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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업작가 여정, 끝까지 가볼래요”

“저의 좌우명은 ‘길이 없더라도,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한 번 걸어가 보자’입니다. 처음부터 답이 있는 길을 원했다면 전업작가의 길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업 미술작가의 길을 간다는 것은 길이 없는, 길이 보이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한다면 길이 없어도 길을 찾는 재미가 있을 것이고, 길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난관과 마주하기도 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방법이나 대안을 찾을 수도 있고, 이는 결국 없는 길을 만들어낸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길이 없더라도 보이지 않더라도 한번 걸어가 볼 것입니다.”장윤희 서양화가는 대구예술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해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22 대구아트스퀘어-대구권미술대학연합전에도 참여했다. 당시 참여한 신진작가 18인을 재초대해서 갤러리 더 블루, 대경르네상스포럼연구소와 갤러리 더블루가 공동기획한 전시가 최근 대구에서 있었다. 이 전시는 작가로 성장하는데 진입장벽을 낮추고 전시기회를 제공해 작가의 작업을 지속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마련한 전시였다. 또한 2023 OZBB 유망신진작가 6인에도 선정되는 등 최근 왕성한 작업 성과를 내고있는 장윤희 작가를 지난 20일 만났다.-최근의 작업엔 어떤 자세로 임하고 있는가?△현재의 작업은 기존 미술이 갖는 재현적 표현에서의 탈피와 붓과 유화물감을 소재로 하는 회화적 표현에서도 벗어나고자 했다. 평범한 나의 일상은 많은 사람들, 동물, 자연과 상호관계를 형성하면서 살아간다. 이러한 상호관계 속에서 일렁이는 내 안의 감정의 변화들을 작업으로 이끌어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내 안의 나를 자연스레 바라보게 된다. 무언가를 해야하고 채워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가끔은 멍때리기, 작은행복과 기쁨찾기, 감정비우기, 먼저 떠나보내기 등을 통해 온전한 나로 살아가고자 애를 쓰는 자세로 작업에 임한다. 그리고 작업을 하면서 진정한 나의 삶의 가치를 찾고자 한다.-그러면 작품의 표현기법도 달라졌겠다.△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기존의 회화라고 하면 캔버스에 붓과 유화물감이 주재료였다. 최근의 나는 기존 회화적 기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아크릴과 다양한 혼합 재료들을 사용해서 캔버스를 이젤에 세우는 작업이 아닌 평면작업을 하고 있다. 혼합 재료와 아크릴물감을 쌓고 긁어내기도 하고, 그 위에 형태가 있는 드로잉과 자유로운 드로잉을 하기도 한다. 얼마전 관람객으로부터 내 그림을 보고 있으면 행복과 자유로움이 느껴져서 좋다는 분 그리고 맑고 순수한 작업이 진심으로 느껴져서 좋다고 해주셨을 때 앞으로 작가로서 나아갈 방향성이 선명해지고 보이지않는 긍정의 힘이 생기는 걸 느꼈다.-작업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험하는 것 같은데, 작업 외의 관심사가 있다면?△작업에 대한 고민은 해도해도 끝이 안나는 숙제같다. 늘 머릿속은 작업에 대한 고민으로 꽉 차 있다. 작업에 대한 고민을 벗어나면 자연스럽게 미술계의 동향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부동산 가치상승과 주식시장의 활황과 함께 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모색 등으로 미술투자가 팽창하면서 2021년부터 미술시장이 크게 성장했었다. 그러나 최근엔 시장금리 상승과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주춤하면서 그 냉기가 미술시장으로도 이어져 지금 현재의 미술시장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았다. 이러한 미술시장의 냉기는 전업작가들에게까지 그 파장이 미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술작가라면 미술시장의 과거, 현재, 앞으로의 동향이 어떠할지 등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앞으로의 계획과 꿈 그리고 신념, 혹은 소신이 있다면 말해 달라.△작가로서의 소박한 바람은 오직 한가지다. 많은 분들에게 따뜻함, 편안함, 위로, 공감을 줄 수 있는 작업을 하는 작가가 되기이다. 더 나아가서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작가로서의 개인적 활동뿐만 아니라 우수한 여러 작가분들과 다 같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모색하고 함께 성장하기를 희망한다. 평소 선한 영향력, 즉 좋은 영향력이라는 단어를 화두에 두고 깊은 생각을 한다. 사람이 사람에게 서로에게 선한 영향을 주며 공존하고 공생한다는 의미의 선한 영향력이 미술계에서 확산이 된다면 전업작가와 미술계에 종사하는 분과 미술애호가, 일반 시민들이 같이 즐겁고, 기쁘게 작업할 수 있고, 다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21

현실을 비추는 거울 ‘현대 도시’의 양면성

현대인에게 도시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누군가에는 편안한 삶의 터전, 또 다른 이에게는 중요한 ‘어떤 것’이 결여돼 있어 불편하고 불안한 공간에 불과할 테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나 다름없다. (재)포항문화재단의 ‘2023 포항 문화예술 지원사업’ 시각 예술 분야 집중지원에 선정된 조각가 서동진의 프로젝트형 기획전시 ‘Hi-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은 바로 이 거울 속 세계로 들어가 도시가 가진 양면성과 자폐성을 조명한다.서동진 작가는 30년 넘게 지역의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꾸준히 조형 작업을 하고 있다. 기계문명과 인간의 삶, 대중문화와 인간의 가치 등 현대 산업사회의 다면적인 문제들이 서 작가의 시선에서는 ‘선을 넘은 것’이었다. 전시장에는 입체, 설치, 평면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로 구현한 여러 도시의 풍경들이 펼쳐져 있다.작품들에 쓰인 주요 재료는 안전 스티커다. 경고, 지시, 금지, 안내를 표시할 때 이용되는 안전 스티커는 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봉인하는 재료가 됐다. 금지된 공간, 접근하지 못하는 공간, 보존되는 공간에 대한 상징을 안전 스티커의 반복되는 패턴과 화려한 반짝임으로 덮었다. 또한 안전 스티커로 전시장 내부 벽을 에워싼 공간에는 비행기, 로켓 등 현대문명의 산물들이 전시된다.서동진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은 선을 넘지 마라는 뜻을 담고 있다”며 “이번 전시로 우리가 겪었던 산업사회와 자본주의의 문제를 바탕으로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여기고 살아가는 지금 우리에게 물음표를 던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전시는 12월 6일까지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내 스페이스298에서 계속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20

영제줄풍류 ‘마지막 거장’ 이말량 국악보존회 출범

이말량 선생이 생전 최은경 문정 이말량 국악보존회장과 공연하는 모습. /최은경 제공 경주 출신으로서 영제줄풍류의 마지막 거장인 문정(汶汀) 이말량(李末良·1908∼2001·사진) 선생의 전통예술의 맥을 잇고 기리기 위한 국악보존회가 창립된다.문정 이말량 국악보존회(회장 최은경·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이수자)는 이달 중 이말량 선생의 출생지 경주에서 국악 문화의 발전과 계승에 목적을 두고 국악보존회를 발족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보존회는 경주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했던 영남줄풍류를 지역의 우수한 전통예술로 부흥시키고 체계화하는데 기여한 문정 선생의 위대한 업적에 대한 역사적 재조명과 현창사업을 벌일 계획이다.문정 이말량 선생은 경주에서 태어나 경주 예인 조금화(1888~1921)의 양녀로 들어가 예인의 길을 걷게 됐다.10대에 함흥 반룡권번으로 가서 전통 가무악의 교육을 받았고, 20대와 30대까지 그곳에서 활동하고 생활하다가 40세 때 경주로 귀향했다. 10세부터 14세 때 박경원(1856년생)에게 승무와 검무 및 양금풍류를 배웠고, 15세와 16세 때 정용운에게 가야금풍류와 가야금산조·가야금병창을 배웠으며, 김계선에게 승무를 배웠다.18세 때인 1925년 이소향과 함께 정남희에게 가야금산조와 가야금병창을 배웠고, 19세 때 한성준에게 승무를 사사했다. 40세 때인 1947년 경주로 이주한 그녀는 한때 영제시조(嶺制時調)의 명창 최창로에게 거문고풍류와 단소풍류를 배웠다.경주에서 최창로에게 배운 이말량의 영제줄풍류는 국립부산국악원의‘이말량전 영제줄풍류’에 소개됐다. 1984년 5월 은퇴 기념공연을 열었고 성악가(가야금병창)·가야금 연주가로서 경주 동도국악원의 사범이었으나, 지금까지 음악학계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그녀의 제자로는 최은경·김난·김은주·죽파부인·최복규·이명실·윤소희·이지영 등이 있다.문정 이말량 국악보존회는 포항을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악인 최은경(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이수자·경상북도 무형문화재 가야금병창 이수자·포항예술고 강사)을 비롯해 이지영 서울대 교수, 김성혜 동국대 강사, 이정화(이말량의 딸·칠곡군 왜관읍) 등 그의 제자 등이 참여해 추모 공연 등 선생의 업적을 계승 발전시키는 사업을 해나갈 예정이다.최은경 문정 이말량 국악보존회장은 “우리 지역의 명무이셨고 영제줄풍류의 맥을 마지막으로 이어오실 뿐 아니라 경주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장학금을 기증하신 선생님의 예술혼을 기억하고 계승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며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보존회를 통해 후진 양성과 국악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20

