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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임금 격차부터 줄여야 한다

고도성장에는 대기업 위주의 정책이 좋지만 그 후유증도 크다. 대기업은 인력이 차고 넘치는데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허덕인다. 중소·중견기업 중심으로 국가경제 구조를 꾸며온 국가들은 청년실업률이 낮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적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하 수직적 관계`에 있지도 않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꾸준히 중소기업 진흥정책을 펴왔지만 그것은 `중소기업 생존` 위주였고 대기업의 하청업체로서 안정적 경영을 꾸려나가는 차원이었다. 그러니 대기업 직원들은 중소기업에 `상전`으로 甲질을 하려 들었다. 임금격차도 문제지만 자존심이 상해서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것이다.장기적으로,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독립적 경영을 하면서 중소기업은 독자적 연구 개발을 통해 우수한 부품을 대기업에 공급하고 대기업은 중소기업들이 납품하는 부품들을 모아 `조립`하는 `수평적 상생관계`를 이뤄가야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임금격차를 줄여서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더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일이다. 정부는 지금 그 임금격차 조정을 위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2년간 중소기업에 근무하면 `1천200만원+알파`를 준다는 것이다. 취업한 청년이 2년간 300만원을 저축하면 정부와 기업이 900만원을 지원한다.이런 유인정책은 분명 대출받았던 학자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는 미취업 청년들에게 `학자금 갚을 여력`을 줄 것이고, 계약직 임시직 아르바이트로 날품팔이처럼 전전하는 청년들에게는 분명 복음(福音)일 것이다. 물론 이런 지원책이 `일자리 창출`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응급처방`으로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에도 상당 부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한번 중소기업에 들어가면 대기업으로 진출하는 일이 매우 어려운 현실에서는 역시 한계가 있다. 그래서 대기업에서 인력을 선발할 때`일정기간 중소기업에서 일을 익힌 인력`을 뽑는 제도나 관행을 만들어두면 그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실제 `능력` 위주로 직원을 뽑는 미국계 기업들은 중소기업에서 충분히 실력을 쌓은 인재를 선호한다.`중소기업 임금은 올리고 대기업 임금은 깎는`조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30대 그룹 CEO들과 만나 “대기업 정규직 임금수준이 국민소득이나 산업경쟁력에 비해 너무 높다”면서 임금인상 자제를 권고했다. 정부는 대기업 정규직의 고임금이 국내 기업의 경쟁력에 결정적 타격을 가할 수 있고, 청년들이 중소기업 기피의 원인이라고 본 것이다.공무원 채용시험 경쟁률이 살인적인 것은 공무원이 고임금군에 속하고, 행정권력과 고용안정성이라는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공기업·공직 집중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우선 임금격차부터 줄여나가야 한다.

2016-05-02

경북 올 산불 피해면적 전국최대, 방제시스템 재점검을

경북지역의 올해 산불 발생 건수는 예년보다 줄어든 반면 피해면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지역 산불 방재시스템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산불은 3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건과 비교해 21.1% 감소했다. 이는 최근 10년 동안 같은 기간의 평균 46건과 견주어 34.8% 줄어든 통계지만 피해면적은 86.05ha로 작년의 21.89ha보다 293%나 증가하면서 금년도 전국 산불피해 면적 207.1ha의 42%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더욱이 경북의 산림면적은 전국 1천만ha의 19%인 190만ha에 불과한 것과 비교할 때 피해규모가 지나치게 큰 것으로 지적된다. 경북지역의 올해 산불은 원인별로 논·밭두렁이나 쓰레기를 소각하다 불씨가 산으로 옮겨 붙은 경우가 20건으로 전체의 67%에 이른다. 이어 입산자 실화 3건(10%), 기타 등으로 나타났다. 경북지역의 피해 규모가 이처럼 큰 것은 지난 3월30일 상주와 청송에서 잇따라 발생한 산불로 이틀 만에 무려 70ha의 산림을 태웠기 때문이다.상주에서는 이날 오후 2시45분께 외서면 예의리에서 J씨가 논두렁을 소각하다 산불이 나 이튿날 오전 10시까지 60ha의 피해가 났다. 또 같은 날 오후 4시께는 청송군 부남면 양숙리에 전투기 1대가 추락하면서 불이 나 이튿날 오전까지 산림 10ha를 태웠다. 전문가들은 논과 밭두렁을 태운다고 해서 땅 속 해충이 잘 죽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천적을 죽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우리나라 산불의 원인은 사람에 의한 것이 80% 이상으로 그 대부분을 차지하고, 낙뢰(雷)·화산폭발 등 자연적인 원인에 의한 산불은 거의 없다.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위험한 계절은 관계습도가 가장 낮은 3~5월 사이로, 이 기간 중에 연간 산불발생 총건수의 78%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는 11년 전 천년고찰 낙산사가 강풍에 의한 산불로 전소되고 여의도 면적의 스무 배가량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산불이 발생하면 수십 년간 가꿔온 소중한 산림이 소실될 뿐만 아니라, 진화를 위해 많은 인력과 장비가 동원되고 막대한 국가예산이 소요된다. 천문학적인 국가재정 낭비는 물론, 파괴된 자연생태계가 회복되려면 백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까지 있다. 유형무형의 산불피해는 사실상 대를 이어 감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볼 수 있다. 경북지역의 산불 발생 건수가 줄어든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피해면적이 오히려 늘었다는 것은 방재시스템의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엄청난 재앙을 수반하는 산불피해에 대해서는 그 어떤 변명도 용납할 이유가 없다. 철저한 점검과 보완이 시급하다.

2016-05-02

우리는 중국에 무엇을 파는가

중국은 이제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싼 제품을 만들어 파는 나라가 아니다. 기술력이나 규모에 있어서 이미 한국을 앞질렀다. 우리는 2013년까지 세탁기와 LCD 최대 수출국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이 1위다. 현재 한국이 1위인 의류, 부속품, 차량용 튜브 등 17개 품목도 1~2년 이내에 중국이 추월할 것이다. 더 무서운 것은 중국의 성장속도다. 우리나라의 수출 1위 품목은 2010년 71개로 정점을 찍었지만 중국은 지난 6년간 세계1위 품목을 400개나 늘렸고, 세계 상위 50개 기업 중 중국기업은 9개지만 우리는 5년째 삼성전자 1개뿐이다. 중국은 `발목잡는 야당`도 없고 `짐덩어리 귀족노조`도 없으니 정부가 하고자 하는 일을 거침없이 해낼 수 있다. 임금을 아무리 동결시켜도 파업 시위하는 일이 없다. 사회주의 통제국가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비해 효율적인 것만은 분명하고 우리도 `박정희시대`에 그런식으로 고도성장을 이뤘다. 중국이 우리를 그대로 벤치마킹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경제`와 `민주주의`를 함께 달성했으니 그리 낙담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중국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다. 바로 `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의력`이다.시진핑 중국주석은 “우리는 왜 `별에서 온 그대` 같은 작품을 만들지 못하나”라고 했다. `태양의 후예`는 중국 시청자들을 완전히 매혹시켰다.이것이 바로 `자유로운 상상력·창의력의 결과물`이다. 중국이나 북한 같은 사회주의 통제국가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작품이다. 러시아 출신 감독이 만든 `태양 아래`가 그것을 잘 대변한다.`통제`때문에 `가식`과 `실제`는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중국이 대규모 투자와 기술력의 급속한 발전을 이뤘다면 우리는 자유로운 창의력을 바탕으로 `문화예술의 융성`을 이뤄냈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장점이고 사회주의가 넘볼 수 없는 영역이다.`별그대`는 `치맥열풍`을 몰아왔고 지난 3월 인천을 방문했던 광동성 아오란그룸 임직원 4천500명이 월미도에서 치맥파티를 벌였다. `TV극 한 장면의 힘`이 이 정도다.`태후`의 위력은 더 가공할 정도다. 5월 5일과 9일에는 중국 중마이사 임직원 8천명이 삼계탕을 먹으러 오는데 두 남자 주인공이 삼계탕을 끓여 애인을 대접하는 장면 하나 때문이다. 중국인들이 본래 고려인삼을 좋아하지만 `문화의 힘`을 실감하게 된다. 유커(중국인관광객)들은 화장품에도 열광한다. 품질도 좋고 가격도 유럽에 비해 싸기 때문이다.`대구·경북 방문의 해`를 맞아 대구시는 중국관광객 1만2천명을 유치했고 권영진 대구시장은 중국까지 날아가 물산업과 의료산업의 중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두 분야가 다 대구의 특장이지만 `문화예술`이 길을 닦아준 측면이 있다.

