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오피니언

잇따른 법조 비위, 사법신뢰 회복 시급하다

법조계 비위사건이 잇따르면서 사회정의의 보루인 사법신뢰가 무너져가고 있다. 판사와 검사, 변호사의 이른바 `법조 삼륜`의 도덕성이 완전히 망가지고 있다는 개탄도 횡행한다. 사법신뢰가 사라지면 그 사회는 정상적으로 굴러갈 수가 없다. 국민들로부터 가장 끝까지 믿음을 잃지 말아야 할 조직이 법조계인 만큼 확실한 신뢰회복 방안이 하루속히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유정·홍만표·진경준·김수천·김형준 등으로 이어지는 법조 비위사건은 우리 법조계가 썩을 대로 썩었다는 정황을 여실히 증명한다.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등으로부터 100억원대 부당 수임료를 받은 혐의로 최유정 변호사가 구속 기소될 때만 해도 이렇게 줄줄이 터질 줄 몰랐다. 최근 드러나고 있는 법조인들의 추악한 민낯은 충격 그 자체다.불과 두 달 전인 7월에는 진경준 검사장 구속과 관련해 김수남 검찰총장과 김현웅 법무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바 있다. 최근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로비를 벌인 것으로 알려진 성형외과 원장에게 1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김수천(사법연수원 17기) 부장판사가 구속되자 양승태 대법원장 역시 대국민사과를 해야만 했다.양 대법원장은 지난 6일 전국법원장회의에서 “현직 부장판사가 직무와 관련해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법관이 지녀야 할 가장 근본적인 직업윤리와 자세를 저버려 법관 전체의 도덕성마저 의심받게 됐다”고 한탄했다.검찰 간부들의 비리의혹 역시 심각하다. 검사장 출신으로 전관예우를 톡톡히 받으며 거액을 챙긴 홍만표 변호사, 주식과 관련해 친구를 이용해 천문학적인 재산을 일궈낸 진경준 부장검사 문제가 불거졌다. 이어서 중고교 동창 사업가와의 부적절한 돈거래를 시작으로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김형준 부장검사의 비위 의혹은 국민들을 허탈감에 빠지게 한다.법무부의 징계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각종 비위를 저질러 징계를 받은 판·검사가 56명에 이른다. 검사가 46명, 판사가 10명이다. 금품·향응 수수로 징계를 받은 판·검사가 13명으로 가장 많았다. 변호사들도 마찬가지다. `법조 3륜`이 너나없이 부패의 수렁에 빠져 있는 꼴이다.문제는 법원과 검찰의 자정노력이 더 이상 먹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법원(6월)과 대검찰청(8월)은 `몰래 변론(전관예우) 금지` 등을 담은 자체 개혁방안을 내놓았지만 발표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추가 비리가 속속 드러나는 형국이다. 제3의 조사기관, 즉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론에 힘이 실린다. 더 이상 법원·검찰의 `셀프 개혁`으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법신뢰가 더 이상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혹독한 혁신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2016-09-12

우리 정치 환골탈태할 것인가

지난 6일에 있었던 추미애 더민주당 대표의 국회 연설은 정부 여당과의 시각차를 확연히 보여주었다. “기업이 살아야 투자가 늘고 일자리가 생기고 외국으로 도망가지 않는다”는 정부여당의 시각과 달리 추 대표는 “국민과 노동자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대기업이 나서달라”며, 전부터 주장해왔던 `법인세 22%에서 25%로 인상` 을 주장했다. 그렇게 되면 대기업은 연간 4조원을 더 부담하게 된다. 대북정책도 전혀 달랐다. 추 대표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햇볕정책을 버리고 강풍을 택했는데, 이 강풍정책 때문에 북핵이 고삐 풀린 괴물이 됐다”고 했다.“다 무너져가던 북한 정권을 퍼주기로 살려내고, 그 막대한 돈으로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정부여당의 시각과는 반대다.또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군사적으로 무용지물”이라 했다. 소용 없는 사드를 버리자는 뜻인데, 그렇다면 대안(代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사드에 대한 지식이 없거나, 마땅한 `반대이유`를 찾지 못한 탓인가. “우리도 핵무장” 주장은 차마 못한 것인가.20대 국회에서 달라진 모습이 있다. 연설이 있을때는 으레 `고함` `야유` `막말` `욕설`이 터지고 같은 당에서는 맞장구를 치면서 왁자지껄했는데 이번 추 대표 연설 때는 그런 소란이 없었다. 오히려 새누리당은 `칭찬`까지 했다. `이 신통한 일`은 `새누리당 지도부의 성숙된 자세` 덕분이었다.이정현 대표는 “야당으로서 지적할 수 있는 것을 지적했다”했고, 김명연 원내대변인은 “법인세 정상화 요구도 기업과 국민의 상생을 위한 길이란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다른 경제 현안들도 진지한 대화와 협력 의지만 있으면 능히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새누리당 지도부는 “우리부터 상대 당을 존중하는 협치의 여건을 마련하자”“연설 중 야유나 고함은 자제하자” 사전 다짐을 했고 연설중에도 의원들이 야유를 보내려 하면 자제토록 신호를 보냈다. 정세균 국회의장도 “의원들의 품격과 성숙된 모습에 감사드린다”고 했다.여·야당 간에는 `건너지 못하는 강`이 가로놓여 있다. 언제나 그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 “야당이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았다. 때로는 분노를 느꼈다”고 썼다.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관훈클럽에서 “총재되던 날부터 총풍, 세풍 공세와 의원 빼내기에 엄청 시달렸다”고 했다. 실로 `마주 달리는 기차`였다. 그러나 이번 국회에서는 양쪽을 오갈 `작은 징검다리`가 놓아진 느낌이다.“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은 것이 누구냐!” “구조조정이 시급한데, 노동자에 불리하면 무조건 반대한 것이 누구냐” 이렇게 야유를 보낼 수 있지만 여당은 참았다.참는 자에게 복이 올 것인가.

2016-09-09

`지역행복생활권` 사업, 창의적 지역발전정책 표본

영주시와 예천·문경·상주시 등 경북 북부지역 지자체들이 지난 7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주최한 지역발전사업 및 생활권 운영 우수사례 시상식에서 각각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박근혜정부 들어 지역발전위원회는 생활권을 같이하는 2개 이상 지자체의 연계사업을 공모해 사업비를 지원하는 `지역행복생활권` 선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자체의 소지역 의식을 허물어 정책의 경직성을 완화시키는 창의적 지역발전정책의 표본으로서 확대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번 시상식에서 영주시는 산골 철도역사 문화관광자원화 사업과 약용작물산업 명품화 사업 등 2건이 우수사례로 선정, 우수 지자체 표창을 수상했다. 산골 철도역사 문화관광자원화 사업은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총사업비 9억4천800만원으로 영주시와 봉화군의 소백산역·법전역·춘양역·승부역 등 4개 역사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두 지역에 산재한 간이역사와 관련된 스토리텔링 자원을 발굴하는 사업이다. 약용작물산업 명품화 사업은 지난 2013년부터 2015년 3년간 총사업비 26억6천700만원으로 추진한 사업으로 영주시·대구광역시·경산시·영양군과 (재)한국한방산업진흥원 약용작물 명품화사업단·대구한약재도매시장이 참여했다. 예천·상주·문경 도농연계 생활권은 금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예천군·문경시) 및 함창상수도 용수공급시설 설치사업(문경시·상주시) 등 총 6건의 연계 협력사업을 추진해 추진체계 구축과 운영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표창을 받았다. 지난 2015년에는 `으뜸 농특산물 홍보·판매장 공동 운영`, 올해는 `백두대간 황태 미니클러스터 일자리 창출 사업`이 선정돼 총 32억원의 국비를 확보하고 사업성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현 정부 지역발전위가 추진하는 사업은 크게 두 가지다. 지역행복생활권 선도사업은 시군의 경계를 넘는 주민의 생활영역을 고려해 복수의 지자체가 함께 추진하는 주민복리증진 사업이다.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새뜰마을사업)은 주거여건이 열악하고 안전과 위생이 취약한 저소득층 주거지역에 대해 최소한의 기본 인프라를 확충, 기본적인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새마을 운동이 그랬듯이 지역위의 `지역행복생활권` 선도사업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지역발전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차원에서 정신적 혁신 효과가 크게 기대된다.광역의 경계까지 허물고 접근할 수 있는 인접 시·군끼리의 윈-윈(Win-Win) 아이디어는 무한한 가능성을 잠재하고 있다.이웃마을끼리 자조정신으로 합작기획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은 전례를 찾기 힘든 새로운 접근이다. 창의적인 자세로 적극 참여해 `지역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함으로써 낙후 오명을 씻어내는 전환점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2016-09-09

해바라기센터, 더 촘촘하게 운용해야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아동들이 경북지역 해바라기센터를 이용하는 사례가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성범죄가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방안이 지속적으로 강화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성폭력 피해를 줄여나가는 일은 사회안전망 구축사업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다. 경북지방경찰청은 6일 성폭력·가정폭력(아동학대)·성매매 관련 상담이나 그 피해자들을 365일 24시간 지원하는 해바라기센터(성폭력피해자 통합지원센터) 이용률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북지역에서 포항·안동 등 2개소만 운영되던 해바라기센터가 지난해 말 김천 서부센터 1개소가 더 확충되면서 피해자 보호역량이 향상됐다는 분석이다.지난 1월부터 8월말까지 경북지역 해바라기센터의 성폭력·아동학대·성매매·가정폭력 접수처리 운영실태는 김천 서부센터 개소 이후 구미 등에서의 이용이 늘어나, 전체적으로 이용률이 전년대비 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포항 동부센터에는 올해 현재까지 753건이 접수됐다. 안동 북부센터는 407건, 김천 서부센터는 401건이 접수됐다.해바라기센터는 여성가족부·지방자치단체·경찰청·참여병원 4자 협약을 통해 성폭력 등 피해자들에게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상담 및 민·형사 소송관련 무료법률지원을 하고, 사회적 지원으로는 상담기관 및 쉼터 연계·복지자원 연결 그리고 필요한 정보 제공 등을 한다. 상담사·간호사·경찰관 등이 상시 근무한다.하지만 전국적으로 성범죄 건수는 지난 9년 사이에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검찰청의 `2015년 범죄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성폭력 발생건수는 2만9천863건으로 지난 2005년도의 1만1천757건의 2.5배에 달했다. 이중 특히 미성년자 성폭력 건수는 9천530건으로 2005년의 2천904건에 비해 무려 3.3배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피해자 미신고 등으로 입건되지 않은 사건비율을 감안하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실제 성폭력 발생 건수는 7배 가까이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범죄피해율과 공식범죄발생률간의 비교분석` 연구 자료에 따르면 성폭력 범죄의 특성상 실제 발생 사건의 12.5%만이 공식범죄통계에 기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해바라기센터는 편안하게 진술하고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피해자가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상담·조사과정에서 심리적 피해를 받지 않도록 배려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은 국가가 부담한다. 어두운 곳에서 남몰래 눈물짓는 폭력피해 여성과 아동들이 방치되지 않도록 더욱 촘촘한 안전그물망을 짜고 널리 알려야 한다. 약자들이 안전한 나라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선진국가다.