백건우가 들려주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964년 12월 창립 공연을 시작으로 59년의 역사를 이어온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제500회 정기연주회’를 맞이해 오는 24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특별한 무대를 펼친다.대구시립교향악단은 이번 연주회에서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백진현의 지휘로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협연무대를 선사한다. 이번 공연은 2013년 11월 클래식 콘서트 전용홀로 재탄생한 대구콘서트하우스의 재개관 1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담았다.공연 첫 곡은 영국 근대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구스타프 홀스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행성’ 중 ‘목성, 즐거움을 가져오는 자’를 들려준다. 제목에서처럼 곡 전반에 즐거움과 기쁨이 넘친다. 1980년대까지 국내 뉴스의 시그널 음악으로 사용돼 대중적인 곡이다. 이어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협연으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6번’을 선사한다. 1789년 독일 드레스덴 궁정음악회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독주 피아노가 펼지는 선율이 축전 같은 기분을 강하게 들게 하며 표면적으로 매우 화려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공연은 안톤 브루크너의 탄생 200주년(2024년)을 기념하기 위해 그가 작곡한 ‘교향곡 제1번’으로 대미를 장식한다.피아니스트 백건우는 세계적인 권위의 콩쿠르에서 여러 차례 수상하며 거장의 반열에 올랐으며,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매일 피아노 연습과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는 등 끊임없이 새로운 곡에 도전해 ‘건반 위의 구도자’라 부른다.백진현 상임지휘자는 “500회라는 기념비적 횟수의 정기연주회를 개최하기까지 꾸준히 공연장을 찾아준 관객들에게 깊이 감사하며 그 어느 때보다 기억에 남을 연주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3-11-20

달 항아리에 반추시킨 금빛 찬란한 ‘회유의 빛’

대구 달서아트센터(DSAC·관장 이성욱)는 21일부터 12월 13일까지 지역 여성 중견작가인 권유미 초대전 ‘품다: 희유(稀有)의 빛으로’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지역출신 원로 및 중견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DSAC 로컬 아티스트 인 달서 시리즈’의 올해 마지막 전시다. 권 작가가 오랫동안 천착해 온 빛의 이미지를 전체적으로 조망해보고자 기획됐다.그의 작업을 관통하는 빛은 작업 소재에 따라 ‘달항아리(上元)’, ‘희유(稀有)의 빛’, ‘애틋하게’ 등 3가지 테마로 구성된다.그는 ‘꽃’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의 절절한 감정을 표출하고자 했다. 이러한 작업의 발전은 ‘애틋하게’라는 작업을 통해 나타나는데, 예전의 화려하고 풍만한 꽃그림에서 내적 깊이에 집중해 비워내는 일련의 동양의 관념적 정신세계의 구성과 기법으로 그려냈다.2019년부터 등장한 ‘달항아리’작업은 작가가 유년 시절부터 보름달을 바라보며 품어 왔던 이미지를 금박과 자개 등의 소재를 활용해 항아리에 반추 시킨 것이다.‘희유(稀有)의 빛’은 그동안 선보여 왔던 금박의 강렬한 빛을 비구상으로 표현해 눈부시며 찬란한 에너지를 보여준다.추상적이기도 하고 현대적이며 미니멀한 느낌마저 드는 작품 경향은 빛이라는 소재로 그간 작업의 인고된 결과물로 신작으로 선보이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20

안양숙·오창석·이근직·신동훈·성정희 ‘제28회 포항MBC·삼일문화대상’ 본상

삼일가족과 포항MBC가 공동 주최하는 ‘제28회 포항MBC·삼일문화대상’수상자가 확정됐다. 삼일가족과 포항MBC는 지난 17일 호텔영일대에서 제28회 포항MBC·삼일문화대상 심사위원회를 열어 본상 5건과 특별상 2건 등 모두 7건의 개인 및 단체를 선정해 발표했다.본상에는 △봉사 부문 안양숙(포은중앙도서관 자원봉사회장) △과학·기술 부문 오창석(포스코 명장) △교육·학술 부문 고(故) 이근직 전 경주대 교수 △참교육 부문 신동훈(포항영신고 교사) △전통문화 부문 성정희(해녀)씨가 각각 수상자로 뽑혔다. 특별상에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일월문화원이 선정됐다. 본상에는 400만원, 특별상에는 2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올해는 각 부문에 걸쳐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헌신으로 큰 귀감이 된 이들에게 본상을 수여하고 국내 유일 로봇전문연구기관으로서 정부연구사업 유치 및 로봇기술 연구개발에 매진해 공헌한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지역의 역사, 종교, 철학 등 전통문화 계승, 계발, 함양을 위한 다채로운 시민 문화 교육과 축제 등을 개최하고 있는 일월문화원에 특별상을 수여했다.시상식은 오는 12월 8일 오후 6시30분 포항MBC 공개홀에서 개최되며 12월 중으로 포항MBC에서 방송된다.포항MBC·삼일문화대상은 향토기업인 삼일가족과 포항MBC가 지역 사회 각 부문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여 준 개인과 단체를 시상, 격려하는 상이다. 지난 1996년 제정된 이후 올해로 28회째를 맞으며 지역 최고 문화상으로서의 전통과 권위를 이어가고 있다./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2023-11-19

앵글에 담은 눈으로 보는 이면의 이야기

포항에서 주목받는 활동을 펼치는 현대사진작가들의 모임인 사진공간 비움(회장 정태용) 사진작가들이 올해 정기 회원전을 열고 있다.지난 19일부터 오는 25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는 ‘사진공간 비움 2023 기획 사진전’의 주제는 ‘Time out’. 이번 전시회에서는 12명의 작품 54점이 전시된다. 작가들은 자신들의 일상에서 발견한 멈춘 시간을 직접 카메라에 담아 독특한 디지털 기법으로 색을 입혔다.눈으로 보는 그 이면의 이야기를 통해 한 방향으로 흐르는 관객들의 시간을 잠시 멈추게 한다.현대사진의 지향점인 표현의 영역을 개성 있게 살려냈다는 평가다. 현실과 다른 과장된 색으로 일상을 표현한 이경진 작가의 ‘Shall We Dance’, 작가 본인의 작업장에서 지나버린 작업의 흔적을 네거티브로 표현한 김만기 작가의 ‘history’, 주유소와 가격표를 오버랩시켜 일상에서 멈춰야만 하는 시간을 표현한 류창호 작가의 ‘시작과 끝’ 등 12명 사진 전문가들의 작품은 분주한 일상의 현대인들에게 잠시 쉼의 시간을 함께하자고 이야기하고 있다.사진공간 비움은 지난 2018년 지방에서 느끼는 사진 문화의 구조적 한계와 그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가의 제한된 여러 영역을 더욱더 폭넓게 확장함으로써 지역 사진 문화를 미래 지향적으로 변화시키고자 결성됐다. 그해 6월 비움 프로젝트를 시작해 2019년 참여 작가 개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접근으로 ‘ME’라는 전시회를 개최하고 작품집을 제작한 바 있다. 그 후로 매년 초 주제를 정해 작업하고 품평하는 토론 과정을 거쳐 그 결과로 매년 말경 사진전을 열고 있으며 도록을 제작해 남기고 있다.2020년 ‘사각지대’, 2021년 ‘고백’. 2022년 ‘친절한 거짓’을 주제로 기획 사진전을 개최했고 작품집을 발행했다.그 외에도 타지역 예술 단체와의 교류도 왕성하다.매년 실시하는 대한민국국제포토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있으며 서울, 대전, 청주 등에서 실시하는 기획전에도 참여하고 있다.이번 전시를 기획한 나호권 사진가는 “일상에서 어느 한 곳으로만 향했던 각자의 시간을 잠시 멈추고 잊고지냈던 소중하고 귀했던 시간을 찾아보고자 지난 1년간 사진 작업에 몰두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각자의 멈춰진 시간을 함께 이야기하는 귀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많은 시민의 관람을 당부했다. 다음은 참여 작가 명단.권영섭 김만기 김은희 류창호 박의희 유병재 윤현도 이경진 이도감 이용우 정만석 정태용.한편 이번 기획전은 ‘2023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에 선정돼 경북도와 경북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된다. 제작한 작품집은 무료로 배포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19

