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종화 맥 잇는 원학스님 개인전<BR>23일까지 서울 아라아트센터<BR>서산수화·사군자·서예 72점 선봬
경산 출신으로 남종화(南宗畵)의 맥을 이은 대표적 문인화가로 손꼽히는 봉은사 주지 원학 스님이 일곱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경산이 고향인 원학 스님은 서울 봉은사에 몸을 담고 있지만 마음은 항상 고향에 있다. 원학 스님은 현재 고향인 경산에 작업실(청묵예원)을 두고 서울을 오가며 창작활동을 할 정도로 고향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원학 스님은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아라아트센터 1층 전시실에서 `삼이당 원학 스님 서화전`을 개최한다. 스님은 산수화와 사군자, 서예 등 총 7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개막식은 17일 오후 5시30분 아라아트센터 1층 전시실에서 열리며 원학 스님은 봉은사 중창불사 원만회향을 기원하며 금강경독송 CD를 발매한다.
원학 스님의 이번 개인전은 2009년 이후 6년 만으로 더욱 깊어진 수행자의 작품세계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학 스님은 문인화에 대해 품성을 닦아 가는 수행의 길과 다름이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부터 내려오는 남종화는 남종선(南宗禪)과 상통해 사람의 심성에 노닐 수 있는 직관력을 가져야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
원학 스님은 “일상에서 문방사우를 가까이함으로써 마치 수행자가 화두를 들고 일념에 몰두하듯 묵향에 젖어 산하를 그리고, 그 심산의 무하를 보면서 자연과 내가 합일되는 순수성을 잃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단순히 그림을 그린다기보다 마음 닦는 수행이라 생각하기에 한순간도 흐트러지지 않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구도의 길이였다.
원학 스님의 이번 전시는 스님은 물론 일반인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전한다.
스님은 2009년 마지막 개인전 이후 틈틈이 작업한 소품들을 다래헌에서 겨우내 붓을 들고 다듬어냈다. 봉은사 주지 소임을 맡아 시간에 쫓기는 가운데서도 정성을 쏟아 완성했다.
그는 자연의 아름다운 정경들을 맑은 심성 깊숙한 곳에서 필묵을 통해 만들어내고자 노력했다. 이번 전시회는 그 치열했던 수행의 결실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 깊은 영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학 스님은 “그림속에는 자연의 아름다운 정경들을 내 맑은 심성의 깊이에서 필묵을 통해 만들어 내고자 노력했고 남종화의 사의적 직관력을 잃지 않으려고 초지일관의 기본정신을 발로한 것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종단의 바쁜 격무속에서도 6년 만에 이처럼 경이로운 작품들을 내어놓는 원학 스님의 구도열은 감동과 더불어 경건함으로 전해지고 있다”며 “마음의 본래 자리를 참구하는 정진을 한 시도 놓지 않는 단아한 수행의 창으로서의 작품들은 선화일여(禪畵一如)의 세계를 체험하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학 스님은 청남 오제봉(서예), 묵산 나지강(사군자), 우계 오우선·청사 안광석·효당 최범술·숙당 배정례 선생 등에게 그림을 배웠다.
불교미술제와 동아미술제 등에서 입상을 했고 77년 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연 뒤 부산·진주 등지에서 전시를 가졌다.
02)3218-4831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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