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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박세리 감독의 감성 리더십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박인비 선수가 여유 있게 우승한 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훌륭히 이겼고 남편 남기협 스윙코치의 건실한 외조(外助), 그리고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뒷바라지 해준 박세리 감독의 정성이 모아진 삼위일체의 위력 덕분이다. 당초 박 선수는 손가락 부상으로 인한 난조 때문에 올림픽 참여를 망설였다. “국민의 기대는 높은데 성적을 내지 못하면 그 비난의 소리를 어떻게 감당하나. 불참하면 욕은 먹지 않겠지” 그러나 남편과 박세리 선배의 얼굴을 떠올리며 용기를 냈다고 한다.박 선수는 한 밤중에 남편과 함께 옥상에 올라가 스윙폼을 새롭게 다지는 훈련을 쌓았다. 항상 말 없이 무뚝뚝한 경주 사나이는 아내의 성공을 위해서는 최선을 다했다. 골프선수에게 손가락 부상은 치명적이지만 스윙폼을 바꿈으로써 약점을 극복할 수 있었고 마침내 올림픽 출전을 결심했으며 우상처럼 존경하고 의지했던 박세리 선배가 감독을 맡으면서 `날개`를 달게 됐다. 한국의 여자골프 선수 중에서 `박세리 키즈` 아닌 사람이 없다. 우리나라가 IMF로 신음할 무렵 박세리 선수의 `맨발 투혼`과 `힘겨운 우승`은 수많은 박세리 키즈가 나올 원동력이 됐고 국민들에게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용기를 주었다.한국 여자골프의 개척자 박세리 감독은 `골퍼로서의 어려운 과정`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박인비에게 `족집게 과외`를 시킬 수 있었다. 박 감독은 `언니 리더십`을 발휘했다. 가족처럼 어머니처럼 팀원들을 챙겼다. “우리 인비 밥 챙겨줘야 해”라며 직접 장을 봐와서 요리를 했다. 선수들의 식성을 알아서 박인비에게는 된장찌개와 제육볶음, 그리고 경기중에는 육포 등 간식을 준비했다. 선수들은 “집에서 엄마가 챙겨주는 집밥을 먹는 느낌”이라 했다.박 감독은 평소 “언니처럼 의지할 수 있는 우산이 돼주고 싶은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 했는데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그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나날을 보내게 된다. 긴장감은 몸을 굳게 만드므로 긴장을 쉴새 없이 풀어주는 것도 `감독의 역할`이다. 그래서 실없는 농담도 건네고 유머로 웃기기도 했다. 부담감을 주는 잔소리나 주문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 “경기는 연습처럼, 연습은 경기처럼” “보기를 해도 괜찮아. 그냥 최선을 다하자” 이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게 조언했다.박인비가 여유 있게 우승하자 박 감독은 마침내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선수일 때 우승의 기쁨보다 지금의 감동이 훨씬 좋다. 감독으로서 최고의 순간이다”고 했다. 청출어람이 스승·선배의 최고 영광이 아니겠는가. 박 감독은`지도자의 보람과 영예`를 최대한 누릴 자격을 갖췄다.

2016-08-24

가뭄·폭염 속 물가급등, …추석물가 비상대책 필요

유례없는 가뭄과 폭염의 지속으로 농작물의 작황부진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경북지역을 비롯한 시중물가가 들썩거리고 있다. 특히 추석을 20여 일 앞두고 나타난 물가상승 추세는 추석물가 폭등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물가폭등은 곧바로 영세민 등 서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물가안정에 두어야 하는 상황이 닥치고 있다.경북도 물가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당 2천257원이었던 배추가 올 8월 현재 588원(26%) 오른 2천845원(경북 평균)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산쇠고기도 지난해 8월 500g당 2만5천765원에서 3만2천원으로 상승(24%)했다. 8월 현재 경북지역의 배 1상자 평균 가격은 3만53원으로 지난해보다 2천419원(8.8%) 가까이 뛰었다. 산지 생육이 부진한 배는 출하가 시작돼도 상승폭이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폭염에 의한 양식장 피해의 여파로 수산물의 경우도 가격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의 집계도 다르지 않다. 22일 현재 시금치 1kg가격은 1만4천62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8.1% 올랐다. 최근 한 달 새 기준으로는 무려 136.1%나 치솟았다. 풋고추(100g) 가격은 1천192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2.7% 급등했고, 오이 10개 가격도 8천921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8.5% 올랐다. 미나리(1kg)는 14.3%, 붉은고추 (100g) 11.9%, 열무(1kg)도 11.3% 상승했으며 깻잎도 4.2% 올랐다. 이 같은 악재는 제수용품에 대한 가격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역대 정권마다 물가와의 전쟁은 좀처럼 성과를 내기 어려운 숙제였다. 이명박정부 시절엔 배추국장, 무국장 등 품목별 담당관까지 두고 물가 잡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박근혜정부도 직거래 등을 통한 유통 경쟁체계 도입과 양파, 무의 국내산 비축 추가 및 계약재배 확대방안 등을 담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을 추진해왔으나 아직 갈 길이 먼 듯하다.천수답 농정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변화무쌍한 기후 때문에 작황량 예측이 번번이 빗나가다보니 치솟는 물가 앞에 속수무책이다. 기후 예측에 따라 작황량을 조절하는 등 세밀하고 과학적인 농정이 필요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주요 수급불안 품목에 대해선 저온저장고 등을 통해 정부 비축물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키고, 중간상들의 폭리를 줄이기 위해 유통단계를 개선하는 작업도 더 속도를 내야 한다. 폭등기미를 보이고 있는 물가 앞에서 민초들의 삶이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다.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서민들의 우울한 명절나기를 보듬어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6-08-24

포항·경주 불량골재 유통… 대대적 점검 시급

지난해 말부터 불거져 나온 골재 파동 우려에 따른 불량골재 유통 문제가 심각한 양상을 빚기 시작했다. 포항과 경주지역 일부 레미콘업체가 바닷모래나 강모래보다 내구성이 떨어지는 마사(굵은 모래)를 콘크리트의 원재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다. 마사를 사용한 구조물은 최악의 경우 강도가 절반 가까이 떨어져 건축물 안전에 치명타가 될 수 있어 대대적인 점검은 물론 품질기준 마련 등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포항지역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포항시 북구의 한 장석광산개발 사업장에서 채취·가공된 마사가 포항·경주지역 다수 레미콘 업체로 납품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마사는 일반 모래보다 강도가 떨어져 콘크리트 골재로 부적합하지만, 이들 레미콘 업체는 일반 골재보다 10%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마사를 수급해 콘크리트를 가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레미콘용 모래 부족현상은 계속 악화돼왔다.최근 전국적인 레미콘용 모래부족 파동으로 바닷모래나 강모래는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렵다. 반면 주로 조경용으로 사용되는 마사는 가격이 저렴하고 수급도 원활하다. 현행법에 `마사를 레미콘 골재로 사용할 수 없다`는 등의 명확한 규정이 없어 규정된 품질검사만 통과하면 마사 레미콘이 건설현장으로 쉽게 투입되는 게 현실이다. 공공연하게 알려진 `불량골재`임에도 사용을 제한할 근거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마사는 화강암이 풍화하여 만들어진 모래로서 굵은 입자와 미립자가 섞여 있으며 모래와 흙의 중간정도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마사토(土)`라고 불리기도 한다. 입형이 거칠고, 미립분이 많으며, 암질도 강하지 못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마사가 골재로 들어간 콘크리트가 지역 건설현장으로 투입되면서 부실공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무엇보다도, 마사 콘크리트는 품질검사가 까다로운 관급공사보다 일반 건축물 공사 등에 건축주 몰래 쓰여 민간 건축물에서 치명적인 피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마사를 콘크리트 골재로 사용할 때는 강도를 높이려고 경화제를 첨가하는데, 경화제는 초기 강도만 높일 뿐 시간이 지나면 강도가 약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업체들은 단가를 낮추려고 경화제마저 적게 사용해 위험천만한 경우도 있는 실정이다.마사토는 화강암이 풍화돼 생성된 흙으로 물을 흡수하면 무너지기 쉬운 흙이다. 우수 골재 콘크리트와 불량 골재 콘크리트의 강도 차이가 무려 45%에 달해 지진이 나면 금방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까지 있어 끔찍하다. 마사 콘크리트로 인한 우려는 결코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즉각 전면적인 점검을 실시하고, 미비한 관련규정을 수정 보완해야 한다. 일단 집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그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2016-08-23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의미

1950년 6월 25일 새벽 3시 30분, 북한은 특수부대원 600여 명을 실은 1천t급 해군전단을 부산으로 보냈다. 우리 해군의 백두산함(PC-701)과의 해전이 개시됐는데 다음날 새벽 1시 38분에 북한함이 격침됐다. 대한민국 해군의 첫 전과였다. 북한은 탱크부대로 38선을 돌파하고 일본이나 미국에서 오는 물자와 병력을 저지하기 위해 해군전단을 부산에 보낸 것이었다. 북한 전함 격침과 낙동강·형산강 저지선에 의해 맥아더 사령부는 인천상륙작전을 준비할 시간을 벌었다.영화평론계에도 종북좌파가 있다. 북한의 이미지에 흠집이 가는 6·25관련 영화에는 날을 세운다. `국제시장`에 대해서는 “술술 흘러간다. 그러나 술술 받아들이겠다는 것은 아니다”라 했다. `연평해전`에 대해서는 “130분 예비군 안보훈련용”으로 깎아내렸다. `인천상륙작전`에는 개거품을 물고 짖어댔다. “2016년판 똘이장군 이야기” “멸공의 촛불” “시대가 뒤로 가니 영화도 역행한다” “반공주의와 영웅주의로 범벅된 맥아더에 바치는 헌사”라며, 논평할 가치조차 없지만 “리암 니슨 이름 봐서 별 한개 추가”라면서, 평점 10점 만점에 2~4점을 주었다. 3류 액션물에도 안 주는 점수다.인천상륙작전은 인민군이 압록강 너머로 밀려간 `패전의 분기점`이었으니 북한으로서는 `원한의 일격`이다.종북 평론가들은 그 `북의 심기`를 읽고 `알아서 기었거나` `지령`을 받았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우리 국민정서는 이런 종북들에는 보조를 맞춰주지 않는다. 6·25를 소재로 한 영화는 다 성공했다. `태극기 휘날리며` `포화속으로` 등을 20대가 즐겨 봤다.영화 `인천상륙작전`은 그동안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던 비화(秘話)가 소개되었다. 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비밀첩보부대의 활약상이 묘사돼 있다. 우리 해군 첩보부대가 작전명 `X-RAY`를 성공시킨 것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그 외에도 이름 없고 군번 없는 `민간인 신분`의 대원들도 적지 않았다. 지금 생존해 있는 대원들도 있는데 그들은 아직도 자신의 신분과 역할을 숨긴 채 `잊혀진 사람`으로 지낸다.1950년 8월 13일 우리 해군은 17명의 첩보부대를 만들었고 인천에 잠입한 뒤 북한군의 해안포대 위치와 수, 병력 배치 현황, 상륙 지점의 지형 등의 정보를 수집해 맥아더 사령부에 보냈다. 이 때 캘로부대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 극동사령부 주한 연락처(KLO)인데 한국인으로 구성된 대북 첩보부대였다. 이 대원들은 적 치하에 있던 팔미도를 탈환해 등대의 불을 밝힘으로써 맥아더 함대가 들어올 길을 열어주었다. `인천상륙작전`은 큰 공을 세우고도 이름 없이 산화한 열사들에게 바치는 헌사인 것이다.