독자들에 선사하는 ‘희망의 정언명령’

포항 출판사 도서출판 득수는 최근 이은정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비대칭 인간’사진을 출간했다.이은정 작가는 지난 2018년 단편소설 ‘개들이 짖는 동안’으로 등단했으며 첫 소설집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을 비롯 장편소설 ‘지니-너 없는 동안’과 ‘눈물이 마르는 시간’ 등의 산문집을 발표한 바 있다.이경재 문학평론가는 ‘비대칭 인간’에 대해 “밀실과 광장이라는 소설적 배경에 대한 시대적·문학사적 흐름 속에서 전망이 아닌 희망의 방식으로 삶의 가능성을 질문하는 독특한 작품집” 이라며 “이는 한국소설 독자들이 거의 받아본 적 없는 ‘희망의 정언명령’이라는 근사한 선물을 가득 안겨주고 있다. 이 때의 희망은 밀실과 광장의 변증법을 거쳐, 우리에게 다가온 선물이라는 점에서 한층 뜻깊게 다가온다”라고 평했다.소설집 ‘비대칭 인간’은 △‘눈이 와요’ △‘침대는 잘못이 없었다’ △‘비대칭 인간’ △‘유령 가족’ △‘입금하는 사람’ △‘소란’ △‘엄마 같은 말’ 등 7편의 작품으로 구성돼 있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하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볼 수 있다.도서출판 득수 김강 대표는 “앞으로도 보다 작품성 높은 글들을 발굴하여 주류와 비주류 문학을 연계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2023-11-19

‘호두까기인형’의 계절이 성큼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기획으로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을 오는 23, 24일 오후 7시30분 팔공홀 무대에 올린다.크리스마스 시즌 최고 인기 공연으로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스터디셀러 작품인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고전발레 3대 걸작으로 꼽힌다. 독일 작가 E. T. A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왕’을 각색한 작품으로 프랑스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바가 춤을 구성하고, 차이콥스키가 곡을 써서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처음 올려졌다. 이후 130년이 넘게 전 세계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 작품이다.눈 내리는 크리스마스이브에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받은 소녀가 꿈속에서 왕자로 변신한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환상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남녀 주인공의 우아한 그랑 파드되(2인무)를 비롯해 하얀 눈송이와 한 송이 꽃이 된 무용수들의 군무 등 명장면이 펼쳐진다.국립발레단은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버전으로 발레 안무의 거장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작품을 지난 2000년 초연, 20여 년간 매해 전석 매진을 이뤄내며 그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국립발레단의 공연은 러시아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이다. 특히 무용수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꽃송이를 표현하며 춤추는 1막의 피날레 눈송이 춤과 세계 5개국(스페인·중국·러시아·프랑스·인도)의 민속춤을 가미한 군무, 30여 명의 무용수가 만들어내는 꽃의 왈츠는 누구나 극을 즐길 수 있게 만든다.주인공 소녀 마리 역은 박슬기·최유정이, 왕자 역은 허서명·양준영이 각각 맡았다.한편, 한국의 발레를 대표하는 국립발레단은 1962년 창단된 대한민국 최초의 직업발레단으로 국내 최고의 무용수들과 세계 유명 작품을 레퍼토리로 보유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19

에세이스트 정미영의 ‘봄·여름·가을·겨울’

'사계' 표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공존의 이유가 있을 터이다. 자연의 윤회 속에서 나무와 사람이 서로 이웃하여 안부를 묻고 있는 곳이 원골숲이다. 노거수의 몸피가 야위면 사람이 막걸리 몇 사발을 부어주며 원기를 북돋우고 사람의 몸과 마음이 허기지면 나무가 치유의 기운을 내뿜어 주는 곳이 여기다. 가끔은 나무가 사람에게, 가끔은 사람이 나무에게, 서로 의지해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하다.(정미영 산문집 ‘사계’ 중 ‘노거수 그늘 아래’에서)포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정미영(51·사진) 수필가가 최근 첫 산문집‘사계’(도서출판 득수)를 펴냈다.‘사계’는 지난 2005년 ‘에세이스트’를 통해 수필가로 등단한 이후 첫 수필집으로, 오랜 시간에 걸친 사색의 결과물을 따뜻하고 담백한 문장에 담아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살아온 이야기, 오며 가며 겪어온 따뜻한 만남에서 느낀 사유의 흔적을 사계절로 구분해 진솔하고 담담하게 그려낸 수필 48편이 담겼다.정 수필가는 작가의 말에서 “제 삶의 궤적을 더듬어 봅니다. 시간과 노력을 일관되게 쏟은 것이 글쓰기였습니다. 수필가로서 살아온 정체성이, 비발디의 ‘사계’처럼 독자인 당신에게 감동을 드리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봄 여름 가을 겨울, 반짝이는 언저리에 머무를 수만 있다면, 저의 카이로스는 축복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 당신에게만은, 의미 있는 책이고 싶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사계’는 △봄-삶, 빗장을 열고 거닐다 △여름ㅡ사랑, 흘러서 깃들다 △가을ㅡ추억, 느낌표로 머물다 △겨울ㅡ존재, 닿아서 스며들다 등 네 개의 테마를 중심으로 그 계절과 어울리는 산문들로 꾸려져 있다.‘사계’는 에세이만이 가질 수 있는 자유롭고 편안한 문장 속에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건과 존재들을 응시하며 내면의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숨 가쁜 도시의 중심에서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향기로운 곳을 찾아 여유를 즐기는 저자의 모습이 담긴 글에는 포근한 햇살이 머문다. 삶을 관조하고 성찰하면서 은은하고도 진솔하게 살아온 저자의 담백하면서도 유려한 문체와 풍부한 감수성이 담긴 편편의 글들은 더욱 이 책을 돋보이게 한다. ‘사계’엔 ‘당신에게 말 걸기’라 이름 붙인 메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거기에 수록된 수필을 읽은 느낌을 적어본다면 나중에 다시 펼칠 때 반가운 ‘독서일기’와 재회하는 기쁨도 맛볼 수 있을 듯하다. /윤희정기자

2023-11-16

달구벌서 펼치는 거장들의 ‘클래식 성찬’

