘에는 거의 모든 지도에 하늘재라 표기하고 있다. 오래된 세월만큼 길 양쪽에는 전나무 굴참나무 상수리 등 다양한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2025-09-24

포항의 연구중심 의대 설립… 없던 일 되나

정은경 복건복지부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22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의료 서비스의 지역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정부 대책을 발표했다. 그 방안으로 내놓은 대책은 지역의사제 도입, 공공의료 사관학교 설립, 국립대 의대 신설 등이다. 지역의사제는 기존의 의대 정원 중 일정 비율을 지역에 근무하도록 별도 선발하는 방식이다. 이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도 도입을 위한 내용의 법안이 발의돼 있는 것으로 정 장관은 밝혔다. 또 공공의료사관학교는 공공보건의료기관 등에서 일할 의사를 양성하는 곳으로 공공의대와 같은 개념이라고 밝혔다. 국립대 의대 신설에 대해 정 장관은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료사관학교 설립과는 별도로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밝힌 내용의 대부분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근거한 것들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지역의사제 도입, 공공의료사관학교 설립과 인천과 전북에 공공의대 설립, 전남에 국립의대, 경북에 국립의대 설립을 밝힌 바 있다. 포항시가 10년 가까이 지역 현안으로 추진했던 포스텍 내 연구중심 의과대학 설립에 관한 언급은 이 자리에서 없었다. 포스텍의 연구중심 의대 설립은 포항의 강점인 바이오산업 육성과 열악한 지방 의료 여건 개선을 목적으로 포항시, 경북도, 포스텍이 2018년부터 추진해온 지역 역점사업의 하나다. 현재는 포항시의 최대 현안으로 남아 있다. 2023년 말, 포항시는 연구중심 의대설립을 촉구하는 범시민 서명운동까지 벌여 20만명의 서명을 받아내기도 했다. 당시 이강덕 포항시장은 “시민의 간절한 의지를 총 집결해 균형발전과 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연구중심 의대설립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지부 장관의 공공의료 강화 방안에 빠졌다고 사업 추진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국토균형발전에 도움이 되며 포항시가 임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사업이면 연구중심 의대설립에 대한 포항시의 추진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정부가 바뀌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고 사업의 추진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이 중요한 것이다.

2025-09-24

나경원과 추미애의 전쟁

국민의힘이 나경원 의원을 국회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간사로 보낼 때부터 불화는 이미 예고됐다. 왜냐? 법사위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위원장으로 앉아있었기 때문. 둘은 양당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는 다선의 여성 의원이다. 나경원 의원은 판사 출신으로 2002년 당시 이회창 대통령후보 여성특별보좌관으로 정치계에 들어와 원내대표까지 지낸 5선의 중진급 국회의원. 추미애 의원 역시 판사로 생활하다가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부대변인으로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6선인 추미애 의원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최다선 국회의원이다.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그때부터 세칭 ‘추-나 대전(추미애와 나경원의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 예측했다. 아니나 다를까. 추 위원장이 주도하는 법사위에서 나 의원의 간사 선임은 불발됐고, 그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막말로 국회는 또 한 번 눈총을 받았다. 추 위원장과 나 의원의 불화는 이후로도 지속됐다. 지난 22일에도 위태위태하던 법사위에서 다시 한 번 폭탄이 터졌다. 국민의힘 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을 막는 추 위원장에게 나 의원이 “야당 의원 입틀막 하는 게 국회인가”라고 쏘아붙이자, 추 위원장이 “왜 회의 진행을 방해하느냐. 이렇게 하는 게 윤석열 오빠에게 도움이 되느냐”라고 되받은 것. 그날 ‘추-나 대전’ 이후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은 추 위원장의 발언이 여성 모욕이라며 반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그럼 윤석열이 오빠지, 언니냐?”라며 추 위원장을 감쌌고. “법사위가 이전투구(泥田鬪狗)의 현장이 돼버렸다”며 우려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추 위원장과 나 의원, 여야 법사위원들은 듣고 있는지 모르겠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2025-09-24

‘법사위 난장판’ 매일 봐야하는 국민은 괴롭다

국회 법사위가 연일 난장판이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6선)이 위원장을 맡은 후 국민의힘 간사(나경원 의원·5선) 선임에 제동을 걸면서 시작된 이른바 ‘추·나 대전’이 트리거가 됐다. 그동안 상임위 간사 선임은 통상 각 당의 추천을 존중해 별다른 이의 없이 호선으로 처리해왔다. 그러나 추 위원장은 이번에 간사선임 안건을 상임위 전체표결에 부쳐 무산시켜 버렸다. 국회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법사위는 지난 22일에는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실시 계획서’와 관련 증인·참고인 출석 안건을 기습상정해 의결했다. 이날은 ‘검찰개혁 입법 청문회’ 자리였는데, 추 위원장이 예고도 없이 조 대법원장 청문회 계획서를 안건으로 올린 것이다. 국민의힘이 반발하며 퇴장하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했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도 사전에 몰랐다고 한다. 추 위원장은 이날 오전에는 ‘정치 공작 가짜뉴스 공장 민주당’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에게 퇴장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또 고성과 막말이 오갔고 회의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민주당 내에선 내년 경기도지사 출마설이 나도는 추 위원장이 강성 당원들의 여론을 의식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는 모양이다. 문제는 ‘법안통과의 최종관문’인 법사위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까지 늦어지고 있는 점이다. 대표적인 게 여야가 공통발의한 ‘K스틸법’이다. 이 법안은 여야가 살얼음판 특검정국 속에서도 하루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다. 우리 눈앞에 닥친 민생경제와 외교안보 위기를 고려하면 지금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타개책을 마련해야 할 중대한 시점이다. 민주당이 의석수를 무기로 야당의 목소리를 아예 뭉개 버리면, 민심을 대변하는 입법부 기능은 상실될 수밖에 없다. 김성수 한양대 교수(정치외교학과)가 지적했듯이, 이참에 법사위원장 자리를 집권당이 독점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정 기간별로 여야가 교체하는 방식으로 운영해볼 필요도 있다.