2016-04-29

대구시 `두드리소` 성과 적극소통 행정 본보기

행정자치부 공모에서 우수 사례로 선정돼 특별교부세 1억원을 받은 대구시의 민원·제안 통합관리 시스템 `두드리소`와 `120달구벌콜센터`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적극소통 행정의 좋은 본보기를 보여준다. 28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화, 방문, 인터넷 등 28개 민원·제안 접수 창구를 하나로 통합한 두드리소가 접수해 처리한 올해 1분기 민원은 3천87건으로 통합 이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천104건(55.6%)이나 늘었다.특히 민원처리에 대한 시민들의 만족도 역시 62.9점에서 64.5점으로 1.6점이나 향상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민원 분야별로 보면 교통관련 민원이 1천269건(41.1%)으로 가장 많았고 시정 일반 905건, 문화관광 292건, 도시주택 235건 순으로 집계됐다. 단일 건으로 가장 빈번했던 민원은 `할랄산업 육성사업 추진 반대`(226건)로 일상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한 시민 관심을 확인해주고 있다.두드리소에 접수된 민원채널로는 일반상담민원 1천260건(40.8%)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국민신문고 955건(30.9%), 전화민원 299건(9.7%), 시장에게 바란다 125건(4.0%), 방문민원 120건(3.9%), 기타 328건(10.7%) 순으로 나타났다.확대운영 중인 120달구벌콜센터도 같은 기간 처리민원은 9만4천369건으로 전년도 동 분기에 비해 1만9천306건(25.7%)이나 증가했다.대구시가 시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한 두드리소 등 새로운 민원·제안 통합관리 시스템은 전체적으로 성공적인 정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두드리소 등의 성과는 결과적으로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시민들을 직접 찾아나서는 적극행정의 좋은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대구시는 운영 중인 두드리소 및 120달구벌콜센터의 시민 인지도를 높이고 시민들의 소통의지를 일깨우는 것은 물론 이용방법을 알리기 위해 찾아가는 이동 홍보를 진행 중이다.대구시는 이달부터 연말까지 9개월간 중앙로역, 반월당역 등 도시철도역과 매월 구·군별 찾아가는 시민사랑방 개최 장소 등에서 시민들에게 민원 신청방법·처리결과 확인·콜센터 이용시간 및 상담분야 등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유동인구가 많은 도시철도역 등에는 두드리소 및 120달구벌콜센터 홍보배너를 선정해 월별로 이동하면서 설치하고, 찾아가는 시민사랑방에서는 참여시민들을 대상으로 직접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두드리소 등의 민원서비스 품질 향상은 물론, 시민들이 더욱 빠르고 편리하게 민원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대구시가 시민들과의 소통이 가장 잘 되는 으뜸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2016-04-29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일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중앙지 편집국장과 방송사 편성국장 45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총선 관련 여론에 대한 대통령의 소회를 듣는 자리였다. 야당들은 `대통령의 사과·반성`과 `청와대·정부 참모 개편` `유승민 포용`등을 요구하지만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할 일이 별로 없었다”며 국회에 대한 서운함을 내비쳤다. 총선 결과는 정부 여당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3당체제를 만들어 준 것이 국민의 뜻”이라 했다. 양당체제에서는 치킨게임으로 되는 일이 없었으니 완충지대를 만들어준 것이란 해석이었다. 결국 야당과 대통령의 `해석 차이·시각 차이`를 확인하는 간담회였다.그러나 `대통령의 소통문제`는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다. 이번 청와대 간담회에서 지방신문은 철저히 배제됐다. MB정부와 참여정부는 그렇지 않았다. 중앙언론인들을 초청하면 지방언론도 불렀다. 그러나 박근혜정부는 별로 지방언론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지방방송사들이야 중앙 본사 소속 지사(支社)여서 그렇다 치고 신문사의 경우는 중앙지에 예속된 지방신문이 없다. 그러니 “중앙언론만 언론이고 지방신문은 언론도 아니냐”는 소리도 나오고 “선거때만 지방에 와서 표 구걸하고 선거 끝나면 남이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이같은 대통령의 불통이미지는 지지율을 떨어뜨린다. 최근에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한다는 응답이 58%로 지난 주보다 10%나 급증했다. 그 이유는 주로 `소통 미흡(20%)`이었다. 과거 DJ정부때는 언론이 문제제기를 하면 정부는 `귀 밝게 듣고` 지체 없이 정책에 반영했고 그래서 `막 퍼준 햇볕정책`을 무난히 이끌어갔다. 그런데 박근혜정부는 `대통령의 소신`을 너무 앞세워서 불통이란 비난을 듣는다. 대통령이 가끔 소신을 굽히는 것도 `용기`다.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사람이 다스려지지 않거든 자기 자신을 돌아보라”란 잠언이 논어(語)에 나온다. 국회가 대통령의 말을 잘 듣지 않거든 대통령 자신을 돌아보라는 말로 바꿀 수 있다. 소통이란 `말의 오고 감`인데 그 대화 없는 일방적인 요구는 `부하에 대한 지시`로 비칠 수 있고 3권이 분립된 체제에서 행정부의 지시를 고분고분 따라줄 입법부는 없다. 비록 대통령의 뜻이 `훌륭하다 `여겨지더라도 `입법부의 독립성과 권위를 위해`엇박자를 보일 수 있는 것이다.대통령은 일방통행식 운영방식에 대한 충고를 겸허히 들어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TK지역에서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에서 `부정적`이 `긍정적`을 앞질렀다. 그러니 다른 지역은 말 할 것도 없다.`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일`은 국정 추진 동력을 되살리는 방법이기도 하다.

2016-04-28

`달빛동맹` 무한 잠재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대구시와 광주시의 `달빛동맹`이 미래형자동차산업 선도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힘을 합치면서 동맹의 새로운 차원을 개척하고 있어 주목된다. 대구시와 광주시는 27일 대구 세인트웨스턴 호텔에서 미래형친환경자동차 육성전략을 담은 특별법 제정과 자동차분야에 대한 대형 프로젝트 기획·발굴을 위해 양 도시 자동차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TF팀 회의를 개최했다. 양 도시는 올 상반기에 특별법 제정(안)을 제20대 국회에 발의해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양 도시는 이번 회의를 통해 나온 결과를 토대로 오는 6월에 특별법 제정(안) 초안을 완성하고 국회 공청회와 포럼 등을 거쳐 조속한 제정에 힘을 합친다는 전략이다. 이번 미래차 산업 달빛동맹은 양 지역의 핵심 먹거리인 자동차산업의 경우 최근 구글의 자율차와 애플의 전기차 등 미래형 친환경자동차 시장의 확대로 인해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대구와 광주는 이러한 변화의 시기를 대비해 자동차산업의 구조전환과 기술 고도화 추진 등 철저한 준비와 대응만이 글로벌 환경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임을 공동으로 인식하고 공동보조와 상생협력을 위해 머리를 맞대게 됐다.대구시는 미래형자동차산업 육성을 위해 전기자동차 생산도시, 자율주행 글로벌 허브도시를 목표로 전기차 생산도시 구축을 위한 전기화물차 개발 및 생산라인 구축을 추진 중이다.지난 2009년 대구의 옛 명칭인 `달구벌`과 광주`빛고을`의 앞 글자를 따 만들어진 `달빛동맹`은 작년 4월 `달빛동맹 민관협력 추진조례`를 제정하면서 교류폭 확대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와 대구에서 15명씩 30명으로 구성된 달빛동맹 민관협력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처음으로 만나 민간교류 등을 펼쳐가기로 했다. 최근 대구와 광주는 3차원 입체영상(3D)융합산업·전기자동차·의료·신재생에너지·농업 등으로 협력분야를 확대하고 구체화하는 전략적 제휴를 잇달아 맺고 있다.양 도시가 상생과 통합 정신을 발휘해 맺은 `달빛동맹`이 내재하는 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국토의 동부와 서부의 핵심도시인 대구와 광주가 상호발전을 위한 공통의 과제를 발굴하고 힘을 합쳐 해결에 나서는 것은 그 효과가 단지 지역발전에 머물지 않는다. 양 도시 제휴발전의 성공은 우리 국토개발의 맹점인 동서 축 편중문제를 해결하는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대구와 광주는 오랜 기간 대척점에 선 두 정치세력의 심장으로 치부되면서 양 지역민들마저 본의 아니게 정서적 거리를 좁히지 못한 불행한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달빛동맹`은 뚜렷한 원인도 없이 긴 세월 정치적으로 악용돼온 지역감정까지도 조속히 녹여내는 괄목할 성과도 도출해낼 수 있는 기회다. `달빛동맹`의 무한 잠재력에 주목해야 하는 또다른 이유다.

2016-04-28

우리 문화재는 우리 자존심이다

간송 전형필은 대표적인 `우리문화유산 지킴이`다. 그는 서울 굴지의 부자였다. 800만평의 토지에 연간 `기와집 150채`를 사고도 남을 곡식을 수확했다. 그는 그 재산을 우리 문화재 보호에 바쳤다. 국보 제68호인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은 당초 도굴꾼이 일본 골동품상에게 1천원(기와집 한 채 값)에 팔았다. 이 거간꾼은 간송에게 넘길 때 2만원을 불렀고, 간송은 두말없이 다주었다. 국보 제70호 훈민정음해례본은 연산군 때 대부분 불태워져 희귀본이 됐는데, 한 소장자가 1천원을 불렀다. 간송은 “이런 보물 중의 보물은 그 값에 살 수 없다”며 1만원을 주었고 그동안의`보관료` 1천원을 더 얹어주었다고 한다. 6·25때는 그 책을 가방에 넣어 피난을 다녔고 밤에는 그 가방을 베개 삼았다. 우리 문화유산을 지켜내기 위해 가산을 탕진하다시피한 이유에 대해 그는 “서화(書畵) 전적(典籍) 고문서와 도예작품 등은 조선의 자존심이기 때문”이라 했다. 국보 12점과 보물 10점, 서울시 지정문화재 4점을 비롯해서 아직 공개되지 않은 수많은 문화재가 간송미술관에 보관돼 있다고 한다.문화재지킴이운동은 민간에서부터 정부 차원으로 확산돼 가고 있다. 정부는 2012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만들어서 해외로 반출된 우리 문화재에 대한 조사 연구와 환수에 나서고 있다. 서적의 경우에는 그 책에 `소장자의 도장`인 장서인(藏書印)이 찍혀 있어서 그 책이 옮겨다닌 흔적을 알 수 있다. 2014년 영국 캐임브리지대학 도서관에서 조사단은 “서양식 장정을 한 중국책이 있다”는 말을 듣고 조사를 했더니 그 책은 세종대왕의 명을 받아 김종서 정인지 등이 1451년에 완성한 `고려사`였다.재단은 또 중국 상하이도서관을 조사하면서 세종2년 1420년에 동활자인 경자자(庚子字)로 인쇄한 역사서 `자치통감 강목` 59권을 발견했다. 자치통감은 국내에도 흔하지만 많이 떨어져나가 일부분만 있는데 상하이도서관의 것은 전질 59권이 온전히 남아 있는 유일한 판본이었다. 외국에는 이런 국보급 문화재가 많이 있지만 그들의 인식 부족으로 그 가치를 알지 못해 `천대` 받는 일이 많다. 하루속히 회수해서 제대로 잘 보관해야 하겠다.일제 때 일본 관리들은 많은 한국 문화재들을 수집했고 패망하자 일부는 가지고 나갔고 일부는 남겨두었다. `임신서기석`은 당시 경주박물관 일본인 관장이 탐을 냈으나 우리 박물관 직원들이 회수했다. 일본인들은 비밀창고를 만들어 문화재들을 보관했으나 그것이 발견돼 전량 되찾았다. 그렇게 일본인 손에 들어갔다가 되돌아온 문화재들을 국립경주박물관이 6월 19일까지 전시한다. 그것은 `우리의 자존심을 되찾은 것`이다. 새로운 감회로 돌아봄직하다.