“280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 최고(最古)의 독일 민간 오케스트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21세기 건반 여제’로 불리는 중국 출신 피아니스트 유자 왕, 201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성장한 조성진….”가을 끝자락, 세계 명문악단과 국내외 스타 연주자들의 무대를 연이어 만나볼 수 있는 클래식 성찬이 펼쳐질 예정이다.대구콘서트하우스가 대구시민회관에서 클래식 전용홀로 재개관한지 10주년을 맞아 ‘대구콘서트하우스, Op.10’ 공연을 17일부터 29일까지 2주간 개최한다. 지난 10년 간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선보인 공연의 형태와 시리즈를 담아 대표 공연 9개가 펼쳐진다. 클래식 전용홀로서 시민과 클래식 관객으로부터 지금까지 받은 뜨거운 관심을 조명하고 앞으로의 모습을 기대하게 하는 고품격 공연을 뽐낼 예정이다.명품 아티스트 공연,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인들과의 협업 공연,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참여 공연, 대구시립예술단 공연 등 대구콘서트하우스의 열 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다채로운 공연들이 이어질 예정이다.17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공연으로 10주년 기념 공연을 개막한다. 공연은 현시대를 대표하는 지휘자로 최정상 반열에 오른 라트비아 출신 안드리스 넬손스의 지휘, 그리고 협연으로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함께한다. 또한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대구 출신의 두 피아니스트의 만남이 성사된 피아니스트 백혜선과 박재홍의 듀오 리사이틀이 21일 펼쳐진다. ‘21세기 클래식의 아이콘’이자 정상급 해외 아티스트 유자 왕 피아노 리사이틀은 26일 무대에 오른다.지역과 지역을 넘어 대구콘서트하우스와 함께 숨 쉬고 걸어온 이들의 축하 무대도 펼쳐진다. 달빛동맹으로 이어진 광주광역시와의 문화 교류를 통해 광주를 대표하는 예술인으로 구성된 광주 솔로이스츠(18일)의 무대, 대구 지역 예술인들의 예술혼을 오롯이 접할 수 있는 대구성악가협회의 더 글로리어스(19일) 공연이 개최된다.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인 독일 하노버와의 교류음악회(22일)가 다음 순서를 잇고 대구시립합창단 제167회 정기연주회(23일)와 대구시립교향악단 제500회 정기연주회(24일)를 통해 ‘클래식의 도시’ 대구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재개관일인 29일 마지막 무대는 다시 고전으로 돌아가 ‘클래식(바로크, 고전)’ 음악의 극치를 선사한다. 바흐와 비발디, 모차르트 등 클래식 음악의 양식을 확립함과 동시에 미래를 향한 혁명적 도전에 바탕을 뒀던 작곡가들의 음악을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트럼페터 성재창의 연주로 선보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16

‘바다가 그리운 이유’ 앵글 속서 답을 찾다… 10개 도시 23명 사진작가 작품전

바다를 주제로 한 23색 사진전 ‘사진바다 2023’이 18일부터 23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열린다.23색 사진전 주인공은 포항을 중심으로 부산, 거제, 대전, 고성, 제주, 울산 등 10개 도시 23명의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사진작가들이다.‘그리움’을 상징하는 이미지인 ‘바다’를 각각의 애정 어린 시선으로 흑백과 컬러 사진에 한껏 담았다. ‘바다가 그리운 이유’라는 타이틀로 바다가 주는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표현한 75점의 사진작품을 선보인다. 포항 청하 이가리 닻 전망대, 전남 영광군 백수해안, 제주 앞바다 등 작품들은 실제 바다풍경을 촬영한 것을 비롯해 바다의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것에 더해 작가의 개념적 접근과 더불어 풍경이 뿜어내는 정서적 요소들이 드러나 보이게 구성한 작품 등 작품들은 스트레이트하거나 하늘, 구름, 바다, 해안의 매개변수가 빚어낸 시각적 요소에 빛과 바람의 변화까지 상호작용된 정서적 분위기를 표현했다.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정철 사진가는 “바닷물이 마음을 씻기움으로써 파도 결 따라 마음을 정화시키는 작품은 특히 관람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16

실물보다 더 섬세한 ‘꽃의 향연’

서양화가 안기현의 개인전이 14일부터 19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열리고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꽃’을 주제로 ‘백합’, ‘튤립’, ‘카라’, ‘수선화’ 등 온실에서 잘 가꿔진 꽃들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소개된다.생명의 가치를 진솔하고 사실적으로 성찰하고자 한 작가는 이를 위해 작업실에서 피고 지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꽃의 이미지를 반복해 관찰하며 생명의 의미를 스스로 경험하게 됐다. 그래서 그는 가급적 꽃의 이미지를 왜곡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각 캔버스에 담아낸다.작가는 자신이 대하는 모든 대상에서 느끼는 최초의 감정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꽃’이라는 일관된 소재로 작가는 절정에 이르러 활짝 핀 꽃, 단순하게 만개한 꽃의 아름다움이라는 이유에서가 아니라, 꽃이라는 주제가 시간의 변화를 드러내 줄 수 있는 대상이고 소망과 기원을 전해주길 바라는 것이다.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꽃을 통해 변화와 질서에 의한 자연 순환의 연속성과 생명력을 표현하였다. 단순히 사실적인 것을 넘어서 실물보다 더 섬세하고 정교한 작품들은 감탄을 자아내고, 일반 사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감성이 담겨있어 관람의 즐거움과 새롭고 신선한 충격을 전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3-11-14

예술로 승화된 ‘덴마크 체조’ 진수 본다

세계 3대 체조로 알려진 덴마크 국립체조단의 내한 공연이 오는 16일 오후 7시30분 대구 어울아트센터 함지홀에서 개최된다. (재)행복북구문화재단 주최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THE SHOW KATA(더 카타 쇼)’라는 타이틀로 펼쳐진다.덴마크 체조는 독일, 스웨덴 체조와 함께 세계 3대 체조로 손꼽히며, 리드미컬한 운동기법을 도입해 기본체조의 개념을 혁신하고 학습자의 능력에 따라 점진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단계설정 했으며 운동자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며 즐겁게 운동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THE SHOW KATA’는 정상급 텀블링, 트램펄린, 리듬체조, 고전 체조부터 힙합과 플로어워크를 기반으로 댄스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안무를 선보이는 독특한 쇼를 선보인다. ‘KATA’는 마샬아트(martial arts) 동작으로 구성된 특정한 움직임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움직임’을 말한다. 체조를 통해 관객과 선수가 음악과 움직임을 통해 신비롭고 시적인 세계로 인도하는 마법 같은 공연이다.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모험적이며 일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공연을 보여줄 예정이다.덴마크 국립체조단은 덴마크 정부와 문화부의 지원을 받는 덴마크 스포츠 연맹을 대표하는 비영리 단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14

“포항의 아름다움 영화로 알려 큰 보람”

