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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개구리의 대 역습

커다란 울음소리 때문에 이름이 붙여졌다는 황소개구리. 이 황소개구리는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개구리로 동부지방이 원산지이나 미국의 서부와 기타 다른 여러 나라로 전파되었으며, 우리나라에는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 `헐벗고 굶주린 국민들에게 단백질을 공급하고, 외국에 수출하여 외화를 벌어들임으로써 농가 소득증대에 이바지해 보겠다`는 취지로 일본으로부터 수입해 왔다. 그러나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황소개구리가 국민들의 단백질 공급에도, 외화 획득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결론이 내려지자, 양식장에서 우글거리던 황소개구리는 전국의 하천과 연못으로 버려졌고, 급기야는 2천 마리에 불과하던 황소개구리가 급속도로 번식하여 이제는 이 나라의 모든 계곡과 하천과 연못을 점령하여 이 땅의 각종 토종 어류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고, 심지어는 그 무시무시한 뱀까지도 꿀꺽 잡아 삼키는 등 자기의 시야에 움직이는 물체는 무엇이든 잡아 삼키는 괴물로 둔갑하여 생태계를 파괴하는가 하면 자연환경을 엄청나게 위협하고 있다. 설마 하는 안일한 방심과 우리 국민의 의식 속에 깊이 뿌리박힌 환경 불감증을 비웃기라도 하듯 오늘도 전국 방방곡곡의 하천과 연못에서 소름끼치는 울음소리를 내며 우리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황소개구리의 대 역습 앞에 우리는 환경보호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똑똑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 그동안 우리의 무책임하고 안일한 환경 불감증이 결국은 부메랑 되어 우리 곁에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무심코 버린 생활하수와 각종 쓰레기,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일부 기업들에 의해 버려진 공장 폐수, 개발이란 미명하에 무분별하게 베어지고 파헤쳐지는 사이에 오존층은 구멍이 뚫려 지구는 날로 온난화되어 빙하가 녹아내리고, 하늘에는 유독가스와 산성비가 내리고, 강과 바다에는 등 굽은 물고기들이 잡히고, 늘어가는 사막화와 각종 동식물의 멸종현상 등 자연은 우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음에도 아직 미련한 우리 인간들은 이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서 쓰는 것이다. 따라서 소중하게 아끼고, 가꾸고, 잘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주어야 할 이 땅이 우리의 무사안일한 생각과 행동에 의해 부서지고, 더럽혀지고, 황폐화되어 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예부터 우리나라는 마치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강과 산이 너무나 깨끗하고 아름답다 하여 삼천리금수강산이라는 표현을 입버릇처럼 즐겨 썼으며, 불과 2~30년 전만 하더라도 길가다 목이 마르면 강물로 갈증을 달랬을 뿐 아니라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우리의 강은 어린이들의 훌륭한 놀이터요 수영장이었다. 정말이지 생수가 따로 없고 물고기의 천국이라 불리었던 우리의 강은 우리가 무심코 버린 생활하수와 공장폐수로 생명을 잃은 죽음의 강으로 변한 지가 이미 오래전 일이며, 외국의 어느 화가가 우리의 강산을 화폭에 담으려다 아름다움에 취해 넋을 잃고 말았다던 우리의 금수강산은 우리가 무심코 버린 각종 쓰레기와 무분별한 개발로 파괴되고 훼손되어 이제는 쓰레기 동산, 숨 막히는 공해강산으로 변해 버리고 말았으니, 이제라도 정신 차려 환경이 파괴되고 생태계가 허물어지면 우리는 이 땅 어디에서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영국의 젖줄인 템즈강이 오염되어 죽음의 강으로 변하자 그 강을 다시 살리는데 무려 20여년의 세월과 엄청난 인력과 예산을 낭비한 바 있다. 이는 우리에게 자연을 훼손하고 죽이기는 쉽지만 되살리는 데는 수천, 수만 배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따라서 홍수예방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1년까지 14조 원이 투입될 전망인 이른바 한국형 녹색 뉴딜정책으로 불리는 4대강 정비 사업 역시 명분은 좋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옛말처럼 사전에 충분한 환경성 검토와 논의를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되어지고 있는 것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강과 산과 바다는 우리의 젖줄이요, 얼굴이요, 어머니와도 같다고 하는 말이 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우리의 잘못으로 병들어 신음하고 있는 산하를 어머니를 다시 살리겠다는 심정으로 아름답고 깨끗하고 살기 좋은 금수강산으로 되살리고 보존하는데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살길이며, 자자손손 번영과 자유와 풍요를 노래해야 할 이 땅의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조상으로 기록될 수 있는 길이 아니겠는가.