2025-09-24

트럼프의 압박과 대한민국의 선택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정책은 언제나 강압과 거래의 언어로 특징지어져 왔다. 미국산업을 살린다는 명분이지만 실제로는 동맹국들에게 일방적인 금전적 요구를 던지며 ‘수용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식의 협상방식을 고수한다. 미국이 한국에게 3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내놓으라며 압박한다는 보도는 이러한 맥락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일본이 미국의 요구를 수락했으나, 한국은 일단 ’협상의 가치조차 없다‘며 거부했다. 그런 결과, 굵직한 한국 대기업들이 미국 내 공장건설을 중단하고 투자계획을 철회했으며 기술자와 전문인력을 본국으로 철수시키는 초강수를 두었다. 문제는 트럼프식 통상정책이 오히려 미국 산업을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대량실업의 지속과 인력공백의 연장, 생산기반의 붕괴 등 미국 산업계는 다면적인 충격을 만나고 있다. 한국 기업의 철수는 첨단기술과 숙련된 노동력이 빠져나가는 구조적 공백을 의미한다. 한국이 스스로 과대평가하거나 섣부른 승리감을 드러내는 것은 위험하다. 자본과 기술을 국경을 넘어 이동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신뢰, 노동환경 협조와 국제적 연대 없이는 ‘기술강국’의 지위도 한순간에 취약해질 수 있다. 이번 사태는 두 가지를 드러낸다. 첫째, 트럼프식 일방주의가 얼마나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준다. 초강대국이라도 동맹을 협력 파트너가 아닌 ‘강탈 대상’으로 대하면 서로 간에 신뢰를 잃고 표류할 수밖에 없다. 둘째, 한국 기업들이 보여준 ‘NO’는 단순한 거부가 아니라 글로벌 경제질서가 일방적 압력에 쉽게 흔들리지 않음을 상징한다. 이에 더해 유엔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한국은 일방적 압력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내며 동맹도 대등한 파트너십 위에 서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국제무대에서의 이러한 태도는 기업의 결정과 맞물려, 한국이 더 이상 수동적 수용자가 아니라는 인식을 국제적으로 드러내며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미국 스스로 ‘신뢰 자산’을 잃어가고 있는 점이다. 초강대국의 힘은 군사력이나 경제력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국제 사회가 미국을 믿고 따를 수 있다는 신뢰, 그 무형자산이야말로 패권의 핵심이었다. 동맹을 압박하고 거래 대상으로만 취급하는 방식이 이어진다면, 미국의 리더십은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나아가 세계질서 자체가 불안정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상황의 의미는 승리가 아니라 강압적 산업정책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자존심에 있다. 새로운 국제 질서를 향해 어떤 가치와 원칙을 세워나갈 것인가에 달려 있다. 트럼프의 무리한 일방적 요구를 거부하는 장면은 역사적 기록으로 남겠지만, 앞으로 대한민국과 세계가 함께 만들어 갈 신뢰와 연대의 체계야말로 국제 사회가 주목해야 할 진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유엔 무대에서 드러나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태도 또한 그 출발점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다. 나라의 이익을 위한 국가의 결정에는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키려는 정부의 노력이 배어있어야 한다. 느닷없는 경제위기를 불러올지도 모를 미국의 부당한 압박에는 지혜롭게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게 맞다. /장규열 본사 고문

2025-09-24

농심천심(農心天心)의 황금 혼문이 펼쳐지기를 바라며

최근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헌터스’가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면 백범 김구 선생이 떠오른다. 김구 선생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며 ‘높은 문화의 힘’을 갈망했었다. 그런 김구 선생이 지금의 우리의 모습을 지켜본다면 얼마나 자랑스러워하실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대한민국의 높은 경제적·문화적 위상은 일제강점기를 힘겹게 버텨내고 해방 이후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오로지 국가 공동체의 경제발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던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부모님의 희생 덕분일 것이다. 또한 국가 산업의 측면에서 짧은 기간 눈부신 성장의 바탕에는 저렴한 가치로 토지와 노동력을 제공하였던 대한민국 농업·농촌의 희생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농협은 지난 8월 창립 64주년을 맞아 인류 생존에 필수적인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의 가치를 재조명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농민이 존경받으며 지속가능한 농업과 농촌 구현을 위해 ‘농민의 마음이 하늘의 뜻’이라는 농심천심(農心天心)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필자는 경북 시골에서 태어나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농협에 입사하여 어느덧 퇴직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있다. 그동안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한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던 내 자신은 과연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얼마나 이웃들과 공감하며 살아왔었는지 다시 한 번 뒤돌아보게 되었다. 농업은 인간 활동과 자연생태계 기능의 결합으로 나타나는 생산물 수확과 더불어 그 외부효과로 경관 보전, 사회·문화 보존, 환경개선 등 다원적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 지자체, 많은 농업 유관기관과 단체들이 국가 생명산업인 농업을 지켜나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4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미래전략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도시민들의 농업·농촌문제에 대한 관심도는 과거 10년간 13.8% 하락하였으며,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인지도 조사에서는 “잘 모른다”라는 답변이 응답자의 66.7%나 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하니 농협에 근무하는 직원으로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다. 계속되는 가뭄, 폭설과 폭우, 저온 현상 등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와 보호무역주의, 국제분쟁은 식량 위기를 초래하고 우리의 식량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농업의 지속가능성은 우리의 생존과 연결되기에 우리 농업을 지키기 위한 관심과 지원은 다른 어느 산업 분야 보다 우선되어야 함이 마땅할 것이다. ‘농심천심’의 근본은 생명을 지키는 것이다. 농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24절기를 알아야 하고, 계절과 자연의 변화를 이해해야 한다. 농업은 자연과 더불어 생명을 탄생시키고 수확의 기쁨을 느끼게 하며, 인간의 생존과 삶의 질을 결정한다. 앞으로 전 국민이 우리 농업의 소중함을 알고 지속가능한 농업과 농촌 구현을 위해 ‘농심천심’ 운동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드리며, 오늘도 우리 농업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200만 농민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전경수 농협중앙회 대구본부장