“영화에 본질적으로 녹아든 감독의 사상과 생각이 중요한 것이죠. 제 영화는 주로 시대가 직면한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화면 전환 등 영화적 트릭을 빼고 롱커트 작업을 많이 합니다. 당대의 세계인이 고민하는 주제를 함께 논의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돼야겠죠.”문신구사진 영화감독은 서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포항 출신 영화 연출자다. 지난달 28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스카이 시티극장에서 열린 6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2023 뉴질랜드 아시아태평양영화제’감독상 트로피가 그의 손에 안겨졌다. ‘2퍼센트’는 영화감독이 시한부 생명의 선고를 받고 사라진 주인공을 통해 청춘을 위한 아주 작은 희망의 확률 2%를 드라마의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문신구 감독이 지난 13일 고향 포항으로 금의환향했다. 이날 포항시립중앙아트홀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포항에서 그의 인터뷰가 진행됐다.-포항은 포스코로 상징되는 산업도시 이미지였는데, 문 감독의 이번 수상작 영화 ‘2퍼센트’를 보고 나서 매력적인 도시라는 걸 알게 됐다는 평이 많다.△한 편의 영화에 포항을 다 담을 수는 없었지만, 영화를 본 해외 관객들조차 감탄을 연발했다. 포항이 모르는 포항의 아름다운 매력을 영화를 통해 알릴 수 있어 보람이었다. 많은 아름다운 관광지들을 전부 소개하다 보면 홍보영화가 된다. 그것이 영화의 서사와 융합되게 녹여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고, 그 두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진 최선의 역량을 다했다. 포항시와 포항영화인협회 등 많은 포항시민이 협조를 해줬고, 스텝과 배우들도 잘 따라주어서 큰 무리 없이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정작 힘들었던 것은 편집, 녹음, 색 보정 등 감독이 감당해야 할 길고 긴 외로운 후반작업 과정이었다.-‘2퍼센트’ 영화가 독립예술영화 성과와 의미를 증명하는 동시에 우수한 지역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평소 타 도시에 비해 영화적 인프라가 부족하다 느껴왔었다. 그래서 처음 시작부터 어려운 점이 많았다. 작은 예산, 부족한 인프라, 부족한 인적자원 등…. ‘2퍼센트’는 그 부족함을 모티브로 작품을 구상하였고, 그 부족한 2프로로 만들어 냈다. 이는 전국 최초이고 전 세계에 알리게 된 성과까지 얻었다. 이를 계기로 타 도시에 비해 영화적 인프라가 부족한 포항이 아니라 앞서가는 포항, 더 좋은 영화가 만들어지는 영화의 메카 포항이 되었으면 한다.-주제와 형식 면에서 다채로운 시도가 돋보였고 작가 특유의 시선을 담은 ‘서사가 아름다웠다’는 평가다.△예술을 지향하는 감독이라는 작가는 나름의 독보적 서사와 형식을 지향 추구한다. 해외 국제영화제에서 인정받고 수상을 한다는 것은 그 감독의 예술성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영화 ‘2퍼센트’는 나에겐 또 하나의 장르를 이루는 창작과정이었다.-포항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살다가 서울로 이주했다. 언제부터 영화에 관심을 가졌나?△어려서부터다.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무작정 서울로 갔다. 집안의 반대도 심했지만, 당시 영화를 할 수 있는 곳은 서울이었고, 나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곳도 서울이었기에 무작정 갔다. 당시엔 요즈음처럼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시절이 아니었다.-그동안 영화감독으로서의 삶은 어땠나?△롤러코스트 삶. 긴 세월 동안 영화를 배우고 만들면서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고생도 많이 했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 내 영화(내가 만들고 싶은)를 만들기 시작했고, ‘원죄’로 몇몇 해외국제영화제와 국내영화제로부터 수상을 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돈은 못 벌었다. 예술영화는 돈은 못 번다.-뉴질랜드아시아태평양영화계에서 두 번째 수상이다.△2019년에 ‘원죄’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로 인해 뉴질랜드 아태영화제 측에서 나를 주목해주었고 ‘2퍼센트’를 초청해 주었다. 개막작으로 상영되면서 심사위원들을 비롯해 모든 사람이 영화 ‘2퍼센트’에 기립박수와 찬사를 보내주었다.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등 외교관들도 일일이 찾아와 악수를 청하는 ‘2퍼센트’, 포항, 대한민국의 날이었다.-영화가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천문학적 제작비를 들여 블록버스터를 만들어 세계 극장에 배급하는 시대에서 이젠 OTT 시대다. 점차 국적조차 의미가 없는 오로지 작품과 작가의 콘텐츠만 인정되는 OTT 세상. OTT가 모든 콘텐츠의 유통과 성공을 좌지우지하기에 성공의 공식도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앞으로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준비하고 있는 작품들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번 영화제 때 뉴질랜드에서 제안해 온 합작영화도 계획하고 있다. 또, 영화제 때 ‘2퍼센트’를 보고 뉴질랜드 타라나키시가 아름다운 포항시와 도시 자매결연을 제안해 와서 진행 중이다. 잘 됐으면 좋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14

대장정 마친 ‘대구국제오페라축제’ 2만6천 여 관객 만났다

지난달 6일 개막해 36일간 이어진‘제20회 대구국제오페라 축제’가 지난 10일‘폐막콘서트’와 ‘사야오페라어워즈’를 마지막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국내 유일의 오페라전용 극장인 오페라하우스는 13일 “개관 20주년을 맞아 ‘다시, 새롭게!’를 주제로 메인 오페라 다섯 편과 특별기획 오페라 두 편, 여섯 건의 콘서트 등을 선보여 총 2만6천51명의 관객이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공연과 행사를 관람했고, 객석점유율은 83.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이와 같은 수치는 이번 오페라축제의 프로그램 구성을 고려해봤을 때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 대구오페라하우스 측의 분석이다. 바그너 이후 독일에서 가장 위대한 작곡가로 꼽히지만 대중들에게 다소 생소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작품 두 편을 전면에 배치했을 뿐 아니라, 비교적 대중적인 작곡가인 베르디의 작품 중에서도 쉽게 무대에 올리지 않아 자주 만나기 힘든 오페라들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개막작으로 무대에 오른 ‘살로메’에 대한 평단과 대중의 반응부터 뜨거웠다. 이번 공연은 다소 난해한 음악과 충격적인 소재에도 불구하고 양일간 2천200명의 관객이 관람했으며, ‘연출 콘셉트, 무대디자인, 성악, 오케스트라 음악, 의상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가 통일성을 이뤄 보기 드물게 완벽한 공연(음악평론가 이용숙)’이라는 평가를 받았다.세 번째 메인오페라로 무대에 오른 ‘엘렉트라’ 역시 호평 속에 공연됐다. 대한민국 오페라 75년 역사 중 처음으로 공연된 이번 작품은 간결하면서도 상징적인 무대와 섬세한 연출로 등장인물들의 복잡하고도 변화무쌍한 심리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지휘자 에반-알렉시스 크리스트와 디오오케스트라가 구현한 ‘슈트라우스 사운드’가 극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베르디의 작품 중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두 편의 오페라 ‘맥베스’와 ‘오텔로’, 그리고 ‘리골레토’에 대한 관객 호응도 높았다. 특히 ‘맥베스’는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처음 공연됐으며, ‘오텔로’는 지역에서 15년 이상 볼 수 없었던 작품으로, 지역 오페라 관객들의 작품 경험의 폭을 획기적으로 넓혔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었던 프로그래밍이었다.공연 외에 의미 있는 특별행사도 진행됐다. 국내외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와 토론 등으로 진행된 ‘글로벌 오페라 심포지엄’은 20주년을 맞아 청년기에 접어든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성을 제시하고 선도한 것으로 호평받았다. 한편 철강기업 TC태창의 후원으로 제정돼 처음으로 개최된 ‘사야오페라어워즈’에서는 총 다섯 개 부문에서 시상이 이뤄졌다. 오페라 대상의 영예는 불가리아 소피아국립오페라발레극장과 대구오페라하우스가 합작한 오페라 ‘엘렉트라’에 돌아갔다. 오페라 공로상은 지난 20년간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연주에 참여해 온 디오오케스트라가 수상했으며, 주역성악가상은 오페라 ‘맥베스’에서‘맥베스’역을 노래한 바리톤 양준모와 ‘레이디 맥베스’역의 소프라노 임세경이, 조역성악가상은 개막작 ‘살로메’에서 ‘요한’역을 노래한 바리톤 이동환과 ‘헤로디아스’를 노래한 메조소프라노 하이케 베셀이 수상했다. 마지막으로 신인성악가상은 오페라 ‘오텔로’의 ‘카시오’역을 노래한 테너 김명규와 ‘엘렉트라’에서 ‘엘렉트라’역을 노래한 소프라노 디아나 라마르가 수상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정갑균 관장은 “올해 축제는 한 단계 더 성장한 축제를 보여드리기 위해 슈트라우스의 작품들을 선정했다. 어렵고 무겁게 느낄 수 있는 슈트라우스의 작품과 자주 만나기 힘든 베르디의 작품들을 거부감 없이 관람하시는 모습에서 높은 대구 관객의 수준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며 “이번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선보인 것과 마찬가지로, 축제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희귀한 작품들과 대중적인 작품들을 함께 구성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윤희정기자