2016-08-23

`사드` 갈등 해결 물꼬… 서둘러 해법 도출해야

성주 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가 21일 사드포대 배치와 관련 국방부에 제3후보지 검토를 요구하기로 결정한 것은 민심분열의 종식을 기대하게 하는 청신호다. 그러나 한편 성주 내 제3후보지론이 등장하면서 불똥이 김천으로 옮아가는 등 일부 논란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사드 배치`문제를 놓고 더이상 갈등이 지속되고 국론분열 양상이 확대돼선 안 된다. 성주 투쟁위가 갈등을 종식할 논의의 물꼬를 튼 만큼 서둘러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김천민주시민단체협의회와 농소면·율곡동 사드반대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오후 7시 30분부터 부곡동 강변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사드배치 반대를 위한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700여 명이 참여한 이날 집회에선 제3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의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제3후보지 검토를 지지하는 김항곤 성주군수와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고,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국방부의 태도를 비판했다.앞서 성주 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는 지난 19일 열린 대책회의를 통해서 성산포대 사드배치 철회를 전제로 제3후보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날 회의에서는 사드배치 철회를 주장하는 이들과 제3후보지 검토로 입장을 선회하자는 위원들 간의 견해가 팽팽하게 대립했다. 제3후보지를 검토하자는 편은 사드배치 찬성 의견이 높다는 여론을 내세우며 국방부와의 협의를 주장했다.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대책회의에서 투쟁위는 일단 논의의 흐름을 `사드배치 철회`에서 `제3후보지를 검토` 쪽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투쟁위는 주말이었던 지난 20일부터 제3후보지 검토 안건에 대한 회의를 잇달아 열었으나 강경파들의 저지행동 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투쟁위는 21일 결국 참석 투쟁위원 33명 가운데 23명이 제3부지 검토 건의안에 찬성함으로써 국방부에 검토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하루빨리 해법을 찾아야 할 이 문제를 놓고 인근지역인 김천지역까지 `반대`행동이 번지기 시작한 것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일부 정치권이 사드를 정략적으로 이용할 복심을 얼비치고 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제5차 핵실험 조짐 앞에 우리가 이렇게 마냥 갈등양상을 만성적으로 덧내고 있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사드 문제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면서 중국의 오만한 내정간섭을 동시에 막아내야 하는 민감한 안보현안이다. 정부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심사를 가다듬어서 더욱 솔직한 자세로 의혹과 불안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설득해나가야 한다. 생존권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국방`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희생정신을 발휘하여 어렵게 출구를 찾아낸 성주 군민들의 용단이 무색해지지 않도록 하루빨리 슬기로운 해법을 창출해내길 바란다.

2016-08-22

유승민 IOC선수위원, 자랑스럽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에서 “한국 선수가 만리장성을 넘었다!” 해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유승민(34) 금메달리스트가 이번에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에 뽑혔다. 이번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투표로 선수위원 4명을 선발하는데 유승민은 전체 후보 23명 중 2위를 했다. `IOC위원`은 일종의 종신직이고 `선수위원`은 임기가 8년인데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질환으로 활동을 못 하고 문대성 선수위원은 리우올림픽 폐막과 함께 임기가 끝나니, 사실상 유 위원이 한국의 유일한 IOC위원이다.선수위원은 `스포츠 외교관`이다. 현재 98명의 IOC위원이 활동중인데 그 중 15명이 선수위원이다. 98명의 권한과 임무는 다 같다. 총회에서 결정하는 각종 사안에 투표권을 행사하고 동·하계올림픽 개최지를 정하고, 올림픽 종목을 결정하고 회원국을 방문할 때 IOC 파견 대사(大使) 대우를 받고,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다. 또 IOC총회 참석 시 회의 개최 국가로부터 전용 승용차와 안내요원을 배정받는다. 또 위원들이 투숙하는 호텔과 자동차에는 그 나라의 국기가 게양된다. 이것은 운동선수로서 최고의 영광임과 동시에 국가의 위신을 높이는 일이다.선수위원에 뽑히려면 `선거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그것도 도와주는 이 없는 외로운 고행이다. 출마자들은 공약 등이 적힌 유인물을 나눠줄 수 없고, 미디어를 통해 홍보를 할 수도 없다. 다만 SNS를 통해 한 표를 호소하고 참가 선수들을 일일이 만나 “내가 누구이며, 이번에 선수위원에 출마했으니 한 표 부탁한다”며 이름과 얼굴을 알릴 수 밖에 없다.줄곧 `발품`을 파는 선거운동이다. 유승민은 2004년의 금메달리스트이니 12년이 지난 지금의 후배 선수들이 그를 기억할 리 없다. 그러니 구구히 자신을 소개해야 한다. 그것도 한 두 번이 아니고 거듭거듭 만나야 한다.유승민에게는 장점이 하나 있었다. 영어가 된다는 점이다. 영어권 국가에서 온 선수들이 많으니 절대 유리하고 불어, 독일어, 중국어, 일본어 등은 간단한 인사말과 자기소개말 정도만 익히면 된다. 유 위원은 그런 준비를 충실히 잘 했으며 발바닥에 물집이 생기도록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선수들을 만났다. “귀신은 경문에 막히고, 사람은 안면에 막힌다”는 속담도 있지만, 선거에서는 `인지도`가 최상이다. 그러나 선거란 역시 힘들다. 유 위원은 “올림픽 결승전보다 이번 유세가 더 어려웠다”고 했다.선수위원에 당선되면 바로 “식당을 무료 이용할 수 있는 카드”를 발급받는데, 그 점이 매우 기쁘다고 당선소감을 말했지만 한국 출신의 `유일한 선수위원`인 그는 명실공히 `한국의 스포츠 외교관`이다. 영광인 동시에 책무도 무겁다.

2016-08-22

새누리당 농·어촌선거구 개선책 추진 환영

새누리당 지도부가 농·어촌선거구 문제 해결을 위한 `선거구 획정` 대책기구 설립을 적극 검토한다는 소식이다. 지난 4·13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결정한 선거구획정에서 통·폐합된 9개 선거구의 대다수가 농·어촌선거구여서 국회의원선거구의 합리성이 크게 훼손된 상황이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목표달성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이 같은 모순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대한 과제다. 새누리당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최고위원은 17일 최고중진연석간담회에서 농·어촌선거구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당에서 대책기구를 만들어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특히 4개 군에서 5개 군으로 늘려 묶은 강원도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지역구의 경우와 4개 군을 관리하고 있는 본인의 현실을 사례로 들어 지역구관리의 효율성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강 최고위원의 이 같은 제안에 이정현 대표도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시했다. 이 대표는 매번 닥치면 또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는 일들이 많았는데 지금처럼 시간적인 여유가 있고 냉정할 때 선거구 문제를 포함한 이런 문제도 좀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체제를 상의해가면서 하겠다고 화답했다. 여당 지도부의 농·어촌선거구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확인된 만큼 정치권의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4·13총선에서 경북지역의 경우 문경·예천이 영주와 통합됐고 상주는 군위·의성·청송과 합쳐져 기존 15개 선거구에서 13개 선거구로 줄어들었다. 그 밖에 경남지역이 2개, 부산·충남·강원·전남·전북 등이 각각 1개씩 선거구가 사라져 20대 국회에서는 농·어촌지역의 정치 대표성이 심각하게 위축된 상태다. 수도권 선거구는 번번이 늘리는 반면 농·어촌 선거구는 계속 줄여나감으로써 지방의 피폐를 부채질하고 있는 셈이다.그동안 국회에서는 대안으로 `농·어촌특별선거구`안이 끈질기게 대두돼 왔다. 인구기준 외에 선거구에 포함되는 시·군·구 개수 상한과 선거구 면적 상한을 정해 기준을 구체화하자는 설득력 있는 법안도 있다. 즉, 인구가 하한에 모자라더라도 자치단체 3개 이상일 때, 1개의 국회의원 지역구 관할면적이 지역구 평균 관할면적의 2배를 초과할 때는 무조건 독립 지역구로 인정하자는 구체적인 제안이 공감을 얻어왔다.농·어촌선거구 개선 문제는 여전히 2015년 2월 헌재가 제시한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편차 2대 1 기준이 걸림돌이다. 하지만 쇠락해가는 농·어촌지역의 정치 대표성을 축소하는 정치로는 결코 선진국가가 될 수 없다. 효과적인 균형발전정책으로 지방이 번영하도록 만들지 않고는 결코 일류국가로 도약할 수 없다는 정치권의 각성이 절실하다. 집권여당 새누리당의 혁신의지를 환영해마지 않는다.

2016-08-19

`얼 빠진 사람들`이 너무 많구나

`대통령의 기념사`에 대해 야당들이 트집을 잡는 것은 관행이다.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서 `뤼순감옥`을 `하얼빈 감옥`이라 한 것은 착각이고 청와대 참모진들이 혼구멍 날 일이지만 “건국 68주년이 되는 올해 광복절”이라는 문구는 `얼빠진 소리`라 했다. 야권에서는“우리나라의 건국은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때”라 주장한다.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기념해야 한다는 주장은 반역사적·반헌법적 주장이며, 얼빠진 주장”이라 했다. 그런데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광복절 축사에서 “건국 50주년을 맞아 이를 기해 제2 건국운동을 펼쳐 나가자”고 강조했다. 그리고 제2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의 창립선언문에도 1948년을 정부 수립 및 건국 시점으로 명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1948년에 민주공화국을 세웠고 이 나라를 건설했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실장을 지냈다. 결국 그는 자기가 모셨던 주군(主君)을 “반역사적·반헌법적 얼빠진 주장을 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사람은 기억력이 좋은 줄 알았더니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북한은 정통성이 자기들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남조선은 `건국`이 아니고 `정부 수립`을 한 것에 불과하고 북한만 `국가`로 건국했다는 것이다. 자기들은 `국가`고 남조선은 `일개 정부`다. UN은 국가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지 정부를 회원으로 하지 않는다.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일을 `건국절`로 하면, 그것은 건국이 아니라 `임시정부 수립절`이 돼버린다. 결국 북한의 주장과 엇비슷하게 맞아들어가는 것이다. 임시정부는 건국연도를 개천절로 했었다. 단기 2333년도가 대한민국 건국절이 되는 것이다. 지금 학계에서도 건국연도를 언제로 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이 없다.더민주당의 한 의원은 대통령의 말에 대해 “호들갑을 떨지 마시라”하고 박 대통령이 당 대표를 할 때 “그년….”이란 막말까지 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문 전 대표가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반역사적 반헌법적 얼빠진 주장”이라 했다. 과연 누가 얼이 빠진 것인가.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정세현씨는 중국 관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 결정은 박근혜 정부의 외교 실패”라 했는데 최근의 한 강연에서 “우리가 사드를 거부해서 미국이 경제보복을 하면 중국과 손 잡으면 된다” “주한 미군이 철수한다는 것은 공갈이다”라고 했다. 우리가 미국을 멀리하고 중국 밑으로 들어가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버리고 사회주의체제로 가다가 종국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편입되자는 말인가. 얼이 빠진 사람들이 너무 많은 대한민국이다.