2016-04-27

영남대 연구력·기술 기업이전 더욱 탄력받기를

지난해부터 정부 지원으로 대학 보유 지식자산과 우수기술에 대해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영남대학교가 보유한 연구력과 기술의 우수성을 기업으로부터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는 희소식이다. 이 대학 전기공학과 석줄기 교수가 개발, 특허 등록한 `고효율 인버터 구동 교류모터 제어방법`을 반도체 전문 제조기업인 어보브반도체㈜로 이전, 기술사업화를 추진하게 됐다. 최근 영남대는 대학이 보유한 우수기술에 대해 기업과 연계한 사업추진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영남대는 지난 25일 오후 총장 접견실에서 어보브반도체와 기술이전 조인식을 갖고 본격적인 기술사업화에 들어갔다. 이날 협약으로 석 교수의 기술을 반도체에 탑재, 친환경 자동차나 에어컨 등 고효율·고전력밀도 인버터가 필요한 다양한 전자기기에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기술이전 협약 체결로 영남대는 정액기술료와 해당 기술의 매출 발생일로부터 10년간 경상기술료를 받기로 했다. 이번 기술이전은 지난해 9월 삼성전자와 (사)한국대학기술이전협회가 공동 개최한 `2015 우수기술 설명회`를 통해 기업과 매칭이 됐다.석 교수가 개발한 `모터 제어 알고리즘`은 고속운전 영역에서 최대 효율의 운전을 간단히 달성할 수 있는 교류 모터 운전 방법이다. 이 기술은 지난 2014년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산하 산업응용부문회(IAS)로부터 `학술지논문 2위상`을 수상하는 등 이미 국제적으로 공인된 바 있다. 미국 IT분야 시장분석 전문기업인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2017년 세계 반도체 시장은 3천82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2013년 기준)하고 있어, 석 교수의 기술이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이 밖에도 영남대는 올 2월에 화학공학부 김성철 교수가 개발한 `의료용 신소재 제조 기술`을 미래 의료기기 사업을 추진 중인 ㈜현우테크로 이전해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영남대는 지난해부터 정부 지원을 받아 대학 보유 지식자산과 우수기술에 대해 사업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남대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대학 창의적 자산 실용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3년간 총 23억여 원을 지원받는 등 이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인정받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기술연구의 산실인 대학의 연구력과 기술이 기업과 연계되어 시너지 효과를 내는 일은 국가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사업이다. 특히 지역에 소재한 유수한 지방대학들이 연구에 주력해 세계수준의 기술을 개발해 기업에 이전하는 사업에 성공한다는 것은 국가산업 발전은 물론 지역발전에도 기여하는 일로써 크게 칭양할 만하다. 영남대의 성과를 축하하며,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관심과 아낌없는 지원, 그리고 주마가편(走馬加鞭)을 당부한다.

2016-04-27

정치가 경제를 망치는가

정치권력이 경제계의 목줄을 쥐고 흔드는 나라에서는 정권이 바뀔때 마다 아슬아슬하다. 전두환정권 때는 국제그룹이 문을 닫았고, 노무현정권 때는 대우그룹이 된서리를 맞았다. 잘 굴러가던 대기업들이었다. 박근혜정권에서는 `안 되는 기업들`을 계속 끌고 나가면서 적자를 쌓고 있다. 합리적으로 결정한다면 마땅히 구조조정을 해야 하지만 그것을 정부가 마음대로 못 한다. 대기업이 무너지면 그 여파(餘波)와 파장이 엄청나고, 대량의 실업자가 나온다. 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당은 `양적 완화` 정책을 내걸고 한국은행법을 바꿔서라도 돈을 풀어보려 했지만, 총선에서 참패하고 보니 동력을 잃었다. 야당은 `실업급여`를 주장하지만 그 재원을 변통할 길이 마땅찮다.일본 국민들은 `나라 걱정을 할 줄 아는 국민`이다. 집권 자민당의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고, 동부지역 원전쓰나미와 최근의 대지진 등으로 아베정권을 흠집낼 수 있지만, 일본 국민은 자민당에 대한 지지를 접지 않는다. 모든 재앙을 `대통령 책임`으로 돌리는 한국인과는 다르다.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중시하는 일본국민의 성숙도 때문에 아베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오히려 올라갔다. 아무도 집권당과 정부를 원망하지 않고 고통을 묵묵히 참는다. 재앙을 이용해서 팔자 고쳐보겠다고 날뛰는 세력도 없고, 정치적으로 이용하지도 않는다.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는 4년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더블 A`로 올렸지만 총선 이후 `정치 리스크`를 경고한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여당 참패로 노동개혁과 규제 철폐가 어려울 것”이라며 정치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두 야당이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법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제·울산·통영 등 조선과 중공업 도시 출신 국회의원들은 구조조정을 반대한다. 노조는 터무니 없는 요구까지 한다.뜻 있는 야당 의원들은 바른 소리를 한다. 김진표 더민주당 의원은 “야당이 청문회니 특검이니 하는 것은 싸움판을 벌이자는 것”이라며 정부 여당과 머리 맞대고 민생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했다. 정치가가 정치공세를 펼 수 있지만, 지금의 상황이 정치공방이나 하고 있을 한가한 때가 아니고 두 야당이 주도권 다툼이나 벌이고 있을 여유가 없다. 정치권이 싸움판 벌이는 사이에 나라경제는 무너져 내린다. 국제사회가 이것을 경고하는 것이다. 3당이 `경제우선`의 기치 밑에 모이기는 했지만, `싸움꾼체질` 때문에 합의(合意)는 여전히 어려워서 허송세월이 걱정된다.삼정(三鼎·다리 셋 달린 솥)은 국가의 상징이다. 가장 안정된 모습이기 때문이다. 국민이 3당을 정립하게 만들어준 것도 그런 뜻이다. 우리 국회가 부디 합심해서 경제부터 살려내기를 바란다. 그것이 국민의 바람이다.

2016-04-26

내년도 지역예산 확보… 발빠른 대응전략 필요

대구를 중심으로 20대 국회 당선자들의 색깔이 다양하게 형성된 가운데 2017년도 지역예산 확보를 위해 대승적인 합심을 이끌어낼 발 빠른 대응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 4·13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원내 제2당으로 내려앉은 만큼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지역 국비예산확보가 여의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비예산을 둘러싼 쟁탈전은 일정부분 제로섬게임의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박명재 국회의원과 김정재 당선인 등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포항지역 당선인들은 지난 23일 포항시와 함께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포스코국제관에서 열린 이번 간담회는 두 당선인과 이강덕 시장, 장경식 경북도의회 부의장, 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정 전반에 관한 주요 현안 설명과 정책적 지원을 건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포항시는 지난해 1조7천350억원의 국비예산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는 2조3천억원의 국비예산을 요청해놓고 있다.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18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새누리당 당사근처 식당에서 대구지역 국회의원 당선자 7명을 만나 내년 국비 예산확보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경북도 역시 내년 국비예산 확보목표 12조2천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벌써부터 조바심을 내고 있다. 이미 지난해 야당으로부터 SOC예산이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을 받은 것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중 지역 국회의원 당선자를 초청해 도정설명회를 갖고 내년 국비확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경북도는 또 각 중앙 부처가 기획재정부에 예산안을 넘기는 5월 말까지 부지런히 담당 부처를 방문해 국비사업에 대해 적극 설명하는 등 내년 국비 확보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대구·경북지역을 모두 합치면 이번 총선에서 15명의 현역의원이 교체되는 바람에 예산확보를 위한 실무를 담당할 보좌진들이 불안정해진 것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번 총선을 전후해 일자리가 흔들린 지역의원 보좌진들은 최소한 105명에 이른다.현재 내년 예산안은 전국 시·군·구별로 내년 사업예산을 책정한 것을 정부 각 부처에서 취합하고 있는 단계이며, 6월쯤 중간보고가 있을 예정이다. 지역정치인들의 색깔이 다양해진 현상이 예산안 확보전선의 약점이라는 일부 분석은 오해여야 한다. `지역사랑`의 의지가 다르지 않다면, 확보된 야당 소통채널을 적극 활용하는 등 더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지혜다. 지역예산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정치적 `공 다툼`으로 인한 분열상이 작동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협동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다. 과거보다 더욱 긴밀하고 능동적인 당정협의와 지역의원들 간의 다양한 소통문화 구축이 요긴해 보인다.

2016-04-26

중소·중견기업에 자유를 주라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계열사로 거느리는 구조를 `수직계열화`라 한다. 가령 자동차회사의 경우 철강계열사로부터 차체를, 계열부품사로부터 브레이크·전기장치 등 부품을 공급받는 식이다. 계열사가 아닌 중소기업을 `사실상 지배`하기도 하는데 그 중소기업은 타 대기업에 납품할 수 없다. 만약 `종속약속`을 어기고 다른 대기업에 몰래 납품하거나 수출길을 개척하다가 들키면 `납품 물량 줄이기` `단가 후려치기` `납품 중단`이라는 보복을 당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대체로 이렇게 예속적이다. 그러니 독자적 기술을 개발해서 독일이나 일본처럼 `세계적 중소기업`을 이뤄낼 수 없다. 서울대 이창희 교수는 “한국에서 수직계열화의 시대는 끝났다”한다. “대기업에 중소·중견 부품·장비 업체들이 사슬처럼 묶여 있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한국에서는 3M같은 다국적 기업은 절대 나올 수 없을 것”이라 했다. 3M은 세계 각지에 납품할 수 있고 여기서 벌어들인 돈으로 계속 연구 개발에 투자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수직계열화는 한국이 개발도상국이었을 때 유효한 모델이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서 효율을 극대화함으로써 선진국을 추격할 수 있었다.그러나 대기업 주도의 성장 모델이 한계에 달하고 벤처 등 중소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하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수직계열화로 묶어두면 중소기업의 자생력은 감소되고 성장가능성을 눌러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단가후려치기, 납품물량 감소, 거래중단 등의 압박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이 무슨 수로 이익을 남겨 연구 개발에 재투자할 수 있겠는가. 중소기업의 발전이 대기업의 발전으로 승화되는 기업구조로 만들 때가 됐고 한국의 경제규모로 봐서도 당연히 그렇게 돼야 한다. 한국은 `대기업은 1류, 부품 업체는 2류`인데 독일과 일본은 `대기업 중소기업 함께 1류`로 나아간다.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이 12%나 되는 원인 중 하나가 `중견·중소기업을 키우지 못한 탓`이다. 몇 되지 않는 대기업만 바라보니 `대기업은 취업난,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리게 된다. 건강한 중견 중소기업이 육성돼 있다면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중견기업에도 꿈을 실현시킬 여건이 충분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노력들이 다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재매칭`같은 방안이다.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업들이 불공정 계약으로 수직계열화를 고착시키려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대기업들이 경쟁사 부품업체로부터도 납품을 받는 교차구매가 활발해지도록 도와야 한다. 그렇게 해서 중소기업이 발전하고 안정적 일자리가 보장된다면 청년실업과 구인난이 동시에 해결될 것이다.

