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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묵향 그윽한 풍경… 서예가·사진작가 협업 전시회

“孤城依山麓 官居竹裏開/曉窓賓出日 怳似到蓬來(외로운 성은 산기슭에 의지하고/대나무 숲속의 관사는 열려있네/새벽 창으로 뜨는 해 공손히 맞이하니/신선 사는 봉래산에 온 듯 황홀하네.)’-유수 선생 시 ‘題長鬐邑城(장기읍성을 노래하며)’“吾輩緣何事 偶來寄海蓬/庵中明月隱 樓上淸風從(우리 때에 무슨 인연이 있었나/어쩌다 해봉사에 몸을 맡겼네. 밝은 달은 암자에 가려있고 누대엔 맑은 바람이 들어오네.)”-권만 선생 시 ‘滯雨海蓬寺(비 때문에 해봉사에 머물며)’서예가와 사진작가의 만남. 포항의 중진 서예가들과 사진작가들이 ‘포항한시, 화상과 필묵의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주제로 콜라보 전시회를 갖는다.포항예술진흥원(원장 정광수) 주최로 오는 14일부터 19일까지 포항 호텔영일대 갤러리 웰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는 조선시대 유학자와 문신들이 남긴 포항의 명소를 배경으로 쓴 한시 서예 작품과 사진 작품 66점이 선보인다.한시는 옛 선인들의 정신과 지혜가 오롯이 담겨있는 ‘고급 창작 문화’로서, 구전으로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져 그곳을 명소로 만들었다. 유배지에서 눈물로 쓴 실학자들의 한시 또한 세대를 넘어 많은 이들에게 자연 명승지로 기억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한시 서예 작품들은 포항 10경, 흥해 8경, 오도 9경, 곡강 8경, 덕계 9곡, 방산 8경, 구룡포 8경, 대동배 8경, 입암 28경, 옥계 37경 등 포항의 명소를 노래한 한시들 중에서 정몽주, 송시열, 정약용, 이언적, 김시습, 조경, 신유한 등 대가들의 작품들이 망라돼 있다.경북지역을 대표하는 김영선, 김영룡 서예가를 비롯해 김복선, 김영교, 이분조, 이외상, 정랑자, 최규숙, 한영자 등 대한민국서예전람회 초대작가 9명의 서예가가 참여해 다양한 서체의 서예 작품 33점을 내놓는다. 한국사진작가협회 경북지회 부지회장인 권일영 사진작가를 비롯해 권태철, 노홍기, 유소피아, 윤용희, 이은진, 임승희, 정광수, 허미숙, 황정희 등 9명의 한국사진작가협회 포항지부 회원들은 33점의 사진 작품을 출품한다.이번 전시를 기획한 정광수 포항예술진흥원장은 “우리 지역의 아름다운 경관은 주옥같은 시들을 품어준 유적지이며 문화다. 이번 전시는 이런 한시들과 명소들을 서예가와 사진가가 함께 그 시대와 현재를 회상해 보고 문화적 가치를 이어가고자 기획됐다”며 “지역민들에게 한시의 멋과 가치, 그리고 지역 문화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6

대구콘서트하우스-홍콩필하모닉 상호교류 업무협약

대구문화예술진흥원(원장 김정길) 대구콘서트하우스와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대표 베네딕트 포어)는 최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상호 교류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청년 오케스트라의 해외 진출, 각 나라와 도시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간의 문화교류를 통해 클래식 전용 극장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지난 2018년부터 매년 대구콘서트하우스는 한국과 세계의 청년 음악가들이 프로 오케스트라에 진입하고, 프로 연주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이번 협약으로 청년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연주할 기회를 제공해 수준 높은 문화적 경지를 경험하도록 했다. 또한, 대구시립교향악단과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단원을 상호 초청해 문화교류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한다.박창근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에 있는 뜨거운 열정을 가진 청년 음악가들이 세계 무대로 진출할 기회를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제공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더불어 아시아 대표 오케스트라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대구콘서트하우스의 글로벌 공연장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확실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6

조선시대 궁중·민간서 쓴 현판 한자리에

국립대구박물관(관장 김규동)은 국립고궁박물관과 함께 7일부터 내년 2월 12일까지 특별전 ‘나무에 새긴 마음, 조선 현판’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고종이 직접 쓴 경운궁(慶運宮) 현판, 덕수궁 정문에 걸렸던 대안문(大安門) 현판, 조선 후기의 유명 서예가 원교 이광사가 아들에게 써준 연려실(燃藜室) 현판 등 105건 114점을 선보인다.현판은 공간의 이름표이자 역사를 함께한 시대의 동반자이기도 했지만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현판은 아직 없다.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궁중과 민간에서 사용한 현판을 통해 사람, 공간(자연)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준다.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된다.먼저 1부에서는 현판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글쓴이, 글씨체 등을 통해 다양한 종류와 모양의 현판을 만나볼 수 있다.2부는 민간의 현판을 보여준다. ‘인연을 담다’라는 부제처럼 집의 이름, 배움과 가르침, 사람과 자연의 조화를 담은 공간에 자리했던 현판들이 사람과 사람의 인연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3부에는 궁중 현판이 자리한다. 백성을 위한 마음, 신하와의 어울림, 성군의 도리를 주제로 다양한 궁중 건물의 현판을 소개한다. ‘이상을 담다’라는 부제처럼 국가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이상을 담아낸 현판을 통해 조선 궁중 현판의 진중함을 느낄 수 있다.마지막 4부는 민간과 궁중의 현판을 함께 전시하는 공간이다. 인연과 이상이 공존하며 조화로운 시대를 만들어 가고자 했던 조선시대 사람들의 현판에 관한 생각을 되새겨 보는 자리로 꾸며진다.한편, 전시는 Ⅰ실과 Ⅱ실의 두 공간에서 진행되며 각 실별로 현판의 주제에 맞는 영상 공간을 작가와 협업해 연출했다. 전시 입장료는 무료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6

포항시민 미술품 소장 기회 ‘2023 해피아트페스타’ 개최

수준높은 미술·사진 작품들을 손쉽게 감상하고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전시회가 포항에서 열린다.(사)한국예총 포항지회(지회장 최복룡)은 6일부터 오는 11일까지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에 자리한 갤러리M에서 기획전 ‘2023 해피아트페스타’를 개최하고 있다.한국예총 포항지회 산하 미술협회, 사진작가협회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회원 32명의 2~10호 작품 43점을 관람은 물론 30∼4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한국예총 포항지회가 경북도의 후원으로 평소 작가들의 작품 가격에 부담이 돼 구입하기 힘들었던 부분을 합리적인 작품 가격 제시를 통해 소장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최복룡 한국예총 포항지회장은 “시민들에게 미술품을 소장하는 소중한 계기를 제공하고, 침체일로의 지역 미술시장의 활성화를 꾀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이번 행사에 많은 예술품 애호가들의 방문과 성원을 소망한다”며 “앞으로 지역 미술 활성화를 향한 다각도의 이벤트 개최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번 전시에는 강경신 강성금 권영섭 권영옥 권일영 김민희 김숙경 김주영 김현정 김 훈 나호권 박경숙 박수미 박양채 박의희 백주현 송필화 안재현 양윤정 연현숙 오경숙 윤경희 이경진 이도감 이순희 이영자 이용우 이정철 임세영 정태용 최근영 최수정 작가가 참여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6