2016-08-19

노인 상대 사기꾼 왜 근절 안 되나

북한 예술단 공연을 사칭해 노인들을 유인, 건강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팔거나, 상조회 회원으로 가입시켜 돈을 갈취하는 사기상술이 전국적으로 날뛰고 있다. `평양 백두산 예술단` `북한 진달래 예술단`이라지만 다 `떳다방`식 영업을 하는 상조회사나 식품업체들이다. 또 광고포스터에 나오는 유명 배우들의 얼굴은 다 도용된 것이다. 실제 북한 예술단 출신 탈북민들로 구성된 `평양민속예술단` 관계자는 “우리 이름을 팔아 노인들의 돈을 뜯어가는 업체들에게 단원들의 얼굴사진을 쓰지 말라고 여러 번 항의를 했지만 소용 없었다”며 분개했다. 경찰이 제대로 단속만 해도 이렇게 `간 큰 짓`을 못 할 것인데, 사법당국이 적극적인 단속을 안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이 사기꾼들은 노인들을 모아놓고 “공연이 준비되는 동안 잠깐 들어보시라” 하고는 건강보조용품 선전을 시작한다. 난치·불치병을 문제 없이 고친다는 것이다. 병원에 70만원에 납품하는 것을 단돈 30만원에 드린다고 한다. 서울의 주요 대학병원과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만병통치약 선전과 구입희망서 작성이 끝나면, 상조회사 임원이라는 자가 나와서 “월 1만원만 납부하면 장례비용이 해결된다. 상조서비스를 안 받더라도 동남아 크루즈 여행을 할 수 있다”고 장광설을 풀어낸다. 공연시간이 1시간 30분이라 하지만 실제 20분도 되지 않는다. 물론 출연자들은 포스터의 얼굴이 아니다.이같은 사기상술이 전국을 돌며 노인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는데, 단속은 소극적이다. “반짝 공연하고 사라지니 경찰서 차원에서는 단속하기 어렵다” 한다. 경찰관들의 부모도 이들의 `먹이`가 될 수 있는데, 왜 핑계만 대는가. 단속활동이 없으니 사기꾼들이 더 활개를 친다. 사법당국이 총동원돼서라도 이런 사회악을 근절시켜야 한다. 피해는 사기판매에 그치지 않는다. 부모 자식간 불화의 원인이 된다. 가정파괴범들이란 말이다.안동경찰서는 최근 인터넷 광고 물품 사이트에 중고휴대폰과 분유를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뒤 돈만 받고 물품을 보내지 않은 A씨(20)를 구속했다. 또 대구서부경찰서는 노인 상대 건강식품을 속여 팔아 수천만원을 챙긴 A씨(56)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건강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팔았는데, 노인 275명에게 원가 8만원 짜리 인삼제품을 25만원이나 받았다. 또 대구동부경찰서는 떳다방을 운영하면서 할머니들을 상대로 2만4천원 짜리 건강식품을 150만원에 판 8명을 붙잡았다.이 정도의 단속활동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건강한 신뢰사회를 위해서라도 사기꾼들이 멋대로 설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시민들의 신고정신도 깨어나야 한다. 건전하고 명랑한 사회는 시민 스스로가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2016-08-18

포항 중앙상가 장외경륜장, 신중한 결정을

포항 중앙상가 내 장외경륜장 유치를 둘러싼 지역 내 찬반 갈등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행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면서 전국적으로 카지노·경마장·경륜장·경정장 등의 유치를 놓고 찬반갈등이 끊이지 않아왔다. 매번 세수증대와 경제 활성화에 필요하다는 주장과 도박풍토 조성으로 지역사회를 망칠 것이라는 우려가 부딪치고 있는 양상이다.포항 중앙상가 내 장외경륜장 개설 논란은 지난 5월말 창원경륜공단이 포항시에 의견 요청서를 제출한 이후 석 달째다. 포항 중앙동발전추진위원회 등 13개 단체로 구성된 `중앙상가 경륜공단 유치위원회`는 16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 956개 점포 중 238개 점포가 문을 닫는 등 도심 공동화로 심각한 중앙동의 생존권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그러나 같은 날 오후 장외경륜장 반대 기독교대책위 소속 19개 단체도 성명서를 통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장외경륜장 설치를 원천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특히 폐철도 부지를 이용해 대단위 주택단지가 인근에 추진되고 있으므로 장외 경륜장이 설치될 곳이 아니라는 반대 이유를 들기도 했다.우리나라 사행산업은 지난 1947년 올림픽 참가 경비를 충당하기 위한 복권발행이 기원이다. 1994년 경마와 경륜, 2001년 스포츠토토, 2002년 경정·로또, 2003년 강원랜드 카지노 개장 등이 비슷한 시기에 몰리면서 주목받았다. 이후 2004년 부산경마장, 2005년 부산경륜장과 2006년 창원경륜장 및 장외매장이 경쟁적으로 생겨나면서 확대돼왔다.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2014년 발간한 `2013 사행산업백서`는 도박 산업이 `우울증·직장에서의 생산성 저하·범죄증가·가정 파괴·중독자 양산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주변 산업의 고용감소와 성장잠재력 약화·사회적 비용 증가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의 전 국민 기준 도박중독유병율(CPGI)은 2014년 5.4%로 영국(1.4%, 2012년), 호주(4.3%, 2011년) 등 외국보다 1~4%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 자료도 있다.장기불황과 공동화 현상으로 말 못할 고통을 겪고 있는 상가 주민들이 오죽하면 장외경륜장 유치까지 주장할까 헤아려보면 이해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1년여 가까이 사업의 타당성, 청소년에 미치는 부작용 등에 대해 충분히 검토했고 그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그들의 주장이 참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시설이 일단 가동됐을 때 어떤 현상이 나타날 지는 그 누구도 쉽게 장담할 일이 아니다.오는 30일께로 예정된 공청회를 바탕으로, 포항시가 슬기로운 결정을 도출하기를 바란다. 사행시설 유치는 아무리 신중을 기해도 넘침이 없는 중대사다.

2016-08-18

가난한 사람들의 올림픽

영화 `시티 오브 갓`의 배경이 브라질 리우 파벨라이다. 가난과 범죄의 도시 이야기다. 그 파벨라 출신의 한 흑인 선수가 이번 여자유도 57㎏급에서 금메달을 땄다. 하파엘라 시우바(24) 선수는 조국 브라질에 여자유도 최초의 금메달을 안겼다. 시상대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던 그녀는 “파벨라 출신도 꿈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줘 행복하다”고 했다. 인구는 180여만 명이고, 내전과 학살로 숱한 난민을 쏟아냈던, 동유럽 발칸반도의 작은 나라 코소보. 이 나라에서 온 여자유도 선수 마일린다 켈멘디(25)가 52㎏급에서 우승했다. 강국 이탈리아 선수를 꺾고 제일 높은 시상대에 올랐을때 모든 관중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코소보가 올림픽에서 따낸 최초의 금메달이었다. 승전보가 전해지는 순간 이 나라 국민 모두가 펑펑 눈물을 쏟았다. 켈멘디는 “우리는 비록 작고 가난한 나라지만 간절히 원하면 올림픽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했다.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피지는 럭비가 국기(國技)다. 공 하나만 있으면 다른 `돈 들 시설`이 필요 없는 운동, 이 나라 국민들은 `걷기 시작할 때`부터 럭비를 한다. 일본국민들이 스모시즌에 일제히 TV앞에 앉는 것처럼, 피지도 럭비경기 시즌에는 상점 문을 닫는다. 선수들은 다 생계수단을 따로 가진다. 경찰, 소방관, 호텔 벨보이, 농부 등등, 이 나라는 오래 영국의 식민지였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그 영국을 꺾고 럭비에서 금메달을 땄다. 감독은 영국인이었다. 벤 라이언 감독은 “조직력이 떨어지고 기본기가 약한” 피지팀을 조련시켜 팀워크를 강화하고 `작전 개념`을 주입시켰다. 피지 총리는 “피지는 세계지도에서 점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의 우승으로 세계인들은 그 점을 찾아보기 시작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귀국하는 22일을 `공휴일`로 선포하고, 355개 섬 전역에서 대대적인 축제를 열겠다”고 했다.이번 올림픽 개막식때 매우 특별한 장면이 연출됐다. 남태평양 작은 섬 퉁가에서 온 태권도 선수 파토푸아(32) 선수가 벗은 윗몸에 코코넛오일을 바르고, 상어이빨 목걸이를 걸고, 전통치마 투레누를 두르고, 고기잡는 작살을 든 채 선수단 7명과 입장했다. 인기 폭발이었다. “퉁가 정부가 20년간 국가 홍보를 한 것보다 네가 한 것이 낫다”하고, 영화사들이 접근하고, 일자리, 혼담도 나왔다.시리아, 남수단, 콩고, 에티오피아 등지에서 도망나온 난민선수 10명은 메달이 전혀 없고 앞으로도 있을 가능성이 없지만, 남자유도 90㎏급 32강전에서 인도 선수를 이긴 것만으로도 `큰 감격`을 누렸고, 어떤 메달리스트가 받은 것보다 더 요란한 박수를 받았다. “그들은 참가에 의의가 있다는 올림픽정신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08-17

