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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日문화, 韓문화 바탕서 꽃피워

문화유산 이야기꾼인 유홍준(65) 명지대 석좌교수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을 제4권 `교토의 명소`(창비, 465쪽, 1만8천원)를 끝으로 완간했다. 유홍준 교수는 우리 국토 전체가 박물관이요 문화유물의 보물고임을 깨우쳐 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의 저자이다.유홍준의 `나의 문화답사기`는 국어 교과서에도 실렸다. 출간 후 불과 4년 만인 1997년 봄 학기부터 중학교 3학년 용 국어 교과서 1권의 서두인 `월출산과 남도`가 실린 것. 생존 작가의 작품이, 그것도 이처럼 빨리 교과서에 실린 것도 전례를 찾기 힘들다.유 교수의 `나의 문화답사기`는 1993년 제1권 `남도답사 일번지`를 시작으로 2012년 제7권 제주편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까지 20년 동안 330만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한국 인문서 최초의 밀리언셀러로 기록됐다.국내편에 이어 일본편은 2013년 1권 `규슈―빛은 한반도로부터`, 2권 `아스카ㆍ나라―아스카 들판에 백제꽃이 피었습니다`, 지난 5월 제3권 `교토의 역사―오늘의 교토는 이렇게 만들어졌다`에 이어 4권 `교토의 명소―그들에겐 내력이 있고, 우리에겐 사연이 있다`로 완결됐다.일본편 제4권은 국내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아가는 관광지이자 일본 역사와 문화의 정수가 모여 있는 교토 구석구석에 남은 도래인의 발자취와 함께, 우리 문화의 영향을 통해 비로소 절정에 이른 일본미의 해답을 찾는다.`교토의 명소`는 `그들에겐 내력이 있고 우리에겐 사연이 있다`는 부제처럼 우리의 기술과 문화를 토대로 저들의 문화를 꽃피운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특히 일본문화의 특색 중 하나로 간주되는 `정원`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풀어놓는다. 구체적으로 보면 일본의 지은원과 건인사, 대각사와 천룡사, 상국사와 금각사·은각사, 남선사, 대덕사, 가쓰라 이궁(離宮), 수학원 이궁을 차례로 밟는다.`답사기` 국내편이 우리 국토의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고 우리 유산을 아끼는 마음을 고취하는 데 일조했다면, 이번에 제4권으로 완간된 일본편은 일본의 문화유산을 통해 우리 선조들의 문화적 우수성을 확인하고 더불어 상호교류하고 섞이면서 발전해가는 문화의 진면목을 깨우쳐준다.▲ 유홍준 교수유 교수는 “일본답사기는 일본을 제대로 이해하자는 겁니다. 일본이 고대 문화의 상당 부분을 한반도에서 받아들였다는 과거사의 콤플렉스 때문에 우리를 무시하고, 우리는 근세사의 비극 때문에 일본을 무시하는 실정입니다. 일본이 우리 문화를 받아들인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일본의 모든 것을 죄다 우리가 주었다고 이해해서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답사기 일본편에서 일본이 한국문화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그들 스스로 이룩한 문화도 있다며 한일간 상생 발전을 위해 서로의 독창적인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11-07

“독도는 국제법으로도 한국땅”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지난 2010년부터 개설한 `독도의 이해`라는 교양강좌에 매 학기 300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좋은 최홍배사진 한국해양대 국제통상학부교수가 `한국의 땅 독도` 책을 출간했다.1천200페이지에 달하는 `한국의 영토 독도`는 독도의 해양법적 지위,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일본 에도막부)까지 한일 양국 간 논쟁, 19세기(메이지 정부)부터 20세기 대일강화조약까지 논쟁, 독도의 국제법적 진실, 독도분쟁 해결방법 등 5편으로 구성됐다.최 교수는 이 책에서 한국과 일본 내에서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양국 정부 입장과 학자 등의 의견을 정리해 비교분석했고 일본 측 주장을 반박·재반박하며 독도가 국제법으로 한국 땅임을 증명하고 있다.그는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일본 영토를 정한 대일강화조약 체결을·비준할 때 독도가 빠졌다”며 “국제법에서 최우선으로 인정하는 명문화된 조약이 없지만,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대한민국이 독도 영유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또 “신라시대부터 역사적으로 독도가 한국 땅 이라는 사실이 증명됐지만 중요한 시기인 17세기(숙종시대), 20세기(러일전쟁·대일평화조약) 우리나라 외교정책의 부재가 오늘날 독도 문제를 만들었다”고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한국해양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법학박사를 받은 최 교수는 해양영토전략연구센터를 운영하면서 독도를 비롯한 한국의 영토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해양법과 국제법을 전공한 독도 전문가인 최 교수는 일본과 미국을 오가면서 10년 넘게 연구한 독도 관련 자료를 총 정리한 `한국의 영토 독도`라는 책을 출간했다. 특히 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울릉도·독도를 수차례 방문하는 등 심혈을 기울여다.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2014-11-07