2016-09-08

김재수 장관의 `경상도 뚝심`

한 평생 살면서 `흠결`없이 살아온 사람은 없다. “성인도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국회 인사청문회는 꼭 `과거의 도덕적 흠결`만 들춰낸다. 야당이 내세운 후보자에 대해서는 “파도 파도 미담밖에 안 나온다”했지만 청문회를 통과하자 바로 `혼외 자식`문제로 자진사퇴를 한 사람도 있었다. `내 편`은 철저히 옹호하고 `반대편`은 철저히 흠집내는 것이 국회인사청문회의 관행이 돼버렸다.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청문회는 야당 단독으로 했고 `부적격 판정` 의견을 냈지만 대통령은 지체 없이 전자결재했다. 이처럼 이번 청문회는 매우 특별했다. 야당 단독 청문회라는 것 말고도 장관이 `법적 대응`을 공언한 것이나 취임 직후 야3당 대표들이 `해임건의안`을 내기로 한 것 등이 `전에 못 보던 현상`이다. 김 장관은 청문회때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몸을 낮췄지만 취임하면서 바로 “사실 확인도 없이 본인과 노모의 명예를 실추시킨 언론과 방송·종편 출연자들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고 “팔순 노모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 했다.김 장관은 또 “시골 출신에 지방 학교를 나온 흙수저라고 무시한 것이 분명하다”했으며 “언론은 당사자의 해명은 전혀 듣지 않고 야당 주장만 일방적으로 보도했다”고 했다. 그는 경북 영양군 출신이고 경북대학교를 나왔다. 영양군은 조지훈 선생의 고향이고 선비의 고장으로 뼈대 있는 곳이다. 우병우 민정수석은 `삼봉 정도전의 고향`인 경북 봉화군 출신으로, 두 사람 다 뚝심 있게 버티는 기질에서는 비슷하다. 우 수석은 언론과 야당이 그렇게 짓찧어대는데도 꿋꿋이 견디지만 `법적 대응`이란 말은 없다.야당들은 “청문회때는 송구스럽다 하더니 장관되더니 딴소리한다” 했고,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피해자 코스프레(분장놀이)를 하는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제2의 우병우를 보는 듯하다” 했다. 국회인사청문회란 후보자 능력검증의 자리가 아니고 망신주기의 자리라 후보자들은 대충 `야당 의원들 기분 맞춰주기`나 한다. “죄송하다. 송구스럽다. 반성하고 있다. 충고말씀 새겨듣겠다” 이렇게 구렁이 담넘어가듯이 넘어가는 것이 `정답`인데 이를 두고 `딴소리`니 `분장놀이`니 하니, 순진한 탓인가.인터넷에서는 `국회의원`이란 단어가 `국해(國害)의원`으로 바뀌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도 “공무원을 하인 다루듯하고, 트럭 한 대나 되는 양의 자료를 요구하고 바쁜 경제인들을 불러놓고 단 1분도 질의하지 않는” `나라 해치는 의원`을 성토했다. 국회청문회란 “뭐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자리”란 말이 파다하다. `상황이 워낙 비정상적이다 보니 엉뚱하게도 경상도 뚝심 기질`이 신선해 보이기 조차 한다.

2016-09-08

국고 도적을 엄중하게 처벌하라

대구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배종혁)는 군수장비 비리 관련, 20억원의 정비대금을 편취한 K사 전·현직 대표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거래업체 대표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K사는 포병 사거리 관측장비인 `휴대용 레이저 거리측정기`와 헬기용 아군식별 장치인 `무선주파수용 증폭기` 등을 납품하면서, 집적회로 등 부품을 교체하지 않고도 교체한 것처럼 세금계산서와 견적서를 조작하고, 정비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지 않고도 구입한 것으로 조작한 거래명세서와 노무비를 과다 계상해 군 당국에 제출, 부당이익을 편취한 혐의다. 방위산업 관련 비리는 고질적이다. 국방력에 큰 구멍이 생긴 것인데, 그것은 `사드 반대` 보다 더 심각한 국방 손상이다.실직 근로자의 생계 안정과 재취업을 돕기 위한 실업급여제도를 악용하는 자들이 많다. 올해 실업급여 부정수급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 한다. 1993년 제정된 고용보험법에 따라 시행된 실업급여는 장기불황에 따라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는데, 관련 규제가 느슨한 탓으로 매년 2만건 이상의 부정수급이 적발되고 심지어 브로커까지 생겨나 이를 부추긴다. 전문브로커가 개입해 수급자격을 조작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취업상태에서 실업 신고, 취업을 숨기거나 이직사유를 허위로 신고, 피보험자격 취득 및 상실을 허위기재, 근로소득 미신고 등 부정수급 유형도 다양하다. 특히 일용직 근로자는 여러 현장에서 동시에 일하면서 실업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국이 일일이 현장 확인을 못 하는 약점을 노렸다.부정수급이 급증하는 것은 솜방망이 처벌이 한 몫을 한다. `처벌` 보다 얻는 이익이 많으면 불법의 유혹을 받기 마련이고, 적발 또한 쉽지 않다면 더 더욱 그럴 것이다. 이들은 국민혈세를 좀먹는 반국가 행위자들이다. “망치가 가벼우면 못이 튀어나온다”는 말이 있다. 처벌이 가벼우면 불법 비리가 성행하기 마련이다. 국고 도둑을 삼엄하게 처벌해야 하는 이유다.산업재해를 입은 근로자들에게 “더 높은 장애등급을 받게 해서 더 많은 보험료를 받게해 주겠다”고 유혹해 수고비를 받아 챙긴 `산재전문 브로커`와 전직 근로복지공단 직원이 검찰에 구속됐다. 이들은 산재보험료 산정 과정을 주관하는 산재 지정병원과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들에게 뒷돈을 주고 장해등급 조작을 부탁했고, 그동안 6억6천만원이라는 거금을 챙겼다고 한다. 산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책임져야 할 자들이 되레 브로커와 결탁해 국민이 낸 보험료를 빼먹는 `흡혈박쥐` 노릇을 한 것이다.나라의 도적은 도처에 있다. 국민혈세를 축내면서 국가발전을 가로막는 권력자들, 국방·안보의 발목을 잡는 `김정은 2중대`들, 적화통일을 꿈꾸며 잠복해 있는 고첩들, 하루 빨리 쓸어내야 할 국가의 적들이다.

2016-09-07

`모병제` 논란 과열로 군(軍) 흔들면 안 돼

정치권에 때 아닌 `모병제(募兵制)`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어 자칫하면 군(軍)의 사기와 전투력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국회에서 여야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모병제 토론회가 열리고 찬반논란이 확산되는 등 정치이슈화할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휴전 상태에 있는 국가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모병제 논란으로 군인들의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모병제희망모임`은 5일 국회에서 새누리당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더민주당 김두관 의원 등 여야 정치인을 포함해 각계인사 70여 명이 참여하는 첫 토론회를 열었다. 최근 대권에 도전할 경우 모병제를 공약으로 하겠다고 선언한 남 지사는 “2025년이면 연 38만명 정도의 아이만 태어난다. 작지만 강한 군대, 30만명 정도를 유지하면 된다”고 주장했다.이어서 김 의원은 “취업과 스펙경쟁으로 고통 받는 청년들에게 군 복무는 또 하나의 큰 부담인데 경력단절과 그 대가로 주어지는 월 20만원도 안되는 급여는 참으로 암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병제가 되면 방위력 개선과 12만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그러나 국방부 당국자는 6일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안보 상황과 국가재정상태, 인력획득 가능성, 병력자원 수급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모병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군 병력을 30만 명으로 감축하는 것은 현재 군으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모병제에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모병제가 청년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고 군 운용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예비역 육군대장인 백군기 전 더민주 의원은 “모병제는 군대를 과학화하고 전문가를 만드는데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도 “수십만 개의 청년 일자리가 생기고, 전문화를 통한 정예 강군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변한다.반대 입장의 전문가들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지금 북한은 총동원체제로 돌아가는 판”이라면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펄쩍 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도 “모병제로 바꾸면 일시적으로 사람들이 군에 지원을 안 할 것”이라며 “목표하는 사람의 반도 못 모을 것”이라고 반박한다.청년 일자리도 만들고 국방도 강화하는 `꿩 먹고 알 먹는` 아이디어라면 반대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 그러나 가뜩이나 북핵 위협이 점증하고 있는 시점에, 모병제 논란이 대선국면에서 포퓰리즘의 산물로 불거져 논란이 가열되는 현상은 부적절하다. 심도 있는 검토는 필요하지만,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군 사회에 이렇게 마구 파문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절제와 자중이 필요하다.

2016-09-07

한진해운 사태 여파, 면밀히 주시해야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 사태의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검토 결과 포항 등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나 다행이다. 그러나 예상을 뛰어넘은 파장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고, 정부마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어 파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부정적인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높아 사태를 면밀히 살피면서 철저하게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 이전부터 가시화됐던 선박 가압류, 화물 운송계약 해지, 용선 선박 회수, 운송료 폭등, 글로벌 해운동맹 퇴출, 해운 협력사 줄도산 위기 등의 악재가 법정관리 개시 이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조선사 구조조정의 여파로 지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부산의 경우는 이번 사태로 항만물류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며 지역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4일 포항해수청에 따르면 포항의 항만에는 현재 한진해운 선박이 입항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진해운이 주력해 운영했던 선박 대부분은 `컨테이너선`이었으며, 대부분 부산 등 타 항만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현재 포항항에 입항한 선박은 일반화물선이 544척인데 반해 컨테이너선은 26척에 그쳤다. 통상 일반 화물선의 입항이 잦은 포항항의 특성 상 지역 기업경영 등에도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정부는 나타나고 있는 심각한 현상에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1일 대책회의를 주재했으나 한진해운 대체 선박을 투입하는 현대상선에 차질 없는 항로 신설과 과도한 운임 인상 자제를 당부하는 정도밖에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해양수산부도 2일 비상운송 대책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방안을 도출해내지 못했다.물류대란 피해가 점점 확산되고 있음에도 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사령탑이 없다는 것 역시 중대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촘촘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도 마련하지 않고 시간에 쫓기듯 법적 절차를 밟아놓고 부작용이 불거지자 뒤늦게 허둥대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법정관리를 책임지는 법원 당국자마저 정부와 채권단의 준비 소홀을 나무랐다는 후문마저 들려온다.해운업 구조조정은 공급 초과로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한 지난 2009년부터 대두됐다. 군살빼기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었음에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번 한진해운 법정관리를 전격 단행한 꼴이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자고 나서서 쩔쩔 매는 꼴이라는 비아냥마저 나온다.한진해운 사태가 포항항만 등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당장 미미하다고 해서 방심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사태는 우리 경제 어느 쪽으로 불똥이 튈지 모르는 대형 악재다. 사태의 파장을 철저히 살피면서 주도면밀하게 대처해나가야 한다.

