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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 범벅` 우레탄시설 교체, 머뭇거려선 안 돼

등록일 2016-10-06 02:01 게재일 2016-10-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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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 성분이 함유된 우레탄으로 시공한 공공시설의 유해성이 점점 더 긴박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본지와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실이 최근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의뢰해 조사한 포항시내 공공시설 7곳에 대한 우레탄 포장재 중금속 함유여부 분석 결과 일부 시료에서 맹독성 물질까지 발견되는 등 심각한 결과가 나왔다.

조사가 실시된 지점은 종합운동장 내부트랙·오천읍민운동장·형산강 연일대교 옆·포항시청어린이집 놀이터 등 7곳이다. 이 중 종합운동장 내부트랙에서 기준치의 35.5배인 3천200mg/kg의 납 성분이 검출됐으며, 오천읍민운동장에서는 기준치의 13.3배인 1천200mg/kg이 함유돼 있었다.

특히, 종합운동장 내부트랙에서는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6가크롬이 66mg/kg이나 검출돼 충격이다. 지난 8월 전국의 초·중·고교 우레탄 트랙의 조사에서도 6가크롬이 66mg/kg 이상 검출된 사례가 없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6가크롬은 맹독성 물질로 인체에 노출되면 접촉성피부염·아토피를 유발할 수 있고, 발암성으로 기관지암이나 폐암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청림운동장(33mg/kg)과 형산강 둔치 보행자길(51mg/kg), 원동어린이공원(45mg/kg), 포항시청어린이집 놀이터(45mg/kg), 형산강 연일대교 옆 보행자길(36mg/kg) 등에서는 기준치 이하의 납 성분이 검출됐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89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우레탄트랙 위해성 관리 개선대책을 논의·확정했다. 정부는 `유럽 어린이 제품 안전기준` 등을 검토해 기존 중금속 4종과 비소·아연 등 중금속 15종 및 프탈레이트 6종 등에 관한 기준을 정하고 공공체육시설 등 학교 이외의 시설에도 강화된 KS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강화된 KS기준에 따라 내년 1월까지 유해 우레탄트랙에 대한 교체 우선순위를 정하는 `위해성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 위해도가 큰 시설부터 우선 교체하기로 했다. 지난 3월부터 실시된 기존 전수조사에서 기준을 초과해 마사토로 교체를 원하는 학교는 우선 교체하고, 우레탄트랙 교체를 원할 경우 강화된 KS기준에 적합한 제품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전국의 우레탄시설을 일제 점검하여 전면 교체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이 문제가 대두된 이래 속속 드러나고 있는 실상을 보면 위험도가 너무 높고 심각하다. 일상적으로 오염에 노출돼 있는 국민들의 건강을 생각하면 당국의 대응은 너무 느슨하다는 느낌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좀 더 신속하게, 그리고 완벽한 개선대책을 실천해야 한다. 유해환경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정부가 절대로 미적거려서는 안 될 으뜸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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