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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경북도 산단 지정계획, 일자리 창출 청신호

경상북도가 국토교통부 산업입지정책심의회 심의를 거쳐 확정한 `2016년도 산업단지 지정계획`이 절박한 `일자리 창출` 성과와 연결되는 청신호이기를 기대한다. 경북도는 경주·안동·의성·고령·칠곡 등 5개 시·군에 국비와 민자 등 6천304억원을 들여 2019년까지 9개소, 4.3㎢의 신규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해 161개 기업을 유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산단 지정계획이 확정됐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번 지정계획은 당초 시·군에서 요청한 20개소를 대상으로 지자체 및 정부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경북도는 신도시 개발에 따른 배후 산단 조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경북바이오일반산업단지 인근에 30만㎡ 규모의 경북바이오2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도내 최초로 경산시 관내 29만6천㎡의 규모로 첨단 강소기업을 육성하는 창조경제 혁신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한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을 LH공사와 함께 추진 중에 있다. 경북도내에는 현재 국가산업단지 9개소, 일반산업단지 78개소 등 156개 산업단지(지정면적 154.9㎢)에 5천여 기업이 입주해 20여만 명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산업단지 조성사업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국가와 지역의 번영을 추구하는 가장 핵심적인 정책이 된 지 오래다. 세계 여러 나라가 `특구`라는 이름으로 산업단지를 조성하여 거대 해외자본을 끌어들이는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둔 사례가 적지 않다. 산업단지 조성사업은 행정기관과 산업계의 윈윈(Win-Win)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전략이다. 기업은 보다 좋은 조건으로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국가나 지역은 일자리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상생의 원리가 작동되는 획기적인 개념이다.1969년 3월에 첫 삽을 뜬 구미산업단지(구미공단)는 대한민국의 산업화 기적의 심장 같은 성공사례다. 구미산단은 1970년대 초 국가주력산업이던 대구지역의 섬유산업과 연계된 수출전략산업 육성의 첨병이었다. 1990년대에 전자업종 중심으로 산업구성이 재구조화되었으며, 2005년 1월 정부가 혁신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한 추진계획을 확정했고, 지금은 생산과 연구 및 각종 지원시설이 결합된 산학연 클러스터이자 창조산업단지로 재탄생하고 있다.`일자리 창출`은 이의가 있을 수 없는 시급한 시대의 화두다.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받은 업무보고의 주제도 `청년 일자리 창출 및 맞춤형 복지`였고, 경북도 역시 `청년취업과장(T/F)`과 `일자리창출단장`을 동시에 임명하면서 투톱 체제를 가동, 맞춤형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총 4.3㎢의 신규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해 161개 기업을 유치하려는 경북도의 `2016년도 산단 지정계획`이 순조롭게 이행돼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함으로써 지역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2016-01-25

대만과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당선인의 신외교가 작동됐다. 미국과 일본이 서둘러 보낸 축하사절은 단순한 `축하`라기보다 경제교류를 위한 `특사`의 성격이 짙었다. 국민당의 마잉주 현 총통이 중국과의 교류에 집중했다면, 민진당의 차이 당선인은 대만의 독자성 유지와 미·일·한국 등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의 교류를 넓히는데 힘을 더 기울일 것이다. 미국 일본의 사절뿐 아니라 대만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의 축하사절들을 신속히 접견한 것도 그 때문이다.그런데 대만 외교에 한국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대중국 외교를 위해 대만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은 국제역학 관계상 그렇다 하더라도 그동안 `정치적 교류`가 단절되다시피한 것은 재고해 볼 일이다.중국어로 번역 출간된 자서전 `나는 박근혜다`에 추천사를 쓴 사람이 바로 차이 당선인이다. 예사로운 사이가 아니다. 그런데 이번 당선 후 `축하전문`을 보냈다는 소식은 없다. 비공식적 라인을 통해 대통령의 친서가 전달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중국의 눈치를 너무 보며 망설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생긴다.박근혜 대통령과 차이잉원 당선인은 비슷한 점이 많다. 나이도 한 두 살 차이고, 검소한 성격, 독신, 자유민주주의 신봉, 설득력 있는 또박또박한 어투, 원칙주의 등에서 두 여성지도자는 `통하는 점`이 적지 않다. 그리고 한국에서 걸그룹의 멤버로 활동하는 쯔위 양의 `대만국기 사건`으로 인해 한국과 대만의 정서적 거리는 한결 좁아졌다. `차이잉원 후보의 압도적 당선`에 쯔위 양이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차이 당선인도 `1국가 1체제의 공식`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중국과 대만이 한 나라`라면 굳이 대만과 거리를 둘 필요가 없다. 중국 및 대만과의 대등한 등거리 외교를 꺼릴 이유는 없다. 중국과 좋은 관계인 것처럼 대만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한국과 대만은 현재 공식적 국교가 없지만, 사실상 상호 5위의 교역량을 유지하고 있다. 정치교류는 보이지 않지만 경제교류만은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 나라 정상이 `우정`을 나눈다 해서 중국이 불편해 할 이유도 없다.차이 당선인은 1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대만이 공통으로 보유한 민주가치, 발전 경험을 토대로 양국 간 교류를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몇년간 한류가 세계적으로 눈부신 대중문화의 주축이 됐는데, 한국 정부의 문화정책과 통찰력이 뒷받침됐다고 본다. 나도 시간이 날 때 한국 드라마를 본다”고 했으며 “한국 김치가 맛있다”며 한국 문화와 음식에 관심을 보였다.차이 당선인이 내민 악수의 손을 우리가 맞잡을 차례다. 대구 경북지역도 대만과의 경제교류에 더 활발히 나서야 하겠다.

2016-01-22

대구 `김광석 길` 대통령상 수상의 시사점

대구 중구가 행정자치부가 주관하고 6개 중앙부처가 후원하는 `제12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종합대상에 선정돼 21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대구 중구는 이번 대전에서 `우범지역을 핫 플레이스(Hot Place)로 만든 창조경제의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로 큰 영예를 안았다.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은 행정자치부가 지난 2004년부터 주민 삶의 질 향상과 국가발전을 유도하기 위해 전국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서면심사, 현장실사, 최종 면접심사를 거쳐 우수시책을 추진한 지자체를 선정 시상하는 행사다. 고(故) 김광석은 대구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에서 태어난 불세출의 가수였다. 1982년에 명지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한 그는 대학연합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선배들과 함께 소극장 공연을 시작했다. 1984년에 김민기의 음반에 참여하면서 데뷔한 김광석은 그룹 `노찾사` 1집 참여를 거쳐 `동물원`의 보컬로 활동하면서 이름을 일반 대중에까지 알렸다. 솔로 통기타 가수로 전향한 그는 `사랑했지만`, `바람이 불어오는 곳`,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등 주옥같은 명곡들을 만들고 직접 불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김광석은 1996년 1월 6일 만 32세의 나이에 자살로 일생을 마쳤다.대구 중구는 사후에도 국민들 가슴에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한 탁월한 대중가수의 문화적 가치에 천착해 아이디어의 포인트로 삼았다. 우범지역이었던 대봉동 신천담벽 골목길과 쇠락한 방천시장에 2009년부터 공공예술프로젝트 `별의 별 시장` 사업을 시작으로 △문전성시사업 △8개 국내관광 선도도시 간 관광교류 협약 △32개 도시 김광석길 관광홍보 마케팅 추진 △골목방송국 설치 △야외 공연장 건립 등을 추진해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을 탄생시켰다. 이 길에는 매년 김광석을 그리워하는 백만 명의 관광객 방문객들이 찾고 있으며, 그 동안 2천여 개 사업체와 7천여 개의 일자리창출, 최근 5년간 15만평의 건축물이 건립돼 심사위원들로부터 `창조경제의 롤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김광석 다시그리기 길`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서 얼마나 다양하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김광석 길` 사업은 또한 `문화`를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는 새로운 인식이야말로 자기 지역을 살기 좋은 고장으로 도약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뚜렷하게 입증하고 있다. 정부가 최대 역점사업으로 삼고 있는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시책 성과는 이처럼 일선 지방자치단체의 각별한 관심과 노력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만개할 수 있다. 다른 많은 지자체들이 대구 중구의 `김광석 길`사업 성공사례에서 좋은 영감을 얻기를 기대한다.

2016-01-22

`아동보호法` 제대로 만들라

아동학대 사건이 줄어들지 않는다. 자식을 화장실에 가두어 굶기고, 때려서 부상을 입히고, 심지어 숨진 자식의 시신을 냉동실에 보관하는 사이코도 있다. 이것은 부모의 비정상적인 정신상태에도 원인이 있지만, `사회안전망`이 허술한 탓이 크고, 법망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것도 한 원인이다.“어린이는 사회와 국가의 자산”이라 생각하는 선진국들과 “자식은 부모의 개인 소유”라 생각하는 우리나라 사이에는 사고방식의 차이가 크고 그것이 아동학대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는 것도 큰 원인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배워서 우리의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야 할 시점이다. 조밀한 사회적 시스템을 가동시키고, 법원의 처벌 수위도 훨씬 높일 필요가 있다. 미국은 2013년 1월 `아동보호법`을 제정했다.아동학대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검사, 변호사, 검시관, 공중보건사, 소아과의사, 가정의학과 의사, 응급의료 서비스 담당자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즉각 출동한다.“아동의 사망은 지역사회의 책임”이라는 원칙 밑에서 움직인다.독일은 아동 학대 가능성이 있는 가정을 미리 발견해서 부모에 대한 교육과 양육상담 등 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부모가 이 프로그램을 거부하면 아동청은 이 사실을 가정법원에 알리고 법원은 프로그램 참여를 강제할 수 있다.“문제 아동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 부모가 있다”는 생각으로 아동학대를 미리 예방하려는 조치다. `문제 가정`은 이웃들의 눈에 띄게 마련이고, 이웃들은 신고를 철저히 한다. 아동학대는 개인의 일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이고, 대물림하기 때문이다.지난해 영국은 부모가 아동에게 정서적 학대를 가했을 경우에도 최고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을 제정했다.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아동에게 모욕을 주거나 폭언을 하는 부모들이 처벌 대상이다. 비정상적인 부모들은 아동학대와 훈육을 구별하지 못한다. “내 자식 내가 알아서 훈육하겠다는데 국가가 왜 간섭하는가”라는 항변이 영국에서는 통하지 않는다.선진국 법원은 아동학대에 대해 엄히 처벌하는 관행이 있다. 미국 법원은 2살 난 의붓딸을 방바닥에 던져 숨지게 한 계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고, 3살 의붓딸을 담뱃불로 지지고 상습적으로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계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우리나라는 아동학대 사망 사건에 대해 `살인`보다 `상해 치사`죄를 적용한다. 또 20% 정도는 집행유예로, 실형도 고작 평균 5년 징역 정도이다. 처벌이 이렇게 미온적이니, 아동폭행 `습관`이 있는 자들이 각성을 하지 않는다. 아동보호법의 획기적인 변환이 필요하다. 우선 `아동청`부터 신설해야 하겠다.

