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는 10일 국립환경과학원이 실시한 형산강 퇴적물 오염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8월 25일 송동2교·연일대교·섬안큰다리·형산큰다리·칠성천·구무천 등 형산강 6개 지점의 하천 퇴적물에서 채취한 시료를 검사한 결과 모든 구간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수은이 검출됐다.
형산강에서 청정지역으로 꼽히는 연일대교에서마저도 기준치의 30배가 넘는 2.2㎎/㎏이 검출됐다. 연일대교 형산강4지점은 지난해 11월은 물론 2012~2015년 연간 2회 조사한 결과 1·2등급(0.67㎎/㎏이하)이 각각 5, 3회 나왔다. 하지만 올 3월과 이번 조사 모두 4등급(2.14㎎/㎏ 초과 검출)으로 조사됐다. 4등급은 강바닥 생물에 독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형산강 지류인 칠성천 퇴적물에서도 17㎎/㎏의 수은이 검출됐고, 형산큰다리에도 48.3㎎/㎏이 검출됐다. 특히 하천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구무천은 수은뿐만 아니라 구리·납·니켈·비소·아연·카드뮴·크롬 등 금속류 오염평가 항목 8개 모두에서 기준치 이상의 중금속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포항철강공단 내 하천은 대부분 깨끗한 수질을 유지한다. 하지만 구무천만은 예외다. 지난 2011년 6월 철강관리공단 2단지 앞 구무천에는 인근 P업체에서 유출시킨 벙커C유가 이 일대를 온통 시커멓게 뒤덮었다. 2013년 10월에는 한국폴리텍VI대학 포항캠퍼스 앞 구무천에는 원인 모를 흰거품의 폐수가 발견됐고, 악취가 진동했다.
형산강 수질오염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된 것은 `수은 재첩` 논란이 일면서부터다. 지난 6월 29일 대구시 달성군 하나로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던, 포항 형산강 하류인 연일대교~섬안큰다리 사이 수역에서 채취된 재첩을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정밀 분석한 결과 수은이 기준치(0.5㎎/㎏)보다 높은 0.7㎎/㎏이 검출된 것이다.
강은 인류역사의 시원(始原)이다. 인류문화는 강과 더불어 발전해왔다. 형산강은 동해로 흐르는 대한민국 제1의 강으로서 천년고도 경주와 철강산업도시 포항을 품고 있다. 죽어가는 형산강을 하루 빨리 살려내야 한다. 원인을 찾아내고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고쳐내야 한다. 인간의 무한 욕심으로 희생양이 되어버린 형산강을 포항의 참다운 젖줄로 되돌려놓아야 한다. 형산강 오염은 지역사회의 참담한 오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