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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강의 노벨문학상: 여기서 함께 폭력에 맞서며

한강 작가의 연작 소설 ‘채식주의자’표지. ‘지난해 인류를 위해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이 있다. 1901년부터 시상을 시작한 노벨상이다. 그 영예로운 상을 대한민국 소설가 한강이 받았다. 문학 부문이며 노벨 문학상으로는 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이다. 스웨덴의 과학자이자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이 유언으로 명시한 물리학·화학·생리학·문학 분야에 노벨상이 주어지며 시상 순서도 유언에서 명시한 순서를 따른다. 유언에 없었던 노벨경제학상은 1969년 뒤늦게 제정돼 맨 마지막 순서에 시상한다. 노벨 시상식이 지난 10일 오후 4시(현지 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의 명소 콘서트홀에서 있었다. 무대 한가운데 알프레드 노벨의 동상이 자리하고 노벨상 수상자 11명은 객석 맨 앞줄에 스웨덴 왕족과 함께 일렬로 앉았다. 이들이 앉은 빨간 의자는 노벨상 수상자를 위한 특별대우로 스웨덴 왕가에서 마련한 ‘왕족용 발코니석 의자’이다. 수상자 소개 연설은 각 분야 노벨상 수여 기관 관계자가 하며 문학 부문은 스웨덴 작가이자 한림원 위원인 엘렌 맛손이 스웨덴어로 한강을 소개했다. 그는 “한강의 글에서는 흰과 빨강, 두 색(色)이 만납니다.”로 연설을 시작하며 ‘말보다 강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두 색에 비유한다. 그녀의 목소리는 매혹적으로 부드럽지만, 형언할 수 없는 잔혹함, 돌이킬 수 없는 상실에 대해 이야기 한다며 두 색은 그녀의 소설을 통해 되짚는 역사적 경험을 상징한다고 소개한다. 시상식이 끝나고 스톡홀름 시청사(Stadhus)로 옮겨진 연회장에서 수상자의 ‘특별감사연설’이 이어졌다. 그녀의 영어 연설은 특유의 나긋나긋하고 조용한 목소리에 실려 1300여명의 시선을 집중 시킨다. 폭우가 쏟아져 내리던 여덟 살의 어느 날을 기억한다고 시작한 그녀는, 마치 문학이 필연적으로 삶을 파괴하는 모든 행동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처럼 문학에 주어지는 이 상의 의미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며 “여기서 함께, 폭력에 맞서면서요.”라는 말로 감사연설을 마무리한다. 이는 노벨위원회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실제 영어 원고 마무리 글이었던 ‘저는 문학에 주어지는 이 상의 의미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여기 함께 서서요.’와 다르다. 작가의 신중한 애드리브로 마무리 된 연설은 현재 한국 상황 등을 고려한 것이었을 거라는 기사를 읽는다. 2016년 ‘채식주의자’가 영국 부커상을 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때 서점으로 달려간다. 단숨에 읽으리라는 마음과 달리 읽는 내내 글이 주는 충격으로 책을 몇 번이고 덮으며 심호흡을 한다. 경기도의 어느 학교에서 유해 도서로 분류해 폐기했다는 기사를 보며 충분히 공감도 한다. 노벨문학상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재조명 되고 있지만 청소년이 읽고 받아들이기에 그녀의 작품세계는 노벨 시상식에서 소개했듯이 고통, 피, 칼로 깊게 벤 상처로, 형언할 수 없는 잔혹함, 돌이킬 수 없는 상실감으로 삶을 대변하고 있다. 스웨덴 아카데미는 그녀의 작품을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시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로 선정 이유를 밝혔다. 수상 소식을 들은 그녀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가 기쁜 마음으로 고향 마을에서 돼지를 잡아 잔치를 열려고 했을 때, 팔레스타인과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인 지금 이 상황에 축하 잔치를 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그녀는 만류했다. 노벨문학상은 대한민국의 자랑이다. 한강의 감사연설 마지막 구절을 되뇌어본다.“여기서 함께, 폭력에 맞서면서요. 감사합니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2-19

