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운동할 때 물, 어떻게 마셔야 할까?

등록일 2023-02-12 19:30 게재일 2023-02-13 16면
스크랩버튼
박성률트레이닝과학연구소장동국대 의과대학 연구초빙교수
박성률 트레이닝과학연구소장동국대 의과대학 연구초빙교수

“물을 마시고 운동을 하면 배가 아프다”, “운동 중 물을 마시면 근육이 풀어진다”, “운동 직후 물을 마시면 살이 찐다”. 이처럼 운동과 물에 대한 속설은 의외로 많다. 운동과 물은 따로 떼려 해도 뗄 수 없는 불가분적 관계이며 운동할 때 가장 필수적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운동할 때 물이 필요하다고 해서 무제한으로 마셔서는 안 된다. 운동 중이나 직후에 마시는 물이 과다할 경우 호흡곤란, 폐부종, 뇌부종이 발생하여 혼수상태 또는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적정량의 물을 언제, 어떻게 마셔야 할까?

운동을 하게 되면 수분 손실이 많아지게 된다.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하는 사람이나 운동선수의 경우 하루에 체중의 6~8%까지도 수분을 잃을 수 있다. 흔히 탈수라 하는 수분 손실 현상은 갈증, 식욕 상실, 무기력, 불안, 메스꺼움, 과민증 등으로 나타난다. 보통 체내 수분이 체중의 1%가량 손실되면 갈증현상이 나타난다. 약 2%가량 부족하게 되면 운동 중 심박수와 체온이 올라가고, 3~4%에 이르게 되면 혈류량 감소로 인해 신체활동력과 유산소 운동능력이 20~30%까지 감소된다.

게다가 고온 환경이나 계속적인 고강도 운동으로 수분 손실이 더 증가하게 되면 현기증, 정신착란, 기억 감퇴 등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에는 열 탈진, 열사병을 넘어 죽음까지 초래할 수 있다. 만성적인 탈수 상태가 되면 수분을 보충해도 운동수행능력이 잘 회복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운동 전후나 중에도 적절한 물 보충은 해야 한다. 유산소운동이든 무산소운동이든 운동 형태와 상관없이 규칙적으로 물을 마시면서 빠져가는 수분을 보충해주는 게 운동 효과가 크다.

수분 섭취 방법은 운동 강도에 따라 다르다. 목이 마를 때만 마시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운동하기 2시간 전에 약 0.5ℓ를 마시는 것이 권장되는데, 1시간 이상 땀을 많이 흘리는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운동 중과 후에 손실된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특히 운동선수의 경우 규칙적으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훈련이나 시합 중에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인해 발생하는 갈증은 쉽게 인지할 수 없는데, 이는 젖산 등 노폐물 배출이 잘 이뤄지지 않아 피로 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운동선수는 자신의 체액 손실을 알고 보충해야 한다. 운동선수의 경우 운동 중에 시간당 약 0.5ℓ를 마시는 것이 권장되지만 운동할 때 얼마나 마셔야 하는지는 개인의 수분 요구량에 따라 다르다. 운동 전과 후의 체중 차이와 운동 중 섭취한 수분의 양을 합하면 체액 손실이 계산된다. 예를 들어 운동 중에 0.5ℓ를 마셨는데, 운동 후 체중이 1kg 줄었다면 수분 요구량은 1.5ℓ이다. 특히 운동 중에 수분 보충은 반드시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마셔야 한다.

운동선수와 같이 하루에 몇 시간씩 강도 높은 운동을 한다면 운동 전중후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물에 희석한 미네랄워터 또는 주스는 운동선수를 위한 수분보충제로 권장된다. 특히 장시간의 강도 높은 훈련이나 마라톤과 같은 시합 후에는 몸에 충분한 전해질을 공급하는 것이 좋다. 전해질을 보충하는 방법으로 이온음료가 추천되지만, 약 3/4의 물과 1/4의 사과 등 과일 주스를 섞어 마시는 방법도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갈증을 느끼는 능력이 저하되는데, 노인에게 탈수증은 치명적일 수 있다. 체내의 만성적인 물 부족 현상은 단순 목마름을 넘어 근감소증을 더욱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근감소증은 근육량의 감소로 인한 근력의 저하가 동반되고 이로 인해 신체기능이 저하되어 낙상의 위험도가 증가한다. 노인의 낙상은 골절상을 발생시키고 이는 높은 사망률과 이환율을 증가시킨다. 게다가 근육량의 감소는 신진대사를 떨어뜨려 노인성 비만을 증가시켜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성 합병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독일스포츠영양연구소(Deutsches Institut f<00FC>r Sportern<00E4>hrung)는 근력운동 후 근육 재생에 우유 섭취를 권장한다. 특히 저지방우유는 탄수화물, 전해질 및 칼슘뿐만 아니라 근육 형성을 위한 고품질 단백질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물은 차갑게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물의 온도는 4~5℃가 가장 잘 흡수되기 때문이다. 다만 과민성 대장염이 있는 사람의 경우는 무조건 찬물을 마시는 것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섭취해야 한다. 변비가 있는 사람의 경우는 차가운 물을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1.5~2ℓ 정도의 수분섭취를 권고하지만, 최근 우리나라 물 충분 섭취자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로 나타났다. 우리 몸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수분은 인간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물질이다.

운동을 하면 땀이 나는데, 땀도 수분의 일종이다. 운동 전에는 미리 수분을 보충하고, 운동 중에도 갈증이 나기 전에 규칙적으로 물을 천천히 조금씩 마시며, 운동 후에도 땀을 흘린 만큼 탈수 예방을 위해서 충분히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시사포커스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