2016-01-21

여야 총선 예비후보 철저한 검증부터

제20대 4·13 총선을 석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 모두가 본격적인 선거체제에 돌입했다. 국회가 아직껏 선거구획정조차 하지 못해 선거구가 실종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선거연기론`까지 불거진 가운데, 각 당에 공천을 받으려고 몰려든 예비후보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여부에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당창당 바람에 탈당·입당·복당 변수까지 범람하는 혼란 가운데 정당들이 함량미달 후보를 솎아내는 일에 자칫 소홀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다.새누리당은 20일 총선기획단 첫 회의를 열었고, 더불어민주당은 22일 당무위를 열어 선대위 구성을 의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총선기획단은 이날 회의에서 4·13 총선의 기본 전략, 슬로건, 홍보 대책, 현안 대응 등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회의에서는 `공개 오디션 방식`의 공모·심사를 통해 비례대표 후보를 선정하겠다는 방침과 관련해 구체적인 선출 방식을 제안하겠다는 구상도 나왔다.기획단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상향식 공천`의 원칙에 따라 출마를 원하는 모든 인사가 경선에 참여토록 한다는 데 이의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원하는 사람이 와서 (경선)해야 한다”며 “본인의 의지가 강해야 (당선)되더라도 열정과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선대위는 다음 달 말이나 3월 초에 출범할 예정이다.더불어민주당도 김종인 위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선거대책위원회를 22일 출범시켜 본격 가동키로 했다. 더민주는 20일 문재인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22일 개최되는 당무위원회에서 선대위 설치 및 구성을 의결하기로 결정해 사실상 최고위원단 일괄사퇴를 결의했다. 이에 따라, 김종인 위원장은 선대위 출범에 맞춰 선대위원 인선결과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예비후보 986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20대 총선에 나선 예비후보의 37%가 전과 경력을 가진 범법자라는 통계가 나왔다. 2014년 개정된 공직선거법에서 벌금 100만원이상 확정된 모든 범죄와 관련된 전과를 공개토록 기준을 강화한 탓이라고는 하지만 촉각이 곤두서는 대목이다. 물불 안 가리는 치열한 영입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는 만큼, 양두구육(羊頭狗肉)의 꼼수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으려고 하는 불량인사들이 준동할 개연성이 높다. 일차적으로는 각 정당들이 정치인으로서의 소양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후보들의 부실공천을 원천 차단하는 검증시스템을 제대로 가동해야 한다. 아울러 유권자들도 화려한 겉포장에 현혹돼 나라의 운명을 망칠 국회의원을 잘못 뽑아놓고 뒤늦게 `손가락을 자르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지 않도록 주의력을 집중할 때다. 아무리 어수선해도 농사는 제대로 지어야 훗날 가족들이 배를 곯지 않는다.

2016-01-21

새누리 비례대표 `공개 오디션` 공천, 발상 신선

새누리당이 오는 4월에 실시되는 20대 총선에 나설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를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선출키로 한 것은 신선한 발상이다. 19일 새누리당에 따르면, 20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 선출을 위해 직업과 연령, 사회적 배려층 등 정치적 다양성을 보완할 다양한 계층에서 후보자를 공개 모집한 뒤 이들로부터 출마의 변을 듣고 적합성을 판단하는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자들에 대한 평가는 30여명으로 구성되는 `국민공천배심원단`이 맡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동안 유력 정치인이나 특정 계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비례대표 공천권한 기득권을 내려놓고, 후보를 공모한 뒤 `공개 오디션` 방식의 선발과정으로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함으로써 공천 잡음을 원천제거하겠다는 취지다. 새누리당의 기획 의도는 전문평가단이 전 세계에서 올라온 지원자의 노래를 듣고 예선 통과자를 가리고, 마지막에는 시청자들의 투표까지 합산해 가수로 선발하는 TV프로그램 슈스케(슈퍼스타 K)나 요즘 한창 열전이 벌어지고 있는 K팝스타의 콘셉트에 맞닿아 있다.슈스케나 K팝스타가 대성공을 거두고 있는 첫 번째 비결은 무엇보다도 실력 있는 가수지망생을 제대로 모은다는 것이다. 국경을 허물고 세계 방방곡곡을 찾아가 인재들을 끌어 모으는 방식으로 진행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오디션 참가자들의 노래실력은 “세상에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가”싶을 정도로 출중하다. 하지만 슈스케나 K팝스타의 매력을 드높이는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공정성`이 철저하게 담보된다는 점이다.새누리당이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를 뽑기로 추진하는 것은 김무성 대표가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공천혁명`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다. 추진과정에서 인재를 제대로 모아들이고, 섬세한 그물망을 짜듯 누구라도 공평무사한 선발과정을 보장받도록 구체적인 원칙과 방식을 창출해내야 비로소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평가단 구성에서부터 특정 정치인이나 계파의 입김이 일체 개입될 수 없도록 하는 특단의 조치가 뒷받침돼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공천을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하겠다는 새누리당의 방침은 정치개혁의 차원에서 평가할 만한 괜찮은 발상전환이다. 취지대로 잘 진행된다면, 정치지망생들과 유권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는 매력적인 방식이다. 우선 훌륭한 인재가 많이 찾아오도록 새누리당의 비전을 더욱 매력적인 것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은 터럭만큼의 뒷말도 나오지 않도록 객관성과 공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촘촘한 시스템을 짜내느냐 마느냐에 달려있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경구를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6-01-20

`민생법안 서명운동`에 동참하자

지금 국회의원들은 민생법안을 처리할 정신적 여유가 없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에 마음이 급할 뿐 `다가오는 경제 위기의 먹구름`을 방어할 열의가 없다. 국가경제를 살리고 테러 등 안보에 적절히 대응할 법안보다 더 다급한 것이 `금배지`이다. 대통령도 더이상 국회를 바라볼 수 없으니, “국민이 나서달라” 호소를 하기에 이르렀다. 국민들이 서명운동으로 국회를 각성시키고, 총선에서 따끔한 심판을 해달라는 것이다. “주권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헌법정신을 실증할 기회이다.대한상의, 전경련, 중기중앙회, 무역협회, 경총, 중견련, 상장회사협의회 등 7개 경제단체와 24개 업종별 단체가 모여 민생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민생구하기 입법 촉구 1000만 명 서명운동 본부` 현판식을 하고 “경제활성화 법안이 19대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해 자동폐기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했다. 또 전국 지방상의, 대한노인회, 바른사회시민회의 등도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다.박근혜 대통령도 서명운동 현장을 찾아 서명했다. “노동개혁법, 경제활성화법, 테러방지법 등에서 국회가 역할을 제대로 못하니 국민들이 나서는 것”이라며 “지금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다. 또 다시 IMF 위기 같은 고통의 시간을 갖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대통령의 대국민 호소가 뜨거운 호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전국 지방 상공회의소들도 서명운동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경북 구미상의는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을 돌파하고 선진경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국회에 머물러 있는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의 조속한 입법이 절실하다”며 서명운동에 나서고 있다. 류한규 구미상의 회장은 “국내 경제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고, 구미는 어느 지역보다 신성장동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구미 상공인들이 앞장서서 서명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이겠다고 했다.포항상공회의소도 1000만 명 서명운동에 나서고 있다. 경제활성화 법안은 안정되고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반이 되고, 청년들에게 희망이 되고, 어려움에 처한 지역경제를 되살릴 법안이므로,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 경제를 이대로 두었다가는 IMF가 다시 올 수 있고, 혹독한 구조조정을 당할 위기에 처했는데, 때를 놓치지 말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점은 국회의원이라고 모를 리 없겠는데, 그들은 국회선진화법 핑계만 대며 총선에만 집중한다.새누리당이 테러방지법, 서비스발전기본법, 북한인권법 등 쟁점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4월 국민심판`을 앞두고 국민이 얼마나 무섭다는 것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2016-01-20

스마트 팜(Smart Farm) 시대

IT기술이 농업에 접목되는 시대다. 도심 빌딩에서 농사를 짓고, 컴퓨터와 스마트폰과 로봇이 일을 하고 사람은 관리만 한다. 온실 작물의 생육상태와 환경이 스마트폰에 전송되고, 관리인은 `이산화탄소가 급증하면 창문을 열어주고, 광합성 수치가 감소되면 채광을 높여주고, 영양상태에 따라 액체영양소를 기계로 공급하는 일`을 단추 하나로 조작한다. 스마트팜 기술이 가장 잘 발달된 나라가 네덜란드인데,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이다.정부 연구기관들이 한국의 새로운 농업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손을 잡았다. 한국형 스마트팜-K 브랜드를 만들어 수출까지 할 예정이다.지난해 9월에 출범한 스마트팜 융합연구단에는 KIST, 전자통신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 생산기술연구원, 식품연구원 등 5개 정부출연기관, 민간 연구소로는 KT·SK텔레콤, 신한에이텍, 풍림무약, 동림푸드 등 11개 기업이 참여한다. 현재 국내의 온실용 스마트팜은 온도, 습도를 기계로 맞춰주는 하드웨어 자동화 단계로 아직 초보다. 시범 농가에서는 비닐하우스 내부 상황을 확인하고 스프링클러·보온덮개·커튼·환풍기 등을 원격 작동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생산성도 22%이상 높였다. 연구소들은 각자 강점을 가진 분야를 맡는다. KIST는 영상 기반의 센서기술을 개발한다. 식물에서 광합성이 너무 활발하면 잎에서 열이 나는데 이를 적외선 카메라로 분석해 작물의 생육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한다. 생산기술연구원은 수확 등에 활용할 로봇도 개발한다.우리나라는 습도가 높고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데, 이에 맞는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하면, 우리와 기후조건이 비슷한 동아시아 국가들에 우리의 `스마트팜-K`브랜드를 수출할 수 있다. IT기술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낸다. 영양물질 공급을 조절해서 기능성 야채를 생산할 수도 있다. 우리지역에도 식물공장이 등장했다. 농업회사법인 (주)바이오웍스(대표 양명희)는 지난해 6월 안동시 서후면에 식물공장을 만들어 최근 무농약 인증을 받았다. 샐러드용 상추를 한 달에 100㎏ 정도 생산해 농협 파머스마켓 등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연간 7기작을 하고 첨단기술이 융복합된 자동생산 시스템으로 연중 인정적으로 채소를 생산하게 된다. 또 영양액 조절과 환경조절 기술로 신장 환자를 위한 저칼륨 의료용 채소와 질산염을 낮춘 저질산 채소 등도 생산할 계획이다.상주시 농업기술센터는 `2015년도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상`에서 우수농업기술센터 공로상을 받았다. 이번 수상은 `빅데라` 포도 신품종 개발 및 공동연구, 수요자 중심의 중소과형 배 생산 현장 실증 시험 등 6개 연구분야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농업대국들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기술개발만이 살 길이다.