2016-04-25

19대 국회, 민생현안 처리로 `반성` 보여야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등 여야 3당은 24일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19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서 처리할 민생·경제 현안에 대해 4가지 합의점을 도출해냈다. 4월 임시국회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등 민생·경제 법안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하자는 이날 여야 정당의 합의는 정치권이 4.13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존중하고 있는지를 판별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19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가 어떤 일을 해낼 지 국민들은 냉정히 지켜보고 있다. 3당 원내대표는 이날 낮 여의도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시원한 정치를 보여주겠다`는 취지로 마련한 이른바 `냉면회동`을 갖고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3당 원내대표들이 발표한 합의문은 `청년 일자리 창출 등 민생경제 법안 최우선 처리`, `법사위 계류 중인 무쟁점 법안 우선 처리`, `각 당이 제출한 우선처리 법안 성과 도출`, `국민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지금 국회에 계류 중인 1만74개의 법안은 다음달 19대 국회 임기 종료와 동시에 자동 폐기된다. 특히 정부가 69만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국회에 제출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18대에 이어 19대 국회에서 또다시 폐기 운명에 직면해 있다. 정당 상황도 여의치 않다. 새누리당은 지도부가 와해된 가운데 불출마 또는 낙선한 의원들도 뿔뿔이 흩어져 있다. 그동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노동개혁법 등을 반대해온 더민주당은 이들 쟁점 법안에 관한 태도를 바꿀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정치권이 더 이상 대치하며 시간을 허비해도 좋을 만큼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여유롭지 못하다. 청년실업률은 지난달 11.8%로 3월 기준 역대 최고치에 달하고 있고 `불황`으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신음은 “IMF 시절에 비할 바가 못 된다”는 수준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2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2.7%로 낮췄고 금융연구원·현대경제연구원 등도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문자 그대로 우리 경제는 안팎곱사등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최근 여야 정치권과 정부가 저성장 늪으로 빠져드는 위기국면에 처해 있는 한국경제가 중장기적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는 인식에 공감하고 있는 상황은 다행이다. `사상 최악`이라는 오명에 빠진 19대 국회는 마지막 무대에서 총선을 통해 드러난 맵짠 국민들의 회초리질에 부응하는 제대로 된 반성을 보여줘야 한다. 여야 정치권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노동개혁 4법과 세월호특별법 개정 문제 등에 발목 잡혀 끝내 정치공방으로 일관할 경우 국민들은 20대 국회에서도 걸어볼 희망을 찾지 못하게 될 것이다. 환골탈태하는 새로운 국회상의 조짐을 고대한다.

2016-04-25

일용근로자는 언제나 을(乙) 신세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4·19민주묘지를 참배한 후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단과 지도위원 등 120여명을 청와대에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우리사회가 학력이나 스펙보다 지식과 능력을 더 높이 평가하는 사회로 변하고 있지만 아직 장애인들은 충분한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 하고, “우리 노동시장이 능력에 따라 평가받고 보상받는 공정한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면서 노동개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장애인 의무고용제가 있지만, 많은 기업들이 이를 외면한다. 노동당국이 조사를 나오면 눈가림으로 고용했다가 조사 끝나면 해고하는 `위장 채용`을 하고,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주겠다고 했다가 일정 시간이 지난 뒤 해고하는 기업도 있다. 아예 벌금을 물 작정을 하고 장애인 채용을 거부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장애인만으로 운영하는 기업도 있지만, 대부분이 장애인을 홀대한다.일용직 근로자들은 언제나 서럽다. 뿔뿔이 흩어져 있는 일용직들은 노조를 결성할 힘도 없고, 부당한 대우에 대항할 조직력도 갖지 못한다. 그래서 늘 을(乙)의 서러움을 감내해야 한다. 일용직들은 흔히 영세사업체에서 일하게 되는데, 근로기준법을 잘 몰라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사업체도 법에 무관심하기는 마찬가지여서 흔히 범법을 하고 고발당한다. `유급휴일수당`이란 것이 있는데, 대부분 그 규정을 잘 모른다. 그래서 최저 임금만 지불하고 휴일수당을 주지 않아서 고발당하는 업체가 많다. 주로 5인 이하 사업장이다.우리나라 임금체계에는 수당 종류만 270개에 달한다. 영세자영업자들이 그 복잡한 임금체계를 다 숙지하기는 어렵다. 일용근로자들도 일일이 따져가며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시간당 얼마 주겠다. 됐나?”, “됐다” 이런식으로 구두계약을 맺고 일을 시작한다. 그러니 `유급휴일수당`을 몰라서 못 주거나 못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알고 있는 근로자가 업주를 고발하면 그냥 범법자가 되고 만다. 실제로 근로자가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사업주를 고발하는 사례가 해마다 증가한다. 사업주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로그램은 있지만, 영세사업자를 위한 근로기준법 관련 교육은 없다 하니, 홍보물을 돌리는 등의 방법으로 인식을 제고시켜야 하겠다.일용근로자들이 악덕 기업주를 만나 임금을 못 받는 일이 적지 않다. 경주의 한 건설현장에서, 하도급 업체 J건설사는 시행사인 Y그룹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은 후 일용근로자들에게 노임을 주지 않고 잠적, 40여명이 7천400만원을 못 받았다. 돈을 받으려면, 진정서 제출-담당관 배정과 사실확인-행정명령-검찰·법원 민형사 소송 등의 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라도 이런 을(乙)들을 위한 특별 제도가 있어야 하겠다.

2016-04-22

한동대 도시재생 아카데미, 지역-대학 상생모델 기대

지역에 산재하는 지방대학과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협력시스템 구축은 낙후한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지방대학이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한 맞춤식 전문지식을 동원해 지역발전을 위한 이정표를 제시해주는 역할에 나서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쇠락해가는 포항의 원도심을 되살리기 위해 한동대학교가 지역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어 그 성과는 물론 지역과 대학의 소중한 상생모델 성공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동대학교 LINC사업단은 지난 2일부터 오는 30일까지 포항시 북구 중앙동 아트갤러리 빛에서 `제1기 도시재생 협동조합 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아카데미는 도시재생 협동조합에 관심 있는 지역주민 20여명을 모집해 이들을 대상으로 획일적인 철거와 재개발위주의 기존 도시재생사업에서 탈피해 시민복지와 저소득층 보호·지역공동체 강화 등을 위해 협동조합 형태의 도시재생을 이뤄내는데 목적을 두고 마련됐다. 매주 화·토요일 주 2회씩 총 8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아카데미에서 한동대는 ICT(정보통신기술)와 IOT(사물인터넷) 등이 융합된 경영기술과 인력지원, 정책자금, 교육훈련 지원 등을 통해 커뮤니티 비즈니스(Community Business)가 성공할 수 있도록 주도하고 있다. 아카데미의 주요 내용은 `협동조합 탐방`, `창조도시와 문화콘텐츠`, `협동조합으로 기업하기`, `원도심재생 협동조합 제대로 이해하기`, `종합 워크숍` 등으로서 실질적인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꼭 필요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지역공동체가 주관하는 봉사와 비즈니스를 결합한 사업형태로서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지역발전을 위한 강력한 수단이 될 것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미 많은 도시에서 이 같은 형태의 다양한 사업이 추진된 바 있으나 전문지식과 정보·기술과 인적자본 부족 등으로 실패사례도 많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급속한 도시 확장으로 인한 구도심(원도심) 공동화 현상을 보완하기 위한 도시재생 사업은 지구촌이 안고 있는 난제(難題)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2006~2007년부터 도심재생을 위한 조처로 전국 주요도시에 41개의 도시재정비 촉진지구를 지정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2007년 1월 `도시재생사업단`을 출범시켜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 부으며 도시재생사업에 매달리고 있다.`도시재생 협동조합`은 중소도시로까지 급속히 번지고 있는 원도심 공동화 현상을 해결할 적절한 대안의 하나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한동대가 마련한 `도시재생 협동조합 아카데미`가 낙후일변도에 몰린 포항의 재도약을 견인할 새로운 소프트웨어적 동력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한동대 측의 끈질긴 노력과 포항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2016-04-22

외교력은 情의 교류에서 쌓인다

2011년 4월 한국 한 일간지에 전면광고가 실렸다. 간 나오토 당시 일본 총리 명의였다.“여러분들이 보내주신 한 그릇의 수프와 한 장의 담요가 언 몸과 마음을 녹여주었습니다.…. 여러분이 베풀어주신 따뜻한 마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란 내용이었다. 2만명이 희생된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때 한국 정부가 가장 먼저 구조대를 보내고, 성금을 모아준데 대한 감사표시였다. 지난해는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이었고, 일본 TV 특집방송에서 한 저널리스트는 “한국은 동일본 대지진때 가정 먼저 구조대와 구조견을 파견한 나라였다. 반일(反日), 반일하지만 유사시엔 “우린 이웃이니까”라는 마음으로 급히 달려와 주는 관계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 했다.그런데 이번 구마모토 연쇄 대지진때는 태도가 전혀 달랐다. 우리정부는 신속대응팀 4명만 파견했다. 그것도 구호가 아닌 `재일 한국인 안전`을 위해서였다. 아베정권이 들어선 후 한·일관계는 급속도로 나빠졌다.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위안부문제에 대해서는 `문서의 내용`과 `자기 나라에서의 발언`이 달랐다. 문서에는`사과`란 글귀가 있으나 발언에는 진정성이 없었다.“역사를 직시하라”는 국제사회의 충고도 무시했다.이같은 국제여론이 이번 구마모토 대지진에서 그대로 반영됐다. 지진기사에 달려 나오는 댓글은 싸늘할 뿐이다. 못된 짓을 하더니 하늘이 천벌을 내린 것이란 저주도 있었고, 대부분의 댓글이 악담 수준이었다. 급히 구조대를 보내자라든가, 구호성금을 모으자 하는 의견은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밉다면 일본정부가 밉지, 추위에 떨면서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늙은 이재민들이 미울 리는 없다. 어려울때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은 영원한 진리다. 선한 씨를 뿌리면 선한 열매를 맺는 법이다.입헌군주제였던 이란의 팔레비 왕조가 1979년 호메이니의 반미혁명에 의해 무너졌다. 주 이란 미국 대사관은 6일간이나 혁명군에 포위됐고 인질극이 벌어졌다. 신정(神政)체제를 구축한 이란은 다시 이라크와의 전쟁을 맞았다. 서방세계는 대 이란 경제제재에 돌입했다. 혁명에, 전쟁에, 경제제재를 맞은 이란은 실로 고립무원이었다. 그러나 그때 이란에 진출했던 한국 기업들은 이 나라를 떠나지 않았다. 어려울때 곁을 지켜주는 친구만큼 고마운 친구가 없다. 그 무렵 서울에는 `테헤란로`가, 이란에는 `서울로`가 만들어졌으며, 이란의 석유를 안정적으로 들여와 오일쇼크를 이겨냈다.이란 정부는 지금까지도 그 `한국의 정(情)`을 기억하면서 흔쾌히 박근혜 대통령을 국빈 초청했다.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하고, 다각적인 경제협력이 논의된다. 따뜻한 정의 교류가 외교력을 쌓아가는 요체임을 입증하는 일이다. 일본의 불행에 情을 보내자.

