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막는 일은 `사람의 능력` 밖이지만 관찰을 통해 피해를 줄일 방안을 찾는 일은 가능하다. 시도때도 없이 지진과 태풍이 들이닥치는 일본은 많은 학습효과를 통해 `지진대책`을 다양하게 강구해놓고 있으며, 국민들은 대피훈련에 숙달돼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만큼 강한 지진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진은 `갑작스러운 충격`이다. 일본은 화산섬이어서 지반이 허약하지만 한반도의 암반은 화강암이어서 지진에 버티는 힘이 강하다. 원전이 동해안에 밀집해 있는 것도 암반층이 단단하고 두껍기 때문이다.
지진은 갈수록 더 강해지고 빈도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태풍은 발생지점과 진행방향을 예측할 수 있고 사전 대비를 하지만, 땅속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지진을 사람이 관찰할 수는 없다. 그러나 큰 지진이 오기 전에 작은 지진이 `예고`를 한다. 작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서 큰 지진이 온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우리나라는 지진에 대한 경험도 부족하고 큰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일도 적기 때문에 `지진연구`가 부실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경주지진을 계기로 연구·관찰이 본격화된 것은 불행중 다행이다.
지진 이후로 `기와산업`이 발전의 기회를 얻은 것이나 `내진용 철강제품`의 생산 판매가 늘어난 것도 `강진이후의 새로운 모습`이고 정부차원의 `지진보험`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일자리 창출에 보탬이 될 일이다.
전문건설협회 경북도지회는 최근 기와 7천장을 기증하고 `기와기증운동`에 착수했다. 경주의 많은 기와지붕이 무너졌는데 복구를 위한 전문인력도 부족하고 기와 생산도 따라주지 못하니 복구작업은 지지부진이다. 앞으로 기와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을 조짐이다. 경주는 전통기와를 고집하니 기와수요는 이어질 것이다.
철강업계는 연이은 지진으로 H빔, 봉형강, 철근 등 지진에 잘 견디는 철강재가 호황을 맞았고 가격도 뛰었다. 우리나라에는 지진보험이 없는데 미국 일본 터키는 있다.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 보험사가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형식이다. 재앙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