‘깨짐의 미학, 그 과거로 부터…’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바라봤을 땐 세밀한 그림이었다. 좀 더 가까이 다가서자 붓 터치 안쪽으로 균열이 보였다. 극사실주의 작품 속엔 잘게 조각난 수만개의 달걀 껍질들이 형체를 가득 채우고 있다. 전시장을 채운 그림들은 대부분 큰 호수의 작품들이었다. 으스러지기 쉬운 달걀 껍질들을 핀셋으로 하나하나 붙여넣고 그 위에 물감을 올리는 지난한 시간이 저절로 무게감을 느끼게 한다. 오랜 세월을 거쳐 시간이 균열로 변한 문화재들과 재료의 궁합이 더 없이 어울린다. 전시장 한켠에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책상과 재료를 마련해 두었다. 지난 3일부터 15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달에서 선보였던 박성표 작가의 개인전 ‘깨짐의 미학, 그 과거로 부터….’이야기다. 보통 깨어짐은 파괴, 상실을 상징한다. 하지만 작가는 달리 보았다. 깨어짐을 통해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며 나아갈 수 있다고. 그는 모든 물질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이 행위를 반복하고 있으며 과거의 깨짐(해체)과 사라짐(소멸)이 현재의 시간 속에 응축된 모습으로 새롭게 탄생 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선택한 재료가 달걀 껍질이었다. 시골집 마당에서 키우던 닭들은 주기적으로 알을 생산해냈다. 가끔 수거시간을 잊게 되면 어미 품안에서 부화된 병아리들이 새로 태어났다. 평소와 다름없던 하루였지만 남겨진 껍질들이 달리 보이던 날이었다. 새로운 오브제의 발견이었다. 한참을 고민하다 캔버스에 붙여봤다. 깨어진 껍질들은 작가의 손을 통해 다시 응축되어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그렇게 시작된 작업을 통해 투박하지만 첫 작품이 완성되었다. 가슴 속에서 새로운 개체가 깨어남을 느꼈다. 박 작가 역시 여느 화가들처럼 그림이 좋아 선택한 길이지만 현실에 견주어 작품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온몸이 녹아내릴 듯 힘든 날의 연속이었다. 지난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 살면서 어디 좋은 날만 있던가. 바깥 변화에 들썩이지 않고 예민하고 작은 조각들을 습관처럼 붙여나갔다. 그리고 유화물감을 이용한 극사실적 표현으로 조각들을 하나의 생명체로 응축시켜 나갔다. 그렇게 몇 년에 걸쳐 완성된 작품들을 모아 다섯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이러한 방식은 높이 오르기보다 지치지 않고 멀리, 넓게 나아갈 수 있길 바라는 그의 작업관에 더 없이 어울린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깨어짐과 응축 시리즈를 좀 더 넓은 주제로 확장시켜 나갈 것이다. 특히 과학분야를 미술사적 영역으로 가져와서 그 시각적 선명함을 완성해 볼 생각이다. 과거로부터 현재, 그리고 미지 그 너머에 대한 고찰을 작품으로 남기고 싶다”고 밝힌 박성표 작가. 그의 넓은 세상을 기대해본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2-19

작은 돌 하나에 거대한 산이 들어있다

주흘산은 문경의 길목을 지키는 산이다. 그 우뚝한 모습에는 다른 산들과는 다른 위엄이 느껴진다. 문경 사람이라면 주흘산의 당당한 기운에 가슴이 설레이며 자랑스러움을 느낄 것이다. 작은 돌 하나와 높은 주흘산이 서로 다르지 않음을 노래한 시를 읽어본다. “금 간 돌 하나 영강 모래톱에 조용히 엎드려 있다 / 금 간 몸으로는 더 흐르지 못해 그 자리에 멈추어 버린 것일까 / 꽁꽁 언 몸으로 죽은 듯 있다 / 등덜미에 새겨진 수없는 잔금들이며 / 모서리가 다 닳아버린 둥그런 몸 / 부서지고 쪼개지며 부대껴온 그의 내력을 물어보지 않아도 알 것 같다 / 누군가 속삭인다 / 영강의 어머니는 조령천이요 / 조령천의 어머니는 주흘산이요 / 주흘산의 뼈는 암벽이요 / 암벽은 이따금 무너져 내린다고 / 아아, 이렇게 조용히 금이 간 채 낯선 모래톱에 엎드린 / 저 주흘산의 뼈를 어찌해야 하나” (황봉학 시 ‘돌을 읽다’) 문경을 가로지르는 영강변 모래톱의 돌 하나, 볼품없고 흔하디 흔한 돌이라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당기지 못하는 돌이다. 하지만 시인은 걸음을 멈추고 돌을 들여다본다. 그때 시인과 사물과의 교감이 시작된다. 돌의 등에 잔금으로 새겨진 수많은 문장들. 부서지고 쪼개지고 부딪치며 돌이 새겨온 문장을 읽으며 돌이 흘러왔을 시간을 되짚어간다. 영강의 어머니인 조령천을 읽고 조령천의 어머니인 주흘산을 읽고 주흘산의 뼈대인 암벽까지 다다르면 우뚝하게 솟아 문경을 지키는 주흘산의 기운이 그대로 다 읽혀진다. 시인은 사물의 전생을 들여다보라는 말을 자주 한다. 피리의 전생인 대나무를, 도자기의 전생인 흙을, 숯의 전생인 나무를 볼 줄 알아야 시가 나온다고 한다. 몸이 잘리고 구멍이 뚫려야 대나무가 피리가 되고, 수천 도의 뜨거운 불길을 견디어야 흙이 도자기가 되고, 제 몸을 아낌없이 불살라야만 나무가 숯이 됨을 그들의 전생을 보아야만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강가에 떨어진 작은 돌멩이라도 멈추고 들여다보아야 그 안에 들어있는 거대하고 웅장한 것들이 내 안으로 들어온다. 그것을 찬찬히 받아적어야 시가 되는 것이다. 내 주변의 작고 사소한 것에는 그만의 역사와 우주가 다 들어있다. 작은 돌 하나에서 거대한 산을 읽어내는 자세를 배우자. 2024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빠른 시간의 흐름이 연말이면 더욱 실감난다. 무엇으로 한 해를 채워왔나 반성도 하게 된다. 그렇지만 작고 보잘 것 없다고 자신을 탓하지는 말자. 작은 돌멩이가 곧 거대한 산의 일부이듯이 소시민인 우리 또한 세계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존재들이니 말이다. 자신을 아끼며 남은 2024년의 날들을 사랑으로 채우자. /엄다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2-19