2016-01-19

김무성 대표의 `공천혁명` 완수를 기대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8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공천혁명`에 대한 자신의 굳센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김 대표는 “100% 상향식 공천제 확립은 정치개혁의 완결판이자 우리 정치사의 혁명”이라며 “(그렇게 되면) 앞으로 소수권력자와 계파의 영향력이 전혀 미치지 못할 것이며 그 결과 우리나라 정치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계파정치는 없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대표는 대구·경북 등에서 새누리당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당 정책보다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해 경선이 과열된다는 지적에 “대구도 예외 없이 민주적 절차에 의한 상향식 공천으로 후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김 대표는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서도 “비례대표도 당헌·당규에 따라 상향식 공천제를 적용하게 될 것”이라며 “공모와 심사 후 `국민공천배심원단`의 평가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정될 것”이라고 약속해 만만치 않은 결기를 보였다.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선언했던 김 대표는 야당의 비토와 당내 세력 간 이견에 막혀 우여곡절 끝에 `상향식 공천`으로 전선을 후퇴시킨 상태다.`공천을 바꿔야 정치가 바뀐다`는 김 대표의 현실인식은 적확하다. 돈 공천·패거리 나눠먹기 공천·지연 공천·학연 공천 등 우리의 정치인 공천 흑역사(黑歷史)는 화려하다. 공천을 놓고 벌어진 뒷거래 천태만상은 낙천 인사들의 상상력까지 덧대어지면서 오랜 세월 정치권 뒷담화의 베스트셀러로 회자돼 왔다.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거개의 현상에는 `공천권`이 지렛대로 작동한다.패거리정치가 근절되지 않는 것도, 이합집산(離合集散)을 자극하는 진동도 모두 `공천권`이라는 결정적인 변수를 기저로 하고 있다. `공천권`은 정치권력을 거머쥐는 첫 단추이자, 패거리정치의 몹쓸 주춧돌인 것이다.김 대표가 이날 회견에서 국정운영의 최대 걸림돌을 국회선진화법으로 규정하고 개정 처리를 강력히 요청한 것 역시 훌륭한 정조준으로 평가된다. 김 대표는 “국회선진화법은 야당결재법이자 소수독재법으로서 국회를 식물국회로 전락시킨 악법 중의 악법”이라며 “심각한 국가위기를 초래하는 국회선진화법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개정안을 마련한 만큼, 국회선진화법 개정안의 직권상정을 국회의장에게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공천권을 중심으로 빚어지는 온갖 부조리한 정치행태를 개선하는 것은 선거에서 사실상 가장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동될 호재다. 모든 편법과 장난질을 일체 배제하고 민주적인 방식에 의해 공정하게 선출된 후보야 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가장 유능한 동량 아니고 무엇이랴. 김무성 대표가 작심을 끝내 흐트러트리지 않고 `100%상향식 공천` 혁명을 완수해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그것 한 가지만으로도 한국정치사에 길이 남을 족적이 되리라 확신한다.

2016-01-19

`예약 부도`와 기업 신뢰도

공정거래위원회는 그동안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피해 예방 위주의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음식점 등 서비스업종의 예약 부도율이 20% 안팎으로 노쇼(No show)가 만연해 경제적사회적 손실이 크다는 지적이 일어나자 `공급자 보호`에도 힘을 기울이기로 했다. 악성 소비자들에 의한 서비스업체들의 피해도 심각하다. 공정위는 경제단체, 대기업 등과 협의해 사내 교육과정에서 노쇼를 다루도록 하고, 소비자 단체 등과 캠페인도 벌이고, 공익광고도 제작 방영할 예정이다.자연휴양림의 노쇼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약경쟁률이 5대 1을 넘을 정도로 치열하지만, 실제로는 예약손님이 오지 않는 경우가 10% 안팎이다. 몇몇 사람이 전부 예약을 해놓고 프리미엄을 받고 예약권을 되팔기도 하고, 아무 말 없이 오지 않거나, 한 시간 전에 취소 전화를 하는 `악성 소비자`가 많다. 그러니 순진한 소비자들은 예약을 할 수 없고, 휴양림은 빈 방을 남긴다. 그래서 자연휴양림 측은 노쇼고객에 벌칙을 가하기로 했다. 연락 없이 2번 노쇼를 한 고객에게는 90일 간 예약을 못하게 한다.포스코그룹도 예약부도 없애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포스코와 45개 계열사 전 임직원은 노쇼는 물론 예약시각이 임박해서 취소하거나 변경하지 않는다”란 캐치프레이즈를 사내 게시판에 올리고, 노쇼의 폐해를 다룬 영상물도 방영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사업장이 서울 포항 광양 인천 등에 나뉘어져 있어서 영상회의를 자주 하므로 회의실을 많이 사용한다. 그래서 회의실 예약이 늘 차 있지만, 나중에 보면 비어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예약했다가 취소한 비율이 16%나 된다. 사내 교육프로그램이나 휴양시설 예약에도 부도가 많다. 그래서 포스코는 노쇼나 예약 당일 취소에 대해서는 `30포인트 깎기` 벌칙을 주기로 했다.포스코 포항제철소(소장 김학동)는 사내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회의실, 휴양시설, 사내 도서 등의 이용과 집합교육, 봉사활동 등 참가 신청시에 대한 에티켓을 안내한다. 예약일정에 임박한 취소나 변경도 회사 자산 이용효율을 떨어뜨리거나 상호 신뢰를 저해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이번 캠페인의 주요 내용은 “휴양시설 사용이 불가한 경우 최소 일주일 전에 취소해야 하고, 회의실을 중복 예약하지 말고, 취소는 최소 3시간 전에 해야 하고, 대여한 도서는 반드시 기한을 준수해서 다른 이용자에 불편을 주지 말 것” 등이다.미국의 한 레스토랑은 “예약 날짜에 못 오실 경우 전화를 달라”하는 `요구` 대신에 “못 오시면 전화 해주실 거지요?”라고 `질문`을 해서 부도율을 낮췄고, 레스토랑협회는 하루 전날이나 당일날 고객에게 `확인전화`를 해서 효과를 봤다.소비자의 각성과 함께 공급자의 노력도 필요하다.

2016-01-18

대구·경북 기부문화 부끄러운 `빨간불`

대구·경북 지역에서 사랑의 온정이 무관심 한파에 꽁꽁 얼어붙고 있다는 소식이다. 대구와 경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희망2016 나눔캠페인` 종료를 2주 정도 앞두고 대구·경북지역이 불우이웃에 대한 나눔 분위기가 냉각되면서 사랑의 온도탑이 대구는 83℃, 경북은 87℃를 각각 기록, 전국 평균 93℃에도 미치지 못함으로써 목표달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목표액이 124억9천만원인 경북공동모금회의 경우 현재 108억6천300만원을 달성해 목표에 16억2천700만원이 부족한 상태이고, 대구공동모금회도 목표액 69억5천만 원 중 사랑의 온도탑은 83.4℃에 그치면서 11억원이 모자란 상황으로서 전국 평균보다 7.8℃나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구지역은 전년도에도 나눔 목표액 달성이 84%에 그치면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목표치에 미달한 도시라는 수치스러운 기록을 남긴 바 있다.영국에 본부를 둔 자선구호재단(CAF)이 지난 달 10일 공개한 2015 세계기부지수(WGI) 순위에서 세계 최빈국에 속하는 미얀마가 2014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CAF는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과 공동으로 전 세계 135개국을 대상으로 기부행동을 평가해 순위를 매겼다. 1위를 차지한 미얀마는 100점 만점에 66점을 받았는데, 특히 금전기부 참여가 92%로 가장 높았다.2014년 미국과 함께 공동1위였던 미얀마는 이번에 단독 1위로 올라섰고, 미국(2위)·뉴질랜드(3위)·캐나다(4위)·호주(5위) 등 선진국들이 5위권에 포진했다. 스리랑카(8위), 케냐(11위), 말타(12위), 부탄(17위), 키르기스스탄(18위), 태국(19위) 등 다수의 개발도상국들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그런데 한국은 2013년 45위에서 2014년 60위로 급락하더니, 지난해 64위로 다시 4단계가 떨어져 해마다 하위권으로 처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12대에 걸쳐 400년간 만석꾼을 배출한 경주 최 씨 가문의 감동적인 기부실천 신화를 자랑하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이 기부문화가 사라지는 각박한 고장으로 추락할 위기에 직면해있다는 것은 충격이다. 세계기부지수 순위 1위를 기록한 빈국 미얀마의 경우에서 보듯이 기부문화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그 어떤 핑계도 설득력이 없다. 빌 게이츠·워런 버핏·마크 저커버그 등 세계적 신흥부호들이 전 재산을 내놓다시피 함으로써 사회의 기부문화를 전 국민에게 확산시켜 국가사회의 건강성을 담보하고 있는 미국의 전범을 철저히 본받아야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 실천을 위한 대구·경북 지역사회 지도층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부문화의 수준은 지역의 미래수준을 가늠케 하는 가장 선명한 척도다.

2016-01-18

첨단과학이 규제에 묶여 있다

지금은 `드론 전쟁시대`이다. 연평균 35%씩 성장하는 민간 드론시장을 두고 미국 일본 중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중국 드론업체 DJI가 민간용 드론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서울시는 중국 산 드론을 여러 대 사들였고 앞으로 더 구입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드론이 생산되기는 하는데, 주로 재난 구조나 산불 감시 등에 쓰이는 산업용이고, 그 규모는 전 세계시장의 0.5%인 100억원대에 불과하다.그러나 우리나라도 군용 드론에서는 선두그룹을 달린다. 분단국가에서는 불가피한 일이다. 기술력에서 민간용보다 군용 드론이 훨씬 우수하다. 그러나 보안상의 이유로 군용 기술이 민간에 보급되지 않는다. 또 센서·통신장비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가 더딘데다가 운용 소프트웨어도 전량 해외에서 수입한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과도한 규제이다. 드론 한 대를 띄우려면 국군기무사령부, 국토교통부, 국방부에 각각 허가를 받아야 한다. 취미용 드론도 함부로 날릴 수 없다. 이것이 드론 발달을 가로막는다.그러나 중국에서는 규제가 거의 없다. 사전 허가 없이 어디서든 드론을 띄울 수 있는데, 공항 반경 5㎞ 이내, 군사용이나 정부 시설 정도만 피하면 된다. 그리고 `아이디어에서 시제품까지` 걸리는 시간은 6주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 실리콘벨리의 절반 수준이다. 분단국가인 한국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여건이다. 중국이 세계 드론시장을 석권하는 이유이다.전문가들은 한국도 `무인기 개발 10개년 계획`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드론산업은 `단순 제조(1차)`에서 `열상카메라 등 관련 장비의 장착(2차)`을 지나 `교육·서비스·파이낸스 등 연관 서비스(3차)`로 진화하는데, 한국은 아직 1차 산업 육성책을 논하는 실정이다. 드론산업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가 있다면 시급히 손질할 필요가 있다.공상과학 영화에 `도시 상공을 날아다니는 택시`가 나오는데, 지금 지구촌은 `운전자 없이 자율로 달리는 자동차`를 두고 선진국들 간에 각축이 벌어진다. 중국도 선두 주자가 돼 있다. 최근 북경에서 `속도 조절·추월·유턴` 등을 시연하는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자동차 기술 후발주자`인 줄 알았던 중국의 약진에 세계는 놀라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복잡한 시내를 사고 없이 달리려면 `인간지능`에 버금가는 `많은 데이터`를 갖춰야 하는데, 이 부분에 관한 규제도 적지 않다. 정부가 과감하게 `주행시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게 일어난다.정부는 경부고속도로 수도권 일부 구간과 국도 5개에서 자율주행 시험을 허용키로 했지만, 도심지에서 주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규제를 풀어야 우리나라도 자율차 선두그룹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2016-01-15