일본의 `독도편입` 허구성 또 입증

일본이 한국을 강제합병하기 전인 1905년 시마네(島根)현이 독도를 편입했다는 기존 주장과 배치되는 결정적인 내부문서가 발견됐다.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장은 일본의`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 자료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마네현의 내부 극비문서 2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 소장이 입수해 본지에 알린 문서에는 시마네현청과 현에 속한 오키섬 촌장이 주고받은 질의응답이 담겨있다.이 자료에 따르면 시마네현청이 1939년 9월15일 먼저 오키섬 촌장에게 “독도의 편입에 대해 묻겠다”며 편입 시기·편입 방식에 대해 질문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러자 오키섬 촌장은 1939년 9월24일 문서 326호를 통해 “다케시마는 쇼와14년(1939년) 4월24일 편입했다”며 “촌 의회를 통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답변하고 있다. 이는 일본 측이 주장해온 독도편입 시기와 34년이나 차이가 나는 문서로서 그 시점이 대한제국 주권찬탈 이후임을 명백히 입증한다.일본은 그 동안 1905년 시마네현 고시 40호를 통해 독도 영유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해왔다. 일본은 독도가 한일 강제합병(1910년) 이전에 편입된 만큼, `무주지선점론(無主地先占論)`에 입각해, 국제법적으로 정당한 영토편입이라고 줄기차게 강변해오고 있다. 즉 1945년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한국에 반환해야 하는 영토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논리다.일본의 기존주장 자체만 하더라도 갖가지 모순과 무리한 궤변임이 입증된다. 우선 독도가 주인 없는 땅이었다는 전제부터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삼국사기·삼국유사에 신라장수 이사부가 우산국을 점령한 역사기록이 뚜렷하다. 특히 울릉도에 군수를 파견한 1900년 대한제국 칙령 41호는 당시의 독도 명칭인 `돌섬`의 한자식 표기 `석도(石島)`를 관할구역으로 명시하고 있다.뿐만이 아니다. 1904년 러일 전쟁 발발 당시 국제법은 주권이 없는 영토인 무주지를 편입하려면 주변국에 사전조회를 거쳐 국제적으로 고시하도록 돼 있었다. 그런데 시마네현 고시는 내부문서를 상징하는 `회람` 표시가 되어 있어 자기들끼리 돌려본 문서에 지나지 않음을 증명한다. 내부문서에 이웃나라 땅을 `우리 땅으로 하기로 했다`고 적어 돌린 기록을 가지고 자기네 영토라고 욱대기는 노릇은 개그프로에도 나오기 힘든 해괴한 망동에 불과하다.이번에 발견된 내부문서 역시 내부적으로 오간 서류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새롭게 발견된 문서에는 저들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결정했다는 날짜 1939년 4월 24일은 기존 1905년 설이 엉터리임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침략의 역사를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멀쩡한 남의 나라 땅을 침탈하려는 일본의 도발행위는 즉각 종식돼야 마땅할 것이다.

2016-08-17

폭염·가뭄이 행복한 사람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 할 만큼 세상은 불공평하다. 6·25가 터졌을 때 `때 만난 것`이 일본의 군수산업이었다. 군복·군화·철모 등을 우리에게 팔았다. 전쟁이 나면 건설업체들이 살판 난다. 다 부서진 후에는 건설사업이 진행되는데, 목재 철근 시멘트 등이 무한정 필요하다. 정부 여당이 실패해야 야당이 쾌재를 올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협치(協治)란 말이나 `정치동반자`란 말은 애당초 `허울 좋은 수식어`에 불과하다. 북극과 남극에서 썰매를 끄는 개들은 평소 고분고분하지만 주인이 다치거나 해서 힘이 빠졌다는 기미가 보이면 사정 없이 덤빈다. 정권 말기의 레임덕도 같은 이치다. “내 밥 먹은 개가 내 발 뒷축 문다”는 속담도 여기서 나왔다.폭염 속에서 서민들의 삶이 너무 고달프다. 산업·상업전기에는 없고 가정 전기에만 있는 `누진요금제`가 무서워서 에어컨을 제대로 켜지 못한다. 온열병으로 노령층들의 고통이 심각하다. 남부지방에는 그 흔한 여름 소나기 한 줄기 오지 않는다. 맞아들어가는 일기예보가 없다. 하늘을 원망하는 일도 지쳤다. 기우제 소식이 들린다. 그러나 행복을 구가하는 공기업도 있다. 한국전력의 올 상반기 매출은 29조원 가까이 되고, 영업이익은 6조3천원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전력 생산원가는 줄었는데도 전기요금은 요지부동이다.한전은 과도한 이익으로 누진제 폐지 여론이 거세질 것을 우려해 자회사들에 이익을 몰아준다는 비난도 받는다.전문가들은 “한전이 자회사에 지급하는 비용을 높여 한전의 막대한 이익 규모가 부각되지 않게 했다”고 지적했다. 한전은 지난 6월 `글로벌 메가 트렌드 현장 교육`이라는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직원 100명을 미국에 보냈고,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서 `클린카드`를 수차례 사용한 것이 자체 감사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한전 직원이 2만380명인데, 법인카드는 1만3천365장이 발급돼 과다 사용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란 말도 들린다. 임원들은 성과급을 엄청 받는다. 서민들의 고통 위에서 행복한 돈잔치를 벌인다.“가정 전기만 누진제라니, 불합리하다. 아기를 키우는 가정이나, 노인들을 모신 가정들, 그리고 가난한 서민들은 어떤 고생을 하는지 아는가” 국민들의 요구를 정부 부처는 완강히 거부했다. `관공서 양반님`들의 귀에는 `개 돼지들`의 호소가 절대로 들리지 않는다. `누진제 완화가 불가능한 이유`만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30% 이상의 주주가 외국인이니, 그들을 실망시킬 수 없다는 `숨은 이유`는 절대 발설하지 않는다. 완강히 거부하다가 `대통령의 지시` 한 마디에 즉각 완화조치를 했다. `영혼 없는 공무원`들만 정책부서에 득실거리면서, 국민의 혈세를 축낸다. 납세자들이 불쌍하다.

2016-08-16

정치인 독도방문, `특별행차` 만들지 말아야

광복71주년을 맞아 여야 국회의원 10명이 독도를 방문했다. `국회 독도방문단`소속 의원 10명은 15일 헬기를 타고 오전 7시 45분께 독도에 도착했다. 현역 국회의원들의 독도 방문은 지난 2013년 8월 14일 이후 3년 만이다. 일본정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통상적인 의정활동`이라며 방문을 실천한 의원들의 행동에 박수를 친다. 그러나 우리 땅에 우리 정치인이 가는 일이 특별한 뉴스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날 독도를 찾은 `국회 독도방문단`은 독도경비대를 격려하고 시설을 점검한 뒤 광복절을 맞아 독도를 찾은 독도사랑운동본부 회원 등을 만나 격려했다. 일본정부는 우리나라 여야의원들이 독도를 방문한 데 대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매우 유감”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나 의원은 “의원들이 우리 영토에서 통상적인 의정활동 한 것인데 이것에 대해서 일본이 왈가왈부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현직 의원들이 독도를 방문하는 것은 3년 전인 지난 2013년 8월 14일 새누리당 김을동 당시 의원이 여성 당직자 30여명과 함께 찾은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12년에는 당시 새누리당 지도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방문에 이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까지 독도를 잇따라 방문이 시도됐으나 실제로 성사된 것은 10여 차례에 불과하다.2011년에는 `독도를 지키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5명이 독도를 방문해 음악회를 열었고, 같은 해 8월에는 이재오 특임장관이 3박4일간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해 직접 독도보초 근무를 서기도 했다. 2010년 7월에는 여야 지도부가, 같은 해 4월에는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이 우리 국회의장으로는 처음으로 독도를 찾았고, 2008년 7월에는 한승수 국무총리가 헌정사상 첫 독도방문 총리로 기록됐다.이밖에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지난 2010년부터 다문화가정 자녀들과 함께 독도방문 행사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달 25일 광복절을 앞두고 독도를 방문, 현지 시설물을 돌아보고 경비대원들을 격려했다. 문제는 정치인들의 독도방문이 일상행위가 아닌 마치 `특별행차`처럼 치러진다는 점이다.정치인도 우리 국민 중 하나다. 우리 국민이 우리 땅에 가는 일을 놓고 굳이 의미를 부여하고, 사전에 요란스레 발표까지 하는 행위는 모순이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생각한다면 굳이 독도 방문을 왜 `원님 행차하듯이` 요란스럽게 치러야 하는가 이 말이다. 일상적인 행위로 실행하면서 일본정부야 뭐라고 하든지 `헛소리` 취급하고 묵살하면 될 일이다. 정치인들의 시끌벅적한 독도 방문을 놓고, 일부에서 불거지는 `뉴스거리나 만들자는 얄팍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씁쓸하다.

2016-08-16

甲질·막장 공무원 아직 많다

경주시 한 면사무소 6급 공무원인 A씨(49)는 모 렌터카 직원에게 쇠파이프를 휘둘러 부상을 입혔다. 빌려간 차가 파손됐으니 변상하라는 업체 직원의 요구에 화가 났다는 것이다. 그는 1일부터 5일까지 서울 출장을 신청했으나 면장이 불필요하다며 허락하지 않자, 무단결근을 했고 결근 첫날에는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됐으며, 주취상태에서 폭력을 행사했다. 경주경찰서는 그를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조사중이고, 경주시는 그를 직위해제했으며, 경찰 수사에 따라 중징계할 방침이다. 음주운전, 음주폭행을 함부로 하는 사람은 공무원 신분을 가져서 안 된다.지난 5월 4일에는 의성군 간부 공무원 B씨가 명예퇴직 신청원이 빨리 처리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군수실 앞에서 주취상태에서 소란을 피웠고, 만류하는 사람을 주먹으로 쳐 3주 상해를 입혔다.같은 날 영주시 공무원 C씨는 대낮에 주택가에서 음란행위를 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여성용 옷을 입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민망한 짓을 하다 주민의 신고로 검거됐다. 성도착증 같은 정신적 문제가 있는 공무원이 더러 있다.지난 4일에는 상주시 간부 공무원 2명이 부부동반으로 폐기물 업체 부부와 함께 2박 3일 제주도 `골프 접대`를 받았다. 뇌물이 분명하다. 그러나 상주시는 가장 가벼운 처분을 내렸다. 영덕군 공무원 D씨는 사전선거운동으로 경고를 받았다.공무원의 갑질과 군림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가벼운 처벌 탓이다. `제 식구 감싸기`가 일반화돼 있고, `모두 똑같은 입장`이니 누가 누구를 처벌하겠는가. 공무원은 국민의 공복(公僕)이라는 말은 교과서에나 있는 말에 불과하고 실은 행정권력을 휘두르는 지배자이다. 이런 공직부패를 막겠다고 김영란법이 만들어졌고, 9월 28일 발효되는데, 그 법정신이 제대로 발휘될지 의문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 풍토가 있는 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부산의 학교전담 경찰관과 여학생 사이의 성관계사건에서 이를 은폐하려 한 경찰 고위 간부 6명은 `서면경고`만 받았다. 서면경고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지도 않고, 인사고과에 벌점은 받지만 1년 후 소멸된다. 하나마나한 처분이다. 그런데 나머지 하위직 11명은 징계위에 넘겨진다. 이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나온다. “대어는 항상 그물을 뜯고 나온다”는 것이다.서울시 공무원 이모(56)씨는 건설업체의 편의를 봐준 대가로 아파트를 상납받고, 고급승용차도 받았다. 물론 강요에 의한 뇌물수수였다. 그러나 이 범죄는 10년이 지난 최근 업체 대표의 신고로 들통났다. 검찰은 7억7천4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그를 구속기소했다.행정권력을 함부로 휘두르다가는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 공무원의 `신분보장`에도 제한이 가해져야 한다.