대구가톨릭대, 김종복 화백 순환 展 개최

대구가톨릭대가 10일부터 2024년 5월 31일까지 교내 김종복미술관에서 개관 10주년 기념 ‘김종복 화백 순환 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산의 화가로 명성이 높은 김종복 화백의 이야기를 다루며 전시의 주요 작품은 ‘남불의 Tomi씨 집’(1973) ‘설악산’(2003) ‘바위산’(2008) 등이다. 특히 김종복 화백이 1947년 화가로서 꿈을 키웠던 여고 시절 그려낸 수채화 작품 ‘동산의 선교사 지대’와 2000년대까지의 화가로서 집요함과 열정으로 걸어온 길을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종복 화백의 산은 보이는 것 외에도 보이지 않는 세계를 극도로 엄격하게 화면을 단순화시켜서 자연에서 오는 느낌을 그대로 토로한다.  2000년 이후 작품들은 추상적이면서 시적인 느낌의 작품들이다. 김종복 화백은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여고를 졸업하고 일본과 프랑스에서 공부했으며, 프랑스 도빌 국제전 대상, 파리 아카데미 콩쿠르 국제전 동상, 프랑스 르 살롱전 금상 등을 받으며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대구 화단을 굳게 지키며 작품 활동에 전념했고, 대구가톨릭대 미술대학 교수로서 20년간 후학 양성에 힘썼다. 김종복 화백은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대구시 문화상 수상, 최영림미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 원로작가 초대전(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200여 회 단체전에 출품, 20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3-11-06

포항-경주 여성지도자들 철길숲 한마음 걷기행사

포항시 여성단체협의회(회장 김성예)가 주관하는 ‘여성단체 한마음 걷기 행사’가 포항시와 경주시 여성단체 회원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3일 포항 철길숲에서 개최됐다.이번 걷기 행사는 포항 철길숲 오크광장에서 효자시장까지 함께 걸으며 포항시와 해오름동맹 도시인 경주시의 상생발전을 위한 여성지도자 교류를 활성화하고, 양성평등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이날 행사에는 경주시 여성지도자 40여 명이 참여했으며, 자발적인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고향사랑기부금을 상호 기부하며 지역 간 상생발전을 응원하고 우의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특히 포항시는 현안 사업으로 추진 중인 연구중심의대 포항 유치 등에 대해 적극 홍보하며 함께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김성예 포항시 여성단체협의회장은 “포항철길숲을 함께 걸으며 건강을 다지고 소통하며 화합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양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타 지자체와 적극 교류하며 상생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김남일 부시장은 축사를 통해 “도심 속 철길 숲에서 함께 걸으며, 두 도시 간 상생발전과 우정을 다지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며 “여성지도자들의 건강하고 활기찬 에너지를 지역사회에 널리 전파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5

권오봉 서양화가 ‘제24회 이인성미술상’ 수상

대구미술관은 ‘제24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서양화가 권오봉 작가의 시상식을 지난 2일 오후 5시 개최했다.이인성미술상은 한국 근대미술사에 큰 업적을 남긴 서양화가 이인성(대구·1912∼1950)의 작품세계와 높은 예술정신을 기리고 한국미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대구시가 제정한 상이다. 수상자에게는 이인성미술상 상금과 상패, 내년도 대구미술관 개인전 개최 등 다양한 지원이 있다.대구미술관은 현대미술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추천위원 회의를 거쳐 최종 5명의 수상 후보자를 선정하고, 심사위원 회의 심사를 통해 권오봉(70) 작가를 최종 수상자로 선정했다.권 작가는 1954년 대구에서 태어났으며, 계명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인당뮤지엄, 봉산문화회관, 리안갤러리 등 개인전을 비롯해 국내·외 주요 미술관 및 갤러리 단체전에도 활발하게 참여해왔다.심사위원 대표 고충환 평론가는 심사평에서 “권오봉은 오랫동안 필획의 연마에 집중해 왔으며, 역량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작가”라며 “특히 이인성미술상 수상을 계기로 그의 뛰어난 역량이 전국적으로 더욱 알려지고 작가에게도 큰 자신감이 주어지길 바란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권오봉 작가는 수상소감에서 “이인성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되어 영광이다. 1년 뒤 열리는 전시에 충실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5

강인한 힘·섬세한 음색 ‘신세계’ 열다

‘새롭고 변화로운 세상(The New World)!’. 아름다운 세상에 찬사를 바치는 ‘신세계? 신세계!’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제3회 2023 포항음악제’의 화려한 서막이 올랐다.독일의 세계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인 토비아스 펠트만이 이끄는 64명의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로 구성된 포항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실내악 축제의 첫 무대를 장식했다. 토비아스 펠트만 악장이 리드하는 포항페스티벌오케스트라는 전반적으로 관객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경청할 수 있는 전통적인 작품들을 구성해 연주했다.지휘자가 없는 자유로운 연주를 위해 오케스트라 일부 파트가 일어나서 연주하는 형태를 갖춘 공연에서 출연진은 유쾌하고 열정적인 무대 매너로 시작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오케스트라 퍼포먼스를 연출했다.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4번 사장조’는 피아니스트 손민수(뉴잉글랜드음악원 교수)의 협연으로 본격적 연주가 시작됐다. 환희를 향해 돌진하는 듯한 강인한 힘을 보여주는 손민수의 유려하고 섬세한 음색이 베토벤의 시적이며 장엄한 선율과 어울리면서 포항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음악과 조화를 이루며 신선한 감동을 선사했다.고향 체코를 떠나 미국 뉴욕국민음악원 원장으로 있었던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9번 마단조 신세계로부터’는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드보르작의 조국에 대한 사랑과 고향에 대한 향수, 신세계에 대한 신선함 등 신세계로부터 속에 담긴 따뜻하고 부드러운 선율과 주제 역시 균형 있게 이끌어 가면서 아름다운 음악 풍경을 펼쳐 보였다. 성숙한 매너를 보여준 포항의 청중은 공연이 끝난 것을 아쉬워하며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포항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손민수는 두 곡의 앙코르곡을 들려주며 음악회를 풍성한 잔치로 이끌었다.올해 축제의 특징 중 하나는 시민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는 음악회로 기획했다는 점이다. 포항 무대에서 만나기 어려운 세계적인 현악사중주단인 카잘스 콰르텟과 바이올린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를 초청하며 각각의 음악회에 다채로운 색깔을 더했다.지난 3일 성공적인 개막공연으로 포문을 연 포항음악제는 카잘스 콰르텟(6일 오후 7시30분),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피아니스트 김태형(8일 오후 7시30분) 등 앞으로 남은 4회의 메인 콘서트 외에 일부 연주자를 집중 조명하는 포커스 스테이지, 아티스트 포항, 찾아가는 음악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오는 9일까지 계속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5