2009-08-12

정치이야기는 하지 말자

서양의 격언에 여럿이 모여 있을 때 하지 말아야 하는 세 가지 이야기가 있으니 그것은 종교이야기, 정치이야기, 자기 가족이야기이다. 이 세 가지 이야기는 모임의 분위기를 깨고 서로를 서먹하게 하며 서로 편을 가르는 역할을 하게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교양 있는 사람들은 모임에 가서 이런 유사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정치에 민감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치, 종교, 가족사 이야기를 하는데 거리낌이 없으며 정치성향이 다르면 서로 원수지간으로 변하기도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모이기만 하면 정치에 대한 이야기로 서로를 비판하는데 골몰하고 있다. 상대방을 배려하기는커녕 상대방의 기분을 짓이겨 놓아야 적성이 풀리는 사람들도 많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품석정기(品石亭記)`란 글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고 있다. (내가 귀양에서 고향 초천(苕川:소내리)의 농막으로 돌아온 뒤에는 날마다 형제·친척과 마을 뒷산인 유산(酉山)의 정자에 모여 술을 마시고 오이를 먹으면서 담소를 하는 것으로 낙을 삼았다. 술이 얼큰하게 취하자, 어떤 사람이 술병을 두드리고 술상을 치면서 일어나 말했다. “누구는 너무 이기적이어서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권세와 영화를 잡는 데 미혹되어 있으니 가슴 아픈 일이며, 누구는 담담하게 인적을 멀리하고 자취를 감춰 현달하지 못하니 애석한 일이다” 라고 했다. 나는 벌주 한 잔을 부어 꿇어앉아 권했다. “옛날에 반고(班固)는 지나간 사람들을 품평(品評)하고는 마침내 두헌(竇憲)의 잘못에 연루되었고, 월단평의 고사로 유명한 허소는 당시의 사람을 품평하여 마침내 조조(曹操)의 위협을 받았으니, 사람이란 함부로 품평할 수 없는 것입니다. 삼가 벌주를 드립니다.” 얼마 뒤에 어떤 사람이 시끄럽게 떠들며 일어나 말했다. “저 말은 장사할 쌀을 실어 나르지 못하면서 꼴과 콩만 먹어 치우며, 저 개는 담장에 구멍을 뚫고 넘어오는 도둑을 막지도 못하면서 뼈다귀나 바라고 있다”고 했다. 나는 또 벌주 한 잔을 부어 꿇어앉아 권하기를, “옛날에 황희 정승은 두 소의 우열을 묻는 말에 대답하지 않았으니, 짐승도 품평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삼가 벌주를 드립니다” 하였다. 여러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기뻐하지 않으면서 말하기를, “자네의 정자에서 노닐기는 참으로 어렵구려! 