깊어가는 가을… 포항교계 부흥회 `다채`

포항지역 교회들이 11월 들어 잇단 부흥회로 교인들의 영성을 깨우고 교회부흥을 도모한다. 오천교회(담임목사 박성근)는 5일부터 7일까지 임만재 충주용원교회 목사를 강사로 초청해 부흥사경회를 연다.부흥회는 5일 오후 7시, 6일 오전 5시, 오전 10시30분, 7일 오전 5시, 오전 10시30분 등 모두 7회 진행된다.임 목사는 성도들의 신앙생활에 대한 자세와 영성훈련 방법을 전하고 자신이 목사가 된 과정과 목회 중 에피소드 등을 들려준다.임 목사는 지난 2001년 `십일조를 안 내면 받으러 가자!`란 신앙서적을 펴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그는 책에서 “목사는 성도의 앞날을 행복한 날로 인도할 책임이 있다”며 “십일조를 받으러 가서 독촉하니, 훗날에 그가 충성스런 제직이 되는 것을 많이 보았다”고 말했다.청하면기독교연합회(회장 권순탁)는 10일부터 12일까지 매일 오후 7시30분 청하중앙교회 본당에서 부흥성회를 개최한다.부흥성회는 전경출 목사(금천교회)가 강사로 나서 `살아계신 하나님`이란 주제로 말씀을 전한다.김일하 목사(총무)는 “많은 면민들이 참석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는 엄청난 은혜를 체험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효자교회(담임목사 이하준)는 26일부터 28일까지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를 강사로 초청해 가을부흥성회를 연다.부흥성회는 26일 오후 7시30분 `자녀의 권세`, 27일 오전 5시 `사랑과 책임`, 오후 7시30분 `좋은 제자`, 28일 오전 5시 `세 가지 시험`, 오후 7시30분 `천국의 사고방식`이란 주제로 이어진다.김 목사는 예배당을 짓지 않고 그 돈으로 탈북자를 지원하는 등 어려운 이웃을 도와왔다.지난 2009년에는 높은뜻숭의교회를 4개 교회로 분립했으나 오히려 성도수가 증가해 지금은 7개 교회로 늘어났다.김 목사는 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 열매나눔재단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저서로는 `생사를 건 교회개혁`, `깨끗한 부자` 등이 있다.한편 포항중앙교회(담임목사 손병렬)는 가을 특별새벽기도회와 새생명축제를 잇따라 열어 교인들의 영적성장을 도모한다.포항중앙교회는 10일부터 15일까지 매일 오전 5시부터 `네가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리라`란 주제로 가을 특별새벽기도회를 연다.중앙교회는 또 14일 오후 8시 교회 본당에서 `원더풀(원하는 것보다 더 잘 풀리세요`란 주제로 베드로선교구 새생명 축제를 개최한다.새생명축제는 14일 강은도 목사(광교푸른교회), 21일 손병렬 목사, 28일 이순창 목사(서울연신교회)가 강사로 초빙된다.이 기간 1천여 명의 이웃을 초청해 함께 말씀을 듣고 하나님의 은혜를 나눈다.강은도 목사는 한국교계 대표적인 청소년사역자로 다음세대 부흥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손병렬 목사는 미국 남가주 동신교회 담임목사로 섬기다 지난달 9일 포항중앙교회 9대 목사에 취임했으며 지성과 영성을 갖춘 목회자로 평가받고 있다.이순창 목사는 지난 2010년 3월부터 국민권익위원회 옴부즈만 위원으로 국민들의 억울함과 고충을 해결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또 이 목사는 예장 평북노회장과 서울시연합당회 회장을 지냈으며, 영남신학대학 이사,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법인 서기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4-11-06

“힘든 한해 인도해 주셔서 감사”

