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명예교수 ‘문학방언’ 출간<br/>100여명 넘는 전국 각 도별 시인<br/>작품 속 방언의 효과와 의미 분석
이상규 경북대학교 명예교수(전 국립국어원장·사진)가 최근 저서 ‘문학방언’(한국문화사)을 출간했다.
국어학자이자 방언학자, 또한 시인으로서 국립국어원장을 지낸 이 명예교수는 40여 년 넘게 방언 수집과 연구에 매진해 왔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시문학사에서 토속적인 언어를 선호했던 시학 발전을 새롭게 정리해 책에 담았다. ‘우리말의 곡진한 결, 방언으로 쓴 문예’라는 부제가 붙은 해당 도서는 100여 명이 넘는 전국 각 도별 시인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방언의 문학적 효과와 시사적 의미를 분석한다. 이 교수의 그간의 방언 자료와 기록을 총집결한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사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저자의 오랜 연구와 노력 끝에 나온 책으로서 독자들은 각 지역의 토속적인 언어를 녹여낸 문학 작품을 통해 국어의 다양성과 지역 고유의 특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방언 연구자들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총 3장과 부록인 참고문헌으로 구성돼 있다.
1부 ‘시의 행간에 둥지를 튼 방언’은 시 작품에 방언의 옷을 입히다, 방언은 한국전통 예술미학의 뿌리, 방언 시의 미학이 포함돼 있다.
2부 ‘문학 방언의 풍경’은 정원에 한 가지 꽃만 피어 있다면, 시 그릇에 방언을 담아낸다, 이상화의 시에서 방언의 해독, 대구방언으로 걸쭉하게 쓴 상희구의 시 등 4장으로 구성돼 있다.
3부 ‘방언고고학’은 방언과 우리들의 삶, 방언은 토착 지식의 창고, AI 시대에 제주어 연구 확장과 보전이 포함돼 있다.
저자는 머리말에 “돌이켜 보면 내 삶의 거의 대부분 시간을 우리말의 곡진한 결을 가진 방언 수집과 연구에 공을 들였다”며 “방언 자료조사와 정리 그리고 해석이라는 연구 목표와 이러한 연구가 갖는 철학적 함의로서 언어의 다양성과 다원공존이라는 한 시대를 꿰뚫는 사유에 깊이 천착하였던 시절을 돌이켜 본다”고 적었다.
한편, 이상규 교수는 1979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개원에 발맞춘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적 방언조사 사업에 조사연구원으로 첫 발을 디딘 후에 일본 동경대 객원연구교수로 방언지도 연구를 통해 컴퓨터를 활용한 K-mapmaker라는 방언지도제작시스템을 우리나라 최초로 구축한 바 있다.
국립국어원장 재직(2006~2009년) 중에는 폐쇄적인 표준어 정책의 깊이와 폭을 확장하기 위해 남북방언조사사업을 비롯한 일상생활전문용어 조사사업 추진과 더불어 한국시인협회를 통해 전국 방언으로 쓴 시집 간행을 도와 ‘시인 101명, 내 고향말로 시를 쓰다’라는 부제를 단 방언시집 ‘요 엄창 큰 비바리야 냉바리야’가 출간됐다. 올 초부터는 본지에 ‘이상규의 시와 방언 이야기’를 연재 중이며, 몇몇 칼럼은 이번에 간행된 ‘문학방언’에도 게재됐다.
대표 저서로는 ‘방언학 개설’, ‘방언의 미학’, ‘국어방언학’, ‘문학 속의 경상 방언’, ‘경주지역의 삶과 언어’, ‘위반의 주술’, ‘시와 방언’, ‘시어방언사전’ 등이 있다. 지난해 말 출판한 ‘프네우마 시편’ 등 다수의 시집도 펴낸 바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