우리는 입을 다물고 혀를 묶어 두어야 하겠소” 하였다. 나는 말하였다. “그게 무슨 말이오. 종일 시끄럽게 떠들어도 금하지 않는 것이 있으니, 여러분들을 위해 먼저 시험해 보이겠소. 부암(鳧巖)의 바위는 우뚝 삼엄하게 서 있어서 북쪽으로 고랑(皐狼)의 성난 파도를 막아주고, 남쪽으로 필탄(筆灘)의 명사(明沙)를 펼쳤으니, 이것은 돌이 이 정자에 공(功)이 있는 것이며, 남주(藍州)의 바위는 울퉁불퉁 늘어져서 꼬불꼬불한 이수(二水)의 분수계(分水界)를 만들고 오강(五江)의 돛단배를 받아들이니, 이것은 돌이 이 정자에 정(情)이 붙게 하는 것이며, 석호의 바위는 울긋불긋 천태만상인데 새벽에는 엷은 안개가 감싸고 저녁에는 진한 노을이 둘러 있어서 난간과 서까래에 비치면 상쾌한 기운이 절로 일어나니, 이것은 돌이 이 정자에 운치가 있게 하는 것이오. 대체로 사물 가운데서 무지(無知)한 것은 돌입니다. 종일 품평하여도 화낼 줄을 모릅니다. 누가 그대에게 입을 다물고 혀를 묶으라고 말하겠소.” 어떤 사람이 나무라기를, “옛날에 유후(留侯)는 돌을 보배로 여겨 제사를 지냈고, 원장(元章)은 돌을 공경하여 절을 하였는데, 그대가 돌을 품평하는 것은 어찌된 일인가 하였다. 나는 “옳습니다. 당신의 말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돌을 칭찬한 것입니다. 내가 언제 돌을 모욕을 주며 불손하게 대하였소”하였다. 이 정자가 예전에는 이름이 없었는데, 이로부터는 `바위의 품격을 말한다는 뜻에서 품석정(品石亭)`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손과 더불어 주고받은 이야기를 기록하여 기(記)로 삼는다. 제발 아름다운 정자에서 정치를 말하지 말라. 김대중이 어떻고 김영삼이 어떻고 하기보다는 어느 산 바위가 아름답고 어느 산 바위가 신기하다는 이야기가 훨씬 낫다는 말이다. 천박한 정치이야기 천 마디보다는 우아한 자연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 한마디가 훨씬 더 우리의 영혼을 아름답게 한다. 신문의 기사 중에 길거리를 꽉 메운 광화문의 광우병 촛불시위 사진과 팝 음악을 듣기 위해 영국의 길거리를 꽉 메운 청중들의 사진은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그런가 하면 작가의 사인회에 인산인해를 이루는 일본의 길거리를 보면서 느낀 점이 있었다. 후진국은 정치이야기로 아름다운 공원을 메우고 선진국은 예술 이야기로 공원을 메운다. 광화문 광장과 서울 시청 앞 광장에는 품격 높은 이야기만 있게 하고 정치이야기는 없게 하라. 대한민국의 모든 광장에서 자연의 아름다움만 말하게 하라. 정치의 이야기감옥에 갇혀서 시달리는 국민들이여, 대한민국의 산과 강과 바다로 탈출하라. 그리고 아름다움 찾기에 골몰하라.