“올해는 국가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려운 일들이 있었지만 눈동자같이 품으시고 위로하시며 이끌어 주신 주님의 사랑을 생각하면서 다시금 감사함을 고백합니다” 포항지역 교회들이 11월 첫 주일인 2일 추수감사예배를 드리고 한 해 동안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했다.기독교병원과 일부 교회들은 4일과 16일 추수감사예배를 드리고 교인들이 가져온 쌀과 과일 등을 어려운 이웃과 복지단체에 전달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웃사랑 가르침을 실천한다.포항중앙교회(담임목사 손병렬)는 2일 추수감사예배 후 초청한 이웃과 점심을 나누며 하느님의 사랑을 전했다.손병렬 목사는 이날 1~4부 예배에서 `감사받으실 하나님`이란 제목의 설교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감사의 마음”이라며 “어떠한 환경과 상황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믿음을 가질 때 우리는 환경을 넘어서 주님이 주시는 평강과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손 목사는 이어 “아무리 많은 재물과 훌륭한 재능을 가져도,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어도, 많이 배워도 감사한 마음이 없으면 행복하지 않지만 내가 가진 것을 은혜로 아는 사람은 감사하게 되고 이런 사람은 행복하게 살수 있다”며 감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예배 후에는 교인들이 가져온 쌀을 불우이웃과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했다.중앙교회는 5일 오후 7시30분 수요예배시간에 추수감사절 찬양잔치를 열어 교회기관별 찬양과 연극을 통해 추수감사의 뜻을 기렸다.인산의료재단(이사장 전일평) 선린병원(원목 김우현)은 4일 오후 6시 또감사비전홀에서 추수감사예배를 드린 뒤 직원들이 가져온 물품을 정부기관의 지원을 받지 못한 복지사각지대의 어려운 공동체에 전달했다.포항제일교회(담임목사 이상학)는 16일 교회본당에서 추수감사예배와 함께 교구별 추수감사축제를 열어 교인들이 모은 각종 성품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며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시간을 갖는다.이상학 목사는 “그 어느 때보다 진실되고 참되며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감사의 정성을 올려드리는 추수감사주일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포항오천교회(담임목사 박성근)와 장성교회(담임목사 박석진), 효자교회(담임목사 이하준), 환호교회(담임목사 연금봉), 동부교회, 포항침례교회 등 지역 크고 작은 교회들도 이날 가족과 이웃을 초청해 추수감사예배를 올린다.포항지역 대부분의 교회들은 11월 셋째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는 교회력의 전통에 따라 16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킨다.추수감사절은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인 미국에 정착한 영국 청교도들이 이듬해 추수를 마치고 정착을 도와준 원주민들을 초청해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함께 음식을 나눠 먹은 것에서 유래됐다./정철화기자

2014-11-06

유명 사진작가 케이티 김 초대전

대구 미르치과병원(대표원장 권태경)은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갤러리 미르(대표 박현진)에서 뉴욕에서 활동 중인 유명 사진작가 케이티 김(KT KIM) 초대전을 개최한다. `Fashion Passion`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3일부터 오는 12월 28일까지 열리며 케이티 김이 전 세계 패션계의 저명인사를 감각적으로 포착한 24점의 사진이 선을 뵌다.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5일 오후 7시 초청작가 케이티 김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작가와의 만남`의 시간도 마련된다.케이티 김은 독창적인 관점의 앵글을 통해 패션 사진계에서 독보적인 인지도와 위치를 인정받고 있다. 웬만한 세계적인 브랜드의 국내 패션지의 표지는 물론 특별 섹션을 장식할 정도로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보그 콜리아(VOGUE KOREA)` 이명희 편집장은 케이티 김 사진작가에 대해 “다섯 살 꼬마아이 같은 `순수한 열정`과 퓨마처럼 재빠른 `동물적인 순발력, 평범한 현장사진으로 전락할 법한 사진들조차도 케이티의 날카로운 눈과 재빠른 손, 본능적인 감각을 거치는 순간 놀랍게도 화보에 근접한 놀라운 비주얼 퀄리티로 승천한다. 케이티 같은 사진가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결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고 찬사를 보냈다.전시를 주최한 갤러리 미르의 박현진 대표는 “패션사진가로서 세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케이티 김의 이번 사진전을 패션과 섬유의 대표 도시인 대구에서 열게 됐다는 점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값지고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이번 전시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전시 문의:053-212-1000./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11-05