포항 A대학교 집단 임금체불 전액 청산

포항 소재 A대학교에서 발생한 1억 3000만원 규모의 집단 임금체불 사태가 최근 해결됐다.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지청장 김진하)은 지난 7월에 발생한 이 사건이 11월에 전액 청산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A대학교가 발주하고 원청인 B사로부터 골조공사를 하도급 받은 C사에 고용된 외국인 근로자 등 89명이 수개월간 임금을 받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한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은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포항지청은 원청업체를 대상으로 직불처리를 지도하고, C사를 상대로 신속한 수사를 진행해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체불임금이 전액 청산되는 성과를 거뒀다. 김진하 포항지청장은 “A대학교의 집단체불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와 지속적인 청산지도로 1억 3000만원에 달하는 체불임금이 청산되었다”며 “앞으로로 체불임금 청산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은 임금체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금체불 취약 대상 사업장’을 선정해 체불 동향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상습·고액 체불 사업주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엄정 수사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사업장을 근로감독 대상으로 우선 선정하여 노동 관련법 전반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4-12-19

“허위매물 아웃” 부동산원, 모니터링 강화

한국부동산원이 오는 2025년 1월 1일부터 온라인 부동산 광고 플랫폼 직방과 협력해 부동산 중개대상물 인터넷 표시·광고 모니터링(이하 허위매물 모니터링) 강화에 나선다. ‘허위매물 모니터링’은 소비자를 현혹하는 허위매물 단속을 위해 광고 플랫폼의 매물 광고와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 거래정보를 연계해 거래 완료 여부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한국부동산원은 2022년부터 국토교통부의 위탁을 받아 네이버페이 부동산의 허위매물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번 모니터링 대상 확대를 통해 한국부동산원은 네이버페이 부동산의 21개 콘텐츠 제휴사 및 직방 등 22개의 부동산 광고 플랫폼을 모니터링해 허위매물의 사각지대를 줄인다. 직방 안성우 대표는 “한국부동산원의 허위매물 모니터링을 통해 더욱 믿을 수 있고 안전한 부동산 거래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최신 프롭테크 기술을 활용해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손태락 원장은 “허위매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모니터링 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부동산 시장의 투명화를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부동산 광고 플랫폼 직방은 거짓·과장광고 등 허위매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지킴중개’, ‘고객안심콜’, ‘헛걸음보상제’와 같은 다양한 소비자 보호 정책을 펼쳐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12-18

경북도, 재해구호 우수기관 선정

경북도가 올해 우수한 성과를 바탕으로 재해구호 분야 우수기관에 선정돼 행안부 장관 기관 표창을 수상했다. 18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수상은 경북형 주민대피시스템인 ‘K-마어서대피’를 위한 1마을 1대피소 지정 및 안전 점검과 사전대피자용 일시구호세트 지원사업, 마을대피소 안전 물품 제작 및 비치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마을 1대피소 사업은 재난 종류와 관계없이 재난 발생 시 마을별 주 거점대피소를 지정한다. 3월부터 5월까지 재난관리기금 2억 원을 투입해 시군과 안전 전문가 그룹을 통해 마을대피소를 합동 안전 점검한다. 7월까지 마을대피소에 소방안전교부세 5억 원을 투입해 대피소별로 메가폰, 밧줄, 경광봉, 손전등 등 안전 물품을 제작·비치해 재해구호 활동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했다. 또한, 사전대피자용 일시구호세트 지원사업은 기존의 15만 원 상당의 응급구호세트를 재난 발생 때 일시 대피자에게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을 개선해 필수품목 포함 단가 2만 원 범위에서 구성 및 제작해 지난 4월에 3만 개를 제작해 시군에 배부·비치해 재해에 대비했다. 이는 올해 7~8월 집중호우 시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일조했다. 당시 경북은 주택 피해 212세대, 341명, 사전대피자 3245세대 4391명에게 경북만의 재해구호시스템인 경북형 일시구호세트 지원사업과 1마을 1대피소 지정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박성수 안전행정실장은 “올해는 2월 울진군 대설, 7월 집중호우, 태풍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도와 시·군의 협력과 노력으로 재해구호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K-마~어서대피 프로젝트를 조기에 정착시켜서 도와 시군이 협조하여 재해구호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2024-12-18

