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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되는 `광장정치`… 정치지도자들 자중해야

등록일 2017-02-13 02:01 게재일 2017-02-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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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찬성·반대 집회가 날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권주자들을 포함한 정치인들이 대거 동참하기 시작해 걱정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헌법재판소(헌재)가 심리를 진행 중인 탄핵심판을 놓고 각각 `인용`과 `기각` 목소리를 높이며 적대감마저 드러내고 있어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정치지도자들의 자중자애(自重自愛)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월대보름인 지난 11일 맹추위를 뚫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찬성·반대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서울 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5차 촛불집회에 전국적으로 연인원 80만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퇴진행동 측과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탄핵 인용`, `특별검사 연장`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문재인 전 대표·이재명 성남시장 등과 소속 의원 60여 명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 헌재의 조속한 탄핵안 처리 촉구에 나섰다. 더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천정배 전 대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등은 광주 금남로 집회에 참석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정치인은 제도권 안에서 노력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집회에 불참했다.

같은 날 덕수궁 대한문 부근에선 `12차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집회를 주도한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50여 개 보수단체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역대 최대 규모인 총 210만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에서 대권도전을 선언한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출마를 준비 중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김진태·윤상현·조원진·전희경·박대출·이우현 의원 등이 `탄핵기각`을 부르짖는 태극기집회에 얼굴을 드러냈다.

입법·사법·행정 삼권 분립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기둥이다. 이미 탄핵 소추안을 의결해 재판에 넘긴 국회의원들이 길거리로 나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강석호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 24명이 정치인들의 광장정치 선동에 반대하고, 의회정치로의 복귀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촛불 또는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광장으로 모이는 국민들의 우국충정을 이해하고 존중하지만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헌정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작금의 국정혼란을 수습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진정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정치지도자들이라면 `선동`에 앞장서는 경거망동을 자제해야 한다. 군중심리를 동원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천박한 발상을 하루빨리 접어야 한다. 정치지도자들은 `의회민주주의`의 자부심을 훼손하는 일체의 언행을 당장 중단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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