작품마다 감동의 무대… 관객몰이 대성공

제1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지난 1일 폐막콘서트 및 오페라대상 시상식을 끝으로 화려한 막을 내렸다. 2013년 11월 재단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이번 축제는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오페라축제 전반을 다시 점검해 봤다.□ 한달간의 오페라 향연이번 축제는 현대인이 각박한 현실 속에서 잊고 살아가던 사랑의 중요한 가치들을 되새겨보자는 `Love we lost`라는 주제로 진행됐다.`도전`(오페라 투란도트), `순수`(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희생`(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모험`(오페라 마술피리), 민간오페라단 초청 오페라(윈저의 명랑한 아낙네들)까지 메인작품 5개를 중심으로 펼쳐졌다.지난달 2일일부터 한 달간의 축제기간 동안 국내외(13개국) 19개 단체의 출연진 및 제작진들이 18개 행사를 31회 무대에 올렸다.□ 축제의 감동 연출올해 축제 전반을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로 `러시(Rush)`를 떠올릴 수 있겠다.먼저 관객의 `러시`이다. 이번 축제는 91%라는 놀라운 수치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미 `오페라의 메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러운 대구이지만 지난해 메인 5개 작품의 객석 점유율이 70%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비약적인 상승이다.거대한 스케일과 주역들의 역량으로 극찬받은 `투란도트`, 뛰어난 음악적 완성도가 돋보였다고 평가받은 `로미오와 줄리엣`, 이탈리아 현지 오페라의 감동을 그대로 옮겨온 `라 트라비아타`, 최소한의 무대 전환으로 극의 몰입을 높이는 `연출의 힘`을 보여준 `마술피리` 등에 대한 대중의 호평이 이어졌다.메인작품 외에도 소극장에서 진행된 단막 오페라 `보석과 여인` 등에는 공연을 관람하려는 시민들이 문전성시를 이뤘고 국내 최초로 시도된 콘서트 오페라 `진주조개잡이`도 호평속에 축제의 애피타이저 역할을 톡톡히 했다.이번 축제의 두 번째 `러시`는 참여도이다. 오페라 애호가들의 참여로 이뤄진 `제5회 전국 아마추어 성악콩쿠르`에는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지원자들이 참가했고 `해외극장 진출 오디션`에는 무려 71명의 지원자가 몰리는 등 기존에 진행된 오디션 대비 세배 이상의 참여도를 보여, 축제와 오페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크게 증가한 것을 보여줬다.□ 공연 성과2014년 축제는 `해외극장 진출 오디션`을 통해 다섯 명의 한국 성악가들에게 유럽무대로 진출할 기회를 열어주었다.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과 뮌스터시립극장의 극장장들을 심사위원으로 초청해 진행된 이번 오디션에는 다양한 학력과 경력을 가진 총 70여명의 성악가들이 지원해 높아진 축제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또한 이번 축제 기간에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과의 공연교류협약(MOU)을 체결,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가 2015년 독일에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연초 `페루치오 탈리아비니 국제성악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아 콩쿠르 우승자인 베이스 김일훈씨를 초청한 오페라축제는 올해 11월 중순에 열리는 `마그다 올리베로 국제성악콩쿠르` 심사 참여도 확정돼 세계적인 축제로서의 전망을 밝게 했다.재단의 박명기 예술총감독은 “그동안 잠재되어 있던 오페라에 대한 대구 시민의 열정이 한꺼번에 폭발한 느낌”이라며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준 시민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더욱 많은 시민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오페라를 만들기 위해 애쓰겠다”고 밝혔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11-05

중견 성악가 임용석 독창회

중견 성악가 베이스 임용석(47·사진)이 오는 6일 오후 7시3분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독창회를 연다.임용석은 포항시시설관리공단이 2014년 기획공연으로 마련한 `포항시민과 함께 해설이 있는 음악회`에 초청돼 깊어가는 가을의 정서를 담은 노래를 들려준다.지난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인 베르디 오페라`운명의 힘`에서 수도원장 구아르디아노 역할을 맡아 특유의 깊이 있는 저음과 위엄있는 성격 묘사로 호평을 받은 임용석은 이번 독창회를 통해 김동환의 `그리운 마음` 등 한국 가곡과 라흐마니노프의`꿈`,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의 아리아 `신성한 이 전당에선` 등 아카데믹하면서도 짜임새 높은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앞서 임용석은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돈 조반니` `피가로의 결혼` 등의 오페라와 베르디의 `리골렛토`, 비제의 `카르멘` 등의 다양한 오페라 무대를 통해 깊이 있는 저음을 선보인 바 있다.특히 이번 독창회는 임용석이 직접 작품에 대한 소개와 설명을 덧붙여 관객들이 공연을 더욱 쉽고 유익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포항 출신인 임용석은 대구오페라축제 등 프로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며 포항시시설관리공단 가곡교실 강사, 포항오페라단 예술감독 등을 맡아 바쁘게 활동하는 성악가다.임용석은 영남대와 이탈리아 G. 안토니오 국립음악원과 산타 체칠리아 국립아카데미를 졸업했고 귀국 후에는 오페라 무대와 영남대와 대구가톨릭대, 포항예술고 등에서 성악 교육을 해왔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11-05

울리히 페터스, 대구오페라축제 대상

오페라 `마술피리`의 연출가 울리히 페터스가 제1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오페라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재)대구오페라하우스(대표 안재수)는 지난 1일 제1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폐막공연 후 심사위원들의 공정한 심사를 통해 오페라대상에 오페라 `마술피리`의 연출가 울리히 페터스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오페라축제 기간 중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며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위상을 높인 개인 및 단체를 선정해 오페라대상을 시상해오고 있다.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에서 준비한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현지에서 백회 이상 무대에 올랐던 프로덕션으로 매회 매진을 기록하는 등 사랑받은 작품으로 지난달초부터 표를 구하기가 어려웠을 정도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심사위원단은 “막을 최소한 이동시키는 것만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장면 전환을 연출해냈고, 이러한 연출 덕에 더욱 극에 몰입할 수 있었다”며 “화가의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무대미술과 연출”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특별상은 국립오페라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지휘하며 뛰어난 음악성으로 작품을 이끌어나간 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수상했다.공로상은 재단 출범 이전까지 11년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페라축제를 만들어간 전 전 사단법인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조직위원회 사무국 직원들에게 돌아갔다.성악가상은 축제 개막작 `투란도트`에서 칼라프 역을 맡아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동시에 받았던 테너 이병삼씨와 이탈리아 살레르노 베르디극장과의 합작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주역으로 뛰어난 성악적 역량을 보여준 소프라노 라나 코스씨가 받았다. 수상자들에게는 오페라축제가 특별히 제작한 트로피와 상금 총 600여만원 등이 수여됐다./정철화기자