2025-09-24

파크시티와 로버트 레드포드

지연씨와 두현씨는 내가 미국 유타주 프로보에 있을 때 가장 친했던 부부였다. 자주 안부를 묻고, 여기저기 구경도 시켜 주는 다정하고 상냥한 부부였다. 어느날 지연씨가 한 시간만 가면 예쁜 도시가 있는데 놀러 가자고 했다. 무조건 좋다며 채비없이 나섰다. 프로보는 높은 워새치산맥이 도시의 북쪽에 버티는 도시였는데, 그 산맥을 가로질러 갔다. 가을날의 빛 좋은 산 풍경도 예뻤고, 가는 길 도로에서 마주치는 험한 산줄기, 깊은 계곡, 그 어디쯤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떨어지는 폭포가 있는 참 재미있는 드라이브 코스였다. 내내 감탄하면서 도착한 파크시티는 예상 밖의 별천지였다. 알록달록, 아기자기한 상점과 집들이 중심도로를 따라 즐비해 있었다. 집 모양은 거의 비슷한데 색깔만 달랐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형형색색의 집들은 모두 리조트였다. 곧 겨울이 닥치면 이 도시는 스키어들로 북적댈 거라고 했다. 아직 겨울이 아닌 평일 도시의 오후는 한산했다. 그다지 크지 않은 중심가를 천천히 오르내리면서 도시 구경을 했다. 대부분 기념품 상점이었고, 곳곳에 동상이 있었다. 벤치 옆에 곰이 있고, 조금 더 가면 기념품 가게 옆에 광부의 동상, 또 조금 더 오르면 인디언 추장의 동상이 무심하게 있었다. 박물관이라 적혀 있는 곳을 들어갔다. 원래 이곳이 원주민이 있던 곳이었고, 개척 시대에 은광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스키 경기가 여기에서 열렸다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 과연 가게에서 나와 눈을 위로 둘러보니 도시를 둘러싼 산에는 온통 스키슬로프가 마치 혈관 같이 드러나 있었고 도시 위로 스키리프트가 전선처럼 빼곡하였다. 지연씨가 더 예쁜 데가 있다며 안내한 곳은 한 리조트였다. 자연친화적인 외관은 전혀 리조트 같지 않았다. 실내를 구경하면서 복도에 걸린 사진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선댄스영화제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었다. 선댄스 영화제라면 그 유명한 미국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가 창립한 독립영화제인데? 그때부터 나는 지연씨에게 영화배우인 그에 대해 신나게 얘기하기 시작했다. 실로 지연씨 부부는 탈북해서 미국에 정착하게 된 케이스였기에 할리우드 영화에 대해선 잘 모를 것이었다. 내가 그 배우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그의 영화 중에서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몇 번이나 봤는지, ‘업 클로즈 앤 퍼스널’은 매년 학생들에게 영화감상을 시켰다는 둥, 그가 감독으로도 유명해서, ‘흐르는 강물처럼’은 아카데미상도 받았다는 얘기를 쉴 새없이 지껄였다. 그 로버트 레드포드의 유서 깊은 장소에 이렇게 와 있다는 나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지연씨는 깔깔 웃으면서 나를 숲속의 한 바위 앞으로 안내했다. “그래서 여기 선댄스(SUNDANCE)라고 적혀있군요.” 나는 그 돌 옆에서 감개무량한 포즈를 취했다. 며칠 전 로버트 레드포드가 유타주 선댄스 그의 집에서 영면했다는 뉴스를 들으니 8년 전 그날이 문득 생각났다. 그를 추모하고 싶어 넷플릭스로 ‘흐르는 강물처럼’과 ‘밤에 우리 영혼은’을 다시 보았다. /이정옥 위덕대 명예교수

2025-09-24

사탕부케

여자는 족히 칠십은 되어 보였다. 옷은 스키니에 반짝이 스팡클이 달린 치마를 입었고 구두는 현란한 빨강색이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오며 갈아 신은 실내화 사이로 보이는 발톱에도 빨강색 매니큐어를 바르고 있었다. “정자”라고 하면 노인이 알 거라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노인이 그녀를 만나자 “오라버니, 오라버니 저예요. 정자” 라고 방문객이 큰소리로 말하자 어르신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아, 정자네. 우예 알고 왔노” 거의 이삼 십 분이 지나도록 호호 하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녀가 들고 온 사탕부케를 든 노인이 같이 나가서 식사를 하고 오겠다며 외출을 신청했다. 날이 날인만큼 잘 다녀오시라는 말과 보호자가 어르신을 다시 잘 모시고 오셔야한다는 규칙을 설명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들은 차에 올랐다. 서너 시간 후에 돌아온 노인은 신이 나 있었다. 내가 누구냐고 묻자 “옛날 내가 젤 좋아하던 동생인데 오랜만에 만나니 너무 좋네. 같이 맛난 밥도 묵고, 묵혀두었던 이야기도 좀 풀어놓으니 이제 좀 살 것 같다.”라는 말을 던지고는 휘파람을 불며 자신의 방으로 가볍게 걸어 들어갔다. 침대에 누워서 조차 그 동생과 한참 통화를 하는 것 같았다. “그래, 그 날 온나, 같이 나가보자 하하하” 노인은 젊은 날 부동산을 통해 큰 부를 이루었다고 했다. 건물과 땅들을 두 아들에게 나누어주고 며느리가 불편해 할까봐 본인이 스스로 원해서 요양원을 찾아온 사람이었다. 그래도 남은 건물 하나에서 집세가 꼬박 꼬박 나오는 모양이었다. 칠년 전만 해도 그다지 상노인은 아니었기에 무료하고 지겨운 시간을 억지로 보내며 적응했다고 한다. 하루 종일 TV를 켜두었다. 스케줄 따라 색종이로 무엇을 만들고 때론 떡을, 피자를 만들어도 그는 함께 하지 않았다. “머스마가 무슨 그런 일을 하냐” 고 도리어 짜증을 냈다. 다행히 하루 두 번 담배를 피우는 것이 그에게 큰 낙이었다. 밖으로 나가는 탈출구였으나 젊은 날 핀 담배로 인해 폐의 기능이 이삼십 프로밖에 안 남았다는 닥터의 진단에 삶에 낙이 없다고 낙담했다. 이틀 후 다시 정자씨가 찾아왔다. 옷은 첫날보다 더 대담해져 있었다. 이후 그녀는 자주 요양원을 찾았고 일상이 지겨웠던 노인에게는 봄날이었는지도 모른다. 지겹고 지겨운 나날에 벚꽃엔딩 노래 같은. 주보호자께 외출 소식을 전하자 외출을 자제시켜달라고 부탁했다. 그 여자 옛날부터 아버지랑 한때 어울렸는데 걱정된다고 했다. 하지만 거의 며칠이 멀다하고 둘은 땅을 본다며 외출했다. 자식들이 부탁한 사정을 이야기하자 버럭 화를 내며 “지그가 뭘 안다꼬. 내가 우째 지내는데 쓸데 없이. 내가 지그 살만큼 해줬으면 됐지” 그의 목소리는 노기로 가득했다. 오랜 시간 충족되지 않던 자유가 상황을 업그레이드 시킨 것인지 아프다거나 숨이 차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늘 ‘부동산을 보는데 내가 잘 보니까 데리고 가는 것이다’라는 말씀으로 자신이 외출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고 싶어 했다. 어느 날부터 그들은 자주 만나지 않았다. 오라버니를 수시로 외치던 여인이 약속을 하고는 자꾸 어기는 모양이었다. 그녀를 못 만나며 한동안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 헛헛한 마음을 이해하기도 했지만 전화기를 붙들고 “여보세요, 여보세요”라는 소리를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 걱정스러웠다. 상대가 전화를 받지 않자 화를 내며 전화기를 침대에 던지기도 했다. 어느 날 어르신을 뵈며 “건물의 세는 잘 나오고 있지요?”라고 묻자 “그거 정자한테 이전했다” 그 말에 놀라서 “파셨어요?”라고 묻자 “그냥 정자 앞으로 서류를 이전만 하고 당장 돈이 없다고 해서 돈 받을 곳이 있는데 그때 준다고 하더라” 는 믿기지 않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돈을 받고 팔아야지, 이전부터 하면 어떡해요“ 라고 얘기하자 어르신은 “괜찮다 걱정 안 해도 된다. 믿을 만하다”라고 했다. 하지만 뒤돌아서며 보니 자신의 머리를 치면서 “내가 미쳤지, 미쳤어” 라고 연신 같은 소리를 혼잣말로 하고 있었다. 걸어둔 사탕부케를 바라보는 노인을 슬쩍 지나치며 보았다. /배문경 수필가