포항 토박이가 전하는 보석같은 이야기

이순영 수필가책이 바다와 빛의 고장 포항의 바다와 파도, 유유히 흐르는 강, 돌멩이와 나무, 여린 풀, 그리고 옛사람들이 살았던 흔적들을 사진과 함께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준다.포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순영 수필가가 펴낸 산문집 ‘해설사가 전하는 구석구석 포항이야기’(도서출판 나루)다. 포항에서 나고 자라 어른이 된 작가가 포항 구석구석 보석처럼 숨은 이야기들을 책으로 담았다.저자는 포항 토박이로 포항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산간오지인 포항시 북구 기북면 성법리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포항 구석구석에 널려 있는 문화유산 답사를 좋아했다. 그런 취미가 쌓이면서 문화유산해설사로 일하게 됐다.국립경주박물관에서 관람객을 대상으로 전시유물 해설을 시작했고, 이후에는 포항시문화관광해설사가 돼 호미곶해맞이광장, 구룡포근대역사관, 장기유배문화체험촌,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내연산보경사, 운제산오어사 등 포항을 대표하는 관광지에서 관광객들에게 포항의 문화관광 자원에 대해 안내·해설하는 일을 해 오고 있다.책은 그런 저자가 포항 29개 읍면동을 누비며 깊은 시선으로 들여다본 결과물이다.책은 1부 ‘돌 이야기’, 2부 ‘길 이야기’, 3부 ‘호국 이야기’, 4부 ‘불교 이야기’, 5부 ‘근대화 이야기’로 나뉘어 포항의 산, 바다, 강, 문화재뿐 아니라 근대화 이야기까지 풀어낸다.도시의 삶에 지친 이들이 포항을 찾아 온전하게 휴식을 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고 숨겨진 문화, 역사를 전하기도 한다. 오지인 상옥까지 가서 정환직 대장을 호위하다 산화한 산남의진 무명용사의 비석 앞에 머리를 숙인 이야기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이순영 수필가는 2006년 계간 문학세상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 포항문인협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5

세월이 주는 단단함… 건축가 부부가 사랑한 옛집

“김명관 고택, 선교장, 임리정, 설선당, 남간정사, 소쇄원, 운현궁, 도산서당…. 우리가 사랑한 옛집을 순례하다.”건축가 부부인 임형남·노은주 씨가 최근 펴낸 ‘집의 미래’(인물과사상사)에는 우리가 사랑한 오래된 집들을 순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삶이 담긴 살림집과 자연에 스며들어 또 다른 자연이 된 사찰 등 한국의 대표적인 옛집 32군데를 순례하면서 미래의 집을 생각한다. 그 오래된 집들은 정지해 있어도 무척 강한 움직임이 있고, 경계를 넘나들며 독특한 경지를 이룬 우리의 문화를 상징하기도 한다.제1부는 한국의 옛집을 순례한다. 산천재, 선교장, 임리정, 소수서원, 남간정사, 경복궁 등 우리의 옛집 15군데를 둘러본다. 제2부는 한국의 사찰을 순례한다. 화엄사, 통도사, 선운사, 실상사, 황룡사지, 미륵사지 등 우리의 사찰 17군데를 둘러본다.‘산속에 하늘이 담긴 집’이라는 뜻인 산천재는 남명 조식(曺植)이 61세에 짓고 인생의 말년을 보낸 집이다. 지리산 천왕봉이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자리하고 있다.평생 벼슬을 하지 않은 처사로 살았던 조식은 학문적인 깊이와 높이를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대학자였다. 그는 스스로 행동을 조심하고 밤에도 정신을 흐트러뜨린 적이 없었다. 명종이 그를 단성 현감에 임명하자, 사직 상소문을 올리기도 했다. 산천재는 그런 조식을 무척 닮았다. 절묘한 공간의 구성도 없고 아름다운 건물의 집합도 없고 우리의 옛집이 보여주는 다양한 마당조차 없다. 고수의 한 획처럼 지리산과 덕천강 사이에 한 점을 찍어놓은 것 같다.김명관 고택은 정읍시 산외면 오공리라는 곳에 있는 집이다. 이 집은 따로 전해지는 당호는 없고, 김명관(金命寬)이 지은 집이라는 사실과 지은 지 약 240년이 됐다는 사실만이 전해진다. 김명관 고택은 칸수로 100여 칸으로서 보통 큰 집이 아니었다. 김명관 고택은 전형적인 호남 부잣집의 모양대로 여러 개의 건물이 자유롭게 분산되어 있는데, 그 공간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특히 안채의 시어머니 영역과 며느리 영역은 부엌과 방의 모양, 그 상부의 다락 등이 그림을 그리고 반을 접어 똑같이 찍어낸 것처럼 똑같다. 고부간에 서로 일정한 거리와 영역을 가지도록 한 것이다.임리정은 우리나라 예학의 비조로 일컬어지는 김장생(金長生)이 추구하는 삶과 닮은 집이다. ‘깊은 못가에 서 있는 것과 같이 얇은 얼음장을 밟는 것과 같이 조심하고 또 조심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 이는 김장생이 평생 가슴에 품고 행동에 드리어 놓았던 인생의 지침이었던 ‘경(敬)’을 의미한다. 더욱이 임리정은 두드러지게 불끈 솟지도 않고 남들이 쉽게 내려다보지도 못하는 위치에 있다. 3칸 집, 가장 평범하지만 모든 선비가 마지막에 돌아간다는 ‘삼간지제(三間之制)’에 따른 집이다.팔괘정은 김장생의 제자인 송시열(宋時烈)이 자신의 집을 우주 만물이 함축된 중심으로 보고 지은 집이다. 팔괘정이 임리정과 불과 150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자리 잡고 있는데, 이는 송시열이 스승인 김장생 가까이에 있고자 한 마음을 담은 것이다.식영정은 김성원(金成遠)이 그의 장인이며 스승인 임억령(林億齡)을 위해 지은 집이다. ‘그림자가 쉬는 정자’라는 뜻이다. 임억령은 그림자를 ‘사람을 얽어매는 욕망이며 현상’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식영정은 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며 그림자를 끊겠다는 의미의 집이다. 식영정은 정면 2칸, 측면 2칸의 아주 작은 집이다. 높은 언덕에 있지만,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도산서원은 이황(李滉)이 57세 되던 해에 짓기 시작해 60세에 완성했다는 도산서당 일원에서 시작한다. 도산서당은 이황이 공부하는 공간과 제자를 가르치는 공간, 그사이에 수많은 책을 쌓아놓은 서가 공간과 부엌 공간으로 이루어진 4.5칸이라는 모호한 크기의 집이다. 이황은 항상 몸과 마음을 삼가며 바르게 하고, 사물의 이치를 탐구해 바른 지식을 얻고자 했다. 그래서인지 도산서당은 작지만 겸손하고 조용하며 경건하다. 여느 서원 건축과는 다른 자유로운 공간적 융통성이 드러나는 도산서원은 당시 스승과 제자 간의 관계를 상징하는 것 같다. 이황의 학문에 대한 자세와 제자를 대하는 방식이 반영됐기 때문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2

