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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침촌 사띠스쿨, 소쉬르 구조주의 특강 성황리 개최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6-03-04 09:35 게재일 2026-03-0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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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확산 위해 라캉·들뢰즈 후속 강좌···지역 담론 확장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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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인문학당 침촌 사띠스쿨 회원들이 지난 3일 영문학박사 여국현 시인 초청  ‘언어와 사고의 틀: 소쉬르의 구조주의’ 강연을 마친 뒤 포즈를 취했다. /독자 제공

지난 3일 오후 7시 30분 포항시 북구 장성동에 위치한 침촌문화회관 내 인문학 공간 침촌 사띠스쿨은 열정으로 가득찬 분위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개원 13주년을 맞아 지역 인문학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이곳에서, 내적 성장을 꿈꾸는 시민 30여 명이 특강에 집중하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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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국현 시인 강의 모습. /독자 제공

이날 열린 인문학 특강은 ‘언어와 사고의 틀: 소쉬르의 구조주의’를 주제로, 영문학 박사이자 시인인 여국현 씨가 초청돼 진행됐다. 

여국현 씨는 포항 출신으로 중앙대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2018년 등단 이후 시와 번역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현재 포항 KBS 1라디오 ‘10분 인문학’과 워싱턴 한인방송 ‘여국현 시인의 인문학 산책’을 진행하며 대중과 소통 중이다.

그는 강연에서 “세상 모든 것에는 구조와 법칙이 있다”는 소쉬르의 선언으로 문을 열었다. 문화연구 박사 논문을 준비하며 현대 철학을 연구해온 그는 스위스 언어학자이자 구조주의 창시자인 페르디낭 드 소쉬르(1857~1913)의 이론을 바탕으로, 일상 속 언어와 사고 체계를 근본부터 재해석했다. 특히 “빨간 신호 앞에서 멈추는 이유”를 개인의 선택이 아닌 사회적 약속과 기호 체계로 설명하며 구조주의의 실용성을 강조했다.

“랑그(규칙 체계)와 파롤(개별 발화)”, “기표(소리)와 기의(개념)의 자의적 결합” 등 핵심 개념을 소개한 여 씨는 나이키의 “Just Do It” 캠페인과 ‘해리 포터’ 시리즈를 예시로 들어 구조주의가 예술·광고·서사 이론으로 확장된 사례를 설명했다. 그러나 인간 주체 소외, 역사성 부재 등 구조주의의 한계를 지적하며 루이 알튀세르, 자크 라캉, 자크 데리다, 롤랑 바르트, 질 들뢰즈 등 후기 구조주의 사상가들의 대안적 시각도 덧붙였다.

강의 말미, 여 씨는 “시의 창조적 힘으로 불완전한 언어를 넘어설 수 있다. 구조를 인식하되, 그 구조를 흔들고 새로운 기호를 창조하는 것이 인간의 몫”이라고 강조하며 청중의 공감을 이끌었다. 

사띠스쿨 공봉학 원장은 “침촌문화회관을 가득 채운 청중들은 구조주의가 더 이상 낯선 철학 용어가 아니라, 일상의 언어와 삶을 비추는 하나의 거울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사띠스쿨은 오는 4월 7일 자크 라캉의 정신분석 이론, 5월 5일 자크 데리다와 질 들뢰즈의 개념을 다루는 등 지역 인문 담론 확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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