휴대전화에 ‘쏙’ 필요할 땐 ‘쓱’모바일 신분증 400만명 쓴다

행정안전부는 2022년 7월 운전면허증으로 시작한 모바일 신분증 발급자 수가 400만 명을 돌파했다고 18일 밝혔다. 400만 명은 전체 운전면허증 발급자 수(약 1300만 명) 대비 30%에 해당하는 수치로, 운전면허 보유자 10명 중 3명은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은 셈이다. 현재 모바일 발급 신분증의 대부분은 운전면허증이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내년 2월 전면 발급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국민들은 신분증이 필요한 업무를 실물 신분증 없이 편리하게 볼 수 있다. 모바일 신분증은 법령에 근거한 법정 신분증으로 인정되며, 실물 신분증과 동일한 이미지로 구현된다. 모바일에서도 신분증 진위를 일정 수준 식별할 수 있다. 식별 항목으로는 태극 문양의 동적이미지와 홀로그램 표시, 휴대전화를 흔들면 표시되는 주민등록번호 및 주소, 실시간 날짜와 시간 표시 등의 위변조 방지 기능이 있다. 스마트폰에 모바일 신분증 앱을 설치해 상대방의 모바일 신분증 QR코드를 찍으면 보다 신속하고 빠른 신원확인이 가능하다. 현재는 운전면허증을 포함한 2개 항목인 국가보훈등록증과 재외국민 신원확인증만 모바일 발급이 가능하다. 행안부는 내년부터 모바일 신분증에 전자서명 기능을 추가해 전입신고, 여권 재발급 신청 등 다양한 전자정부 서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협업해 모바일 신분증과 가짜 신분증을 구별하는 방법을 소상공인에게 안내하는 등 청소년들의 주류 및 담배 구입을 사전 방지한다. 이용석 행안부 디지털정부혁신실장은 “모바일 신분증은 신분확인을 넘어 민간앱 연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 생활을 편리하게 바꾸고 있다”며 “앞으로도 모바일 신분증을 통해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김채은기자

2024-12-18

대구 서문시장서 짝퉁명품 판매하던 2명 적발…위조상품 290점 압수

대구 서문시장서 위조상품을 판매하던 업자들이 연이어 적발됐다.  18일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상표경찰)은 지난 2∼3일 서문시장 일대에서 위조상품 단속을 펼쳐 가방과 의류 등 위조상품(일명 짝퉁)을 유통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A씨(49) 등 2명을 입건했다. 상표경찰은 이번 단속에서 적발한 A씨 등이 현장에서 판매·보관하던 해외 유명상표의 짝퉁 가방과 의류 등 정품 시가 13억원 상당의 위조상품 290점을 압수했다. 압수된 물품의 대부분은 L사, C사, H사 등 해외명품 상표를 도용한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압수 물품 중 품목별로는 가방이 136점(46.9%)으로 가장 많고, 의류 100점(34.5%), 스카프 5점(1.7%), 모자 4점(1.4%) 순으로 나타났다. 앞서 상표경찰은 지난 9월에도 서문시장에 대해 일제 단속을 펼쳐 위조상품 판매업자 4명을 입건하고 정품 시가 21억원 상당의 위조상품 1100여점을 압수한 바 있다. 특허청은 대구 서문시장과 부산 국제시장 등 전국 유명 전통시장에 대한 단속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상표경찰 관계자는  “해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유명 전통시장에서의 위조상품 유통행위는 대외적으로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켜 우리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할 때 우리 상품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상습적인 위조상품 유통지역에 대해서는 위조상품이 근절될 때까지 단속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12-18

“AI 인체감염 예방” 경북도 대책반 운영

경북도는 지난 11일 영천시 소재 산란종계 농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검출됨에 따라 인체감염대책반을 구성·운영하고 인체감염 감시를 강화한다. 17일 경북도에 따르면 영천시 소재 농가에서 신고한 의사환축은 H5N1형 고병원성 AI로 확인, 지난 12일 예방적 살처분이 시행된 농장에 현장출동팀을 파견해 계절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등 인체감염 예방 조치와 살처분 현장 내 안전구역을 설치했다. 또한, 살처분 참여자와 대응요원 등을 대상으로 보호구 착용법 등 인체감염 예방 교육과 살처분 작업 중 지켜야 할 개인위생 수칙 교육 등 예방 활동을 지원했다. 특히, 외국인이 많은 살처분 참여 인력에 대해 언어통역, 보호복 착용법, 백신 접종을 면밀히 지원해 인체감염 예방에 빈틈없이 현장에 투입토록 했다. 아울러 농장종사자와 살처분 참여자 등에 대해 작업 참여 후 10일 동안 모니터링을 시행해 발열, 근육통,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나 결막염 등의 안과 증상 등이 발생하면 즉시 보건소로 신고하도록 안내했다. 이 밖에도 도내 최초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에 따라 의사환자 발생 시 신속한 진단과 항바이러스제 처방, 격리 등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24시간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고, 고위험군(농장종사자, 대응요원, 살처분 참여자 등)에 대한 능동감시를 강화키로 했다. 황영호 복지건강국장은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인체감염 사례가 없지만 국외에서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도민들이 축산 농가 및 철새 도래지 방문을 자제하고 야생조류와 가금류 등의 사체와 직접적인 접촉을 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12-17

