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통제를 받았다. 다시 말해 90개 이상 국가와 지역이 39억 명 이상의 사람을 집에 머무르도록 권고 또는 명령한 것이다. 이 같은 강력한 봉쇄정책으로 바이러스 확산은 둔화했지만, 운동 등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 야외 장소나 공간 폐쇄로 중·고강도 신체활동량이 줄어들며 신체적·정신적 건강 불균형과 수면의 질 저하 등이 나타났다. 결국 코로나19 팬데믹이 머문 자리에는 ‘신체활동 감소’라는 흔적의 자국이 남았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신체활동량 감소와 좌식시간 증가로 체력 저하는 불가피한 현실이 됐다. 특히 고령자뿐만 아니라 어린이, 청소년들의 복합적 건강 위험이 컸다. 체력 감시 자료를 분석한 해외 연구에서도 팬데믹 기간의 5~17세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모든 범주에서 체력이 떨어졌다는 보고가 나왔다. 체력의 변동은 코로나19 초반기에 가파르게 저하했다가 후반기에 어느 정도 회복했으나 비만 남자어린이들은 회복을 하지 못했다. 이처럼 취약집단에서 코로나19 건강 위험이 노출됐음에도 적절한 대안은 미흡했다.
우리나라 조사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코로나19 이전 기간에는 신체활동 수준이 일관성을 보이다가 팬데믹 기간에 현저하게 줄었다고 보고가 됐다. 특히 노년층을 포함하여 개인이나 집단에서 팬데믹 기간에 신체활동량 감소가 뚜렷했다. 신체활동 감소는 비만과 마찬가지로 ‘감염병’ 범주로 다뤄지고 있다. 전 연령층에서도 어린이들이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은 마치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 위기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코로나19 이후 수행된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 의하면, 코로나19 발생 전 주당 최소 150분 중·고강도의 신체활동량을 유지해 왔던 성인들은 코로나19 감염이나 입원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연이어 발표되면서 또다시 닥쳐올 팬데믹을 대비하는 전략으로 정부나 지자체 및 기관이 나서서 노인과 학생들을 위한 신체활동 부족과 건강체력 유지 개선을 위한 온라인 기반 운동 프로그램의 개발 및 적용이 부각되고 있다.
코로나19의 경우 급성 단계가 지나면 일련의 증상들이 남아 만성 코로나19 증후군을 보일 수 있다. 이때도 운동은 관련 증상을 개선하고 코로나19의 장기적인 영향을 줄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체적 운동재활 평가에서 신체적 운동은 호흡곤란, 피로, 우울증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이 신체적 운동재활은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에 대한 잠재적 치료 전략으로 선택될 수 있고, 코로나19에서 회복한 사람들을 위한 임상 지침으로도 적용될 수 있다.
운동 등의 신체활동 부족은 심장과 폐, 혈관의 기능을 떨어뜨려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암과 같은 만성질환 유발과 연관이 있다. 게다가 골다공증, 일반적인 골절, 치매 위험, 불안과 우울증 발생률 증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반면 활발한 신체활동은 심혈관질환 및 사망률 위험을 감소시키고, 비만, 치매 및 알츠하이머 질환의 예방과 개선에 효과가 있다. 이외에도 신체활동은 최소 25가지 만성질환에 대응하는 보호적 메커니즘에 작동한다. 신체활동이 잠재적으로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 감염에 대응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감염병에 대응하는 운동 이점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고, 보건의료 연구 분야에서는 새로운 통찰력을 얻게 했다.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코로나19 예방, 치료, 재활의 핵심 수단으로 역할을 했다. 즉 운동은 면역 감시 기능을 개선하고, 코로나19 감염에 저항하며 증상을 감소시키고, 회복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재확인된 것이다.
팬데믹 이전 주당 9시간 정도 빠르게 걷기에 해당하는 신체활동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19% 낮았다. 특히나 신체활동이 활발한 성인의 경우 감염 위험이 11% 낮았고, 입원 위험이 36% 낮았으며 사망 위험도 43% 낮았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에서 우리가 다음 팬데믹을 대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는 더욱 명확해진다.
코로나19 기간이 길어지면서 우리는 한 번쯤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운동 정보를 검색하고 따라 하려는 시도도 했을 것이다. 일부 지자체가 기본적인 신체활동 권고나 운동 동영상을 개발했으나 활용도나 적합성 평가는 엄두를 내지도 못했다.
최근 들어 다양한 운동 정보가 늘어나면서 코로나19 기간 중 운동 참여 여부에 따른 방해요인에 대한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향후 팬데믹에 대응할 신체활동력 및 면역력 강화를 위해서는 참가자의 선호, 건강 및 체력 상태, 운동 시간과 강도, 부상 방지 대책, 교육 및 지도, 접근성, 사회적 연결 등을 고려한 근거기반의 맞춤형 온라인 운동 프로그램의 개발 및 적용이 시급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 및 기관의 세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