독도 하늘관광 허가, 정부기관 엇박자 한심

국토교통부 부산지방항공청이 독도를 하늘에서 관찰할 수 있는 `독도 하늘관광`을 허가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문화재청이 제동을 걸고 나서는 엇박자가 불거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재)예천천문우주센터 항공우주사업본부가 운영하는 `스타항공우주`는 지난 8일자로 부산지방항공청에서 허가를 받아 국내 최초로 독도 상공관광 사업을 시작한다고 12일 발표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이 뒤늦게 “국토부가 독도 천연보호구역에 대한 형상변경허가 절차 없이 항공기 관광을 허가한 것은 위법”이라고 태클을 걸고 나왔다.문화재청은 `독도 하늘관광`이 천연기념물보호법 제35조 제1항 제2호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역사문화 환경 보존지역에서 하는 행위 중 해당 국가지정문화재의 보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음, 진동 등을 유발하거나 대기오염물질, 화학물질, 먼지 또는 열 등을 방출하는 행위`에 해당된다는 근거를 대고 있다. 독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돼 있으며, 문화재청과 울릉군은 괭이갈매기의 번식기인 4~6월에는 헬기의 독도 입도를 금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당장 국토부와 항공기 운항사업자 측에 독도상공 항공기운항 금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독도 하늘관광` 비행기는 1천 피터 상공에서 선회하기 때문에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견해다.특히, 허가를 받은 `스타항공우주`측은 관계당국에 관련 질의를 했지만, 애초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사전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천연보호구역 형상변경허가에 대해서도 상공을 날아다니는 것에 대해서까지 적용하는 것은 과대해석이라는 여론이 높다. 일부 환경단체도 “소리에 민감한 괭이갈매기의 경우 5월 산란기를 피하면 독도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을 동식물이 없기 때문에 문제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독도 하늘관광`은 많은 국민들의 오랜 소망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그 물꼬를 터주는 것이 맞다. `스타항공우주`측은 “투입되는 제트기는 소형이어서 소음이 거의 없는 편”이라며 “새는 항공 사고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경우 비행고도나 선회거리를 더 띄우겠다”고 말하고 있다.독도로 가는 길은 뱃길이든 하늘길이든 막아서는 안 된다. 독도는 엄연히 자유 대한민국의 영토이고 국민들은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문화재청이 관계법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해 딴죽을 거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결코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지 못할 것이다. 단순한 절차상의 문제였다면 과정을 신속하게 재처리하고, 보완할 점이 있다면 시급히 보완해 모처럼의 낭보인 `독도 하늘관광길 개통`의 감격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해주길 당부한다. 정부기관이 허가사업을 놓고 서로 딴소리를 하는 것은 국가적 수치다.

2016-01-15

중앙정부 놀부행태, 해도 너무 한다

흥부놀부전은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성장과정에서 선악개념을 의식화하는 주요한 스토리텔링 소재 중 하나다. 부모가 물려준 재산을 독차지하고도 착한 동생 흥부를 홀대하고 핍박하는 고약한 형 놀부의 악행은 치를 떨게 한다. 불난 데 부채질하기, 우는 아기 똥 먹이기, 빚값으로 계집 뺏기, 아이 밴 계집 배 차기, 우물 밑에 똥 누기, 논두렁에 구멍 뚫기, 애호박에 말뚝 박기, 곱사등이 엎어놓고 밟기, 옹기장수 작대기 치기… 판소리 공연에서 걸쭉한 입담에 실려 풍자되는 온갖 심술들을 듣노라면 눈물겨운 고소(苦笑)를 견딜 수가 없게 된다.이달 말부터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공영주차장의 부가가치세 징수를 강행하려고 하는 것은 가뜩이나 가난한 아우를 수탈하는 고약한 놀부행태를 떠올리게 한다. 13일 기획재정부가 이달 말부터 부가가치세법 개정 시행령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확인함에 따라 지자체는 꼼짝없이 공영주차장 수입의 10%를 납부해야 할 판이다. 지자체의 공영주차장 수입은 주차장 추가조성과 운영에만 사용할 수 있는 특별회계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중앙정부가 부가세 징수를 강행하는 것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 처사다. 전국 17개 시·도는 전국시도지사협의회를 통해 `개정 시행령을 전면 재검토해달라`는 공동 건의안을 입법예고 종료일인 15일까지 기재부에 전달할 예정이다.기획재정부가 전날 발표한 `재정동향`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1월까지 전년(2014년)보다 17조원의 세금을 더 걷어, 재정적자 증가추세가 둔화된 상황이다. 작년 1~11월 국세수입은 206조2천억원으로 전년 동기(189조4천억원)보다 16조8천억원 증가했다. 정부가 한 해 동안 걷기로 한 목표 금액 가운데 실제로 걷은 세금의 비율을 의미하는 세수진도율 역시 전년보다 8.1%포인트가 상승한 95.6%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가뜩이나 세수구조가 열악한 지자체의 공영주차장에까지 정부가 끝내 세금을 징수하려고 하는 것은 우리의 중앙집권적 권력구조가 얼마나 완고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자체 공영주차장은 원도심 등 주차난 해소에 필요한 지역에 정책적으로 조성·운영되는 공공재로서 민간 주차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지자체의 특수목적 수입마저도 국가재정 확충에 사용한다면 지역의 주차난 가중과 주차장 추가 조성사업 차질 등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 뻔하다. 지방자치 시행 20주년을 넘겼음에도 공무원들의 중앙집권적 의식은 추호도 바뀌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1일 차관회의와 26일 국무회의에서의 처리를 앞두고 있는 부가가치세법 개정 시행령에 대해 과감하게 새로운 결심을 해주기 바란다.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세목을 늘리려고 하는 분별력을 상실한 중앙정부의 행태는 지방자치 발전에 대한 분명한 역주행이다.

2016-01-14

보이스피싱은 날로 진화한다

`냉장고 보이스피싱`이 대구지역에서 기승을 부린다. 금융감독원이나 은행 직원이라면서 전화를 한다. “금융사기단이 예금을 인출해 가니 돈을 찾아서 냉장고나 장롱이나 싱크대에 넣어두세요”라고 한다. 피해자가 돈을 찾아 냉장고에 넣어둘 시간쯤에 다시 전화를 한다.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아야 한다. 은행카드 관련 서류도 받아가야 하니 바로 나오라”고 한다. 전화하는 틈틈이 집 주소와 출입문 비밀번호도 묻는다. 피해자가 집을 나올 때 사기범들은 그 집에 들어가 냉장고에 있는 현금을 훔쳐 달아난다. 처음 당하는 사람은 당황하기 마련이지만, 침착하게 “직원이 맞는지 확인해봐야 겠다”고 하고, 112에 바로 신고하고, 예금을 찾으러 은행에 갈 때는 반드시 경찰관에 알려 동행해야 한다. `이상한 전화`가 오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 주위에 사람이 있으면 상의하고, 관계 기관에 연락을 하는 침착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온갖 사기꾼들이 들끓는 세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최근에는 가짜신분증을 사용하는 보이스피싱도 생겼다. 검찰청 검사라는 사람이 전화를 한다. “당신 명의로 대포통장이 만들어졌는데, 이 통장이 금융사기에 이용됐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돈을 지금 모두 찾아서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안내한다. 피해자가 예금을 인출해서 금감원 직원을 만나는데, 그 직원은 `금융감독원 금융지원국 대리`라는 명함과 신분증을 제시하며 피해자를 믿게 하고 `현금 인수증`을 써주는데 “국가가 안전 계좌로 돈을 보관해준다”란 글귀도 들어 있다.이 사기꾼들이 사용하는 이름은 실제 금감원 직원의 이름과 일치하지만, 이들이 제시하는 신분증·명함·인수증 등은 모두 가짜다. `금융지원국 대리`라는 직책은 없다. 금감원에서는 개인의 돈을 받아 보관하지 않는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 거금을 잃고 화병에 걸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금융감독원은 지난해 7월부터 `그놈 목소리`라는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의 목소리를 공개, 큰 효과를 봤다. 금감원은 또 `피해 예방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은 절대 개인 계좌의 돈을 특정 계좌로 이체하라고 시키지 않는다.이 기관들은 결코 계좌번호나 주민등록번호 등을 입력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사기꾼들은 이렇게 얻은 정보를 이용해 인터넷 뱅킹에 접속해 돈을 빼간다. 저축은행 등을 사칭해 저렴한 이자로 대출이 가능하다고 솔깃한 말을 하면 의심해야 하는데, 이들은 신용등급 조정비·설정비·공증비·수수료 등을 먼저 입금하라 하고 입금된 돈을 가지고 달아난다. 납치 협박, 교통사고 합의금 빙자 등은 오래된 수법이지만 아직 당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험한 세상에는 `아는 것이 힘`이다. 언론들이 더 적극 나서 알려야 한다.

2016-01-14

자금·인재·정보 유출 방지책을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가 부분개통 됐는데, 양남터널 구간이 올 6월 완공되면, 물류비용이 연간 1천억원 이상 절감되고, 포항·울산은 30분 생활권이 된다. 부산~울산~경주~포항으로 이어지는 동해안고속도로는 향후 북한의 나진·선봉을 거쳐 러시아의 하산~블라디보스토크~초원의 길을 지나 유럽으로 이어진다. 원대한 미래를 꿈꾸는 포·울 고속도로 개통은 경축할 일이지만, 또 한편 `빨대효과` 염려도 있다. 교통이 원활할수록 `작은 도시의 자금이 큰 도시로 빨려드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울산과 부산이 문화, 의료, 시장규모 등에서 포항과 경주를 흡수하는 `삼투압 현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SOC 발달을 `양면의 칼`이라 부르면서, 중소도시들은 “지역 자금의 유출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소규모 지역 상권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게 된다.KTX시대를 맞아 울산과 대구 같은 광역자치단체들도 `서울 부산의 빨대효과`를 방어하기 위해 동대구역과 울산역에 `복합환승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포항과 경주도 적절한 대책을 세워 지역자금을 보호해야 한다.지역자금뿐 아니라 `지역인재 유출`도 막고 다른 지역의 인재를 불러들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본부장 은호성)는 “포항시가 향후 인구 100만의 항구도시, 철강산업도시, 문화관광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 내 연구인력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과제”라고 조언했다. 멘토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대학 및 연구기관의 우수인력들이 지역에 머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인 신용협동기구의 금융중개활동과 더불어 지자체가 나서서 사업간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산업정보 유출`을 막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은 무력공격에 못지 않은 위험요소이다. 특히 북한은 산업정보 해커들을 대량으로 양성하고 있는데, `원전정보 공개`를 무기로 돈을 요구한 사건이 얼마 전에도 있었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고 신속한 복구가 이뤄졌지만, 산업정보 보호는 국가 중앙정보기관의 중대한 업무 중 하나가 된지 오래다.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여해 개발한 기술을 빼내는 산업스파이들의 공격은 엄청난 국부 손실로 돌아온다.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클린데스크를 시행하고 있다. 업무관련 문서를 책상위에 놓아두지 말고 서랍에 넣어 자물쇠를 채우고, 업무용 PC는 암호가 걸린 화면보호기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작동 되도록 했다. 또 출력한 문서를 폐기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지정된 폐기함이나 세절기를 이용하고, 직원들의 보안의식 강화를 위해 주기적으로 교육을 한다. 보안은 국가산업을 지키는 일이다.