2016-08-12

경로당 냉방 환경 하루빨리 개선해야

가정용 전기세 누진세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경북지역 경로당들이 냉방시설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해 노인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도내 경로당 총 7천819곳 중 에어컨이 설치된 곳은 6천853곳(87.6%)으로 나머지 966곳의 어르신들은 부채와 선풍기로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에어컨이 설치된 경로당도 에어컨을 마음대로 작동시킬 수 없는 형편이다.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유별난 8월 폭염 속에 섬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11일 낮 최고기온은 대구 36도·구미 36도·안동 36도 등을 기록했다. 기상관측 사상 가장 더웠다는 지난 1994년 서울의 폭염도 8월에는 누그러져 올해보단 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올해는 지난 7월 22일부터 낮 최고기온이 대체로 30도를 넘어 무더위가 지속돼 오다가 8월에는 기온이 더욱 솟구쳐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로당은 고려시대의 사랑방에서 유래한다. 사랑방은 일제강점기의 토지개혁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자취를 감추는 듯했으나 1970년대 들어 도시구획정리사업이 본격화되고, 1997년 개정 주택개발법이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급증해 2013년 현재 전국에는 경로당이 6만 2천442개소가 있다.경로당들은 한 달에 5만원꼴 밖에 책정돼 있지 않은 지원액 때문에 에어컨 가동을 여유롭게 할 형편이 되지 못한다. 특히 전기요금 누진제 적용으로 아무리 더워도 행여나 요금폭탄을 맞을까 걱정하는 어르신들이 냉방시설을 쉽게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포항시의 경우 분기별로 경로당에 27만5천원씩의 경로당 운영비를 지급하고 있다. 한여름인 7~8월에는 냉방비 보조차원에서 10만원을 추가로 준다. 여름 두 달 간 한 달에 5만원씩의 냉방비로 무더위를 버텨야 하는 셈이다. 올해처럼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거나 장기간 폭염이 맹위를 떨치면 쥐꼬리만 한 지원금으로는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무더운 날씨는 노인들과 아이들에게 치명적이 될 수 있다. 올해 들어(8월 1일 기준) 폭염 때문에 목숨을 잃은 국민이 10명으로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지난 2011~2015년 5년간 더위로 목숨을 잃은 47명 중 60%가 70세 이상 노인이었다. 경로당은 쇠락해가는 농어촌 지역 노인들의 삶을 지탱하는 소중한 시설로서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한 사회적 공간이다.경로효친(敬老孝親)사상은 대한민국의 오늘을 이끌어낸 가장 중요한 정신적 유산이다. 편안한 일상을 영위해야 할 노인들이 찜통 경로당에 모여 앉아서 부채질에 의존해 살인적인 폭염을 견디도록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폭염 고통 속에 방치된 어르신들을 보살피기 위한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016-08-12

종합병원 문제점 해결책 찾아야

경북대병원은 `한강 이남 최고 병원`이었고,`서울대병원 다음`이란 칭송도 받았다. 대구시는 또 `약령시`로 유명하다. 영천 등 인근의 명산들에서 채취한 한약재가 몰려들었다. 양방과 한방에서 전국적 명성을 가졌던 그 전통이 오늘날 `의료관광의 메카`로 전승 발전되고 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 경북대병원의 명성이 영남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등 후발주자들에게 밀리는 양상이다. `옛 명성`에 너무 안주하다가 추월당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경북대병원은 2015년 보건복지부의 평가에서 의료질과 환자안전, 공공성, 의료전달체계에서 2등급을 받았고, 칠곡경대병원은 3등급을, 그리고 교육·수련에서 2등급을 받았다. 그런데 후발 주자들은 1등급을 받았다. 결국 경대병원과 칠곡경대병원은 대구·경북지역 거점병원으로, 혹은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대병원은 암병원의 기능이 취약하고, 칠곡경대병원은 암병원의 기능에 치우쳐 있다.이에 대해 경대병원측은 “불합리한 평가 제도에 제대로 대처할 시간도 없이 갑작스럽게 평가가 진행돼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 하고, 병원 노조측은 “경대병원이 규모 확장 등의 과정에서 양쪽 병원 모두의 내실이 다각적이지 못한 상황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 했다. 병원은 신뢰성과 공공성이 생명인데,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할 일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해야 할 일이다.구미·김천지역에서 유일하게 신생아집중치료실과 소아응급실을 갖추고 있는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에 전공의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산부인과와 소아과 지망생이 거의 없는 현실이다. 출산율 저하가 원인이다. 중소도시 소아과·산부인과가 문을 닫고 대도시로 옮겨가는 추세는 이미 수십년전부터 보여졌다. 순천향구미병원도 신생아 중환자실 등급을 2등급에서 4등급으로 낮췄는데, 2등급을 유지하려면 전문의가 병원에 상주해야 한다. 이 추세대로 가면 조만간 두 기능이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우려의 소리가 나온다.이렇게 된 이유는 지난 2013년부터 시행된 `전공의 감축정책`이 내년까지 이어지는데다가`전공의 특별법`시행으로 전공의 근무시간을 주 80시간으로 정해놨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니 소도시 종합병원들이 전공의 구하기는 몹시 어려워지고, 소아청소년과의 경우는 더 어렵다. 문제의 심각성이 나타났다면, 융통성 있는 정책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법의 경직성`에 얽매여서 `병`을 키울 수는 없는 일이다.근래 들어 산후조리원이 큰 인기라 한다. 아이는 잘 낳지 않으면서 산모의 건강에는 엄청 신경을 쓰는 새로운 출산문화가 생겼다. 이 같은 `조리문화`가 병원 경영 합리화와 출산율 제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됐으면 한다.

2016-08-11

새누리당의 혁명적 변화를 대망한다

8·9전당대회에서 이정현 후보가 새누리당 대표로 선출된 이변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두 가지다. 하나는 보수정당에서 호남출신 대표가 배출됐다는 상징성이 `개혁`에 대한 새로운 기대를 갖게 한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친박` 세력에 대한 그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도로친박당`으로 돌아가도록 허락한 여당 지지층의 선택에 대한 의아스러움이다. 따라서 새 지도부를 구성한 새누리당을 지켜보는 시각은 낙관과 비관이 혼재한다. 이정현 대표는 `계파청산`을 제1성으로 부르짖었다. 그는 수락연설에서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에는 친박·비박을 포함한 어떤 계파도 존재할 수 없음을 선언한다”고 못 박았다. 이어서 “국민의 힘으로 한국 정치를 바꾸겠다. 당원의 힘으로 새누리당을 반드시 바꿀 것”이라며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정치개혁을 이제부터 해 보게 될 것이다. 죽어야 한다는 각오로 낡은 정치를 함께 쇄신해나가겠다”고 피력하기도 했다.비례대표로 초선을 지낸 이 대표는 불모지 호남에서 보수정당 후보로 두 번이나 당선을 일궈낸 걸물이다. 그는 선거 때마다 밀짚모자를 쓰고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큰 목소리로 떠들어대는 스타일인 그는 빼어난 친화력과 걸쭉한 입담을 소유하고 있다. 매사에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그는 과장된 제스처로 상대방을 삽시간에 무장 해제시키는 재주가 있다. 다소 촌스럽지만 담뿍한 `진정성`이 최대의 강점이다.이 대표가 호남출신이라는 특성과 자신의 개인적 강점을 백분 살려 개혁의 대로를 닦아나간다면 새누리당이 민심을 얻는 데는 금상첨화일 수 있다. 하지만, 그를 당 대표로 만들어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腹心)이라는 근본특성은 새누리당의 앞날을 벅차게 할 여지가 있는 야릇한 족쇄이기도 하다. 그동안 상상을 초월하던 친박의 눈꼴 신 갑질행태 때문에 `계파는 없다`는 그의 선언은 아직 울림이 크지 않다.국민들로부터 `새누리당이 정말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어떤 길을 가야 할까. `패거리 정치 청산`과 `서민정치의 확대`다. `지난 4·13총선에서 보여준 `진박` 소동의 추태를 국민들은 한 장면도 잊지 않았다. 친박이 다시 당권을 거머쥐었다고 지난 일들을 묻으려고만 든다면 민심은 끝내 등을 돌리고 말 것이다. 이번 기회에 `부자들을 위한 정당`이라는 이미지도 확실히 바꿔내야 한다.`죽어야 한다는 각오`라는 이정현 대표의 말을 믿고 싶다. `친박` 주류세력이 먼저 지난 과오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으로 `계파청산`의 의지를 입증해주길 바란다. 이와 함께 민생 속으로 깊이 파고들어 국민들이 원하는 따뜻한 정치를 일궈내야 한다. 상대적 빈곤과 구조적 차별 속에 신음하는 서민들의 아픔을 진심으로 다독거리는 새로운 보수정치가 필요하다. 새누리당의 혁명적 변화를 대망한다.

2016-08-11

`스포츠 한류`가 세계를 덮는다

한국의 체육인들이 세계 각국에서 지도자로 활약한다. 지금 세계 10개국 이상의 나라들이 `한국인 지도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 대표적 인물이 베트남 사격 대표팀을 맡은 박충건(50)감독이다. 박 감독은 2년만에 금메달을 이뤄냈다. 그것은 베트남의 올림픽 최초 쾌거였다. 시드니올림픽에서 태권도로, 베이징올림픽에서 역도로 각각 은메달을 딴 것이 그동안의 베트남 전적이었다. 금메달리스트 호앙 쑤안 빈(42)은 군 고급장교인데,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202.5점을 쏴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1위를 했다. 기대주였던 진종오는 5위에 그쳤다. `사격황제`라 불리우던 그도 `관중의 소음 방해`를 극복하지 못했다. 베트남 대표팀은 국제대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에 와서 훈련했다. 베트남에는 국제대회에서 사용하는 전자표적이 없기 때문이다. 호앙 선수는 그동안 한국말도 배워서 “감독님 감사합니다”인사하고 “그저께 한국식당에서 삼겹살을 먹었는데 그 힘으로 금메달을 딴 모양”이라 했다. 월남전 당시에는 한국이 `적국`이었으나 지금은 `금메달을 안겨준 은혜로운 나라`가 됐다. 스포츠 수출은 단순히 체육인의 보급이 아니라 국위(國威)의 선양이고 `친한파`를 만드는 길이다.베트남은 더운 나라여서 국민들의 성격이 느긋하다. 땅은 넓고 식량은 풍부하니 악착같이 살아보자는 적극성이 없다. 당연히 스포츠에서도 `악바리 근성`을 발휘하지 못한다. 박충건 감독이 제일 애를 먹은 것이 이 느긋한 성격을 다부진 성격으로 고쳐놓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번 리우올림픽에서는 그 느긋한 성격이 일조를 했다. 브라질 관중들의 `소음방해`가 있을 것이니 느긋한 마음으로 쏘라는 감독의 지시대로 그는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던 것이다. 결국 호앙 선수는 10만 달러의 포상금을 받고, 박 감독은 `사격의 히딩크`로 영웅이 되었다.남자 양궁 결선에서 만난 미국 대표팀 감독은 이기석(50) 감독이다. 2006년 미국팀을 맡은 이 감독은 미국 양궁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았다. 런던올림픽에서는 남자 단체에서 한국을 꺾고 은메달을 땄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호주팀을 맡아 남자 개인에서 금메달을 일궈내기도 했다. 대만, 멕시코, 스페인, 말레이시아, 이란, 일본 양궁 대표팀 등에서 한국인 감독이 활약하고 있다. 박영숙 감독은 말라위 양궁을 키웠다. 달걀판과 폐지로 과녁을 만들어 사용하는 열악한 조건에서도 한국의 도움을 받아 `리우행`을 성공시켰다. 권미숙 감독은 필리핀 탁구팀을 사상 처음 올림픽에 참가시켰고, 사격의 김선일 감독은 대만 대표팀을, 태권도의 최용석 감독은 캄보디아팀을 이끌고 있다. 가난한 나라들에서 활약하는 우리 지도자들을 위해 한국은 더 많은 지원을 보낼 필요가 있다.

