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렵에 최태민이 장녀 박근혜에게 접근했다. “영부인이 될 것이다”하고, “영적인 부부 사이”란 말도 흘렸다. 최태민은 딸이 셋인데, 둘째 순실이 4살 많은 박근혜를 언니라 부르며 달라붙었다. 최씨의 예언대로 재혼하지 않은 아버지 옆에서 딸은 외교사절들을 접견할 때 영부인 역할을 했다. 1979년 박 대통령이 김재규에 의해 서거하자, 전두환 정권이 들어섰고, 청와대 금고에 있던 6억원이 박근혜에게 주어졌다.
이 무렵 최태민은 단칸방 살이를 하고 있었지만 박근혜와 친해진 후 사정이 달라졌다. 박근령씨의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씨 일가가 당시 6억원을 포함한 재산을 대신 관리했다. 이를 빼돌려 부를 축적한 것”이라 주장했다. 당시 강남 아파트 한 채 값이 200만원인데, 근령씨와 지만씨에게 각각 아파트 한 채씩을 사주었고, 나머지는 어떻게 된 것인가. 최씨 일가가 그 돈을 어떻게 관리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이번 검찰과 세무당국의 최대 과업이다.
2012년 대선 TV토론 때 박근혜 당시 후보는 6억원을 사회 환원하겠다고 했으니 이 기회에 최씨 일가의 부를 낱낱이 조사해서 환수해야 한다. 임한수 국세청장은 최근 국회 예결특위에서 최씨 일가의 재산 취득 경위와 탈세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을 보면, 최순실씨의 재산은 강남 일대의 부동산과 승마용 말 등이 350억원에 달하고, 10억원짜리 말과 매월 수천만원이 드는 관리·훈련비 등을 감안하면 현금자산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53개 기업의 팔을 비틀어 뜯어낸 800억원 중에서 딸의 `승마비용`으로 상당 부분 들어갔을 것이고, 따로 삼성은 35억원을 독일로 보내 딸의 말 구입과 관리에 사용했다는 정황이 나왔다.
단칸방 살이 하던 최씨 일가의 재산은 지금 약 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최순실씨의 언니와 동생도 서울 강남 일대에 1천억원 이상씩의 부동산을 가졌다고 한다.
동생 최순천씨는 1천300억대의 부동산을 갖고 있고, 부산 해운대 달맞이고개에 6층 상가빌딩을 가지고 각종 사업을 벌이고 있다.
언니 최순득씨도 도곡동 빌라 외에 삼성동에 7층빌딩을 갖고 있으며 빌딩관리 회사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세 자매는 사업수완도 상당히 있었겠지만 그 종자돈이 어디서 나와 어떻게 굴렸으며, 권력의 후광을 빌리고, 개발정보를 미리 얻어 땅짚고 헤엄치기식 재산증식을 한 일은 없었는지, 당국이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부정축재가 있었다면 몰수해 국고에 환수해야 국민적 분노가 얼마간은 풀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