2009-08-12

입추(立秋) 지나

올해는 유난히 길고 긴 장마가 이어졌다. 쉴 새 없이 내리는 장맛비는 가뭄으로 타들어가던 들녘에 충만하다. 불볕이 쏟아져야 할 즈음에는 저온현상이 뻗쳐 서늘한 여름을 건너고 있다. 어저께가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立秋)였고, 열흘쯤 지나면 처서(處暑)다. 자연의 순환이 많이 변하고 정상적인 흐름에서 벗어난 느낌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기상의 이상 현상이라고 한다. 어쨌든 여름을 견딘 숲의 낌새가 수상하다. 아직은 초록 가시의 밤송이에도, 산벚나무의 진초록 잎새에도, 배꼽을 쏘옥 내민 도토리 둥지에도 여름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지만 가을 정령(精靈)의 입김이 스며 조금씩 가을의 빛깔로 바뀌고 있다. 어디 숲뿐인가. 모진 불볕 아래 힘들고 고단한 시간들을 최선을 다해 살아온 이웃들이 한가위를 맞으며 환하게 밝은 보름달이 되기도 하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되기도 하여 훈훈한 정과 아름다운 마음과 손을 나누어주는 정감 어린 사랑의 계절이 오고 있다. 가을은 이렇듯 충만한 사랑과 결실의 계절이다. 가을 맞으며 우리는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가졌으면 좋겠다. 오랫동안 끌어오고 있는 북핵 문제가 빠른 해결을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으로 국제 사회뿐만 아니라, 남북화해협력의 길에 다소 긍정적인 희망의 빛이 비치고 있다. 아직은 그 실현의 여러 문제가 산적해 있긴 하지만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어갔으면 하는 바램 간절히 가져본다. 올가을에는 언제부턴가 금이 가고 깨져 버려 이제는 그 골이 더욱 깊어지고 틈이 벌어져 서로 갈등하고 반목하는 관계들이 아름답게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열심히 일하며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당하게 대우받는 정의가 이룩된다면 이러한 어려운 문제들은 서서히 해결되어갈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최근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따른 국회마비현상은 길어지고 있으며 화급한 민생문제는 당리당략에 얽매인 정쟁으로 표류되고 있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제는 진정 민생을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정치가 이뤄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가져본다. 올가을에는 이 나라를 앞서서 끌어간다고 믿고 있는 지도자들이 진정으로 멸사봉공(滅私奉公), 보국위민(保國爲民)의 정신으로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에 귀 기울이고, 어떻게 목마름을 해갈시켜줄 것인가에 온 뜻과 정성을 모았으면 좋겠다. 올가을에는 우리 모두 눈을 들어 먼 곳을 바라볼 줄 아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당장 눈앞에 놓인 조그만 이권에 온통 자신을 던져 넣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한 번쯤은 맑고 투명한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자. 무한히 깊디깊은 푸른 하늘, 새털구름 양떼구름이 고운 무늬로 펼쳐지기도 하는 가을 하늘을 가만히 올려다보면 넓은 어머니의 가슴 같은 안온함과 그윽한 평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편벽하게 자기중심의 이기적인 삶의 태도에서 벗어나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과 사람들, 그 속에 푸르고 뜨겁게 일렁이며 흐르는 생명을 느껴보자. 올가을에는 폭염을 견딘 숲, 조금씩 고운 빛깔로 채색되어 가는 숲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이 풍성한 결실과 넉넉한 평화로 넘쳤으면 좋겠다.

2009-08-12

자동차 한 대 값에 인간 게놈지도 완성

모든 의사 진료실에 유전자 스캐너가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스티븐 퀘이크 생명공학 교수는 기계 한 대로 4만8천달러의 저렴한 비용을 들여 한 주일만에 자신의 유전자 DNA 염기 서열을 분석했다고 11일 보고했다. 6년 전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참여한 수백 명 과학자들은 같은 작업을 하는 데 무려 3억달러를 썼고, 3년이나 걸렸다. 이제 자동차 한 대 값이면, 인간 게놈 지도를 완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같은 기술 진보의 엄청난 속도는 조만간 모든 환자들이 유전자 검색을 손쉽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안겨준다. 저렴한 비용으로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할 수 있게 됨으로써 개인의 유전자 코드에 따라 맞춤식 질병 예방, 진단,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퀘이크 교수는 과학저널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서 “우리는 기계 한 대와 3명의 사람만으로 실험실에서 인간 유전자 DNA 염기서열을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퀘이크 교수가 자신의 DNA를 읽기 위해 사용한 기계는 100만달러에 판매되는 고가의 장비다. 4만8천달러라는 비용은 이 기계가 최대 수행할 수 있는 유전자 스캔 숫자를 토대로 퀘이크 교수의 유전자 스캔 비용을 따로 계산해낸 것이다. 휴스턴 베일러의대 인간게놈시퀀싱센터의 리처드 깁스는 매우 인상적인 연구 성과라며 그러나 유전자 스캔의 품질을 좌우하는 진짜 시험대는 점점 개선되고 있는 속도와 비용이 아니라 정확성에 있다고 지적했다. 퀘이크 교수는 자신의 스캔 방식을 통해 인간 유전자 DNA 중 약 95%를 밝혀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깁스는 인간 게놈을 구성하는 30억개 염기쌍 중 단 몇개를 놓칠 경우 환자의 유전자에 숨겨진 심각한 질병의 열쇠를 발견해내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개인별 맞춤 의학의 성공은 단순히 인간 유전자를 구성하는 염기를 읽는 게 아니라 그들이 의미하는 것을 이해하는 데 달려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했다. 최근 DNA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은 계속 나아지고 있다./연합뉴스