2016-08-10

경북대병원, 지역거점병원 기능 정밀점검 필요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지역민의 건강을 지키며 대구·경북은 물론 우리나라 의학발전을 선도해 온 경북대병원이 대구·경북지역 거점병원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는 안타까운 지적이 나왔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본부 경북대병원분회는 8일 경북대병원과 칠곡경대병원이 2015년 보건복지부의 의료서비스 질 평가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지역 유일의 국립대병원이자 지역거점병원으로 역할을 해온 경북대병원은 2015년 보건복지부의 평가에서 의료질과 환자 안전·공공성·의료전달체계에서 2등급을 받았고 칠곡경대병원은 의료질과 환자안전·공공성·의료전달체계에서 3등급 및 교육·수련에서 2등급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북대병원이 상급 종합병원 기능을 환자의 필요가 아닌 병원의 필요에 따라 나눠놓은 결과로 분석된다.경북대병원이 상급 종합병원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이 같은 상황은 영남대병원과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등이 연구개발 2등급을 제외하고 의료질과 환자안전·공공성·의료전달체계·교육 수련 등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것과 대비된다. 이는 지역 거점병원으로서의 지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실제로 경북대병원의 환자 1인당 병원비가 매년 대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돼, 국립대병원으로서의 가치에 의문점을 드러낸다. 경북대병원노조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인당 의료수익이 입원 54만6천128원·외래 12만4천469원이었으나, 2014년에 입원 55만9천373원·외래 12만9천540원으로 확인됐다. 2015년에는 입원의 경우 58만6천269원·외래는 13만6천760원으로 나타났다.경북대병원측은 칠곡경대병원과 평가항목을 합치면 당연히 1등급이 책정됐을 것이라며, 불합리한 평가제도에 제대로 대처할 시간도 없이 갑작스럽게 평가가 진행돼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는 해명이다. 그러나 경북대병원 노동조합측은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조합측은 병원규모 확대 및 수익성 중심의 운영보다는 공공성 회복과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는 등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장기불황으로 삶이 팍팍해진 지역주민들이 아파도 점차 병원치료를 받기 힘들어지는 시기에 지역거점병원인 경북대병원의 병원비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은 분명히 되짚어보아야 할 현상이다. 지역에 소재한 국립대병원은 열악한 환경에 놓인 지역주민들의 의료 안전망으로서의 사명을 강하게 부여받고 있다. 경북대병원이 대구·경북지역 거점병원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정밀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몸이 아파도 선뜻 병원을 찾지 못하는 국민들을 줄이는게 국립병원의 진정한 존립이유 아닌가.

2016-08-10

상식 수준을 많이 벗어난 행정들

건강보험제도의 허점 때문에 상식 이하의 현상들이 빚어진다. 법의 맹점을 고치거나 시행령을 다시 손질해야 하지만 국회와 정부는 관심이 없고 기상천외한 일들이 계속 발생한다. 현행 건강보험법상 `요양시설`에 들어간 아동들은 `단독세대`로 분류된다. 그래서 부모를 잃거나 부모로부터 버림받거나 학대를 받아 격리 보호되는 아동들이 단독세대가 돼 건강보험료 고지서를 받고, 부모가 내지 않은 것에 대한 독촉장도 받는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행정`이 반복되지만 당국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다. 지난해 9월 세월호 사건으로 고아가 된 미성년자들에게 건강보험공단이 건보료를 부과했다가 여론의 몰매를 맞은 후 법이 개정됐지만 아동보호시설에 들어간 미성년자에 대한 조치는 빠졌다. 한 치 앞도 못 내다보는 장님행정이 있는데, 현장행정이니 위민행정이니 한다.`삼국유사`에 `만파식적`이야기가 나온다. 국난이나 변괴가 있을 때 이 피리를 불면 모두 해결된다는 전설이 깃들여 있는 피리 이야기다. 죽어서도 왜적을 막는 동해 용이 되겠다는 문무대왕과 신라 삼국통일의 주역이었던 김유신 장군의 뜻이 모아진 대나무로 만든 피리여서 그런 신통력이 생겼다는 전설이다. 경주시가 이 설화에 근거한 뮤지컬 `만파식적`을 만들고 문무대왕 수중능이 있는 봉길해수욕장에서 3일간 공연을 했는데 그 비용 3억원이 예산낭비였다는 비난을 받는다.역사의 현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이라 의미가 특별하리라 여겨지지만 관중 동원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셔틀버스까지 운행했지만 기대했던 인원이 모이지 않았고 대부분 인근 지역 노인들이라 뮤지컬의 내용을 모르는 관중이 대부분이어서 감동이나 의미를 얻기에는 많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결국 “문무대왕 프로젝트를 살리고, 해양문화를 창조하려는 목적”에는 크게 못 미치는`초라한 성과`로 끝났다는 비판이었다. 문화행사는 `현실감각`이 가장 중요한데 `책상 위의 기획자`가 농어촌의 현실을 무시하고 `전문가적 생각`만으로 무리하게 밀어붙인 결과였다.포항시 북구 창포동 메트로시티아파트 공사는 2014년부터 시작됐는데, 소음·분진 등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민원이 그동안 1천여건 포항시에 접수됐고 지금까지 매일 5건씩이 들어오고 있다. (주)삼도와 (주)한림은 수천만원씩의 지역발전기금을 냈다는 이유로 민원을 외면하지만 이 지원금의 행방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고 주민들간의 고소 고발까지 발생하고 있다. 포항시의 적극적인 단속행정이 필요하다. 또 한편 죽도시장 회상가 중에는 관광버스 기사에게 뒷돈을 주어 호객행위를 한다는 말들이 나도는데 이런 뒷돈은 회의 양과 질에 차질이 생기게 하므로 장차 죽도시장의 명성을 훼손시킨다. 이에 대한 교육·단속이 필요하다.

2016-08-09

`달빛동맹` 국회의원 간담회 기대 크다

8일 국회에서 열린 `광주·대구 국회의원-광주시-대구시 예산·정책 간담회`는 동서화합과 협력의 상징인 `달빛동맹`의 밝은 앞날을 기대하게 한다. 이날 간담회에는 새누리당 윤재옥 대구시당 위원장과 국민의당 김동철 광주시당 위원장을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 18명, 권영진 대구시장과 윤장현 광주시장을 비롯한 간부 18명이 참석해 양쪽 시가 추진 중인 사업과 정책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협력의 의지를 다졌다. 간담회에서는 대구-광주의 공동현안(3건), 대구시 주요현안(3건), 법 제·개정(3건), 국비확보 대상사업(20건) 등을 논의하고, 양 지역 국회의원들의 협조를 구하는 한편, 사안별로 공동 대응방안을 협의했다. 대구-광주 공동현안으로 미래형 자동차산업 육성 선도도시 기반구축·연구개발특구 기술사업화 사업비 증액·대구-광주 철도건설사업을 건의하고 긴밀한 협조방안을 모색했다.대구시는 주요현안으로 대구공항 통합이전·첨단의료복합단지 운영비 전액 국비지원·2.28 민주운동 국가기념일 지정 건의 등을 제시했다. 대구시의 주요 법 제·개정 사항 현안은 경북도청 이전터 개발을 위한 국유재산특례제한법 개정·국가물산업 클러스터 조성 및 활성화를 위한 물산업진흥법 제정·첨단의료복합단지 특별법 개정 등이다.간담회에서는 또한, 9월 2일 정부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기 전, 국비 반영액이 미진하거나 중점 증액 필요가 있는 사업을 위주로 정보 공유와 대응전략이 논의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제 광주와 대구의 달빛동맹은 문화·체육행사 등 교류차원을 넘어 예산동맹, 정책동맹 등 전략적·실질적 운명공동체로 내실화되고 있다”면서 “간담회를 정례화하여 각종 지역 현안문제 해결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대구와 광주는 오랜 기간 대척점에 선 두 정치세력의 심장으로 작동돼오면서 동서갈등의 진원지인 양 인식돼온 것이 사실이다. 지역민들은 본의 아니게 정서적 거리가 멀어진 불행한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지난 2009년 대구의 옛 명칭인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의 앞 글자를 따 출발한 `달빛동맹`은 갈등을 녹여내는 왕성한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통합시스템으로서 무한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한반도 남부권의 동·서쪽의 핵심도시인 대구와 광주가 상호발전을 위한 공통의 과제를 발굴하고 힘을 합쳐 해결에 나서는 것은 그 가치가 단지 지역발전에 머물지 않는다. 양 도시 제휴발전의 성공은 중앙집권주의를 타파하고 진정한 지역균형개발을 견인함은 물론 국민통합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미래지평을 갖는다. 달빛동맹은 그 폭을 더욱더 넓히고 깊이를 더할 필요가 있다. 정·관계는 물론 민간차원에서의 교류 폭을 넓히는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해나가기를 기대한다.