2016-04-21

스쿨존 과속차량 단속 강화·안전 캠페인 시급

봄철 어린이들의 활동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스쿨존(School Zone)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아 과속차량 단속 강화와 안전 캠페인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4일 구미지역의 한 스쿨존에서 7세 소년이 SUV 승용차에 치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스쿨존 안전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사고가 난 지점에는 한때 교통안전시설을 설치했으나 주변 상인들의 민원을 의식한 구미시가 곧바로 철거한 것으로 드러나 분노를 사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문제의 구미시 사곡동 상모초등 앞 스쿨존 도로에는 사고 이후 `시속 30㎞`라는 글씨가 새로 도색되어 있고,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팻말과 시속 30㎞ 이하로 주행하라는 표지판도 있지만 여전히 무용지물이라는 전언이다. 평소 이 스쿨존을 지나가는 차량들 중 규정 속도 시속 30㎞를 지킨 차는 거의 없다는 관찰증언도 나왔다. 대부분의 차량들이 속도를 줄여봤자 시속 40~50㎞ 정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차량은 규정 속도의 2배인 시속 60㎞ 이상으로 달리기도 한다는 목격담이다.실정이 이러한데도 규정 속도를 위반하는 차량에 대한 단속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근 상가 상인들은 단속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모두 129개소의 스쿨존이 운영되고 있는 구미지역 스쿨존 단속실적은 지난해 총 789건, 올해 3월까지 68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742개소의 스쿨존이 운영되는 대구지역에서 경찰이 지난해 1만3천233건을 단속했고, 올해 스쿨존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하면서 4월18일 현재 1만522건을 단속한 것에 대비해 보더라도 구미지역의 스쿨존 교통관리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뿐만이 아니다. 구미시는 지난 2014년 11월 이번 교통사고가 발생한 스쿨존 60여m 구간에 보행자의 무단횡단을 막기 위한 중앙분리대를 설치했으나, 주변상인들의 주·정차 불편과 관련한 반발에 부딪혀 수백만 원을 들여 설치한 중앙분리대를 닷새 만에 황급히 철거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준다. 스쿨존은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초등학교·유치원(원생 100인 이상)·특수학교·어린이집·학원 등의 정문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이내의 주변도로 가운데 지정한 일정구간을 말한다.지난해 경북도내에서 발생한 스쿨존 내 교통사고는 41건으로 전년도 25건보다 64% 증가하는 등 스쿨존 운영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스쿨존의 안전장치를 보강하고 교통단속을 대폭 강화하는 것은 물론, 대국민 캠페인 활동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교통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은 결코 미뤄서는 안 될 시급하고도 중차대한 현안이다.

2016-04-21

새누리당은 언제 철이 들려나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를 맞고도 새누리당은 정신을 못 차렸다. 친박·비박 간의 당권싸움이 계속되고 `선거패배책임 공방`을 이어간다. 공천권을 쥔 쪽이 책임지라며 비박들은 친박을 공박한다. 전투에 지고도 내분에 휩싸이는 정당은 절망적이다. “망해도 싸다”란 말이 들린다. 한 마음으로 똘똘 뭉쳐 `패전의 상흔`을 치유하는 일에 당력을 모아야 할 때 `엎어진 사람 등 짖밟기`나 하면서 `당권 쟁탈전`을 계속하는 철부지란 소리도 들린다. 입법부를 야당에 내주었으니, 행정부만은 지켜야 하겠다는 결의를 보이면서 대선(大選)을 준비하기에도 바쁜데, 집안싸움에 허송세월한다.새누리당은 지금 “더 겸손하고 더 포용하라”는 원칙 밑에 서야 한다. 공천에서 내쳐져서 무소속으로 당선한 7명 중 친박은 1명이고 비박은 6명이다. 비박 6명의 복당을 놓고 되느니 안 되느니 하고, 안 되는 이유야 많지만, 지금 당의 입장에서 쌀밥 보리밥을 가릴 때인가. 제1당을 뺏기고 국회의장 자리까지 넘어갈 위기인데, 이유 따지며 논쟁이나 벌일 그런 한가한 상황인가. “우리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음을 반성한다. 살아서 친정에 돌아오니 반갑다”이렇게 품어주면, 얼마나 성숙된 모습인가.“선거에 지더라도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 “승패에 상관 없이 총선 끝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 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약속대로 물러났지만, “물러나서 오불관언하는 것만이 능사 아니다”란 비난도 듣는다.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당 대표가 정한 `원칙`에 반기를 들고 전략공천으로 내분을 일으켰고, 패배한 지금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소리가 높은데, 그는 아직도 “개혁공천, 지금도 옳았다고 생각한다”며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두 지도부의 내분(內紛)이 선거패배의 근본원인인데, 아직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무신경이 놀라울뿐이다.“유승민은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더니, 이한구는 당 대표와 갈등하니, 대구 사람들 왜 이러나” “대통령을 셋이나 낸 대구사람들의 오만이 아니겠는가”이런 쑥덕공론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지도부들이 제각각 `소신`을 주장하며 분열한 것이 참패의 원인이란 것을 왜 인식하지 못하는가. 그것은 `소신`으로 포장된 `오만`일 뿐이다. 사람을 나무에 올려놓고 밑에서 흔드는 그 악습을 버리지 않는 한 우리나라 정치는 희망이 없다. 그래서 호남에서 두 번 승리한 이정현 의원의 의리가 돋보이는 것이다.제1당이 된 더민주당, 뜻밖에 많은 의석을 차지한 국민의당, 두 야당이 지금 기세등등하다. 역사교과서 국정을 폐지하자 하고, 세월호법을 들고나온다. 경제·노동 관련 법의 통과는 더 어려워지는데, 여당은 의기소침한 채 언제까지 집안싸움으로 세월을 보낼 것인가.

2016-04-20

해수부, 트롤어선 동해진출 섣부른 허용 안된다

섬 근해 수산자원 고갈로 심각한 조업부진에 빠진 울릉도 어업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울릉도 어민들이 해양수산부의 트롤어선 동해진출 허용 움직임에 강력 반발하는 등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19일 울릉도 어업인들은 선단별로 2명씩, 모두 20여 명이 강원도 어민들과 함께 정부를 항의 방문했다. 어업인들은 해수부가 트롤어업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동경 128도 조업제한을 해제할 경우 동해 어업인들은 모두 도산되고 말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해양수산부는 지난해 트롤어선 조업 현황 분석 및 경쟁력 강화를 주목적으로 하는 용역에 이어 어업조정위원회를 설치, 동해구 트롤(현측식· 선미식) 공조 조업과 동경 128°이동조업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안 어민들은 중국어선이 북한 수역 싹쓸이 조업으로 남하하는 오징어 씨를 말리는 상황에서 해수부의 이 같은 잘못된 정책으로 부산지역의 기업화된 트롤어선들이 동해로 진출하게 되면 동해 채낚기 어민들은 모두 고사할 수밖에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현재 트롤선의 조업방식은 저인망 그물로 선미에서 그물을 내려서 바닥까지 그물을 내려놓고 끌고 나가면서 조업을 하는 방식이다. 흔히들 얘기하는 `싹쓸이 조업`이라는 것이 이 트롤선의 저인망 조업방식에서 유래된 말이다. 아직 트롤어선의 동해 진출이 허용되지는 않았지만, 상황이 바뀔 경우 동해어장 현실은 심각한 변화가 불가피하게 된다. 트롤어선과 대형 채낚기어선들이 사전 협의해 채낚기 어선에서 집어등을 밝혀 오징어를 모으면 트롤어선이 그물을 이용해 한꺼번에 대량으로 포획하는 방법을 동원한다.그렇지 않아도 동해안 오징어의 씨가 마를 지경에 이른 가운데, 해수부가 트롤선의 경쟁력을 강화하려고 하는 것은 정부가 불법을 자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 어업인들의 비판이다. 채낚기 어민들은 매년 중국어선의 싹쓸이조업으로 채낚기 어업인들의 피해가 막심한 가운데 이번 해수부의 트롤어업의 법적규제 재검토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정책추진이라고까지 울분을 토하고 있다.해수부는 그동안 오락가락하는 채낚기어선 광력정책 등으로 많은 돈을 들여 설치한 LED 집어등이 무용지물이 될 처지에 놓이게 하는 등 어민들의 불신을 자초해왔다. 지난해 울릉도어업인 총연합회 와 채낚기 협회에서는 동해구 트롤을 반대하는 의사를 표하기 위해 국회와 해수부등 관련기관을 수차례 방문한 바 있다. 국가 수산업의 궁극적인 발전을 위해서 불가피한 정책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적절한 대책 마련도 없이 기업화된 트롤어선들의 무차별 진출을 허용해 영세 어업인들을 벼랑끝으로 내모는 정책을 섣불리 추진해서는 안 된다. 다수 국민들의 생존을 우선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정부의 존재이유이자 방기할 수 없는 으뜸의무다.

2016-04-20

국회는 더 `식물`이 되는가

선거에 참패했지만 새누리당은 5월말 19대 국회가 끝나는 날까지는 그래도 `힘`이 좀 있다. 소수당으로 떨어지는 20대 국회가 개원되기까지 1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새누리당이 어떤 힘을 쓸 것인가. 최근 경제부처 차관 5명과 6개 경제단체 부회장들이 간담회를 가졌는데, “기업들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설테니 19대 국회 회기 끝나기 전에 경제활성화법안의 국회 통과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20대 국회에 들어가면 투자 활성화보다는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같은 경제민주화에 무게를 둘 것이니 대기업들의 운신은 더 어려워진다.노동자 보호와 대기업 규제를 주장할 야당 의원들이 대거 입성하는 20대 국회는 대기업으로서는 재앙이다. 또 새누리당이 제시한 `한국판 양적완화`는 두 야당이 다 반대한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노동개혁법은 국민의당이 유연한 자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5분의 3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국회선진화법이 걸림돌이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연이어 일어난 `대기업의 甲질`이 `경제민주화의 호재`였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경제민주화법이 줄줄이 나오면 이는 대기업의 족쇄가 된다.정부 여당이 간절히 바라던 파견근로자보호법 개정안 등 노동개혁법안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한노총 출신 9명이 이번에 당선됐고 민노총의 후원을 받는 당선자도 많다. 정의당 노회찬 당선자, 통진당 출신의 김종훈 당선자와 윤종오 당선자,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사무처장을 지낸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이 있다. 야권의 노동계 출신 인사 상당수는 환노위에서 활동할 것이니, 노동개혁법을 원안대로 통과시켜줄 리 만무하다. 그러니 기업들은 20대 국회가 시작되기 전에 법안 통과를 호소하는 것이다.노동관련 4법인 근로기준법, 파견근로자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중 파견법도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모두 반대한다. `한국판 양적완화`도 더민주당이 반대하고 국민의당도 부정적이다. 새누리당은 양적완화를 위해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키로 했지만, 발의해도 통과는 어렵다. 국회선진화법(쟁점법안의 경우 의원 5분의 3이상의 동의)때문이다. 그러니 타협과 협상에 의한 `법안 거래·빅딜`만이 해결책이다.`국회선진화법`은 소수당의 `살길`이 돼버렸다. 그래서 `소수당 결재법`이란 별명을 얻었다. 소수당이 결재를 해주어야 통과된다는 말이다. 지금까지는 더민주당이 이 법에 많이 의지했지만, 앞으로는 새누리당이 이 법을 매우 요긴하게 사용할 것이다. 입장이 바뀐 것이다. 야당들이 아무리 법안을 내놔봐야 여당이 반대하면 통과될 것은 없다. `소수당의 강력한 무기`를 어느 소수당이 없애려 하겠는가. 그래서 국회는 점점 더 `입법하지 못하는 입법부`가 돼간다. 국회의원 하기 참 편하다.