2016-09-06

온정이 살아 있는 우리 사회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최근 사재 3천억원을 던져 과학재단을 설립했다. 생명과학 분야 연구자를 매년 3~5명씩 뽑아 5년간 최고 25억원씩 지원할 생각이며, 향후 1조원까지 더 기부할 생각이다. 지난해 말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은 공익재단인 `여시제`를 만들어 5천여억원을 기부했다. 또 작년 8월 대림의 이준용 회장은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에 전 재산 2천억원을 내놓았다. 미국에서는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전 세계 부자들을 대상으로 `기부 서약운동`을 벌인다. 사회에서 번 돈을 사회를 위해 쓰자는 `기업이윤 환원운동`이다. 서 회장은 “재단이 지원한 과학자들이 노벨상을 받으면, 그 영광에 내가 동참하는 것”이라 했다. 리우올림픽 골프 금메달리스트 박인비 선수는 최근 1억원을 기부하고, `사랑의 열매` 홍보대사가 됐다. 박 선수의 기부는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최연소 우승하고 받은 상금의 10% 기부에서 시작됐고, 골프대회에서 버디를 잡을때 마다 2만원씩 따로 모아 연말에 메이크어위시재단에 기부했다. 이 재단은 난치병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자선활동을 한다. 박 선수는 올해 1천만원을 내놓을 생각인데, 지난 8년간의 기부금이 1억원이다. 제주도에는 그가 낸 기금으로 열리는 주니어 골프대회가 있다. 또 그는 남수단 톤즈 주민의 자립을 돕는 `희망의 망고나무 재단`도 돕고 있다. 고 이태석 신부가 음악선교를 펼쳤던 곳이다.한국구세군은 캄보디아 심장병 어린이 지원사업을 해오고 있다. 2012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금융감독원·KB국민은행이 함께하는 사회공헌 협력사업인데, 지금까지 캄보디아 어린이 56명이 건강을 되찾았다. 배우 이영애씨는 최근 육군사관학교에 1억원을 냈다. 6·25참전용사의 자녀들을 위해 써달라는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6·25때 참전했으며, 시아버지 역시 참전 군인이었다.`온정이 온정을 낳는 온정의 릴레이`도 있다. 재심(再審)사건만 도맡아 온 박준영 변호사는 최근 파산위기를 맞았다. 재심사건은 전혀 돈이 되지 않고 오히려 돈이 드는 사건이다. 법원이 이미 판결한 사건을 “다시 심의해달라” 신청을 하려면 변호사 혼자 `증거자료`를 찾아내어서 법원을 납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이 재심사건 때문에 `돈되는 변호사 일`을 전혀 할 수 없었으니, 직원들에 월급 줄 형편도 되지 않고, 사무실 월세도 열 달째 밀렸다. 억울하게 유죄판결을 받은 사회적 약자를 구하려다가 자신이 사회적 약자가 됐다.그러나 사회의 온정은 그를 버리지 않았다. 이 사실을 안 시민들은 바로 모금에 들어갔고, 불과 4일만에 1억여원이 모였으며, 모금행렬은 꾸준히 이어진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의 희망이다

2016-09-06

기상 오보가 울릉도 피해 키웠다

올 여름 내내 기상청이 도마에 올랐다. “기상청 인사가 잘못돼 직원들 사기가 떨어지고, 설비를 최상으로 갖춰봐야 직원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됐다. 기상청 인사에 대한 집중적인 감사·감찰을 통해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영영 국민의 신뢰를 잃을 것”이란 여론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격언이 가장 잘 맞아들어가는 사례가 바로 `기상청인사`가 아닌가 한다. `예쁜 기상캐스터`들이 그런대로 `앞가림`을 해왔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울릉도에는 지난달 28일부터 4일간 400㎜ 가까운 폭우가 쏟아져 가옥 35채와 자동차 15대가 물에 잠기고, 도로시설 35곳이 파손됐다. 일주도로 붕괴로 교통이 차단되고 이재민도 47세대 80명으로 늘어났다. 뱃길도 7일째 끊어졌고 생필품, 유제품, 채소류 등이 모두 고갈됐으며 수도시설이 파손돼 식수난을 겪는다. 그런데 기상청은 지난달 29일 울릉도 지역에 20~90㎜ 정도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한가로운 예보를 했다. 또 기상청 동네기상예보에는 29일과 30일 5~9㎜가 내린다고 표시돼 있었다. 이미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데도 엉터리 예보를 그대로 둔 것인데, `예보`는 커녕 `중계`도 제대로 못하는 꼴이다. 또 31일에는 전혀 비가 오지 않았지만 20~25㎜가 내린다고 예보했다. 이쯤되면 기상청은 코미디 소재나 될 뿐이다.기상예보가 `코미디 수준` 인 것은 구성원들의 능력과 사기(士氣)의 문제지만, 관측장비의 `위치 잘못`도 한 몫을 한다. 울릉도의 기상관측 장비는 서면 태하리 등대 부근의 군부대에 있고, 울릉군의 관측 장비는 서면사무소 옥상에 있다. 주민이나 마을과는 전혀 상관 없는 곳에 관측장비를 설치해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는 것이 주민의 불만이다.이번 울릉도의 재해를 `반성과 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를 철저히 따져서 완벽히 고치고 개선할 계기가 돼야 한다. 국회도 국가발전을 가로막는 정쟁으로 날밤을 지샐 것이 아니라, 기상청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어내는 `기상공청회`라도 열어야 한다. 국정감사나 국정조사때 `의원 개인 정견발표` 혹은 `인기발언` 혹은 `끗발 자랑`의 기회로 만들 것이 아니라 “국가기관의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따져 수술할 것은 하고, 개량할 것은 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 `국가기관 중 가장 신뢰를 못 받는 곳이 국회`라는 오명을 벗지 않으면 국가의 장래도 암담하다.지금 당장은 `울릉도 복구`에 힘을 모아야 한다. 지금 해병대가 적극 지원에 나서고, 경북도는 10억원의 응급복구비를 우선 투입키로 했으며, 포항시는 성금 1천500만원을 모았다. 박명재 의원은 긴급당정간담회를 열어 종합적 대책을 논의했다. 국민 모두의 도움이 이어져야 하겠다.

2016-09-05

콜레라·C형 간염 속발… 긴장 늦춰선 안 돼

15년 만에 콜레라 환자가 거듭 발견되고, C형 간염 집단감염사태가 잇달아 발생하는 등 방역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에서는 4번째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 또 서울·원주에 이어 전북 순창에서도 C형 간염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폭염 끝에 속발하고 있는 전염성 질병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에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8월 13일 거제 시장에서 구입한 오징어와 정어리를 먹고 발병한 첫 번째 환자에 이어 8월 25일에 두 번째 환자가 확인됐다. 모두 해산물을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거제의 콜레라 3번째 환자의 경우, `전갱이`를 먹었다고 한 것을 억센 경상도 방언 탓에 조사관이 `정어리`로 잘못 이해하는 웃지 못 할 착오까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콜레라는 방치하면 사망률이 50%가 넘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필리핀 여행을 다녀온 뒤 올해 4번째 콜레라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 A씨(47)와 접촉한 가족 3명·필리핀 여행에 동행한 지인 2명·국내 식당 관계자 6명·의료진 4명 등은 다행히 콜레라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특히 식당 관계자 6명은 두 차례 검사에서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앞서 발견된 세 환자의 발병 원인은 거제 연안의 해수 오염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장기 폭염으로 인한 감염병에 대한 당국의 발 빠른 대비가 아쉬운 대목이다.전북 순창에서는 200여명의 C형간염 집단발병 사태가 발생했다. 올 들어 벌써 4번째 집단발병이다.순창의 경우는 불법 한방 진료와 치과 진료 과정에서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서울의 다나의원 100명·원주 한양정형외과 435명·서울의 JS의원(구 서울현대의원) 508명 등의 집단감염 사건이 발생했다. 불법적인 주사기 재사용이 C형간염 전염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C형간염은 환자 80% 이상이 본인의 감염여부를 모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2~2014년 `국민건강 영양조사`를 통해 파악된 C형간염 환자는 약 3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치료를 받은 환자는 4만5천~7만 명에 불과해 나머지 23만~25만5천명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뜻이다. 예방백신이 없는 C형간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만이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 의료계의 견해다.후진국형 전염병인 콜레라와 C형간염이 잇따르는 것은 방역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엄중한 경고다.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전염성 질환의 가공할 피해를 잊지 말고 위생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C형간염 확산을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주사기 재사용 같은 불법행위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보건 당국은 `늑장 대응` 소리를 들어도 괜찮은 부서가 결코 아니다.