도서출판 득수, 엔솔로지 소설집 ‘쓰는 사람’ 출간

포항 출판사 도서출판 득수는 최근 강이라, 김도일, 조영한, 박지음, 유희란, 조미해 작가가 참여한 엔솔로지 소설집 ‘쓰는 사람’사진을 출간했다. 이번 소설집은 문학 거장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은 ‘오마주(hommage)’를 소재로 삼아 쓰였다.여섯 명의 작가들은 △레이먼드 첸들러 △레이먼드 카버 △현진건 △손창섭 △모옌 △기드 모파상 △오헨리 등 문학 거장을 롤모델로 삼아 오마주 작품을 써냈다.문학평론가 황유지는 “오마주의 시도는 창작자가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원작자의 ‘영향’에 대한 당당한 맞부딪힘 그 긍정적 작법과 다양한 변이의 발생을 부추기는 실험이면서도 결코 기껍지만은 않을 도전이었을 것”이라며 “이번 ‘쓰는 사람’과 같은 아름다운 기획과 도전으로 인해 우리는 이렇게나 즐거운 변이를 읽을 수 있다. 고단하고 멀리 가는 이 길 위에서 언젠가 우리는 고사리의 숲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라고 소설집 ‘쓰는 사람’에 대해 총평했다.이어 그는 “강이라의 ‘레이먼드 레이먼드’는 강이라는 대가의 강점을 적절하게 솎아 쓴다. 레이먼드, 즉 챈들러에서 카버로 능숙하게 옮겨간다”라며 “김도일의 ‘사방’은 역사를 뒤밟으며 소란이 쓸고 간 자리를 챙겨 줍는 일 그것이야말로 소설이 역사와 구별되는 점임을 밝히며 소설의 사회적 기능을 표방하는 지점이기도 하다”고 했다.또한 “조영한의 ‘나와 당신의 머나먼 이야기’는 생은 ‘쓰는 자’인지도 모른다. 그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문학적 패배’라는 인식 역시 어쩌면 원인으로 지목한 함구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끊임없이 회의해야 하는 자들의 숙명”이라고 봤으며 “박지음의 ‘걸음’의 따뜻함은 종종 위태로운 경계들을 향해 있곤 했다. 한 번 제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원 자리란 영영 존재하지 않음을 숱한 전쟁과 분쟁으로 또 가난과 삶을 위해 떠나고 쫓겨가는 사람들을 통해 보여준 현실의 증명”이라고 밝혔다.문학평론가 황유지는 “유희란의 ‘사소한 일’은 각 인물들의 심리를 대단히 치밀하게 쫓으며 여성 인물의 자아 감각을 지배하는 가난의 흔적과 그래서 더 가장하는 여유에 대해 기 드 모파상의 원작을 충실히 오마주하고 있다”고 했으며 “조미해의 ‘선을 지키는 일’에서는 모든 이가 ‘선’을 넘는데, 그래서 소설은 줄곧 팽팽한 긴장으로 이어진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전혀 다른 의미로 ‘사랑을 확인’하길 요청하고 있다”고 각각의 작품에 대해 평했다.한편, 도서출판 득수는 이번에 출간한 엔솔로지 ‘쓰는 사람’을 비롯해 5종의 소설집을 출간했으며 향후에도 앤솔로지와 개인 소설집 등의 문학 서적을 계속해서 출간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2

‘노벨문학상 수상자’ 르 클레지오 유년의 기억과 역사에 대한 성찰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리르’ 선정 ‘살아 있는 가장 위대한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가 신작으로 찾아왔다. 올해 등단 60주년을 맞은 르 클레지오의 작품세계는 다채롭다. 23세 첫 소설 ‘조서’로 르노도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등장한 그는 현대 사회의 개인이 겪는 실존적 위기와 소통의 단절을 다뤘다.이번 르 클레지오의 작품 ‘브르타뉴의 노래·아이와 전쟁’(책세상·사진)은 ‘레시(récit·이야기)’로 분류된다. 소설(roman)보다는 가볍고, 수필(essai)보다는 무거운 장르를 일컫는데, 르 클레지오의 레시는 보통 서사의 차원에서 소설적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고하듯 서술하는 점에서 기존 ‘르 클레지오의 레시’와는 거리가 있다.‘브르타뉴의 노래·아이와 전쟁’은 ‘브르타뉴의 노래’와 ‘아이와 전쟁’, 두 이야기(récit·레시)로 구성됐다.첫 번째 이야기 ‘브르타뉴의 노래’에서는 유년 시절을 보냈던 브르타뉴에서의 일화를, 두 번째 이야기 ‘아이와 전쟁’에서는 “인생의 첫 다섯 해를 전쟁 속에서 살았던” 르 클레지오 자신의 제2차세계대전 시기를 그린다. 두 편의 글은 분명 작가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지만, 작가는 이것이 연대기도 추억담도 회고록도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기억의 변질성을 분명히 인식하면서, 이 이야기는 단순한 ‘개인’의 회고가 아닌 ‘인간’의 본질과 역사에 대한 섬세한 성찰로 이어진다.왜 르 클레지오는 ‘브르타뉴’와 ‘전쟁’이라는 두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담았을까? ‘브르타뉴의 노래’에서 작가는 “태어나지도 않았고, (….) 그저 매해 여름 몇 달 정도만 보냈을 뿐”인 브르타뉴에 깊은 향수를 갖는다. 이는 ‘클레지오’라는 그의 성이 브르타뉴어 ‘클뢰지우(kleuziou)’에서 유래해서 뿐만이 아니라, 브르타뉴의 역사에서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거의 사라져버린 고유의 문화와 생명력의 영향이 크다.한편 ‘아이와 전쟁’에서는 “내 삶의 첫 번째 기억은 폭력에 대한 기억”이라며 전쟁의 파괴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특히 전쟁 과정에서 그저 ‘부수적 피해’로 분류되는 여성과 아이에 대해, “그들은 피해자가 아니다. 그들은 피해다”라며 소외된 자에 대한 연대 의식을 표명한다. 만인의 기억 속에서 흐려지는 “대문자 역사의 주변인”을 이야기하는 과정으로부터 브르타뉴와 전쟁이 만나는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2

달성 용연사 자운문, 국가지정문화재 됐다

사전 예고됐던 ‘달성 용연사 자운문’사진이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됐다.1일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에 따르면 2일자로 달성군 옥포읍 반송리 소재 ‘달성 용연사 자운문’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고시한다.보물로 지정된 용연사 자운문은 정면 1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우진각 지붕틀을 구성한 뒤 위에 맞배형의 덧지붕을 씌워서 건축했다. 정면 평방에 5개 공포, 전체 14개 공포의 다포계 공포 구조로 서까래와 부연의 겹처마 형식이다. 기둥형태는 주기둥을 주선으로 보강한 후 또 하나의 부재를 주선면에 덧붙였는데, 이 부재의 형태가 상부에서 중간까지는 주선과 나란하고 하부에서 벌어지는 사재(斜材, 비스듬한 부재) 형태로 독특하며 다른 일주문 건축에서는 보기 힘들다.정면에 ‘비슬산용연사자운문(琵瑟山龍淵寺慈雲門)’이란 편액을 걸어 놓았으며, 글씨는 회산 박기돈(晦山 朴基敦, 1873~1948)의 작품이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경 사진자료에 ‘자운문’으로 편액 돼있는데, 그 형태가 현재까지 크게 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용연사 자운문은 상부구조는 화려하면서도 하부구조는 굵은 기둥과 함께 보조부재를 적극 활용해 구조적으로도 매우 안정적인 건물로 예술적 가치가 있다.특히 다른 일주문의 경우는 발견된 창건 기문이나 상량문이 거의 없는 편이나 용연사 자운문의 경우 1695년(숙종 21년)에 창건된 것으로 상량문과 중수기 등 모든 기록들이 비교적 자세하고 정확하게 남아있다.군에서 동산문화재가 아닌 건조물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의 일이다. 이번 지정으로 달성군은 총 15건의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하게 됐다. /김재욱기자