2025-09-24

에코프로, 8000억 자금 조달 ‘인니 2단계 투자’ 가속화

에코프로가 보유 중인 자회사 주식을 활용해 8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확정하고, 인도네시아 ‘2단계 프로젝트’ 투자에 속도를 낸다.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하면서 미래 성장동력 확장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에코프로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계열사 에코프로비엠 주식 673만9680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수익스왑(Price Return Swap·PRS) 계약을 통해 총 8000억원을 조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계약 기간은 2년, 수수료율은 연 5% 안팎으로 책정됐다. 이번 계약에는 미래에셋증권 등 6개 증권사가 참여했다. 당초 계획했던 7000억원보다 1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업계에서는 증권사 측의 투자 수요가 예상보다 높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에코프로는 “이사회 승인과 계약 체결, 매각 대금 수령 등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마무리해 자금 조달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특히 블록딜이나 장내 매각과 같은 직접 매각 방식을 피하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파생상품 계약을 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PRS 방식을 통해 주가 안정성을 확보한 점에 주목한다. 계약 증권사들은 주가가 기준가보다 하락할 경우 손실분을 보전받을 수 있어 단기간 시장에 대량 매물을 내놓을 유인이 적다. 이는 에코프로비엠 주가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달한 자금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삼발라기주에 조성되는 ‘인터내셔널 그린 산업단지(IGIP)’에 투입된다. IGIP 프로젝트는 니켈 제련부터 전구체, 양극재, 배터리 셀 생산까지 일괄 구축해 공급망을 일원화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초대형 사업이다. 에코프로는 이번 자금 중 약 2000억원을 출자해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PT 발레 인도네시아(Vale Indonesia) 등과 함께 합작법인 PT BNSI를 설립, 지분 19.99%를 확보한다. 이후 추가 투자부터는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해 산업단지 개발을 주도할 계획이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인니 프로젝트는 그룹 밸류체인을 니켈 광산까지 확장하는 의미 있는 미래 성장 사업”이라며 “지주사 에코프로가 직접 제련 투자에 참여해 사업 지주회사로서의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모로왈리 산업단지(IMIP) 1단계 투자에 이은 행보다. 에코프로는 니켈 원료 확보를 통해 이차전지 사업 불확실성을 줄이고, 장기적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 유동성 확보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대응 차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정혜진기자 jhj12@kbmaeil.com

2025-09-24

경북 주택시장, 5년간 4% 상승→ 최근 1년 –1% 하락 전환

경북의 주택시장이 최근 1년간 뚜렷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를 분석해본 결과 2020년 8월부터 2025년 8월까지 5년간 경북 주택종합매매가격지수는 4.0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3.55%, 수도권은 6.26%, 지방권은 1.06%였다. 경북은 지방 평균을 크게 웃도는 상승세를 기록하며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1년(2024.8~2025.8) 사이에는 –1.02%로 하락 전환했다. 전국 평균이 0.31% 상승, 수도권이 1.84%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지방권 전체가 –1.10% 하락했으나, 경북 역시 그 흐름에 편승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역별 세부 흐름: 포항·경주 약세, 김천은 예외 경북 내 도시별 흐름을 보면 차이가 분명하다. 포항시는 5년간 2.41% 상승했으나 최근 1년간 –2.40% 하락했다. 남구는 3.92% 올랐다가 –1.86% 하락했고, 북구는 1.31% 상승 후 –2.82% 하락했다. 철강 경기 부진과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주택 수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경주시도 5년간 5.07% 상승으로 양호했지만, 최근 1년간 –1.32% 하락세로 돌아섰다. 관광객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교통·교육 인프라 한계와 분양가 부담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진 결과다. 반면 김천시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5년간 무려 10.28% 상승했고, 최근 1년도 0.16%의 소폭이지만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이는 혁신도시 조성과 교통망 확충 효과 덕분이다. 특히 김천~구미·김천~대구 구간 교통 개선, 혁신도시 공공기관 입주 등이 지역 주택시장의 안정 요인으로 작용했다. △구조적 하락 요인: 인구·경기 경북 주택시장의 약세는 구조적 요인과 맞물려 있다. 첫째, 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출이다. 경북은 고령화율이 전국 평균을 웃돌며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중장기 수요 기반을 약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둘째, 경기 둔화다. 철강·전자부품 등 주력 산업이 침체에 빠지면서 근로자의 소득과 고용 불안이 주택 수요 위축으로 이어졌다. △전망과 과제 향후 경북의 주택시장은 정책 지원 여부와 산업 성장동력 확보에 달려 있다. 정부가 금리 인하 또는 금융 규제를 완화할 경우, 실수요가 회복되면서 일부 지역의 반등은 가능하다. 그러나 인구 감소와 산업 경기 침체가 계속된다면 중장기 조정 국면은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포항의 이차전지 밸리, 구미의 반도체·ICT 클러스터, 경주의 원전해체산업 같은 신성장동력이 지역 주택 수요를 떠받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청년층 유입을 위한 주거지원 정책과 교통망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24