2016-04-19

대구시 `사회적·청년·시민공익활동 지원센터` 모델

대구시가 중구 중앙대로 민들레빌딩에 조성하기로 한 사회적경제·청년·시민공익활동 지원센터가 새로운 `기능협업 모델`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에 건설되는 모델은 센터 간 유사한 기능의 협업을 통해 정책집행 효과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된다. 지방정부가 지역민들의 편익과 행정서비스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명제는 그 가치가 무한하다. 대구시는 민들레빌딩 2~4층에 945.13㎡(285.9평) 규모 센터를 마련해 5월부터 본격적인 지원 활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사회적경제·청년·시민공익활동 지원센터는 대구시 주요 지원센터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수차례 관련부서 회의 등을 거쳐 통합 입주를 결정했다. 통합입주로 커뮤니티 공간·회의실 등 부대시설 공용 사용을 통해 5억여 원의 재정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4~5월 실내공사를 거쳐, 5월 중 센터 사무실 기능 일부를 수행하며, 6월 중순 경 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민들레빌딩은 청년과 유동인구가 지역에서 가장 많은 지하철 1·2호선 반월당역과 1호선 중앙로역 인근으로서 이용객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해 선정됐다. 센터 2층은 지역사회 사회적경제 조직·청년·시민단체 활동가가 자유롭게 이용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구성되고 3층은 각 센터 업무용 사무실로 운영된다. 4층은 사회적경제 및 청년들의 창업 인큐베이팅 및 아이디어 창작공간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업무 활용공간으로 꾸며지고 3개 센터 공용으로 사용할 상담실과 회의실도 조성된다.사회적 지원센터는 관련 정보공유와 설립·경영·마케팅 등 원스톱 성장 지원으로 지역 사회적 경제허브와 민간영역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청년센터는 청년들이 교류하면서 문화·창의활동 등을 하는 거점공간이며 시민공익활동 지원센터는 시민공익활동 단체와 활동가 육성, 시민사회 간의 네트워크 구축과 민관협력사업 추진 등 시민공익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중앙정부·지방정부를 가릴 이유가 없이,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 행정서비스의 효율성과 국민편익증진을 위해 상시적으로 시스템을 개선하고 민원현장 배치를 개선하는 일은 아무리 공을 들여도 모자람이 없다. 특히 국민들의 가장 가까이에 존재하는 지방정부는 주민들의 민원수요를 끊임없이 파악해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그 흐름에 부합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바람대로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통합입주 기능협업 모델인 `사회적·청년·시민공익활동 지원센터`가 시민이용 편의증진 및 재정절감에 크게 기여하기를 바란다. 차제에, 지역에 산재해 있는 많은 조직들의 배치효율성을 포함한 시스템의 기능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 개선책을 찾아보길 권한다.

2016-04-19

일본에서 잇따라 날아든 두 개의 비보(悲報)

며칠 사이에 일본으로부터 잇달아 날아든 두 개의 비보가 우리 국민들의 심사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14일 아침 일본 구마모토 현에서 일어난 대지진 소식이고, 다른 하나는 또다시 일본이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주장을 담은 외교청서(외교백서 격)를 각의(국무회의)에 보고했다는 뉴스다. 우리는 지금 자연재해를 당한 이웃나라에 대한 동정심과 끈질긴 침략근성에 대한 분노로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9시26분 경 일본 규슈 중서부의 구마모토 현에서 리히터 규모 6.4, 진도 7의 지진이 관측된 이후, 일대에서 수차례 지진이 발생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구마모토 현이 17일 오전 재해대책본부 회의에서 밝힌 피해와 사망자는 41명, 실종자는 11명, 중상자는 202명, 경상자는 835명이다. 이번 지진은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에서 발생한 최대규모의 지진이다.한편, 일본외무성은 올해도 어김없이 독도에 대해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기록한 2016년판 외교청서를 지난 15일 각의에 보고해 공식화했다. 우리 정부는 즉각적으로 강력 항의했고, 경상북도와 경북도의회도 곧바로 분노의 뜻을 담은 입장을 발표했다. 정부는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경북도와 경북도의회도 곧바로 나섰다. 경북도는 긴급논평에서 “지난 3월 고등학교 사회과 교과서 왜곡에 이어 외교청서에서도 독도 도발의 마각을 드러낸 일본정부의 후안무치한 오만을 좌시할 수 없다”면서 “일본의 역사왜곡과 반역사적 주장은 개탄을 넘어 삭힐 수 없는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다”고 비난했다. 경상북도의회는 “외교청서를 비롯해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일체의 문구를 즉각 삭제하고, 대한민국의 주권과 영토를 침해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얽히고설킨 비극사(悲劇史)로 인해 한국과 일본은 좀처럼 개선되기 힘든 국민감정을 안고 살아간다. 우리는 이웃나라를 무참히 짓밟다가 참담한 패전국이 된 처참한 역사를 겪고도 `독도침탈` 야욕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일본에 치를 떨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있다. 잦은 지진재해를 겪는 저들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천벌을 받는다`고 생각하다가도 일본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생각하면 한 없이 짠해진다. 형언하기 힘든 끔찍한 재해를 잘 극복하도록 우리도 이웃으로서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모진 재난 끝에서 저들이 부디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진실을 인정하는 기적적인 개심(改心)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면 너무 낭만적일까. 안타까운 마음만 깊어간다.

2016-04-18

`대선 구도`가 서서히 잡혀간다

총선이 끝나니 대선도 멀지 않았다. 잠룡(潛龍)들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며 움직임을 보인다. 전부터 이름이 거론되던 주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된서리를 맞았다. 여·야 두 전 대표들이 우선 `뒷모습`을 보였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만 화려한 부활을 했다. 야당 깃발 달고 대구에서 압승한 김부겸. 소외 당해 무소속으로 당선한 유승민, 새누리당으로 호남에서 두 번째 당선한 이정현. 올해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의 이름이 새롭게 떠오른다. 김무성·문재인·박원순 등은 `당분간` 막후에 몸을 숨긴 채 때를 기다릴 것이다. `적진에서 살아남은 당선자`들이 주목받는 것은 당연하다. 지역구도를 깬 `전사`들이기 때문이다. 야당지역에서 당선한 여당 인사, 여당지역에 깃발 꽂은 야당 후보자들은 `공천에 의한 무임승차자`들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철벽`을 뚫어낸 인물들이라, 각별한 애정이 가고 상찬의 대상이 되는 것이며, `잠룡의 자격`까지 부여하는 것이다. 김부겸 당선인이 대선을, 이정현 당선자가 당권을 겨냥하는 것은 타당하다.김부겸 당선인은 상주 출신으로 경북고를 나와 경기도 군포에서 3선을 했고, 19대 총선때 대구 수성갑에서, 그리고 2014년 대구시장에 도전해 실패했지만, 득표율은 40% 이상이어서 희망은 늘 있었다. 수성갑은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우는 대표적 여당 텃밭인데, 이번 총선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했다. 실로 31년만의 일이었다. 이정현 당선인은 야당 텃밭 호남 순천에서 두 번 당선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전두환 시절에 장세동, 박근혜 시절에 이정현”이라 말할 정도의 `의리의 사나이`이다.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경우, 과거 두 번의 `양보정신`이 이번에 밑거름이 됐다. 김종인 더민주당 대표의 “통합하자. 안 대표는 빼고”라는 권유 속에서 꿋꿋이 당을 다독거린 뚝심을 유권자들이 인정했다.비례대표 의석수 13석은 더민주당 의석과 같다. `정당선택`에서 전국적인 선택을 받은 것도 `호남당`이란 한계를 벗어난 쾌거였다. 치킨게임을 일삼던 여·야 2당 체제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제3당으로 당당히 섰으니, `안철수 대선주자`란 이름이 한결 당당해졌다.내년 1월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차기 유엔사무총장 자리를 두고 8명이 `면접시험`을 치르는 중이고, 따라서 반기문 현 총장은 퇴임을 준비 중인데,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에 그가 들어 있을 것”이란 말이 나돈다. 기회 있을 때마다 만남을 가지고, 개성공단 등의 정책에 대한 의견도 잘 맞고, 충청도 표심과 함께 지금까지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꾸준히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시대에 `국제적 시각으로 보는 국내정치`도 시도해봄직 하다.