내년 3월 15일까지 도로 제설대책 추진

경주시가 겨울철 상습 강설·결빙 예상 구간에 원활한 교통소통 대책을 마련하고 신속 대응에 나섰다. 17일 경주시에 따르면 3억원 예산을 들여 내년 3월 15일까지 겨울철 도로 제설 대책기간으로 정했다. 시는 관리 구간인 1726㎞에 대해 상습 강설·결빙 예상 구간을 시내지역 5개 노선, 시외지역 10개 노선으로 구분해 추진 할 방침이다. 특히 보불로~석굴로, 산업로, 경감로 등의 시내 노선과 군도 11호선(서면~산내), 군도 15호선(양남 수렴~산대), 지방도 921호선(산내 대현) 등의 시외노선에 대해서는 중점 관리한다. 또 강설 시 기상예보, 적설량 등에 따른 단계별 비상근무 체계를 구축해 공무원, 도로 보수원, 유관기관, 자율방재단 등의 제설인력을 활용해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다. 겨울철 제설작업을 대비해 덤프트럭 37대(읍면동 포함), 굴삭기 2대, 살포기 및 제설삽날 각 34대(읍면동 포함), 모래선별기 및 교반기 각 1대 등 109대를 확보했다. 그리고 염화칼슘 150t, 소금 255t, 제설도구 1672개 등 자재·도구를 충분히 확보했다. 외동(소금 70t)과 서면(소금 50t) 지역에는 거점별 제설 자재창고 2곳도 운영한다. 최근 사고 다발 구간인 경감로 일원에는 도로 노면의 온도를 파악하고 실시간으로 전광판에 결빙주의 알림을 표시해 운전자의 서행운전을 유도하는 도로 노면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다. 또한 산내 우라, 양남 신대 등 결빙 취약지구 90곳에는 상시 CCTV 모니터링도 진행한다. 앞서 시는 지난 10월 15일부터 11월 14일까지 제설자재 확보와 모래 채취 및 배치 현황, 장비 등 제설 자재를 사전 점검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4-12-17

3리터 규격 음식물쓰레기 수거용기 도입

속보= 포항에 사는 1~2인 가구에서 5ℓ 음식물 쓰레기 수거 용기 용량이 너무 커 사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문제본지 지난 5월 27일 자 1면 단독보도와 관련 , 포항시가 1~2인 가구를 위한 3ℓ 규격의 소형 음식물 쓰레기 전용 수거 용기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3ℓ 규격의 소형 전용 수거 용기 도입은 최근 1~2인 가구의 지속적 증가, 식생활 습관 및 생활패턴 변화 등을 반영해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 억제, 수집·운반 및 재활용에 관한 조례 및 시행규칙 개정으로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음식물 쓰레기가 소량 발생하는 가정에서 폐기물을 장기간 보관하게 되는 불편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배출 방법은 기존과 동일하다. 3ℓ 규격의 전용 수거 용기에 맞는 스티커밴드를 부착해 배출하면 된다. 전용 수거 용기 및 스티커 밴드는 오는 30일부터 가까운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다. 판매처 현황은 포항시 자원순환과 또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명 환경국장은 “이번 3ℓ 규격의 소형 전용 수거 용기 도입으로 음식물류 폐기물의 빠른 처리와 세대 내 주거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동참과 많은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12-17

포항시이통장연합회 부정선거 논란

포항시이통장연합회 회장선거가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부정선거 의혹을 받고 있는 A포항시 이통장연합회장이 내년 회장으로 또다시 선출됐기 때문이다. 포항시이통장연합회는 지난 16일 포항시청 회의실에서 정기회의를 갖고 차기 회장단을 선출했다. 차기 회장 선출에 앞서 일부 회원들이 ‘허위 증명서’ 관련 후보에 대해 “자격없는 사람이 회장이 돼서 납득이 안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A후보에 대해 “해당 면사무소에서 발급한 이장협의회장의 임기가 사실과 다르고 이 허위 증명서를 사용해 연합회장이 된 것이어서 사실상 공무원 신분인 이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허위 증명서를 사용해 자신의 이득을 취한 것으로 이장의 해촉사유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회장단 선거 위원회는 “문제 없다”며 표결을 강행했고 표결결과 현 회장인 A후보가 새 회장으로 또다시 당선됐다. 이와 관련 포항시 감사담당관은 “A후보의 증명서 발급과 관련해 담당 공무원의 귀책사유를 발견하고 지난 16일 해당 공무원을 문책했다”면서 “변호사 자문 결과 (공무원의 과실이) 문서위조죄나 허위공문서 작성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감사당당관은 “현 회장의 입후보 자격문제 제기 및 지위박탈에 대한 사안은 해당 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총회나 임시총회를 통해 안건을 상정하여 처리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포항시 이통장연합회가 이통장들의 사적모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포항시 이통장연합회는 평회원인 900여명의 포항시 지역 이통장들과 정회원인 29명의 이통장협의회장들로 구성돼 있다. /이시라기자

2024-12-17

대왕고래 시추선, 포항 인근 작업해역 도착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구조에 실제 가스와 석유가 묻혀 있는지 확인할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부산항을 출발해 작업 해역으로 이동했다. 17일 자원개발 업계에 따르면 웨스트 카펠라호는 전날 밤 정박 중이던 부산 외항을 떠나 이날 오전 9시쯤 포항 동쪽에 있는 ‘대왕고래’ 유망구조의 시추 예정 해역에 도착했다. 대왕고래 유망구조는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동서 방향으로 길게 형성돼 있다. 직선거리로 가장 가까운 도시인 포항에서 동쪽으로 50㎞ 이내에 자리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현장 해역에서 작업 준비를 마치고 이르면 오는 19일 첫 탐사시추를 위한 굴착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드릴 작업을 통해 시료를 확보하는 데에만 2개월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시료 분석 등 과정까지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는 첫 탐사시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당초 정부와 석유공사는 한 번 탐사시추를 했을 때 성공 확률이 20%로 보고 향후 수년에 걸쳐 최소 5번의 탐사시추가 필요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 정국을 맞은 가운데 사업이 시작되면서 이번 1차 시추에서 뚜렷한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면 추가 사업 동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12-17