경북 상가 공실률 8.78%… 경주·구미 최악

경북 지역 상권의 체온계인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전국 평균을 웃돌며 지역 경기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요 통계를 자체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말 현재 전국 평균 소규모상가 공실률은 7.49%인 반면 경북은 8.78%로 1.3%포인트 높았다. 이는 수도권과 대도시의 소비·투자 집중에 따른 지방 상권의 체력 약화를 시사한다. △지역별 편차 뚜렷…경주 21.99%, 구미 15%대 세부 지역별 차이는 더욱 극명하다. 경주시의 도심 공실률은 21.99%에 달했다. 직전분기 대비 –3.12%포인트 개선됐음에도 여전히 전국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신규 아파트 단지 입주가 늘어나면서 상권이 분산된 데다 코로나19사태 이후의 관광산업 회복이 불완전하고 청년 인구 유출까지 겹친 결과다. 구미 산업단지 일대도 상황은 심각하다. 구미산단 공실률은 15.16%였고, 구미역 인근 상권은 12.66%로 높았다. 산단 외곽 선주원남동은 4.01%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이는 상권 규모 자체가 작고 생활형 수요로 인한 안정세 덕분이다. 영주시 가흥택지개발지구는 6.27%로 전국 평균보다 낮고, 전 분기 대비 –1.53%포인트 개선되며 회복세를 보였다. 반대로 경산시청 인근은 0%로 집계돼 특이한 사례로 꼽힌다. 이는 조사 표본상의 특성과 행정타운 중심의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경기 둔화·인구 감소·온라인 소비 확산 삼중고 경북의 높은 공실률은 구조적 문제와도 연결된다. 첫째, 경기 둔화로 자영업 창업 수요 자체가 줄었다. 고금리와 소비 위축 속에서 신규 임차인은 줄고 기존 점포도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둘째, 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출이 지방 상권의 소비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특히 대학생·청년층 비중이 높은 경산, 구미 등은 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셋째, 온라인 소비 확산과 비대면 서비스 보편화로 오프라인 점포 의존도가 낮아졌다. 팬데믹을 거치며 자리잡은 비대면 소비 트렌드는 경북 소도시 상권의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켰다. △일부 지역 회복 조짐…관광·주거 수요 결합 중요 모든 지역이 악화 일변도만은 아니었다. 영주시 가흥택지개발지구는 아파트 입주와 상권 형성 효과로 공실률이 개선됐다. 경북 북부권 일부 지역도 생활형 수요에 기반한 안정세가 관찰된다. 전문가들은 “주거 수요와 결합한 생활형 상권은 비교적 안정적”이라며 “지방 상권 회복의 관건은 배후 수요 확보”라고 진단했다. 관광산업과 연계된 상권도 잠재력은 있다. 경주는 세계문화유산과 관광객 기반이 있어, 관광수요가 회복되면 상권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관광은 계절성·일시성 한계가 커 상시적 소비를 이끌 생활인구 확보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 △정책적 대응 필요 경주·구미처럼 도심 상가 공실률이 10%를 훌쩍 넘는 지역은 상권 붕괴 우려 등 지역 경제 전반의 부담요인이다. 상가 임대수익 악화는 건물주의 재투자 포기, 지역 금융의 건전성 악화로도 파급된다. 특히 상권 공동화는 도시 경쟁력의 약화와 인구 유출 가속화라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지자체 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 지역의 경제전문가들은 △도심 재생사업과 연계한 특화상권 조성 △관광자원·지역 특산품과 연계한 상권 마케팅 △소규모 창업자금·임대료 지원제도 활성화 등을 주요 대책으로 꼽는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24

경북 토지價 1년간 0.20% 하락 경기침체로 대도시와 격차확대

최근 1년간 전국 평균 토지가격이 소폭 상승한 것과 달리 경북은 하락세를 보였다. 국토교통부의 지가변동률를 분석해본 결과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전국 지가는 0.049% 올라 보합세를 보였다. 수도권(0.143%)과 대도시(0.223%)는 뚜렷한 상승세였으나, 경북은 –0.204% 하락해 전국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지방권 전체가 약세(–0.122%)였지만 경북의 하락 폭은 더 컸다. 경북 시지역(–0.237%), 군지역(–0.098%) 모두 하락세로 경북의 도시권조차 토지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한 셈이다. 결국 수도권 집중화와 대도시 중심의 개발 흐름 속에서 지방의 토지시장은 상대적 소외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대도시 상승, 지방 하락의 원인 수도권과 대도시 상승세는 교통망 확충과 개발 수요 확대 덕분이다. 3기 신도시 건설, GTX 노선 확정, 도심 재개발 사업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반면 지방은 인구 감소, 기업 유출, 경기 둔화 등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특히 경북은 대규모 산업단지와 공공투자가 일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음에도, 전체적인 수요 기반이 약해 가격 방어에 실패했다. 포항 영일만항 배후단지, 신경주역세권 개발, 구미 국가산단 재정비 등은 국지적인 호재지만, 효과가 지역 전체로 확산되기엔 한계가 있다. △경북 내 지역별 차이 경북의 시지역은 –0.237%로 하락 폭이 군지역(–0.098%)보다 컸다. 이는 역설적으로 군 단위 지역은 신규 개발 수요가 거의 없는 대신, 낙폭이 제한적인 반면, 시지역은 일정 수준의 기대감이 반영됐다가 경기 둔화로 하락폭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구미, 포항, 경주 등 주요 도시들은 산업기반이 있으나, 경기 침체와 인구유출이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구미는 반도체·전자부품 산업 위축과 인구 감소로, 포항은 철강경기 불황으로 약세를 보였다. 경주는 관광도시 특성상 교통·교육 인프라 한계와 부동산 공급 부담이 하락 요인이었다. △향후 전망과 과제 전문가들은 “청년층 정착을 유도할 교통망 개선, 특화산업 육성에 따른 일자리 창출, 정주여건 강화 등 종합적 전략이 병행된다면 토지시장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24

포항상의, 임시 의원총회서 ‘경제 위기 극복 결의문’ 채택

미국의 철강제품에 대한 고관세율이 여전히 지속되는 가운데 포항의 주요 부문으로 경기부진의 여파가 확산되자 포항지역 경제인들이 정부에 조기 대응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포항상공회의소(회장 나주영)는 24일 상의 2층 회의실에서 ‘2025년도 임시의원총회’를 열고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날 총회에는 나주영 회장과 강재호 부회장(삼일가족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진, 상공의원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의원 변동 사항과 주요 예정 사업, 고향사랑기부제 교차기부 추진 계획 등을 보고하고 임원 보선(안)과 ‘경제 위기 극복과 지역산업 발전을 위한 결의문’을 심의·의결했다. 특히 만장일치로 통과된 결의문은 △기업 혁신과 자생력 강화를 위해 포항지역 상공인들은 경영개선에 노력하고 노사가 상호 협력한다 △K-스틸법 등 지원입법의 조속한 추진을 정부와 국회 지자체에 건의한다 △금융·세제 지원 확대 및 산업용 전기요금 한시적 인하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등이다. 또 상생협력과 지역혁신 생태계 조성에는 지역사회·지자체·기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과, 인공지능·수소·친환경 에너지 등 포항시가 추진하는 미래 성장산업 육성을 위해 적극 동참하고 지역산업과 연계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내용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상공의원들은 “지금의 경제위기를 직시하고 모든 역량을 결집해 지역경제 회복과 도약에 나설 것”을 다짐하며 한목소리로 정부·국회·지자체와 지역경제 주체들의 적극적 협력을 강력히 촉구했다. 나주영 회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각종 규제로 기업들이 큰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K-스틸법의 여야 공동 발의와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은 지역경제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번 총회를 계기로 상공의원들이 뜻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나가길 바라며 상공회의소도 기업지원 활동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9-24