2023-11-13

佛 낭트 ‘레 마신 드 릴’ 문화사업 표본 삼는다

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은 지난 10일 프랑스 낭트의 대표 예술기관 스테레오뤽스(Stereolux)의 로랑 마레샬 이사장이 포항시를 방문, 이 시장과 국제 문화예술교류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은 대한민국의 우수한 문화예술 분야 국제적 교류 확대를 위해 11개국 문화예술계 주요 인사 13명을 초청하는 ‘해외 주요 인사 초청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을 찾은 로랑 마레샬 이사장은 포항 방문을 신청하면서 이번 행사가 성사됐다.이날 로랑 마레샬 이사장은 스테레오뤽스의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예술가와 기술자들이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낭트의 문화환경을 설명했다.이 시장은 포항시가 추진중인 영일만 아트테크 문화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설명한 후 하며 기관·도시 차원에서의 교류 확대를 제안했다.스테레오뤽스는 문화적 도시재생 교과서로 불리는 프랑스 낭트의 창조 지구에 있는 대표적인 아트테크 기관이다. 낭트는 1980년대 주력인 조선업이 쇠퇴하자 폐조선소 공장에 ‘레 마신 드 릴(Les Machine de L’ile·기계 동물 테마파크)’ 조성을 시작으로 창조 도시로 완벽하게 변신했다.‘레 마신 드 릴’은 12m 높이의 대형 기계 코끼리와 하늘을 나는 새, 낭트 출신이자 80일간의 세계 일주 저자인 쥘 베른의 상상력, 낭트에서 발명 실험을 펼쳤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도전 정신을 도입해 지금까지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스테레오뤽스는 20여 년 전부터 실시한 ‘스코피톤 페스티벌’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이강덕 시장은 “낭트시 레 마신 드릴과 같은 혁신적인 문화 성공 신화를 포항문화계 접목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12

40만 명 다녀간 대구사진비엔날레 ‘역대 최고’ 흥행질주

지난 9월 22일 개막해 44일간 이어진 ‘2023 대구사진비엔날레’에 총 40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으며 역대 최고의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지난 5일 폐막한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가 2021년 제8회 행사보다 2배 가까이 많은 40만 여명(야외 전시장 포함)의 관람객을 모았다고 12일 밝혔다.올해 대구사진비엔날레는 ‘다시, 사진으로! 사진의 영원한 힘’이라는 주제로 진행돼 23개국 사진작가 293명의 작품 1천37여 점을 소개했다.사회, 정치, 환경, 기후, 이주, 여성 등 유행하는 거대 담론을 되풀이하는 국내외 흐름에서 벗어나 오늘날 인간의 정신, 신체, 감각, 예술을 갈수록 장악해가는 기술 매체, 그중에서도 사진 매체의 고유한 특성과 힘을 다뤘다. 이같은 흥행은 이번 비엔날레가 거대 담론과 추상적 주제를 지양하고 사진의 본질에 주목한 명확한 주제를 제시했고, 국내외 참신한 작품을 소개하며 다양한 관람객들을 끌어모은 것이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사진작가의 작품 활동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전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동대구역 광장에서는 대구 도심의 변화와 대구 시민의 변화상을 전시해 대구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많은 방향을 불러 일으켰으며, 방천시장에는 시장과 상인의 옛 모습을 담아내 많은 지역민의 참여를 이끌어 전통시장의 활성화에도 의미를 더했다.시민이 소장한 옛 사진으로 조성된 장롱 속 사진전은 남녀노소가 그때 그 시절 추억을 함께 공유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포토북 페스티벌 전시는 포토북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관객이 직접 쉽게 접할 수 없는 해외 유명 사진가의 사진집을 펼치고, 보고 느낌으로서 전시작품 관람 이상의 흥미를 더했다. 이를 통해 작가와 관객이 하나로 연결됨과 동시에 비엔날레 전시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도 마련했다는 평가다.그동안 비엔날레의 과제였던 사진 예술계 담론 형성도 말끔히 해소했다는 것이 대구문화예술회관 측의 분석이다. 사진의 힘과 동시대 시각문화라는 강연 주제를 통해 인공지능이 만든 사진 출현, 사진예술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해 전문가 일반 시민이 함께 토론하고 18차례 심포지엄·강연 워크숍으로 사진예술의 명암을 되돌아보는 등 비엔날레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사진계 담론 형성에도 힘을 보탰다.이번 비엔날레를 주관한 대구문화예술회관 김희철 관장은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대구사진비엔날레가 아시아 최대의 사진축제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12

마법같은 연주·수준 높은 청중… ‘문화도시 포항’은 뜨거웠다

“빼어난 연주가들의 마법 같은 연주와 수준 높은 포항 청중이 ‘문화도시 포항’의 밑그림을 완벽하게 그려낸 성공적인 축제였다.”지난 3일부터 9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및 포항시 일원에서 열린 ‘제3회 2023 포항음악제’가 많은 이야기와 감동을 남기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축제를 시작한 2021년 ‘기억의 시작’과 2022년 ‘운명, 마주하다’는 대표적인 산업도시인 포항시가 음악 축제와는 어울리지 않는 곳이라는 선입견과 팬데믹, 태풍 힌남노 등 음악제를 홍보하기에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신세계? 신세계!(A NEW WORLD? THE NEW WORLD!)’라는 주제로 펼쳐진 ‘2023 포항음악제’는 전국에서 음악계 주요 인사들이 극장을 찾을 만큼 훌륭한 출연진, 프로그램, 감동적인 연주와 차분한 진행으로 성공적으로 치러져 내년 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 축제는 예년보다 완성도가 높았다는 평가다. 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은 산과 바다, 자연과 산업이 어우러진 포항시를 문화도시로 확장해 가기 위해 포항시와 관내 기업, 경북도의 지원을 받아 음악제를 진행했다. 피아니스트 손민수의 협연과 세계 최고 기량의 연주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만든 포항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스탠딩 무대로 화려한 축제의 개막을 알린 개막 공연은 열정적인 연주로 관객들의 혼을 쑥 빼놓으며 큰 박수와 감탄을 이끌었다. 세계적인 현악사중주단인 카잘스 콰르텟과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리사이틀을 보기 위해 포항시를 처음 방문한 음악 애호가들의 발걸음도 눈에 띄었다.신예슬 음악평론가는 “‘2023년 포항음악제’는 음악감독의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한 듯, 현악 레퍼토리에서 큰 강점을 보였다. 무엇보다 압도적이었던 것은 한자리에서 만나기 어려운 연주자들의 존재, 그리고 그들의 몰입도 높은 연주였다”고 언급했다. 박유신 음악감독은 “신생 음악제일수록 연주의 질과 프로그램 수준이 중요하다. 음악제를 꼭 찾고 싶은 곳이 되도록 최고의 연주자들을 섭외했다. 매년 세계적인 현악사중주단을 초청했는데, 다른 축제와 구분되면서도 도시를 상징할 수 있는, 현악기 중심의 특화된 프로그램, 출연진을 꾸준히 선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덕분에 만날 수 있는 무대는 각별했다. 손민수, 조성현, 토비아스 펠트만, 김홍박 등 현악과 건반, 관악의 조화로 만들어 낸 재즈-클래식 공연, 자주 무대에 오르지 않는 말러의 피아노 사중주, 현악 앙상블과 소프라노(박혜상)가 어우러진 레스피기, 슈베르트의 가곡은 축제의 품격을 높였다. 신비로운 앙상블을 선보인 카잘스 콰르텟, 슈베르트의 작품만으로 구성한 무대와 매진을 기록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리사이틀, 그리고 출연진들이 대거 참석한 마지막 9일 공연에는 멘델스존, 바르기엘 현악8중주를 최수진을 비롯한 무용수들과 함께 만들며, 여느 축제의 폐막과는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여줬다.알차고 진중한 프로그램과 연주는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의 놀라운 울림과 함께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다. 매년 음악제에 참석했던 세계적인 톤 마이스터 최진 감독은 “포항문화예술회관은 별도 확성 없이 클래식 악기의 소리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음향을 갖춘 곳”이라고 했다.출연 아티스트의 특별 무대를 마련한 ‘포커스 스테이지’와 포항의 도서관과 미술관, 체인지업 그라운드 로비 등에서 진행한 ‘찾아가는 음악회’, 포항 출신 음악가를 소개하는 ‘아티스트 포항’과 마스터클래스 등은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어 ‘문화도시 포항’의 순수예술 진흥 프로젝트로 계속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포항음악제를 참관했던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는 “포항음악제의 첫인상은 조용하고 차분했지만 빼어난 실력의 연주가들이 저마다 마법 같은 연주로 뜨거운 공감을 자아냈다. 포항 청중들의 수준은 높았다. 음악을 존중했고 함께 나눌 줄 알았다”고 평했다. /윤희정기자