한글 대중화의 개척자 ‘외솔’이 완성한 한글과 한옥도서관

한옥으로 지은 도서관이 있다고 해서 길을 나섰다. 감포의 한옥 등대도 특별했는데 도서관이 기와를 얹었다니 궁금했다. 이름도 ‘외솔’이라니 어떤 의미를 지녔을까 싶었다. 동행한 역사 교사인 남편이 국어학자 최현배 선생의 호가 외솔이라면서 관계가 있지 않을까 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입구에 우뚝 서서 두루마기를 걸치고 책을 펼쳐 든 동상이 학자의 분위기를 풍겼다. ‘한글이 목숨’이라는 글귀가 외솔기념관 문 앞에 나붙었다. 세종대왕님을 만났을 때, 한글과 한옥을 말하면 무슨 말인지 모르실 거다. ‘한글’이란 말은 1913년부터 사용했기 때문이다. 한옥도서관을 보기에 앞서 한글이란 말을 만드신 어르신 외솔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독립운동가이자 한글학자인 외솔 최현배 선생은 언어학자 주시경의 수제자였다. 주시경 선생은 한글 표준화를 추진하였고, 세로쓰기였던 한글을 가로쓰기로 바꿨다. 한글의 대중화와 근대화를 위해 노력한 개척자이자 선각자다. “나무가 자라는 것은 하늘이 하는 일이요, 그 나무를 가꾸는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우리말을 다듬어서 바르게 말하고 적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 뜻을 이어 최현배 선생은 풀어쓰던 한글을 모아쓰게 했다. 외솔은 조선어사전 편찬회의 발기인으로 참여, 상무위원, 한글맞춤법 통일안 제정 위원, 표준말 사정 위원을 거쳐 다른 학자들과 더불어 이론적 뒷받침을 마련하고 실천하는 데 앞장섰다. 또한 광복 후에는 한글학회 이사장으로서 미국 록펠러재단의 후원을 받아 큰사전 6권을 완간했다. 조선어사전 편찬을 앞두고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검거되어 갖은 고문을 버티며 함흥형무소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옥중에서도 한글 풀어쓰기 연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지켜낸 우리 말글 보급에도 힘썼던 선생은 한글 기계화에도 앞장섰다. 한글 기계화를 위해 우리말에 쓰이는 글자와 낱말의 사용 빈도를 조사하여 타자기 자판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통계자료를 만들었다. 기념관을 돌며 해설사의 설명까지 곁들였더니 외솔 선생의 업적이 한눈에 보였다. 핸드폰에 한글을 편하게 적을 수 있는 것도 선생과 학자들이 애쓴 덕분이라니 더욱 감사한 마음이다. 기념관을 나와 계단을 오르니 울산큰애기 동상 뒤에 선생의 생가가 보였다. 최현배 선생이 17세가 될 무렵까지 사신 곳이라고 한다. 외솔 선생 탄생 122주년을 맞아 2016년에 울산광역시는 최초의 한옥도서관으로 개관했다. 선생이 보신다면 한옥이라 더 반가워할 것이다. 날씨가 쌀쌀했는데 신발을 벗고 올라서니 방바닥이 따끈따끈하니 참 좋았다. 들어가자 여느 도서관과 다르게 좌식 나무 책상이 놓였고 바닥에 앉아 책을 보도록 했다. 조선시대 교육의 근원인 서원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는 전통 한옥도서관이었다.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책 읽어주는 로봇 ‘루카’였다. 귀여운 로봇이 영유아 대상으로 전문 성우의 목소리로 실감 나는 효과음과 함께 책을 읽어준다고 하니 너무 멋지다. 감탄하며 책장을 살피는데, 사서가 한옥의 백미인 문살이 아름다운 미닫이문을 열었다. 따뜻한 실내와 달리 찬바람이 훅 들어오는 외솔채였다. 온돌이 아닌 마룻바닥이라 서늘했다. 하지만 양쪽으로 열린 창으로 들어오는 경치가 그저 그만이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책을 들고 외솔채에 앉아 한나절 풍월을 읊으면 세상 부러울 것 없어 보였다. 도서관에서 옛 선비들이 누리던 호사를 즐길 수 있는 울산 중구 사람들이 부러웠다. 도서관을 나오는 데, 꼬마 둘이 돌계단을 오른다. 공부하러 오느냐고 물으니 “아니요, 책 읽으러 왔어요.” 책이 공부가 아닌 놀거리라니, 외솔 선생이 흡족하게 웃으시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2-17

봉화 청량사로 겨울 산행 어때요?

