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그야말로 ‘핫한 도시’가 아닌가요.”
서울언론사의 한 피디가 나에게 한 말이다. 영일만의 해역에서 석유가 매장되었다는 뉴스. 채상병 사망 사건과 박정훈 대령, 모두 포항과 무관하지 않다. 주요 뉴스의 진원지가 포항이니 그럴 만도 하다.
중앙과 지방의 언론매체를 타고 연일 조명을 받고 있다. 며칠 전에는 대구 TBC, KBS도 가세했다. 국제전시컨벤션센터를 본격 건립하여 포항시가 ‘글로벌 MICE중심도시’로 도약한다며 이강덕 포항시장과 생방송을 했다. 동아일보도 편승해 포항시가 철강도시에서 ‘이차전지 산업’ 도시로 만들겠다는 이시장의 메시지가 뉴스의 한 면을 차지했다. 포항시의 주가를 연일 상한가로 언론사들이 띄우고 있다.
다음은 무슨 주제라는 궁금증도 생길만 하다. 이차전지·바이오· 수소 등 신성산업 육성을 위한 ‘기회발전특구도시’, 포항이 등장할까. 포항은 제철중심의 ‘제철보국’의 도시에다 ‘2차전지’의 도시로 경합하여 성장·발전하는 회복력이 강한 도시로…. 4차 산업생태계의 변화에 순응하여 탄탄한 고용시장을 선점하려는 첨단기업의 유치정책 수립과 집행에 방점을 두었다. 2차전지의 주력업체인 에코프로를 비롯한 여러 기업을 포항에 진입시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지진과 힘남노 태풍의 재난에 회복력탄력성을 실현시킨 포항시.
재난의 역경에도 도시경제 성장 동력의 확보에 필요조건을 포항시가 갖췄다. 제철보국에 이어 전지보국에 토대를 둔 위대한 포항시대의 장을 여는데 아직은 부족하다. 필요조건은 되어도 충분조건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는 뜻이다. 전국에서 가장 매력적이며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 받으려면 함께 가동시켜야할 ‘부스터’가 있어야 한다.
도시 전문가들의 주장을 빌려 보자. 미국의 뉴올리언즈는 풍부한 역사, 번창하는 문화, 훌륭한 요리, 흥미로운 건축물을 가진 도시이지만, 여전히 탄탄한 경제성장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도시 발전의 부스터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일본 후쿠오카는 안전한 도시로, 의료와 보육에 더해 저렴한 집값에다 고숙련 노동자에게 매력적인 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오늘날 ‘운 좋은 소수’의 부자만 아닌 ‘다수 일반시민들’이 함께 살기 좋은 도시는 경제 성장의 동력이외에도 4가지 엔진들이 함께 작동되어야 한다. 사교육비 많은 들지 않은 ‘공정한 교육 제공’, 주거비용이 급상승하지 않는 ‘안정된 주택확보’, 값싼 대중교통비로 ‘편리한 대중교통의 확충’이다. 가까운 거리에서 질 좋은 ‘의료 서비스의 충족’을 들 수 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4가지 인프라를 잘 갖추긴 어렵다. 하지만 50만 포항시가 경제 성장동력과 함께 가세시켜야 할 ‘부스터’가 필요하다.
특별히 덤으로 추가하자. 이미 이강덕 시장체제가 출범하면서 시작 했다. 부담도 작고 효능감도 거두고 있는 ‘그린웨이 프로젝트’이다. 2016년부터 시작하여 축구장 95개 달하는 67㎡의 녹지공간을 창출하는 지속가능한 현재 진행형 사업이다.
도시의 녹지프로젝트가 왜 중요한가? 포항시민이 평안한 휴식과 건강한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고,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을 통해 힐링하려는 관광객 유치와 ‘맨발 걷기 좋은 도시’로 명성을 얻기 위해서. 맞다. 더욱 중요한 요인도 있다.
도심의 녹지공간은 시민의 정신건강과 아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도시에 녹지공간이 많을수록 도시의 자동차와 공장에서 배출하는 오염을 정화하여 공기의 질을 높인다는 사실이다. 또한 도심의 녹지가 많으면 도심의 열섬을 완화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녹지가 소음을 흡수하여 생활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기능도 있다. 녹지가 많은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수면의 질도 높고 푸른 숲을 바라보는 시각적 효과로 편안함을 안겨 준다. 삭막한 도심의 중심부를 가로지는 ‘철길’에 숲을 조성하고 시민들에게 야외활동 공간을 제공하는 그린웨이 프로젝트는 10여년 동안의 결실이다.
포항시민들이 명실공히 자랑할 만한 그린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녹지공간에서 걷고 뛰고 운동하며 수다를 떨면서 친화력을 높일 수 있으니, ‘스트레스의 해방구’로 부를 수 있겠다. 숲길을 걷는 사람들은 그 분위기가 조성하는 편안함으로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건강증진에 효과가 있다. 맨발로 숲길을 걷는 포항시민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도심 녹지와 무관할 수 없을 것이다.
녹지공간에 근접해 사는 사람은 이웃 사람들과의 상호관계를 촉진할 수 있는 환경요인 때문에 그들은 쉽게 만나 대화를 할 수 있기에 외로움도 적고 심리적 안정감도 높일 수 있다. 그렇다. 그린웨인 정책은 포항시민들에게 정신건강지수를 높였다는 점에서 성공한 프로젝트로 평가받을 만하다. 도심에 녹지가 풍부한 도시일수록 범죄발생률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포항시가 미래 발전을 위해 역점을 두어야 할 지속가능한 정책에 대한 해답은 정해져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