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포항시가 포항국제컨벤션센터(POEX-포엑스) 제2 전시장 확장을 위해 동부초등학교 이전을 제시<본지 7월 1일자 5면 보도 등>하고 있지만, 포항교육지원청은 포항시의 명확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 제시 없이는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 조차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포엑스 건물 확장을 위해 멀쩡한 학교 건물을 허물고 다른 것으로 옮기는 것은 학교 이전 필요성과 목적의 정당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31일 포항교육지원청에 따르면 1935년 개교한 북구 두호동 소재 동부초는 현재 유치원생을 포함한 13학급 27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지난해 6월 건물에 70억 원을 투입해 리모델링과 디지털 기반 스마트 학습환경 조성 등의 공사를 통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꾸몄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 외관은 낡았지만, 내부는 학생들이 생활하기에 아무런 불편이 없는 상태“라며 “장량동 재개발사업과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이 마무리되면 학교 인근에 3000가구가 추가 유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동부초는 앞으로도 존속 가능하고, 규모도 더 커질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포항시가 내놓은 동부초 이전 후보지 3곳도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외부용역을 통한 부지 적합성 조사를 통해 A부지(환호공원 서측 부지), B부지(현대제철 사옥), C부지(두호공원) 등 3곳을 교육지원청에 제안했다.
교육지원청 측은 B부지는 주택사업 승인이 나 매입이 불가능하고, C부지는 공원부지로 학교 건립이 어렵다고 했다. A부지는 동부초와 직선거리로 600~700m 가량 떨어져 있어서 등하교 하기에는 거리가 다소 멀다는 입장이다. 특히, A부지로 학교 이전을 하면 통학구역 구분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거 학교를 신설할 때 가장 먼저 생긴 동부초를 중심으로 두호남부초, 장량초, 포항해맞이초 등이 잇따라 들어섰는데, 동부초를 이전할 경우 통학 구역 구분에 대한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A부지로 이전하면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기존 남쪽 편 맨션(낙원·정원 빌라 등)에서 거주하는 아이들은 원거리 통학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이런 불편이 지속된다면 학생들이 타학교로 전학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고 우려했다. 또 “극소수의 학생만 등하교가 편리한 학교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교육지원청은 ‘3년째 동부초 이전 업무 추진에 대해 협의해 왔다’는 포항시의 주장에도 강하게 부인했다. 포항시가 동부초 이전 관련 공문을 보낸 시점은 지난해 2월이고, 이후부터 학교 이전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동부초 위치는 현 부지가 최적의 장소“라면서 “교육 당국은 컨벤션 사업보다 학생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청회 개최와 관련해서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공청회를 개최하면 학부모와 학생, 지역 주민만 갈등만 부추기는 꼴이 될 것”이라며 반대의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포항시는 교육지원청의 학교 이전 반대 이유에 대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교육지원청이 반대하는 부분은 충분한 협의를 통해 개선이 가능하다“면서 “오로지 반대 입장만 고수하지 말고, 마음을 열고 포항시의 의견을 들어봐 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시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