2009-08-12

골프장 거지

“저기도 골프장 거지 있네” 골프장에 들어서면 이른바 스폰서를 업고 골프를 하러 온 공직자나 기업체 임직원을 두고 빗대어 하는 말이다. 비회원이 회원제 골프장을 주말에 이용하려면 그린피와 카트 사용료, 캐디 봉사료, 식음료비 등 한번 라운딩 하는데 30여만 원 가까이 들어간다. 내기 골프를 치게 되면 돈은 훨씬 더 들어가고. 기업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아주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권력을 쥐고 있는 공직자나 사업과 관련된 고위직 인사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여서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필드에 나가기만 하면 잘 다듬어진 잔디밭에서 4시간 이상 얘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업상 어려운 점이나 신상문제까지 얘기를 나눌 수 있고 잘하면 저녁 술자리까지 이어져 금방 친해질 수 있다. 더욱이 한번 빠져들면 잠자리에 들어서도 골프공이 천정에 어른거리는 유별난 마력으로 인해 일주일에 한번쯤은 찾아야하는데다 미답의 코스를 찾아가는 속성으로 인해 스폰서가 반드시 필요하니 말썽의 원인을 달고 다니는 셈이다. 골프 금지령 며칠 전 경남 지역 일부 기관들이 접대 골프를 쳤다가 직위해제가 됐다. 인사청문회에도 등장하고 정승자리를 낙마시키는 것도 골프다. 정권 교체 시기에는 골프 금지령이 기관별로 유독 많이 내리기도 한다. 골프 금지의 역사는 골프란 언어 등장시기와 함께였을 만큼 오래됐다. 1457년 3월 제임스 2세 때 스코틀랜드 의회는 잉글랜드와의 전쟁에 앞서 군사훈련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일요일에는 축구와 함께 골프 금지령을 내렸다. 그 때도 금지령을 무시한 채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로 인해 국가가 곤욕스럽게 되자 1470년 제임스 3세가 금지령을 다시 내리고 1491년 제임스 4세는 위반자를 구속하고 높은 벌금을 매겼지만 반발만 샀다고 한다. 결국은 1502년 잉글랜드와의 강화조약 체결 후 이 금지령은 폐지 됐다. 지난해 국내 H은행이 아시아 지역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5%)를 실시한 결과 한국인 응답자 300명 중 61%가 골프로 사업상 거래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고 답해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해 왔던 `골프와 비즈니스의 연관관계`를 확인시켜 주었다. 홍콩,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인들도 한국인 응답자 보다는 적었지만 긍정적인 답변이 많았다고 하며 한국이 훨씬 더 심하다는 것. 이러니 권력기관이나 대기업 임직원들이 마음만 먹으면 스폰서는 언제든지 구할 수 있다. 사실 스폰서는 줄을 서 기다린다는 표현이 더 맞다. 골프장을 건전 스포츠 공간으로 매년 10%쯤 빠르게 증가해온 내장객은 지난해는 2398만 명(회원제 1565만명, 대중제 833만명)이다. 한국골프인구는 4백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미래에 하고 싶은 운동 종목 1위가 골프가 됐다. 레저관광산업에서 단연 돋보이는 골프장은 18홀 당 건설단계의 경제 효과 면에서도 2000억 원이 넘으며 200개쯤의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 해마다 20개 골프장이 건설되면 무려 4조원의 경제효과와 4천개의 일자리가 생긴다. 태생부터 좋지 않은 과거를 갖고 있었던 골프장이지만 골프를 레저산업에 기반을 둔 국가브랜드로 성장시키려면 더 이상 호화 스포츠 취급을 받지 않아야만 가능하다. `체육시설의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해 건설, 운영되는데 세금은 `호화사치시설`에 준해 시행되는 모순성을 털어내야 한다. 현재 국내 골프장 수는 310개(군 골프장 제외) 500개로 늘어나게 되면 일본 태국 필리핀의 두 배 수준인 요금도 내리고 예약이 쉬워 지는 등 대중화가 이루어져 골프장 거지도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박세리, 신지애 등 우리 여자 선수들이 LPGA에서 우승,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기쁨을 안겨줬던 골프가 우리사회에서 `사치와 스폰서의 멍에`를 벗는 날은 언제쯤 일까.