2023-11-01

수채화가 임도경 “그림은 치유의 과정”

여류 수채화가 임도경의 첫 개인전이 오는 3∼9일 포항 문화예술팩토리 아트갤러리(포항북구청 4층)에서 열린다.임도경 화가는 40대 초반 늦깍이로 수채화에 입문했지만 포항 화단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는 지난 2014년 처음 붓을 들어 포항·포스코 불빛미술대전 특선 1회·입선 5회·최우수상, 신라미술대전 입선 5회, 경상북도 미술대전 입선 2회·특선 3회, 한국수채화 공모대전 입선, 포항·포스코 불빛미술대전 추천작가 등 화가의 단계를 차례차례 밟으며 능력을 입증받았다.임 화가는 이번 첫 개인전에서 10여 년간 그려온 작품들 중에서 엄선한 작품들을 모아 전시회 테마를 ‘물이 놀다간 자리’로 정하고 생명의 근원인 꽃, 정물 등 자연과 빗살무늬토기 등 옛 도자기 등을 소재로 한 수채화 작품 24점을 선보인다.임 작가의 작품은 기본기에 충실하고 수채화의 담백함과 함께 풍부한 물맛도 잘 표현한 작품들로 맑고 경쾌한 느낌이 들지만 유화처럼 왠지 모를 깊이감이 스며나온다.‘담쟁이’, ‘가을빛-영글다’ 등은 담쟁이넝쿨이나 꽃, 과일 등의 정물에 측광으로 화사하게 비치는 햇살과 그림자를 회화적으로 구성해 어느 한 부분도 소홀하지 않은 충실한 묘사에다 여성의 섬세한 감성을 담은 작품이 주를 이룬다. 오래된 도자기를 주제로 연작이라 할 수 있는 ‘천년의 숨결’, ‘고대의 빛’, ‘고대로부터’, ‘천년의 숨결Ⅱ’ 등의 작품에서는 빗살무늬토기나 기마인물형토기 등 옛날 도자기를 대상으로 주제의 본질에 접근하려는 시도에 주력하고 있다. 수채화의 다양한 기법의 활용과 독특한 배경 처리를 통해 화면의 독창적인 변주에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임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저의 삶에 있어서 그림의 의미는 셀프 힐링(Self-Healing·자가치유)의 과정입니다. 감정을 이미지로 변형시키는 붓질을 통해 자기표현의 즐거움, 정서순화, 성취감을 통해 치유와 회복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물의 번짐과 응집력, 맑고 투명한 물의 성질에 대해 깊이 통찰하면서 수채화만이 지닌 물맛의 매력을 나의 조형 언어로 환원시키는 훈련을 통해 독특한 예술 세계를 키워가고자 한다”고 고백한다. /윤희정기자

2023-11-01

마음에 흐르는 강, 형산강을 보다

지역 곳곳을 돌며 숨은 역사와 문화를 포착하고 앵글에 고스란히 담아낸 흑백, 컬러 작품들….포항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사진동호인 단체인 칠광사진동우회(회장 강호영)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형산강Ⅳ-마음에 흐르는 강’이라는 주제로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제36회 회원전을 갖고 있다. 칠광사진동우회는 지난 1978년 지역 사진인들이 모여 창립한 4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포항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진동우회다. 박종하(고문), 서태조, 김병석, 이한구, 박영길, 안재현, 나호권, 박성진, 신연우, 김현철, 송영숙, 신명준, 조건호 등 회원들이 해마다 정기회원전을 열어 포항 곳곳의 풍경과 삶의 모습을 작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회원별 개인전 및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 등 여러 기획전에도 왕성하게 참여하고 있다. 지난 1990년 제4회 회원전에선 포항지역을 소재로 한 ‘형산강’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그 이후 ‘내가 본 포항’ ‘형산강Ⅱ’ ‘영일만’ ‘포항’ ‘100번 버스’ ‘우리동네’ ‘형산강Ⅲ-형산강8경’ ‘200번 버스’를 테마로 한 회원전을 열고 포항의 자원발굴과 기록에 충실해 왔다.이번 전시에서도 부조장터를 비롯해 포스코가 보이는 야경, 형산강변 산책로, 유강 철새 도래지, 송도 해변가 등 포항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회원 12명의 흑백·컬러 사진작품 52점이 전시된다. 이번 회원전의 주제인 ‘형산강Ⅳ-마음에 흐르는 강’에 대해 강호영 회장은 “형산강이라는 지형적 유형의 대상을 기록하는 차원을 넘어 회원들 각자 심상의 형산강이 어떠한지를 작업 방향으로 잡았다. 형산강과 관련된 동시대 시대상을 반영하거나, 형산강과 관련된 지난 추억, 형산강이 미치는 일상에서의 영향 등 회원 각자의 마음에 흐르는 형산강을 다양하게 담고자 했다. 장소와 시간의 경계를 넘은 각자의 형산강을 함께 이야기하고자 한 이번 전시가 시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1

신라시대 금제 허리띠 2점 ‘보물’ 된다

신라시대 고분문화를 보여주는 주요 유물인 경주 금령총 출토 금제 허리띠와 경주 서봉총 출토 금제 허리띠가 보물로 지정예고 됐다.문화재청은 “신라시대 문화를 보여주는 주요 유물인 ‘경주 금령총 출토 금제 허리띠’와 ‘경주 서봉총 출토 금제 허리띠’ 등의 문화유산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보물로 지정 예고된 ‘경주 금령총 출토 금제 허리띠’는 일제강점기인 1924년 조선총독부 박물관이 발굴한 금 허리띠로, 금령총에서 나온 주요 유물 중 하나다. 이 허리띠는 꾸밈 장식의 크기가 작은 편인데, 다른 신라 무덤에서 나온 드리개 장식보다 길이가 짧아 무덤 주인을 미성년으로 추정할 수 있다.또 다른 고분인 서봉총에서 1926년 발굴한 금 허리띠는 화려한 장식이 돋보이는 유물이다. 이 허리띠의 띠꾸미개는 금관총 출토 금제 허리띠(1962년 국보 지정)의 띠꾸미개와 더불어 가장 화려한 장식성을 보여준다고 평가받는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이 유물은 드리개 장식 대부분이 금제로 이루어져 있고,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금제 허리띠 중 드리개 길이가 가장 길어 예술적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유물은 신라의 금제 허리띠 제작 기술의 흐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안동 선찰사의 목조석가여래좌상과 복장 유물도 보물 지정 예고에 포함됐다. 조성 발원문에 따르면 선찰사 불상은 광해군의 정비인 장열왕비(1576∼1623)가 왕실의 비빈(妃嬪)이 출가하던 자수사·인수사에 봉안하기 위해 만든 불상 중 하나로 추정된다.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 예고한 각 문화유산에 대해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31