2016-09-05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들

인권운동은 경기장에서 시작된다. TV가 온 세계에 방송하니 최고의 홍보다. 미국 프로풋볼 경기 개막식 때 혼혈 선수 한 명이 저항했다. 개막식 때 애국가가 울려나오는데 그는 벤치에 앉은 채 일어나지 않았다. “흑인과 유색인종을 탄압하는 나라의 국기와 국가에 경의를 표할 수 없다”고 했다. 이를 두고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와 “스포츠에 정치색이 끼어드는 것은 옳지 않다”로 의견이 갈렸다. 최근 미국 경찰이 흑인을 때려 숨지게 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서 그 선수를 옹호하는 여론이 높다.최근 캐나다 퀘백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서`정치적 행동`이 나왔다. 에티오피아에서 온 에지구 선수는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두 팔로 X자를 그렸다. 일주일 전 리우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2위를 한 릴레사 선수의 세리머니 그대로였다. IOC는 당초 릴레사의 은메달 박탈을 검토했지만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격려와 성금, 그리고 인권의 소중함을 생각해서 `경고`라는 경징계에 그쳤다. `정치색 배제`라는 원칙보다 인권을 우선시한 것이다.에티오피아는 `솔로몬왕과 시바여왕`으로 유명한 지혜로운 아프리카 국가지만 최근 오로미아족에 대한 정부의 차별대우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경찰의 발포로 400여 명이 사망하고 600여 명이 다치거나 체포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나라 선수들은 이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경기장의 TV카메라`를 이용했다. 릴레사 선수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고 미국 망명도 가능하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육상 200m에서 흑인선수 2명이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땄는데 시상대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검은 장갑 낀 손`을 쳐들었다가 메달이 몰수됐다. 그 선수들은 메달보다 인권을 택했다. 한국의 박종우는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도는 우리땅`이란 쓴 종이판을 들고 뛰었다가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북한인권법 시행령이 지난달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같은 날 `북한 자유 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 의원 연맹` 총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중국에서는 탈북여성 강간, 인신매매, 강제 북송이 증가하는 등 인권유린이 만연하다” “탈북자 구호단체 활동가들도 납치 살해 위험에 처해 있다” “성공적인 탈북자 정착이 북한정권을 무너뜨릴 열쇠다”란 발언들을 쏟아냈고 시나 폴슨 유엔 북한인권사무총장은 “북한의 인권침해는 너무나 심각해서 전 세계적인 우려를 자아낸다”면서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는 인류에 대한 모독”이라 비판했다.북한 주민들이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 인간 답게 살게 하는 것이 `통일의 준비 단계`이다. 여론의 압박과 인도적 지원이라는 강온 양면 전략이 꾸준히 강화돼야 하겠다.

2016-09-02

포항시, 지역현안 해법 도출에 적극성 보여야

포항시가 지역현안 사업들에 대해 잇달아 수동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어 여론분열을 조정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방관 내지는 증폭시키고 있다는 비판이다. 포항시는 최근 중앙상가 장외경륜장 유치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애매한 대처로 일관해오고 있다. 포항시의 이 같은 태도는 시민들로부터 그동안 두호동 대형마트 건립 사업을 공전시켜온 행정행태와 판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포항시 북구 두호동 314-8번지 일원 1만5천145㎡에 마련된 지상 16층 규모 대형건물은 건립초기 `두호동 복합상가호텔`이라는 명칭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숙박(호텔)과 쇼핑(마트)이 함께 가능한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시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건물이 준공된 지난해 2월 이후 1년 반이 지난 현재까지 반쪽자리 건물로 방치되고 있다. 두호동 대형마트는 현재 포항시의 개점불허로 오픈은커녕 준비작업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포항시는 지난 2013년 2월, 6월, 12월과 지난해 9월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대형마트 입점을 불허했다. 골목상권의 피해와 소비자 선택권을 놓고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가 찬반토론을 펼친 결과 참석위원 9명 중 7명이 반려의견을 냈고, 중앙상가·죽도시장 등 일부 상인회와도 끝내 상생협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포항시의 이 같은 어정쩡한 행정은 유치위원회가 구성된 경륜장 장외매장(장외경륜장)의 경우에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포항 중앙상가 상인회를 중심으로 결성된 경륜장유치위원회가 지난해 9월 창원공단을 방문해 경륜장 운영형태 등을 직접 살펴볼 당시만 해도 공무원들이 동행하는 등 포항시는 장외경륜장 유치에 적극적인 관심과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그러나 지난 5월 30일 본지 단독보도로 유치 추진 사실이 알려진 이후 일부 시민단체와 종교계가 반대를 하고 나서자 포항시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요한 현안이 진행될 때마다 초기단계에서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다가도 사업이 본격화하는 단계에서 여론이 찬반으로 갈라서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발을 빼는 자세를 취해 사업이 미궁에 빠져버리도록 방치하곤 한다는 비판인 것이다.물론, 소수의 의견이라도 시민들의 여론을 존중하고, 매사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행정기관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슈가 생길 때마다 자치단체가 번번이 오리무중인 태도를 보이면 주민들 간 갈등만 증폭될 수밖에 없다. 포항시는 시민들 사이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 주요 현안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일관성 있는 자세로 신속하게 최적의 결론을 도출하는데 앞장섬으로써 더 이상 신뢰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포항시의 능동적인 갈등해결 의지와 지혜로운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다.

2016-09-02

복원 아니면 재건축이라도 해야

신라유적 발굴 복원을 두고 한 중앙지가 시리즈로 비난하고 있다. 정부가 하는 일에 발목 한 번 제대로 걸어볼 모양이다. 경주를 다녀온 전문가들 마다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제대로 고증할 수 없는 황룡사 9층 목탑의 모형을 만들어 전시한다는 것부터 역사 왜곡”이라며 개탄한다고 썼다. 경주는 거의 전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는데 `건축물의 원형을 심하게 훼손할 경우` 등재가 취소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런데 그 `원형`을 아무도 모를 경우 `훼손`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는가? `모형`을 가지고 시비 거는 것은 또 무슨 억하심정인가.가령 황룡사 9층 목탑의 경우 `당초의 설계도`가 남아 있을 리 없고, 고려 말 몽고군에 의해 완전 소실될 때까지 여러 차례 벼락을 맞아 보수 혹은 재정비했고, 사진이 없던 시절이라 솔거 같은 사실화가가 그린 그림은 있을 수 있지만, 여러 차례의 전화(戰禍)로 불타 그 또한 없어졌으니 그 원형을 영영 알 길이 없다. 그러니 “고증할 자료가 제대로 남아 있지 않은 고건축물은 영원히 복원 혹은 재건축할 수 없다”는 논리가 된다. `삼국유사`에는 건축 초기의 과정이 비교적 자세히 기록돼 있는데, 그 자료에 의지해서 유추하거나 상상력을 동원해서 재건축하는 것을 `역사왜곡`이라 한다면 “설계도 없는 고건축물의 복원 혹은 재건축은 영영 불가능하다”는 말이 된다.천마총의 일부를 유물전시관으로 개조한 것은 결정적 유적 훼손이고 심각한 역사왜곡이다. 그런데 유네스코는 이를 문제 삼지 않았고 “잘못됐다”는 소리도 없다. 동궁·월지가 지금의 모습으로 정비되기 전 조선시대에는 `안압지`였고, 아주 엉뚱한 장소에 `임해전`이란 건물이 지어졌다. 그 건물은 `신라 양식`이 아니라 `조선시대 건물`이었고, 지금 그 집은 황성공원 궁도장에 옮겨져 있다. 이것은 심각한 역사왜곡이었지만 아무도 비난하지 않았다.신라 35대 경덕왕 때 지어진 월정교는 원효대사와 요석공주, 그리고 설총의 일화가 스며 있는`로맨틱한 다리`이고, 왕은 당시 중국의 `지붕 있는 다리`를 본받아 재건축했다. 당초에는 소박한 외나무다리였다니 그렇다면 경덕왕은 월정교를 호화판으로 지어 심각한 역사왜곡을 한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이를 두고 시비를 걸지 않았다. 그것은 `역사발전`이었다. 한 역사학자는 “월정교 문루가 월성보다 높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그것은 현장에 한 번도 와보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상상만으로 “문제 있다” 하는 것은 웃음거리만 될 뿐이다.신라왕경 복원·정비사업에는 15명의 전문가들이 자문을 한다. 역사학자, 고고학자, 건축가, 조경사, 도시계획 전문가, 보존과학자 등이다. 이들이 바보여서 복원·정비사업에 참여했겠는가.

2016-09-01

대구도시철도 부실시공 의혹, 왜 자꾸 불거지나

지난 연초 대구시 감사에서 도면 없이 원가를 계산하고 시공사가 불법 하도급을 하는 등 총체적 부실이 지적됐던 대구도시철도공사의 스크린도어(PSD) 사업이 또 다시 부실시공 의혹에 빠졌다.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통해 대구도시철도공사 PSD 시공 과정에서 시방서에 규정된 제품과 다른 제품을 사용하는 등 도시철도 2호선 12개 역사에서 안전 신뢰성에 중대결함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안실련에 따르면, 대구도시철도공사에 승인받은 PSD 구조체분야 기초공사 시공계획서에는 H사 제품으로 명시되어 있고, 제조사의 품질을 만족하기 위해 제조사의 시공기준을 적용해 시공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도시철도 2호선 12개 역사의 PSD 설치 구조물(H빔)을 고정해주는 케미컬 앙카볼트(상·하부)공사에서 정품인 H사 제품이 아니라 안전성이 떨어지는 D사 제품이 대부분 사용됐다는 것이다.특히, 시공사가 시방서 규격기준에 명시된 정품(H사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서류를 허위로 작성했는데도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이를 승인한 것은 의혹의 깊이를 더하게 한다. 앙카볼트는 PSD를 설치하는 구조물(H빔)을 견고하게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지지 고정력이 약할 경우 전동차 운행 시 진동과 터널 내 기류변화에 구조물(H빔)의 흔들림 등으로 제어시스템과 센서 오동작 또는 고장의 원인이 되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안실련 관계자는 “구조물 앙카볼트 안전성 시험결과도 믿을 수가 없다”며 “1호선 2개역(대구역, 칠성시장역), 2호선 2개역(이곡역, 죽전역)을 선정해 검증을 실시하고 안전성 결함 발견 시는 설치된 전 역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 형태의 안전신뢰성 검증을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시공계획서에 규정된 H사 제품과 다른 D사 제품이 일부 시공된 것을 확인했다”고 문제점을 시인하고 있다.대구도시철도공사는 행정자치부 주관 `2016년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도시철도분야 1위에 선정된 모범기관이다. 지방공기업 정책환경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해 경영과 안전관리 효율화,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개선에 집중 노력한 것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시민의 안전을 확실하게 담보해야 할 시설공사에서 부실 관리행태가 거듭 발견되는 것은 심각한 병폐가 아닐 수 없다.도시철도는 일 년 열두 달 쉼 없이 가장 많은 시민들의 이동을 담당하는 운송수단이다. 여차할 경우 작은 사고로도 대형 참사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그런 막중한 시설의 공사에서 부실이 발견되거나, 의혹이 거듭 제기되는 것은 결코 방치할 수 없는 중대사다. 관계자들의 대오각성과 철두철미한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이 절실한 시점이다.