2009-08-11

“비에 젖기 싫어” 꽃 형태 진화

이 세상의 꽃들이 그처럼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 배경에는 꽃가루가 비에 젖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 큰 몫을 차지한다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BBC 뉴스가 보도했다. 중국 우한(武漢)대학 과학자들은 80종의 꽃 형태와 구조를 분석한 결과 꽃가루가 비에 젖는 것을 막기 위해 지금과 같은 형태로 진화했으며 그렇지 않은 꽃들은 꽃가루가 방수 기능을 갖도록 진화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뉴 파이톨로지스트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는 비가 많은 지역의 꽃들이 어째서 대개 밑으로 늘어지거나 꽃잎을 닫는 구조인지를 설명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찰스 다윈을 비롯한 많은 학자들은 꽃들이 비를 맞아 꽃가루가 씻겨나가거나 꿀꽃이 묽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특정한 성질이나 구조를 갖고 있을 것으로 추측해 왔지만 이런 가설을 실험으로 입증하지는 못했다. 연구진은 대학 캠퍼스 주위와 우한식물원에서 자라는 꽃 80종이 비와 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고 각각의 꽃가루들이 물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생육 능력을 유지하는지를 조사한 결과 강우량과 꽃의 형태 사이에 강력한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80종의 꽃 가운데 20종은 비가 와도 꽃가루를 완벽하게 보호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었으며 이런 꽃들은 방수 기능이 있는 꽃가루를 만들어 내지 않았다. 이런 꽃들은 비가 오면 꽃의 방향을 바꾸거나 화관을 닫아 버리는데 튤립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연합뉴스

2009-08-11

경제위기에 도박꾼 간 작아져 美세입 타격

미국 시카고에 사는 애덤 리더스 씨는 작년 라스베이거스에서 판돈 300달러짜리 도박을 수차례 즐겼었지만, 올해에는 집 가까운 카지노에서 5~10달러의 최소 내깃돈을 걸고 하는 도박에 만족하고 있다. 리더스 씨처럼 많은 도박꾼들이 경제위기 이후 소심해졌다. 판돈이 적어진 것은 물론 카지노에 발길을 끊기도 한다. 경제사정이 안 좋고 실업률도 높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안정 지향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도박장 세입에 의존하던 미국 주(州)들이 예산 부족에 직면하게 돼 문제가 되고 있다고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도박산업협회(AGA)에 따르면 2008년 미국의 상업 카지노들이 올린 수입은 330억달러로 2007년보다 5% 낮았으며, 이에 따라 카지노들이 주정부에 지불한 세금도 2.2% 낮은 57억달러로 줄어들었다. 미국은 유타와 하와이를 제외한 모든 주가 도박을 수입원으로 삼고 있으므로 48개 주가 소심해진 도박판에 의해 타격을 입은 것이다. 각 주들은 다양한 공공기금을 늘리고 납세자들의 세금을 낮추기 위해 도박장 세입 비중을 높이는 추세에 있었기 때문에 예산 균형을 다시 맞추기 위해 골머리를 앓게 됐다. 특히 도박 산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던 일부 주는 더욱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2009-08-11