2014-11-04

포항 첫 색소폰 경연대회 참여 열기 `후끈`

제1회 포항 동아리 색소폰 경연대회의 본선이 지난 1일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뜨거운 참여 열기 속에 열렸다. 이번 대회는 (사)한국연예예술인협회 포항지회(지회장 장한식)와 포항동아리 색소폰 경연대회 추진위(위원장 김창수)가 주최하고 공동 기획 진행했다. 지난 10월 1일부터 서류접수를 통해 선별된 50명이 오프라인에서 다시 예선전을 펼친 이번 대회에서 최종 26명의 아마추어 색소포니스트가 본선에 도달했다.본선은 1부의 기념식 공식행사와 2부 경연대회와 시상의 순으로 진행됐으며 유명 색소폰 연주자들의 특별 초청공연과 포항에서 지역가수로 활동 중인 금창규씨 등의 신명나는 무대가 함께 어우러져 열광적인 분위기를 더 뜨겁게 했다.특히 포항MBC 프로그램 `살맛나는 세상`과 SBS의 `세상에 이런 일이`, KBS `무한지대 큐`에 출연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양푼이 드럼아저씨`추영식씨는 각종 행사의 전문 사회자로 활동 중인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또 미림예술단 단장으로 활발한 문화활동을 하고 있는 박미림씨도 공동사회를 맡아 행사를 한층 더 다채롭게 했다.이날 영예의 대상인 MVP는 `뜨거운 안녕`을 연주한 권상철씨에게 돌아가 트로피와 상장 인증서, 상금 등이 주어졌다.행사를 주최한 (사)한국연예예술인협회 장한식 지회장은 “올해 대회 결과를 검토해 내년 2회부터는 좀더 다양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더욱 더 많은 포항시민들과 함께 어우러 질 수 있는 생활문화 프로젝트로 활성화시키겠다”고 말했다./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2014-11-04

경주박물관 `금관총·이사지왕` 특집진열

▲ 이사지왕명 큰칼.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지난달 28일부터 내년 2월 6일까지 특집진열 `금관총과 이사지왕`을 개최한다. 이 특집진열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7월 8일부터 9월 28일까지 개최했던 전시를 경주로 옮겨온 것.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은 금관총 출토의 큰칼을 보존처리하는 과정에서 한자로 `이사지왕`이라는 명문(銘文)을 발견해 주목을 받았다. 이 명문은 칼집 끝에 날카로운 도구로 새겨져 있고 칼의 손잡이 쪽에서 한자 `이`와 칼집 끝 뒷면에서도 `十`(십)자가 드러난다. 이 명문의 발견은 `이사지왕`은 누구이고 금관총에 묻힌 사람은 누구인지 등에 대한 여러 논의들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그러나 `이사지왕`이라는 왕의 이름은 금석문이나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등의 역사서에서 찾을 수가 없다.포항 냉수리에서 발견된 `냉수리 비`(443년 또는 503년 건립)에는 `此七王等`(차칠왕등)이라는 명문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신라에는 국왕 이외에도 왕이라고 불렸던 이들이 여럿 존재하였다고 추정하고 있다. 또는 이사지왕은 신라 최고 지배자였던 왕(마립간)이 쓰던 다른 이름일 수도 있다.이처럼 이사지왕을 비롯한 명문 자료들은 금관총의 주인공과 신라 사회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자 우리가 풀어 나가야 할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이번 특집진열에서는 `이사지왕`이 새겨진 칼과 함께 `八`(팔), `十`(십) 등의 글자가 새겨진 금관총 출토의 또 다른 큰칼을 공개한다. 금관총은 1921년 경주에서 처음으로 금관이 발견된 왕릉급 무덤으로 당시의 수습 조사와 정리에 대한 기록도 전시한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4-11-04