前영부인 첫 재판 김건희, 모든 혐의 부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의 첫 재판이 40분 만에 종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4일 오후 2시 10분 김 여사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통일교 금품 수수, 명태균 사건 관련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이번 재판은 전직 영부인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선 헌정사상 첫 사례다. 김 여사 측은 모두진술에서 특검팀이 제기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김 여사 측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가담해 8억 10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에 대해 “공모 사실이 없고, 주가 관리 인식도 없었다”고 했고, 명태균 씨로부터 2억 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카카오톡으로 몇 차례 받아본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개입 혐의에 대해서도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공모해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8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와 관련해선 “윤영호(전 통일교 세계본부장)로부터 샤넬 가방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윤영호가 전 씨에게 ‘배달 사고’를 언급한 문자메시지가 사건의 실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오는 26일 준비기일을 열어 증인신문 일정을 정리한 뒤, 10월 15일부터 주 2회(수·금요일) 정식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10월에는 27명의 증인에 대한 주신문, 12월 말까지 증거 조사를 마칠 계획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9-24

경북도의회 제358회 임시회서 조례안·동의안 심의

경북도의회가 기획경제위원회, 교육위원회, 건설소방위원회가 제358회 임시회 기간인 지난 23일 각각 회의를 열고 조례안 및 동의안 심의, 행정사무감사 계획서 채택 등 주요 안건을 처리했다. 먼저 기획경제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동의안 11건을 심의·의결하고, 2025년도 행정사무감사 계획서를 채택했다. 위원들은 이날 ‘경북 전세버스운송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안’, ‘에너지사업육성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한의약 육성 조례안’ 등을 원안 가결하고, ‘전기재해 예방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수정 가결했다. 또한, 2026년도 관련 부서의 공공기관 위탁·출연 동의안 7건을 심의해 원안대로 가결했으며, ‘대경기술지주 지원’이 포함된 메타AI과학국 출연 동의안은 일부 내용을 제외하고 수정 가결했다. 특히, 위원들은 원전 관련 기업 지원, 글로벌경제행사 예산의 산출 근거, 민간위탁 사업의 수탁자 선정 절차 등에 대해 집중 질의하며 예산 집행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강조했다. 이선희 위원장은 “지역경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활발한 의정활동을 예고했다. 교육위원회는 조례안 6건과 동의안 2건, 행정사무감사 계획서 채택의 건을 심의했다. 위원들은 ‘직업교육 활성화 조례안’, ‘도서관 도서 기증 활성화 조례안’ 등은 원안 가결하고, 송라중학교 통폐합 관련 조례안 2건은 지역 주민과의 협의 필요성으로 인해 보류했다. 또한 경산 용성초 구룡분교장 매각안은 주민 활용 방안 검토를 위해 제외 후 수정 가결됐다. 박채아 위원장은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교육정책 추진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건설소방위원회는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 조례’, ‘건설공사 부실방지 조례’, ‘도심 복합개발 지원 조례’, ‘소방공무원 주거지원 조례’, ‘소방안전지킴이 운영 조례’ 등 조례안 5건과 공공기관 위탁·대행 동의안 2건, 행정사무감사 계획서를 심의·의결했다. 또한,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해외 기업과의 네트워크 구축, 도심항공교통(UAM) 산업 선점, SOC사업의 신속 추진, 소방조례 시행규칙 마련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박순범 위원장은 “재난 상황에서도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 공무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대응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한편, 이번에 처리된 안건들은 오는 10월 2일 열릴 제35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9-24

경북도 자동차부품산업 상생협력 협약 체결

경북도가 24일 경주시에서 ‘경북 자동차부품산업의 지속 가능한 상생협력 확산을 위한 협약식’을 열고, 원청과 협력사 간의 격차 해소 및 지역 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한 공동 협력에 나섰다. 이번 협약은 자동차부품 산업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돼 온 임금·복지·근로환경 등의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내 고용 안정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생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이철우 지사, 김유진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 주낙영 경주시장, 최기문 영천시장, 조현일 경산시장 등 주요 인사와 현대·기아자동차의 1차 협력사 및 중소 협력사 대표들이 대거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경북도는 경주·영천·경산을 중심으로 전국 1만2808개 자동차부품 관련 사업체 중 약 14%에 해당하는 1813개(전국 3위) 업체가 위치해 있다. 이들 기업은 연간 약 18조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3만6000여 명의 근로자가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관세 여파, 글로벌 공급망 불안, 기술 변화 등으로 인해 지역 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특히 중소 협력사들은 인력 확보, 복지 수준, 기술력 등에서 원청과의 격차로 인해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경북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3월 고용노동부의 ‘지역주도 이중구조개선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국비를 확보, 4월에는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운영을 시작했다. 이번 협약은 그 연장선에서 마련된 것으로, 상생 거버넌스, 복지 상생, 기술 상생, 인재 양성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실효성 있는 과제를 공동 추진한다. 협약에 따라 도내 자동차부품 협력사 근로자에게는 장기근속 장려금이 지원되며(1년 이상~7년 이하 재직자 대상, 월 30만 원, 최대 6개월), 협력사 기업에는 자율제안형 복지 지원, 안전·복지·환경 개선, 안전 물품 지원, 수익성 및 생산·품질 개선 등이 제공된다. 또한 사내 복지 제도 신설, 휴게시설 및 작업환경 점검, 설비 개발과 공정 최적화 등 기술 지원, 수요 기반 맞춤형 훈련과 외국인 전문 인력 교육 등도 포함된다. 이철우 지사는 “이번 협약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기관 간 역할과 책임을 실천하는 협력의 장”이라며 “노동자에게는 안전하고 안정적인 일터를, 협력사에는 기술력과 생산성 향상을 지원함으로써 노동시장 격차를 완화하고 동반 성장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편, 경북도는 앞으로도 협력사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맞춤형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9-24

