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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어 재테크’ 뜬다… 쏠쏠한 ‘제2의 월급’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5-08-12 15:49 게재일 2025-08-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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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구피 등 인기 품종 수입해
사육·번식 시켜 분양하는 방식
일부, 한 쌍 가격 100만원 넘어
저렴한 초기 비용·유지비 장점
질병으로 인한 전멸·폐사 위험
사전 학습·거래상대 확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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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북구에 있는 한 수족관에서 판매 중인 관상어.

“취미로 키우던 물고기가 월급 봉투를 하나 더 만들어줬습니다”

포항시 남구에 거주하는 김정훈씨(32)는 2년 전 작은 어항 하나로 열대어 구피 사육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취미였다가 번식한 새끼를 판매하면서 월 50만~100만 원의 수익도 올린다. 

김씨는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체계적으로 배우니 이제는 취미이자 부업이 됐다”며 “번식이 잘 되면 월급을 한 번 더 받는 기분”이라고 웃었다. 그는 어항을 늘리면서 사육 품종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열대어 재테크는 희귀하거나 인기 있는 품종을 정식 수입 절차를 거쳐 들여온 뒤 집에서 사육·번식해 분양하는 방식이다. 구피, 디스커스, 엔젤피시 등이 대표 품종이며, 일부 희귀 구피는 한 쌍 가격이 100만 원을 넘는다. 건강하게 관리하면 한 달에 1~2차례씩, 수십 마리의 새끼를 얻을 수 있어 수익성이 높다. 

시장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네이버 카페 ‘홈다리 장터’는 약 15만 명이 활동하는 국내 최대 열대어·관상용 새우 거래 커뮤니티다. 회원 간 직거래 뿐 아니라 품종 정보, 사육 노하우, 질병 치료법 등이 활발히 공유된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네이버 밴드, 유튜브 채널에서도 매일 수백 건의 거래와 상담이 오간다.

강아지·고양이와 함께 3대 반려동물로 꼽히는 관상어 산업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인다. 해양수산부 ‘제2차 관상어산업 육성 종합계획’에 따르면 2014년 약 4100억 원 규모였던 관상어 산업 시장은 2020년 4873억 원가량으로 확대됐다.

저렴한 초기 비용과 유지비도 장점이다. 포항시 북구에서 수족관을 운영하는 A씨는 “가정에서 소규모로 열대어를 양식할 경우 수도·전기세와 사료값을 포함해도 월 5만 원 이상 지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초기 투자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50만 원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사육 환경이 불안정하면 질병으로 개체가 전멸할 수 있고, 거래 과정에서의 사기나 배송 중 폐사 같은 위험도 존재한다.

조규봉 한동대 경영경제학부 교수는 “직장 외 시간과 에너지를 부수입 창출에 쓰는 경향이 강해졌고, SNS의 발달로 소비자 선호를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소규모라도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고 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초보자가 무리하게 고가 개체를 들였다가 질병으로 모두 잃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충분한 사전 학습과 검증된 거래 상대 확보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글·사진/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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