이병룡 등 성악가 5명 독일 오페라무대 선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또다시 한국 성악의 유럽진출 활로를 열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난달 30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제1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해외극장 진출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다섯 명의 성악가들이 독일의 유명 오페라극장 무대에 서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2일 밝혔다.지난 2009년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 진출 오디션(바리톤 제상철), 2012년 폴란드 브로츠와프국립오페라극장 진출 오디션(소프라노 이정아, 김성혜)에 이어 세 번째로 이룬 유럽 진출의 쾌거다.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장 페터 슈플러와 뮌스터극장장 울리히 페터스, 대구오페라하우스 박명기 예술총감독이 심사를 맡은 이번 오디션에는 대구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무려 71명의 신인 및 중견 성악가들이 참가했다.재단측은 “당초 예상한 수준보다 훨씬 많은 규모의 인원이 참가 신청을 했으며, 모든 참가자들을 한정된 시간 안에 심사하기 위해 오디션 장소와 시간을 각각 나누어 진행했다”고 밝혀 뜨거운 현장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2차에 걸친 심사결과 소프라노 김현희, 박주현, 양두름, 이재은(이상 서울), 테너 이병룡(대구) 등 최종 다섯 명의 성악가들이 발탁됐다. 극장장들은 오디션 직후 성악가들과 개별 면담의 시간을 가진 뒤 각 성악가들에게 레퍼토리와 DVD 등 이력 자료들을 정식 요청해 차후 적절한 작품에 초청할 의향을 밝혔다.독일 뮌스터극장장 울리히 페터스는 “한국 성악가들의 실력을 현지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원자들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1차 심사에서부터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었다”는 소감을 밝혔다.칼스루에국립극장장 페터 슈플러는 “선발하고 싶은 참가자들이 많아 어려운 심사였다”며 “참가자들이 많아 매우 감격스럽고, 유럽 극장에 대한 높은 관심에 감사하다”고 전해 한국 성악의 세계적인 위상을 재확인했다.대구오페라하우스 박명기 예술총감독은 “이전 오디션에 비해 참가자 수가 세 배 가량 늘었고, 지역 단위를 넘어 해외파 성악가들까지 참가하면서 그 위상이 한층 올라간 대회였다”며 “재단은 물론 한국 오페라 발전에도 중대한 역할을 하는 이번 오디션이 나아가 세계적인 콩쿠르만큼 발전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4-11-03

일 할 맛나게 하는 `찾아가는 연극` 눈길

포항시립연극단의 `찾아가는 연극`이 포항공단 기업체를 방문했다. 포항시립연극단은 지난 9월부터 포항시민들에게 연극을 보다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연극`을 선보이고 있다.시립연극단은 지난달 28일 포스코 `제강조업 41주년 감사 사랑 Festival`에 초대돼 공연사진을 했다.포스코 제강부를 비롯한 세영기업 등 협력업체들이 하나가 돼 직원들의 재능을 선보이고 화합을 다지는 자리였다.시립연극단이 이날 공연에서 `행복을 전하는 편지`라는 짧은 단막극을 선보였다. 시립연극단의 공연은 포항을 대표하는 기업 직원들의 1년간의 수고와 땀방울을 자축하는 축제 무대를 더욱 빛나게 했다. 힘들 때나 어려울 때나 묵묵히 일하며 포항시 발전의 버팀목이 되어 준 기업인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무대가 된 것.이날 공연 `행복을 전하는 편지`는 직원과 가족간에 고마움을 전하는 손편지의 내용이였고 이를 통해 훈훈하고 따뜻한 기운이 포스코 제강식구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공연 후반부에는 직원들의 평소 하지 못했던 말을 영상을 통해 보여줌으로 관객들의 박수가 끊이지가 않았다. 마지막에는 제168회 시립연극단 정기공연 `굿닥터`의 단체 안무를 잠깐 선보이기도 했다.시립연극단의 정기공연의 `굿닥터`는 수능을 친 수험생을 위한 특별공연으로 공연 후에는 관객과의 만남을 통해 연극에 대한 이야기, 진로에 대한 조언 등 연출가, 배우와의 대화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포항시립연극단 관계자는 “포항시민들에게 한껏 가까이 다가서는 시립연극단이 되기 위해 매번 공연 때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인사했다.시립연극단의 2014년 `찾아가는 연극`은 오는 12월 포항시내 중, 고등학교를 찾아 낭독극 `소금`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권태음 포항문화예술과장은 “일상의 삶 속에서 맞춤형 눈높이 공연을 통해 문화가 살아 숨쉬는 포항, 생활 속에서 흥이 나는 포항, 살 맛나는 포항시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4-11-03