2016-09-01

다문화학생 급증…섬세한 정책 필요

학령인구 감소의 여파로 초·중·고생이 급감하는 한편 다문화 학생 수는 급증하는 등 학생들의 구성이 급변하고 있어 섬세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라 초·중등 교육의 구조를 조정하고 개혁하는 것이 대학 구조조정 못지않게 국가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다문화 학생 수의 급증은 미래 한국 사회에 미칠 영향이 지대한 만큼 교육시책에서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올해 4월1일을 기준으로 조사해 30일 발표한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유치원부터 고등학생까지 학생 수는 663만5천784명으로 지난해보다 18만4천143명(2.7%) 감소했다. 감소폭은 지난해 2.4%보다 0.3% 포인트 늘어났다. 학교 급별로는 중학교 학생 수가 8.1% 감소해 가장 감소폭이 컸다. 초등학생은 1.5%, 고등학생은 2.0% 줄어들었다.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22.4명(0.2명 감소), 중학교 27.4명(1.5명 감소), 고등학교 29.3명(0.7명 감소)으로 줄어들었다.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14.6명, 중학교 13.3명, 고등학교 12.9명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0.3명, 1.0명, 0.3명 감소했다.반면, 다문화학생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012년만 해도 4만6천954명이던 다문화학생은 올 들어 9만9천186명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이 가운데 80%에 육박하는 7만9천134명은 국내에서 출생했고, 1만2천634명은 외국인가정, 7천418명은 중도 입국했다. 부모의 출신 국적별로는 베트남이 24.2%로 가장 많았고 중국은 21.3%, 일본은 13.0%, 필리핀 12.6%, 중국(한국계) 12.4% 등이었다.학령인구가 급감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개혁 논의가 대학에만 국한될 일이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클래스 사이즈가 크게 작아지고 있는 현상을 기회로 창의성이나 인성, 사회성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학생 수 감소에 따라 발생하는 초·중등학교의 여유시설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돼야 한다. 한층 여유로워진 교육 재원을 재편성하고 활용하는 방안 또한 적극 강구돼야 한다.이제 고등교육 못지않게 초·중등 교육 시스템을 개혁함과 동시에 보육과 산업활동 등 교육과 관련된 모든 시스템을 연계하여 종합적으로 재조정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다문화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갈등과 슬럼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서구의 현실이 가까운 우리의 미래일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다문화 교육 정책도 세심하게 수립할 필요가 있다. 하루빨리 새로운 교육환경에 적합한 교육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2016-08-31

`핵무장`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사드 반대` 야당 초선의원 11명이 중국을 다녀오더니, 이번에는 여당 초선의원 11명이 `사드 찬성`을 한다. 대구 경북 지역 국회의원 21명의 사드 반대와는 딴판이다. 야당은 정부여당이 하는 일에 반대해서 표를 얻는데, 여당도 “사드를 찬성하지만 우리 지역만은 안 된다”며 표 생각부터 했다. 성주의 분위기가 반대일색이니 그 여론에 맞서기란 국회의원으로서 곤란했을 것이다.이런 분위기 속에서 TK지역 초선 의원 11명이 사드 배치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매우 용기 있는` 결단이다. 이철우(김천) 이완영(고령·성주·칠곡)이 곤욕을 겪고 있는 와중이라 더 그렇다. 대구의 곽대훈, 정종섭, 정태옥, 추경호 의원과 경북의 김석기, 김정재, 백승주, 이만희, 장석춘, 최교일 의원 등은 “북한의 핵탄도 미사일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사드 배치라는 국군통수권자와 군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국민의당은 일찍 사드반대였고 `김종인 체제`의 더민주당은 유보적이다가 추미애 체제로 바뀌면서`반대`를 당론으로 정할 것이라 하니 야당은 반대일색으로 입장정리가 됐고 이번 여당 TK 초선 11명의 용기 있는 결단은`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국회의원의 자세`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중국과 북한의 주장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안보를 최우선시하는 소신이 돋보인다.새누리당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은 “국방이 안 되면 나라도 없다”며 “6·25 이후 60여 년간 넓은 땅을 군 훈련장으로 내주고 매일 포탄 소리를 들으며 살아온 군사분계선 접경지역 주민들을 생각해보라”고 했다. 그는 포천·가평이 지역구다. 북한 핵무장에 대응해 우리도 핵무장을 논의하자는 새누리당 `핵포럼`소속의원 23명도 “북한 SLBM을 막기 위한 핵잠수함 한반도 배치”를 주장했다. 원유철 의원은 전부터`핵무장 트리거`를 제안했었다. 북이 핵무장을 하면 우리도 자동으로 핵개발에 들어가는`제도적 장치`인데 유엔은 이미 채택하고 있다.우리 군은 2003년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착수했다가 1년만에 중단했다. 한반도 비핵화에 위배되고 동북아 군비경쟁을 촉발한다는 이유로 주변국들이 만류했었다.그러나 북한은 그동안 핵무장을 거의 완료했다. 유엔안보리의 제재나 규탄을 무시했다. 결국`한반도 비핵화`는`한국의 무장해제`란 결과만 가져왔을 뿐이다. 북한은 적화통일 혁명의 꿈을 실현시켜가는데 한국의 안보는 미국의 손에 맡겨져 있다.`고분고분 말 잘 듣는`한국은 칼 든 강도 앞에 맨손으로 서 있는 꼴이 돼버렸다. 중국은 북핵을 저지할 의지도 힘도 없으니 우리가 갈 유일한 길은 핵무장뿐인가.

2016-08-31

`어둠의 세력`을 그냥 둘 건가

30여년 전 박홍 서강대 총장은 “이 나라에 어둠의 세력이 준동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하는 일을 사사건건 반대·방해하는 세력이다. 2008년 12월 한·미 FTA 비준안이 국회 상임위에 상정될 때 “이것은 매국협정이다” “미국이 우리를 다 벗겨 먹고 또 벗겨 먹으려 한다” “우리 서민 노동자를 다 죽인다”며 전기톱, 해머, 노루발못뽑기로 국회 문을 파괴했다. 한 야당 국회의원은 의장석에 최루탄을 뿌리면서 “안중근 의사 같은 심정”이라 했다. 그런데 지금 미국의 한 대선 후보자는 “미국의 대한국 수출은 그대로인데 한국의 대미 수출은 두 배 늘었다. 한·미FTA로 미국민의 일자리가 빠져나가고 있다. 이것은 재앙이다”고 했다. 8년전의 일이다. “미국의 소는 광우병에 걸렸고, 그 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생긴다” 했고 한 전직 장관은 “미국의 인간 광우병 환자 25~65만명이 치매환자로 은폐돼 사망했다”고 했다. 지금 그런 소리를 한다면 `완전 미친 사람`이 되겠지만 당시에는 많은 매체와 전문가들이 그의 말을 옹호했다. `광우병 괴담`의 발원지는 한 방송사인데, 법원은 그 방송국 PD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나라를 대혼란속에 몰아넣고도 아무 일 없이 넘어갔다. 그때 국민들은 “방송사나 법원이나 다 제 정신 아니다”고 했다.천안함 폭침을 놓고 “북한의 소행이 아니다. 미군의 자작극이다. 소설이다”하는 종북들이 아직 숨쉬고 있다. 수십개국에서 온 전문가들이 조사한 결과를 그들은 믿지 않았다. `북한에 불리한 일`에는 게거품을 무는 세력이 아직 준동한다. 사드 배치를 놓고도 처음에는 온갖 `전자파 괴담`을 퍼뜨리다가 과학적으로 진실이 입증되자 “문화재가 훼손된다”고 했지만 먹히지 않자 “주민들과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며 수백명이 삭발을 하는 이벤트를 벌였다.북한은 지난 20년간 핵무기 개발에 집중했다. 국민 수백만명을 굶겨죽이면서 식량을 조달할 생각은 하지 않고 핵무기 부품 구입에 돈을 썼다.“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모택동의 말을 금과옥조처럼 생각하며 `무력 적화통일` 오직 한 길을 걸어온 북한이다. 그런데 DJ정권은 “북은 핵을 개발할 힘도 없고 의지도 없다”고 했다. 핵실험을 하게 되자, 노무현 정권은 “북한의 핵은 미국의 핵무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때도 “인공위성일 것”이라고 옹호했다. 좌파정권의 방조속에서 북한은 핵실험을 했고 `잠수함 마사일`까지 성공시킬 단계에 이르렀다.나라가 망하는 조짐은 `내부 균열`에서 처음 나타나고 그 다음 `외부 충격`이 이어진다. `내부의 적·어둠의 세력`이 나라 망칠 도화선이다. 박근혜정권이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는 자명하다.

2016-08-30

북핵·미사일, 실질 대비책으로 안보불안 해소해야

북한의 핵개발과 연이은 미사일 발사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점차 첨예해지면서 증폭되고 있는 안보불안에 대한 확실한 해소책이 시급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에 대응한 실질적인 대비책을 지시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북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도 핵잠수함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공식화했다. 국민 불안을 씻어내기 위한 철두철미한 방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이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단순한 불안 요인이 아니라 우리 안보에 매우 심각한 현재의 위협이 되고 있다”며 “정부와 군은 진화하는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에 대응해서 실질적인 대비책을 마련하고 북한이 어떤 형태로 도발하든 그 시도 자체가 북한 정권의 자멸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확고한 응징태세를 유지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군 당국은 핵추진잠수함 도입 등 북핵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응하는 근본대책을 마련해 달라”면서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에도 핵탄도잠수함 건조를 추진했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장기매복 핵추진 대책을 적극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새누리당 핵포럼 소속 의원 22명과 함께 `핵잠수함을 도입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6일(현지시간) 북한의 지난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포함해 8월 3일과 7월 19일의 탄도미사일 발사, 7월 9일 SLBM 발사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채택했다. 안보리는 “안보리는 이를 포함한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활동이 북한의 핵무기 투발수단 발전에 기여하고,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점에서 이를 개탄한다”고 밝혔다.그러나 우리는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지난 7월 북한의 SLBM발사와 8월 3일, 7월 19일 탄도미사일 발사 당시에 규탄성명 채택에 미온적으로 나오거나, `사드 반대` 문안을 넣자고 요구해 안보리의 대응이 무산시킨 사례를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국민들의 생사 운명이 걸린 안보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온전히 우리 자신의 몫이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우리에게 강고한 국방의지가 있음을 확인할 때 비로소 역할을 하게 돼 있다.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됐든 SLBM이 됐든 우리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대비책이 하루빨리 확보돼야 한다. 전쟁위협으로부터 국토를 보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보수-진보가 달라야 할 이유란 없다. 보다 긴 안목에서 대승적인 자세로 국론을 모아가야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을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된다.