어느 계절이든 집을 나서면 홀가분한 마음이 든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연말 더딘 걸음으로 유유자적을 즐기기에 좋은 청량사 가는 길, 12월 초겨울 풍경으로 들어가 본다. 얼마 전만 해도 단풍과 행락객들로 늦가을의 정취가 가득했던 풍경은 사라지고 낙엽들이 애잔하게 뒹굴고 산사는 고즈넉함 속에 모습을 드러낸다. 나뭇잎에 가려졌던 웅장한 청량산의 바위봉우리는 더욱 선명하고 웅장하게 자태를 드러내고 겨울이 되어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 청량산 열두 봉우리는 서로 경쟁하듯 기이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겨울 한낮의 산길은 정적만이 깊은데 희끗희끗한 기암괴석의 절묘하면서 웅장한 풍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풍광이다. 입석에서 청량사 선학정으로 내려오는 최단코스(2.3㎞)로 1시간 반 정도 가벼운 차림으로 산책하듯 다녀올 수 있어 인기 좋은 길이다. 그윽한 숲속 외진 길은 쓸쓸한 연말 12월의 낭만이 있어 좋고, 굽이돌아 오른 고갯마루는 먼 산 풍광의 아득함이 있어서 좋다. 입석에서 오르면 수십 년 된 굴참나무는 무성했던 잎을 남김없이 떨군 채 홀가분한 몸매를 드러내고 푸른빛을 잃지 않은 노송은 모진 세월 견디면서 휘어지고 더러는 뒤틀려 안타깝게 서 있다. 소나무마다 껍질을 벗기고 송진을 채취한 흔적이다. 이는 일제 말기 일본군이 한국인을 강제 동원해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송진을 채취한 자국으로 80년이 지난 지금도 상처가 그대로 남아 있다. 청량사를 가기 전에 우측으로 오르면 600m 금탑봉 아래 응진전이 있고, 금탑봉 위쪽에 김생(신라 명필)이 10년 동안 서예를 연마한 김생굴과 김생폭포가 있다. 비교적 순탄한 산길이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걷기에 좋은 산길로 산천경개의 오묘한 조화를 음미하며 걷다 보면 청량사가 눈에 들어온다. 청량사 경내에 들어가기 전 우측으로 산꾼의 집과 청량정사가 있는데, 인근에 산꾼의 집이 있다. 김성기 시인이 오가는 길손들에게 무료 약차를 나누고 쉬어갈 수 있도록 배려한 곳이다. 청량산 기슭 한가운데 자리 잡은 청량사는 원효대사가 창건했으며 옛 이름은 연대사로 27개의 암자가 있었다. 청량사에는 공민왕의 친필로 쓴 유리보전 현판과 종이로 만든 지불이 있고, 약사여래좌상과 괘불이 남아 있다. 절집 아래쪽에는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이라는 부재를 달고 있는 안심당이라는 찻집이 있다. 청량산의 풍경과 일체가 되어 잠시 쉬어 가기 좋은 전통찻집으로 찻잔에 풍경소리를 녹이는 낭만도 가져볼 수 있다. 청량산에서 내려오는 길은 계곡을 끼고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고목들과 우람한 바윗돌이 뒤엉켜 길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루할 틈 없이 내려오게 된다. 연말이 되면 일상의 고단함과 한 해를 정리하는 마음으로 호젓한 바깥세상이 그리워진다. 고요하고 청량한 분위기, 청아한 풍경소리와 함께 연말연시 마음의 평온함을 청량사 가는 길에서 가져 보시기 바란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2-17

급격한 기후변화 시대 예술 창작 활동에서 고민해야 할 것들은…

지금 우리는 급격한 기후 변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기후변화는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고 모든 분야에 연결되어 있으며 시대를 반영하는 예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작가들의 창작과 전시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하고 미술관에서는 어떤 고민들이 있을까 궁금했다. 그런 까닭에 토요일 오후, 포항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하는 ‘내일의 날씨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시 연계프로그램을 찾았다. 기후변화, 예술 실천, 미래기획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세 차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전시와 연계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지난 토요일은 날씨와 기후변화의 이해와 대응에 이어 ‘기후변화 시대의 예술, 우리의 안녕을 미술관에서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학예연구사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먼저 기후변화는 예술가와 예술작품의 주제와 내용에 영향을 끼친다. 2003년에 영국 테이트모던에서 전시된 설치미술가인 올라퍼 엘리아슨의 ‘날씨 프로젝트’를 예로 들었다. 당시 전시에서는 수백 개의 전구로 거대한 인공 태양을 만들었고 무려 20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성과를 냈다. 작가는 유사 자연을 통해 실제 자연을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보고자 했다. 또 실제 빙하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테이트모던 미술관 광장과 유럽의 유명 관광지에서 자신의 설치 작품도 보였다. 당시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은 놀라운 표정을 가졌는데 실제 빙하로 경각심과 기후변화를 일깨우고자 함이었다. 하지만 이런 설치 작품을 보며 느끼는 건 인공 태양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수백 개의 전구로 오히려 많은 탄소를 배출시켰으며 실제 빙하를 옮겨 왔어야만 했느냐는 것이다. 여기에는 작가의 욕망과 테이트모던의 욕망도 함께 작용했을 거라 여겨지지만 전시에서 관람객들에게 어떤 것들을 환기시키고 보여주어야 하는지와 탄소배출이 정당한가라는 문제는 물음표가 생기게 한다. 이 작가의 유사 자연 작품은 계속 이어질 텐데 작가의 창작과 전시에 있어서도 기후변화를 고민하며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지를 작가들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후변화는 예술의 활동과 생태계 간의 상호작용을 강조한다. 공장이 많은 지역인 울산 태화강의 이야기로 이어지며 동물과 식물, 인간이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작가들은 생태를 통해 그들만의 시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예술의 형식과 매체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버려지거나 사용하지 않는 공간의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기후변화시대에 더 활용되어야 하는 것들이다. 재활용과 자연 소재의 활용, 환경 교육 등이 이런 변화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팬데믹을 거치며 미술관을 온라인으로 대체해야 하는 문제는 실제와 이미지는 다른 것이어서 온라인으로 대체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대중교통을 활용할 수 있는 미술관의 접근성도 기후변화 시대에 고려해 봐야 할 문제이다. 강연을 들은 한 관람객은 “기후변화가 중요하고 예술에도 분명히 영향을 끼치는 게 당연한 거지만 작가들에게 너무 환경에만 치우치게 하는 건 아닌가 한다”라는 질문에 학예연구사는 “기후변화로 인해 작가들은 생태와 환경이 창작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항상 생각한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친환경적으로 항상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전시를 하는 미술관에서도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는 건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12-17