2016-01-13

부패방지 `백신프로젝트`가 성공해야 하는 이유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첫 국무회의에서 밝혔던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정부의 총력전이 시작됐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12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올해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재난안전통신망 등 16개 분야에서 240조원을 운용하는 공공시스템에 `부패방지 4대 백신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함께 대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사업에 대한 부정·비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국고보조금을 통합 관리해 부정수급에 따른 혈세 낭비 소지를 원천적으로 없애기로 했다.세계 반부패 운동 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지난 2014년 발표한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청렴도는 100점 만점에 55점을 받아 175개국 중 43위를 기록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27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공공부문에 대한 신뢰도 역시 매우 낮다. 우리 국민의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34%로 OECD 41개국 가운데 26위로 나타났다.1995년부터 발표되고 있는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줄곧 최상위권인 나라는 핀란드다. 북유럽 국가들의 의회의사당에서는 고급승용차는 물론 소형차도 보기 힘들다. 반면에 자전거가 즐비하고 지하철 버스 등으로 출퇴근하는 의원들과 고위공직자들의 모습도 자연스럽다. 북유럽 국가들의 청렴성을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한 힘은 부패를 용서하지 않는 시민의식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정부는 `부패방지 4대 백신프로젝트` 시행 과정에서 우선 1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SOC(사회간접자본)이나 연구개발(RD) 사업 등 약 25조원 규모의 대형국책사업과 대규모 방위사업은 사업 착수 전 단계부터 별도의 검증팀을 통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가동키로 했다. 또 대규모 자산을 운용하거나 독점적인 업무성격으로 부정·비리 우려가 큰 사업에 대해서도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체계를 확립해 나갈 계획이다.공공부문의 청렴성 확보 과제는 이제 단순한 `도덕성` 논란의 범주에 머물지 않는다. 과거 싱가포르의 화려한 비상을 가능하게 한 것은 세계최고의 윤리를 갖춘 우수한 공무원들의 헌신이었다. 이제 공공부문의 청렴성이 곧 국가경쟁력에 직결되는 시대가 됐다. 깨끗한 국가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못지 않게 필요한 것은 투철한 시민의식이다. 사회전반에 걸쳐 `청렴` 분위기가 함께 조성되지 않는 한 큰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전력투구에 나선 정부의 노력을 뒷받침할 건강한 시민운동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황 총리의 “4대 백신프로젝트가 공공분야에 적용되면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어 부정과 비리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데 효과적일 것”이라는 희망이 잘 달성되기를 진심으로 고대한다.

2016-01-13

북한은 중국의 계륵(鷄肋)이다

북한의 수폭실험을 놓고 중국인들은 한국인보다 더 분개한다. 군사전략 전문가 장강(張鋼)은 “중국의 대북한 유화정책은 실패했고, 지금은 방법이 없다. 미국과 연합해서 북한에 대수술적 타격을 가해야 한다”면서 “김정은은 언젠가 중국 미국 러시아 정상들과 똑같이 핵폭탄 발사장치가 든 블랙박스를 든 수행원을 대동하고 다닐 것”이라 했다. 김이 하는 짓을 보면 강대국들과 “맞먹으려 들 것”이 분명하다. 언론인 출신으로 미국 컬럼비아대 초빙교수로 간 `리웨이동`은 “북한은 중국과 한국을 핵공격 할 우려가 있다” 하고 “한국 미국 중국 일본이 러시아의 양해를 얻어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릴 군사적 수단”을 제안했다.일반 중국인들의 대북 감정도 극히 악화돼 있다. `환구시보`의 인터넷 홈페이지 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82%가 “북한 제재에 찬성한다” 했다. 한 누리꾼은 “북한의 핵무장은 중국에 최대 위협이 될 것이며, 이를 방임하는 것은 일본의 핵무장을 부추기는 것과 같으며 그 후환(後患)은 끝이 없을 것”이라 했다.`자칭귀` 북경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만일 북한이 테러리스트에게 핵무기를 팔기라도 한다면 더 큰 문제”라 하면서도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가하는 데는 제약이 많다”고 했다.중국의 입장은 미묘하다. “북한의 핵 보유를 강력히 반대하며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한편 “6자회담의 틀을 통한 해결 노력” 운위한다. 6자회담이 무엇인가. 아무 성과도 없는 `대화`를 하는 동안 북한은 핵을 개발할 시간을 벌었다. 6자회담은 북한의 `시간벌이용`일 뿐이다.중국의 입장이란 결국 `말`로는 북핵을 규탄하지만 `규제`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뜻이다.중국으로서는 남중국해 인공섬을 두고 미국과 대립하고 있고, 한국·미국·일본이 손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라는 `우방`을 버리기는 어려울 것이다.박근혜 대통령은 북의 핵실험 즉시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일본 아베 총리와 통화를 했고 `강력한 대응`에 의기투합했지만 중국 시진핑 주석과 러시아 루틴 대통령과는 아직 전화정상회담을 하지 못했다.이것은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자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중국은 `말`로라도 “강력 반대”를 언급했지만 러시아는 그런 말조차 없다. 북한이 `핵보유국 인정`을 꿈꾸는 것도 이같은 양국의 비호를 믿기 때문이다.김정일은 아들에게 “중국을 믿지 마라” 유훈을 했지만, 중국이 원유와 금융과 광물 등에 제재를 가하면 북한은 러시아에 의지하는 `양다리 교류`를 통해 `숨통`을 열어갈 수 있다. 중국 러시아 북한은 생태적으로 `사회주의 동지`이고 6·25의 혈맹이니 그 인연은 쉽게 끊어질 수 없다. 북한은 두 강대국의 `닭갈비`로 한동안 연명할 것이다.

2016-01-12

대구시 사전 예방감사 성과, 좋은 본보기 보여줘

예로부터 국가가 국민들로부터 거두어들이는 세금(稅)에는 특별히 혈(血) 자를 붙여서 혈세(血稅)라는 표현을 쓴다. 혈세는 `가혹한 조세`라는 뜻으로도 사용되지만 주로 `피와 같은 세금`이라는 의미로서 세금의 귀중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쓰인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세금을 얼마나 어떻게 거둬들이느냐의 세입성격과 함께 세금이 어떻게 쓰이느냐 하는 부분은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대구시가 행정의 적극성을 도모해 사전 감사컨설팅제도를 도입·운영하는 등 행정의 사전관리에 주력하면서 지난해 발주 전 일상감사·계약심사 등을 통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소식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시와 직속기관, 산하 사업소 및 구·군에서 모두 1천147건의 사업에 대해 발주 전 사전관리를 통해 총 4천394억원의 예산 중 평균 5.2%인 230억원을 절감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대구시의 88개 기관에 대한 일상감사 및 계약심사 실적은 2014년보다 사업건수가 26% 가량 늘어난 총 752건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구체적으로 토목과 건축 등 공사부문 264건에 198억원, 일반 및 기술용역 178건 26억원, 물품 310건 6억원을 절감했는데, 불필요 공종 삭제와 현장여건 불합리 공정·공법 변경, 수량산출 착오·오류 조정 등의 적극적인 조치가 실시됐다.이처럼 예산절감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구시는 지난해 11월부터 법령해석에 어려움이 있거나 민원을 해결하는데 현실에 맞지 않는 법규나 절차로 능동적인 업무추진을 하지 못하는 사업을 대상으로 사전 감사컨설팅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감사컨설팅 심의회에서 업무의 적정성과 타당성을 미리 검토해, 사후 감사에서 적발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덜어줌으로써 행정 집행력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특히 사전 감사컨설팅제도는 컨설팅을 받은 사안은 자체감사에 지적된다고 하더라도 비리나 특혜의혹이 없으면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하고 있어 큰 실효성이 기대된다.`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옛말이 있다. 이는 작은 문제를 빨리 간파하고 미리미리 해결하는 것이 나중에 감당 못할 재앙을 미리 막는 훌륭한 지혜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사전에 문제의 소지를 없애는 예방행동은 단지 질병을 다루는 의학에서만 중요시되는 것은 아니다. 일찍이 지방자치를 정착시킨 선진국에서 입증됐듯이, 지방자치단체 운영은 `정치`의 영역이기보다는`경영`의 영역으로 분류되는 것이 맞다. 경영에서 비용절감은 언제나 최대의 화두다. 새는 곳간에 제아무리 많은 곡식을 쏟아 모은 들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사전적 감사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는 각별한 노력으로 혈세 낭비를 크게 줄인 대구시의 성과는 좋은 본보기다.