하원식 5번째 개인전, 9일까지 KUK갤러리

국내 영상, 설치작가 하원식의 5번째 개인전이 오는 9일까지 KUK갤러리(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에서 개최된다. 개념미술가인 하원식은 이번 개인전에서 설치와 단채널 비디오 형식의 작품 4점을 선보인다. 이들 작품은 상징적 개체의 보이지 않는 힘을 영상물과 설치미술을 이용해 역동적으로 표현했다.`보이지 않는 이미지`는 2003년에 제작됐지만 처음으로 전시되는 것으로 눈부심을 일으키는 강한 조명이 캔버스에 설치된 작품이다.관객은 이미지를 기대하며 작품 앞에 서지만 강한 조명이 설치된 캔버스는 이미지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고 관객에게 캔버스를 보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이 작품은 미술작품을 `보는 행위`의 불편함을 일시적으로나마 경험하게 한다. 이 불편함은 망막에 갇힌 미술에 대한 것이고 관객을 향해 비추는 조명은 `보는 위치`에서 `보이는 위치`로의 심리적인 관계전환을 유도하며 관객에게 전환된 관계를 경험하게 한다.`배제된 글`은 전시장 벽면 둘레를 따라 글이 부착된 작품이다. 이 글은 학교 도서관 앞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을 옮긴 것이다. `나`보다 약한 존재에 대한 연민과 공존에 관한 내용이다. 배제된 글은 독립된 작품이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보이지 않는 이미지`와 병치시키는 방법으로 설치됐다.`untitled-독수리상`은 3D애니메이션과 실재를 촬영한 이미지를 이용한 단채널 비디오이다. 독수리는 대구를 상징하는 동물로 대구시청 앞에는 청동으로 만들어진 독수리 상이 세워져 있다. 독수리 상은 성인의 키보다 훨씬 높은 대좌 위에 놓여있다. 비디오에서 실재의 독수리 상과 나란히 보여지는 3D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가상의 독수리 상은 대구에 대한 바램을 담고 있다.`untitled-out of sight, out of mind`는 과거, 명덕 로타리에는 기념탑을 3D애니메이션을 통해 재현한 것으로 대구의 의미있는 장소들을 보여준다./정철화기자

2014-11-03

카멜레온 삼 남매 좌충우돌로 배우는 공공예절

최근 `노키즈 존`(No Kids Zone)이라는 단어가 종종 눈에 띈다. 공공장소에 어린이가 들어오면 시끄러워 다른 사람에게 방해되니 출입을 자제해달라는 의미다. 사실, 커피숍이나 식당 등에서 제 마음대로 떠들고 다른 사람에게 방해되는 행동을 하는 어린이를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부모에게 슬쩍 눈치를 줘봤자 소용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렇다고 남의 어린이에게 조용히 하라고 이야기하기도 어렵다. 어린이는 오지 말라는 `노키즈 존`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어린 손님은 사양한다는 입장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지만, 이런 논란이 왠지 모를 찝찝함을 남기는 것도 사실이다. 분명 어른의 책임이다. 어른이 어디에 가서는 어떻게 행동하라는 기준을 제대로 가르쳐 주지 못했으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닌가. 제멋대로 행동하는 어린이를 적절하게 제어하지 못하는 부모의 잘못이다. 어린이가 떠들고, 뛰어다니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처음 만나는 공공장소는 공공시설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를 위한 책이다. 주인공 누리 두리 기리 카멜레온 삼 남매가 우체국, 은행, 도로, 목욕탕, 공항 등 공공장소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몸소 보여준다. 만화로 꾸며져 재미있게 읽으면서 하나씩 배워나갈 수 있다.처음 접하는 공공장소는 어린이에게 낯설고, 막연한 불안감을 주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움츠러들고, 다른 어른이 알아서 해 주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정철화기자

2014-10-31

이혼후 하루살이로 전락한 남자 이야기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거지?”(60쪽) 계획한,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는 인생이 얼마나 될까?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걸어온 길에 대한 되새김질은 답을 찾기 힘들다. 이리 비틀, 저리 주춤거리며 나이를 쌓는다.“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는데, 하여간 그렇게 됐다.”(121쪽)뭐가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이렇게 산다. `고귀하게` 태어났지만 처연하게 객사해 중음을 떠도는 죽은 자의 이야기(사자의 서), 섬에서 혹독한 삶을 감내해내야 하는 질투 많은 여자들(동백꽃), 부푼 꿈을 안고 귀농했지만 결국에는 파탄 난 가족(전원교향곡) 등처럼 말이다. 그렇게 처연하면서도 혹독한 삶을 견디면서도 가끔 웃는다.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아꼈던 웃음을 터뜨리는 할아버지(우이동의 봄)와 닮았다.“그래, 까짓것. 거칠게 한판 살다 가는 거다. 인생 뭐 있나?”(110쪽)`고래` `고령화 가족`에서 이야기꾼의 면모를 뽐낸 천명관(50·사진)이 `유쾌한 하녀 마리사` 이후 7년 만에 소설집을 펴냈다. `사자의 서` `우이동의 봄` `파충류의 밤` 등 여덟 편의 단편이 담긴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다.“그래! 진즉에 트럭을 몰았어야 했다. 운전석에 앉는 순간 경구는 비로소 자신의 인생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깨달았다.”(128쪽)표제작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는 한때 잘나가던 트럭운전사였지만, 이혼 후 하루살이 막노동꾼으로 전락한 남자 이야기다. 어느 날 일당에 더해 손에 쥔 칠면조로 외상값을 독촉하는 남자를 후려치고는 트럭을 훔쳐 정처없는 길을 떠난다.“혹시 마누라를 만난다면 선물이라며 칠면조를 불쑥 내밀어도 재밌을 것 같았다. 그때 아내가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130쪽)천명관은 고통받고 방황하는 절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삶과 죽음, 꿈과 현실을 오가며 때로는 통쾌하게 때로는 쓸쓸하게 담는다. 이는 소설 속 사회의 주류에 편입된 듯 보이는 사람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인기 작가는 내적으로 방황하고(왕들의 무덤), 출판사 편집장은 불면으로 외로운 시간을 견딘다(파충류의 밤)비극의 궁지에 몰린 인물들이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 택한 해결책이 예상치 못한 극단적인 방법이거나 엇나가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천명관의 아이러니는 농담과 해학을 넘어선다. 그리고는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아꼈던 웃음을 터뜨리는 할아버지`를 통해 말한다.“얘야, 잊지 마라. 사는 건 누구나 다 매한가지란다.”(182~183쪽)/연합뉴스

