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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세상 사이의 싸움에서’ 카프카 100주기 잠언·일기집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4-06-20 18:15 게재일 2024-06-2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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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문학의 대가인 체코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1883∼1924)가 쓴 일기와 잠언을 한데 엮은 ‘프란츠 카프카 잠언·일기집-너와 세상 사이의 싸움에서’가 민음사 문고판 ‘쏜살 문고’시리즈로 출간됐다. 카프카 100주기를 맞아 펴냈다.

이 책은 카프카가 1909년부터 1922년까지 쓴 일기의 일부와 1920년에 친구인 작가 막스 브로트가 발간한 잠언집 ‘죄, 고뇌, 희망과 참된 길에 대한 성찰’에 수록된 잠언의 일부가 포함됐다. 또한 자전적 성찰, 글쓰기에 대한 카프카 자신의 견해뿐만 아니라 소설 초안과 단편들도 포함돼 있다.

카프카는 1917년부터 1918년 봄 사이에 걸쳐 8절지 노트에 자신의 사상, 세계관, 종교관을 담은 아포리즘을 기록했는데, ‘프란츠 카프카 잠언·일기집-너와 세상 사이의 싸움에서’에서는 모두를 수록하지 않고, 카프카를 이해하는 데 핵심이 될 만한 내용을 중심으로 발췌했다.

그의 일기를 통해 카프카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은 흥미로우면서도 고통스럽다.

카프카가 남긴 일기의 키워드는 ‘불안’이다. 병에 대한 불안뿐만 아니라 고향을 상실한 유대인으로서의 불안, 형이상학적인 삶의 불안 등이다.

카프카의 잠언과 일기를 통해 독자는 카프카의 전체적인 실제 모습을 그려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흔히 알려진 카프카의 인상과는 다른 면모를 알 수 있게 된다. 특히 일기에서는 카프카의 작품들에서 느껴지는 기괴하고 부조리해 종잡을 수 없는 모습 대신 진지하면서도 낭만적이고 서정적이며 열정적인 사랑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883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보헤미아(현 체코)의 프라하에서 태어난 카프카는 어릴 때부터 작가를 꿈꿔 1904년 ‘어느 투쟁의 기록’, 1906년 ‘시골의 결혼 준비’를 집필했고, 1908년 노동자상해보험공사에 취직한 이후로도 14년 동안 직장생활과 글쓰기 작업을 병행했다. 인간 운명의 부조리성과 인간 존재의 근원적 불안에 대한 통찰로 사르트르와 카뮈에 의해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았다. 1917년 폐결핵 진단을 받아 여러 요양원을 전전한 끝에 병이 악화돼 1924년 빈 근교의 한 요양원에서 사망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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