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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운동이 곧 성장호르몬이다

등록일 2023-01-15 17:39 게재일 2023-01-1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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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률트레이닝과학연구소장동국대 의과대학 연구초빙교수
박성률트레이닝과학연구소장동국대 의과대학 연구초빙교수

인간의 키 성장은 유전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영양, 운동, 수면,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많은 연구에서 유전적인 요인이 30%, 환경적인 요인이 70% 정도로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성장환경조건 중 키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 중 적절한 영양공급과 운동이 대표적인 환경요인이다.

운동을 하면 키가 잘 자라는 이유는 운동이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하여 성장호르몬의 양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실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아이들은 하지 않는 아이들보다 혈중 성장호르몬 농도가 2배 정도 높게 나타난다. 성장판을 자극할 수 있는 운동의 형태는 중력 방향으로 누를 수 있는 것이 좋으며, 같은 강도로 지속하는 것보다는 강도의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높이고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운동의 강도와 빈도 못지않게 운동의 시간과 방법도 중요하다. 키가 크기 위해서 하는 성장촉진운동은 특정한 어떤 종목이 아니라 과학적인 운동부하 및 수행능력 검사에 따라 운동의 강도, 빈도, 시간, 형태를 개인에게 알맞게 설정한 맞춤형 운동을 실시해야 효과적이다.

대개 줄넘기나 농구 등 점프 운동이 키 크는데 좋은 운동이라고 추천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이런 운동을 했을 때 하체 근기능이 약한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피로를 누적시키고 육체적 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 다시 말해 특정한 종목의 운동을 많이 한다고 키가 잘 자라는 것은 아니다. 약이 되는 운동이 오히려 병이 될 수도 있다.

줄넘기 및 농구는 점프운동이며 역학적으로 본인 체중의 열배 이상이 다리와 허리에 운동 부하로 주어진다. 다리와 허리 근기능이 좋을 경우에는 성장판 자극으로 키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기능이 약한 경우 근육 및 관절에 무리를 주어 몸을 피곤하게 만들어 성장호르몬이 키 성장보다는 피로회복을 위해 사용하게 되므로 오히려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줄넘기나 농구가 키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아이들의 근기능 향상과 자세 교정부터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운동을 할 때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은 아이들의 건강과 체력 및 신체기능 수준을 평가하여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운동량을 알고 운동의 강도와 빈도, 시간과 유형을 결정하는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운동 시 성장호르몬의 분비는 시간대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운동 시작과 함께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기 시작하여 운동이 끝난 30분 후에도 성장호르몬은 계속 증가한다. 특히 성장호르몬은 운동을 하고 있을 때보다 운동을 한 후에 더욱 증가한다. 운동이 끝난 후 약 30분이 지났을 때 성장호르몬양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운동 후 90분까지도 안정시보다 상당히 높게 성장호르몬이 유지된다.

운동 시 강도는 자신의 최대산소섭취량의 60~70% 정도의 달리기나 실내자전거 등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키가 자라는데 꼭 필요한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높이게 되고 성장판에도 충분한 자극을 주게 되어 키 성장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강도의 운동을 할 때도 이미 다리나 허리의 근기능이 약화되어 있으면 운동의 효과를 얻기는 어렵다. 오히려 피로만 가져오고 관절이 손상되는 부정적인 측면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과거에는 아이들에게 근력운동을 시키는 것이 키 성장에 해가 된다고 권장하지 않았으나 많은 연구에서 성장기 아이들에게 근력운동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 주 1~2회 정도 실시하도록 권장한다. 근력운동을 하고 나면 최소 48시간 정도 회복할 시간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삼일에 한 번씩 하거나 부위를 번갈아 가면서 해야 한다. 관절을 움직여서 근육의 길이 변화가 생기는 근력운동이 효과적이며 7, 8세부터는 본격적인 근력운동을 시작해도 괜찮다고 알려져 있다.

근력운동이라고 해서 어른들처럼 역기를 든다거나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가능도 하지만 중강도 이상의 무게를 일 년에 2~3개월 이상을 들다보면 성장을 방해할 수도 있으니 이 경우는 반드시 스포츠과학자나 트레이닝 전문가의 감독 아래 실시해야 한다.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근력운동에는 밴드를 이용한 운동, 체중을 이용한 앉았다 일어서기, 팔굽혀펴기, 턱걸이 등이 활용될 수 있다.

키가 자라는데 있어서 이것만하면 된다고 하는 절대적인 운동은 없다.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맞춤형 복합운동을 하게 되면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안정시보다 25~45배까지 증가하여 성장기 아이들의 키 성장을 더욱 촉진하게 된다고 한다. 덧붙이자면 맞춤형 복합운동은 아이들 개인의 건강 상태와 체력 수준을 평가하고 진단해서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유연성운동을 기능적으로 조합해서 하는 것이다.

이같이 키 성장 운동은 아이들의 건강과 체력 및 신체기능 수준에 맞는 운동을 해야 스트레스와 상해를 방지하고 성장호르몬 분비를 더 촉진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성장기 아이들의 몸에 최적화된 맞춤형 운동이 곧 성장호르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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