2016-01-12

기술개발이 희망을 만든다

연어 양식 기술을 개발했다. 황동어망을 이용한 것인데, 국내 양식기술을 적용해 성공한 첫 사례이다. 동해안의 너울성 파도, 태풍, 적조 등의 거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구성과 안전성을 갖춘 황동어망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동어망은 기존의 나일론어망보다 내구성이 좋고 순수익도 평균 18% 증가한다.경북도는 이 기술을 경북동해안에 적용할 계획이다. 죽변, 후포, 축산, 구룡포 등은 처음 기술을 개발한 강원도 고성과 환경이 비슷하다. 연어는 세계 10대 슈퍼푸드의 하나이며,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여서 우리 어업에 큰 희망이다.기술인들이 대학 강단에 서게 됐다. `이론` 교수가 아니라 `실무` 기술인이 대학생들을 가르치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 유일한 미용명장` 임호순(73·여)씨, `대한민국 보일러 명장` 이충호(60)씨를 비롯해 방순극(54·품질관리), 박순복(49·금속재료), 배명직(54·표면처리), 우용달(66·기계조립), 윤태호(66·농업기계), 김규환(59·품질관리) 등 8명의 대한민국 명장이 호산대(총장 박소경) 석좌교수로 임명돼 고급기술을 가르치게 된다. 호산대는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평생직업 교육대학`으로 선정됐고, 이번에 실무에 밝은 명장들을 석좌교수에 임명했다.대구보건대 물리치료과 교수 3명이 최근 세계인명사전 `마르퀴스 후즈 후 인더 월드` 2016년판에 이름을 올렸다. 이진환 교수는 뇌졸중 환자의 보행과 균형 연구로 20편의 논문이, 이재홍 교수는 척추 교정치료 및 감압치료와 척추 가동운동술 등 물리치료 분야에서 14편의 논문이, 고주연 교수는 현재 미국 뉴욕시의 물리치료 클리닉 자문위원과 피플인팩트의 발달평가 자문교수로 활동 중이며, 논문 18편이 유명 학술지에 게재됐다.학덕(學德)과는 거리가 먼 `이상 성격자`로 제자들을 잔인하게 학대한 교수도 있고, `표지갈이`로 남의 연구에 무임승차하는 학자들도 많고, 권력 주변을 기웃거리며 `한 자리`를 노리는 해바라기도 많고, 학자인지 TV탤런트인지 구분이 안 되는 교수들도 많은데, 꾸준한 연구로 `옥동자`를 쑥쑥 생산해내는 교수들은 존경받아 마땅한 학자들이다. 이들이야 말로 국가발전의 동량(棟梁)이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위암 적정성 평가`에서 칠곡경북대병원과 영남대병원이 1등급을 받았다. 칠곡경북대병원은 수술비가 전국에서 가장 저렴하고 입원일수도 짧았고, 대장암 유방암 폐암 분야에서도 1등급을 받은 전력이 있다. 영남대병원은 외과 소화기내과 혈액종양내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등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팀을 만들어 위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함으로써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았다. 경북의 의술이 최고수준임을 입증한 일이다. 서울로 갈 이유가 없어졌다.

2016-01-11

경북도 `일자리 창출` 새출발에 거는 기대

새해 들어 전국의 지자체들이 `일자리 창출`을 정책 최우선 순위에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가 11일자로 초대 `청년취업과장(T/F)`과 `일자리창출단장`을 동시에 임명하면서 투톱 체제를 가동, 맞춤형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선다는 소식이다. 정병윤 경북도 경제부지사도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김천혁신도시 12개 기관을 일일이 방문해 지역청년 채용확대를 요청하는 등 연초부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박근혜정부는 진작부터 `일자리 창출`을 창조경제의 으뜸 국정목표로 제시하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특히 고용률 70%를 목표로 제시하고, 근로 취약 계층의 일자리 창출은 소득향상 기회를 확대하여 튼튼한 중산층을 만드는 효과가 크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근로 취약 계층에 대한 고용 서비스를 재정비하고 기반을 강화해 나가는데 정책초점을 맞추고 있다.뿐만 아니라 지난해 9월 15일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청년 고용의 물꼬를 트겠다며 청년희망펀드를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직접 1호 가입자가 돼 일시금 2천만원을 기부했고, 매달 월급에서 20%를 펀드에 넣고 있다. 그 이후 대기업과 국민들의 동참으로 모금액은 지난해 말 1천208억원이 됐다. 청년희망재단은 지난달 `2016년 사업계획`을 발표한 뒤, 8일부터는 본격적인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일자리 창출`을 단숨에 성공시키기 위한 비책은 따로 있지 않다. 그 동안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은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들기 위해 해외자본 유인, 대기업 유치, 국제행사 기획 등 갖가지 방책들을 적극 추진하고 실행해 왔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런 노력들이 크게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상당수의 정책들이 `일과성`이어서 일자리 생산에 안정적으로 기여했다고 평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전문가들은 창업과 중소기업 활성화를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창조경제의 핵심분야인 지식 서비스 산업을 블루오션으로 거론하기도 한다. 소프트웨어·콘텐츠·의료·관광·교육·금융 산업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다. 또한 융합형 창의인재를 육성하는 발상의 전환도 요구하고 있다.이제 지도자가 대기업 총수들 불러놓고 `고용확대`를 권장하고, 산업현장을 돌아치면서 더 많은 `고용`을 강조하는 방법만으로 `일자리 창출` 정책이 성과를 올리던 시대는 지나갔다. 좀 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속가능한 `고용촉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숫자에만 얽매일 게 아니라 일자리의 질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하는, 보다 효과적인 정책수단들을 고안해 내야 할 것이다. `일자리 창출` 정책을 진일보시키기 위한 경북도의 새로운 출발에 기대를 건다.

2016-01-11

`쟁점 법안의 출구` 찾을 시점

지난해 북한이 중국에 모란봉악단을 보낼때 김정은 제1위원장은 `수소폭탄 완료`를 언급했다. 미국 등은 “국제사회 모르게 수소폭탄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허풍일 것”이라 했다. 그러나 지난 6일 북한은 `수폭 4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성공`을 자축했다. 버스가 흔들리고, 학교 운동장이 갈라지는 `인공지진`이 발생했다. 그런데 “과연 수소폭탄인가”하는 의문이 남는다. 폭발력이 원폭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폭으로 가는 중간단계인 `증폭 핵분열탄`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지난해 12월 19일 김정은은 `4차 핵실험`을 명령했는데, 이것은 1월 8일 김의 생일을 축하하는 `장쾌한 축포`라고 했다. 최고 존엄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는 북한으로서는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그 일이 남길 후과(後過)는 너무나 크다. UN 안보리는 즉각적인 `추가제재`를 결의했고, 그동안 `북한 편`이었던 중국이 이번만큼은 그럴 수 없게 됐다. `모란봉 악단 철수` 사건 이후의 악감정에 이번 핵실험까지 겹쳐 북·중 관계는 더 냉각됐다. 그동안 북·러 경제협력이 긴밀했던 러시아 또한 전과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핵보유국 인정`이라는 유엔의 제도가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이에 해당된다. 핵무기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핵보유국 인정`을 받지 못한 나라들도 있는데, 인도, 이스라엘, 파키스탄, 북한 등 4개국이 이에 속한다.`인정`받을 조건은 `수소폭탄 제조 완료`인데,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수소폭탄이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수폭 완료`까지 갔다 해서 자동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얻는 것은 아니다. 인권과 기본권이 무시되는 세습독재국가에 대해서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다.결국 북한의 핵무기는 고립을 자초하는 재앙으로 돌아오게 된다. 핵실험으로 인공지진을 일으키다 보면 휴화산(休火山)인 백두산을 흔들어 깨울 수 있는데, 중국 전문가들이 이를 염려한다. 엄청난 양의 용암이 북한과 중국 쪽으로 흘러내릴 것이다.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도 그동안 중국이 중개무역 형식으로 많이 도와 주었는데, 4차핵실험으로 중국의 협력까지 잃게 됐다. 북·러 간 경제교류가 근래 밀월인데, 러시아를 믿는 것인가.“공동의 적이 생기면 분쟁도 중단한다”고 했다. 경제활성화법과 노동법을 두고 여야가 한치 양보 없는 다툼을 벌여왔는데, 북핵의 위협이 코앞에 닥친 지금 여야는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고 있고, “정부에 협력하겠다”는 야당 대표의 발언까지 나왔다. 절대적 위협 앞에서 우리는 동요하지 말고 `국력 증강의 길`을 가야한다. `쟁점 법안`의 탈출구를 모색하기에 가장 적당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2016-01-08

`핵무장 추진` 주장 일리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도 핵무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가 터져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선(先) 핵 해결, 후(後) 통일` 공식이 완전히 깨진 상황에서 한반도비핵화 약속에 발을 묶고 있는 일이 무의미해졌다는 판단인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영락없이 야당에서는 반대의사와 함께 `대화해야 한다`는 의례적인 주장만 거듭하고 있어 또다시 국론분열 조짐을 드러내고 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계속 우리 머리에 핵무기라는 권총을 겨누고 있는데 우리가 언제까지 계속 `제재`라는 칼만 갖고 있을지 답답한 상황”이라면서 “우리도 자위권 차원의 평화의 핵을 가질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김을동 최고위원도 “우리의 핵 개발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미국에 한반도 안전을 위해 전술핵 배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야권은 일제히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핵무장론이 지금 여당, 그것도 지도부에서 나오고 있다”며 “대단히 부적절한 대책이라고 정부가 확실하게 쐐기를 박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성수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핵무장론에 대해 반대의사를 확인하면서 “한반도비핵화는 1992년에 남북이 공동 서명한 것으로 절대 우리 스스로 무너뜨려서는 안 되는 원칙”이라고 강변했다.사실,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우선 우리에게는 재처리할 수 있는 플루토늄 등 핵물질이 있지 않다. 게다가 북한과 달리 핵 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고 있어 `핵 무장`을 선택할 경우 국제사회의 제재와 고립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또는 언론이 국제사회를 향해 `핵무장`을 주장할 명분은 충분하다. 주변 국가들의 핵무장을 꺼려하는 중국을 움직이기 위해서도 그렇고, 북한에 `이(齒)에는 이(齒)`로 대응한다는 대원칙을 천명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북한의 수소탄 불장난 위험성은 `한 방이면 수도권이 다 날아간다`는 멸망 예측에 함축돼 있다. 이제 `핵무장`만 이야기하거나 `대화`만을 부르대는 단세포적인 대응의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체개발이 안되면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형태의 `핵무장`이라도 추진하면서 `대화`를 병행하는 것이 맞다. 여당의 주장을 4월 총선을 겨냥한 `안보 장사`로 치부하면서 반대에만 골몰하는 야당의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대화`정책을 왕성하게 펼치던 노무현 대통령 집권시기에도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선언(2005년 2월)하고, 제1차 핵실험(2006년 10월)을 감행했다. 뭐든 동원해 불길부터 잡을 행동은 하지 않고, 도대체 언제까지 양동이를 쓸 것인가 세숫대야를 쓸 것인가 말다툼만 계속할 셈인가.