2016-08-09

이번에 굴복하면 또 속국 된다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체면을 크게 손상당했다. “공산당은 결코 잘못이나 실수하지 않는다”란 말을 철칙으로 알고 있는 사회주의 1당독재 국가가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에서 패소한 것은 여간 자존심 상하는 굴욕이 아니다. 중국의 남중국해 강점은 누가 봐도 `대국의 오만 횡포`여서 국제재판에서 패소당한 것은 당연하지만,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명예회복할 곳`을 찾는다. 그것이 바로 주한 미군부대의 사드 배치이다. 사드는 미국의 방어무기이고, 한반도 배치의 주역도 미국인데, 중국은 그 미국에 대해서는 찍소리 못하고 한국을 향해서만 갖은 공갈 협박을 퍼붓는다. 청일전쟁에서 패배한 후 중국은 한국에 대한 지배력을 잃었는데, 그 억울함을 지금 풀어보려는 것인지, 옛 왕조시대의 `속국 조선`의 추억을 반추하는지, 미국 일본 한국 중에서 제일 만만한 것이 한국이니, “적이 강한 곳에는 가까이 가지 말라”라는 기훈(棋訓) 대로, 강국은 멀리서 관망하고 약소국은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인지, 경제의존도에 있어서, 한국이 중국에 의존하는 정도가 크니 경제보복을 하면 잘 먹힐 것이란 생각하는지,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한 것이 국제정치의 관행이지만, 한국도 이제는 `황제의 호통 한 마디에 벌벌 떨던` 그 조선이 아니다.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가 없는 사회주의 일당독재 국가에서는 `민간`이란 것이 없다. 민간으로 위장한 기관 단체들은 대부분 `관변기구`들이다. `당의 말 한마디`가 헌법이고 법령이다. “중국에 자유와 법치의 바람을 불러오는 사람들” 가령, 인권운동가, 인권법률가, 비판적 지식인과 예술인, 종교인들은 `국가 전복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받고 3년에서 7년까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염황춘추(炎黃春秋)는 중국 개혁주의 지식인들의 지지를 받는 학술지인데, 최근 정간을 당했다. 일당독재체제를 해치는 세력은 철저히 숙청하는 중국이다. 시진핑 주석이 모택동시대를 지나 19세기 황제시대로 역행하는 모양새다.중국정부는 지금 인민일보 등 관변매체들을 앞세워 한국을 맹렬히 비난하고, 그 하수인에 불과한 문화예술단체들은 한류(韓流)에 제동을 걸고 기업인들의 중국 출입을 방해한다. 중국정부가 후원하는 `한·중 청년학자포럼`도 돌연 무기연기하고, 9월로 예정된 5천명 규모의 기업 포상 관광도 취소됐다. 국제중재재판에서 필리핀에 참패당한 후 한국조차 중국 최고지도자의 명령을 고분고분 듣지 않으니, 국제사회에서 체면이 형편 없이 깎인 그 분풀이를 하는 것이다.그러나 우리는 냉정하고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경제보복이 두렵다 해서 굴복하면 우리는 다시 중국의 속국이 된다. 사회주의 국가와의 외교관계에는 항상 그런 위험요소가 들어 있는 법이다.

2016-08-08

유해 우레탄 교체, 공공시설까지 전면 확대해야

교육부가 중금속 기준치를 초과한 각급 학교 우레탄 트랙의 전면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와 공공체육시설의 유해 우레탄 시설의 교체를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다. 교육부가 전국 2천763개 초·중·고교의 우레탄 트랙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전체의 64%인 1천767개교의 학교에서 중금속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시가 관리하는 공공체육시설에서도 중금속이 KS(한국산업규격) 기준을 초과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당이 공개한 대구·경북지역 314개 학교의 `우레탄 트랙 유해성 검사결과`에서는 무려 72.3%에 해당하는 227개교에서 유해성 규제기준을 초과한 우레탄 트랙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는 공개된 134개교 중 98개교에서, 경북은 180개교 중 129개교에서 각각 유해성분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대구·경북에서 납 성분이 가장 많이 검출된 곳은 김천생명과학고(2010년 4월 설치) 트랙으로 기준치의 228배인 2만200㎎/㎥이 검출됐다.포항도 유해성 검사결과가 공개된 초·중·고 31개 학교 중 무려 26개 학교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림초와 포항여중 외에도 대보중과 포항송곡초·포철동초 등에서도 납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대구시가 관리하는 공공체육시설에서도 납(Pb)과 6가크롬(Cr +6) 등의 중금속이 KS 기준을 초과해 최대 130배 검출됐고, 학교운동장 우레탄 트랙에 비해 6가크롬이 검출된 곳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시는 지난 2일 우레탄이 설치된 체육시설과 공원 등 조사대상 69개소 중 현재 18개소에 대한 검사결과, KS 기준을 넘는 중금속이 검출된 14개소에 대해 사용 중지와 접근차단 조치를 한다고 발표했다.이에 대해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전체 체육시설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특히 납 중독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어린이와 학생은 학교운동장에 이어 또다시 중금속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면서 대구시에 체육시설 내 모든 부대시설물과 민간체육시설까지 중금속 검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하고, 아울러 중금속 함유 공공체육시설을 어떻게 교체할 것인지를 밝히라고 주문했다.전국 초등학교 593곳을 비롯한 각급 학교의 중금속 우레탄 트랙 문제는 2011년 4월 우레탄 품질기준을 정한 KS기준 이 제정되기 이전에 공사가 진행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경북도교육청은 친환경 우레탄트랙 설치를 위한 준비에 돌입했고, 대구시도 예산확보가 되는 대로 교체를 하겠다는 입장이다.학생들은 물론 일반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중금속에 오염된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은 비상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특별한 관심을 갖고 인체에 유해한 시설들을 전면 교체하여 하루빨리 쾌적한 삶의 터전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2016-08-08

정신병원부터 우선 정신 차려야

우리 사회가 점점 이상해진다. 물질문명이 발달하면 인간정신은 상대적으로 피폐해진다. 포항에서는 30대 조현병 환자가 어머니를 살해하고 동생에 중상을 입혔다. 부산에서는 간질병 환자가 택시를 몰고 횡단보도를 덮쳐 17명의 사상자를 냈다. 최근 부장판사가 길거리에서 주운 음란전단지를 보고 성매매 업소를 찾아갔다가 경찰의 검문에 걸렸다. 이전에도 지검장으로 있는 검찰 고위층이 길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하는 비정상적 정신상태를 보였다. 이들은 사표 내고 변호사 개업하면 그만이라 생각하지만, 사회 지도층 인사란 점에서, 그리고 비정상적 정신상태란 점을 감안해서 더 무거운 처벌과 치료조치가 필요하다.최근에는 선배 검사의 폭언 폭행 학대에 시달리다가 자살한 검사가 있었다. 어렵게 권력의 핵심에 오른 검사가 여북했으면 자살을 택했을까. 선배 검사의 가혹행위가 얼마나 잔인했으면 그런 극단적 결심까지 하게 됐을까.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사회 병리현상`이다. 현대BNC 정일선 사장의 수행기사에 대한 갑질도 상식을 많이 벗어난다. “빨리 가!” 명령하면, 신호등, 차선, 교통단속 카메라, 버스전용차선 등을 무시하고 달려야 한다. 교통법규 위반이라고 거절하면 혹독한 욕설과 폭행이 날아오고 해고된다. 그래서 지난 3년간 교체된 운전기사가 12명이나 되었다. 지극히 비정상적인 정신상태이다.두뇌질환자·정신질환자·반사회적 정서장애자·이상성격자가 이렇게 많은 사회인데, 이에 대한 조치는 극히 미흡하다. 우선 정신병원부터 정상이 아니다. 용인정신병원은 `3대 정신병원`중 하나인데, 2010년 전후로 이사장 세습, 의료급여 환자 차별 박대 등으로 인권침해 잡음이 일더니, 급기야 직원 20명을 해고하고, 의료급여 환자 위주로 200명을 퇴원시켰다. 노조는 50일 넘게 파업하고, 관계기관들은 합동감사를 벌였다.그런데, 이 병원은 총 198개 검사항목에서 96% 항목에서 우수평가를 받았다. 아무래도 찜찜한 구석이 있다. 중앙감사기관의 정밀감사가 필요해 보인다.대구의 A정신병원은 입원 환자들에게 배식, 청소, 다른 환자 간병 등의 일을 시키고 그 대가로 담배를 주다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적발돼 `병원 업무를 직접 할 것, 직원 대상 인권교육을 할 것`을, 대구시에는 `관내 정신병원 실태조사`를 권고했다. 병원측은 “자발적 봉사”라 하지만, 인권위는 “생활이 어려운 환자들이라, 자발적 봉사로 보기 어렵다” 했다.사회가 비정상적으로 흘러갈 때는 정신병원이 먼저 정신을 차려야 한다. 또 정부도 정신질환 관리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 정신병원의 잘못만 적발할 것이 아니라, 사회 현실에 맞게 운영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건강검진에 정신·심리 검사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2016-08-05

독도 도발… 일본은 `양치기 소년`이 아니다

일본은 지난 2일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일방적인 주장이 포함된 2016년 방위백서를 발표했다. 정부는 일본의 부당한 영유권 주장의 철회를 촉구하고 주한 일본 대사관 총괄공사대리와 무관을 불러 항의했다. 그리고는 끝이다. 며칠이 지났지만 그 어떤 대책도 없다. 기시감을 떨칠 수 없는 괴현상이 또 이어지면서 마치 익숙한 `늑대와 양치기 소년` 이솝우화 속에 살고 있는 느낌이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일본의 방위백서 발표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영토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일본이 방위백서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과거 한반도 침탈의 역사적 과오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경상북도의회(의장 김응규)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군국주의적 침탈행위`라며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독도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새누리당 박명재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일본 국회의원이 아니다”라며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할 때 박근혜정부가 독도를 확실히 지배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독도를 강탈해가려는 미래의 선전포고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독도입도지원센터 건립·독도방파제 건설 등 현실적인 대책을 즉각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최수일 울릉군수 역시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최 군수는 “일본이 과거 역사를 반성하기는커녕 12년째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며 “독도를 담당하는 일선 지자체장으로서 일본의 도발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독도수호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정부 및 경북도와 함께 독도를 수호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웃나라의 끊임없는 도발에 대해 이렇게 덤덤하고 무기력하게 반응하는 나라가 이 지구상에 또 있을까. 복잡한 국제정치상황 속에서 난마처럼 얽힌 세력을 줄타기해야 하는 정부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명백한 진실과 국토수호의 의지를 표방하는 주권국가가 이처럼 주야장천 저자세로 일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더욱이 일본은 어떤 나라인가. 이 나라 이 강토를 짓밟은 최악의 침략국 아닌가.국방부에 전략도서(독도, 이어도 등) 전담기구를 설치해 해군 7기동전단 증강·항모 및 잠수함 확보를 추진하고, 나아가 우리 국방백서에 대마도 영유권을 명기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시시때때 독도 침탈야욕을 드러내는 일본은 마을을 정말 덮칠 `늑대`일 망정 결코 심심풀이 소동이나 일으키는 `양치기 소년`이 아니다. 왜 저들의 음모를 방치한 채, 번번이 의례적인 규탄성명에 삿대질 행사로 넘어가는가. 지금 정신 차리지 않으면 아주 늦을지도 모른다.

