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당대 표 선거일이 두 달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집권 여당이 어정쩡한 현재의 비대위를 청산하고 당대표를 선출함으로써 당의 정상화에 기여할 기회가 되었다.
지난 대선 승리 후 집권당은 당의 심각한 내홍으로 지지자들로부터도 외면받았다. 집권 여당이 초반부터 이렇게 분란이 심각했던 적은 일찍이 없었으며 대통령 지지율은 20%대로 추락되었다.
3월 당대표 선출은 윤석열 정부로서는 국정의 탄력을 회복할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새로운 당대표 선출과 당의 정비는 내년 4월 총선의 시금석이 될 수도 있다.
지난해 말부터 거론되던 7∼8명의 당대표 후보 난립이 지난주 4∼5명으로 좁혀졌다. 문제는 그 선거판이 아직도 ‘윤심’에만 의존한 유치한 데 문제가 있다. 5일 윤핵관을 자처하는 권성동 의원이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였다. 그러나 선거전은 ‘김장연대’ 등 윤심에만 의존하는 양상이 가열되고 있다. 결코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시중에는 당대표 선출과정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무엇보다도 후보들이 민심이나 당심보다는 오직 윤심에만 의존하기 때문이다. 후보들이 집권당 대통령의 의중을 보지 않을 수 없겠으나 이처럼 윤심에만 의존하는 선거는 결코 옳지 않다. 현대 민주 정당의 위상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당대표 선출을 아직도 윤심 경쟁에만 치중하는 양태는 보기에도 민망하다.
김기현 후보는 지난번 대통령 관저 초대를 자신이 윤심의 적자임을 선전하고 활용하고 있다. 이도 모자라 ‘김장연대’를 결성하여 표심을 모으려 한다.
안철수 후보 역시 대통령 관저초대를 은근히 자랑하고, 윤상현 등 다른 후보 역시 기회가 있으면 자신이 친윤임을 내세운다. 지나친 비유겠지만 초등 반장 선거 시 후보자가 학생들보다 담임선생 눈치만 보는 형국이다.
선거전이 이렇게 된 데에는 후보들 못지않게 대통령의 책임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은 공식적으로는 ‘당내문제에 관여할 겨를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전 이준석 당대표 징계, 100% 당원 투표제 이태원 참사 책임문제 등 윤심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대표 선거에서 윤심 경쟁은 여러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당내 민주주의를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집권 여당 대부분의 당원들은 대통령의 국정 수행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윤심이 언제나 당심이 될 수 없으며, 그렇게 되어서도 옳지 않다. 그러기에 현명한 당원이라면 대통령의 눈치만 보는 당 대표 후보의 선출을 원치 않을 것이다. 특히 대선 후 갑자기 불어난 중도 보수층과 MZ세대 당원들은 당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윤심과 당심의 분리를 원할 것이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 시절 당대표 경선에서 박심을 앞세운 친박 서청원 후보가 패배하고 비박 김무성 후보가 당선된 적이 있다. 그것이 공천파동으로 이어지고 당의 분당과 탄핵으로 연결되었다.
역사는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감쌌던 집권 보수당이 정치적 위기로 연결된 선례를 잊지 않기 바란다. 현대 정당제에서 집권 여당은 대통령의 국정 방향의 뒷받침 못지않게 당내 민주화와 당 개혁 등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3월 8일 선거는 아직 두 달 남아 있다. 당대표 후보들은 윤심만 자랑할 것이 아니라 보수 정당 발전의 정책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당대표 후보가 당 정책과 운영 비전보다는 윤심에 골몰하는 모습은 유치하고도 후진적인 모습이다. 당 대표 후보들의 수도권 출마선언이 무슨 당의 비전이 될 수 있는가. 차라리 내선 총선 수도권 승리의 계획이이라도 보여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노동, 교육, 연금 3개 개혁 과제에 대한 실천적인 방안은 있는가. 여소야대 정국에서 협치를 위한 협상 전략은 무엇인가. 대통령이 제시한 중대 선거구 개혁의 입장은 어떠한가. 이태원 사태에 대한 책임소재는 어디까지 인가.
출마 여부가 아직도 불확실한 유승민 후보만이 윤 정부에 대한 거침없는 제안과 비판만 쏟아 붓고 있다. 시대는 저만큼 앞서가는데 당대표 후보는 아직도 아무런 대답 없이 윤심에만 기대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3월 당 대표로 누가 당선될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현재 당심에서는 나경원 후보, 민심에서는 유승민 후보가 앞선다. 이들의 출마 선언이 선거판을 흔드는 변수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민심은 이러한 역동적인 선거를 바라는데 후보들은 윤심 의존에만 골몰하고 하고 있다. 윤심에 의존한 당대표 선출이 내년 총선의 승리는 보장되지 않는다.
3월의 당대표 선출이 집권당의 구조 개혁과 새로운 정책 비전이라는 역동적인 경쟁 대회가 되기를 바란다. 아직도 코로나는 기승을 부리고 산에는 눈이 녹지 않고 있다. 국내외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꽃피는 봄은 멀지 않은데 민의를 반영한 참된 정치 계절을 기다리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