2016-01-08

한자교육을 서둘러야 한다

丙申년을 맞아 유머 연하장이 SNS에 떠돈다.“잘 가라 이年아, 난 더 좋은 年 만날꺼다! 그래봤자 병신年”이란 글이다. 지난해에는 연날리기대회에 빗대어서 “이年 저年 온갖 잡年이 모였다”란 유머가 나왔다. 그저 우스게소리지만, 심한 모욕감을 느끼며 마음을 다치는 여성과 장애인도 있다. 한자를 모르는 한글세대는 그 상처가 더 심하다. 丙자는 `밝을 병`이고, 申자는 `잔나비 신`으로 `띠동물`을 표시할 뿐이지만, 한문을 아는 세대들만 그렇게 이해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이런 연하장을 받고 불쾌감을 느낄 사람이 많으니, “병신년 농담 안 하기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하고, 병신년을 소재로 한 농담을 하지 말자는 노래를 만들어 인터넷에 올린 사람도 있다. 장애인들 끼리 “이 병신아!”하면 농담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비장애인이 그런 말을 하면 심한 모욕이 된다. 年도 `년`이라 쓰면 여성을 모욕하는 글자가 된다. 한자를 아는 세대들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한글세대들이 느끼는 감정은 전혀 다르다.우리나라의 `한글전용교육`이 잘못됐다는 비판은 수십년 전부터 나왔고, TV에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신문들이 한글전용을 따라가면서 지금은 토론회조차 없다. 북한도 일찍 한글전용정책을 폈지만 지금은 “잘못”이란 반성이 나온다고 한다.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에서 나왔다. 그 한자를 없앤 것은 국어의 후퇴”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는데, 역사학·국문학·법학 전공자들은 수긍한다. 그런데 `병신년`을 만나면서 “한글전용에 문제 있다”는 소리가 높아진다.학생들이 영어를 기를 쓰고 배우는 것은 미국의 영향력 때문이다. 일본어는 `묵은 감정`이 있어 피하지만, 독일어·불어·스페인어 등은 `국력에 비례해서` 제2외국어로 선택한다. 그런데 한문(漢文)을 소외시킨 것은 잘못이다. 중국은 지금 G2국가가 돼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의 위한화(貨)와 달러화를 `법정통화`로 공식 인정하고, 자국의 화폐는 폐기처분한다. 또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경찰국가`로 나서려 한다.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 중재할 요량으로 정부군과 반군을 베이징에 불러 화해를 붙일 작정이다. 이 정도로 급성장한 중국이라면, 우리가 `중국식 한자`를 멀리할 이유가 없다.중국은 `획이 복잡한 한자`를 크게 간소화한 간자체(簡字體)를 만들었다. 지금 우리가 쓰는 한자는 `대만식 한자`다. `중국식 한자`는 간단하기 때문에 배우기도 쉽다. 지금 대학 중국어 학과는 경쟁률이 계속 오르는 중이고, 중국어 학원은 수강생이 넘쳐난다. 멀지 않아 영어와 동등한 위상에 오를 중국어이다.시대상황에 따라 우리의 교육정책도 변해야 한다. 중국식 간자체 한자를 각급 학교가 가르쳐야 한다.

2016-01-07

북한 `수소탄 실험 성공` 발표… 대북정책 바꿔야

북한이 6일 “수소탄 시험의 완전 성공”을 천명해 북한의 핵개발을 극구 말려온 국제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는 이날 낮 12시30분(평양시간 낮 12시) 특별 중대보도를 통해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결심에 따라 주체105(2016)년 1월 6일 10시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와 미국지질조사국(USGS), 중국지진센터 등이 북한의 풍계리 핵 실험장 인근에서 이날 오전 10시30분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우리 기상청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위성을 통해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48㎞ 떨어진 지점에서 리히터 규모 4.8의 인공지진이 발생했다”고 확인했다. 북한의 네 번째 핵실험인 이날 `수소폭탄 시험 성공`발표는 모든 예상을 뒤집어엎은 파격이다. 그간 북한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온 국제사회는 한 마디로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매번 그랬듯이 앞 다르고 뒤 다른 북한의 이중 플레이에 우리 국민들과 국제사회는 또 한 차례 뒤통수를 세차게 얻어맞은 꼴이다. 특히 지난해 8·25 남북고위급 합의와 이산가족상봉행사에 이어, 며칠 전 김정은의 신년사에서도 `핵`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아 변수란 전혀 예측되지 않아온 터였다.북한의 거듭된 핵실험과 `핵보유국`주장은 우리 민족의 생존을 깡그리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요소다. 호시탐탐 적화통일을 노리는 호전광 북한이 모든 재래식 무기를 무력화시킬 비대칭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우리의 모든 것을 무가치하게 만드는 끔찍한 안보부재의 도래를 뜻한다. 주장대로 저들이 수소폭탄까지 갖게 되었다면, 그야말로 치명적인 상황이 시작된 셈이다. 열핵폭탄이라고도 불리는 수소폭탄은 일반 핵폭탄에 비해 최소 2~5배 수준의 거대한 위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말 무서운 것은 수소폭탄은 소형화가 용이하다는 점인데, 핵폭탄의 소형화에 애로를 겪어온 북한이 이번에 숙제를 확실히 풀었다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핵폭탄을 머리에 이고 사는 시대가 명백해지는 날엔 우리 모두의 삶이 어떻게 될까. 우리 국민들 중에는 간단없이 이어져온 북한의 협박에 감각이 무딜 대로 무뎌져 저들의 주장을 양치기소년의 서툰 장난쯤으로 듣는 국민들이 부지기수라는 지적도 있다. 이제 여야를 막론하고 우리의 대북정책은 확연히 달라져야 한다. 국제사회와 함께, 겉으로만 `국가`를 표방하는 북녘 사이비 광신도들을 옴쭉 못하게 만들어 위험한 불장난을 모두 멈출 수 있게 할 새롭고 효과적인 방안들이 창안되어야 한다. 철없는 어린아이들이 백주대로에서 휘두르는 저 무서운 칼을 빼앗아 없앨 뾰족한 비책을 찾아내지 못하는 한, 우리는 모두 위태롭다.

2016-01-07

폭행은 어떤 경우에도 야만이다

예로부터 폭행을 교육이나 징벌의 방법으로 삼았다. 공부에 게으른 학생을 회초리로, 죄인을 태형(笞刑)으로 다스렸다. 매를 치는 도구도 죄에 따라 달랐다.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체벌이 현대사회에서 차츰 징역형으로 바뀌어간다. 채찍을 맞은 후 십자가에 못 박히는 `가장 고통스럽게 죽는` 극형은 없다. 프랑스도 잔인한 사형방법을 사용하다가 `단두대`를 개발하면서 이를 `인도주의적 사형 방법`이라 했다. 고통의 시간이 가장 짧다는 이유였다. 우리나라도 왕조시대에는 `능지처사`란 극형이 있었다. `소가 언덕을 걸어올라가듯 천천히` 죽이는 것인데 세조시절 사육신들이 받은 형벌이다.지금 이런 체벌은 사라졌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는 그 흔적이 남아 있다. 교육현장에 교편(敎鞭)이란 말이 남아 있고 선배가 후배를 길들일 때도 곧장 몽둥이가 등장한다. 폭력을 훈계의 방법으로 삼는 버릇을 가진 교사들이 상당수 있고 회초리를 만들어 주는 학부모들도 있다. 군대에서는 `구타 금지`를 선언한지 오래지만 여전히 폭력은 잔존하고, `폭행치사 사건`이 나기도 했으며, 상습적인 폭행 때문에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2008년 베이징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사재혁(31)이 한국체대 후배인 황우만을 때려 광대뼈가 함몰되는 전치 6주의 중상을 입혔다. 사 선수는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올해 열리는 브라질 올림픽 출전도 무산될 위기다. 대한체육회 규정에 의하면, 폭행 선수는 최대 3년 이상 선수 자격정지 또는 영구제명 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체육계의 폭력을 `스포츠 4대 악`으로 간주하고 신고센터까지 운영하고 있지만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운` 것이 체육계 현실이다.경기도 이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 5명이 빗자루로 남자 기간제 교사를 여러 차례 때리며 폭언을 했고 다른 학생은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SNS에 자랑스럽게 올렸다. 그리고 “저런 쓰잘데 없는 기간제 빡빡이 선생님을 때린 게 잘못이냐? 맞을 짓을 하게 생겼으니까 때린거다”란 글까지 올렸다. 이 학생들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 이쯤 되면 갈데까지 다 간 것이다. 이 사건은 `한국 교육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선생 X는 개도 안 먹는다”란 말도 있지만, 교권만 무너진 것이 아니다.2011년 7월 인천 강화도 해병대 2사단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은 그 원인이 집단폭행과 가혹 행위 때문이었다. 그후 “해병대는 해병대를 때리지 않는다”를 포함한 5대 신조를 제정했지만, 최근 백령도 해병부대에서 선임 부사관이 후임 부사관을 때렸는데, 이유는 회식때 졸았다는 것이었다.무슨 핑계라도 대어서 폭력을 휘두른다. 이 야만적 행위를 근절할 방법은 철저한 단속과 엄벌뿐이다.

2016-01-06

청와대·국회의장 불협화음 볼썽 사납다

3권 분립은 입법ㆍ행정ㆍ사법으로 국가권력을 나누어 각각의 기관에 분담케 한 다음, 상호간에 견제와 균형을 유지시킴으로써 국가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도록 하는 통치조직 원리다. 1787년 미국연방헌법에서 최초로 도입되었고, 이후 1791년 프랑스헌법 등이 채택한 바 있다. 우리 헌법도 3권 분립을 헌법적 원리로 받아들여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청와대와 국회의장이 새해 벽두부터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있어 어두운 경제전망 등으로 가뜩이나 우울한 정초 민심에 먹구름을 덧씌우고 있다. 양측은 쟁점법안 처리 문제를 놓고 신경질적인 반응까지 드러내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문제는 정 의장이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이병기 청와대비서실장과 나눈 대화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비롯됐다.정 의장은 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후 국회로 돌아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실장에게 한 자신의 발언내용을 밝혔다. 정 의장은 “경제(쟁점)법안과 지금 선거구획정 문제는 완전한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걸 연계해서 추진하는 것은 안 된다”며 “그걸 (청와대에서) 잘 검토해서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해 달라”는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그러자 청와대 관계자는 5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 의장을 원색 비난하고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 의장이 신년 인사회 막바지에 20초 정도 혼잣말처럼 자신의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를 기자들에게 바로 공개한 것을 보면 결국 정 의장이 언론 플레이와 이미지 정치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청와대와 국회의장 간의 충돌은 이미 19대 마지막 정기국회 기간인 지난달 중순 민생법안 직권상정을 놓고 노정된 바 있다. 대통령의 거듭된 비판과 청와대의 노동 5법 등 쟁점법안 직권상정 강청에도 불구하고 정 의장은 “직권상정은 국가비상사태에나 가능한데 지금 경제상황을 그렇게 볼 수 없다”며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다.`상호견제와 균형유지`라는 3권 분립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서 입법기관과 행정기관이 적당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나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입법기능 마비로 국정운영 길이 막혀 발을 동동 구르는 행정수반의 애타는 심정을 야멸치게 외면하는 듯한 국회의장의 언행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입법부 수장의 권위를 깔아뭉개는 듯한 청와대 측의 모난 언급들도 온당해 보이지는 않는다. 서로 앙앙불락하는 양측의 모습은 국사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할 수장들끼리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비겁한 모습으로 비쳐질 위험성마저 있다. 역겨운 잡음을 견뎌야 하는 국민들을 정말 배려한다면, 조용히 이견을 줄이고 합심하여 신속하게 해법을 찾는 모습을 보여주길 촉구한다.