‘박동준상’ 수상 설치미술가 민성홍 개인전

대구 갤러리분도가 오는 10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올해 ‘박동준상’ 을 수상한 설치미술가 민성홍 작가의 개인전을 연다. 민성홍 작가는 사진, 사진콜라주, 조각, 설치, 회화 등 한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작업 세계 장르를 넘나들면서 활발하게 작업하고 있다.이번 수상기념 전시에서는 ‘Receiner and Transmitter(수신체와 발신체)’라는 타이틀로 수집된 오브제들의 변형 후 장식적인 요소를 더한 가변적 신체 구조물 작업 ‘Skin_Layer’ 시리즈를 선보여 구조적인 확장을 시도한다.김남시 미술평론가는 “미래의 사회, 기술적 발전을 예견하고 그를 위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준비시키는 것, 그것이 안테나이자 레이더로서 예술의 역할이다. 백남준이 TV를 조작, 변형함으로써 그를 행했다면 민성홍은 일상의 사물들을 가지고 그렇게 한다. 그를 위해 사용되는 방법이 이질적 오브제들의 조합과 뀀, 곧 사물의 아상블라주(assemblage)다. 사물의 아상블라주는 민성홍의 작업이 바깥 세계의 요소들을 작품에 가져오는 방법”이라고 평했다.민 작가는 추계예술대 서양화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대학원 회화 전공을 졸업한 뒤 벨기에 브뤼쉘, 미국 샌프란시스코, 뉴욕, 몬타나 및 서울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대구미술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등지에서 다수의 기획전을 가졌으며, 2003년 샌프란시스코 아트 파운데이션에서 수여한 더 머피 앤 코도간 펠로우십 인 더 파인 아츠상을 수상했다. 현대차가 2014년 시각예술을 주도하는 3040세대 작가 30명의 예술세계를 소개하는 프로젝트인 ‘브릴리언트 30’에 선정됐다.(사)박동준기념사업회(이사장 윤순영)가 패션·문화예술 사랑과 사회봉사의 삶을 실천한 고(故) 박동준 패션디자이너를 기리고 예술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해 2020년 제정한 박동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천만원과 미술가 김영환이 특별 제작한 트로피가 주어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31

죽은 뒤 쓰레기장에 버려지는 고래… 현실 알리고자 예술가들 뭉쳤다

죽음을 맞이하며 바다로 낙하하는 고래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 뮤지컬.포항의 창작국악예술단체인 사회적기업 (주)아트플랫폼 한터울(대표 김도연)은 해양뮤지컬 ‘마고마나또라-고래낙하대소동’을 오는 3일 오후 7시30분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공연한다.2023년 경북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공연은 동해바다가 옛날에는 경해(鯨海), 고래바다라고 부를 정도로 고래가 많았으나 죽은 뒤에는 쓰레기매립장에 버려지는 고래사진을 보고 포항지역의 예술가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이와 같은 상황을 전달하고자 제작됐다. 해양환경파괴와 생태계 보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취지를 국악 선율에 담아낸다.‘마고마나또라-고래낙하대소동’이라는 제목은 그냥 내버려두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 ‘마고마나또라’를 붙인 사투리의 친근함과 ‘고래낙하’(바다에서 고래가 죽으면 자신의 몸을 바다생명들에게 나눠주고 심해로 가라앉는 죽음의 방식) 즉 자연의 순환은 공생의 방식으로 잘 굴러가고 있는데 그것을 사람이 법으로 막고 있다는 의미를 뜻한다.공연 제작을 맡은 김도연 한터울 대표는 “고래는 나무 천 그루 정도의 탄소포집을 하고 고래가 다니며 누는 똥은 바다의 거름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고래가 헤엄치는 바다는 지구가열화시대 뜨거워진 바다를 식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뮤지컬 ‘마고마나또라’를 보면서 온 가족이 함께 고래지킴이, 지구지킴이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31

‘위기 한국’ 탈출 해법, 다산사상에 있다

포항지역에서 ‘정치 전문가’로 잘 알려진 정치학박사 김만수 다산변통사상연구소장이 최근 오늘날 한국이 직면해 있는 사회·경제적 위기를 풀어갈 해법을 모색한 책 ‘위기의 대한민국, 다산에게 길을 묻다’(도서출판 자치시대)를 펴냈다.김 소장은 지난 2017년 영남대 대학원에서 ‘다산 정약용의 위민 변통사상’이란 논문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논문은 정약용의 경세론의 이론적 근거를 ‘주역(周易)’의 핵심논리인 ‘변통(變通)’의 관점에서 분석한 최초의 논문이란 점에서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위기의 대한민국, 다산에게 길을 묻다’는 지역 인터넷신문 ‘다경뉴스’와 ‘주간영덕’에 연재했던 기획특집을 모아 엮은 것이다.저자는 서문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도를 넘는 극단주의와 황금만능주의, 도덕 불감증,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고 ‘정직하게 양심껏 순리대로 살아가면 손해 본다’는 식의 오도된 가치관이 정치·사회·문화·종교 등 모든 분야를 지배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현상은 사회지도층으로 올라갈수록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또 “이는 마치 200년 전 다산 선생께서 ‘이대로 가면 조선은 반드시 망한다’며 개혁이나 경장보다 더 강력한 ‘대변통(大變通)’을 강조했던 시대 상황과 너무나 흡사해 그 해법을 찾고자 대장정을 시작했다”고 출간의 배경을 밝혔다.흔히 다산을 가리켜 ‘실학의 집대성자’라고 한다. 실학이란 술어는 실사구시지학(實事求是之學)의 줄임말로서, 진정한 학문은 공리공담(空理空談)이 아닌 인간의 실생활에 필요한 실사구시와 이용후생(李用厚生)을 통해 민(民)의 생활에 실질적인 이익을 줄 수 있어야 한다.저자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칠흑같이 어두운 봉건시대에 75년 생애를 파란만장한 삶을 치열하게 살다 간 다산 정약용 선생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다산의 거대한 ‘학문의 산맥과 사상의 바다’는 참으로 높고도 깊고도 넓어 헤아리기조차 힘들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김부식의 ‘삼국사기’를 강력 비판하며 중국 역사서를 역 추적해 ‘아방강역고(我邦彊域考)’란 제하에 한국고대사를 재정립한 역사지리학자, 동학혁명의 단초를 제공한 혁명론자, 베트남 통일의 아버지 호치민의 정신적 스승, 서학 사상의 개척자이기도 하다. 세계 지성사에 내놔도 부족함이 없고, 로크·루소 등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고, 조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조선의 엔지니어, 혁명을 꿈꾼 시인, 그리고 뛰어난 법학자이자 의학자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수식어로 다산을 극찬하고 있다”고 서술했다. 김만수 다산변통사상연구소장 저자는 철저하게 실사구시를 추구했던 다산의 내공을 독자들에게 쉽게 전하기 위해 분야별로 나눠 1장 다산의 생애를 시작으로 2장부터는 다산의 초진보적 변통 사상인 민주체론과 상향식 대의민주제, 신목민론, 패정군주방벌론, 이용후생론, 토지개혁을 위한 여전론을 차례로 언급하고 있다. 또 9장부터는 다산의 위민사상인 민을 위한 형전과 병전, 다산의 교육관과 역사관, 민을 위한 세법, 의료와 복지에 관한 다산의 해안을 정리한다. 14장에는 왕에게 바치는 유서 ‘경세유표’ 저작 배경과 내용을, 15장과 16장에는 다산이 고달픈 유배생활 중에서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남긴 3천여 편의 시와 편지글을 농축해 소개하고 있다. 17장에는 다산이 꿈꾼 이상세계와 아쉬움을, 그리고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마지막 장에는 다산에 심취하게 된 경위를 사진과 함께 소상히 밝히고 있다. 매 장 말미에 저자의 생각과 견해를 단상으로 남기고 있다.저자는 “이 책이 다산을 이해하는데 보탬이 되고, 더 나아가 시공을 초월한 심오한 다산사상이 길을 잃고 헤매는 이 땅의 위정자들과 공직자들에게 이정표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책은 대한민국 서예계의 거장 초당 이무호 선생이 표제를 써 무게감을 더했으며, 표지는 산업디자이너인 저자의 아들 시완씨가 고서 풍으로 디자인했다.김만수 소장은 영덕 출신으로 포항대 사회복지과 겸임교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국가지도자과정 경북 주임교수 등을 지냈으며 현재 경상북도인재평생교육진흥원 경북학숙본부장으로 재직 중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31