2016-08-30

`무기`를 내려놓은 올림픽정신

2700년 전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올림피아에서 대규모 운동경기가 벌어졌다. 그것은 `신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제사의식`이었다. 일본의 스모도 신사 앞에서 벌였는데 그 또한 신을 위한 의식이다. 우리나라 무속신앙에서 무당이 춤추고 악사들이 연주하는 것 또한 신에게 바치는 `공연의식`이다. 올림픽 경기는 4년마다 열렸는데, 전쟁을 하던 남자병사들은 무기를 내려놓고 경기에 참가했다. 이 올림픽도 서기 393년 로마 황제 테오도시우스가 “올림픽은 이교도의 제사의식이니 금지한다”해서 끝나버렸다.1894년 프랑스의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이 올림픽을 부활시켰다. “고대올림픽 기간에는 싸우던 국가들이 모두 전쟁을 멈췄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 `전쟁중단`의 전통을 이어가고자 올림픽을 재개했다. 그해에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구성됐고 2년 후 그리스에서 제1회 하계올림픽이 열리면서 지금까지 `평화의 정신` 밑에서 인종·종교·사상에 상관 없이 `정치색 배제`를 원칙으로 개최된다.육상 여자 5천m에서 뉴질랜드 햄블린 선수와 미국 다고스티노 선수 사이에서 보여졌던 `서로 돕는 우정`에 대해 IOC는 “이들은 인간애와 희생을 보여주면서 세계인의 가슴을 울렸다”며 `쿠베르탱 메달`을 수여했다.2004년 아테네 올림픽 마라톤에서 1등으로 운동장에 들어왔던 리마(브라질) 선수는 갑자기 뛰어든 관중에 걸려 넘어졌다. 이미 기운이 다 소진된 상태에서도 그는 정신력으로 버티며 3위로 들어왔다. 그에게도 쿠베르탱 메달이 주어졌다. 지난 52년간 단 17명만 수상할 정도로 기준이 까다롭다.2000년 시드니올림픽때, 아리랑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남북공동입장이 이뤄졌고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2년뒤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은 미녀응원단을 파견했다. 그러나 그것은 `돈으로 산 평화`였다. 정권이 바뀌고 “더 이상 퍼줄 수 없다”는 정책변화와 북의 도발이 맞부딪히고, 유엔의 북핵 응징과 경제제재가 맞물리면서 남북은 경색국면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동족의 끌림`은 어쩔 수 없음을 입증했다. 북한 사격의 김성국은 메달리스트 공식 기자회견에서 “1등이 남조선, 3등이 북조선인데, 통일되면 1등 3등을 조선이 가져 더 큰 메달이 될 것”이라 했다.기계체조 여고생 이은주와 북한 흥은정의 셀카는 올림픽 내내 화제가 됐고, IOC위원장은 “이것이 올림픽 정신의 표상”이라 극찬했다. 역도의 손영희와 북의 김국향은 서로 손을 흔들었다. IOC선수위원에 당선된 유승민을 만난 북한 선수들은 “추천했습네다”라며 반겼다. 유 위원에 투표했다는 뜻이다. 남북 선수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셀카도 찍고, 석별의 정을 나눴다고 한다. 올림픽 정신은 위대하다.

2016-08-29

형산강 `중금속 오염` 조짐, 비상하게 대처해야

포항의 젖줄인 형산강 하류의 퇴적물에서 기준치의 약 886배 수은이 검출됐다는 소식은 엄청난 충격이다. 더욱이 포항시가 이 문제와 관련하여 불과 3주 사이에 극단적으로 다른 조사결과를 발표해 시민들을 혼란에 빠트린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금속 중독은 인류사회를 일시에 공포에 몰아넣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철저한 원인분석과 빈틈없고 신속한 대책이 수반돼야 한다. 포항시는 지난 3일 형산강 섬안큰다리 인근 3곳에서 퇴적물 시료를 채취해 경북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1곳에서는 납·카드뮴·수은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고 2곳에서만 수은이 각각 0.012㎎/㎏, 0.010㎎/㎏로 검출돼 기준치(0.005㎎/㎏)를 조금 넘었다고 밝혔다.그러나 포항시는 지난 24일 최근 국립수산과학원에 의뢰해 형산강 하류 섬안큰다리 상·하류 4개 지점에 대한 해수퇴적물 검사를 실시한 결과 섬안큰다리 하류 0.1㎞ 지점에서 기준치(0.11㎎/㎏)의 약 886배인 수은 97.5㎎/㎏가 검출되는 등 모든 지점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검사결과가 도출됐다고 다시 발표했다. 불과 3주 만에 같은 행정기관이 천양지차의 환경오염 조사결과를 내놓아 시민들을 혼돈에 빠트린 것이다.물론 이 같은 결과는 시료채취 장소와 시간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하지만 행정기관이 이처럼 신뢰할 수 없는 조사결과 발표로 공신력을 떨어뜨린 일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환경오염은 시민들에게 직접적이고 긴급하게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문제이고 오염 정보는 심각한 비상사태다. 중금속 오염은 삽시간에 무고한 인명을 다수 희생시킬 수도 있는 엄중한 현상이기 때문이다.중금속 중독 메커니즘은 워낙 다양해서 유기금속염, 특히 메틸수은과 같은 것은 단백질과 결합력이 강하여서 생물체에 흡수·축적되기가 쉽다. 무기중금속염은 생물체에 비교적 늦게 흡수되지만 일단 흡수 ·축적되면 단백질 변성을 일으키므로 그 생물은 생존할 수가 없다. 급성중독은 즉사하거나 치료하면 치유되기도 한다. 만성중독은 서서히 진행되며 확실한 치료법이 없어 이윽고 사망하거나 다음 대(代)에 기형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포항의 생명줄인 형산강이 중금속에 오염됐을 가능성을 예단케 하는 징조는 결단코 소홀히 넘겨서는 안 된다. 포항시는 수은 재첩이 발견된 형산강 하류지점뿐만 아니라 상류지점까지 시료채취 장소를 확대하는 등 전면적인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 오염원 문제에 대해서도 “공장폐수가 원인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일제점검에 나서야 한다. 4개과 20명으로 긴급히 구성한 포항시 TF팀의 민첩하고도 긴박한 활동이 요구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격언을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2016-08-29

`글쓰기 능력`은 출세의 무기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은 학생들은 국어성적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홍세화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연구팀이 서울의 중학교 3학년 4천672명을 대상으로 국어과목의 학업 성취도를 분석한 결과 “중학교 입학하기 전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학생 2천293명의 국어 성취도는 다른 학생들보다 훨씬 낮았다. `줄임말``신조어`등 언어파괴가 심하고 짧은 글을 읽고 쓰는데만 익숙하니 어휘력과 글쓰기 능력은 물론 종합적 사고력과 논리력도 발달하지 못하면서 국어 성적도 떨어진다”는 것이다.`국어성취도 하락`은 큰 후유증을 발생시킨다. 일상생활에서 `글쓰기 능력`이 중요하게 등장할 때가 많다. 자기소개서, 설명·경위서, 학업·작업 계획서, 연애편지, 탄원서, 심지어 사직서까지도 제대로 쓰지 못해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사직서의 경우 퇴직하고 동종의 다른 업체에 갈 때 `성의 없이 쓴 사직서` 때문에 나쁜 소문이 날 수도 있으니 정성껏 잘 써야 한다.직장인 중에는 경위서때문에 상사로부터 호통을 당하거나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문장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등 모욕을 당해 `글 노이로제`에 걸리는 사람들도 있다.어떤 직장인은 유흥업소에 자주 다니다가 아내에게 들켰는데 “이혼하기 싫으면 반성문과 각서를 쓰라”는 `명령`을 받고 몇 번 썼다가 계속 퇴자 맞았는데 아내를 감동시킬 문장을 쓸 능력이 없어서 그는 결국 대필(代筆)업체 전문 `작가`에 대필료를 주고 의뢰했다. 요즘 대필업이 성업중이라 한다. 사과문, 진술서, 의견서, 경과보고서 등 모든 문서영역에 대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막상 글을 쓰려면 꽉 막혀버린다”는 것은 문장수련을 하지 않는 탓이다.미국 유럽의 대학들은 `작문``에세이`를 중시한다. 지식·리더십·인품은 물론 `글쓰는 능력`은 일상생활에 바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한국 학생들이 외국 대학에 입학 때는 우수한 성적을 보이지만 차츰 뒤떨어지다가 퇴교하는 일이 많은 것은 바로 그 글쓰기 능력의 부족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학들은 글쓰기 훈련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래서 직장인들이 곤혹스러운 일을 당하고, 대필업체를 찾아간다.대필업체가 `새로운 직업군`으로 등장했다.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다. `한국대필작가협회`까지 생겼다. 휴대폰 문자메시지나 SNS 같은 단문에 길들여져서 논리적인 글을 길게 써본 경험이 별로 없는 사람들이 주 고객이다.특히 취업준비생들의 경우 자기소개서는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대필업체의 `주된 일감`이라 한다. `대입 논술학원`에 이어 `대필업체`까지 생기는 현실이다. 평소에 조금씩 글쓰기 공부를 해놓으면 해결될 일이다. 글쓰기 능력은 `출세의 무기`가 되기도 한다.

2016-08-26

해오름동맹, `더 넓고 더 깊게` 발전시켜야

동해남부권 상생발전을 추구하는 해오름동맹 협력사업이 포항-경주-울산의 긴밀한 협력과 강한 추진의지로 탄력을 받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지금까지 행정중심으로 추진하던 해오름동맹 협력사업을 이제부터 민·관·산·학·연이 함께 힘을 합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이다. 해오름동맹이 이른 시일 내에 지역 상생발전의 모델로서 새로운 개념의 성장동력을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4차산업 혁명을 선도할 동남부권의 핵심전략산업을 발굴하기 위한 동해 남부권 상생발전 전략 연구용역이 지난 10일부터 시작돼 내년 6월 완료를 목표로 울산발전연구원과 대경연구원에서 공동 추진 중이다.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산업·경제·문화 예술·체육 등 다양한 분야별로 3개 도시가 상생발전할 수 있는 폭넓은 방안이 제시될 예정이다. 3개 지자체는 우선 4차산업 혁명을 선도할 수 있는 8대 미래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신산업 연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민·관·산·학·연이 참여하는 각종 기술발전 및 연구를 위한 심포지엄 등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10월에는 포스텍(포항시)-동국대(경주시)-유니스트(울산시)-한수원의 협약체결에 따른 포항-경주-울산 신동해안시대의 상생발전방안에 대한 심포지엄이 개최될 예정이다.해오름동맹은 지난 6월말 포항~울산고속도로 완전개통을 계기로 결성된 동해남부권 도시들의 신개념 발전공동체 모델이다. 지정학적 조건 등 비슷한 환경을 가진 3개 도시가 하나의 공동체로 구성되면서, 인구 200만명·수출액 844억 달러·예산규모 5조5천834억원 규모의 대형 발전공동체가 출범했다. 새로운 관점과 비전으로 낭비요소를 제거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견인해내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해오름동맹의 실천적 성취를 위해서는 성공을 거두고 있는 기존 상생발전사업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지난 1998년부터 지리산권의 3도(전남, 전북, 경남) 7시군(남원·장수·곡성·구례·하동·산청·함양) 자치단체장협의회를 운영한 결과 결성해낸 `지리산권관광개발조합`은 좋은 사례다. 이 단체는 끈질긴 노력으로 지난 2006년 정부의 `지리산권 광역관광개발계획`을 이끌어내 지역 관광개발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고 있다.이명박정부가 추진했던 `5+2 광역권 개발사업`이나 박근혜정부의 `20개 중추도시권`을 축으로 하는 `지역행복생활권` 프로젝트는 장구한 세월 묶여있던 국민들의 협애한 소지역주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려왔다. 인접 지자체들끼리 경쟁의식에만 함몰돼왔던 지역발전 개념에서 벗어나 상생협력이 파생시키는 엄청난 시너지효과에 눈을 뜨게 한 중대한 변화였다. `해오름동맹`이 `더 넓고 더 깊게` 발전돼 상생번영을 위해 `따로, 또 같이` 나아갈 큰길을 꾸준히 닦아내길 소망한다.