2016-01-06

더 기울어지고 찌그러지는 총선 운동장

지지난해 10월 말 헌법재판소가 내린 현행 선거구 인구비율 적용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은 해마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의 입장에서 보면 `불합리성`이 지적된다. 하지만 그 누구도 헌재의 판결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이성으로 판단할 때 피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헌재의 판결 이후 적지 않은 사람들이 “국회의원들이 2016년 20대 총선 직전까지 선거구 획정을 안 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정말 그럴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역대 최악의 반열에 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19대 국회는 역시나 예감대로 하고 있다.제아무리 많은 비난이 쏟아져도 꿈쩍도 하지 않고, 1년 하고도 2개월 동안을 회의만 줄기차게 열 뿐 국회는 매번 공탕만 치는 `배 째라 식` 늑장을 부려왔다. 2016년 새해로 넘어오면서 급기야는 `선거구 부재`라는 초유의 사태가 왔는데도 정치권의 긴장감은 그저 희미할 따름이다. 이제 국민들은 다 안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그들이 총선판에서 누리는 달콤한 기득권 맛에 취해 한껏 느긋해지는 이치를 모두 꿰고 있다. 그러구러 현역 국회의원들이 배짱을 늘려 부리고 있을 동안 죽어나는 것은 정치신인들이다.정의화 국회의장이 을러대던 직권상정도 사실상 물 카드라는 것이 확인되면서 4·13 총선 선거구획정안의 8일 국회 본회의에서도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현역의원들은 의정보고서다 뭐다 해서 득표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사이에 손발이 꽁꽁 묶여 약이 바짝 오른 전국의 예비후보들이 법원을 찾기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그게 아니라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고전하고 있던 그들은 더 기울어진 선거판을 못 견디고 현역의원들을 상대로 `의정보고서 발송 및 배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거나 국회를 피고로 하는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을 내고 있다.공천 룰을 놓고 좀처럼 계파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총선 판을 찌그러트리는 새누리당의 행태도 눈살 찌푸리게 한다. 정치신인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서부터 신인에게 주는 가점을 결선투표에서도 주느냐 마느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자파 세력의 유·불리를 계산한 안면몰수의 기싸움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가 누가 있을까.민낯을 다 드러내놓고 속옷 바람으로 권력의 대로를 질주해가는 정치인들의 언죽번죽이 참 기이하다. 선거구 획정 문제를 이해당사자들인 국회의원들이 최종 결정하는 구조가 정말 괜찮은 것인가에 대해서 심각하게 논의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격`이라는 일부의 날선 지적에 대해서 국민들의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도를 넘는 `불공정`에 유권자들이 아주 손사래를 치는 현상이 나타나기 전에 여야 정치권은 하루 빨리 답을 내야 할 것이다. 선수가 페어플레이하지 않는 경기에서 관람객들은 모두 떠나게 돼 있다.

2016-01-05

남·북한 신뢰부터 쌓아야 한다

남과 북은 새해를 맞을때마다 평화통일을 강조한다. 북진통일이나 남조선 해방을 운위하던 지난 시절과는 많이 달라졌다. `유일의 분단국가`란 오명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의지`는 있으나 실천이 따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국제사회에서는 아직도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다. 한반도가 통일돼서 강성대국이 되는 것이 달갑지 않은 주변국들이 많다. G7들도 상호 견제심리가 강렬하다. 그러나 그 생각도 차츰 바뀌는 것같다. 독일이 그런 분위기속에서 통일됐고, `국경 없는 경제영토 개념`이 확산되기 때문이다.박근혜 대통령은 1일 국립서울현충원 방명록에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2016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썼다. 그리고 청와대 조찬회에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이 서로 긍정적 효과를 내서 국민이 바라는 성과를 많이 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지난해 8월에 있었던 북한의 DMZ 도발 당시 우리 군은 살신성인의 자세와 전우애로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며 장병들에게 무한 신뢰를 보낸다고 했다.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도 지난해에 이어 신년사에서 “진실로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와도 마주 앉아 민족문제, 통일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며 대화와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 했다. 그리고 전력문제 해결과 철강 생산 증강 등 `경제강국`건설을 강조했고, `청년`을 특히 강조하며 “5월 당대회를 앞두고 청년세대를 전위세력으로 본격 움직이겠다”고 했다.공교롭게도 남북의 관심사가 상당 부분 일치한다. `경제문제`와 `청년문제`가 그러하다. 군 복무기간이 10년인 북한에서 청년문제란 군장병과 통하고, 각 기업소에 인력을 배치하지만 배정받은 직장에 가봐야 할 일이 없다고 한다. 그러니 봉급도 `명목상의 액수`여서 생활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 `배급제`가 없어진 지금 `장마당 시장경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북한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개혁개방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데 그것은 `청년일자리 창출`문제로 귀결된다.이런 일들이 바로 `남북의 접근 상황`이다.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실천 가능한 일부터 차근차근 접근해서 신뢰부터 쌓아야 한다.만월대 공동발굴, 남북언어사전 편찬, 과학기술교육 지원 등에 이어 `문화재 관련 학술대회``북한 산림 복원 지원``광물자원 개발 협력와 거래 활성화``원자력발전소 등 전력 개발``남북 어업협정``경원선·동해중부선 복원`등 비정치적인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남북의 정치체제는 근본적으로 다른데, 그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비판하지 말아야 한다. 체제는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비판보다 인정`이 신뢰를 쌓는 첫걸음이다.

2016-01-05

국민이 편안한 丙申年 되기를

2015년 마지막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대통령은 `애원`이라는 말과 `통탄`이라는 말을 했다. 면세점 사업권을 10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관세개정법은 국회가 1분만에 통과시키고, 대통령이 통과시켜 달라고 애원하는 경제법안과 노동법안은 수년간 묶어놓고 있는 현실이 통탄스럽다고 했다. 나라경제를 살리고 청년 일자리를 늘릴 법안들을 국회가 `남의 일 보듯` 하면서, 국회의장은 “긴급사항이 아니다. 법을 어길 수 없다”면서 직권상정조차 거부한다. 행정부와 국회의 `시각차`가 이렇게 클 수 없다. 국회가 야당의 뜻대로 흘러가니, 국민이 다수당으로 만들어준 여당은 제 구실을 못한 채 해가 바뀌었다.국민의 화병(火病)도 인내의 한계를 넘었다. “화만 돋우는 국회는 해산하라” “저런 국회는 없는 것이 낫다” “국회의원을 전부 물갈이 하라” 이런 부르짖음이 새해에도 이어진다. 그런데도 국회의장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구 획정법안` 하나만은 `긴급한 법안`이라면서 직권상정 운운한다. 국민의 뜻과는 역방향이다. `7포시대`에 청년들의 아우성이 천지를 덮고 `경제의 먹구름`이 눈앞에 다가 오고 있는데 그 재앙을 미리 방어할 생각은 없고, 발을 동동 구르는 대통령의 애타는 모습을 보고 즐기는 듯한 국회를 국민은 4월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韓·日 반목의 돌파구아베 정권이 그렇게 버티던 `군 위안부 관련 사과`를 관철시킨 것은 `乙未년의 성과`로 기록될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도 “잘 된 일”이라며 박수를 보낸다. 일본 극우세력들로서는 불만이겠고, 한국 피해자 할머니들도 아쉬운 점이 많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진일보했다. 첫술에 배 부르겠는가”란 견해가 일반적이다. 러시아 속담에 “얼음이 녹기 어렵지만, 일단 녹기 시작하면 금방 다 녹는다”고 했다. 시작이 반이다. 한·일관계도 이제 돌파구를 찾았으니 앞으로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길이 열린 셈이다.미국의 동아시아 전문가인 제럴드 커티스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그동안 일본 아베 정권에 쓴소리를 많이 했다. 처음으로 “일본은 과거사를 사과해야 한다”란 내용의 칼럼을 신문에 게재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미국의 유력 언론들이 줄줄이 아베 정권을 비판했다.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이 중간에 서서 회유 반 압력 반으로 고위급 회담을 만들어냈다. 커티스 교수는 “한·일간의 뿌리 깊은 반목을 단숨에 해결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이만한 성과라도 얻어낸 것은 양측이 다 비난을 무릅쓴 용기 덕분”이라 했다. 그리고 “양국이 모두 실익을 얻으려면 앞으로 이 관계를 건설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이번 합의를 두고, 일본 극우파는 일본이 너무 많은 양보를 했으며 한국이 앞으로도 계속 이 문제를 꺼낼 것인데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비판할 것이고, 한국도 유네스코 등재를 두고 중국과 보조를 맞출 것이고 소녀상 이전은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인데, 이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남은 과제이고, 양국 정상들의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다.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들이 `불씨에 부채질`을 할 것이 분명한데, 병신년 원숭이띠 해를 맞아 `잔나비의 지혜`를 발휘해야 하겠다.물가고와 기업 유치지난해 말부터 공공요금이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했고 새해부터는 전국적으로 인상이 본격화 될 것이다. 상수도 요금, 도시가스 요금, 고속도로 통행료, 시내버스 요금 등이 일제히 뜀박질을 한다. 공공요금이 오르면 다른 물가도 따라 오르기 마련이다. 문제는 뚜렷한 인상요인이 없는데도 `덩달아 올리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안 올리면 손해보는 것같은 `피해·불안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물가가 조금만 올라도 선진국 국민들은 불매운동 등으로 대항하지만, 한국인들은 “물가는 세월이 지나면 으레 오르는 법”이라 생각하고 인내한다. 이것이 문제다.포항시는 1월 1일부터 시내버스 요금을 올렸는데, 그동안 매년 107억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했으나 운임이 현실화됐으니 보조금도 절반 정도 줄일 수 있게 됐다. 경북도가 시내버스 요금 인상을 승인했으니 도내 전 지자체들이 올릴 것이다. 경주시와 김천시는 상수도 요금을 3년간 단계적으로 올린다. 상수도 요금은 워낙 비현실적이어서 인상요인이 있지만, 시내버스 요금은 의문이 남는다. 기름값은 연속 하락하는데 왜 버스요금은 올라가느냐는 것인데, 기름값 속에는 세금이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니 인하효과를 정부가 세금으로 거둬가 버린다. 담배값 인상효과도 정부가 가져갔다.복지예산 확보를 위해 세금을 더 거두는 것은 이해되지만 좌파 교육감과 교육부 사이에 누리예산을 두고 갈등을 빚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결국 보육대란으로 갈 것이고, 출산장려책도 벽에 부딪힐 것이다. 교육부는 보조금을 가지고 길들이기를 할 생각인데, 그 피해는 국민이 입는다. 더욱이 `예산문제`가 아니라 `이념문제`로 번진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국가가 우파지역과 좌파지역으로 갈라진다면 그보다 더한 불행은 없을 것이다. 남북 분단 상황에서 동서 분열로 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올해는 대구 경북지역이 `기업하기 가장 좋은 지역`이 되기를 바란다. 최근 대한상의가 전국 8천600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체감도`와 `경제활동 친화성` 조사를 해서 `기업하기 좋은 지자체 순위`를 정했는데, `기업체감도`에서 최상 등급인 S등급을 받은 지자체는 대구·경북지역에서는 하나도 없었다. 다만 상주와 의성이 `경제활동 친화성`에서 S등급을 받았을 뿐이다. 우리 지역에서는 기업하기가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이다.새해에는 기업유치를 통해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2016-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