2023-11-12

포은오천도서관, 다문화 여성·어린이 대상 프로그램

포항시립 포은오천도서관은 오는 17일과 19일부터 각각 4주간에 걸쳐 다문화 여성 강좌 ‘시시콜콜 시 짓기’와 다문화 어린이 강좌 ‘책으로 만나는 나, 보드로 만나는 세계’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다문화 여성 강좌 ‘시시콜콜 시짓기’는 부제 ‘일어나라 문해력! 깨어나라 글 읽기!’에서 알 수 있듯이 동시 따라 쓰기를 통해 문해력을 키우며 모방 시 짓기를 통해 창의적 글쓰기에 도전하는 방법을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한 권의 그림책 읽기와 동시 쓰기·짓기를 통해 다문화 여성이 한글을 더욱 깊게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또한 다문화 어린이 강좌 ‘책으로 만나는 나, 보드로 만나는 세계’는 매주 한 권의 그림책을 읽고 나의 이야기를 나누며 스스로의 가치를 바로 알아내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신나는 보드게임을 통해 새 친구를 만나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다.김세원 시립도서관장은 “이번 포은오천도서관의 다문화 강좌는 다문화가정이 많은 오천을 비롯한 포항지역 다문화 어린이와 여성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프로그램”이라며 “많은 분들이 참여해 도서관을 통해 함께 행복해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강좌는 시립도서관 홈페이지(https://phlib.pohang.go.kr) 문화 행사 신청 코너를 통해 신청받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포은오천도서관(270-5699)에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9

카메라 찍듯 담아낸 17세기의 사람들

대구미술관이 네덜란드의 대표적 화가이자 바로크 시대 최고의 화가로 꼽히는 렘브란트 판 레인(1606~1669)의 동판화를 소개하는 대규모 ‘렘브란트, 17세기의 사진가’전을 열고 있다.렘브란트는 자화상과 초상화로 대표되는 유화뿐만 아니라 에칭과 드라이포인트 기법을 활용한 판화를 평생 300여 점 남기며 판화, 특히 동판화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독보적인 판화가다. 미술사가들로부터 ‘렘브란트 이후 판화역사가 다시 쓰였다’라는 평가를 받는다.대구미술관의 2023년 해외교류전으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회는 네덜란드 렘브란트 순회재단과 벨기에 판화 전문 미술관 뮤지엄드리드와 함께 1년간의 준비를 거쳐 마련했다. 사진이 발명되기 200년 전, 마치 카메라 렌즈와도 같은 시선으로 17세기 세상과 당시의 사람들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보고 작품에 담아낸 시선에 주목해 전시 제목을 ‘렘브란트, 17세기의 사진가’로 정했다.전시는 렘브란트가 남긴 290여 점의 판화 중 동판화 120여 점을 △자화상 △거리의 사람들 △성경 속 이야기 △장면들 △풍경 △습작 △인물·초상 등 7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소개하고, 영상자료, 19세기에 제작된 판화집, 렘브란트 판화와 관련된 동시대 다른 작가들의 작품 일부를 함께 소개한다.카메라가 발명되기 200년 전, 카메라 렌즈와 같은 시선으로 17세기의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본 모습 그대로 되살려낸 보기 힘든 작품들이다. 잘 알려진 자화상 ‘돌난간에 기대어 있는 자화상’(1639), ‘사스키아와 함께 있는 자화상’(1636)을 비롯해 그의 동판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중요하게 다룬 성경을 주제로 한 ‘착한 사마리아인’(1633), ‘병자를 고치는 예수’(1648년경), 그리고 ‘얀 위텐보해르트, 저항파의 설교자’(1635)의 동판 등 렘브란트 동판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걸작들을 망라한다.대구미술관 측은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 세상과 인간을 따뜻하게 바라보았던 위대한 화가의 시선을 오늘날의 우리가 함께 따라가 보고,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전시 기간 특별강의, 도슨트, 참여 이벤트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관람료는 성인 기준 1천원이다.전시는 내년 3월 17일까지 미술관 1전시실에서 진행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8

포항시 성인지예산 운영·개선방안은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은 최근 포항시의회 3층 운영회의실에서 ‘2023 포항시 성인지예산 컨설팅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성인지 예산제도는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칠 영향을 미리 분석해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예산의 수혜를 받고 예산이 성차별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집행됐는지를 평가해 다음연도 예산편성에 반영하는 제도다.이번 자문회의에서는 전문가, 시의원, 관계자 등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성 성주류화 정책의 주요한 도구인 성인지예산제도의 실효성과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했다.첫 번째 발표에서는 ‘성인지예산제도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이택면 선임연구위원(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우리나라 성인지예산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제시했다.두 번째 발표에서는 ‘포항시 성인지예산 현황 및 발전방안’을 주제로 박은미 경북성별영향평가센터장이 포항시 성인지예산제도 운영 현황과 성별영향평가와 성인지예산 연계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이번 회의에서는 포항시의회 의원과 함께 성인지예산제도의 실효성 제고 및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에 의의가 있다”며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시민체감형 양성평등 정책 추진 및 성인지예산 연계 방안을 모색하고 포항시, 의회, 전문가, NGO 등을 포함한 양성평등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8

문화재청 ‘어린이·청소년 누리집’ 전면개편

문화재청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문화유산 교육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문화재청 어린이·청소년 누리집(https://kids.cha.go.kr/index.do’을 전면 개편하고 지난 6일 선보였다. 문화재청은 미래세대인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우리 국가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보다 흥미롭고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어린이·청소년 누리집’을 운영해오고 있다. 특히, 초·중·고등학교의 국가유산 관련 수업에서 활발히 활용되는 등 국가유산 교육의 대표 누리집으로 역할을 해오고 있다. 올 한해만 51만여 명이 방문해 223만여 건의 쪽보기(페이지뷰)를 기록(9월말 기준)하고 있다.올해에는 국가유산 체제로의 전환과 빠르게 변화하는 교육 흐름에 발맞춰 어린이·청소년 이용자들의 접근 편의성을 대폭 개선하고자 누리집을 전면 개편했다.△휴대폰, 태블릿 컴퓨터(PC) 등의 지능형(스마트) 기기를 활발히 활용하는 어린이·청소년의 특성에 맞춰 누리집의 화면과 메뉴들을 최적화했고 △국립고궁박물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등 문화재청 소속기관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청소년 대상 체험행사와 교육 프로그램 관련 내용을 쉽게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연동했으며 △문화재청이 한국문화재재단과 운영 중인 ‘문화유산채널’ 누리집(https://www.k-heritage.tv/)의 교과과정 영상(247건)을 고품질로 감상할 수 있다.이외에도 ‘문화유산 방문학교·체험교실’, ‘학교문화유산교육 우수사례 사업’ 등 문화재청에서 매년 운영 중인 국가유산 교육 정보도 살펴볼 수 있어 일선 교육 현장에서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8

김만수 시인 시선집 ‘나의 수많은 근처들’ 출간

김만수 시인포항의 김만수(69) 시인은 등단한 지 36년 된 한국 시단의 중견 시인이다. 지금까지 첫 시집 ‘소리내기’를 비롯해 모두 10권의 시집을 냈다. 대략 3년 만에 한 권씩의 시집을 낸 것으로, 창작에 매우 열성적인 시인이랄 수 있다.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결코 적지 않은 시집을 낸 것은 그의 문학정신의 충일성뿐 아니라 자신의 삶 자체에도 치열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표시다. 최근 김 시인이 그동안 출간했던 10권의 시집에서 100여 편을 골라 엮은 시선집 ‘나의 수많은 근처들’(문학의전당·사진)을 펴냈다. 이 시선집에서 보여주는 시의 형식적 특성은 대부분 시편이 20행을 넘지 않는 전통적인 단아함이다. 언어의 절제와 축약을 통해 지나친 상상력의 비약을 통제하면서 아름다운 서정성으로 독자들의 정서적 반응을 유도하고 있다.요즘 우리 시단의 일부에서 보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난해함이나 참기 힘든 장광설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이런 시적 태도 역시 ‘시는 곧 도(道)와 같다’는 도학자들의 수행 정신과 같은 점도 김 시인이 교육자와 개신교회 장로 직분의 종교인이라는 사실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닐까.전체적으로 서정시가 중심을 이루는 이번 시선집은 민중의 애환과 약자의 눈물을 외면하지 않고 살아온 김 시인의 삶과 그의 시력(詩歷)을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추천사를 쓴 고재종 시인은 “김만수 시백(詩伯)의 시는 고금동서는 물론이요, 우주에까지 보폭이 걸쳐 있다. 그 발걸음은 울울총총한 땅의 역사와 민중의 애환, 그리고 그들 삶의 장소들을 누비고 톺아본다. 그렇게 시인은, 의연한 발걸음의 내력들을 적어가면서도 관념의 아상에 빠지지 않고, 어쩌면 단아하다고 할 정도로 정제된 형식에 나무처럼 울울하고 별처럼 총총한 이미지들을 찬란하게 생성해놓는다. 아울러 그 이미지들의 사유화(思惟化)를 통해 시적 진정성에 도달하는 품이 가히 일품”이라고 적었다.“이슬처럼 머물다/먼 강물 소리에 묻어가는/그대를 따라갑니다/사랑은/아슬한 굽이마다 내걸린/희미한 등롱이었지요/그대 사랑하는 저녁을/여기/마디마디 새겨 보냅니다/청댓잎 새순으로/다시 피어오르시어/푸른 마디마다 매단/눈물방울/보십시오”- 김만수 시 ‘목간(木簡)’ 전문/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8