DGIST 송철 교수팀, 초정밀 힘·깊이 동시 측정 센서 시스템 개발

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송철 교수 연구팀이 미세한 힘과 깊이 정보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광간섭계 기반 센서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의료 시술 및 정밀 로봇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빛의 간섭 현상을 활용한 ‘광간섭계’ 기술을 응용해 센서를 제작했다. 특히 의료 영상 기술인 ‘OCT(광결맞음 단층촬영)’와 정밀 측정용 ‘패브리-페로 간섭계’ 원리를 결합해 높은 정확도를 구현했다. 여러 센서를 제작해도 성능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기술 검증을 위해 돼지 눈에 실험한 결과, 센서가 장착된 시술용 바늘이 눈의 공막과 망막을 정확히 관통하면서 깊이와 힘을 동시에 감지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시술자의 바늘 삽입 속도가 불규칙해도 안정적인 측정이 가능했다. 기존 기술은 탐침(프로브)이 크고 사용이 불편했으나, 이번 광섬유 기반 센서는 소형·경량화되면서도 힘과 깊이 측정 기능을 통합했다. 이는 센서의 실용성과 적용 범위를 크게 확장한 것으로 평가된다. 송철 교수는 “이 기술로 수술용 바늘이 눈의 각막이나 망막에 미세 구멍을 안전하고 정밀하게 뚫을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임상 적용 안전성 검증과 함께 정밀 수술, 로봇 촉각센서 등으로 기술을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산업통상자원부 로봇산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번 연구를 수행했으며, 결과는 메카트로닉스 분야 권위지 ‘IEEE/ASME Transactions on Mechatronics’에 게재됐다. 해당 기술은 초정밀 약물 주입기, 수술용 의료기기, 로봇 센서 등으로의 활용이 기대된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9-24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창건 33주년 합창 발표회 개최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가 창건 33주년을 기념해 최근 대구 엑스코에서 33년의 대장정을 주제로 무일 우학스님 작시 찬불가 연합합창단 발표회를 개최했다.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총동문신도회가 주관하고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가 주최한 이날 찬불가 발표회는 부처님의 가피를 전하고, 음악을 통한 새로운 삶의 구심점을 갖추기 위해 열렸다. 발표회는 B.U.D 유스 오케스트라와 이서중·고등학교 청소년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시작으로 테너 임관현의 독창 등 회주 우학스님의 작시 찬불가 16곡의 아름다운 음악으로 수놓아졌다. 이날 찬불가 발표회에는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회주 우학스님, 주지 대륜스님을 비롯한 스님들과 조재구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 김형일 대구광역시공무원불자회장, 이영애 한국불교대학대관음사총신도회장, 감포도량과 칠곡도량 등 전국 8개 도량의 신도 14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회주 우학스님은 “저는 우리절의 창건주로서, 우리 절과 인연맺은 모든 신도님들이 정말 행복하기를 매일 기도 축원드린다”며 “ 앞으로도 우리 승가 공동체와 법계의 중생 제도에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9-24

“모래 보강만으론 또 유실”… 포항 화진지구 정비 방식 ‘도마’

포항 북구 송라면 화진리 해안은 더 이상 예전의 백사장이 아니다. 모래사장은 눈에 띄게 줄었고, 겨울철이면 파도가 해안가 연립주택 앞까지 밀려든다. 일부 주민들은 건축물 턱밑까지 바닷물이 스며들면서 붕괴위험 불안까지 호소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조금씩 깎여 나가던 해안선은 최근 들어 빠르게 안쪽으로 후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태풍과 고파랑 증가, 연안 개발의 복합 작용을 원인으로 꼽는다. 침식이 가속화하면서 주민들은 바다와 맞닿은 일상의 위협을 체감하고 있다. 포항시는 해안선 복원과 침식 피해를 줄이기 위해 40억 원대 예산을 들여 화진지구 연안정비사업을 추진한다. 핵심은 모래를 외부에서 가져와 다시 쌓는 ‘양빈(養浜)’ 방식이다. 이번에 투입될 모래의 양은 총 4만2484㎥이다. 구조물 설치 대신 양빈만으로 추진하는 데에는 해양수산부의 장기 모니터링 결과가 근거로 제시됐다. 수년간 화진지구 해역의 파랑, 조류, 퇴적물 이동 등을 조사한 결과 모래를 보강하는 것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는 것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해수부 용역 결과를 토대로 구조물 없이 양빈만으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양빈용 모래의 조달 문제도 검토가 이뤄졌다. 포항시는 화진리 모래의 성분과 입도를 조사한 뒤 성질이 유사한 영덕과 울진 해역을 모래조달의 후보지로 선정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전혀 다른 성분의 모래를 가져오면 곧바로 쓸려나가거나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성분과 입도가 비슷한 모래를 신중히 조사해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는 “집 앞까지 파도가 들이치는데 더 미룰 수 없다”며 공사를 환영하고 있다. 반면 다른 주민들은 “예전에도 모래를 부었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모두 쓸려갔다. 세금만 또 날리는 것 아니냐”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다. 강릉, 울진, 영덕 등 동해안 여러 지역에서 수십억 원이 투입된 양빈 사업이 시행됐지만, 대부분 5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행정은 여전히 눈에 보이는 단기성과를 중시하며 같은 방식을 반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안 침식은 기후변화와 해류, 난개발이 얽힌 복합 문제여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행정 실적 위주의 관성에서 벗어나야 제대로 된 처방이 가능하다고도 했다. 모래를 가져올 해안지역에서 향후 나타날 환경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영덕·울진에서 모래를 채취할 경우 해당 지역 해안과 해양 생태계에 미칠 파급효과를 충분히 검증해야 하나 현실은 그 수준까지 이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과거 다른 연안에서는 모래 채취 이후 침식이 심화된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환경단체는 “한 해안을 지키려다 다른 해안을 희생시키는 악순환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사후 관리의 부실 역시 문제로 꼽힌다. 대규모 예산을 들여 양빈 사업을 완료하더라도 10년 뒤 해안선 변화와 추가 조치 등을 점검하는 체계는 아직 미흡하다. 유지관리 예산이 별도로 확보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 결국 몇 년 뒤 같은 사업을 반복하게 되는 사례도 다반사다. 전문가들은 “사후 모니터링 제도가 없다면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해안림 복원, 습지 조성, 완충 녹지대 확보 등 자연 기반 해법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인위적 구조물이 아닌 자연 생태계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일본과 유럽 일부에서는 해안림 복원을 통해 침식 방어 효과를 거뒀다. 포항 화진지구의 연안정비사업은 당장의 피해를 줄이는 응급 처방으로서는 의미가 있으나 장기 지속성, 환경 영향, 예산 효율성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부족하다. 무엇보다 주민 의견과 전문가 검증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행정 절차 위주로 추진되는 방식이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사진/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5-09-24

