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철강산단·대구성서산단 기업들 환율 때문에 너무 힘들어 4일 원/달러 환율 1540원 돌파…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540원을 넘어섰다. 이날 1529원대로 주간거래를 마친 뒤 야간거래에서 1540원을 넘긴 것이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0일(장중 1561.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렇다보니 원자재를 수입해 내수시장에 주력하는 기업들은 회사 운영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기업들이야 그룹 차원의 지원과 금융권 활용, 사내 유보금으로 버텨낸다지만 포항 철강공단이나 대구 성서공단을 위시한 대구경북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이날 환율이 위험 수준을 넘어선 것은 외국인이 국내 시장에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주식을 순매도한 데다 종전 협상을 앞두고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까지 벌어진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날 환율은 전장보다 13.6원 뛴 153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장중 내내 1530원선을 위협하던 환율은 1529.7원에 주간거래(오후 3시30분)를 마쳤으나 이어진 야간거래에서 1540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은 지난달 15일 이후 13거래일째 1500원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이는 IMF 구제금융 사태(1997년 12월30일∼1998년 3월13일) 이후 최장이며, 외환위기 때인 2009년 2∼3월(11거래일) 기록을 넘어섰다.
최근 환율 급등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에 따른 수급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기 때문. 외국인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6조98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난달 7일 이후 19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이는 중동 전쟁 발발 직전인 2월27일 순매도액(7조812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여기다 전날 6·3 지방선거로 국내 외환시장이 휴장한 사이 미국과 이란이 군사적 충돌을 이어가며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졌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에 관세 부과를 발표하자 간밤 역외시장에서 환율이 급등하기도 했다.
정부가 구두개입 경고를 하고 나서기는 했지만 환율 급등세를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해 시장은 회의적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오전 주재한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과도한 쏠림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