2016-04-18

청년과학자들에 미래를 맡긴다

포스텍은 최근 `과매기 창업원정대` 1박2일 창업캠프를 열었다.`과매기`란 `과하게 매력적인 기술`을 재미있게 줄인 말이다. 젊음의 재치가 묻어나는 표현이다. 올해 2회째 맞는 이번 행사에 참가한 팀 중 가장 우수한 등급을 받은 팀은 300만원의 상금과 함께 최대 3천만원의 시작품제작비와 최대 1천만원의 사업타당성 평가비를 지원받는다.또 5월 중순께 참가자들로부터 최종 사업계획서를 받아 심사를 거친 후 아이디어와 기술이 우수하고 사업성이 높은 아이템을 선정해 창업도 지원할 계획이다. 청년 과학자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일이다.포스텍 연구팀이 최근 수중촬영 드론을 활용해 국내 최초로 3차원 해저 지형도를 제작했다. 포스텍 창의IT융합공학과 유선철 교수, 조형우 연구교수, 석박사 통합과정 표현주씨 연구팀은 수중촬영 로봇 Cyclops를 개발함으로써 해저 3차원 지형도를 제작할 수 있었다. 기존의 수중로봇과는 달리 드론처럼 전후좌우상하로 갈 수 있도록 각 방향에 전용 추진기를 장착해 어디든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도달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얻게 된 데이터를 3차원 수중 지형도로 제작, 최근 각광받는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수중 지형을 정확한 비율로 축소한 실사 모형을 구현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드론이 아니라 바다속을 헤엄치는 드론을 개발한 덕이다.영남대 학생들은 `제1회 국제 전기자동차·스마트 그리드·정보기술 국제학회`에서 우수논문상을 받았다. 자작 자동차동아리 `YUSAE`에서 활동하는 기계공학부 이순기(4년), 염승제(3년), 이윤화(4년)씨 등이 그 주인공이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게 됐다.이 학생들을 지도한 기계공학부 황평 교수는 “학생들이 직접 1인승 소형 오프로드 전기자동차를 설계하고 제작한 내용을 논문에 담았다”며 “이 논문이 이와 유사한 레저용 차량, 농업용 차량, 근거리용 전기자동차의 설계에 도움을 줄 것이고, 앞으로 자율주행자동차의 기본 모델로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이순기 동아리 회장은 “토크 증대와 등판능력 향상을 위한 모터제어기술, 차량 무게 감소를 위한 구조설계 변화, 차량 내구성 향상을 위한 차체 설계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볼 것”이라 했다.올해 경북기능경기대회에서 경주 신라공업고등학교가 예년과 같이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학생, 일반인 등 590여명의 선수들이 49개 종목에 참가했는데, 신라공고는 10개 직종에 출전, 금메달 6개, 은메달 7개, 동메달 5개, 우수상 3개를 획득했다. 특히 자동차정비에서 25년 연속 금메달을 따는 쾌거까지 이뤘다. 포항여자전자고 학생들도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미래의 과학꿈나무들이 거침없이 성장해나가도록 잘 뒷받침해 주어야 하겠다.

2016-04-15

새누리당, 재창당 수준의 `환골탈태` 단행해야

20대 총선은 `새누리당의 대참패`로 귀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전체 253개 지역구 가운데 110곳에서 승리한 반면, 새누리당은 105곳의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배출하는 데 그쳤다. 국민의당은 25곳에서 선두를 확정했고 정의당은 2곳에서 승리했다. 비례대표 의석수를 결정하는 정당투표에서는 새누리당 17석·더민주 13석·국민의당 13석·정의당은 4석을 얻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들은 새누리당을 제1당의 지위에서 끌어내리면서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을 만들었다. 20대 국회 최종 의석수는 더민주 123석·새누리당은 122석·국민의당은 38석·정의당 6석으로 확정됐다. 무소속은 11석이다. 누가 뭐래도 새누리당 참패의 핵심원인은 친박(친박근혜)계의 공천 학살에 따른 지지층의 이탈이다.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특정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벌인 찍어내기 만행은 특히 수도권 민심을 이반시켰다. 유권자들은 패거리정치의 소아병적인 행태를 용서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통치스타일을 깊이 성찰해야 한다. 국회에 대한 태도부터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 국무회의 모두발언 형식으로 미사일을 쏘듯이 국회에 불평불만을 날리는 방식으로는 정치를 돌아가게 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대통령의 말이 제아무리 옳다 해도 그런 식의 정치는 3권 분립의 취지를 자극하는 것으로 비칠 따름이다. 국회는 대화의 통로를 활짝 열어놓고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할 대상이지 국민여론을 자극해 압박하는 방법으로 돌릴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거두절미하고, 새누리당은 대오각성(大悟覺醒) 해야 한다. 오로지 권력독점을 위한 패싸움에만 몰두하는 구태의연한 정치행태로는 무너져 내린 신망을 회복하지 못한다는 현실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새누리당은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서둘러야 한다. 결코 간단한 인테리어 공사로는 난국을 돌파할 수 없다. 지지자들은 야권분열의 호기(好期)를 오만방자로 말아먹은 새누리당의 허물을 오래 기억할 것이다. 진정 바뀌었다는 판단이 들지 않을 경우 쉽사리 마음을 돌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걱정스러운 것은 조기 전당대회가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또다시 당권을 거 머쥐기 위해 패거리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일 개연성이 높다는 점이다. 만일 케케묵은 당파싸움으로 국민실망을 한번 더 덧댄다면 민심은 아예 새누리당을 기억에서 아주 지워버릴 지도 모른다. 시대정신에 맞춰 `개혁적 보수`의 길로 이념지표부터 바꿔야 한다. 그 유일한 길을 가지 못할 때, 이탈하는 지지층을 받아 챙길 새 그릇 국민의당이 큰 입을 열어 기다리고 있다. 공천학살로 떠났던 정치인들을 모두 품어 안는 감동적인 화합의 광장을 만드는 일부터 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존망의 기로에 서 있다.

2016-04-15

실종아동 등 위한 `프로파일링 시스템` 홍보 확대를

가족실종 사건은 사람들을 순식간에 불행 속으로 빠트리는 가장 고통스러운 돌발사태일 것이다. 판단력이 아직 여물지 못한 어린이들이나 정신이 온전치 못한 치매환자들의 실종으로 비통한 일상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정부의 `프로파일링 시스템`이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 시스템은 만 18세 미만의 어린이, 청소년과 장애우 및 치매노인들이 경찰에 지문 등록을 통해 자신의 인적·가족사항 등을 기록해 놓고, 추후 대상자의 가출이나 실종 발생 시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최근 포항시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포항시에 거주하는 만 0세에서 17세까지의 인구는 9만21명이다. 또 포항북구보건소가 추정하고 있는 포항시 치매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6천500명이상이어서 포항시에서 지문 등록을 통한 프로파일링 시스템 대상 인원은 10만 명에 달할것으로 추계된다. 하지만 현재 포항 남·북부경찰서에 지문, 사진 등 실종아동 등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개인정보를 등록한 인원은 1만8천여 명밖에 되지 않아 전체 대상인원의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아동이나 치매노인 실종사건은 끊임없이 발생한다. 특히 치매환자들의 실종이 해마다 늘고 있어서 고령화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실종아동과 실종 치매환자 등은 모두 3만6천785명이었다. 이 중 실종 치매환자는 모두 9천46명으로 전년도 8천207명에 비해 10%이상, 지난 2011년 7천575명에 비해서는 4년 만에 19.4%이상이 증가했다. 지난해 발생한 실종 발생 중 발견이 안 된 실종자는 모두 319명에 이른다.과거 오랫동안 지문감식은 강력사건 수사과정에서 과학수사대에서만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일선 경찰서에서는 치매노인 등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같은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2008년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도입해 일선 경찰서에서도 등록자료를 활용해 간단한 지문감식으로 집을 잃은 어린이와 치매노인들의 가족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지난 9일 이 시스템으로 포항 북부서 소속 역전파출소 정영화 순경이 용흥동 일대에서 길을 잃고 배회하고 있던 치매노인 정모(82) 할머니의 집을 찾아준 사례는 이 제도의 효용성을 충분히 입증한다. 경찰이 오래 전부터 지역 내 어린이집·학교 등을 방문해 홍보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호응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사회안전망 구축 차원에서, 온 국민들이 실종아동 등을 위한 `프로파일링 시스템`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실효성 있는 홍보시책이 필요하다. 해마다 실종 당사자는 물론 그 가족과 친지들 수천 명이 고통받고 있는 현실은 돌아보아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

2016-04-14

거짓 공약보다 현실적 대책을

선거가 불리하면 흔히 극약처방이 나온다. 지킬 수 없는 공약인데도 우선 `당의정`을 투약한다. 이번 총선에서의 대표적 당의정이 `당 사무총장 자격`이다. 그동안 김무성 대표가 거론한 차기 사무총장이 9명이나 된다. 사무총장이 10명쯤 되는 것도 아니고 한 사람이 1년 정도 하는데, 9명에게 “사무총장 할 것이 틀림 없는 인물”이라 했다. 이 지역 출신 국회의원이 사무총장직에 오르면 지역에 상당한 혜택이 돌아갈 것이니 찍어달라는 뜻이고 답답하니 하는 소리란 것을 이해는 하지만 낯이 간지럽다. 정치인들은 너무 낯이 두꺼워서 간지럼도 타지 않는 모양이다. 더민주당 김종인 대표도 호남 민심을 잡아보려고 대기업에 러브콜을 했다. 대기업에 족쇄를 채워야 한다는 경제민주화를 항상 외치면서 “삼성 미래형 자동차 광주 유치”를 공약했다. 이 사업은 겨우 `사업성 검토`단계에 있고,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없고, 어느 지역에 둘 것인가 하는 것은 회사측이 사업성 검토를 거쳐 결정할 일인데, 김 대표가 무슨 권한으로 “광주에 유치하겠다”하는 것인지. 정치권력이 기업에 甲질을 하겠다는 것인지.김무성 대표는 울산 지원유세에서 “현대중공업에 구조조정이 없도록 특별 조치를 하겠다” 했다. 이 회사 근로자들의 표가 적지 않고, 옛 통진당 출신의 김종훈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와 새누리당 안효대 후보와 경합을 벌이는 상황이라, 김 대표나 안 후보로서는 다급하다. 그러나 안 후보가 “노동 5법을 반대한다”하고, 김 대표는 “현대중공업에 쉬운 해고는 없다”고 한 것은 정부·여당의 기본입장과 배치되는 공약이어서 “아무리 선거지만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비난을 들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초에 사무직만 1천300여명 해고했는데, 최근 노조는 급여 6% 인상, 성과급 250% 보장, 여름휴가 11일로 연장 등을 요구했다.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각각 1천200억원, 28억3천500만원의 세금 추징을 통고받았다. 정기 세무조사에서 두 회사 다 법인세를 탈루한 것이 적발된 것이다. 수주는 급감하고 적자는 쌓이는데 세금폭탄까지 맞아 설상가상이다. 경영진들이 임금을 반납하는 등 자구책을 쓰지만 노조가 정신나간 요구를 하는 와중에 정치권이 무슨 묘수를 강구할 지 매우 궁금하다.민생 구하기 입법 촉구 천만서명운동본부는 최근 여야 3당을 찾아가 “경제활성화 법안을 19대 국회 회기인 5월 29일까지 가급적 처리해 주기를 바라고, 그렇지 않으면 20대 국회에서 최우선적으로 처리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터무니없는 공약`은 `흘러간 강물`로 치부하고, 경제단체들의 요구에나 집중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다.