“지방서도 큰 꿈을”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청년 Life Up 페스티벌’ 개최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은 최근 경북여성가족플라자 동행관 다목적홀에서 경북 청년들의 정주여건 향상과 인생설계를 지원하는 청년발전소 사업인 ‘경북청년인생설계학교’를 기념하는 ‘경북청년 Life Up 페스티벌’을 개최했다.이날 행사에는 청년 페스티벌의 주인공인 도내 청년 60여 명을 비롯해 도의원, 청년창업기업, 도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경북 청년의 미래를 응원하고 청년이 행복한 경상북도 달성에 힘을 보탰다.경북도와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2021년부터 경상북도 청년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운영중인 청년발전소 내 경북청년인생설계학교는 청년들의 재무, 커리어, 사회관계 등에 대한 지원교육으로 지역 청년센터 등과 연계해 6개 시·군 청년 463명이 참여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경북청년 Life Up 페스티벌은 ‘경북청년 인생설계학교’를 기념하고 경북청년들의 네트워크 활동 기회 제공, 청년 창업기업 홍보 부스 운영을 통해 청년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함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마련됐다.이번 행사는 메이커페스티벌과 여성농업인 플리마켓이 함께 어우러진 행사로 지역 청년 메이커들이 운영하는 메이킹체험 공간과 여성농업인 플리마켓 운영 공간도 함께 조성됐다.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경북청년 Life Up페스티벌은 경북 청년의 미래를 응원하고 지방에서도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하였다”며 “앞으로도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청년의 고민과 미래설계 등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정책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3-10-30

깊어가는 가을, 7일간의 황홀한 클래식 신세계

‘2023 포항음악제(MUSIC FESTIVAL POHANG 2023)’가 11월 3일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다. 올해 축제 역시 포항 출신의 세계적인 첼리스트인 박유신 음악감독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75)와 스페인의 세계적인 현악사중주단인 카잘스 콰르텟의 무대가 예정돼 있어 클래식 애호가 및 시민들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하고 있다.올해 세 번째를 맞이하는 포항음악제는 지난 2021, 2022년 성공적인 개최 이후 국내외 최정상급 연주자들의 참여와 엄선된 프로그램으로 음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대규모 실내악 페스티벌이다.올해는 △카잘스 콰르텟(스페인) △토비아스 펠트만(독일) △알렉산드라 코노누바(루마니아) △옌스 페터 마인츠(독일·1994년 ARD 국제콩쿨 우승 등) △플로리안 울리히(독일 뤼벡 국립음대 교수) △리즈 베르토(프랑스) △아드리앙 라 마르카(프랑스) △톨레이프 테덴(스웨덴) 등 해외 정상급 아티스트가 참가한다. 국내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피아니스트 손민수(뉴잉글랜드음악원 교수)·문지영·김태형 △바이올린 김영욱·김재영 △비올라 이한나 △첼로 박유신 △플루트 조성현 △클라리넷 김상윤 △오보에 윤성영 △바순 이은호 △호른 김홍박 △소프라노 박혜상 등이 포항을 찾는다.‘신세계?신세계!(A NEW WORLD? THE NEW WORLD!)’를 슬로건으로 11월 3일부터 9일까지 7일간 열리는 축제는 매회 특별한 주제로 프로그램과 출연진을 구성했다.11월 3일 ‘개막공연-신세계로부터’는 지휘자 없이 모두 일어서서 연주하는 독특한 무대다. 포항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와 피아니스트 손민수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협연 무대로 문을 연다.4일 ‘재즈? 클래식!’은 클라리넷, 플루트 등 재즈와 클래식 장르를 오가는 악기들을 중심으로 클래식 악기가 갖고 있는 새로운 영역을 탐험하게 될 무대다. 5일 ‘색채’는 음악의 ‘음색’을 직관적으로 마주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출연진으로 구성했다.6일은 세계적인 현악사중주단 카잘스 콰르텟이 출연한다. 1997년부터 지금까지 최고의 자리에서 활동해 온 이들은 보케리니와 하이든, 베토벤의 ‘현악사중주’를 연주한다. 포항음악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다.7일에는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들이 준비한 ‘꿈꾸는 이, 슈베르트’ 무대가 열린다. 8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피아니스트 김태형의 무대다. 정경화가 사랑하는 브람스 ‘소나타’와 프랑크 ‘소나타’, 그리고 기회가 될 때 꼭 연주하고 싶었다는 그리그의 ‘소나타’를 한자리에서 연주한다.폐막공연인 9일 ‘춤의 제전’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토비아스 펠트만·김재영·알렉산드라 코누노바, 비올리스트 리즈 베르토·이한나·아드리앙 라 마르카, 첼리스트 옌스 페터 마인츠·박유신·톨레이프 테덴 등 연주자들이 모두 무대에 올라 멘델스존과 바르기엘의 ‘현악팔중주’를 선보인다. 무용가 최수진을 포함한 여덟 명의 무용수가 팔중주를 해석하는 무용을 함께 하며 화려한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게 된다.아울러, 포항이라는 도시를 알리고 더 많은 관객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11월 4일, 5일, 6일 사흘간 포항의 도서관, 미술관 등에서 ‘찾아가는 음악회’를 진행한다. 시민들의 공간으로 찾아가서 가깝게 호흡할 수 있도록 이 무대는 해설자가 함께해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다. 소프라노 김예은, 테너 이규철, 피아니스트 박영성·이현주 등 포항 출신 음악가를 소개하는 ‘아티스트 포항’과 마스터클래스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이강덕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국내외 최정상급 클래식 연주자들의 무대인 포항음악제는 올해부터 경북도의 지원을 받아 포항시를 넘어 도를 대표하는 클래식 축제이자 문화행사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번 음악제를 찾아 천혜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국내 굴지의 철강산업을 대표해 온 포항시가 문화와의 융합을 통해 도시의 새로운 가치 발굴을 위한 과감한 도전을 함께 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3-10-30