대구환경청-포항철강공단,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장 간담회 개최

대구지방환경청은 17일 포항철강관리공단 대회의실에서‘동남권(포항지역)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자발적 협약’사업장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협약을 맺은 대기환경 개선 사업장 27곳과 상호협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것이다. 협약에 참여한 사업장은 방지시설 효율과 연료 개선을 통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을 추가로 감축하기로 했다. 간담회에서 동국제강(주)포항공장과 ㈜삼원강재는 ‘대기오염물질 감축 우수사례’를 발표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대기환경 규제에 관한 애로사항과 사업장의 효율적인 대기오염물질 관리 및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대구환경청은 제6차 계절관리제 기간 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현장점검을 시행해 협약 이행상황을 관리할 계획이다. 자발적 협약 체결 1년만인 12월 현재, 27곳에 협약 사업장의 총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약 2만t으로 전체 감축목표에 근접한 수치이다. 남은 협약기간 동안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감축 성과는 높아것으로 전망한다. 서흥원 청장은“포항지역 대기개선을 위해 사업장 스스로 노력에 감사하다”며“자발적 협약 감축계획이 성공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남은 협약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4-12-17

코오롱생명과학 김천공장 화재…대응 1단계 발령

16일 오후 10시 8분쯤 김천시 어모면 김천1일반산업단지 코오롱생명과학 김천2공장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직원 1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공장 안에 있던 다른 직원 7명은 자력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이다. 소방당국은 119특수대응단과 중앙119구조본부의 압축공기포 차량 등 장비 30대와 소방 인력 71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소방 당국은 화재 진압과 동시에 건물 내외부에 남아있을 인명 수색을 진행할 방침이다. 소방 관계자는 “연기가 보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라며 “외부 창고에인화물질이 있다고 해 방화선을 구축하고 연소 확대를 저지 중”이라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 김천2공장은 연면적 1만2천317㎡ 규모의 4층 높이 철근콘크리트조 건물로 총 21개동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화재로 인한 연소는 1개동에서만 진행되고 있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김천시는 개령면·어모면·응명동·대광동 주민에 “창문을 닫고 외출을 자제하는 등 안전에 유의하라”고 알렸다.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장소인만큼 완전 진화 선언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것으로 소방당국은 내다봤다. 이 공장은 지난 6월 19일에도 화재가 발생해 한때 대응 1단계가 발령된 끝에 13시간 만에 진화됐다. 당시 화재로 147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김천2공장은 평소 유해화학물질 23개를 포함해 4류·5류 위험물을 다량 취급하는 곳으로 전해졌다. 코오롱생명과학 김천2공장은 선박도료용 방오제를 비롯한 화학제품을 생산한다. /나채복기자ncb7737@kbmaeil.com

2024-12-17

“생성형 AI 학습데이터 공개 의무화”

한국신문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기자협회·한국온라인신문협회·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언론 5개 단체는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안(과방위 대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고, 인공지능(AI) 사업자의 학습데이터 공개 의무화를 촉구했다. 언론단체는 의견서에서 이번 제정안이 AI 사업자가 지켜야 할 투명성, 안전성, 의무사항과 딥페이크 범죄 예방을 위한 AI 생성물 워터마크 의무화 등을 규정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언론단체는 “생성형 AI 사업자가 AI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해 사용한 학습용 자료에 관한 기록을 수집·보관하고 공개하도록 하는 규정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학습데이터 공개를 의무화하지 않는 것은 생성형 AI 사업자의 데이터 무단 이용을 허용해 저작권자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한 “저작권자는 자신의 저작물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알 권리를 잃게 될 뿐만 아니라, 정당한 대가 요구도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언론단체는 이에 따라 “생성형 AI 사업자가 최대한 학습 데이터를 투명하게 밝히고 저작권자가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생성형 AI 사업자 입장에서도 본인들의 기술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려면 학습 데이터와 학습 방식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AI기본법안 제31조(인공지능 투명성 확보 의무)에 △인공지능사업자는 생성형 인공지능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해 사용한 학습용 자료에 관한 기록을 수집·보관 및 공개해야 하며 △인공지능사업자는 저작권자가 학습용 자료에 대해 열람을 요청할 경우 관련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언론단체는 생성형 AI 학습데이터 공개 의무화의 근거로 미국과 EU의 사례를 들었다. 미국은 2024년 4월 하원에서 발의된 ‘학습데이터 공개에 관한 법안’을 통해 학습데이터 요약본을 저작권청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EU 또한 지난 3월 제정한 ‘AI법’에서 AI 기업들이 학습 및 훈련 과정에서 사용한 데이터에 대한 상세 내용을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