KAIST, 입학사정관제로 150명 선발

KAIST는 2010학년도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의 일종인 `학교장 추천 전형`을 처음으로 실시, 총정원 970명의 15.5%에 해당하는 150명을 선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KAIST는 5월말 전국 651개 일반계 고교에서 1명씩 학교장 추천을 받은 뒤 전임 입학사정관 6명과 교수 입학사정관 34명, 박 승 전 한국은행총재 등 사회 저명인사 입학사정관 6명이 고교를 직접 방문해 면접평가를 거쳐 지난달 16일 일단 300명을 추렸고, 이어 2단계 심층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 150명을 선발했다. 150명 중에는 농어촌지역 학생 16명과 저소득층 학생 15명이 포함됐다. 합격자들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 학생이 53.3%(80명), 타지역 학생이 46.7%(70명)를 차지했고, 남학생 60.0%(90명), 여학생 40.0%(60명)로 나타나 KAIST에 현재 재학 중인 여학생의 비율인 23%보다 17%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150개 고교 중 91개 고교는 2006년 이후 처음으로 KAIST 합격자를 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KAIST 관계자는 “공교육을 정상화시키자는 취지에서 올해 처음으로 학교장 추천 전형을 실시하게 됐다”면서 “학교장 추천 전형을 통해 창의성과 잠재력이 있는 인재들이 다양하게 발굴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9-08-11

박주영, 개막전 결승골 어시스트

툴루즈 FC와 홈경기 풀타임 활약 박주영(24·AS 모나코)이 2009-2010시즌 프랑스 프로축구 1부리그(리그1) 개막 경기에서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박주영은 9일(한국시간) 새벽 프랑스 모나코의 루이2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툴루즈 FC와 리그1 개막전 홈경기에 선발 출격해 전반 44분 그림 같은 패스로 네네의 선제골을 이끌어냈다. 모나코는 결국 1-0으로 승리했고 박주영은 선제 결승골을 배달하며 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2008-2009시즌 초반 프랑스 무대에 진출해 31경기에서 5골, 5어시스트를 올리며 주전 자리를 굳혔던 박주영이 2년째를 맞은 시즌 개막전에서 올린 첫 공격포인트. 양팀은 초반부터 탐색전을 펼치며 밀고 밀리는 접전을 벌였다. 팽팽하던 0-0 균형을 깨는 선제골은 박주영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박주영은 전반 종료 1분여를 남기고 미드필드 중앙에서 수비수 2명 사이로 오른쪽 페널티지역으로 찔러줬고 네네가 몸의 방향을 틀고 나서 왼발로 강하게 찼다. 빨랫줄 같은 궤적을 그린 공은 반대편 골네트를 흔들었다. 박주영의 절묘한 패스가 만들어낸 귀중한 팀의 마수걸이 골이었다. 후반 들어서도 박주영의 활약은 빛을 잃지 않았다. 박주영은 후반 22분 오른쪽 프리킥 찬스에서 네네가 공을 띄워 주자 골지역 정면에서 솟구쳐 오른 뒤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살짝 틀었다. 그러나 동물적인 감각으로 공의 방향을 보고 몸을 날린 툴루즈 골키퍼 블론델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연합뉴스