2016-04-14

경제정책은 계속 논의돼야 한다

“돈을 풀어야 한다” “빚 탕감이 필요하다” “최저 임금을 올리겠다” “대출받은 학자금 부담이 문제다” 이번 총선에서 정당들이 내놓은 공약들이다. 선거공약은 흔히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되지만 경제정책은 그럴 수 없다. 중대 당면 과제이고, 국가의 장래를 위해 반드시 결론을 봐야 할 사안들이다. 경제를 살려내고 청년 일자리를 만들 법안들이 국회에서 발목 잡혀 있는 동안 국민들은 `국회 무용론`을 넘어 `국회 유해론`을 외쳤다. 20대 국회라 해서 그리 달라질 것 같지 않으니, 정부 주도 경제정책이라도 제대로 세워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20대 국회에서 한국은행법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현행 한은법에는 산업은행 채권이나 주택담보부증권을 매입할 근거가 없어서 한은이 난색을 표하니, 아예 법을 고쳐 `한국형 양적완화`를 이뤄내서 기업과 가계에 활력을 주겠다는 것이다.이같은 방안에는 찬반이 갈린다. 워낙 경기가 나쁘고 웬만한 조치에는 약발이 먹히지 않으니 보다 강력한 처방을 써봐야 하고, 미국도 글로벌 금융위기때 `화끈하게 돈을 풀어` 효과를 본 전례가 있으니 “써볼만 하다” 는 편이 있는가 하면, “원화 가치가 예상보다 더 크게 떨어질 수 있고, 이것이 달러 강세와 맞물리면 외환위기 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반대도 있다.더민주당은 “저소득층 가계들이 장기간 연체한 소액의 부채를 탕감해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나 “묵은 빚을 없앤다 해도 서민층의 소비 여력이 되살아나기는 어렵고, 오히려 도덕적 해이만 야기한다”는 반대론도 있다. 또 1천만원을 기준으로 할 때 그 이상의 빚을 진 사람들과의 형평성도 문제다.여당과 야당은 한 목소리로 `최저임금 인상`을 공약했다. 현재의 시간당 최저 임금은 6천30원인데, 야당은 매년 13.5%씩 올려 2020년에는 1만원이 되게 하겠다 했고, 여당은 “20대 국회 회기 내에 8천~9천원으로 올리겠다”고 했다.그러나 경제학자 중에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기업의 고용을 위축시키고 비숙련 근로자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주장이다. “최저임금이 1% 오르면 신규 채용이 6.6% 감소할 수 있다”고 한다. 빈곤층 중에는 근로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데, 최저임금 인상은 이런 계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최저임금도 못받는 근로자부터 구제해야 한다는 것이다.대학시절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해 법원에 개인회생·파산을 신청하는 청년들이 매년 늘어난다. 일자리가 없거나 계약직을 전전하기 때문이다. 전세금 대출 등 다른 정책자금 대출은 면책을 받을 수 있는데, 유독 학자금 대출만 면책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선거 후에도 계속 논의해 개선해야 할 문제들이다.

2016-04-13

대구·경북 선거사범 급증, 후유증 증폭 우려

전국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사범이 지난 19대 총선에 비해 28%가량 줄어든데 반해 대구·경북 지역의 선거사범은 크게 늘어나 전국 최고의 과열선거를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검에 따르면 11일 현재 대구·경북지역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사범은 총 160명으로서 지난 19대 총선(D-2일, 118명)에 비해 35.6%나 증가했다. 금품선거 사범은 줄었지만, 흑색선전 선거사범은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금전선거 사범이 36명(22.5%)·흑색선전 64명(40%)·기타 부정선거 42명(26.2%)·기타 선거 관련 사범 17명(10.6%) 등이다. 지청별로는 대구본청 49명·김천지청 28명·안동지청 21명·대구서부지청 18명·포항지청 18명·경주지청 14명·상주지청 10명·의성지청 2명이었으며 영덕지청은 선거사범이 없었다. 19대 총선에서는 금전선거사범이 가장 많았으나 이번에는 흑색선전사범(64명 40%)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 19대 총선(27명 22.8%) 대비 2.3배가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이번 총선과 관련해 중앙선관위에 적발된 전국의 불법선거는 지난 9일 현재 총 911건으로서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 같은 기간 불법선거 건수(1273건)보다 약 24%가 줄었다. 다만 허위사실 공표와 여론조사 조작이 141건(19대 45건), 84건(19대 24건)으로 각각 3.1배, 3.5배씩 늘어난 것이 이채롭다. 대검찰청 역시 이달 5일까지 전체 등록후보 944명의 14.1%에 해당하는 후보자 13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이처럼 대구·경북지역에서 20대 총선 선거사범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정치권이 양당에서 다당구조로 개편됐고, 공천에서 탈락한 일부 현역의원이 무소속으로 대거 출마하는 등 선거분위기가 과열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다 보니 사정정국과 당선무효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우려하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재판에 걸린 당선인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회의원 활동이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당선무효가 결정될 경우 다시 뽑기 위해서는 1인당 10억 원에 달하는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어야 한다는 현실 문제도 짜증나는 대목이다. 선거사범의 규모는 그 나라 민도(民度)를 드러내는 것은 물론, 국가의 민주주의 척도를 드러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처럼 독재정권의 부정선거와 민중혁명의 뼈아픈 역사를 경험한 국가에서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법선거를 근절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안타까운 일이다.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치열한 선거 공방전을 겪은 대구·경북지역민들이 혹독한 격전 후유증을 겪게 되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이다. 사법당국은 발 빠르고 공정한 심판으로 지역민심이 하루속히 안정되도록 도와주기를 기대한다.

2016-04-13

票앞에서는 신념도 자존심도 없다

선거판에서는 표가 염라대왕이다. 새누리당 대표와 공천관리위원장 사이에 건곤일척의 `자존심과 신념의 대결`을 펼치며 `항명` `옥새파동`까지 치렀지만 민심이 돌아서자 소신과 자존심 모두 내던지고 무릎 꿇고 “잘못했습니다. 미워도 다시 한번만….” 백배사죄를 한다. “더민주당은 경제법안 발목잡기로 자멸할 것”이라 여기면서 여유롭게 총선을 치르겠다는 그 자만심과 `지도부의 균열`이 민심을 돌아서게 만들었다.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민심의 향배`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동안 수없이 많았던 여론조사도 신뢰성이 별로 없었다. 하루 사이에 지지율이 요동을 치고, 조사기관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다. 민심은 조변석개라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다. 선거란 민심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데, 그 민심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으니 선거판도 정신없이 흔들린다. 그러니 무조건 무릎 꿇고“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한번만 살려주십시오”석고대죄를 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석고대죄 총선`이라 이름붙일만 하고, 그러니 정치신념이나 소신 같은 것이 발붙일 곳을 잃는다.더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일관된 경제정책은 경제민주화이고, 대기업에 족쇄를 채워야 중소기업이 산다는 신념과 소신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표 앞에서는 그 이념도 휘어진다. 광주지역에서 더민주당이 국민의당에 밀리자 별수 없이 `대기업에 러브콜`을 보냈다. “중앙당 차원의 공약으로 삼성 미래차 산업을 광주에 유치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삼성 전장(전자장비)산업 핵심사업부를 광주에 유치하면 5년간 2만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투자 촉진을 위한 정부 보조금 확대, 민간 투자 유치를 위한 각종 세제 지원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것은 김 대표의 소신인 `재벌 개혁`과는 정면으로 부딪힌다.정치권이 기업에 대해 갑질하는 것은 오랜 악습이다. 삼성전자측은 당연히 난색을 표한다. “전장사업은 사업성 여부를 모색하는 단계이며 투자 계획은 검토된 바 없다”고 했다. 업계에서도 “연관된 사업을 한 곳에 모아야지, 전장만 광주에 가면 되겠느냐” 한다.당장 화급하니, 타당성 없는 공약이라도 내놓고 보는 `선거판의 관행`은 마치 `강도 없는데 다리 놓겠다`는 공약이나 진배 없다. 김 대표의 공약에 대해 야권에서도“전두환식 발상”이라 하고 “대기업의 힘을 빌리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하고 “시시때때로 재벌 때리기에 몰두하더니 선거가 어려워지니 소신을 버린 것이냐” 한다.이제 유권자들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철새정치인을 싫어하는 것같이 시시때때로 마음이 변하는 무소신 정치인도 배제돼야 한다.

2016-04-12

봄꽃축제장 쓰레기더미 골치… 시민의식 고양 시급

한국은 선진국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질문에 끈질긴 혼란을 느낀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규모가 1조4천351억 달러로 세계 11위를 마크했으니, 분명히 선진국이라고 스스로 인정해야 맞다. 그러나 자기가 살고 있는 마을이나, 행사장의 부끄럽기 짝이 없는 뒷모습을 돌아보면 고개를 끄덕이기가 결코 쉽지 않다. 골목길에는 함부로 내던진 담배꽁초들이 즐비하고, 행사장은 으레 쓰레기장으로 돌변해 있기 일쑤다. 전국에서 봄꽃이 한 철이다. 만개한 형형색색 봄꽃을 보기 위한 행락객들이 들끓는다. 아마도 5월이 넘도록 꽃의 유혹을 못 이겨 길을 나서는 사람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은 악취 나는 어질더분한 쓰레기장으로 바뀌어버린 현장모습에 아연실색하기 십상이다.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안동 낙동강 봄꽃축제장 역시 행락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더미로 몸살을 앓았다는 소식이다. 봄꽃축제장을 찾았던 많은 사람들이 악취가 풍기는 쓰레기더미를 목격하고 인상을 찌푸렸다.행락객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전국에서 다발적으로 개최되는 봄꽃축제 행사장마다 똑같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만개한 벚꽃나무 아래에는 젓가락과 담뱃갑이 나뒹굴고 먹다 남은 음식물과 쓰레기들로 가득하다는 전언이다. 막무가내로 주차시킨 불법주차 때문에 몸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주차하다가 시비가 붙어 고성이 오가는 모습도 쉽사리 목격된다. 벚꽃놀이를 즐기던 시민들이 일반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혼합해 내버리거나, 무단을 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이처럼 시민들이 휴식을 위해 찾는 휴양지나 행사장이 연례행사처럼 난장판이 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축제를 기획하고 추진하는 기관·단체 측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한 대비가 철저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정말 심각한 문제점은 국민들 사이에 건전한 `시민의식`이 실종되고 `공동체 의식`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무질서가 이기심과 편의주의가 뒤범벅이 된 행락문화가 빚어내는 부작용인 것이다.`시민의식`이란 `시민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태도 또는 마음의 자세`를 말한다. `시민의식`의 건강성을 떠받치는 것은 `공동체 의식`이다. 공동체 의식은 집단이 구성원 각자의 존엄성을 인정하여야 하듯이, 개인들이 집단의 이익과 조직의 권위를 존중하고 공동체의 조화로운 발전을 염두에 두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세를 말한다. 제아무리 생활이 윤택해지더라도 정신문화가 수준에 맞지 않으면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한 `시민의식` 실종현상은 `권리`만 찾고 `의무`는 망각하도록 국민들을 잘못 가르치고 있는 교육수준 미달을 대변한다. 시민의식 고양을 위한 특별한 정책 추진이 시급하다.

201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