2016-08-05

대구 복지지수비율 `전국 꼴찌`… 시책 재점검을

대구의 복지수준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이다. 경북 역시 8위 수준으로 전국 평균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보건복지포럼 7월호에서 발표한 `지역단위 사회복지 수요-공급 분석과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대구는 서울과 함께 복지지수비율 0.69로 공동 16위를 기록했다. 경북은 1.03으로 인천과 함께 공동 8위에 올랐으나 전국 평균인 1.07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확인됐다. 조사 분석결과 최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지자체는 강원(1.72), 경남(1.38), 충북(1.36), 대전(1.21) 등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지역단위 복지서비스 수요·공급 분석`을 하면서 산출된 시·군·구 등 기초자치단체 단위 복지수요지수와 복지공급지수의 값을 활용, 복지지수비율을 산출했다.복지수요지수와 복지공급지수를 기준으로 기초자치단체를 구분한 집단1(저수요·저공급), 집단2(고수요·저공급), 집단3(저수요·고공급), 집단4(고수요·고공급) 총 4개 집단에서도 대구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대구는 전체 8개 자치구·군 중 7개가 집단1(1개)과 집단2(6개)에 속했고 단 1개만이 집단3에 포함됐다.가장 많은 집단2(고수요·저공급)에 속하는 6개 자치구는 다른 집단에 비해 인구와 인구밀도·재정자립도·사회복지예산 비율이 모두 높았다. 이러한 특징을 보이는 집단2에 속하는 전국의 63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41개(65.1%)가 대구와 같은 대도시에 포함된 자치구로서 복지수요지수에 비해 복지공급지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경북은 전체 23개 시·군 중 지방행정구역 개편 등의 이유로 3개를 제외한 20개 시·군이 조사대상에 포함됐는데 이들 지역 중 6곳이 저수요·저공급지역인 집단1에, 집단3과 집단4에는 각각 5곳과 9곳이 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원은 이 같은 결과를 복지공급의 부족보다는 사회복지 급여·서비스 공급을 위해 지출하는 1인당 예산액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이 연구를 진행한 보건사회연구원 정홍원 연구위원은 “지역단위 사회복지수요와 복지공급은 상관성이 미약하며, 이는 사회복지정책이 주로 중앙정부에 의해서 결정되고 지방자치단체가 단순 집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중앙정부 중심의 사회복지정책은 전국 단위의 기본 선을 마련하는 데 적절하지만, 지역특성을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현대사회에서 `복지`는 주민들 삶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측면에서 대구의 이번 부끄러운 분석결과는 결코 소홀히 볼 문제가 아니다. 대구·경북의 현 복지시책을 전면 재점검하여 문제점을 찾아내고 돌파구를 찾아내야 할 시점이다.

2016-08-04

운전면허 관리 규정을 고쳐야 한다

뇌전증(간질)을 앓고 있는 50대 남성이 승용차를 몰다 갑자기 정신을 잃고 횡단보도를 덮쳐 행인 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다친 사고가 부산 해운대에서 일어났다. 이런 뇌질환자도 매일 복약하면 정상생활을 할 수 있는데, 그 날 운전자는 약 먹는 것을 잊어버렸다고 한다. 그는 “사고 순간이 전혀 기억나지 않고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이었다”고 했다. 전형적인 간질증세였다. 과거 서울 여의도에 광장이 있을때, 택시 하나가 광장 한 가운데를 마구 달려 대형사고를 낸 적이 있었다. 그 택시기사는 반사회적성격장애자였다. 우리나라는 마약류 단속을 철저히 하므로 `환각약물`에 의한 교통사고는 거의 없는데, 뇌질환 등에 의한 사고는 드물지 않다. 그런데 운전면허 규정이 허술해 `비정상적인 운전자`를 양산하거나, 적성검사에서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가 이번 해운대 사고였다. 우리나라 운전면허 규정은 맹점이 많은데, 이제 규정을 고쳐 위험요소를 없애야 하겠다. 간질의 경우 하루 한 두번의 약물 복용으로 치료가 가능한데, 하루라도 약을 거르면 발작을 일으킨다. 우리나라 법규는 이런 환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저혈당 쇼크에 빠진 당뇨병환자도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을 수 있고, 인지기능 장애인 치매, 헛것이 보이는 조현병 환자 등에 대해서도 관리가 매우 허술하다. 6개월 이상 입원한 경력이 없으면 `수시 적성검사`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맹점이다. 우리나라 당뇨환자 수가 400만명에 이르지만 `저혈당 쇼크`환자에 대한 규정이 없다.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치매 환자의 절반이 치매진단을 받고도 1년씩이나 운전을 계속했다. 선진국에서는 질병 상태에 따라 운전면허 발급과 갱신을 엄격히 제한한다.유럽 국가들은 당뇨병 진단을 받은 운전자에 대해서는 5년 주기로 병의 진행과정을 적은 의료기록을 운전면허 관리국에 제출하는데, 특히 저혈당쇼크가 올 수 있는 인슐린 주사를 맞는 환자의 경우는 1년 단위로 면허 갱신을 하고, 9인승 이상 차량과 7.5톤 이상 트럭 운전면허가 발급되지 않는다. 미국도 심한 저혈당 증세가 있으면 운전면허 발급이 제한되는데, 이런 환자들이 면허를 갱신하려면 엄격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외국에서는 치매에 대해서도 다양한 제한장치를 두고 있다. 일본은 75세 이상 운전자에 대해서는 인지기능 검사를 해서 점수가 현저히 낮을 때 치매검사를 하고 치매로 판정되면 운전면허를 취소시킨다. 또 인지기능 장애로 인해 역주행, 무단 철길 진입, 신호 무시 등이 1년에 1회 이상 발생해도 의무적으로 치매 검사를 받아야 한다. 영국이나 미국에서도 치매환자에 대한 규제를 엄격히 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형 법규로 서둘러 고쳐야 한다.

2016-08-04

탈북자들에 `온 국민적 배려`가 필요하다

근래 들어 북한 특권층의 탈북이 부쩍 늘었다. 특권층이란 `외국에 나갈 기회를 가진` 사람인데, 군 장성급, 외교관, 장사하는 돈주, 당 간부 등이다. 김정은의 포악정치 때문에 언제 일가족이 강제수용소에 끌려가거나 처형될지 모르니, `살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 탈북이다. 북에 가족이라는 `볼모`가 있지만, “우선 나 하나라도 살고 보자”는 생각으로 목숨 건 탈북을 감행한다. `말 한 마디 실수`로 일가족이 지옥에 갇히고, 고위층일 수록 죽을 위험이 높은, 사람 목숨이 파리목숨인 땅에 평생 살 수는 없다.북한 군 출신 탈북자가 홍콩 주재 한국총영사관을 찾아와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고 홍콩 신문들이 보도했다. 또 중국 라오닝성의 공장에서 일하던 북한 여직공 8명이 지난달 집단 탈출했다는 소식도 있다. 북한 당국은 이 사건을 이유로 동료직원 약 100명을 본국으로 소환했다고 한다. 또 지난 4월에서 5월 사이에 중국 절강성과 산시성의 북한 식당에서 일하던 여성종원업 16명이 탈출해 한국에 왔고, 이때문에 책임자 6명이 공개 처형됐다고 한다.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젊은 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강압을 참지 않고 탈북 등으로 저항하는 모양”이라 말하고, 과거에는 국가에서 주는 배급으로 먹고 살았지만, 지금의 세대들은 장마당이 삶의 수단이라 평양 지도부에 대한 충성심이 약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당 중앙에 대한 절대적 복종`이 철칙이었지만, 지금의 세대들은 `개인주의와 자유`의식이 강해지고 있는데, 그것은 폐쇄체제가 점차 무너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북한이 해외 파견 노동자 감시를 강화하고, 충성심을 강조하는 사상교육을 늘리지만, 특수층의 탈북은 오히려 늘고 있다.최근 홍콩과학기술대학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한 북한 수학영재가 한국총영사관에 망명신청했다. 어린 학생이 혼자 결정했을 리는 없고 인솔자들이 함께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식당 종업원, 공장 여직공, 군 장성급, 외교관, 자금 관리 고위층 등의 탈북은 흔한 일이지만, 학생 영재의 탈북은 처음이다.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의 북한식당에서 일하던 중년 남성 1명과 20대 여성 1명이 한국에 온 것도 `유럽쪽의 첫 탈출`이다.국회예산처가 2011~2015년 조사한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사업 평가`에 의하면, 탈북민의 월 평균임금은 154만원으로 일반 국민 229만원의 67%수준이다.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오래 거주한 탈북민의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고 경제적 정착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했다. 탈북민은 `미리 온 통일`이다. 목숨 걸고 넘어온 이들이 안정적 삶을 살 수 있도록 돌보는 것은 우리의 임무이다. `온 국민적 배려`가 필요하다.

2016-08-03

시설아동에 부모 건보료까지 독촉장?… 개선 시급

부모를 잃거나 부모로부터 버림받아 보호시설에 들어간 아동들에게 건강보험료(건보료)를 독촉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과거 부모와 함께 살 때 발생한 부모의 거액 체납액에 대한 독촉고지서까지 발부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현행 건강보험법상 요양시설로 들어간 아동들은 `단독세대`로 분류돼 건강보험료 납부의무가 부여되기 때문에 빚어지고 있다. 지난 2014년 2월부터 대구의 한 아동요양시설에서 살고 있는 김모(7)군은 같은 해 10월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6개월분 건강보험료 10만원을 납부하라는 독촉장을 받았다. 부모의 폭력에 시달리다 시설에 살게 된 김 군은 부모의 명의로 체납된 보험료까지 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에 김 군을 보호하던 요양시설 관계자가 당국에 수차례 민원신청을 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통보뿐이었다.경산시의 한 그룹 홈에서도 가정형편이 어려워 시설에 맡겨졌던 오누이(누나13·동생7세)에게 60여만 원의 건강보험료 납부 독촉고지서가 수차례 발부된 적이 있다. 다행히 오누이가 가정으로 돌아가면서 더 이상 독촉에 시달리지 않게 됐지만, 현 제도상으로는 제2, 제3의 사례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오누이가 머물던 보호시설에서는 “건보료 문제는 당국에 민원을 넣어도 해결이 되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라고 털어놓고 있다.시설아동에게 부과되는 미납 건강보험료 독촉고지는 성인이 될 때까지 족쇄로 남아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에게 빚으로 떠맡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9월 건강보험공단이 세월호 사건으로 고아가 된 미성년자에게 건강보험료를 부과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후 관련법이 개정됐지만, 아동보호시설에 거주하는 미성년자는 이 법에 해당되지 않아 이러한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아동 의료복지단체 관계자들은 전국적으로 시설에 있는 많은 아이들이 같은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에 아동들에게 건보료 부과 자체가 되지 않도록 복지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건보공단은 구체적인 법령이 없기 때문에 이 같은 민원을 당장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제도개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공단이 나설 방법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불우한 환경에 처한 국민들을 섬세하게 배려하고 보살피는 제도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선진국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시대가 된 지 이미 오래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부모를 잃거나, 부모로부터 돌봄을 받지 못하는 난관에 처한 아동들에게 건보료를 청구하고 부모들의 체납금까지 독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의 횡포다. 악용사례를 막을 수 있는 장치를 수반한 관련법 보완 개정이 시급하다. 촘촘한 복지망만이 따뜻한 사회를 구축한다.

201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