2009-08-10

한국, 필리핀 꺾고 亞 농구 조 1위로 12강행

한국 남자 농구가 2009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필리핀의 추격을 뿌리치고 3연승을 달려 조 1위로 2라운드에 올랐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8일 오후 중국 톈진시 톈진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A조 예선 최종 3차전에서 양희종(14점·7리바운드)과 김주성(8점·8리바운드), 김민수, 오세근(이상 11점)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필리핀을 69-56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한국은 일본과 스리랑카를 큰 점수 차로 연파한 데 이어 필리핀마저 잡고 3연승을 질주해 조 1위로 12개 팀이 겨루는 2라운드에 진출했다. 필리핀(2승1패)과 일본(1승2패)이 조 3위까지 주어지는 12강행 티켓을 얻었지만 스리랑카는 3전 전패로 탈락했다. 한국은 2라운드에서 B조의 3위 쿠웨이트(10일), 2위 대만(11일), 1위 이란(12일)과 차례로 맞붙는다. C조의 중국(3승), 카타르(2승1패), 카자흐스탄(1승2패)과 D조의 요르단(3승), 레바논(2승1패), 아랍에미리트(1승2패)가 3위 안에 들어 12강에 합류했다. 허재 감독은 “집중력이 많이 떨어져 매끄럽지 못한 경기를 했다. 하승진도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하지 못했고 처음에 계획했던 공격을 구사하지 못해 아쉽다. 2차 리그에서는 강팀들과 맞붙기 때문에 최대한 한국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9-08-10

“전쟁터 나가는 전사처럼 임하라”

허정무 감독, 파라과이 평가전 앞두고 투지 강조 “선수 개개인 모두가 전쟁터에 나가는 심정으로 임해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행을 이끌고 나서 이제는 본선 준비를 위해 첫 걸음을 뗀 축구대표팀 수장 허정무 감독이 선수들에게 투지를 강조했다. 허 감독은 12일 파라과이와 친선경기를 위해 9일 파주NFC에 태극전사들을 불러 모으고 나서 첫 훈련을 시작하기 전 인터뷰를 갖고 “이제 본선 체제로 첫 걸음을 뗀다. 첫발을 잘 떼야 한다”면서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 우리의 문제점이 많이 노출되길 바란다. 본선에 나가면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이 필요하다. 선수 개개인이 전쟁터에 나간다는 심정으로 투쟁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그래야만 고지대에서도, 원정 경기에서도 상대와 겨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등 측면 미드필더 자원이 이번 소집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이들이 빠져 있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월드컵 본선에 가서도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 등의 상황에 부닥칠 가능성이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본선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에 오랜만에 재발탁된 이동국(전북)에 대해서는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하지만 “짧은 시간이지만 강한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길 바란다. 좋은 선수라면 투톱이든, 원톱이든 전술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허 감독은 또 “이는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더라도 훈련과 연습경기 등을 통해 우리 팀에 맞는 선수들을 골라내왔다”며 말했다. 새로 테스트 기회를 준 조동건(성남)과 이승현(부산)에 대해서는 “조동건은 대표팀에 한 번 부른 적이 있는데 아쉽게 부상으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돌아갔다. 이승현은 후반 조커로 투입돼 스피드와 돌파력, 볼에 대한 욕심 등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장점이 될 수 있다”며 동기를 부여했다. 한편 허 감독은 박지성이 차던 주장 완장은 맏형 이운재(수원)에게 맡기기로 했다. /연합뉴스

2009-08-10

“지구온난화, 인공구름으로 해결”

지구촌의 핵심과제 중 하나인 지구 온난화 문제를 인공구름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덴마크 일간 폴리티켄 인터넷판에 따르면 코펜하겐 경제대학의 코펜하겐 컨센서스센터 비외른 롬보르 소장은 전 세계 바다에 1천900척의 배를 띄워 인공구름을 조성하면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격 조정이 가능한 배를 대양에 띄워 짠 바닷물을 인위적으로 계속 찰랑거리게 해 인공구름을 만들어내면 태양 광선을 막아 지구의 온도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에 450억 덴마크 크로네(약 10조6천억원)가 필요하고, 성공하면 투자 대비 2천배 정도의 막대한 수익이 지구촌에 되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런 파격적인 인공구름 조성 의견에 대해 일부 학계에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코펜하겐대학 게리 쉐페르 교수는 “이런 기후 조작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연쇄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현 시점에서 가장 안전한 지구온난화 저지 방법은 온실가스를 적게 방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펜하겐 컨센서스센터는 “세계가 직면한 여러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자금이 어떻게 배분, 활용돼야 하는가를 연구하는 국제적 싱크탱크”라고 밝혔다./연합뉴스

2009-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