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에 북한은 `극한적 반응`을 보였다. 북한 매체는 더 세게 더 잔혹하게 남한을 욕할 수록 혁명성과 충성심을 더 인정받기 때문에 마치 `독설 전문 연구기관`이라도 운영하는 것처럼 갖은 욕설을 다 만들어낸다. 박대통령의 언급은 라디오방송·인터넷·SNS를 타고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된다. `폐쇄·비밀정치` 로 정권을 유지하던 북한도 그것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그러니 벌에 쏘인듯이 `최고로 잔혹한 독설`을 동원한다.
북은 “우리의 최고존엄까지 감히 모독하면서 탈북을 선동하는 미친 나발질도 서슴지 않았다”하고, 노동신문은 “극악한 대결 망발을 늘어놓은 박근혜 역도의 교활한 속내를 까밝힌다”는 제목으로 “당당한 핵보유국, 인민의 지상낙원으로 강성번영하는 우리 공화국의 위력에 전률한 산송장의 비명소리”라고 썼다. 8·15 경축사 때는 조평통 대변인의 담화를 통해 “주제넘은 입방아질, 정신병자의 잠꼬대에 불과하다” 했다. `욕설의 질`이 국제조폭 수준이다.
고위 엘리트들이 줄줄이 탈북하는 상황에서 일반 대중까지 동요하면 정권 유지가 어려워지니, 어떻게 하든 이를 막아보려고 매체를 이용해 주민들을 단속한다. 대통령의 10월 1일 발언은 김정은을 북한 정권의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고,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김정은 폐위`를 거론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온 세계가, 김정은은 안 된다, 한다더라”는 말이 북한 주민에 퍼지면 자멸의 시간이 더 빨라질 수 있다.
`유엔워치(UN Watch)`라는 NGO가 있다. 유엔의 활동을 감시하는 유럽의 비정부기구이다. 이 NGO가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할 것을 요청하는 청원운동을 온라인에서 벌이고 있는데, 호응도가 매우 높다고 한다.
북한인권단체가 아닌 NGO가 한 정권 지도자의 퇴진운동을 벌이는 것은 전에 볼 수 없었던 초유의 현상이다. 그런데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의 발언을 “대북 선전포고”라 했다. 청와대는 “북에 큰 약점이 잡힌 것이냐”했고,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그 분의 뇌주파수는 북한 당국에 맞춰져 있다”고 했다. `이념 갈등`이라는 암세포가 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