2014-10-31

`은는이가`에 세상이 담겼다

정끝별(50)의 시는 `발견`이다. 매번 시집을 낼 때마다 그전까지 보지 못했던 시의 어떤 부분을 새롭게 발견해낸다.“똑같이 되풀이해 쓰지는 못할 것 같아요. 너무 빤하면 재미없을 것 같아요. `나, 이런 것 새롭게 봤어` 하는 것이 끊임없이 이어져서 지금까지 시를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올해로 등단 26년째를 맞는 `중견 시인`이지만 시인의 상상력은 남다른 데가 있다.최근 펴낸 다섯 번째 시집 `은는이가`(문학동네 펴냄)도 제목부터 독특하다. `은는이가`는 주격조사. 시인은 시의 새로운 영토를 톡톡 튀는 언어로 빚어낸다.시인은 29일 연합뉴스에 “`은는이가`는 여러 가지를 아우르는 제목”이라고 설명했다.“시집 제목을 정할 때 `은는이가`를 제목으로 하면 위험성이 있다고 주변에서 말해서 처음에는 조금 망설였어요. 그런데 `이게 전부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드는 거예요. 주격조사 `은는이가`가 없으면 문장이 전달이 안 되잖아요. 주격조사는 `은는이가` 네 개뿐이고 `그럼 다 한 거네` `더 이상 멀 말하겠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은는이가`는 여러 가지를 아우르는 제목이에요. `은는이가` 앞에 모든 명사가 올 수 있고, `은는이가`가 없으면 의미는 통하지만, 문장으로 성립은 안 되고 구체적인 관계와 뉘앙스도 살릴 수 없지요. `은는이가`에는 시에 대한 제 생각,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 있어요”▲ 시인 정끝별 씨이화여대 국문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시인은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울 때 가장 어려워하는 게 `은는이가`”라면서 “시의 근간은 모어(모국어)에 있는데 저에게는 `은는이가`가 모어의 핵심”이라고 말했다.“당신은 당신 뒤에 `이(가)`를 붙이기 좋아하고/나는 내 뒤에 `은(는)`을 붙이기 좋아한다/당신은 내 `가` 하며 힘을 빼 한 발 물러서고/나는 나`는`하며 힘을 넣어 한 발 앞선다/(중략) 당신은 사랑`이` 하면서 바람에 말을 걸고/나는 사랑`은` 하면서 바람을 가둔다”(`은는이가` 중)시인은 “저는 `이가`보다 `은는`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면서 “`은는`에는 제한적이고 주관적인 느낌이 배어 있는 반면 `이가`에는 객관적이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듯한 뉘앙스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이번 시집에 실린 `기나긴 그믐` `불선여정` `한밤이라는 배후` `각을 세우다` `비어 있는 손` 등의 시는 스케일도 크고 이전 시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소크라테스였던가 플라톤이었던가/비스듬히 머리 괴고 누워 포도알을 떼먹으며/누군가의 눈을 바라보며 몇 날 며칠 디스커션하는 거/내 꿈은 그런 향연이었어(중략) 누군가처럼 목욕탕에서 침대에서/누군가처럼 길바닥에서 관 속에서”(`기나긴 그믐` 중)“이 시들은 쓰면서 시간도 오래 걸렸고 굉장히 힘들었어요. 하지만 이전하고 다르게 쓸 수 있어서, 이제 나도 시인이라고 명함을 내밀어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시인은 시집 첫머리에 “이렇다 할 도박력도 없이, 이렇다 할 판돈도 없이” “다섯 번째 패를 돌린다”고 했지만 그의 팬들은 또 다른 정끝별을 `발견`할 수 있다./정철화기자

2014-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