포항시 첨단 반도체 산업 중심지로 도약···‘테스트베드센터’ 착공

경북도와 포항시가 24일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첨단제조혁신 테스트베드센터’ 착공식을 열고, 지역 반도체 산업 육성에 시동을 걸었다. ‘첨단제조혁신 테스트베드센터’는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 부지 내에 지상 6층, 연면적 약 1만1863㎡ 규모로 건립되며, 건축비 350억 원, 반도체 장비 구축 105억 원, 부지 확보 32억 원 등 총 487억 원이 투입되며, 준공은 오는 2026년 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센터 내부에는 클린룸, 반도체 제조공정 장비실, 공동 연구실, 테스트베드 공간 등이 마련돼 산·학·연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첨단 연구·실증 인프라가 조성돼 지역 중소·중견기업의 반도체 연계 제품 실증과 기술 상용화가 가능해져 산업 구조 고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센터는 와이드밴드갭(Wide Band Gap) 기반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와이드밴드갭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Si) 기반 반도체보다 에너지 효율성과 내열성이 뛰어나 고온·고전압·고주파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이런 특성으로 전기자동차, 국방, 항공우주, 원자력 등 극한 환경에서의 응용 가능성이 높아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경북도는 이번 센터를 통해 와이드밴드갭 반도체의 소재·공정·장비·응용기술 개발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관련 기업의 기술 실증과 제품 상용화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포항(공정·테스트베드), 구미(부품·모듈·팹리스), 대구(소재·장비·인력양성)를 연계하는 ‘경북형 와이드밴드갭 반도체 클러스터’를 전략적으로 구축 중이다. 포스텍을 중심으로 한 산·학·연 협력 체계도 주목된다. 포스텍은 이미 나노융합기술원, 첨단소재연구소 등 세계적 수준의 연구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이번 센터와 연계해 반도체 소재·공정·장비 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과 기술 개발을 선도할 예정이다. 여기에 삼성전자, SK실트론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지역 협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경북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학홍 행정부지사는 “이번 착공식은 경북이 첨단 반도체 등 미래 제조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우수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업 혁신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이루고, 지역 균형발전의 모범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9-24

“어려운 경기에 단비” VS “평소에 이용 좀 하길”

지역의 각 기관·단체들이 펼치고 있는 추석 장보기 행사를 두고 시장 상인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대구시와 구·군 및 공사·공단 등 관계기관은 지난 22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재래시장 장보기 행사를 진행중이다. 장보기 행사가 지자체 입장에서는 전통시장 소비촉진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행사의 취지를 살리면서 명절 민심 파악과 애로사항 청취 등 각종 민생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는 장점이 있다. 대다수의 시장 상인들은 “어려운 경기에 매출에 도움이 된다”며 반기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단체장 사진 찍기용으로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사”라며 비판한다. 최근 대구 한 시장에서 진행된 추석맞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에서도 시장 상인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날 행사는 단체장 인사 말씀, 전통 화재 예방 캠페인, 기념 촬영 등의 순으로 진행했다. 참석한 내빈들은 시장 곳곳을 1시간 가량 돌며 상인·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제수용품을 구매했다. 하지만 행사에 참여한 100여 명이 한꺼번에 장을 보면서 가뜩이나 좁은 시장통은 물건 하나 고르기 힘든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시장 입구에서 장보기 행사가 집중되다 보니 시장 안쪽에 위치한 상가들은 장보기 행사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혜택을 본 상인들도 행사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채소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한날 한시에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잠시 장사가 잘되는 것 같아도 매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연례행사 처럼 시장을 방문할게 아니라 평소에 시장을 자주 이용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시장 입구에서 장보기 행사를 하고 사람들이 우르르 밀고 들어오면 단골 손님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며 “행사를 하더라도 흩어져 장보기를 먼저 한 다음 모여서 기념행사 등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려운 경기에 장보기 행사라도 해주니 고맙다는 반응도 있었다. 또 다른 한 상인은 “명절이 대목이라는 말은 이미 사라졌다. 이렇게 어려운 경기에 장보기 행사라도 해주니 고마울 뿐”이라고 전했다. 상인들의 엇갈린 반응에 대해 한 기관장은 “일부 상인들의 불만을 충분히 알고 있고, 그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평소에도 전통 재래시장을 많이 이용해 시장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제수 용품 등의 가격 인상, 차례상 간소화와 더불어 차례를 아예 지내지 않는 시민들이 늘면서 시장 상인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글·사진/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9-24

경북도, 로봇산업 협력 기구 출범

경북도가 로봇산업 발전을 목표로 각 분야 전문가들과 협력에 나섰다. 도는 24일 ‘경상북도 로봇혁신 협력 기구 발족 및 발전 포럼’을 열고 연구기관, 기업, 학계, 지자체 관계자들과 지역 로봇산업의 미래 전략을 모색했다. 협력 기구는 방산·안전, AI물류, 첨단농산업, 스마트웨어러블, 휴머노이드 등 다섯 분과로 운영된다. 경북도가 구상 중인 ‘AI 로보틱스 벨트’ 사업을 구체화하고, 각 분야별 기술 발전과 산업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틀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최신 기술과 산업화 사례가 공유됐다. 한재권 한양대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전과 활용 가능성을, 박찬훈 한국기계연구원 소장은 AI·휴머노이드 융합 기술이 불러올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각각 소개했다. 김필수 네이버클라우드 상무는 로봇 자율 제조 AI 에이전트의 실제 적용 사례를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이어 포스텍 정완균 교수가 좌장을 맡은 패널토론에서는 ‘경북 로봇산업 발전 방향’을 주제로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정부 정책과 연계한 지원 방안, 지역 특화 산업과의 융합, 산·학·연 공동 연구개발(R&D)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북도는 이번 협력 기구를 통해 중앙부처와의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로봇산업 생태계를 혁신적으로 전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AI로봇,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을 적극 육성해 경북의 미래 성장 엔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늘 발족하는 로봇혁신 거버넌스가 경북 로봇산업 도약을 위한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09-24

첨단기술 인재 키운다…경북 방위산업 육성 가속화

경북도가 방위산업의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한국방위산업진흥회, 구미시와 손을 잡았다. 24일 구미코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세 기관은 전문인력 양성과 정보교류, 수출 지원 등 방위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이번 협약으로 내년부터는 서울과 창원에서만 운영되던 방위산업진흥회의 전문 교육 과정을 구미에서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방산 진입을 준비하는 지역 기업과 종사자들이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도 첨단 기술 교육을 접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경북도는 방위산업을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방산혁신클러스터 조성, 기술 고도화 지원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이번 협약은 그 과정에서 필요한 전문인력 확보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이번 협약으로 경북 방위산업 발전 체계가 한층 단단해졌다”며 “앞으로 한국방위산업진흥회와 더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방위산업진흥회는 방위사업청 소관 비영리법인으로, 730여 회원사의 경쟁력 강화와 수출 촉진,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하며 정부와 기업 간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