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현복(사)한국혁신연구원 이사장
윤석열 대통령이 조선일보와의 신년간담회에서 꺼낸 화두가 ‘대통령다움’에 대한 고민이었다. ‘윤석열다움’이 아니라 ‘대통령다움’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실천하겠다는 의미다.윤 대통령은 이제 취임한지 7개월 되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다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보겠다는 것은 대통령과 정치인으로서 윤 대통령의 고뇌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 깜(자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선거가 끝난 뒤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라는 보고를 듣자마자 국무총리에서부터 내각까지 2배 수의 인재를 적어낼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 중 김 전 위원장이 말한 대통령감이 되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윤 대통령은 스스로 대통령다움을 ‘국민이 든든하게 생각할 수 있는 모습’이라고 정의했다. 나는 대통령다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보고 싶다.첫째, 대한민국 수준에 대한 인식의 정도이다. 우리나라를 시대적, 세계적, 역사적 관점에서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라는 점이다. 며칠 전 미국의 US월드리포트지에서 국가 역량 평가를 하였는데, 우리나라가 지난해 8위에서 일본을 제치고 6위로 올라섰다고 한다. 어쨌든 세계에서 10위 이내에 들어 있다. 개량적으로 분석해보진 않았지만, 아마 현재 우리나라 국력은 단군 이래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세계 10위권 강국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세계 6위든 8위든 그 국격에 맞게 대통령이 처신을 할 때 국민들은 대통령다움을 느끼며 든든해하고 뿌듯해할 것이다. 미국의 한 교수가 며칠 전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은 너무 북한 문제에 매몰되어 국격에 걸맞은 역할을 못하고 있다”라는 말을 했다. 참고할 만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개발도상국 한국이 아니라 세계 6~8위 대국(大國)의 국격에 맞는 대통령의 처신을 기대해 본다.둘째, 지금은 18세기 중엽 산업혁명에 못지않은 거대한 ‘에너지전환의 시대’이다. 대통령이 이러한 시대 현안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고, 이를 얼마나 능동적으로 개척해 나갈 수 있느냐는 국가장래를 위해서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다.유럽의 선진국은 이미 1760년대에 내연기관 발명으로 산업혁명이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그보다 200년이나 뒤진 1960년대에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서야 산업화가 시작됐다. 산업혁명의 낙오자인 우리는 그동안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와 6·25 전쟁이라는 큰 민족사적 불행을 겪었다.이제 세계는 또 다시 ‘탄소제로’라는 제2의 에너지 대전환시대에 직면해 있다. 지난 1995년부터 시작된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시대를 대통령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는 중요한 문제다. 이미 선진국보다 20여 년 뒤처진 에너지 전환시대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의 해답은 대통령이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 기업이 안정된 가운데 세계 기업들과 수출경쟁을 할 수 있다.셋째,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불안에 휩싸인 우리 사회를 어떻게 희망의 사회로 전환시키느냐는 대통령의 역량에 달려 있다. 인구사회학적으로 여성이 많이 배우고 직장에서 일을 하게 되면 4명의 여성 중 2명만 결혼하고, 결혼한 2명의 여성 중 1명만 자녀를 가진다는 보고서가 있다.정부의 현금지원이 출산의 변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정부와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각종 출산정책들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때가 됐다. 나는 한국을 제2의 미국으로 만들면 저출산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본다. 똑똑하고 능력 있는 인도, 동남아,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남미 국가의 젊은이들이 미국이 아니라 한국에 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이들이 한국에 정착해 일하도록 대통령이 나서서 적극 지원한다면 ‘대한민국 시민권’이 미국시민권 이상의 가치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마지막으로 대통령다움은 통일에 대한 비전을 심어주는 것이다. 지금 우리 국민 모두가 문화, 예술, 스포츠, 국방, 과학기술, 첨단산업 등 모든 분야에 K자만 붙이면 세계 최고가 되는, 최고의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이제 경제력 또한 북한의 2천배에 달해 언젠가는 통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대통령은 통일이 막연한 것이 아니고 분명히 가능하다는 비전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더 많은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이 있겠지만, 이 네 가지를 바탕으로 야당과도 협치하고, 북한을 패주든 어르고 달래든 우리 주도하에 이끌어 가고, 미국·중국·러시아·일본과도 대등한 대한민국, 꿈과 희망이 넘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훌륭한 지도자로 거듭나는 것이 정치 초년생 대통령인 윤석열 대통령이 풀어갈 ‘대통령다움’이라고 생각한다.
2023-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