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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정치, 나라 위한 `새 길` 찾아내야

등록일 2016-11-08 02:01 게재일 2016-11-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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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으로 TK(대구·경북)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면서 정부여당의 핵심지지층 붕괴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10%로 추락하고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도도 반 토막이 났다. 지역출신 정치인들은 망연자실한 채로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대한민국 정치중심의 자부심을 아주 말살하지는 말아야 한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의 성인남녀 1천5명을 상대로 실시한 정례 주간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에 대한 TK지역 지지율은 10%에 불과했다. 새누리당 지지율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2월 62%에서 5월 47%, 10월 46%, 11월 1주차에서는 30%를 기록하면서 급락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은 23%로 새누리당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 당을 비판하는 전화는 물론 탈당절차와 관련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지난달 전국적으로 집계된 주 평균 탈당자 수는 100명 안팎이었다. 영남권 한 지역의 경우 2배에 이르는 탈당계가 제출됐다고 한다. 물론 아직 개인적인 차원이 아닌 조직적 이탈현상은 없다. 새누리당 당직자들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TK 출신 국회의원들 역시 좌불안석이다. 큰 충격 속에서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 대한 실망으로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점입가경인 `최순실 국정농단` 쓰나미 속에서 박근혜 정부와 선을 그어야 할 지, 아니면 한 배를 타야 될 지마저 고민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참담한 상황전개에 TK지역 친박계 의원실 사이에서는 “우리가 언제 친박이었나”라는 뼈 있는 농담이 오가는 경우도 적잖다는 후문이다.

`최순실 게이트`라는 전대미문의 국정난맥 파문은 어디까지 번질지 모르는 대형 들불이다. 어떤 형태로 귀결되든 참담한 상흔을 남길 게 분명하다. 정치권은 엄청난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이고, 국민들은 또 다른 형태의 민심을 형성해갈 것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권세를 누려온 모든 정객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갈 가능성도 있다. 카오스의 블랙홀로 빠져 들어가고 있는 정치기상도 속에서 그 누구도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그러나 TK 정치가 이렇게 무한정 방향을 잃고 폭풍 속에 모든 것을 맡기고 흔들릴 수는 없다. 혼돈과 시련 속에서 언제나 중심을 잡고 한국정치의 맥락을 지켜온 자부심으로 나라를 위한 `새 길`을 찾아 앞장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지나온 허물을 처절하게 반성하는 절차부터 거쳐야 한다. 거듭남의 미학은 용기 있는 반성에서만 출발하기 때문이다. TK 정치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선택을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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