“낙서하듯 즐겁게, 유년시절 주제 삼은 이유죠”

“참된 예술성을 위해서는 남다른 정체성에서 비롯된 고유한 미적 가치가 필요함을 깨달았습니다. 독자적 정체성의 확보를 위해 한국 미(美)의 원류에 대한 모색을 일찍부터 시작했다고 할까요. 전통과 역사와 삶 속에서 이것을 찾을 수 있었죠.”한국화가 황연화(56·문경시) 중원대학교 교수는 대구·경북은 물론 한국 화단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여성 예술인으로 꼽힌다.무엇보다 그는 모더니즘 미술을 적극 실험하면서도 고전적 소재를 차용해 고유성을 부여하는 데 힘썼다. 기운생동의 한국화에 30여 년 넘게 천착해 온 황 작가를 지난 6일 만나 최근 21번째 개인전을 마친 소회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올해 들어 중원대학교 박물관 초대로 대작 중심의 개인전을 열었고 충북의 제42회 설성문화제 기간에 맞춰 음성문화원에서 ‘유년의 기억’ 시리즈로 21번째의 개인전을 가졌다.△내 작품의 공통된 주제인 ‘Human+Nature(인간+자연)’에서 비롯된 ‘유년의 기억’이 주제다. 캔버스에 물감의 오묘한 우연적 번짐을 바탕으로 두고 그 위에 물감으로 형상을 표현하는 작업이다. 종이비행기나 종이배, 도자기나 꽃 등 일련의 표현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게 변화된 내면적 세계를 표현하고자 했다. 특히 탈 캔버스 상태의 작업이 어떨까 하는 고민을 풀고자 시도했다.-황 작가는 작품 속에 독자적 미감을 담아내어 성공적인 예술 세계를 이룩했다.△민화를 바탕으로 한 채색화로 시작해 전통 천을 바탕으로 이용한 회화와 함께 최근에는 우연의 추상적 바탕을 이용한 유년시절의 기억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과 채색으로 노련미를 더한 독특한 회화 장르로 발전시키고 있다.-인간+자연, 유년의 기억 등 회화의 일련의 공동주제를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화가들은 유년시절을 동경하고 순수한 감정과 아름다운 행동들을 떠올리며 그것을 화폭에 담기도 한다. 유년시절에 사용하던 이불보나 보자기 옷가지를 모아 바탕 재료로 쓰는 일은 정말 즐겁고 흥미롭기만 하다. 종이배와 딱지, 비행기를 그리는 동안은 지금도 그 시절이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기교나 멋을 배제하며 어린이가 낙서하는 즐거움과 순수성을 재현하려는 것이다. 부드럽게 흐르는 물살이 도를 일깨우듯 무기교적 미학이 최고의 테크닉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대한다.-화가로서 이론을 겸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부담이 되지는 않는지?△모든 일에 모자라는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입시생도 모아야 하고, 시대에 맞게 교재도 개발해야 하고 학생들도 가르치고 교수들과의 소통도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강의는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는 장으로서 그 역할이 크다. 그래서 개성과 사고가 남다른 MZ세대들을 아들, 딸 같이 정성과 애정으로 소통하고 가르치려고 노력을 한다. 창작과 강의는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가 없어서 때로는 힘들기도 하지만 강의실에서 보내는 학생과의 시간은 교육자로서의 보람이 크다.-그동안 작가로서의 여정과 철학을 돌아본다면?△대학 시절 채색화를 열심히 배울 때 화가로서의 미래를 열었다는 생각이 든다. 민화를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시도가 변화의 시발점이었고 고미술상을 돌며 구하거나 고향에서 이불보나 다양한 천 조각과 헌 옷을 수집하면서 유년시절을 더욱 그리워하게 되었다. 특히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의 정착은 유년시절을 집요하게 떠올리게 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중국 유학은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미감에 대한 물음에 답을 찾고자 시간을 투자한 셈이다. 황연화 한국화가 -수많은 국내외 개인전과 청년 시절 올해의 청년작가에 선정되었고 2020년 미국대통령상(금상)과 세계미술공모전에서 그랑프리, 2023년 서울국제비엔날레에서 우수작가상을 받는 등 많은 상을 수상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작품이 있다면?△상이란 열심히 천착하는 자세에 대한 행운이라고 생각을 한다. 작품은 늘 고민과 숙제를 안고 하는 행위라서 ‘좋다’, ‘아니다’ 답을 갖고 창작에 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작품이 없다. 굳이 선택하라면 찢어지고 기워지고, 조각천으로 모자이크처리를 한 이불보에 물감과 먹, 연필로 민화적이고 현대의 드로잉적 요소를 가미한 ‘인간+자연’ 시리즈를 내세우고 싶다.-앞으로의 바람이나 계획은?△이제 30년 예술활동의 변화를 보여주는 시점이 지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예술혼과 장인정신이 깃든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인생의 밀도를 더하는 향기와 삶의 격조를 높이는 예술의 매력을 전해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7

국학진흥원, 기탁 문중 예우‘성산이씨 홍와고택’ 특별전

‘고령지역의 대표적인 한말 유학자 홍와(弘窩) 이두훈(1856∼1918)의 삶과 학문을 만나다.’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7일부터 내년 3월 3일까지 2023년 기탁문중예우특별전 ‘성산이씨 홍와고택-멈추지 말고, 주저하지 말고, 의(義)를 향해 나아가라’를 개최하고 있다.이번 전시는 국학진흥원에 국학 자료를 기탁한 성산이씨 홍와 문중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기탁자료의 소중함을 널리 공유하기 위해 마련하는 특별전이다.국학진흥원 내 유교문화박물관 제2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경북 고령을 대표하는 유학자이자 독립운동가 홍와 이두훈으로 대표되는 홍와고택에 전해지는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간찰(簡札·편지), 편액(扁額) 등 120여 점의 자료가 선보일 예정이다. 이 외에도 고령 관동마을에 뿌리내린 성산이씨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물들과 선대(先代)의 시문을 모두 모아 필사한 ‘신안세고(新安世稿)’, 그리고 홍와 이두훈의 다양한 저술들을 관람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 경북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던 홍와 이두훈은 1896년 서울 주재 외국공사관에 명성황후 시해를 규탄하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전달하고, 1905년 을사오적 처단 상소, 1907년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하는 등 각종 격문과 상소로 일제 침략자를 성토했다. 이두훈은 고령지역 단연상채회(斷煙償債會) 회장이자 관리자의 입장에서 많은 국채보상운동 관련 자료를 작성하거나 수령해 관리했다. 이두훈의 후손가에 전해지는 약 60여 종의 국채보상운동 관련 자료는 2017년에 등재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포함돼 있으며 한 지역의 국채보상운동 전개 양상을 보여주는 임명장, 국채보상운동 관련 시문과 광고가, 청원서, 수종의 의연금 명단 장부 등이 일괄로 남아 있어 국채보상운동 초기부터 말기까지의 고령군민들의 참여와 전개 양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