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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굴봉산 돌리네, `습지보호지역` 지정해야

등록일 2016-11-07 02:01 게재일 2016-11-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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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시 산북면 굴봉산 일대의 돌리네 습지를 국가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경시는 최근 세계적으로 희귀한 굴봉산습지 일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국가에서 보전·관리해줄 것을 환경부에 건의했다. 돌리네(Doline)란 석회암이 빗물이나 지하수에 녹아 침식되면서 지표면이 접시모양으로 우묵하게 파인 웅덩이 지역을 말한다.

습지(濕地:wetland)는 일반적으로 물에 따라 동식물의 생활과 주변 환경이 결정되는 곳이며, 1년의 일정기간 이상 물에 잠겨 있거나 젖어 있는 지역을 일컫는다. 환경부·국토해양부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특별히 보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습지 및 주변관리 지역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다. 습지는 여러 생물종의 주요서식처가 될 뿐 아니라 오염물질 정화기능까지 있어 보전 필요성이 특히 크다.

굴봉산 습지는 지난 2011년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의 `생태·경관 우수지역 발굴조사` 결과 돌리네에 형성된 습지로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견돼 희소성과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굴봉산 돌리네 습지는 인근 하천보다 120m 높은 해발고도 270~290m 지점의 굴봉산 정상부에 위치해 수직절리가 발달하고 배수구가 분포해 습지형성이 어려운 곳으로서 희귀한 경우다.

세계적으로도 북미나 동유럽 등지에서 석회암 지형중 규모가 큰 우발레(Uval:2개 이상의 돌리네가 침식작용으로 합쳐져 만들어진 커다란 웅덩이)나 폴리에(Polie:다수의 포리에 또는 우발레가 합쳐져 만들어진 분지)에 습지가 형성된 것은 일부 확인되고 있지만 문경의 굴봉산 습지처럼 규모가 작은 돌리네에 습지가 형성된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굴봉산 습지는 지형·지질학적 가치가 높은데다가, 습지생태계와 초원생태계·육상생태계가 공존하고 있는 특이한 곳이다. 생태계 다양성이 높아 수달과 담비·붉은배새매·새매·구렁이 등 6종의 멸종위기 동물과 쥐방울덩굴·낙지다리·들통발 등 희귀식물을 포함한 731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확인됐다.

습지보전법은 `자연상태가 원시성을 유지하거나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 등 특별히 보전할 가치가 있는 곳`을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습지보전법으로 지정되면 골재 채취·둑 쌓기 등 일체의 훼손행위가 금지된다. 강원도의 대암산 용늪 등 4개 지역, 부산시 사하구의 해면과 낙동강 하구, 울산 울주군의 무제치늪 등이 지정돼 있다.

습지를 보호하는 것은 학술적 가치 보존뿐만 아니라, 환경보호 의식을 선양하는 효과도 크다. 정부당국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습지인 문경 굴봉산 돌리네 습지를 하루빨리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해 훼손되지 않도록 적극 보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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