2016-08-26

이것이 진정한 올림픽정신이다

남북한 선수들이 한때는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국제대회에 함께 입장했고 연합팀을 구성해서 `같은 편`이 돼 경기를 펼쳤으며 미녀응원단이 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좌파정권의 `막 퍼주기 효과`였다. 덕분에 DJ는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지만 정권이 바뀌고 `현금지급기·빨대효과`가 줄어들고 인도적 지원만 남게 되자 북의 태도는 험악해졌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열린 리우올림픽에서는 그래도 `핏줄의 부름`이 보여졌다. 여자 기계체조 이은주(17·강원체고)양이 북한의 홍은정(27)에게 다가가 함께 셀카를 찍는 장면은 사진기자들의 눈을 번쩍 띄게 했다. 이 선수는 고교생 답지 않게 해맑고 애띤 얼굴이어서 기자들의 시선이 모였고 그래서 이 `셀카 장면`이 충분히 찍혔는데 그 반향은 대단했다. 토비스 바흐 IOC위원장은 사진을 보고 “위대한 모습이다(great gesture)”했다. 이 선수는 비록 개인종합 53위로 예선에서 떨어졌지만 이 셀카 한 장면으로 `역사적 장면의 주인공`이 됐다. “상황이 영웅을 만든다” 하지만 이 `위대한 몸짓`은 올림픽정신의 상징이 되었다.50m 권총사격 결선에서 한국의 진종오와 북한의 김성국은 금과 동을 따고 시상대에 나란히 섰다. 그리고 둘은 다정한 악수를 나눴고 진은 김에게 농담까지 건넸다. “너는 앞으로 이 형을 보거든 친한 척 해라” 이들의 우정에는 `남북한 악감정`같은 것은 없었다. 화합·평화·협력이라는 올림픽정신만 있을 뿐이었다.올림픽정신의 하이라이트는 여자 육상 5천m 예선에서 보여졌다. 뉴질랜드의 햄블린이 다리가 꼬이면서 넘어졌고 뒤 따르던 미국의 다고스티노가 걸려서 쓰러졌다. 먼저 일어난 선수는 그냥 달려가지 않고, 넘어진 선수를 부추겨 일어날때 까지 기다려주었고 한 선수는 무릎 인대를 많이 다쳐 절뚝거리며 달렸고 먼저 들어온 선수는 그를 기다려 서로 뜨겁게 부둥켜안았다. 평소 일면식도 없던 두 선수는 이로써 `올림픽 정신의 꽃`이 되었고 `내내 잊지 못할 친구`가 되었다. 이 둘은 `최고 페어플레이상`을 받았다.올림픽이 어느새 `메달쟁탈전`으로 변해 심판 매수·순위 조작 같은 악취도 풍기지만 메달보다 소중한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리우 마라톤은 `정의 표현의 장`이 되었다.에티오피아의 릴레사 선수는 2위로 들어오면서 팔을 들어 X자를 그렸고 시상대에서도 그런 몸짓을 했다. 이 나라에서는 정부의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지난 7개월간 400여 명의 오르미아족이 희생됐는데 X자는 “인종차별 중지하라”는 항의였다. 그는 `정치행위`로 메달을 박탈당할 수도 있고 조국에 돌아가면 사형을 당할 수도 있지만 그는 박애라는 올림픽정신을 선택했다.

2016-08-25

민생정치 내팽개친 불임국회 안 된다

뭇 정치인들이 국회의원직에 그토록 목을 매는 이유가 `권력은 막강하고 책임은 없어서`라는 말이 있다. 요즘 국회 돌아가는 꼴을 보면 그 말이 딱 맞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와 조선업 구조조정 청문회를 연계한 정치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서로 책임공방만 주고받고 있다. 여야를 불문하고, 총선을 전후해 쏟아냈던 `민생국회 `약속은 결국 표심을 노린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총 11조원으로 편성된 이번 추경 예산안은 긴급하고도 중요한 성격을 갖고 있다. 조선·해운산업의 구조조정으로 악화되는 민생을 지체 없이 구해야 하는 절박함 때문이다. 이번 추경은 구조조정과 민생안정에 각각 1조9천억·지역경제활성화 2조3천억·지방재정보상 3조7천억·국가채무상환 1조2천억원 등으로 그 내용에서 한가로운 것이 하나도 없다. 추경 예산은 중환자에게 투여하는 특수영양제처럼 투입시기를 놓치면 효력을 보지 못한다.국회는 이 같은 시급성을 인정하고, 지난 12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3당 원내대표 회의를 열어 22일까지 반드시 추경예산안을 처리키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갑자기 전 경제부총리인 최경환 의원·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등의 구조조정청문회 증인출석을 조건으로 내걸어 추경 처리를 미루고 있다. 발목잡기·고리걸기·바꿔먹기 구태정치 고질병이 또다시 도진 것이다.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이번 추경안이 여야 간 정쟁으로 끝내 무산될 경우 최대 7만3천개의 일자리와 0.318%포인트의 성장률 상승효과가 사라지게 된다. 서둘러 추경안 처리에 합의한다고 해도 계수조정 등 시간이 필요해 내년도 본 예산안에 대한 정부안의 계수조정이 지연되는 도미노현상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구습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이번 추경 샅바싸움을 보면서 20대 국회가 또다시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는 한심한 불임국회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여소야대(與小野大) 구조로 바뀐 권력지형과 내년 말 대선을 의식한 선명성 경쟁, 그리고 한 치도 진화하지 않은 정치인들의 의식 등 모두가 걱정거리다.민주주의 국가에는 늘 여야가 있기 마련이니, 일정수준 정치적 힘겨루기는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민생이 걸린 문제를 볼모로 여야가 극한다툼을 벌이는 것은 큰 잘못이다.집권당 골탕 먹이는 일에 빠져 곤경에 처한 민초들의 삶을 외면하는 야당정치는 혁신돼야 한다.고래싸움에 등터지는 억울한 새우들을 언제까지 이렇게 무시하고 방치할 건가.막강한 권력만 누리고 책임은 아무것도 지지 않는, 3류 정치를 지속할 요량이 아니라면 `민생정치`는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 할 최고의 가치다. 생산성 높은 선진정치가 그립다.

2016-08-25

박세리 감독의 감성 리더십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박인비 선수가 여유 있게 우승한 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훌륭히 이겼고 남편 남기협 스윙코치의 건실한 외조(外助), 그리고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뒷바라지 해준 박세리 감독의 정성이 모아진 삼위일체의 위력 덕분이다. 당초 박 선수는 손가락 부상으로 인한 난조 때문에 올림픽 참여를 망설였다. “국민의 기대는 높은데 성적을 내지 못하면 그 비난의 소리를 어떻게 감당하나. 불참하면 욕은 먹지 않겠지” 그러나 남편과 박세리 선배의 얼굴을 떠올리며 용기를 냈다고 한다.박 선수는 한 밤중에 남편과 함께 옥상에 올라가 스윙폼을 새롭게 다지는 훈련을 쌓았다. 항상 말 없이 무뚝뚝한 경주 사나이는 아내의 성공을 위해서는 최선을 다했다. 골프선수에게 손가락 부상은 치명적이지만 스윙폼을 바꿈으로써 약점을 극복할 수 있었고 마침내 올림픽 출전을 결심했으며 우상처럼 존경하고 의지했던 박세리 선배가 감독을 맡으면서 `날개`를 달게 됐다. 한국의 여자골프 선수 중에서 `박세리 키즈` 아닌 사람이 없다. 우리나라가 IMF로 신음할 무렵 박세리 선수의 `맨발 투혼`과 `힘겨운 우승`은 수많은 박세리 키즈가 나올 원동력이 됐고 국민들에게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용기를 주었다.한국 여자골프의 개척자 박세리 감독은 `골퍼로서의 어려운 과정`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박인비에게 `족집게 과외`를 시킬 수 있었다. 박 감독은 `언니 리더십`을 발휘했다. 가족처럼 어머니처럼 팀원들을 챙겼다. “우리 인비 밥 챙겨줘야 해”라며 직접 장을 봐와서 요리를 했다. 선수들의 식성을 알아서 박인비에게는 된장찌개와 제육볶음, 그리고 경기중에는 육포 등 간식을 준비했다. 선수들은 “집에서 엄마가 챙겨주는 집밥을 먹는 느낌”이라 했다.박 감독은 평소 “언니처럼 의지할 수 있는 우산이 돼주고 싶은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 했는데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그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나날을 보내게 된다. 긴장감은 몸을 굳게 만드므로 긴장을 쉴새 없이 풀어주는 것도 `감독의 역할`이다. 그래서 실없는 농담도 건네고 유머로 웃기기도 했다. 부담감을 주는 잔소리나 주문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 “경기는 연습처럼, 연습은 경기처럼” “보기를 해도 괜찮아. 그냥 최선을 다하자” 이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게 조언했다.박인비가 여유 있게 우승하자 박 감독은 마침내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선수일 때 우승의 기쁨보다 지금의 감동이 훨씬 좋다. 감독으로서 최고의 순간이다”고 했다. 청출어람이 스승·선배의 최고 영광이 아니겠는가. 박 감독은`지도자의 보람과 영예`를 최대한 누릴 자격을 갖췄다.