100% 포항 영화 ‘2퍼센트’ 아태영화제 감독상

포항 출신 문신구(69) 영화감독이 포항 영화 제1호 ‘2퍼센트’로 ‘2023 뉴질랜드 아시아태평양영화제(10월 28∼11월 4일)’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뉴질랜드 아시아태평양영화제’는 1954년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영화산업 진흥을 목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오랜 연륜을 가진 경쟁영화제다. 문신구 감독은 지난 28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스카이 시티극장에서 열린‘2023 뉴질랜드 아시아태평양영화제’개막식에서 독립예술영화 ‘2퍼센트’로 감독상을 차지했다.문 감독은 포항 흥해 출신으로서 흥해초등학교, 흥해중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로 이주해 영화연출자로 활동해 왔다. 그는 전작 ‘원죄’로 ‘2018 뉴질랜드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아타미 국제영화제 개막작, 춘사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작품상·황금촬영상 촬영대상 등 다양한 영화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바 있다.이번에 입상한 ‘2퍼센트’(배급 시네마뉴원)는 영일대해수욕장 등 포항 명소를 배경으로 오랜 조감독 생활, 연이은 실패에다가 설상가상 생존확률 2%의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한 영화감독의 첫 장편 영화 입봉 스토리를 담고 있다. 해당 작품은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포항지부(지부장 이경식)·문신구 필름이 경북도와 포항시의 지원을 받아 공동 제작한 저예산 독립예술영화로 지난 4월 국내 개봉해 화제를 모았다. ‘2퍼센트’는 포항 시민 대상의 시나리오·신인배우 공모, 포항 명소를 배경으로 포항 출신 문신구 감독이 연출한 100% ‘메이드 인 포항’ 영화로 주목받았다.문 감독은 29일 경북매일신문에 “‘많은 사람이 절 보고 미친 사람, 제정신이 아니랍니다. 재미없고, 지루한 영화만 만든다고요.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 영화 ‘2퍼센트’는 바로 그 인간의 고정관념과 상식의 속성을 이야기합니다. 이 트로피가 말하지요. ‘2퍼센트’는 절망이 아닌 영광의 퍼센트입니다.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혀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전했다.그는 이어 “영화제 시상식 축하 파티장에서 뉴질랜드 사우스 타라나키 시 관계자가 영화 속의 아름다운 포항을 보고 해당 시와 포항시가 자매결연을 맺었으면 좋겠으니 추진해 달라고 했다. 29일 오후 그 관계자와 미팅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29

50여 년 몸짓 예술과 동행 ‘무용계의 대모’

김동은 김동은무용단 대표. /사진작가 안성용 제공 경북 포항 무용의 토대를 닦고 후학을 양성하는데 일생을 바친 ‘무용계의 대모’ 김동은(70) 김동은무용단 대표는 아직도 의욕이 넘치는 현역이다.그는 17년 전 포항에서 처음으로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전국 15개 시도의 대표팀이 참가한 제15회 전국무용제 집행위원장을 맡아 문화 불모지로 여겨지던 포항의 시민들이 가깝게 만나기 어려웠던 창작무용 경연의 향연을 펼쳐 박수갈채를 받았다.영천이 고향인 김 대표는 1978년 포항에 정착해 50여 년간 몸짓 예술과 동행했다. 특히 그동안 경북지방의 역사적 사실이나 신화, 전설을 기반으로 지역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최근 포항시청 문화복지동 대잠홀에서 창작무용극 ‘충비 단량, 대를 잇다’를 성황리에 공연한 그를 지난 28일 만나 이번 작품과 무용 인생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김동은무용단을 소개해 준다면.△김동은무용단은 1987년 창단해 40년 가까이 순수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 개발한 20여 편의 창작 한국무용 공연 외에도 시민 대상 무용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특히 경북 지역의 이야기를 재조명하고 전통문화를 재해석하는 시도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포항을 대표하는 한국무용단이다.-여러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창작 한국무용 ‘SunMoon-별이 된 연인’ 외에 많은 작품이 있지만 2019년에 선보였던 창작무용 ‘百年의 꿈’이다. 이육사가 쓴 대표적 시 ‘광야’를 소재로 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불굴의 의지를 통한 현실 극복 의지 및 미래에 대한 각오를 한국무용에 녹여내 호평받았다.-총연출을 맡은 ‘충비 단량, 대를 잇다’는 어떤 작품인가.△‘충비 단량, 대를 잇다’는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구만리 황보 가문에 전하는 조선 단종 때 영의정이었던 황보인의 충비(忠婢) 단량(丹良)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주인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여종 단량의 희생정신과 생명 사랑 정신을 그린 작품이다. 세조가 파란을 일으키며 집권한 계유정난을 다룬 영화 ‘관상’, 드라마 ‘공주의 남자’는 이미 많은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이 파란의 역사에 삼대가 멸해지는 소용돌이 속에서 천한 노비의 손에 명(命)과 대(代)가 이어진 단량의 이야기가 ‘포항시사’, ‘이야기 보고’, 경북의 이야기 정도로 묻혀있는 것이 아쉬웠다. 천한 신분으로 대를 잇게 한 헌신과 충의를 극화한 예는 드물었다. 영의정 황보인의 노비 단량의 삶을 한국창작무용으로 승화시켜 경북의 인물로 발굴하고 희박해져 가는 소중한 전통 충의사상을 부각시키고자 했다.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성동리 뇌성산 기슭에 자리한 광남서원에 있는 단량비가 더욱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문화답사를 통한 관광객유치 등 지역경제 활성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그동안 포항무용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1988년 포항무용협회를 창립했고 1990년 경북 최초로 포항시립무용단을 창설했다. 2006년에는 포항에서 제15회 전국무용제를 개최했다. 김동은무용학원을 운영하면서 중앙대 대학원에 다녔다. 국내 최초로 석사 논문 ‘월월이청청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고, 제2회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폐막공연에서 소리춤 월월이청청을 선보여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Sun Moon’ 등 지역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창작무용 안무를 맡아 경북 무용의 존재를 알렸다. 제14회 금복문화대상, ‘제5회 포항MBC·삼일문화대상’ 우수상, ‘제44회 경북도문화상’, 제9회 경북예술상, 제4회 전국무용제 장려상, 제14회 전국무용제 은상 등을 받았다.-그동안 무용가, 안무가, 연출·기획자 등 많은 활동을 해왔다. 애로도 있었겠다.△오페라나 뮤지컬, 연극 등에 비해 인지도가 약하고, 제작 여건 역시 열악한 무용 예술은 타 예술 장르에 비해 문화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이 그만큼 허약할 수밖에 없다. 무용 전문가들에게서조차 무용이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고, 제작 시스템 역시 기획 단계에서부터 아마추어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용계가 문화상품의 세계화에 발맞추고 예술경영의 체계화를 도입하여 무용의 부흥에 발판을 마련하는 일이 무용계의 중요한 현안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계속하려고 한다.-지난해 마련한 ‘자명예술촌’의 역할이 궁금하다.△포항시 남구 자명리 272에 자리한 자명초등학교 폐교를 자명예술촌으로 바꿔 지난해 8월 입소했다. 포항교육청에 3년간 대관을 해 마련한 공간이다. 무용인들은 물론이고 우리 춤을 사랑하는 시민들과 함께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를 배우고 전통문화가 살아 넘치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김 대표와 한국무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김 대표가 바라보는 한국무용은 어떤 것인가.△문화적 발전을 동반하지 않는 경제의 발전은 그 자체로도 한계가 있다. 그 중심에 한국무용이 있어야 한다. 한국이 지닌 민족성과 특수성 등을 배합해 한국 창작무용을 생산하고 대중화해 활성화 되어야 한다.-앞으로 바람이 있다면.△한국창작무용이 문화콘텐츠로써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를 통해 한국창작무용을 국내와 국제시장에서도 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특히 무용을 어렵게 생각하는 관객들과의 소통 방안을 제시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