2016-08-24

가뭄·폭염 속 물가급등, …추석물가 비상대책 필요

유례없는 가뭄과 폭염의 지속으로 농작물의 작황부진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경북지역을 비롯한 시중물가가 들썩거리고 있다. 특히 추석을 20여 일 앞두고 나타난 물가상승 추세는 추석물가 폭등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물가폭등은 곧바로 영세민 등 서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물가안정에 두어야 하는 상황이 닥치고 있다.경북도 물가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당 2천257원이었던 배추가 올 8월 현재 588원(26%) 오른 2천845원(경북 평균)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산쇠고기도 지난해 8월 500g당 2만5천765원에서 3만2천원으로 상승(24%)했다. 8월 현재 경북지역의 배 1상자 평균 가격은 3만53원으로 지난해보다 2천419원(8.8%) 가까이 뛰었다. 산지 생육이 부진한 배는 출하가 시작돼도 상승폭이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폭염에 의한 양식장 피해의 여파로 수산물의 경우도 가격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의 집계도 다르지 않다. 22일 현재 시금치 1kg가격은 1만4천62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8.1% 올랐다. 최근 한 달 새 기준으로는 무려 136.1%나 치솟았다. 풋고추(100g) 가격은 1천192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2.7% 급등했고, 오이 10개 가격도 8천921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8.5% 올랐다. 미나리(1kg)는 14.3%, 붉은고추 (100g) 11.9%, 열무(1kg)도 11.3% 상승했으며 깻잎도 4.2% 올랐다. 이 같은 악재는 제수용품에 대한 가격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역대 정권마다 물가와의 전쟁은 좀처럼 성과를 내기 어려운 숙제였다. 이명박정부 시절엔 배추국장, 무국장 등 품목별 담당관까지 두고 물가 잡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박근혜정부도 직거래 등을 통한 유통 경쟁체계 도입과 양파, 무의 국내산 비축 추가 및 계약재배 확대방안 등을 담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을 추진해왔으나 아직 갈 길이 먼 듯하다.천수답 농정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변화무쌍한 기후 때문에 작황량 예측이 번번이 빗나가다보니 치솟는 물가 앞에 속수무책이다. 기후 예측에 따라 작황량을 조절하는 등 세밀하고 과학적인 농정이 필요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주요 수급불안 품목에 대해선 저온저장고 등을 통해 정부 비축물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키고, 중간상들의 폭리를 줄이기 위해 유통단계를 개선하는 작업도 더 속도를 내야 한다. 폭등기미를 보이고 있는 물가 앞에서 민초들의 삶이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다.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서민들의 우울한 명절나기를 보듬어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6-08-24

포항·경주 불량골재 유통… 대대적 점검 시급

지난해 말부터 불거져 나온 골재 파동 우려에 따른 불량골재 유통 문제가 심각한 양상을 빚기 시작했다. 포항과 경주지역 일부 레미콘업체가 바닷모래나 강모래보다 내구성이 떨어지는 마사(굵은 모래)를 콘크리트의 원재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다. 마사를 사용한 구조물은 최악의 경우 강도가 절반 가까이 떨어져 건축물 안전에 치명타가 될 수 있어 대대적인 점검은 물론 품질기준 마련 등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포항지역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포항시 북구의 한 장석광산개발 사업장에서 채취·가공된 마사가 포항·경주지역 다수 레미콘 업체로 납품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마사는 일반 모래보다 강도가 떨어져 콘크리트 골재로 부적합하지만, 이들 레미콘 업체는 일반 골재보다 10%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마사를 수급해 콘크리트를 가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레미콘용 모래 부족현상은 계속 악화돼왔다.최근 전국적인 레미콘용 모래부족 파동으로 바닷모래나 강모래는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렵다. 반면 주로 조경용으로 사용되는 마사는 가격이 저렴하고 수급도 원활하다. 현행법에 `마사를 레미콘 골재로 사용할 수 없다`는 등의 명확한 규정이 없어 규정된 품질검사만 통과하면 마사 레미콘이 건설현장으로 쉽게 투입되는 게 현실이다. 공공연하게 알려진 `불량골재`임에도 사용을 제한할 근거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마사는 화강암이 풍화하여 만들어진 모래로서 굵은 입자와 미립자가 섞여 있으며 모래와 흙의 중간정도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마사토(土)`라고 불리기도 한다. 입형이 거칠고, 미립분이 많으며, 암질도 강하지 못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마사가 골재로 들어간 콘크리트가 지역 건설현장으로 투입되면서 부실공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무엇보다도, 마사 콘크리트는 품질검사가 까다로운 관급공사보다 일반 건축물 공사 등에 건축주 몰래 쓰여 민간 건축물에서 치명적인 피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마사를 콘크리트 골재로 사용할 때는 강도를 높이려고 경화제를 첨가하는데, 경화제는 초기 강도만 높일 뿐 시간이 지나면 강도가 약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업체들은 단가를 낮추려고 경화제마저 적게 사용해 위험천만한 경우도 있는 실정이다.마사토는 화강암이 풍화돼 생성된 흙으로 물을 흡수하면 무너지기 쉬운 흙이다. 우수 골재 콘크리트와 불량 골재 콘크리트의 강도 차이가 무려 45%에 달해 지진이 나면 금방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까지 있어 끔찍하다. 마사 콘크리트로 인한 우려는 결코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즉각 전면적인 점검을 실시하고, 미비한 관련규정을 수정 보완해야 한다. 일단 집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그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2016-08-23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의미

1950년 6월 25일 새벽 3시 30분, 북한은 특수부대원 600여 명을 실은 1천t급 해군전단을 부산으로 보냈다. 우리 해군의 백두산함(PC-701)과의 해전이 개시됐는데 다음날 새벽 1시 38분에 북한함이 격침됐다. 대한민국 해군의 첫 전과였다. 북한은 탱크부대로 38선을 돌파하고 일본이나 미국에서 오는 물자와 병력을 저지하기 위해 해군전단을 부산에 보낸 것이었다. 북한 전함 격침과 낙동강·형산강 저지선에 의해 맥아더 사령부는 인천상륙작전을 준비할 시간을 벌었다.영화평론계에도 종북좌파가 있다. 북한의 이미지에 흠집이 가는 6·25관련 영화에는 날을 세운다. `국제시장`에 대해서는 “술술 흘러간다. 그러나 술술 받아들이겠다는 것은 아니다”라 했다. `연평해전`에 대해서는 “130분 예비군 안보훈련용”으로 깎아내렸다. `인천상륙작전`에는 개거품을 물고 짖어댔다. “2016년판 똘이장군 이야기” “멸공의 촛불” “시대가 뒤로 가니 영화도 역행한다” “반공주의와 영웅주의로 범벅된 맥아더에 바치는 헌사”라며, 논평할 가치조차 없지만 “리암 니슨 이름 봐서 별 한개 추가”라면서, 평점 10점 만점에 2~4점을 주었다. 3류 액션물에도 안 주는 점수다.인천상륙작전은 인민군이 압록강 너머로 밀려간 `패전의 분기점`이었으니 북한으로서는 `원한의 일격`이다.종북 평론가들은 그 `북의 심기`를 읽고 `알아서 기었거나` `지령`을 받았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우리 국민정서는 이런 종북들에는 보조를 맞춰주지 않는다. 6·25를 소재로 한 영화는 다 성공했다. `태극기 휘날리며` `포화속으로` 등을 20대가 즐겨 봤다.영화 `인천상륙작전`은 그동안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던 비화(秘話)가 소개되었다. 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비밀첩보부대의 활약상이 묘사돼 있다. 우리 해군 첩보부대가 작전명 `X-RAY`를 성공시킨 것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그 외에도 이름 없고 군번 없는 `민간인 신분`의 대원들도 적지 않았다. 지금 생존해 있는 대원들도 있는데 그들은 아직도 자신의 신분과 역할을 숨긴 채 `잊혀진 사람`으로 지낸다.1950년 8월 13일 우리 해군은 17명의 첩보부대를 만들었고 인천에 잠입한 뒤 북한군의 해안포대 위치와 수, 병력 배치 현황, 상륙 지점의 지형 등의 정보를 수집해 맥아더 사령부에 보냈다. 이 때 캘로부대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 극동사령부 주한 연락처(KLO)인데 한국인으로 구성된 대북 첩보부대였다. 이 대원들은 적 치하에 있던 팔미도를 탈환해 등대의 불을 밝힘으로써 맥아더 함대가 들어올 길을 열어주었다. `인천상륙작전`은 큰 공을 세우고도 이름 없이 산화한 열사들에게 바치는 헌사인 것이다.

2016-08-23

`사드` 갈등 해결 물꼬… 서둘러 해법 도출해야

성주 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가 21일 사드포대 배치와 관련 국방부에 제3후보지 검토를 요구하기로 결정한 것은 민심분열의 종식을 기대하게 하는 청신호다. 그러나 한편 성주 내 제3후보지론이 등장하면서 불똥이 김천으로 옮아가는 등 일부 논란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사드 배치`문제를 놓고 더이상 갈등이 지속되고 국론분열 양상이 확대돼선 안 된다. 성주 투쟁위가 갈등을 종식할 논의의 물꼬를 튼 만큼 서둘러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김천민주시민단체협의회와 농소면·율곡동 사드반대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오후 7시 30분부터 부곡동 강변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사드배치 반대를 위한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700여 명이 참여한 이날 집회에선 제3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의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제3후보지 검토를 지지하는 김항곤 성주군수와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고,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국방부의 태도를 비판했다.앞서 성주 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는 지난 19일 열린 대책회의를 통해서 성산포대 사드배치 철회를 전제로 제3후보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날 회의에서는 사드배치 철회를 주장하는 이들과 제3후보지 검토로 입장을 선회하자는 위원들 간의 견해가 팽팽하게 대립했다. 제3후보지를 검토하자는 편은 사드배치 찬성 의견이 높다는 여론을 내세우며 국방부와의 협의를 주장했다.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대책회의에서 투쟁위는 일단 논의의 흐름을 `사드배치 철회`에서 `제3후보지를 검토` 쪽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투쟁위는 주말이었던 지난 20일부터 제3후보지 검토 안건에 대한 회의를 잇달아 열었으나 강경파들의 저지행동 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투쟁위는 21일 결국 참석 투쟁위원 33명 가운데 23명이 제3부지 검토 건의안에 찬성함으로써 국방부에 검토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하루빨리 해법을 찾아야 할 이 문제를 놓고 인근지역인 김천지역까지 `반대`행동이 번지기 시작한 것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일부 정치권이 사드를 정략적으로 이용할 복심을 얼비치고 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제5차 핵실험 조짐 앞에 우리가 이렇게 마냥 갈등양상을 만성적으로 덧내고 있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사드 문제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면서 중국의 오만한 내정간섭을 동시에 막아내야 하는 민감한 안보현안이다. 정부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심사를 가다듬어서 더욱 솔직한 자세로 의혹과 불안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설득해나가야 한다. 생존권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국방`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희생정신을 발휘하여 어렵게 출구를 찾아낸 성주 군민들의 용단이 무색해지지 않도록 하루빨리 슬기로운 해법을 창출해내길 바란다.

201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